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도 만화책 이벤트였던 것 같은데 알라딘에서 당첨되었어요. 

그런데 저런 용도는 그냥 탁상 달력이나 다이어리로 이미 쓰고 있어서 저한테는 크게 필요하지 않은 것 같아요. 

혹시 요 와이드한 스케쥴러 필요하신 부운? 손 드시면 보내드립니다.  

학생에게 더 요긴할 것 같기도 하고요. 암튼... 누구 필요하신 분 계신가요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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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가방 2011-01-24 22: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세보기해서 봤는데... 달력 외의 기능에서 더 탐이 나는 물건이네요.
그치만... 우리집엔 달력이 넘 많아욤~~~
아이들 학교에서 학사력도 주거든요.
꼭 필요한 분께 가길 바래요...^^

따라쟁이 2011-01-24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저 주세요. (간만에 와서 이런거 막 탐내고 있다) ㅎㅎㅎㅎ

마노아 2011-01-24 22: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핫, 책가방님의 양보로 따라쟁이님께 배달되겠습니다아~
따라쟁이 님은 주소 3종 세트 남겨주세요.^^

2011-01-24 22: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1-24 22: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전호인 2011-01-25 09: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따라쟁이님 추카추카.
신년부터 나눔의 행복을 봅니다.^*^

마노아 2011-01-25 12:05   좋아요 0 | URL
소박한 나눔이지요.^^;;

하늘바람 2011-01-25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따라쟁이님 축하합니다

마노아 2011-01-25 12:05   좋아요 0 | URL
^^

무스탕 2011-01-25 14: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이즈가 크네요. 저도 그냥 탁상달력에 모든걸 쏟아부어서 패스~ ^^

마노아 2011-01-26 01:32   좋아요 0 | URL
그래서 '와이드'인가봐요.^^ㅎㅎ
제 책상엔 더 와이드 해요.^^

카스피 2011-01-25 2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전 달력위이 맥이 더 탐납니다.저 흰 노트북 맥이 맞지요^^

마노아 2011-01-26 01:32   좋아요 0 | URL
아이패드 등장 이후 맥에 대한 관심이 사라졌어요.ㅎㅎㅎ
 
한국 근대사 산책 3권 - 개화기편, 아관파천에서 하와이 이민까지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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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은 발췌해서 읽고 나중에 못 읽고 지나친 부분들을 채워 읽었다. 그래서 전체 흐름을 유려하게 읽기는 힘들었다.  

책은 공을 많이 들였고, 방대한 자료를 하나로 꿰어주어서 독자가 해야 할 공부와 수고를 많이 아껴주었다. 진심으로 고맙게 생각한다.  

유일한 옥의 티인 오타 문제는 그래서 편집자 탓이라고 굳게 믿고 있다. 가끔 비문도 찾아지는데 역시 편집자 잘못이다. 내 생각에 강준만 씨는... 퇴고를 안 하는 것 같다. ㅎㅎㅎ 그것까지 하기에는 너무 바쁘다고, 그 시간에 다른 책을 한 권 더! 쓰는 게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게 아닐까?  

56쪽 1990년대엔 여러 종류의 신문이나 잡지를 구비해>>>1890년대지 싶다.  

130쪽 첫 줄 "고종황제는 갑신정변이 일어난 1882년부터 18년 동안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심한 불면증에 걸려 있었다." 

갑신정변은 1884년이고, 1882년에 일어난 사건은 임오군란이다. 정황상 임오군란이 맞지 않을까? 그럼 연도의 오타다. 

137쪽 "그는 1864년 열한 살의 나이로 갑자기 왕좌에 오르게 되었는데..." 

고종이 왕이 된 것은 1863년 12월의 일로 그때 나이 12세였다. 음력 날짜라 혹시 이듬해 양력으로 표시한 것인가 싶기도 한데 그래도 나이가 맞지 않다.  

145쪽 69년 간, 그야말로 파란만장한 일생이었다.>>>흥선대원군은 79세에 죽었다.  

296쪽 세종과 세조 때 나온 경국대전에 따르면 >>> 경국대전은 세조 때 만들기 시작해서 성종 때 완성했다. 

334쪽에서 윗부분에선 동진 대장을 '강우백'으로 서술하고 아래 쪽에서는 '오대현'으로 서술했다. 둘 다 제주도 민란 지도부이긴 한데 대장이 둘이었다는 건지, 아님 서술을 잘못한 것인지 모르겠다. 워낙 오기가 많으니까 의심이 간다.  

