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머니 일공일삼 6
페터 헤르틀링 지음, 페터 크노르 그림, 박양규 옮김 / 비룡소 / 1999년 3월
평점 :
절판


친구의 딸은 이제 4학년과 2학년이 되었다. 어떤 책을 선물할까 책장을 훑아보다가 이 책이 눈에 들어왔다. 1013이라고 하니 딱 적당해 보인다.  

1976년에 독일 청소년 문학상 수상작이라고 한다. 확실히 1차 2차 세계 대전을 경험한 할머니가 나오는 것을 보고 꽤 오래전 이야기일 거라고 생각했다. 오래되어서 감동의 빛이 바래진 건 물론 아니다. 

에르나 비텔 부인이 예순 여섯 살이었을 때 아들 부부가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그리하여 손자는 할머니가 돌보게 되었다. 아이의 이름은 칼 에른스트인데 처음부터 줄곧 칼레라고 불리었다. 칼레가 할머니와 함께 살게 되었을 때는 고작 다섯 살이었다. 할머니는 무척 가난했지만 손자를 고아원에 보낼 수는 없다고 생각했다. 승강기가 없는 아파트의 5층에 살면서 할머니는 무거운 다리로 열심히 아이를 돌보셨다. 

할머니는 칼레의 아버지를 아주 어린애처럼 취급하곤 하셨고, 아빠와 엄마를 모두 별명으로 불렀지만 칼레에게는 그러지 않으셨다. 할머니는 어린 손자를 조심스럽게 대하셨다. 그 부분이 무척 마음에 들었다. 존중받는 느낌이 들어서 말이다. 

어린 아이와 사는 일은 긴장되고 피곤한 일상의 연속이었다. 틀니를 보고 놀라는 아이에게 설명도 해주어야 했고, 엄마에게 음식을 후루룩 소리나게 먹으면 안 된다고 교육받은 아이 덕분에 뜨거운 커피를 소리내지 않고 마시느라 애를 먹기도 하셨다. 그렇지만 할머니가 손자를 오냐오냐 키운 것은 아니다. 야단쳐야 할 때는 야단도 쳐주시고, 편을 들어주실 때는 또 확실히 편도 들어주셨다. 가게에서 칼레가 오이를 만지자 가게 주인이 더러운 손으로 만지지 말라고 하자 할머니의 대답이 걸작이다. "저 오이를 칼레 손만큼 자주 씻어 주었나요?"  

혀짧은 소리를 내는 친구를 보고 배꼽 잡고 웃는 칼레에게 할머니는 주의를 주셨다. 누구에게나 흠은 있는 법이라고. 자기는 흠이 없다고 바로 대답하는 칼레에게 할머니가 말씀하신다. "없다고 말하는 그게 바로 네 흠이야!" 그러면서 당신에게도 흠이 있다는 것을 말씀하시는 할머니. 

할머니와의 일상은 세대차이로 인한 갈등도 많이 있었다. 아이는 할머니가 몇 십년 전 일을 흐뭇하게 말씀하시는 것이 지루하고 재미도 없고 같은 말 또 듣는 것도 따분하다. 하지만 할머니는 추억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를 설명하신다. 현재가 늘 최고는 아니라고... 추억을 이해하기엔 칼레가 너무 어리지만, 훗날 자신에게도 추억이라는 것을 되새김할 때가 되면 칼레는 할머니와의 추억이 최고의 자산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이제 칼레는 부모님과 보낸 시간보다 할머니와 보낸 시간이 더 많아질 테니까... 

빠듯한 형편이었지만 할머니는 칼레에게 보다 넓은 세계를 보여주기 위해 안간 힘을 쓰셨다. 노구를 이끌고 여행을 다녀오셨고, 아이가 다칠까 봐 걱정했지만 축구 수업도 받게 하셨다. 아이가 다쳤을 때는 전단지 돌리는 일도 폐하고 아이의 곁을 지켰다. 아이 앞으로 온 편지가 궁금했지만 프라이버시를 위해서 먼저 뜯는 실례를 범하지도 않았다. 가끔 주책을 부리실 때도 있지만 그 조차도 할머니는 귀여우셨다. 칼레는 할머니의 사랑과 헌신으로 열 살까지 성장했다.  

그 무렵에 할머니께서 많이 아프셨다. 감기였지만 늙고 쇠약한 몸에는 이겨내는 데에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했다. 칼레가 열 살이 되었다는 건 할머니가 벌서 일흔을 넘기셨다는 얘기이니까. 할머니도 칼레도 급작스런 이별에 대한 대비가 필요했다. 할머니를 잃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 아이를 또 혼자 남겨둘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그들을 얼마나 공포스럽게 했을지 충분히 그려졌다. 다행히 위기는 넘겼지만, 마음의 대비가 필요함을 서로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더 애틋하고 돈독해질 수밖에 없는 두 사람이다. 

책은 칼레와 할머니의 에피소드를 소개하고 그 때마다 할머니의 속말 코멘트가 부록처럼 따라온다. 할머니의 진심을 잘 전달해주는 좋은 방법이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샬롯 졸로토의 '우리 동네 할머니'가 떠오른다. 할머니와 할아버지에 대한 좋은 책을 많이 본 것 같은데 리스트를 함 만들어봄직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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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1-03-28 03: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할머니,할아버지 하면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이 제일 먼저 떠올라요.
리뷰를 보니 이 책도 재밌겠는걸요~
이런 책, 책의 정보는 어디서 구하세요?
저 위의 '실과 흔적' 저도 찜해 놨어요~^^

마노아 2011-03-28 10:03   좋아요 0 | URL
이 책은 서지 정보만 보고서 구입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좋았던 책이에요.
내 영혼이 따뜻했던 날들도 참 좋았어요. 작가에 대한 이야기를 나중에 듣고 엄청 충격 받았어요.
그런데도 여전히 작품은 좋지만요.^^
저 꿈에 양철댁님이 나왔어요.(>_<)

sslmo 2011-03-29 14:38   좋아요 0 | URL
작가가 뭐 KKK단이었다나 그랬죠?
전 뭐 신경 안 써요, 정말로 그가 인종주의자였다면 저런 책을 쓸 수 없었다고 생각하거든요~

복권 사셔야 겠네요, 분명 돼지꿈이었을 거예요~^^

마노아 2011-03-29 15:10   좋아요 0 | URL
맞아요. 작가가 인종주의자라는 게 거짓말로 들릴만큼 작품의 감동이 컸어요.
또 다른 책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저 책은 참 좋은 추억으로 남아 있어요.
으하하핫, 돼지꿈은 아니었지만 아무튼 기분 좋은 꿈이었어요.^0^

진주 2011-03-28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리뷰 썼던 기억나네요.
독일 할머니라서 그런지 참 이성적이다란 생각이 들었어요.
한국의 할머니는 한마디로 情인데!

