Since 2007, 당신의 알라딘 머그컵을 자랑해주세요!

내게 있는 컵들은 2007년도 버전부터인데 내가 모르던 컵이 다른 서재에서 있는 걸 보고 화들짝 놀랐다. 컵 행사가 그 이전부터 있었나 했는데, 2007년 당시 주던 컵 종류가 달랐나 보다. 그런데 왜 기억에 없을까? 아무튼 내게 첫번째 머그컵이 되어준 건 이 친구들이다.

 

'좋은 책을 고르는 방법'이라는 문구가 새겨진 투박한 느낌의 머그컵. 무게도 꽤 묵직하다. 저때는 비교 대상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컵에 완전히 홀릭했었다. 얼마 이상 사야 컵을 줬는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다. 암튼 꽤 많이 받았고 주변에 선물도 많이 했다. 컵 안에 사탕이나 초콜릿, 혹은 비누까지 넣어서 포장한 기억이 난다.  

해가 바뀌어 새로운 머그컵 이벤트가 나왔다.  

 

아, 이때야말로 컵에 미친 때였다. 색깔이 다르지 않은가! 게다가 디자인도 다르다. 랜덤 발송이기 때문에 '깔맞춤'하는 건 정말 어려웠다. 이미 갖고 있는 색이 연달아 도착할 때의 낙심은 이루말할 수가 없었다. 보다 못한 서재의 어느 분이 기프티샵에서  5,000원에 살 수 있다고 알려 주었지만 그건 경품에 대한 예의가 아니었다. 기어코 책을 사면서 컵을 받고 싶었다. 물론, 그리하여 책을 엄청 질렀다는 것은 두말하면 잔소리. 그때 산 책들 중에 아직도 못 읽은 책이... 아마 꽤 있을 것이다. 굳이 확인해 보고 싶지는 않다...;;;; 

끝내 모으지 못했던 빨간 책 들고 있는 컵은 서재의 아리따운 어느 분이 보내주셨다. 아, 머그컵 만세였다! 이 중에 내가 가장 아기는 건 오른쪽 끝에 엎어져 있는 강아지와 빨간 코멘트!

 

2009년도에는 무려 이와사키 치히로 컵이었다. 이때는 책을 전혀 구매하지 않아서 컵도 구할 길이 없었는데 열심히 책 산 언니가 컵을 줬다. 언니네 집에도 저 두 세트가 있다. 이때도 기프트샵에서 5,000원에 컵을 팔았던 것도 같긴 한데... 일년 전이건만 기억이 나지 않는다. 기다란 카푸치노 컵은 끝내 구하지 못했다. 그녀석은 6만원 이상 구매 고객에게 주었던 것 같은데 맞나? 언니가 그 컵은 도전을 안했나 보다. ^^ 

손잡이가 하트 모양이어서 보기엔 예쁜데 좀 부실해 보인다. 손에 쥐었을 때 불안불안한 느낌. 게다가 손가락이 좀 아프다. 특히 빨간 컵은 너무 겨울 느낌이어서 여름에는 웬지 더 더워보여 사용을 자제했다. 요새는 딱 좋은 분위기를 연출해 준다. 컵의 두께가 얇아진 것은 다소 불만이었지만 좋아하는 그림이 박혀 있는 건 참 좋다. 

 

올해의 컵이다. 처음엔 이벤트 대상 도서를 포함해서 국내도서 5만원 어치를 구매해야 주었다. 중고책을 많이 사는 나는, 굳이 지금 당장 새책으로 5만원어치 살 필요가 없어서 많이 망설였다. 하필 예전처럼 컵만 따로 판매하질 않았다. 그런데 참고서를 3만원 이상 사면 컵을 하나 주고, 게다가 색깔도 고를 수 있다는 게 아닌가! 그래서 참고서를 사...려고 했는데, 일단 랜덤으로 보내주는 컵을 먼저 받기로 했다. 그 즈음 이벤트 조건이 바뀌어서 중고책도 화장품도 포함해서 살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받은 색은 다홍색. 울 언니도 주문했는데 역시나 다홍색. 그런데 순오기님이 노랑색을 주셨다. 아싸! 그래서 필요해진 건 파랑색 뿐! 이때야말로 참고서를 사야 할 때. 언니가 필요로 하는 책들은 내가 사고, 언니는 참고서를 사서 받은 컵을 나에게 주었다. 그리하여 깔맞춤의 완성! 

 

보다시피 채도가 좀 낮다. 원색이었다면 더 예뻤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있다. 바닥은 예쁘다. 알라딘 램프가 있다. 하지만 바닥 볼 일은 거의 없다는 거! 

여기에 음료를 담으면 어떻게 될까? 이도 저도 아니게 된다.ㅜ.ㅜ 물이야 무색이니 상관없다만, 커피는 믹스 커피 원두 커피 모두 안의 색과 섞이어 예쁘지가 않다. 아마 물도 원색이었다면 더 예뻤을 것이다. 안쪽이 흰색이고 바깥 쪽에 색이 들어갔다면 어땠을까 상상해 본다.  

머그컵 이벤트가 시작되면 눈빛이 달라진다. 아주 훌륭한 컵이거나 기가 막히게 예쁜 컵도 사실 아닌데, 어쩐지 이걸 다 갖추지 못하면 몹시 속상할 것 같다는 근거 없는 생각에 사로잡혀 기를 쓰고 컵을 모으게 된다. 어쩌면 그 핑계로 책을 더 지르고, 또 책을 핑계로 컵을 얻는 것일 게다. 공짜가 아님에도 왠지 선물받은 느낌을 받으려는 듯. 

그래서 머그컵-이라고 쓰고 '집착'이라고 읽는다. 그런데 이런 집착은 좀 귀엽지 않나? ^^ 

내친 김에 나름 의미있는 (나만의) 머그컵을 추가해 본다. 

 

원하는 사진을 컵에다가 인쇄해주는 거였는데 사진 면적은 아주 작지만 해상도는 꽤 높은 것을 요구한다. 오른쪽 사진은 해상도가 컸는데 왼쪽 공장장님 사진은 해상도가 떨어져서 컵을 쓸 때마다 무지 아쉬웠다. 그래서 마시는 용도가 아니라 연필 꽂이 용으로 전락해 버렸다. 지금도 스탠드 앞에 세워져 있다. 그래도 가까이에 님의 얼굴이 있다. ♡ 

 

왼쪽은 내가 좋아하는 배우 초은준의 '소이비도' 사진이다. 친구가 선물해 줬는데 컵이 너무 얇아서 한 번도 '컵' 용으로는 써보지 못했다. 때도 잘 탈 수밖에 없는 색인지라 내내 상자 속에서 숨어 지내다가 몇 달 전부터 연필꽂이가 됐다.  

오른쪽은 거의 10여 년 전에 이사모(이승환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에서 제작한 텀블러다. 뚜껑은 어디로 사라졌는지 모르겠다. 내가 고이 아껴두고 있었는데 어느 날 보니 언니가 가게에서 연필꽂이로 쓰고 있었다.(감히!!) 그때 볼펜 하나가 새서 안쪽이 온통 엉망진창. 그래서 아껴뒀던 저 컵도 역시 한 번도 '컵' 본연의 자세는 되어보지 못했다. 지금은 내가 연필꽂이로 쓰고 있다. 꽂혀 있는 저 솔은 화장용이 아니라 먼지털이 용이다. ;;;; 

 

예전에 펭귄북스 이벤트 할 때 받았던 머그컵이다. 저컵 받으려고 당시 생일 선물로 펭귄북스를 사달라고 지인한테 얘기했는데 일러줬던 알라딘이 아니라 리브로에서 주문을 하는 바람에 컵을 못 받았다. 결국 컵은 내가 구입했다. ㅎㅎㅎ 

그리고 오른쪽에 초은준 사진으로 도배된 텀블러는 스타벅스 크리에이티브 텀블러다. 고해상도로 출력해서 종이를 갈아 끼웠다. 아주 흡족했는데 둘다 너무 폭이 좁아서 설거지가 무척 힘들다. 그래서 침전물이 있는 음료는 먹지 못하고 물컵으로 썼었다. 지금은 찬장 안에서 잠시 쉬고 있다. 여름 되면 다시 활발하게 활동을 할 예정이다. 그땐 얼음물을 많이 마시니까. 