338쪽 첫줄 지식인으로서 그 속의 고뇌를 잃어야 한다는 생각이 컸나보다.>>>'읽어야'가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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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사이 2011-01-24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예전에도 아틀라스 한국사에서 잘못된 부분을 척척 뽑아내는 마노아님을 봤지만,
여전히 놀라워요.

마노아 2011-01-24 21:54   좋아요 0 | URL
아틀라스 세계사였어요. 한국사는 소문(?)이 별로여서 못 봤어요. 으하하핫^^;;;
그때 사계절은 고맙다고 책도 보내줬는데 인물과 사상사에도 메일 한통 날릴까요? ㅋㅋ

순오기 2011-01-24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자랑 편집자~ 둘 다 책임이 있다고 생각해요.
척보고 오류를 잡아낼 독자만 읽는 건 아니기에 꼼꼼한 교정이 필요하니까~~~~

마노아 2011-01-24 21:54   좋아요 0 | URL
내용의 오류는 저자 잘못인데 단순 오타나 비문은 편집자 탓이라고 생각해요. 두번째로 읽는 사람이니까 한 번 더 걸러내야 하는데 말이죠. 어쩌면 첫번째 원고가 더 어마어마해서 걸러내고 이 정도일지도 몰라요. ㅎㅎㅎ

무스탕 2011-01-25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많은 오류에도 불구하고 별이 다섯개~~
근데 오류를 하나하나 보니 그야말로 '오타'가 대부분이네요. 조금만 더 신경을 써 줬더라면 120% 만족을 줬을텐데 아쉽네요.

마노아 2011-01-26 01:33   좋아요 0 | URL
뒤로 가면 문장이 말이 안 되는 것도 막 나와요. ㅋㅋㅋ
책에 들어간 수고와 땀이 커서 저럼에도 불구하고 별 다섯은 충분히 줘야겠더라고요. 덕분에 공부 수고를 많이 덜었어요.^^

카스피 2011-01-25 20: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궁금한것이 드라마를 보더라도 대원군이 10년간 섭정을 하다가 며느리인 명성황후에게 쫒겨났다 다시 임오군란을 잠시 정권을 잡았다가 청나라에 끌려가는데서 보통 끝나는데,실제 대원군이 어디서 죽었는지는 잘 안나오더라구요.마노아님 대원군이 청에서 죽었나요? 아니면 조선에 돌아와서 죽었나요?

마노아 2011-01-26 01:34   좋아요 0 | URL
임오군란 때 집권한 기간은 무척 짧아요. 44일 정도이던가? 암튼 청나라에 3년 간 잡혀있다가 돌아옵니다. 그 후로도 몇 번의 부침이 있어요. 끊임없이 정권을 다시 잡을 기회를 노리긴 했는데 잘 안 됐죠. 죽기는 조선에서 죽었습니다. 고종이 장례식에 불참했어요...;;;

카스피 2011-01-27 01:30   좋아요 0 | URL
음,그렇군요^^
 
한국 근대사 산책 2권 - 개화기편, 개신교 입국에서 을미사변까지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0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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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륭한 시리즈다. 1권은 조금 뻑뻑했는데 2권은 몹시 재밌었다.  

현대를 살고 있는 나로서는 근대의 문턱에 들어서고 있던 조선이 신선했다. 이 무렵에 세워진 신식 학교의 교복 사건, 체조 사건 등등이 말이다. 물론, 당대인들은 공포와 저항으로 몸살을 앓았지만. 

1권과 2권은 제속도로 읽었고, 3권부터 10권까지는 필요한 부분을 발췌해서 읽었다. 그래서 아무래도 흐름상 2권이 가장 몰입이 좋았던 것 같다.  가끔 그 몰입을 방해하는 오타와 오기 등등이 나를 괴롭혔지만. 

시리즈 전반에 걸쳐서 오타 문제가 심각하다. 쇄를 거듭하면서 좀 수정되었으면 한다.
(여태 수정이 되지 않은 게 꽤 불만이다.) 

105쪽에 사진 밑 설명에 제물포가 1883년에 개항했다고 나온다. 맞다. 그해에 개항했다. 그런데 1권에서는 1880년이라고 서술했다. 둘의 근거를 다르게 잡은 것인지, 오타인지... 해결해야 되겠다.  

110쪽 "한성에서 화상의 무역이 쇠퇴하기 되니 분산영업해서는 지키기 어렵다" 

189쪽 사진 밑에 '이산만'이라고 나온다. '아산만'으로 고쳐야 한다. 