마노아 2011-03-28 22:02   좋아요 0 | URL
저는 독일 할머니 치고는 생각보다 정감어리다 생각했어요. 우리나라 할머니를 떠올리니 영화 '집으로'가 떠올라요. 유승호군이 그때 참 어렸는데...ㅎㅎㅎ
 

제 1307 호/2011-03-21

스위치 끄듯 원자력발전소 끌 수 없을까?
“지진해일이 몰려옵니다.”

경보가 있고 10분이 지나자 높이 10m의 거대한 파도가 몰려왔다. 물살은 순식간에 마을을 덮치고, 자동차를 집어삼켰다. 순식간에 일어난 사고로 많은 사상자가 나왔다. 건물이 무너지고 길도 끊어졌다. 마을은 유령 도시처럼 변했다. 전기공급과 통신이 중단돼 살아남은 이의 안전도 위협했다. 2011년 3월 11일 오후 3시경, 규모 9.0의 지진이 빚어낸 재앙이었다.

일본 도호쿠(동북) 지역에서 일어난 이번 지진은 지난 140년 동안 일본에서 관측된 지진 중 가장 강력했다. 1923년 9월 14만여 명의 사망자를 낸 간토 대지진의 규모는 7.8이었고, 1995년 1월에 일어난 고베 대지진의 규모도 7.2였다. 이 지진의 여파로 규모 5.0 이상의 지진이 10여 차례 이상 이어지기도 했다. 일본 전역이 지진 공포로 들썩였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다른 데 있었다. 지진해일로 멈춰 버린 후쿠시마현 오하나마 원자력발전소다. 지진파의 충격을 받은 원자력발전소는 심하게 흔들렸고, 전기 공급이 중단됐다. 이에 일부 원자로의 냉각장치가 멈췄고 방사성 물질이 유출될 위험이 생긴 것이다. 원자력발전소에서 냉각수의 순환이 멈추면 연료봉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3월 12일에는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의 1호기 건물 일부가 붕괴됐다. 13일에는 3호기 건물이 훼손됐고, 이들 사고로 방사성 물질이 외부로 빠져나왔다. 15일에는 2호기의 격납용기 장치가 파손됐고, 4호기에서 화재도 잇따랐다. 16일에는 3호기의 격납용기가 파손됐다. 5호기와 6호기도 계속 온도가 올라가고 있다. 일본은 ‘최악의 방사능 공포’에 떨고 있다.

‘지진해일로 전기가 끊어졌다’는 사실이 이렇게 무서운 상황으로 연결될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대체 원자력발전의 원리가 무엇이기에 전원공급이 중단됐는데도 폭발 위험이 있는 것일까? 스위치 끄듯 원자력발전소를 끌 수는 없는 걸까?

● 핵분열 열로 전기 만들어… 냉각수 필수

원자력발전은 원자핵이 분열할 때 나오는 에너지로 전기를 만드는 방식이다. 원자핵은 원자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데, 원자 중에는 원자핵이 중성자와 부딪치면 쉽게 쪼개지는 것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우라늄’이다. 원자핵이 둘로 쪼개지면(핵분열) 엄청난 에너지가 생긴다. 이때 2~3개의 중성자가 빠져나오고 다른 핵과 부딪쳐 다시 핵분열을 일으킨다. 이를 핵분열 연쇄반응이라고 한다. 이때 나오는 에너지(열)로 증기를 만들고 터빈을 돌리면 전기를 얻을 수 있다.

핵분열이 일어나는 원자로는 노심(爐心·Reactor core)과 이를 보호하는 격납용기로 돼 있다. 노심은 격납용기 내에 우라늄과 같은 핵연료가 장착된 가운데 부분을 말한다. 여기는 보통 핵연료봉(우라늄), 냉각재(물), 연료 제어봉, 감속재 등으로 구성된다. 원자로에서 핵분열이 진행되면 온도가 높아지고 방사성 물질도 나온다. 냉각재는 열을 식히고 방사성 물질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막는 역할을 담당한다. 따라서 원자력발전 과정에서 냉각 과정은 아주 중요하다.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는 냉각 과정에 문제가 생겨 폭발했다. 전기가 끊어져 원자로에 더 이상 냉각수를 공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원자로는 정지해도 열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스위치 끄듯 간단하게 멈출 수 있는 장비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이 열기 자체는 매우 강해서 그대로 두면 연료봉을 녹일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냉각수가 공급돼야 한다. 그러지 못하면 기존에 있던 물이 증기로 변한다.

물이 수증기로 변하면 부피가 약 1700배 커진다. 이 때문에 원자로 내의 압력이 커졌고, 제한된 공간에 수증기가 가득차서 빵빵해진 것이다. 이대로 두면 폭발할 위험이 있어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는 수증기를 밖으로 빼냈다. 덕분에 원자로 안의 압력은 낮아졌지만 수증기와 함께 세슘 같은 방사성 물질이 밖으로 나왔다.

● 핵연료봉, 냉각재→격납용기→콘크리트 격벽으로 감싸

방사성 물질은 동식물의 몸에 치명적인 영향을 준다. 한번 방사성 물질에 노출되면 수십년 또는 수세대에 걸쳐 불임증이나 백내장, 탈모, 유전병 등 심각한 부작용도 일으킨다. 또 골수암, 폐암, 갑상선암, 유방암 등 각종 암을 유발할 수 있다. 주로 호흡하거나 방사성 물질이 녹아 있는 물을 마실 때 몸속으로 들어와 체내에 쌓인다.

이 때문에 원자력발전소는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한다. 우선 물 같은 냉각재가 핵연료봉을 감싼다. 다음에는 격납용기가, 더 바깥에는 콘트리트 격벽이 버티고 서 있다. 방사성 물질이 밖으로 새어나가지 못하도록 겹겹이 둘러싼 것이다. 하지만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는 전기가 중단되면서 이런 벽들이 하나씩 무너지고 있다.

냉각수가 중단되자 핵연료봉이 섭씨 2,000~3,000도로 뜨거워졌고, 열 때문에 원자로에 있던 수증기가 분해되면서 수소도 많아졌다. 반응성이 좋은 수소가 원자로를 감싸고 있는 건물 윗부분에 몰리자 폭발했고, 1호기와 3호기 건물을 파손시켰다. 가장 바깥에 있는 콘크리트 격벽에 구멍이 생긴 것이다.