컵 사진 찍는다고 용 썼다. 어떤 머그컵은 티스푼 통으로 쓰고 있었는데 사진 찍으려고 꺼내면서 내친 김에 주방 대청소를 하고 말았다. 책을 배경으로 찍는다고 컨셉을 잡는 바람에 책장 정리도 조금 했다. 다만 몇 군데서만 찍었기 때문에 거의 티도 안 난다.^^ 

이번 이벤트 재밌다.
추억도 생각나고, 괜히 무성한 컵 보고서 살짝 무섭다가(책을 얼마나 질렀던가!) 뿌듯하기도 했다. (모아놓으면 예쁘다!) 

내년에는 어떤 컵이 나올지 모르겠다. 아무튼 머그컵의 전통은 계속 이어지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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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0-12-27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 마노아님, 이 페이퍼 강추~
그런데 컵들이여, 작년거랑 제작년거 더 이뻐요. 에휴.
올해는 좀 투박한데.
오호, 중간에 마노아님 얼굴 컵두 보이네?

머그컵의 전통은 계속 이어지기를2!

마노아 2010-12-27 21:38   좋아요 0 | URL
올해 컵이 작년 컵보다 좋은 건 조금 더 두껍다는 거요. ㅎㅎㅎ
커피 드리퍼 올려놓으면 작년 컵은 기우뚱 했는데 올해 컵은 안 그래요. 그것도 맘에 들었어요.^^
제 사진 박은 컵을 들고 다니니 사람들이 막 웃었어요. ㅎㅎㅎ

Kitty 2010-12-27 2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2008년 강아지 머그가 젤 예뻐요~~
마노아님 진짜 많이 모으셨네용 ㅋㅋㅋㅋ

마노아 2010-12-27 21:38   좋아요 0 | URL
2008년 머그컵이 제일 이쁘고 센스도 만점이었던 것 같아요.
많이 선물 주고 많이 깨먹고 남은 것들이에요. 색깔 맞춰놨으니 더 이상 깨지면 안 되는데...^^ㅋㅋㅋ

Mephistopheles 2010-12-27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아니..아무리 봐도 사진의 순서가 잘못되었어요..
제 예상이 맞다면 분명 이승환 머그컵이 제일 먼저 올라왔어야 해요..
암요 암요..

마노아 2010-12-27 21:39   좋아요 0 | URL
'귀한' 순서로 하면 이승환 컵이 제일 위로 가는데 말입지요.ㅎㅎㅎ
시간 순서로 하면 이승환 텀블러가 위로 가고요.ㅎㅎㅎ

무스탕 2010-12-27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상하게(?) 머그컵 욕심이 '여기 알라딘'에선 작용이 되질않아 컵 받으려고 노력을 덜했어요.
어디건 머그컵 잔뜩 전시해 놓은곳에선 꼭 구경하고 가는데 왜 알라딘 머그컵엔 무덤덤 했는지..
그래서 작년거 하트손잡이 하나 있어요 ^^

마노아 2010-12-27 21:39   좋아요 0 | URL
그게 바람직해요! 머그컵 나오는 달의 책 지출금은 어마어마했어요.
그나마 올해는 컵 두개를 선물 받았기 때문에 비교적 조용히 지나간 거랍니다.^^ㅎㅎ

순오기 2010-12-27 2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머그컵이라 쓰고 '집착'이라 읽는다~~~~~에 한표요!ㅋㅋ
2007년, 2010년은 머그컵에 홀릭했어요. 주황 마노아님 하나 줬는데 또 온 것도 주황이었어요.^^
2008년은 마노아님이 줘서 하나 있던 걸 엊그제 깨뜨렸고, 2009년은 빨간 모자 컵 하나로 만족했어요.
나도 페이퍼 써야 되는데...
오늘은 교육청에서 종일 강사연수 받았어요. 컨벤션센터 웨딩홀 뷔페로 만찬까지 제공했어요.

마노아 2010-12-27 21:40   좋아요 0 | URL
으하하핫, 자꾸 왔던 컵이 가네요. 여기저기 같은 색만 내리 받은 분들 천지예요.^^ㅎㅎㅎ
우와, 지난 주에 이어 이번 주도 맛난 식사의 연속이군요!! ^^

saint236 2010-12-27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제일 위의 가장 투박한 컵 아직도 쓰고 있습니다. 나머지는 주변에 다 나누어 주어서 올해 것 하나만 가지고 있네요.

마노아 2010-12-27 21:40   좋아요 0 | URL
투박한 컵이 일자 형이어서 설거지가 좀 힘들더라고요. 안쪽이 타원형으로 빠지는 게 씻기엔 좋아요. ^^

개인주의 2010-12-27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귀여워라
저는 강아지가 빨간 책 보는 캐릭터 컵이 제일 귀엽네요 히히

마노아 2010-12-27 21:41   좋아요 0 | URL
책보는 강아지도 완전 예뻐요. 아이디어 참 훌륭하지요? 이것도 원색이라서 더 예뻤던 것 같아요.^^

BRINY 2010-12-27 2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다 종류별로 모으셨군요. 전 해마다 하나씩은 챙기다가, 올해는 맘에 안들어서 안 챙겼어요. 그러고보니 펭귄북스 텀블러는 어디다 두었는지 기억도 안나네요.

마노아 2010-12-28 00:52   좋아요 0 | URL
올해 것은 사진으로는 꽤 이뻤는데 실물은 기대보다는 조금 못했어요.
펭귄 텀블러가 처음 나왔을 때 홀릭했는데 다시 보니 아주 수수해요.^^;;;

sslmo 2010-12-27 21: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와사키 치히로 컵이 젤 부러워요~

전 올해부터 서재질을 해놔서리, 올해컵만 색깔별로 골고루 있네요.
머그컵이라 쓰고 '집착'이라 읽는다~~~~~에 한표요.
이 페이퍼 너무 예쁘잖아요.

마노아 2010-12-28 00:53   좋아요 0 | URL
이와사키 치히로는 감상용으로 더 좋은 것 같아요.^^;;;
양철나무꾼님의 머그컵도 이제 기수별로 쌓이지 않을까요.^^
헤헷, 좋게 봐주셔서 감사해요~

blanca 2010-12-27 22: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ㅋㅋㅋ 공장장님 사랑이 꾸준하시군요. 괜히 공감가서. 근데 컵 얘기가 왜이리 재미있죠? 깔맞춤,이라는 용어는 넘 귀엽네요. 치히로 컵은 참 이쁜데 불편하다는 말이 맞군요. 근데 이 페이퍼 보니까 저 갑자기 마노아님의 방 전체 샷이 무지 궁금해져요.

마노아 2010-12-28 00:54   좋아요 0 | URL
그죠? 서로가 아는 공감대. ㅎㅎㅎ
'깔맞춤'이란 단어를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 보면서 알게 됐어요. 유생이 그런 말을 쓰니 너무 웃기더라고요. 제 방은 사방이 다 책이긴 한데 잡다한 것들이 너무 많아 창피해서 차마 전체 샷은 올릴 수가 없어요. 한쪽 치우고 한쪽만 찍는 그런 컨셉만 가능합니다.^^;;

2010-12-28 0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28 0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0-12-28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컵에 관심 없으니 패쓰.