245쪽 농상무과 공무의 양 아문을 >>>농상무와 

293쪽 결국 이노우에는 추임자로 미우라를 추천하고 >>>후임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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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0일
바르트 무이아르트 지음, 한경희 옮김 / 낭기열라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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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제목이 독특했어요. 12월 32일은 (노래로) 들어봤는데 1월 0일은 처음이었거든요. 원제는 '맨손'이래요. 그러고 보니 표지의 하얀 빛은 바로 맨손이었군요. 다시금 바라봅니다. 1월 0일이라고도 불린 맨손을요. 

두 소년이 나옵니다. 바르트(작가의 이름이기도 하군요!)와 베니. 두 아이는 쫓기고 있습니다. 때는 새해를 코앞에 둔 12월의 마지막 날. 게다가 해도 저물었어요. 춥고 두렵고 위험합니다. 쫓아오는 어른은 베트예만. 그는 한쪽 팔이 플라스틱으로 되어 있는 무지막지한 어른으로 묘사되어요. 아이들은 대체 왜 쫓기고 있는 걸까요. 누가 아이들을 해하려는 건지, 아님 아이들이 무슨 잘못을 저지른 건지 처음엔 알 수가 없습니다.  

동물도 나옵니다. 오리와 개. 오리는 아이의 손에서, 그리고 개는 어른의 손에서 죽습니다. 서로에게 소중한 존재가 상대방에 의해 죽어버린 거지요. 그래서 지금 아이들은 쫓기고 있고, 한 어른은 쫓고 있는 겁니다. 당장 내일은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는데, 이들은 한 해의 마무리를 이렇게 무시무시하게 치르고 있었어요. 대체... 누구 잘못일까요? 

작품의 시간적 배경은 앞서 말했듯이 12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한적한 시골 마을인 것은 알겠는데 날짜 외에는 어느 시간대인지 모르겠어요. 성냥불을 그어서 렌지에 불을 붙인다고 나오니 아주 옛날도 아니지만 요즘도 아닌 것 같아요. 느낌 상으론 우리네 석유곤로 피우던 그런 배경이랄까요? 아무튼 해는 이미 저물었고, 날은 춥고, 아이들은 지쳐 있고, 게다가 상처 받았습니다.  

아이들은 처음부터 베트예만 아저씨의 오리를 상하게 할 생각은 없었다고 했어요. 그런데, 정말 그런 생각이 없었을까요? 오리를 높이 던져버렸는데... 날지 못하는 오리를 높다랗게 던져서 떨어뜨렸는 걸요. 받아줄 생각이었다지만, 애초에 오리를 던지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을요. 아이들은 왜 죄없는 오리에게 화풀이를 했을까요? 거기엔 또 다른 사연이 숨어 있었습니다. 일주일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크리스마스 날 밤의 저녁 식사 말입니다.  

어떤 사건의 원인을, 까닭을 짚어나가다 보면 거기에 해당되는 어떤 이유들이 분명히 존재합니다. 아이가 화가 난 이유, 아저씨가 화풀이를 한 이유, 아이가 미워하는 이유가 모두 말입니다. 하지만, 하지만 말이죠. 화가 난다고 해서 아이를 손찌검 하면 안 되는 것처럼, 화가 난다고 해서 남의 집 오리를 던져서는 안 되었어요.  자기집 오리라고 해도 마찬가지죠. 내 오리가 죽었으니까 너의 소중한 개를 죽이는 것도 당연히 안 되는 일이었어요. 당신이 아이이든 어른이든, 당신이 상처를 받았든, 오래오래 외로운 사람이었든... 그것은 이유가 되지 못하는 겁니다.  

또 네가 아무리 어리다고 해도, 네가 싫어하는 사람이라는 이유로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 또 다시 같은 비극이 일어나서 하나밖에 남지 않은 팔마저도 못 쓰게 되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해서는 안 되는 거였어요. 철없는 아이의 즉흥적인 생각이라도 그런 건 생각도 하지 말고 입밖에 내서는 더 안 되었어요. 어리고 무지하다는 게 언제나 모든 일의 방패가 되어주지는 않아요. 좀 더 자라서 자신이 내지른 행보의 의미를 깨달을 때가 되면 더 많이 부끄러워질 거예요. 돌이킬 수 없기 때문에 더 아파질 겁니다. 세상에는 그렇게 어떤 일의 절대적 이유가 될 수 없는 일들이 분명히 있는 법이거든요. 