2호기는 냉각재와 콘크리트 격벽 사이에 있는 격납용기 장치에 문제가 생겼다. 격납용기의 압력을 억제하는 부분인 ‘압력억제실(Surpression Pool)’ 설비 근처에서 폭발이 발생했다고 추정된다. 3호기의 경우 원자로 격납용기 자체가 손상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됐다.

4호기는 지진 발생 당시 운전이 정지됐지만, 원자로 내부에서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하고 있었다. 사용후핵연료는 원자로에서 일정 기간 사용하고 빼낸 핵연료를 말한다. 핵연료는 압력용기나 격납용기 안에서 폭발하지만 사용후핵연료는 상온 공기 중에서 불이 붙을 수 있어 더 위험한 셈이다. 또 사용후핵연료는 건물 외벽 하나만으로 방사성 물질을 차단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사용후핵연료는 격납용기 외부에 있는 수조 안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물론 최악의 상황이 와도 체르노빌 사고 같은 상황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체르노빌 폭발사고 당시에는 핵연료봉을 둘러싼 격납용기가 없었다. 이 때문에 방사성 물질이 중심부부터 뿜어져 나왔다. 또 폭발도 노심 전체에서 일어나 유럽 전체에 방사성 물질이 퍼지게 됐다.

이와 달리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는 겹겹이 둘러싼 벽을 방사성 물질을 차단하고 있다. 환경단체 그린피스에 따르면 최악의 경우에도 방사성 물질이 대기권 상층부까지 올라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상황이 어떻게 진행될지는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

최첨단의 과학기술을 자랑하는 일본도 자연재해 앞에서는 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과학기술 덕에 이만큼이나 대응하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겹겹이 쌓은 방호벽만큼 단단한 일본의 과학기술이 일본을 다시 일으켜 주길 바란다.

글 : 박태진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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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1-03-26 03: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학향기 오랜만에 봅니다^^;;
즐거운 주말 되세요~ ^^

마노아 2011-03-26 11:25   좋아요 0 | URL
1.2월 두 달 쉬고 3월부터 다시 연재인데 깜박했다가 새벽에 생각나서 옮겨왔어요.
후애님도 주말 즐겁고 편안하게 보내셔용~

카스피 2011-03-27 00: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전은 계륵같지만 앞으로도 더욱 더 생길수 밖에 없습니다.석유나 석탄은 점점 감소해가므로 화력 발전은 더이상 힘들고 수력역시 그 한계가 있고 인구가 늘어나면서 전력 사용량은 계속 늘어나니 환경론자들이 아무리 반대해도 현실적으로 원전을 짓지 않을수가 없네요ㅜ.ㅜ

마노아 2011-03-27 01:29   좋아요 0 | URL
원전이 안전하다고 설득할 때는 어쩔 수 없다고 여겼겠지만 지금처럼 이렇게 위험하다는 것이 밝혀진 이상 어쩔 수 없으니 계속 쓰자고 하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원전은 핵무기만큼이나 다같이 없애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무기를 만들기 위해서 들이는 노력과 시간과 돈이라면 대체 에너지를 만들거나 더 쉽게 이용할 수 있게 방향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요? 결국은 원전으로 더 많은 돈을 버는, 그렇지만 더 안전하게 사는 사람들의 핑계라고 생각해요.
 



제 1294 호/2011-03-07

구제역 여파 침출수, 왜 위험할까?
‘꽃피는 봄이 오면….’
추운 겨울이 지나고 따뜻한 봄이 오면 개나리 벚꽃 목련 등 형형색색의 꽃들이 얼굴을 드러내며 봄의 축제가 시작된다. 꽃들은 저마다 자신들의 아름다움을 한껏 뽐내려고 꽃망울을 틔운다. 하지만 올봄은 구제역으로 매몰된 가축에서 나온 침출수로 인해 아름다운 축제가 자칫 얼룩질 수 있겠다.

2011년 2월 26일까지 구제역으로 매몰된 소와 돼지의 수는 342만여 마리. 국내에서 사육하는 숫자의 25%가량이다. 현재 이들의 무덤은 전국 4,400개에 달한다. 전문가들은 여기서 나오는 침출수가 6만 3,000톤 정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1.5L 페트병 4만 2,000개를 가득 채울 수 있는 양이다.

이렇게 생긴 침출수는 땅속으로 스며들거나 지상으로 유출돼 ‘2차 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 그렇다면 침출수는 정확히 무엇이고, 왜 위험하다고 하는 것일까?

침출수는 매몰지 안에 묻은 가축의 사체가 부패되면서 나오는 썩은 물과 핏물 등이 합쳐져 만들어진다. 음식 쓰레기가 썩을 때 나오는 물과 비슷하다. 소나 돼지 등의 가축은 몸무게의 70%가 물로 이뤄져있다. 물은 세포나 혈액, 체액을 이루는 주요 구성성분이다.

사체가 부패되면 세포나 혈관 등이 파괴된다. 이 때 안에 있던 수분이 밖으로 빠져나오게 된다. 무게가 500kg인 소를 묻었다면 몸무게의 70%인 350L의 물이 만들어진다. 특히 소는 수분이 몸 밖으로 빠져나오기 쉽다. 내장에서 발생한 가스로 인해 사체가 부풀어 터지는 것을 막기 위해 배를 갈라 묻기 때문이다.

침출수는 사체를 묻은 지 일주일 뒤부터 서서히 생긴다. 구제역 매몰 매뉴얼에 따르면 가축을 묻기 전에 매몰지 밑바닥에 이중비닐을 깔도록 하고 있다. 침출수가 유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또한 매몰지보다 낮은 곳에 작은 구덩이를 만들어 고인 침출수를 재처리하도록 하고 있다.

최근 침출수가 문제가 된 이유는 구제역 매몰 매뉴얼에 따라 매몰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가축을 매몰지에 묻기 전에 가축을 안락사 시키는 것이 원칙이다. 하지만 산 채로 묻는 경우가 많았다. 매몰 가축 수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는데 매몰지에 투입되는 인력이 부족했던 탓이다. 가축을 산 채로 묻으면 가축이 발버둥치면서 매몰지 바닥에 깐 이중비닐이 찢길 가능성이 매우 높다. 가축 사체가 부패하면서 생긴 침출수는 찢긴 비닐 사이로 유출돼 지하로 흘러든다.