마노아님, 책장에 완전 가지런하고 정리가 잘 되어있어요! 우리집에 와서 제 책장도 좀 정리해주세요! 제 책장은 대체 들쑥날쑥 ㅠㅠ 근데 컵에 미친 마노아님 너무 웃겨요. ㅎㅎㅎㅎㅎ

[아, 이때야말로 컵에 미친 때였다.] ← 이건 완전 명문 ㅠㅠ

마노아 2010-12-28 12:43   좋아요 0 | URL
으하하핫, 이런 문장으로 명문 소리도 듣고..ㅎㅎㅎ

책장이 통일성이 없어서 그나마 가장 최근에 사서 깔끔해 보이는 책장에서만 사진 찍었어요.
저거 찍느라고 그 앞에 놓인 잡다한 것들 치우느라고 손이 고생했지요.ㅋㅋㅋ
어제 민음사 문학전집 15,000원 이상 사면 텀블러 준다는 광고에 잠깐 또 미칠 뻔했는데 얼른 정신 차렸어요. 할인 쿠폰이 있어서 지르려고 했는데 그냥 동화책 샀어요.(어이!)

잠못드는밤 2010-12-29 0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하 맞아요 맞아 공감 100%!!!!
컵을 따로 살수도 있었지만 그건 경품에 대한 예의가 아니죠~!!!ㅎㅎㅎㅎ
저도 어지간히 컵을 모으는터라 남일같지 않네요,ㅎㅎㅎㅎㅎ

마노아 2010-12-29 10:18   좋아요 0 | URL
참고서 이벤트에 보니까 적립금 천원 제하는 걸 보면 컵의 원가가 천원인지도 몰라요. ㅎㅎㅎ
역시 5천원 주고 사는 건 경품에 대한 예의가 아니에요.^^ㅎㅎㅎ

2011-01-21 15: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21 17: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1-01-21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일등 당선 축하해요.
내가 말했잖아요~ 일등할거라고!^^
난 알라딘 마인드를 읽는다고욧~ㅋㅋ

마노아 2011-01-22 12:53   좋아요 0 | URL
앗, 놓친 댓글이 있었네요. 순오기님은 앉아서 천리, 서서 만리를 내다보고 계세요.^^
 

추위를 너무 많이 타고 손발이 항상 차가운 사람에게 홍삼이 좋은 거 맞지요? 

병원에선 딱히 이상이 없는데 본인만 몸이 너무 안 좋은 거예요. 보약으로 홍삼이 좋을 것 같은데 홍삼 구입하려면 정관장 같은 매장을 가는 게 나은 건가요? (거기서 진맥하는 건 아니죠?) 

그냥 인터넷으로 가격 맞춰 사도 괜찮을까요?  

아님, 근약 한의원 가서 진료 받고 보약 먹는 게 나을까요?  

당사자는 홍삼을 간절히 원하고 있습니다만...;;;;  

암튼, 홍삼에 대해서 아시는 분! 정보 좀 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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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12-27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속이 뜨거운데 손발이 찰 수가 있어요. 그럴때 삼은 안돼요. 혈액순환이 안되서 그런거거든요.
여자들의 경우 자궁이 안 좋으면 손발이 차대요. 그러니까 무조건 홍삼을 먹기보다는 한의원에 가서 손발이 왜 찬지를 알고 먹어야 할 것 같아요.

마노아 2010-12-27 16:41   좋아요 0 | URL
저는 예전에 그 반대 진단 받았던 것 같아요. 속이 찬데 겉이 뜨겁다고... 한 여름에 찬 것 먹지 말라고 진단 나와서 완전 힘들었어요. 그 반대 경우도 있을 테니 역시 무조건 홍삼부터 구매하는 건 곤란하겠군요.

Mephistopheles 2010-12-27 16: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아는 상식으론..몸에 열이 있는 사람은 삼이 안좋다고 합니다.
(아마도 삼이 몸에 열을 내기때문이 아닐까요.)
그런데 홍삼은 그런 영향을 주진 않는다고 하네요.
저라면 차라리 꾸준하게 하는 반식욕을 권하고 싶은걸요..^^
(질문과 전혀 상관없는 답변인가..??)

마노아 2010-12-27 16:42   좋아요 0 | URL
방금 검색을 했더니 홍삼도 어느 정도 열은 있다고 하네요. 홍보 차원에서 열 없다고 말한다고...;;;;
반신욕은 불가능한 욕실 상황이어서요.
암튼, 병원에서 해결이 안 났으니 한방 치료가 맞는 것 같아요. ^^

조선인 2010-12-27 16: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의원에 진맥부터 하는 거 한 표! 만약 여자라면 손발이 찰 경우 '익모환'이 아주 효과 좋아요.

마노아 2010-12-27 16:43   좋아요 0 | URL
대세는 일단 진맥! 한의원 가면 약을 몇 재씩 먹으라고 해서 상당히 부담스러운데 그래도 역시 한의원이 맞는 것 같아요. 답변 주신 분들 모두 감사해요.^^

무스탕 2010-12-27 20:33   좋아요 0 | URL
조선인님. 그거 익모초로 만드는거죠? 무지 쓰다는 말을 들었는데..;;;

조선인 2010-12-28 22:59   좋아요 0 | URL
익모초는 무지하게 쓰지만... 익모환은 그나마 먹기 나요. 알약처럼 꿀꺽 삼키면 되니까요.

hnine 2010-12-27 17: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당사자께서 '간절히' 원하신다면 홍삼 정도는 그냥 사드리면 어떨까 합니다만...
정관장에서 진맥은 해주지 않는 것 맞습니다.

마노아 2010-12-27 17:35   좋아요 0 | URL
아, 귀가 얇은 저는 또 흔들~ 본인이 먹고 싶다는데 홍삼 정도는 그냥 먹어도 되지 싶고... 또 막 흔들려요. ^^;;;;

카스피 2010-12-27 1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관장에서 파는 홍삼의 경우 여러가지가 있는데 대체로 홍삼 원액의 5%이내인것으로 알고 있어요.이정도면 굳이 한의원에서 진맥할 필요없이 그냥 장복하셔도 크게 무방하단 생각입니다.환자가 원하시면 그냥 캡슐형식으로 된 것을 사주셔도 괜찮을 거란 생각이 드네요.먹고 싶다는것 먹어야지 병이 낫지요^^

마노아 2010-12-27 21:28   좋아요 0 | URL
정관장에서 파는 수준은 진맥 없이 복용할 정도의 미미한 홈삼이라는 거지요. 흐음, 먹고 싶다는데... 그게 핵심이에요.^^

귀를기울이면 2010-12-27 18: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의학에 부정적인 소견을 가진 친구(양의)가 있는데 환자들이 원할 경우 홍삼은 먹게 놔둔답니다. 왜냐면 절박한 환자가족이 민간요법으로 아무거나 먹이고 환자가 더 악화될까봐서요. 그만큼 홍삼이 별다른 문제는 안일으킨다는 뜻이겠죠.. 반대로 생각하면 그만큼 별 소용이 없다는 뜻일수도 있고...쩝. 제 식구가 체질 때문에 인삼을 먹으면 안되는 체질인데 홍삼액(정관장꺼보다 훨씬 진한거)은 잘 먹습니다. 별 무탈.