한 명은 칼로, 한 명은 맨손으로 공통의 원수를 손봐주기로 아이들은 결심합니다. 살려주는 대신 '벌'은 주어야 한다나요. 맙소사. 이 아이들을 어쩌면 좋을까요. 게다가 그 명분을 죽은 개 엘머를 위해서라고 갖다 붙입니다. 폭력은 필연적으로 비겁함을 동반하지요.  

확실히 사랑하는 개 엘머를 잃은 바르트는 좀 더 주저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이쪽이 베트예만 아저씨와의 은원이 직접적으로 쌓여 있으니 동기도 더 가깝지만 그래서 냉정해질 수 없습니다. 아이의 외투 속에는 차갑게 식은 엘머가 품에 갇혀 있고, 아이는 충분히 지쳐 있습니다. 신발의 한 켤레 같은 단짝 친구지만 베니의 장단을 제 속도로 맞춰줄 수가 없어요. 반면 베니는 좀 더 그 시간에 몰입되어 있습니다. 혹시 이것을 하나의 '모험'으로 생각하는 걸까요? 아님 사냥? 

베니는 자신에게 울타리가 있다는 것을 압니다. 베니의 어머니죠. 따뜻하고 현명한, 무엇보다도 어른스러운 엄마예요. 오늘은 한 해의 마지막 날이고, 내일은 새해이니까 지금 이래서는 안 된다고 차분히 말해줄 줄 아는 분이었어요. 아무리 잘못한 게 있어도 아이들에게 폭력을 휘둘러서는 안 된다고 엄하게 말씀해 주시는 분이었죠. 뿐아니라 자기들과 같은 그런 가족 울타리가 없는 베트예만 아저씨의 외로움도 이해하시는 분입니다. 나쁜 버릇을 고쳐야 한다고 말해주는 이도 없고, 고쳐야 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하고 살아온 사람에 대한 연민을 지닌 분이에요. 그렇게 따뜻한 엄마의 보호를 받는 베니는, 그래서 아이러니하게도 좀 더 버릇도 없고 무책임하고 철도 없습니다. 슬픔을 달래고, 잘못을 반성하고 복된 새해를 맞이하려는 결심 같은 것은 찾아볼 수가 없어요. 너의 그 치기 어린 행동은 우정이 아니라 '독'이라는 것을, 아이도 언젠가는 알게 될까요?  

작품은 길지 않습니다. 142쪽이 끝이에요. 하루도 아닌 반나절 정도의 시간을 배경으로 한, 등장인물도 몇 되지 않고, 사건도 단 하나일 수 있는 그런 이야기이지요. 그렇지만 짧은 이야기 끝에 깊은 생각을 낳게 됩니다. 그들 사이에 오고 간 폭력에 대해서... 그들의 미움과 설움에 대해서...  인간의 도리로 넘지 말아야 할 선에 대해서... 그리고 몸이 아닌 마음의 성장, 참 어른됨에 대해서 말입니다.  

문장도 참 좋았습니다. 허세와 허영이 전혀 들어가 있지 않은 솔직한 문장들이었어요. 동시에 해당 인물의 실제 목소리로 들렸다는 게 더욱 좋았습니다. 번역의 힘도 들어가 있을 거예요.  

   
  딴 생각을 해봐. 아무거나 말이야. 그래도 훌쩍거리지는 마. 네가 울면 이 모든 게 네 잘못이라고, 네가 후회하고 있다고 말하는 거랑 똑같은 게 되니까. 어차피 베트예만은 네 말을 들어주지 않을 거라고. 베트예만은 네가 미안해하든 말든 널 때릴 거야." -33쪽  
   

양파 껍질을 하나씩 하나씩 벗기듯 조금씩 드러나는 진실을 지켜보는 것도 몹시 흥미 있었습니다. 하지만 진실이 드러났다고 해서 책임 소재가 분명해지는 것은 아니었어요. 그들은 서로에게 잘못했고, 똑같이 나빴어요. 그걸 알아차리는 것은 시간 차가 조금 있겠지만요.  

베니의 엄마가 그랬지요. 새해가 괜히 있는 게 아니라고... 모든 게 새롭게 시작되어야 한다고... 동의합니다. 마침 글밖 세상의 시간도 새해를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아요. 1월 1일이 되면 몸도 마음도 새출발 하는 게 좋습니다. 어제의 나와 오늘의 나는 하루 차이밖에 나지 않지만 마음가짐은 훨씬 다르지요. 그렇게 조금씩 성장해 가는 게 옳아요. 그게 반듯한 겁니다.  