이렇게 지하로 흘러든 침출수가 문제가 됐다. 그 이유는 지하수를 오염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소나 돼지의 장(腸)과 장 속 배설물(분변)에는 수많은 미생물이 서식한다. 전문가들은 분변(糞便) 1g 안에는 1억 마리 이상의 미생물이 살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는 인간에게 설사병이나 장염을 일으키는 대장균, 살모넬라균 등도 포함돼 있다. 가축 사체가 부패하는 동안 해로운 미생물이 증식을 하다가 침출수에 섞여 나온다.

만약 침출수가 지하로 흘러들어 지하수를 오염시킨다면? 이 지하수를 마신 사람들은 병에 걸릴 가능성이 크다. 예를 들어 ‘O-157’ 대장균에 감염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으며 가축에게 설사병을 일으키는 ‘K88’ 대장균은 면역력이 약한 어린이나 노인에게 치명적이다.

특히 날씨가 따뜻해져 얼어있던 땅이 녹으면 가축 사체의 부패가 더욱 빨리 일어난다. 3월이 되면 더 위험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전문가들은 사체의 부패가 빨라지면 침출수 역시 더 많이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봄비, 장마 등도 상황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비가 내려 대량의 물이 매몰지로 들어가면 이 물에 침출수가 섞여 지하수나 인근 하천으로 들어갈 수 있다. 산비탈 등에 만든 매몰지가 무너지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많은 우려와는 달리 사람들이 마시는 수돗물은 안전하다. 침출수가 상수원으로 흘러들어가도 염소 소독 등 해로운 미생물을 죽이는 정수과정을 여러 번 거쳐 수돗물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지하수다. 지하수는 별도의 정화시설을 거치지 않는다. 매몰지 인근에 흐르는 지하수에는 해로운 미생물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도 굳이 지하수를 마셔야한다면 100도 이상에서 끓여 마시는 편이 좋다. 세균이나 바이러스는 열에 매우 약해 온도가 높아지면 모두 죽기 때문이다. 가령 구제역 바이러스는 70도에서 15초만 노출돼도 사멸(死滅)한다.

구제역 침출수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없는 걸까? 전문가들은 침출수로 오염된 지하수를 지상으로 끌어올려 정화시킨 다음 다시 지하에 넣는 ‘양수처리법’을 하나의 대안으로 본다. 이 방법은 하수처리장에서 사용하는 여러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정수효과가 뛰어나다. 오염된 지하수가 흐르는 지하 3~5m에 ‘반응벽’을 설치하는 방식도 있다. 톱밥 크기의 작은 철로 만든 반응벽은 일종의 ‘필터’ 역할을 한다.

이외에 ‘차단벽 설치’와 ‘화학물질 직접 주입법’도 있다. ‘차단벽’은 오염된 침출수가 더 이상 흐르지 못하도록 벽을 세워 막는 방식이다. ‘화학물질 직접 주입법’은 침출수가 고여 있는 곳에 관으로 화학물질을 넣어주는 방식이다. 이 방법은 침출수를 직접 처리할 수 있지만 침출수가 고여 있는 곳을 정확히 찾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2010년 11월 경북 안동에서 시작된 구제역 사태가 아직도 진정 국면으로 들어서지 못하고 있다. 여러 언론에서 ‘침출수 대재앙’이 올 수 있다고 앞다퉈 보도한 덕에 국민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 필요한 건 정확한 사태 파악과 침착한 대응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글 : 변태섭 과학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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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애(厚愛) 2011-03-26 03: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이지 꽃피는 봄이 빨리 왔으면 좋겠어요.^^
이곳은 비가 내립니다.
따뜻한 햇님이 그리워요!

마노아 2011-03-26 11:26   좋아요 0 | URL
한국도 요새 꽃샘추위라 눈발도 날리고 바람도 엄청 불고 있어요. 봄이 오는 것을 시새워하나봐요. 따뜻한 봄날을 열심히 기다리고 있어요.^^

카스피 2011-03-27 2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울등 대도시는 상관없지만 아직도 시골의 경우 지하수를 사용하는 곳이 많다고 하더군요.그런곳은 침출수 문제가 매우 심각하지요.

마노아 2011-03-28 01:31   좋아요 0 | URL
언제나 큰일이 나면 서울과 같은 대도시는 비교적 안전한데 그밖의 지역이 늘 피해가 커요. 많은 것이 편중되어 있어요. 침출수 문제도 큰일이에요.ㅜㅜ
 

2월 안에는 다 쓰고 싶었지만 어김 없이 또 한 달이 지나갔다. 1년도 더 전의 여행 일지. 그래도 이제 막바지다. 

... 

아침 7시에 기상. 40분 경에 아침을 먹고 9시에 하선했다. 우리 일행은 택시를 타고 룩소르 시내로 들어가 숙소를 잡았다. 퀸스 밸리 호텔. 물론 이름만 호텔이다.ㅎㅎ 



짐을 풀고 로컬 페리를 타고 다시 서안으로 넘어갔다. 강의 동쪽은 인간의 거주지, 서쪽은 죽은 자의 땅이다. 그러니 우리가 구경할 무덤과 신전 등은 모두 서쪽에 있는 셈.

점심에 먹으려고 맥도널드에서 맥모닝 세트 4개를 테이크 아웃했다. 낮동안 여러 곳을 돌아야 하기 때문에 택시를 대여하기로 했다. 가격 흥정의 달인이신 시니어 샘이 5시까지 80기니에 합의를 보셨다.    

왕들의 계곡은 발굴된 모든 곳을 한꺼번에 개방하지 않는다. 그때 그때 개방하고 쉬는 곳이 다르기 때문에 그야말로 좋은 곳을 볼 수 있을지 없을지는 복불복. 입장권 한 장으로는 세 곳까지 들어가 볼 수가 있다. 입장할 때마다 펀치로 구멍을 뚫어주는데 거기 구멍이 세 개 뚫려 있으면 새 입장권을 제시해야 한다. 

우리가 처음 고른 곳은 투트모시스3세와 세티2세, 람세스1세 

맨 처음 들어간 투트모시스 3세의 무덤은 일단 시작부터 엄청 높고, 입구부터는 엄청 깊고, 안으로 들어가면 90도로 꺾이고, 하여간에 움직임이 큰 곳이었다. 땀을 비오듯이 흘렸는데 이곳은 어케 된 것이 깊이 들어갈수록 더 후끈했다. 깊어질수록 시원해질 줄 알았더니만... 신왕국 초기 시대로 기원전 1450년대에 조성되었다. 조각은 없었고 그림은 윤곽선만 보였는데 마치 졸라맨을 보는 기분이었달까...;;;; 

두번째로 들어간 세티2세의 무덤은 입구 양 옆의 벽의 부조가 기막히게 아름다웠다. 무척 입체적이어서 만지면서 살결처럼 느껴질 것 같은 기분이었다. 만질 수는 없었지만... 기원전 1200년 경에 조성되었는데 부조에 손톱 발톱까지 보이고 정교함 그 자체였다. 내 기억에는 세티2세 무덤이 가장 아름다웠다.  