마노아 2010-12-27 21:29   좋아요 0 | URL
언니가 몇 해 째 홍삼 타령을 했는데 곧 생일인지라 홍삼을 해줄까 오늘 퍼뜩 생각이 나서요. 이것 참 한의원이냐 홍삼이냐 고민이 되네요.^^

2010-12-27 18: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27 2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그 2010-12-30 09:36   좋아요 0 | URL
어머님네꺼는 6만원 이에요. 대신 용량이 일반 홍삼보다 한포에 10ml 많이들어있지요. 현금만 된다는 안타까움이 있기는 하지만. 그거외에는 뭐..별다른. ㅎㅎ

마노아 2010-12-30 19:40   좋아요 0 | URL
오, 보다 믿을 수 있는 제품이 양도 많다는 얘기죠! 6만원 어치 사면 얼마나 먹는 거예요? 아, 몇 봉다리 들어있는 건지를 물어야 하는 걸까요? 어떻게 파는지 통 모르겠어서요.^^;;;

2010-12-27 21:5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28 00: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28 01: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28 11:0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27 22: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28 0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BRINY 2010-12-27 22: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 증상인데, 주위 권유로(또 주위에서 많이 남녀가리지않고 많이 먹기도해서) 홍삼엑기스를 먹고 있어요. 효과 있는지는 아직 모르겠으나 탈은 안나네요. 하여간 마노아님도 절대 차가운 거 드시면 안되겠네요. 아이스크림 먹었다하면 바로 속 안좋아져요. 따끈한 모과차나 매실차도 좋더라구요. 한의원에서는 3주정도 체질개선 프로그램을 권유하더라구요. 1월에 해보려고 합니다. 양의학에서는 수십만원짜리 건강진단해도 별 거 없다고 나와서 당분간 안가려구요. 그런데 무엇보다도 따뜻한데서 며칠 잘 쉬면 증상은 호전되는 거 같아요.

마노아 2010-12-28 00:51   좋아요 0 | URL
홍삼 젤리는 잠깐 먹어봤어요. 예전에 산책하다가 길에서 학부형을 만났는데 같이 있던 샘이 담임 반이었거든요. 그 덕에 덩달아 젤리 한봉지 얻었어요. ㅎㅎㅎ
저는 정말 찬 것 좋아하거든요. 겨울에도 찬 음료만 먹는 편이고요. 어휴, 더운 것 너무 힘들어요.ㅜ.ㅜ
브라이니님의 체질 개선 프로그램의 효과를 같이 주시해야겠어요. 일단 방학이니까 좀 쉬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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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영종료


한 남자가 자살을 하려고 한다. 고아로 사는 것이 너무 힘들어서, 세상에 기댈 데가 하나도 없이 홀로 맞아야 하는 시간들이 가혹해서, 마침내 자살을 하려고 약을 털어넣는 사내가 있다. 그런데, 죽는 일이 쉽지가 않다. 죽으려 들면 뭔가 일이 생겨 극적으로 부활하고 만다. 그리고 어느 날,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기 시작했다. 남들 눈에는 보이지 않고, 둥둥 떠다니기도 하는 저것들은... 고.스.트? 

 

그것도 하나도 아니고 넷이다. 여자를 힐끔힐끔 훔쳐보는 변태스런 할아버지 하나에, 골초 덩어리 2대8 가르마의 촌스러운 아저씨, 온종일 미안하다고 눈물을 쥐어짜는 아줌마 하나, 그리고 식신 들린 초딩 하나. 무려 네 명이 몸 하나에 덮어 씌였으니 몸 하나를 다섯이 나눈 형국이다. 떼어내고 싶어도 떼어낼 수 없고, 시도 때도 없이 빙의가 되니 죽을 수도 없다. 모처럼 이승과 통한 육신을 만났는데 한맺힌 원혼들이 쉽게 그를 놓아줄 리도 없다. 용하다는 박수 무당의 권고로 귀신들의 소원을 들어주기로 결심한다.  

변태 할배의 소원은 카메라를 찾아달라는 것이었고, 촌스런 아저씨는 택시를 훔쳐내서 그 택시로 바닷가에 데려다 주는 것, 초딩 꼬마는 로봇 태권V 장난감과 만화영화, 그리고 아줌마는 좋아하는 사람에게 식사 대접하는 것이었다.  

할배가 찾는 꼭 그 카메라여야 했기 때문에 사건이 생기고 우여곡절을 겪는다. 2대8 가르마 아저씨의 오래된 노랑색 포니 차량은 굴러가는 것이 신기할 정도의 구형 자동차. 그거 타고 달리느라 무면허의 그가 경찰서에 잡혀가기도 한다. 그렇게 그가 귀신들의 소원을 들어주기 위해서 열심히 뛰어다니는 길목마다 마주치는 여자가 있다.  

 

호스피스 병원의 간호사인 그녀는 가족이 없어 자살하고픈 이 남자와 달리 가족 때문에 삶이 고단한 사람이다. 가족으로 인해 고통을 당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녀의 마음도 쉽사리 이해가 갈 것 같다. 그렇게 외롭고 힘든 두 사람이 만났다. 여자는 아픈 사람의 심장 고동 소리를 듣곤 했던 것이 습관이 되어 이 남자의 때 아닌 보호자가 되어야 했을 때 제일 먼저 심장 소리부터 들었다. 연애라곤 해보지도 못했을 것 같은 인생 참 안 풀리는 이 남자, 귀신들의 도움으로 설레게 하는 여자에게 다가가본다. 그녀가 했던 것처럼 심장 소리도 들어본다. 콩닥콩닥 빠르게 뛰는 심장 소리... 혹시 나 때문에? 

과속 스캔들의 경험이 아니더라도, 차태현을 앞세운 영화이다 보니 이 영화가 코믹 영화라는 것은 누구나 알 것이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개봉했으니 가족 영화로도 적합할 것이다. 그런 이유로 나도 엄마와 함께 이 영화를 보았다. 엄마와 영화를 볼 때는 나름의 규칙이 몇 개 있는데 일단 외화는 패스하고, 한국 영화 중에서도 '황해'와 같은 잔인하다는 영화는 역시 패스할 것. 코믹과 감동이 섞이면 금상첨화가 된다. 그렇게 해서 성공한 영화가 몇 개 있는데, 이제 그 리스트에 '헬로우 고스트'도 포함시키게 되었다. 시사회 다녀온 이들의 후기가 눈물 바람이라고 하는데 영화 중반 넘어설 때까지만 해도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 때까지는 소소하게 웃기긴 했어도 아주 크게 웃기지도 않았고, 조금 찡하기는 했지만 눈물 날만큼은 아니었는데도 말이다.

 

아직은 춥기만 한 바다에 수영도 못하는 그가 뛰어들었다. 이 귀신들은 대체 왜 나를 선택해서 이리도 귀찮고 괴롭게 할까. 혼자 살아남기 위해서 건강만은 열심히 지켜왔는데 담배를 내내 물게 하고, 단 것 취향에 없는데 거대한 잉어과자를 다 빨아 먹게 하니 보통 피곤한 게 아니다.  

그런데, 이렇게 귀신들과 복닥거리다 보니 조금은 사람 사는 냄새가 났다. 늘 자신의 신발만 놓여있던 현관에 여러 사람의 신발이 헝클어져 있다. 비록 사람이 아니라 귀신이라는 게 난감하긴 하지만 둘러앉은 식탁에서 밥을 먹을 수 있다는 사실이 그를 살아있게끔 한다.  

가족이라는 게, 참 그렇다. 없으면 당연히 서럽다. 그건 누구라도 부정 못할 것이다. 남들도 다 나처럼 외롭겠거니 하고 생각했는데, 설날, 추석, 크리스마스 등이 되면 나만 외롭다는 것을 알아차리게 하고, 그런 날은 자살율도 높다고 그는 얘기한다. 오죽 외로우면 죽고 싶을까. 이 세상에 나를 살아도 되게끔 만드는 끈이 단 하나도 없다는 절망감은 얼마나 깊은 것일까.  