아직은 1월 0일.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하지만 늦은 것도 아니에요. 정신을 차려봐요. 일단은 슬퍼하는 게 맞습니다. 소중한 누군가가 영영 이별을 고했으니까요. 게다가 당신의 책임이 제일 크니까요. 하지만 당신이 슬픈 만큰 저 사람의 슬픔도 인정해 주어야 합니다. 누가 먼저 잘못을 했건, 누가 먼저 상처를 주었건, 그게 중요한 게 아니에요. 같이 상처를 치유하는 게 중요합니다. 되풀이 하지 않아야 하고요. 무엇보다도... 미안하다고 해야 합니다. 당신이 힘든 걸 알아요. 모두가 미안하다고 말하는 것을 어려워 합니다. 그래도 해야 해요. 그래야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으니까요.  

당신만큼 아픈 저 사람의 상처가 눈에 들어온다면, 그 울림과 떨림이 느껴진다면 1월 1일은 보다 가까워진 겁니다. 새출발 할 수 있어요. 지금, 듣고 있어요? 이건 폭력과 상처에 대한 이야기에요. 그리고, 당신과 나의... 우리의 이야기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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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01-25 12: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정말 너무나 근사한 리뷰에요. 굉장히 식상한 표현이지만 저는 '책 보다 마노아님의 리뷰가 더 좋네요.' 게다가 문장 하나하나 다 제가 동의할 수 밖에 없는 문장들이에요.

폭력은 필연적으로 비겁함을 동반하지요, 라는 문장은 특히 더요.
아이들은 아저씨의 오리한테 그러면 안되는 거였어요. 아저씨도 아이들의 개한테 그러면 안되는 거였지만요.

마노아님의 이 리뷰가 정말 무척 좋아요!

마노아 2011-01-25 12:47   좋아요 0 | URL
헤엣... 다락방 님이 좋아해 주시니까 막 우쭐해져요. 뿌듯하고요. 어깨 쫙 펴고 머리 좀 쓰다듬어야겠어요. 베시시^^;;

다락방 님의 40자 평도 좋았어요. 등장 인물들에게 연민을 느껴요. 오리와 개에게도요. 아이들 불러다가 때쮜! 해주고 싶었어요.(>_<) 이 책은 내용도 좋았지만 짧아서 더 좋았어요.^^
 
청동종 네버랜드 Picture Books 세계의 걸작 그림책 161
헤르베르트 홀칭 그림, 오트프리트 프로이슬러 글, 조경수 옮김 / 시공주니어 / 2005년 3월
구판절판


왕도둑 호첸플로츠로 유명한 오트프리트 프로이슬러의 글이다. 작가 때문에 독일 문학으로 분류되어 있는데 내용은 '러시아'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옛날 러시아에서 한 농부가 밭을 갈다가 쟁기가 무언가에 부딪히는 걸 느꼈다.
땅바닥에 드러난 청동 고리가 빼꼼 보인다.
끙차~ 꺼내보니 이렇다.

세상의 그 어떤 종보다도 크고 무거운 청동종.
마을 사람들은 청동종의 출현을 기적으로 보았다.
나무탑을 지어 청동종을 매달았다.
종에 새겨진 무늬는 용을 무찌르는 성자 게오르기다.
청동종은 일 년에 열두 번, 마을에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울렸다.
커다란 종소리는 이웃 마을까지 울려 퍼졌고,
종소리는 사람들의 마음에 위안을 주었다.
걱정을 잊게 하고 외로움을 달래주고, 병을 가볍게 해주고 용기도 북돋아 주었다.
놀랍고도 신비한 청동종.
이제 청동종은 그 소리를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선물이 되었다.

소문은 널리 퍼져 욕심 많은 황제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인상부터가 딱! 욕심쟁이라고 적혀 있다.
황제의 화려한 궁 무늬, 옷의 장식, 머리의 관 등이 인상적이다.
이런 게 러시아 스타일이구나.
황제 옷에 있는 성직자들 그림은 러시아 정교의 성자들이겠지?

황제는 명을 내려 청동종을 자신의 성으로 가져가려고 한다.
병사들이 튼튼한 수레에 청동종을 실어 말 여섯 마리로 하여금 끌게 했다.
하지만 수레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황제는 황소 열두 마리로 수레를 끌게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수레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단 한 뼘도!