세번째 람세스 1세의 무덤은 보다 깊었다. 입구 경사만 50도에 해당하는 것 같았다. 특이한 관이 인상적이었는데 관 아래에 아내가 조각되어 있어서 아래쪽도 볼 수 있게 바닥에 거울이 깔려 있고 관은 그 위로 띄워 놓았다. 천장에는 누트 여신이 내려다 본다.  

그밖에 람세스 4/5세의 무덤은 입구에 펀치 관리인이 없어서 기회는 이때다 하며 관이 놓여있는 곳 직전까지 들어가봤다. 하지만 통로 끄뜨머리에서 들켜버림.ㅎㅎ 슬쩍 올랐던 척하고 돌아나왔다. 전경이 끝내줘서 사진 찍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지만 불가능했다. 옆벽과 천장의 그림이 입구에서부터 보면 파노라마처럼 펼쳐져 있다. 미리 알았더라면 첫번째 무덤 대신 이 무덤을 선택했을 것을... 

 

 

 

 

 

 



 

무덤 세 개 다녀오고 오전 시간을 다 보냈다. 워낙 크고 넓고 깊고, 게다가 덥고! 이미 녹초가 되어버린 우리는 그늘에서 맥모닝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화장실을 다녀오고(당연히 돈 내고..;;;) 티켓을 다시 끊어서 세 곳을 더 보았다.  

19대 Tausert 와 20대 Setnakht

아주 깊고 컸는데 중간 통로에는 볼 게 없었다. 카노푸스 4단지 정도만 기억에 남는다. 훼손된 것인지 원래 무덤에 별 게 없었는지 알 수 없었다. 

다섯 번째는 Siptah 

아누비스가 미이라 만드는 과정이 벽에 남아 있었다. 석관이 너무 높아서 뚜껑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여기 입장할 때 표를 안 찍을 뻔 해서 우린 좋다 말았다. 사실 딱 거기까지만 좋았던 곳인지라..ㅎㅎㅎ 

마지막으로 람세스 3세. 

이때 갑자기 몰려든 떼관광객으로 깔리는 줄 알았다. 영국 학교에서 온 어린이 한 무리의 행렬도 어마어마. 관까지는 가지 못하게 막아놨다. 이것도 훼손인지 미발굴인지 모르겠다. 벽화가 예뻤고 누비아인 손톱과 발톱에 색깔이 달랐고, 샌들 끈이 흰색이었던 것이 기억난다.  

시니어 선생님 한 분이 관리자의 실수로 펀치 하나 덜 뚫려서 우리가 그늘에서 쉬는 동안 한 군데를 더 보고 오셨다. 하지만 사진을 찍을 수가 없으니 그곳이 어떠했는지는 알 길이 없다. 별로 설명 못하심...ㅎㅎㅎ 

다음으로 다시 택시를 타고 하쳇숩트 장제전으로 이동했다. 먼 전경에서 보았을 때는 주변의 깎아지른 듯한 절벽 풍경과 함께 무척 웅장했는데 내부가 많이 파괴되어서 오히려 덜 멋있었던 경우였다. 

 

저 버스를 우리가 탔던가? 안 타고 걸어갔던 것 같다. 대단히 멀어보였지만 모퉁이 도니 장제전이 보여서 생각보다 가까워 안 타길 잘했다고 잠시 생각했다. 하지만 작렬하는 태양... 그냥 탈 걸 그랬다.  

하쳇숩트는 투트모시스2세의 첫째 왕비였다. 왕이 죽고 후궁이 낳은 열 살 나이의 아들 투트모시스 3세의 섭정을 하다가 스스로 파라오가 되어 15년 동안 이집트를 다스렸다. 여왕의 등장은 이때가 처음은 아니다. 여왕이 죽고 투트모시스 3세가 뒤를 이었는데 그는 의붓 어미의 흔적을 파괴하는 데에 무척 애를 썼다. 그래서 저 웅장한 규모에 반해서 다가가 보면 내부 디테일의 망가진 모습에 무척 속이 상하게 된다.

 

비교적 모습이 온전한 부분만 옮겨봤다. 관광객도 어마어마하게 많았는데 되도록 사람 안 찍힌 사진으로~

 

한국인 관광객이 많은 건지 우리 일행 말고도 심심찮게 한국어가 들린다. 사진이라도 찍어주고 싶었다.^^ 

 

친구는 하토르 여신을 좋아해서 그 앞에서 사진을 많이 찍었다. 잘 나온 사진이 없어서 책 속 사진을 하나 옮겨본다. 

 

그렇지만 사진을 잘 못 찍었네....;;;; 암소 귀가 달린 게 특징인데 귀 부분이 약간 파손되었다.  

하쳇숩트 장제전에 이어 도착한 곳은 람세움. 람세스 2세의 장제전이다. 이 무렵에 알라딘에서 전화가 왔다가 끊어졌다. 고객센터 답변이 2주 만에 올라왔나보다..ㅎㅎ 국제전화라는 걸 알고는 메일로 답변을 돌렸을 테지. 

 

람세움은 거의 폐허에 가까웠지만 이상하게 난 이런 황폐한 곳에서 더 감동을 느낀다. 

 

목 잘린 조각들과 쓰러져 누운 람세스 어깨의 카루투시가 눈길을 끈다.  

 

천장 기둥의 아랫면까지 모두 채색되어 있고, 유독 그 부분의 색들이 참 곱다.  

 

가장 전율했던 부분이다. 정복 군주답게 그의 말발굽 아래 깔린 적군과 노예 등을 짐더미처럼 쌓아놓았다. 잔인한 장면이건만 이렇게 아름답게 묘사를 했다는 것이 아이러니했다. 전차를 끄는 모습은 자주 발견했는데 저렇게 사람을 쌓아놓은 모습은 흔치 않아서 더 놀라웠다. 

 

죽어서까지 오래오래 남겨놓은 권력의 상징들... 

 

사람이 다소 보여야 크기가 짐작이 된다. 어마어마한 높이. 천장 기둥의 파피루스가 보인다.  

 

예뻐서 줌으로 한 컷 더 찍었다.  