그런데 저 아저씨 말한다. 결혼을 해서 식구가 둘이 되고, 자식을 낳아서 셋, 넷이 되어버리면 힘이 네 배로 드는 것이 아니라 네 배로 힘이 난다고... 결혼하지 못한 그는 납득하지 못한다. 산수가 맞지 않다고 코웃음을 친다. 가족이 많아지면, 가장으로서 벌어먹여야 할 사람이 늘어나니 얼마나 고되겠는가. 저출산 문제가 괜히 우리의 화두이겠는가. 그런데, 이 세상에 내 편 하나 되어줄 사람이, 내가 아무리 잘못하고 나빴다 하더라도 내 맘 알아줄 이 하나 없다면, 그건 얼마나 외로운 일일까. 먹고 사는 일도 참으로 고된 일이지만, 그 고됨을 견뎌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할 만큼의 외로움은 얼마나 깊은 것일까. 

정채봉 선생님의 글 중에서 '엄마가 휴가를 나온다면'이라는 제목의 글이 있다.  

하늘나라에 가 계시는
엄마가
하루 휴가를 얻어 오신다면
아니 아니 아니 아니
반나절 반 시간도 안 된다면
단5분
그래, 5분만 온대도 나는
원이 없겠다 

얼른 엄마 품속에 들어가
엄마와 눈맞춤을 하고
젖가슴을 만지고
그리고 한 번만이라도
엄마!
하고 소리내어 불러 보고
숨겨 놓은 세상사 중
딱 한 가지 억울했던 그 일을 일러바치고
엉엉 울겠다 

이 대목을 읽고서 나야말로 엉엉 울고 말았다.  정채봉 선생님은 태어나자마자 엄마가 돌아가셨고, 아버지는 돈 번다고 일본으로 넘어가서는 거기서 결혼해서 눌러 앉으셨다. 군대를 가고 나서야 처음으로 만날 수 있었던 아버지였다. 그렇게 평생 엄마 아빠 사랑을 못 받고 외롭게 컸을 그 마음이, 헬로우 고스트의 죽고 싶었던 그 사내 마음이 다르지 않을 것이다.  

입학식마다, 졸업식마다 늘 혼자 찍힌 사진, 생일이건 명절이건 크리스마스건, 언제나 혼자였었던 나날들. 다니던 직장도 잘렸고, 살아갈 나날이 막막하였던 이 사내는 결국 귀신까지 만나는 기구한 사람이 되고 말았는데, 그게 꼭 나쁜 일이 될 것 같지는 않다. 적어도 귀신들은 이유 없이 해코지 하고 사람을 괴롭힐 것 같지는 않으니까. 혹시 모르지, 사랑의 메신저가 되어주든가 인생의 어떤 지침길을 알려준다든가... 

영화가 끝나갈 무렵 나처럼 많은 사람들이 코를 훌쩍였다. 집에 돌아와서야 김영탁 감독의 전작을 살펴보고는 그저 코믹으로만 끝나지 않은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심금을 울리는 코믹을 지향하시나 보다.  

방학 시즌인지라 블록버스터 영화들이 많이 쏟아지겠지만, 혹은 이미 상영하고 있겠지만 이 영화가 오래오래 선전했으면 좋겠다. 가족과 함께 본다면 더 좋겠다. 가족의 의미에 대해서, 나와 그들의 관계에 대해서 좀 더 마음 깊이 울리는 목소리를 들었으면 한다. 지금 당신이 가장 외로운 사람이 아니라는 것, 적어도 당신에겐 살고 싶게 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감사함으로 꼽아볼 수 있을 것이다. 영화 한 편으로 소중한 무엇을 되새길 수 있다면, 그건 정말 너무도 큰 수확이 아니겠는가.  

이 영화, 추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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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0-12-26 0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 대문이 바뀌셨네요.
블루의 중량감이 고스란히 전해져 오는 것이, 블루가 이렇게 럭셔리한 색인 줄 오늘 알았습니다.
이 영화 보셨군요, 저 연말 보고 싶은 영화 너무 많아요~

마노아 2010-12-26 10:43   좋아요 0 | URL
크리스마스가 지나니 금세 멋쩍어지는 대문인데 그래도 이런 날은 이런 그림도 걸어놔야 되겠거니 했어요. 헤헷^^
저도 보고 싶은 영화가 줄줄이 기다리고 있어요. 어휴, 이걸 언제 다 본대요.^^ㅎㅎ

후애(厚愛) 2010-12-26 06: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리스마스는 잘 보내셨어요? 산타는 만나보셨는지..^^
미국은 오늘인데 많이 조용해요..
저녁에 먹으려고 지금 오븐에 햄을 굽고 있어요.
맛 있으면 좀 보내드리고 싶은데 너무 멀어서...
행복한 주말 되세요~ ^^

마노아 2010-12-26 10:44   좋아요 0 | URL
후애님! 산타는 아직 못 만났는데 산타 노릇은 톡톡히 했어요.
이모는 조카들의 영원한 산타~
후애님 주방의 고소한 냄새가 여기까지 전해져요. 고맙습니다.
후애님도 크리스마스 즐겁게 보내시고요, 따뜻한 하루 되셔요~

무스탕 2010-12-26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가 이런 내용이군요. 광고는 계속 봤지만 늘 차태현이 나오는 영화는 안보게 되더라구요. 즉, 과슥 스캔들도 아직 안 봤다는..;
솔직히 이 영화도 볼런지 모르겠지만 하여간 기회가 닿는다면 볼게요 :)

정채봉 선생님하면 꽤 예전에 회사에서 여직원 교육을 갔을때 정채봉 선생님 강의를 들을 기회가 있었어요. 바로 옆에 앉아서요. 강사진을 알고 미리 '샘터' 한 권을 갖고가서 사인을 받았었는데 지금 그 책이 어디 있는지..;;;

마노아 2010-12-27 01:19   좋아요 0 | URL
과속스캔들은 유쾌한 와중에 찡한 내용이 조금 있었고요. 이 영화는 소소하게 웃기는 가운데 대박 감동이 있어요.ㅎㅎㅎ

정채봉 선생님은 이름도 참 순수하고 시적이에요. 좋은 글 쓰시던 분이 일찍 돌아가셔서 안타까워요.
인용한 책은 돌아가시고 난 다음에 출간된 책이긴 한데 확실히 옛 글이라 참신한 맛은 조금 부족했어요. 냐핫^^;;;

프레이야 2010-12-26 17: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저도 이 영화 참 좋았어요.^^
반전이 놀라웠고 웃음과 함께 감동의 쓰나미였어요.
조연들의 연기도 좋고 차태현은 아주 적격이었구요.
1인5역 진짜 웃겨죽는 줄 알았어요.

마노아 2010-12-27 01:20   좋아요 0 | URL
반전 부분부터 미친 듯이 운 것 같아요. 어휴, 옆에서 같이 울어주지 않았으면 민망해서 혼났을 거예요.^^;;;
차태현이 영화 고르는 눈이 있는 것 같아요. 참 넉살 좋게 마음에 드는 배우예요.^^

마녀고양이 2010-12-26 2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좋을거 같았는데, 신랑과 보느라 황해를 택했네요. ^^
그런데.. 역시나 좋았군요.
그리고 마노아님의 훈훈한 리뷰 역시 너무 좋네요.

행복한 연말 되세요~

마노아 2010-12-27 01:21   좋아요 0 | URL
저도 조만간 황해를 보려고 해요. 영화가 잔인하다고 해서 크리스마스에는 일부러 피했어요. ^^
이번 주면 2010년도 정말 마무리네요. 우리 잘 매듭짓고 2011년으로 힘차게 달려가요.
마녀고양이님도 행복한 연말연시 되셔요~ ^^

순오기 2010-12-27 2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차태현 나오는 영화 별로 안 봤는데~ 감동의 쓰나미가 밀려온다니 봐야 할 것 같아요.
황해는 마노아님께 권하고 싶지 않아요. 그런 영화 잘 보는데도 힘들었어요.ㅜㅜ
게다가 믿을 놈(년) 하나 없구나,스런 감상이었어요.