말도 못해내고 황소도 아니 되고, 이번엔 병사들까지 동원했지만 누구도...
무엇도 청동종이 담긴 수레를 움직일 수 없었다.
이쯤 되면 이건 청동종의 의지라고 할 수밖에.
황진이의 집앞을 떠나지 않았다는 관이 생각난다.
하지만 황제는 청동종을 달래거나 설득할 생각이 없다.

나를 위해 울릴 수 없다면 누구를 위해서도 울려서는 안 된다는 게 황제의 생각!
딱 생긴 것처럼 생각한다.
이런 황제가 다스리는 나라의 백성들이 얼마나 힘겹게 살고 있을 지는 안 봐도 구만 리!

그렇지만 청동종의 기적은 끝나지 않았다.
처음 청동종을 발견했던 이반은 잘게 부서진 청동 조각을 다시 원래 있던 들판에 묻어둘 생각이었다. 그런데 들판에 작고 귀여운 청동종이 가득한 게 아닌가.

이반은 청동종을 모두 주어와서 이웃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말들이 썰매를 끌고, 그 말과 썰매에는 작은 청동종이 달려 있다.
커다란 청동종이 울리던 소리보다는 작을 테지만 끊임 없이 쉼 없이 곳곳에서 청동종의 은은한 소리가 울려퍼질 것이다.
황제는... 배아파서 죽겠다.^^

말이 마차를 끄는 게 아니라 썰매를 끄는 것도 러시아답다.
그림을 통해서 러시아 사람들의 복장도 눈여겨 볼 수 있고 전통 문양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판화로 제작한 그림처럼 보였는데 판화 그림이라는 설명은 나오지 않는다. 안 한 건지, 아니면 사실이 아닌 건지 알 수가 없다.
아무튼, 부러 투박하게 표현해 낸 그림이 추운 나라의 소박하고 정이 많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걸맞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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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1+1 그 이상을 주는 독!
    from 그대가, 그대를 2011-02-02 20:12 
    얼마 전에 읽은 '청동종'을 연상시키는 우리의 옛 이야기다.어느 마을의 순박한 농사꾼 하나가 밭에서 큰 독 하나를 파내었다. 딱히 볼품도 없었던 평범한 독이었지만 이 독은 신기한 능력을 갖고 있었으니... 바로 1+1 대박 생산 능력이라고 하겠다.괭이 자루 하나를 넣어놨더니 독 안에 똑같은 괭이 한 자루가 더 있는 게 아닌가. 놀라서 괭이를 꺼내 보면 그 안에 괭이가 또 있다. 오오, 심봤다!!!옆전 한 닢으로 실험을 해보아도 똑같은 결과가 나온다. 대
 
 
무해한모리군 2011-01-24 17: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동화책은 뭔가 색감이 환상적이예요!
인쇄술이 저어릴때보다 정~~~~~~~말 발달했나봐요.

마노아 2011-01-24 17:19   좋아요 0 | URL
그림에 매료되어 자꾸 그림책을 찾게 되나봐요. 은근 중독성이 있어요.^^

책가방 2011-01-25 15: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황제 자신이 만백성 중의 한사람이 되어야 함을... 왜 모를까요..??
그리하면 함께 나눌 수 있을텐데.. 작은이야기 큰 깨달음입니다...^^

마노아 2011-01-26 01:37   좋아요 0 | URL
황제까지 올라가지 않더라도 제 손에 쥐고서 자기 혼자서만 좋은 걸 독점하려는 모든 사람에게 교훈이 되었으면 해요. 나누면 저렇게 기쁨 두 배의 갑절의 갑절인데... 사람이 어리석어 그걸 모를 때가 많아요.^^;;

카스피 2011-01-25 2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러시아에서 황제가 저런 모자를 쓰는것은 대체로 타타르족의 지배를 받던 시대나 그 이후 같네요.영화 이반 뇌제에서 이반 4세가 저런 모자를 쓴것을 본 기억이 얼핏 납니다.
그리고 황제 옷에 있는 사람들은 보통 기독교 성자들로 저런 그림을 이콘이라고 부른다고 하더군요.이콘은 슬라브족이 많이 믿는 그리스 정교의 독특한 기독교 미술이지요^^

마노아 2011-01-26 01:38   좋아요 0 | URL
오, 전문적인 이야기! 영화 이반 뇌제는 재밌나요?

카스피 2011-01-27 01:29   좋아요 0 | URL
ㅎㅎ 그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