람세움을 더 보고 싶었지만 갈 길이 머니 돌아설 수밖에. 택시 기사 오마르는 자꾸만 알라비스타 공장을 데려가고 싶어 했다. 친구가 하거나 어떤 커미션 등이 있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우린 룩소르 신전이 목표.  

로컬 페리를 타고 동안으로 다시 건너갔다.  

(사진 펑!) 

낮의 뜨거움과 대조적으로 해가 지기 시작하자 무척 쌀쌀해졌다. 더 늦어지면 우리 카메라로는 사진이 안 찍히므로 힘들어도 빡세게 돌기로 했다.  

 

정면에서 보았을 때 왼쪽에는 이슬람 사원이 있다. 위의 사진은 앞에서 찍은 것과 뒤에서 찍은 것을 붙인 것이다. 지금도 사람들이 제를 올리고 있다고 하는데 룩소르 신전의 원형을 제대로 복원하고 보여주기 위해서는 사원을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하는 게 아닐까. 어쨌든 이 공간 안에서 가장 멀쩡한 건물이다. 

 

람세스 2세가 증축한 룩소르 신전의 정문 앞에는 오벨리스크와 람세스 석상들이 있다. 오벨리스크는 원래 2개였는데 다른 하나는 프랑스 파리 콩코드 광장에 있다.  높이 25미터에 무게가 무려 250톤이나 된다. 아래 사진은 길 양옆으로 쭈욱 늘어선 스핑크스들이다. 사람을 피하다 보니 한쪽만 보인다. 양쪽 다 나온 사진엔 내가 있어서 패쓰! 

 

대형 동상이 나란히 두 개 있는데 그나마 얼굴이 좀 남아있는 왼쪽의 동상을 찍었다. 람세스 2세의 발이 측면에는 왕비 네페르타리가 새겨져 있다. 사진에 나오지 않았지만 받침돌에는 전쟁에서 패한 적들의 결박된 모습이 그려져 있다.

 

역시나 목이 뎅강뎅강...;;;; 

 

룩소르 신전까지 모두 보고서 숙소에 돌아오니 방에서 걸레 냄새가 진동을 한다. 카운터에 얘기해서 옆방으로 옮겼다. 숙소 정산을 먼저 하고 나와서 룩소르에서 한국말 참 잘하는 만도를 만나 슬리핑 트레인 값을 먼저 지불했다. 60달러. 만도의 얼굴은 TV에서 보았던 것보다 훨씬 말라 있었다. 일을 너무 많이 했나??? 만도가 해주는 닭도리탕을 일년 전에 먹어본 친구의 말이 무척 매웠다 한다. 맵다니, 패쓰! 

친구의 직장 동기(코이카)를 만나서 마이크로 버스를 타고 김가네 한식당으로 갔다. 모처럼 제대로 된 한국 음식을 먹을 수 있나 보다. 하지만 경비가 너무 빠듯했기 때문에 제일 저렴한 계란 볶음밥(26기니)을 시켰다. 한국 음식에 갈급했던 내 친구는 김치 찌개(55기니)를 시켰다. 

 

후식으로 오렌지와 커피가 나왔고, 한국인 사장님이 서비스로 불고기를 더 주셨다. 여기서도 코이카 얘기만 계속 하니 나는 또 꿔다 놓은 보릿자루. 그 사이 환한 형광등 불빛 아래에서 일정을 정리했다. 나의 지루함을 달래주려고 그랬는지 좋아하는 쾌도 홍길동 노래가 나온다. 지금도 태연이 부른 '만약에'는 내 mp3 안에 있는데...^^  

기니가 얼마 남지 않아서 내일 입장권을 끊고 나면 기념품 살 돈이 전혀 없었다. 남은 달러를 모두 환전해야 되겠다. 러시아 경유 15시간 동안 쓸 돈은 거의 남지 않을 예정으로 보이지만, 그건 그때 가서 고민하고...;;;; 

다시 마이크로 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왔다. 여기선 문을 닫지 않고 버스가 달리는 터라 추워서 혼이 났다. 숙소에 들어가기 직전에 환전소에서 70불을 바꿨다. 381.5기니가 내 손에 들어왔다. 밥값으로 50기니를 내고(여기선 방문자가 정착자를 대접한다.ㅎㅎㅎ) 샤워를 하고 나니 딱 떡실신 수준. 그래도 삘 받아서 쾌도 홍길동을 조금 더 보고 잠자리에 들었다. 발이 너무 아파서 발맛사지를 받으면 딱 좋겠다는 생각이 간절.  

몸은 피곤한데 잠은 아니 오고, 변비약 먹어서 배는 또 살살 아파 오고, 그럼에도 소식은 없고... 그 와중에 20분 간격으로 문자가 오고, 새벽 4시부터는 계속 설사를 하고 말았다. 평소보다 30분 이르게 아잔이 시작되어서 그야말로 잠을 잔 것도 아니고 안 잔 것도 아닌 몹시 아리송송 피곤한 상태가 되고 말았다. 꿈만 무성하게 꾼 채 6시 20분에 기상했다. 자칭 호텔의 아침은 지나치게 형편 없었다. 그래도 다음 일정을 포기할 수는 없지. 이제 이곳에서의 일정도 얼마 남지 않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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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1-03-25 14: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하하 마노아님. 잊을만하면 올리시는겁니까! 서재브리핑 제목보고 으응? 만화책 페이펀가? 이러면서 들어왔다가 이집트 나와서 놀랐어요. 하하하하하

마노아 2011-03-25 15:01   좋아요 0 | URL
그게... 다시 올리면 민망하고, 그냥 넘어가자니 좀 찝찝하고... 그런 중복된 감정의 결과물이지요.
잊을만 하면 올리는 게 컨셉이 되어버렸어요.(>_<)

순오기 2011-03-28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묵혀두었다 이집트 여행기를 올리는 마노아님은 나보다 나아요.^^ 덕분에 잘 보고 있으니 고맙지요.
나는 일본여행기 올리다 중단하고 올 여름이면 만 3년이 된다는...ㅠㅠ

마노아 2011-03-28 01:37   좋아요 0 | URL
그 기분을 잘 알아요. 저는 연재하던 소설이 중단된지 6년이 되었답니다.
그것도 완결을 코앞에 두고요. 어떻게 완결할지 이젠 막막해요.ㅜ.ㅜ
 

어제의 칭찬에 고무되어, 오늘은 좀 더 그럴싸한 것을 해보기로 결심했다.  