클스마스는 산타 이모로만 지냈나요?^^

마노아 2010-12-27 15:44   좋아요 0 | URL
클스마스는 산타 이모와 산타 딸이 되었고요. 산타 공장장님을 만나서 아주 해피했어요. 냐하하핫^^ㅎㅎㅎ
내일은 '톨스토이의 마지막 인생' 예매했어요. 광화문에 볼일이 있어서 나가는 길에 보려고 해요.
연말에 톨스토이라니, 뭔가 분위기가 나는 거 같아요.^^ㅎㅎ
 

1. 화요일에는 트론-새로운 시작 시사회에 당첨되어서 친구와 다녀왔다. 이 친구와는 수요일 잔치에도 같이 가기로 약속을 잡았는데, 이상하게도 나랑 약속을 잡아 놓으면 꼭 일거리가 들어와서 약속이 깨지곤 한다. 이번에도 영화보다가 일거리가 새롭게 들어와서 다음 날 약속을 깼다. 친구는 작사를 하는데 이번 노래가 잘 됐으면 좋겠다.  

2. 수요일에는 오랜만에 우체국에 들렀다. 우표값이 생소했고, 배송 날짜를 듣고는 그날이 수요일인데 내가 화요일로 착각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메리 크리스마스가 미리 크리스마스가 아니라 늦은 크리스마스가 되게 생겼다. 아흐 동동다리... 

3. 옆동네 인터 공원에서 초대장이 왔었다. 나의 서식지가 알라딘인지라 리뷰만 복사해 두는 곳인데 아무 조건 없이 그냥 오라고 초대장이 와서 화들짝 놀랐다. 수영을 빠져야 하는날짜여서 잠시 고민을 했는데 저녁이 양식 코스라고 적혀 있어서 두말 않고 가기로 결심했다. 유혹에 약한 인간 같으니... 

4. 이번에 제5회라고 하는데 이렇게 큰 행사를 이렇게 비싼 장소에서, 이렇게 비싼 식사를 먹이고, 비싼 초대 손님을 부르고 등등... 대체 예산을 얼마나 쓰는 것일까 입이 벌어졌다. 이제는 제법 규모가 커진 듯하지만 그래도 아직은 동네 마실 분위기가 나는 알라딘을 생각하며 약간의 우쭐거림과 약간의 의기소침. 

5. 행사진행은... 좀 별로였다. 일단 사회자가 너무 준비 없이 와서 성의가 없었고, 참석자들이 늦게 와서 행사가 너무 지체되었다. 결정적으로, 저녁을 너무 오래 있다가 주는 거다. 코스 요리 아니었으면 난 박차고 나오고 싶었다..;;;; 많은 작가분들과 회원들이 시상대로 올라와서 훈훈한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나는 배가 고팠고, 배가 고파지니 자꾸 포악해지려고 했을 뿐이고...;;; 

6. 인디 밴드가 나와서 노래 두 곡을 불렀고, 남자의 자격으로 올해 인생 제2막을 연 선우가 나와서 노래 세 곡을 불렀다. 넬라 판타지아랑 지킬앤 하이드 삽입곡은 좋은 선택이었지만, 자기 곡이어서 같이 부른 눈, 코, 입은 분위기에 너무 안 어울렸다. 안 그래도 배고파서 신경질이 났던 나는 노래가 길어져서 더 화가 났다.ㅎㅎ 

7. 칵테일 시범까지 마치고나서야, 드디어 9시 반에 식사가 나왔다. 세상에, 점심을 12시에 먹은 인간이라면 대체 얼마를 굶고 있었던 것인가. 하지만 와인은 향기로웠고 스테이크는 부드러웠다. 흠, 쫌 맛있군! 

 

8. 올해 최고로 활동 많이 한 회원을 투표로 상을 주었는데 내 양 옆의 두분이 상을 받았다. 한 분은 순오기님. 수상패와 상금은 순오기님 서재에 사진 있다. 올해도 대박난 순오기님. 축하축하! 

9. 기증할 책을 한 권 갖고 오라고 초대장에 써 있었는데, 나도 책을 한 권 기증하고 폴라로이드 사진을 한장 받았다. 아이디어 좋다. 초대 손님들이 가져온 기증 도서들과 알라딘 애인이 챙겨준 깜찍 선물들. 

 

 사은품으로 받은 1Q84 북엔드와 허수아비춤. 꽤 자그마하지만 귀엽다. 

10.  어제는 치명적인 매력의 팜므 파탈을 만나서 멋진 크리스마스 이이브를 보냈다. 그리고 12시 땡치면서 메리 크리스마스 문자를 받았다. 아, 얼마나 마음히 훈훈해지던지... 그런데 답문자 보내다가 잘못 눌러서 잘린 문자가 가버렸다. 아, 바보팅이...;;;; 

선물받은 카푸치노 한 잔을 분위기 있게 마시며 음악을 듣고 있다. 이제 10분 뒤면 정리하고 나갈 생각이다. 엄마는 어딜 나가냐고 하셔서, 이런 날 집에 있는 게 더 문제라고! 힘주어 얘기했지만, 곧 혼자 나간다는 걸 들켜버렸다. 흠흠... 그치만 공장장님이 날 기다리는 걸...(>_<) 

모두모두, 메리 크리스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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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10-12-24 2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추운 하루였어요. 굶어 죽을까봐 점심 먹으러 나갔다가 얼어 죽을"뻔" 했어요 ㅠ.ㅠ
마노아님도 메리 크리스마스~♡

마노아 2010-12-25 01:29   좋아요 0 | URL
내일은 외출하려면 마스크도 써야겠어요. 정말 숨쉬기도 힘들 만큼 춥지 뭐예요.
아, 그런데 이 시간에 배고파요. 어쩜 좋아요.ㅜ.ㅜ
자고 일어나서 메리 크리스마스 하며 맛난 걸 먹어야겠어요.
무스탕님도 힘을 다해 멜휘 클스마스!!

2010-12-24 2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25 01:3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루체오페르 2010-12-24 21: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도 참 다양한 활동 많이 하시고 좋은 경험 많이 하시는듯 합니다. 멋져요~ㅎ

2010년 서재의 달인 축하드립니다!

메리 크리스마스!&새해 즐겁게 맞으시길 바랍니다.^^

마노아 2010-12-25 01:31   좋아요 0 | URL
이리저리 많이 돌아다니고 있네요.
축하 감사합니다.
루체오페르님도 크리스마스 즐겁게 보내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울보 2010-12-24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순오기님을 만나고 오셨겠네요,,
부럽사와요,,

마노아 2010-12-25 01:33   좋아요 0 | URL
헤엣, 올해는 몇 차례 만났는데 정작 둘이서 얘기는 많이 못했어요. 행사에 참여하면 그렇게 되더라구요.^^;;

울보 2010-12-24 2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도 올해 그쪽으로 눈을 돌려볼까나요,,ㅎㅎㅎㅎ

마노아 2010-12-25 01:33   좋아요 0 | URL
아하핫, 거기가 선물이 많기는 합니다.ㅎㅎㅎ
울보님, 메리 크리스마스예요!!

이매지 2010-12-25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집에 도착했더니 딱 메리 크리스마스! ㅎㅎㅎ
저도 인터파크 초대 받았는데, 일이 바빠서 못 갔어요.
마노아님, 순오기님 오시는 줄 알았으면 저도 휴가내고 갈 껄 그랬나봐요 ㅎㅎ
마노아님, 메리 크리스마스!

마노아 2010-12-25 01:34   좋아요 0 | URL
오, 정말 시간이 딱 메리 크리스마스.
이브를 즐겁게 보냈나요? 나는 공장장님과 함께 이브를!!(>_<)
이매지님은 못 만났지만 대신 정군님을 무대에서 보았죠. 사진도 찍었는데 혹시 필요한지 물어봐줘요.
궁금해하면 메일로 싸줘야지.ㅎㅎㅎ이매지님 메리 크리스마스예요!!