나의 눈에 들어온 것은 꿀 카스테라! 그런데 카스테라는 계란 흰자가 3개들어가는데 노른자는 6개가 들어간다. 그리고 냉장고에는 계란이 다섯 개만 있었다. 또 다시 슈퍼로 총총총~  핫케이크 가루를 지난 번에는 500g을 샀는데 이번엔 업그레이드 해서 1kg으로 고르고, 우유도 2개 고르고, 계란도 한 판 바구니에 담았다. 크림치즈를 사고 싶었는데 없다고 하시네. 이 슈퍼는 유통기한이 짧은 녀석들은 대체로 취급하지 않나 보다. 이건 제과점 가면 파나??? 그나저나 영수증을 보고 또 파르르~ 너무 비싸, 너무 비싸....;;;;;; 

집에 와서 손 많이 가는 카스테라보다 간단해 보이는 미숫가루 머랭을 먼저 만들기로 했다.  요기에는 계란 흰자만 3개 들어가니 꿀 카스테라와 계란 짝도 맞다. 

 

사진에서 보면 매우 걸쭉한 상태가 되어서 짤주머니에 담아 짜내는데, 나는 짤주머니도 없지만 설탕 대신 허니 파우더를 써서 그런지 무척 묽었다. 사실 요 일주일 동안 해본 모든 반죽이 다 질었다. 그래서 프라이팬에 한 숟가락씩 옮겼지만 나중에 모두 합체가 되어서 빈대떡처럼 되어버리는 게 아닌가. 그래서 결국 뒤집은 다음에 뒤집개로 잘랐다. 그래서 이런 모양이 나왔다. 

 

웃기게 생겼지만... 맛은 좋았다. ㅎㅎㅎ 미숫가루로 만든 거라서 영양도 좋아 보이고, 비교적 손도 덜 간 편이다. 엄니가 세 쪽, 내가 두쪽, 나중에 온 세현군이 두쪽을 먹었다. 늦게 오는 사람은 먹을 차례가 오지 않는다. 

미숫가루 머랭의 나름(!) 성공에 어깨가 들썩이며 꿀 카스테라에 도전했다. 견본은 이렇게 생겼다. 

 

얼마나 아름다운 자태이던가! 나는 시키는 대로 충실히 반죽을 만들었다. 물론, 체를 두 번 치라고 했는데 귀찮아서 한 번 치기는 했지만 그것 때문에 내 빵이 제대로 안 나온 것 같지는 않다. 시키는 대로 안 한 게 더 있기는 하다. 다른 때는 '박력분'이라고 재료에 나오는데 이 녀석은 '우리 밀가루'로 나오지 뭔가. 혼란이 왔다. 그건 또 뭐지??? 우리밀가루는 박력분인가, 중력분인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쿠키나 케이크는 박력분, 빵은 중력분을 쓴단다. 우리집 곰표 중력분의 사용 예시는 부침개, 수제비, 칼국수, 만두였다. 그 중력분이 '우리밀가루'가 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검색을 더 해보니 카스테라는 박력분으로 만든다는 얘기도 심심찮게 나온다. 그래, 부드러운 빵이니 케이크 만든다 생각하고 박력분을 쓰자! 결심했다.  

그리하여 열심히 반죽을 만들어서 오븐토스터를 살짝 예열하고, 어제의 그 스테인리스 그릇에 담아 15분으로 설정해 두었다. 그리고 설거지를 하려고 앞치마를 두르고 수세미를 몇 번 돌렸을 즈음 갑자기 타는 냄새가 나지 뭔가! 급 당황하여 돌아보니 새까맣게 표면이 탔다. 오븐 토스터 가동한지 5분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시점이다. 급 패닉 상태! 

 

안쪽은 당연히 하나도 안 익었고, 재료를 버리기 아까워서 위쪽의 탄 부분만 걷어냈다. 처참하게 개수대로 떨어진 빵의 윗가죽 부분이다.  

다시 한 번 오븐토스터를 돌렸다. 이번엔 5분으로 설정. 설거지도 못하고 내내 지켜봤다. 위쪽만 또 노랗게 익어가는 것이 아닌가. 어제는 밥통에서 실패해서 오븐토스터로 옮겼지만 오늘은 그 반대다. 오븐토스터에서 실패해서 밥통으로 옮기기로 결심했다.  

문제는 또 밥통이다. 어제 취사 5분 만에 보온으로 돌아가는 밥통 때문에 오븐토스터로 옮기지 않았던가. 그래서 지난 주말에 처음 시도했던 우리집 식혜 만들기용 커다란 밥통을 다시 꺼내기로 결심했다. 이제 쓸일 없어질 것 같아서 베란다로 옮겨진 녀석. 그런데 복병이 있다. 우리집 베란다는 아주 좁고 기다란데, 밥통과 문 사이에 건조대가 있고 거기에 빨래가 한 가득. 빨래 다 걷기 전에는 건너편으로 지나갈 수가 없다. 아, 가지가지 장벽도 많다. 그래서 어제 나한테 '밥통같으니!' 욕을 집어 먹은 작은 보온밥통으로 대체하기로 했다. 

일단 하나 가득 차 있는 밥을 다른 냄비로 이사시키고 버터를 바른 뒤 안쪽은 설익고 위쪽은 타기 직전인 카스테라 반죽을 옮겼다. 나름의 순환을 위해 마구 휘저어서 조금 섞어 주었지만 비쥬얼만 더 흉해질 뿐.  

취사 버튼을 누르고 다시 설거지에 돌입. 이번에도 5분 만에 보온으로 넘어간다. 아씨, 나더러 어쩌라는 겨! 

그래서 집게로 고정시켜서 강제로 '취사' 상태로 만들었다. 다시 설거지에 돌입. 10분이 채 안 되어서 또 타는 냄새 작렬! 

오, 갓!! 

 

밥통을 열었을 때의 모습이 저랬다. 나는 고구마 에일리언이 나를 노려보는 줄 알았다. 누구냐, 넌! 

쟁반에다 엎으니 요모습! 

 

엄마 보시기 전에 얼른 다시 뒤집었다. 

 

누가 너를 꿀 카스테라로 여기겠니. 내가 만들었지만 참 한심하게 생겼구나...ㅜ.ㅜ 

부엌의 탄내가 장난이 아니다. 엄니가 심각하게 물으셨다.  

"밀가루 아직도 많이 남았니?"  

큰언니는 출근하면서 내게 그런 말을 했었지. 너 잘 때 밀가루 몰래 버리고 오겠다고...   

그렇지만 말이다. 저래 보여도... 맛은 있었단 말이다...ㅜ.ㅜ 

휴우...  재료의 힘이랄까. 