마녀고양이 2010-12-25 1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마노아님 진짜 바쁘시네요. ^^
너무 추워서 밖에 나갈 엄두가 나질 않아요.

영화 트론은 괜찮던가요? 번쩍번쩍 하던데.
안 그래도 오기 언냐께 마노아님이랑 참석했다고 들었어요. 축하드려요~ 책장 아이디어 멋진데요.
마노아님, 즐거운 크리스마스, 행복한 연말 되세요!

마노아 2010-12-25 13:27   좋아요 0 | URL
추워서 나가기 싫다는 엄마를 설득해서 영화 보러 가기로 했어요.
그래도 크리스마스인데 콧바람은 쐬어야 할 것 같아서요.^^
저도 추운 건 딱 질색이에요. 방이 추워서 지금도 손가락이 막 굳었답니다.ㅜ.ㅜ

영화 트론은 3D로 볼만 해요. 그치만 내용의 허술함은 그냥 넘어가야 마음이 편해요.
볼거리만 생각하자고요.^^ㅎㅎㅎ
접을 수 있는 책장이 깜찍해요. 저거 받고서 1Q84를 읽어야 하는 게 아닐까... 잠시 고민했어요.
마녀고양이님도 팬더 코알라와 함께 따뜻한 시간 보내고 계시지요? 메리 크리스마스예요! ^^

순오기 2010-12-27 09: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날 행사는 작년과 비교하면 50점도 안주고 싶어요.
작년엔 호텔도 특급에 대표이사가 참석했는데, 올해는 장소, 식사, 아나운서, 진행방식...기타 등등 모든 게 한 단계 떨어진 행사였어요.ㅠㅠ 도서 기증자 폴라로이드로 찍어준 아이디어 하나만 빛났어요.^^

마노아 2010-12-27 15:45   좋아요 0 | URL
작년 행사를 경험해보지 못해서 비교는 못하지만 행사가 여러모로 부족했어요. 돈은 들입다 많이 썼는데 공들은 티가 안 나는 행사였어요.^^;;;;
폴라로이드는 작아서 지갑 속에 넣기도 좋아요. 기념으로 넣어놨어요.^^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 제12회 '천상병 시상' 수상작 창비시선 310
송경동 지음 / 창비 / 200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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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화 경찰서에서

영장 기각되고 재조사 받으러 가니
2008년 5월부터 2009년 3월까지
핸드폰 통화내역을 모두 뽑아왔다
난 단지 야간 일반도로교통법 위반으로 잡혀왔을 뿐인데
힐금 보니 통화시간과 장소까지 친절하게 나와 있다
청계천 탐앤탐스 부근……

다음엔 문자메씨지 내용을 가져온다고 한다
함께 잡힌 촛불시민은 가택수사도 했고
통장 압수수색도 했단다 그러곤
의자를 뱅글뱅글 돌리며
웃는 낯으로 알아서 불어라 한다
무엇을, 나는 불까

풍선이나 불었으면 좋겠다
풀피리나 불었으면 좋겠다
하품이나 늘어지게 불었으면 좋겠다
트럼펫이나 아코디언도 좋겠지

일년치 통화 기록 정도로
내 머리를 재단해보겠다고
몇 년치 이메일 기록 정도로
나를 평가해보겠다고
너무하다고 했다

내 과거를 캐려면
최소한 저 사막 모래산맥에 새겨진 호모싸피엔스의
유전자 정보 정도는 검색해와야지
저 바닷가 퇴적층 몇천 미터는 채증해놓고 얘기해야지
저 새들의 울음
저 서늘한 바람결 정도는 압수해놓고 얘기해야지
그렇게 나를 알고 싶으면 사랑한다고 얘기해야지,
이게 뭐냐고
-10쪽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어느날
한 자칭 맑스주의자가
새로운 조직 결성에 함께하지 않겠느냐고 찾아왔다
얘기 끝에 그가 물었다
그런데 송동지는 어느 대학 출신이오? 웃으며
나는 고졸이며, 소년원 출신에
노동자 출신이라고 이야기해주었다
순간 열정적이던 그의 두 눈동자 위로
싸늘하고 비릿한 막 하나가 쳐지는 것을 보았다
허둥대며 그가 말했다
조국해방전선에 함께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라고
미안하지만 난 그 영광과 함께하지 않았다

십수년이 지난 요즈음
다시 또 한 부류의 사람들이 자꾸
어느 조직에 가입되어 있느냐고 묻는다
나는 다시 숨김없이 대답한다
나는 저 들에 가입되어 있다고
저 바다물결에 밀리고 있고
저 꽃잎 앞에서 날마다 흔들리고
이 푸르른 나무에 물들어 있으며
저 바람에 선동당하고 있다고
가진 것 없는 이들의 무너진 담벼락
걷어차인 좌판과 목 잘린 구두,
아직 태어나지 못해 아메바처럼 기고 있는
비천한 모든 이들의 말 속에 소속되어 있다고
대답한다 수많은 파문을 자신 안에 새기고도
말없는 저 강물에게 지도받고 있다고
-16쪽

그해 늦은 세 번의 장마

그해 늦은 세 번의 장마는 음울했다
벼락 맞은 나무처럼 쓰러져
문밖으로 나가지 못하는 날이 많았다

남북정상회담이 이루어졌고 수많은 이들이
눈물바람으로 남북을 오갔다
수천명의 목을 자른 한 자본가는 수천 마리 소떼를 몰고 가
영웅이 되었다 그때마다 거리에서 부딪쳤던
곤봉의 세월이 허리를 끊으며 떠오르곤 했다

3년째 천막농성을 하다 구속당한
전자공장 여성노동자들의 안부와 무관하게
양장 고운 『체 게바라 평전』은 불티나게 팔렸다
8․15 사면복권증을 받아온 한 선배는
넌지시 매문을 물어왔다

"기획출판을 하면 돈을 벌 수 있다는데……"
-32쪽

겨울, 안양유원지의 오후

(...)
구로3동은 마누라 없이는 살아도
장화 없이는 못 사는 곳이었다고, 비 오는 날이면
구종점 마루에 장화를 든 아낙과 아이들이 줄줄이 서서
공단에서 돌아오는 아비들을 기다렸다고 한다
지금은 삼성래미안 아파트가 서 있지만
얼마 전까지도 닭장집이 있던 곳
사는 곳 어디냐 하면 에둘러 말해야 했던 곳
(...)

-58쪽

생태학습

십수년, 주말농장 하나 없이
아이에게 모진 생태교육만 시켰다

광화문 시청앞에서
전경들이 파도처럼 쫓아오면
바다게들마냥 아무 구멍으로나
얼른 들어가야 한다는 학습

비정규노동자들이 올라간 고공농성장에서
가난한 노동자들은 언제든지, 새들처럼
하늘로 올라가 둥지도 틀 줄 알아야 한다는,
원숭이처럼 어디에라도 매달릴 줄 알아야 한다는 학습

대추리에서 용산에서
못난이들의 집은 언제나
개미처럼 쉽게 헐릴 수 있다는 학습
쫓겨나지 않고 버티면 죽을 수도 있다는 학습

그래도 잡은 손만은 꼭 놓지 말고
가야 한다는 학습 그렇게 밟히고도
엉겅퀴처럼 다시 일어나 싸우는 질긴 목숨들도 있다는
-64쪽

나의 모든 시는 산재시다-세계 산재노동자 추모의 날을 맞아

(...)
산재추방의 날에 읽을 시 한 편 써달라는 얘길 듣고
멍하니 모니터만 바라보고 있다
자본주의를 추방하지 않고
산업재해 없는 세상이 올 수 있을까
생각하면 이렇게 간단한데 그것이 왜 이다지도 어려울까
나와 우리가 진정으로 겪고 있는
가장 엄중한 산재는 이것이 아닐까
더 이상 희망을 말하지 못하는
다른 세계를 꿈꾸지 못하는
이 가난한 마음들, 병든 마음들
-72쪽

비시적인 삶들을 위한 편파적인 노래-붕어빵아저씨 고(故) 이근재 선생님 영전에

(...)
500여 노점상들을 거리에서조차 몰아내기 위해
31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는 고양시청
30명도 채 되지 않는 양민들의 생존권을 빼앗기 위해
150명의 폭력배를 고용한 일산구청
저항하면 공무수행 위반으로 구속하겠다는 경찰
폭력배를 고용한 관공서를 경찰이 보호하며
서민을 향한 사제 폭력이 공무로 수행되는 나라
(...)

-78쪽

너희는 고립되었다-기륭전자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투쟁에 부쳐

가난한 인력시장에서
불법으로 언제든 살 수 있는 64만원짜리 싼 기계들이 있었다
1년만 쓰다 새것으로 교체할 수 있는 기계들
그 기계들도 엉덩이를 가지고 있었고
발개지는 볼을 가지고 있었다

하루 여덟 시간 서 있기만 해도
돈을 벌어주는 희한한 기계들이었다
임대사용료가 터무니없이 싸고
사용 후 재처리 비용도 필요없었다
너희는 이 희한한 임대업에 맛 들여
일상 라인에는 파견직을 못 끄게 되어 있음에도
무려 200여대의 기계를 불법으로 빼곡이 들여놓았다
사장의 입이 기쁨에 찢어질 때,
기계들의 손발은 부르텄고 가랑이는 찢어졌다
-81쪽

도저히 참지 못해, 그들이
싸디싼 비정규기계가 아닌
하자 없는 정규사람임을 외쳤을 때
너희는 본보기로 수십대의 기계를 대책 없이 내다버렸다
불법으로 쫓겨날 수 없다고
일손을 멈추고 공장을 점거하자
너희는 용역깡패들을 채용했다
무섭지 않으냐고, 겁나지 않으냐고
허리를 부숴놓겠다고 위협했다

그것이 빛 때문일까 싶어 전기를 끊었고
수도를 끊었고, 밥 주던 것을 끊었다
숨소리 하나라도 새나갈까
철문 사이사이를 틈 하나 없이 꽁꽁 메웠다
혹 그것이 꿈 때문일까 싶어
그들의 미래에 22억원에 달하는 가압류 딱지를 붙였고
그것이 혹 총명한 지도부 몇 때문인가 싶어
경찰의 도움을 받아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수억짜리 감시카메라를 설치해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했지만
너희는 무엇도 찾을 수 없었다
(...)
-82쪽

이 냉동고를 열어라

불에 그슬린 그대로
150일째 다섯 구의 시신이
얼어붙은 순천향병원 냉동고에 갇혀 있다

까닭도 알 수 없다
죽인 자도 알 수 없다
새벽나절이었다
그들은 사람이었지만 토끼처럼 몰이를 당했다
그들은 사람이었지만 쓰레기처럼 태워졌다
그들은 양민이었지만 적군처럼 살해당했다

평지에선 살 곳이 없어 망루를 짓고 올랐다
35년째 세를 얻어 식당을 하던 일흔둘 할아버지가
25년, 30년 뒷골목에서 포장마차를 하던 할머니가
책대여점을 하던 마흔의 어미가
24시간 편의점을 하던 아내가
반찬가게, 커피가게를 하던 고운 손이
우리의 처지가 이렇게 절박하다고
호소의 망루를 지었다

돌아온 것은 대답 없는 메아리였고
너무나도 신속한 용역과 경찰의 합동작전이었다
여섯 명이 죽고 십여 명이 다치고
또 십수명이 구속되었다
이웃이 이웃을 죽였고
아들이 아버지를 죽였다는 것이었다
-96쪽

그렇게 여섯 명이 죽고도
이 사회는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소수의 시민들이 차벽과 연행에 맞서
추운 겨울부터 더운 초여름까지
어두운 거리에서 쫓기며 항의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그들 역시 수배되거나, 체포되거나, 소환당했다
용산참사를 말하는 것 자체가 금지되었다
용산참사를 추모하는 것조차 금지당했다

하루 이틀 날짜가 쌓여 다섯 달이 되었다
하, 유가족들의 피눈물이 다섯 달이 되었다
하, 죽어서도 무슨 죄를 그리 지어
저 하늘로 돌아가지 못한 날이 다섯 달이 되었다
그런데 민주주의 사회라고 한다
민주주의가 용산에서 아직도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는데
열린 사회라고 한다 억울한 죽음들이
다섯 달째 차가운 냉동고에 감금당해 있는데
살 만한 사회라고 한다
-97쪽

150일째 우리 모두의 양심이
차가운 냉동고에 억류당해 있다
150일째 이 사회의 민주주의가
차가운 냉동고에 처박혀 있다
150일째 이 사회의 역사가
차가운 냉동고에 얼어붙어 있다
이 냉동고를 열어라
이 냉동고에 우리의 용기가 갇혀 있다
이 냉동고를 열어라
이 냉동고에 우리의 권리가 묶여 있다
이 냉동고를 열어라
이 냉동고에 우리의 미래가 갇혀 있다
이 냉동고를 열어라
이 냉동고에 우리 모두의 소망인
평등과 평화와 사랑의 염원이 주리 틀려 있다

거기 너와 내가 갇혀 있다
너와 나의 사랑이 갇혀 있다
제발 이 냉동고를 열어라
우리의 참담한 오늘을
우리의 꽉 막힌 내일을
얼어붙은 이 시대를
열어라 이 냉동고를
-98쪽

너는 누구에게 물어보았니-MB에게 묻는다

(...)
그렇게 무너뜨리고 싶으면
노동자 농민 서민 도시빈민 실업자 비정규직들의 아픔 위에 도도히 선
저 흉악한 자본의 탐욕이나 무너뜨리렴
그렇게 뚫고 싶은 게 많으면
반백년 원한으로 막아선 저 분단의 철벽이나 뚫어주렴
그렇게 성장하고 싶으면 이제 그만 미국의 품에서 뚜벅뚜벅 걸어나오렴
신자유주의 착취와 소외, 폭력의 세계화 대열에서 벗어나
씩씩하게 독립해보지 않으련
더 많은 평화를 흐르게 하는 역사의 대운하라면
더 많은 평등을 실어나르는 사랑과 인내와 연대의 대운하라면
그 누가 말리겠니
그 누구든 작은 손이나마
뜰 삽으로 내밀지 않겠니
-104쪽

당신은 누구인가

당신은 학생이 아니다
졸업한 지 오래됐다
당신은 노동자다 주민이다
시민이다 국민이다 아버지다
가정에서 존경받는 남편이고
학부모며 집주인이다
환자가 아니고 죄인은 더더욱 아니다

그런데 당신은 이 모두다
아침이면 건강쎈터로 달려가 호흡을 측정하고
저녁이면 영어강습을 받으러 나간다
노동자가 아니기에 구조조정엔 찬성하지만
임금인상투쟁엔 머리띠 묶고 참석한다
집주인이기에 쓰레기매각장 건립엔 반대하지만
국가 경제를 위한 원전과 운하 건설은 찬성이다
한 사람의 시민이기에 광우병 소는 안되지만
농수산물 시장개방과 한미FTA는 찬성이다 학부모로서
학교폭력은 안되지만, 한 남성으로
원조교제는 싫지 않다 사람이기에
소말리아 아이들을 보면 눈물 나고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에는 반대하지만
북한에 보내는 쌀은 상호주의에 어긋나고
미군은 절대 철수하면 안 된다
도대체 당신은 누구인가?
-13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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