그러자 울 둘째 언니가 그런 말을 하였지.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다고....;;;;; 

훌쩍... 뭐가 문제인지 모르겠다. 어제는 괜찮았던 오븐토스터가 오늘은 왜 그리 빨리 태워먹었는지... 혹시 꿀 때문인가? 꿀 성분이 금방 타버리게 되어 있나? 어제의 초콜릿처럼??? 

오븐토스터도 안 되고, 밥통도 안 되고... 이러다 나 밥통까지 사는 거 아니야? 

알라딘에서 하루 특가로 쿠쿠를 팔면 맘이 동할지도 모르겠다.  

오늘 하루 특가로 설정된 1000피스 퍼즐은 내가 제안한 게 채택된 거다. 고무되어서 몇 개 더 추천했는데 그 후 메일을 안 읽더라는....;;;; 밥솥도 추천 메일을 보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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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요리를 해보았지 4
    from 그대가, 그대를 2011-03-30 12:31 
    꿀 카스테라의 엽기적인 변신(?)을 겪은 이후 빵 만들기에 좀 더 신중을 기해야 했다.오븐 토스터는 일단 겁이 나서 잠시 제쳐두고, 베란다에서 다시 밥통을 옮겨와서 취사 2번을 선택하기로 했다.지난 금요일의 선택은 '검은깨 스펀지 케이크'눈으로 보는 케이크는 늘 맛깔스럽다. 내가 만들어서 그렇게 나오지 않는 게 문제이지만...재료에는 늘 10인분이라 적혀 있지만 암만 봐도 3인분...취사 두 번을 끝내고 뚜껑을 열었을 때의 모습이다. 뭐랄까... 빵이
 
 
Mephistopheles 2011-03-25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우리밀 꽥! 카스테라를 만드셨군요. 수고 많으셨습니다.

마노아 2011-03-25 01:15   좋아요 0 | URL
작명에 재능이 좋으신 메피님! 우리밀 꽥! 카스테라 맞습니다. 우리밀 없어서 박력분 꽥! 카스테라가 되긴 했지만요.ㅎㅎㅎ

순오기 2011-03-25 0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디어 3탄~~~~ 역시 웃지 않을 수없는 마노아님의 빵 만들기 도전기.ㅋㅋ
자~ 이제 한번의 실패는 성공에 한발 다가선 거라고요!!
모양은 그래도 맛은 좋았다~~~~~ 재료의 힘과 마노아님의 정성과 손맛이겠죠.^^

마노아 2011-03-25 01:16   좋아요 0 | URL
좀 전에 울 언니가 퇴근하면서 보더니 이 '똥'같이 생긴 건 뭐냐고...ㅜ.ㅜ
출근할 때 밀가루 들고 출근하겠다네요. ㅎㅎㅎㅎ
저 심각하게 밥통 검색하고 왔다니까요. 어쨌든 재료가 있는 한 도전은 이어집니다. 쭈우욱!!!

다락방 2011-03-25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어떡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고구마 에일리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미치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아침부터 진짜 완전 빵터졌네요. ㅋㅋㅋㅋㅋ

마노아 2011-03-25 10:56   좋아요 0 | URL
고구마는 아니 들어갔지만 색깔이 딱 고구마 색깔이었어요.
너무 자주 했나봐요. 오늘은 좀 쉴까, 과감하게 다른 걸 도전할까 고민 중이에요.^^ㅎㅎㅎ

무스탕 2011-03-25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구마 에일리언... ㅋㅋㅋ 지금 마노아님네 가족분들은 모두 마노아님의 마루타? =3=3=3
정말 다음엔 '밥통 샀어요~' 하는 글 적으실듯 싶어요 ^^

마노아 2011-03-25 10:57   좋아요 0 | URL
잘 된 건 순식간에 사라지니 없냐고 묻고, 잘 안 된 것만 남아 있으니 타박 받고 그래요.
밥통, 정말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어요.^^ㅎㅎㅎ

울창 2011-03-25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4탄을 기대하는 1人^^

마노아 2011-03-25 12:43   좋아요 0 | URL
아, 고무되네요.^^ㅎㅎㅎㅎ

레와 2011-03-25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안해요 나 좀 크게 웃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노아님,
제 댓글 바로 위에 마노아님 댓글보고 또 퐝 터졌어요.
고무되시면 안될거 같은데, 또 응원해드리고 싶고.. (뭐래!)
크크크크크크

마노아 2011-03-25 13:52   좋아요 0 | URL
제가 좌절도 빨리 하고 재도전도 빠르고... 하여간 단순해요.ㅎㅎㅎ
사실 지금도 책 뒤적이면서 오늘은 뭘 할까? 막 이러고 있었어요. ㅋㅋㅋ

무해한모리군 2011-03-25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풋..
웃으면 안되는 걸까요? ㅎ

마노아 2011-03-25 15:02   좋아요 0 | URL
웃어요! 웃지 않고 심각해지면 제가 심각해질 거예요.ㅎㅎㅎ

... 2011-03-25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제의 칭찬에 고무되어" ==> 여러분! 이제 마노아님을 그만 고무시킵시다!!!! =3=3=3=3=3=3 (나, 어쩐지 마노아님 가족들로부터 칭찬받을듯 하다....)

마노아 2011-03-25 15:55   좋아요 0 | URL
이러다가 '마노아 요리 금지-마요금'이 발족하는 것 아닌가 몰라요.
엄니가 배고프다고 하시기에 내가 빵 만들어줄까? 했더니 대답을 아니 하십니다.ㅎㅎㅎㅎ

춤추는인생. 2011-03-25 17: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저 넘 우울했는데 엄청 웃었어요.^^
고마워요 .ㅎㅎ 오븐사시면 좀더 예쁜 빵 만드실수있을것 같아요.
하지만 빵은 역시 빵집빵이 맛있더라구요 ㅎ

마노아 2011-03-25 18:13   좋아요 0 | URL
다른 이들을 웃게 했다니 제 처참한 요리가 꼭 나쁘지는 않아요.^^ㅎㅎㅎ
이제 빵집을 갈 때마다 좀 더 경외심을 갖기로 했어요.^^

Joule 2011-03-25 17: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리를 해보았지, 이거 시리즈로 계속 연재하셔도 좋겠어요. 맞아요. 요리책대로 해서 안 되는 음식 꽤 돼요.

마노아 2011-03-25 18:14   좋아요 0 | URL
오늘도 빵을 만들었지만 비교적 성공(?)한 편이라 웃음 코드가 없네요. 좀 더 분발(?)해야겠어요.
요리책이 미덥지 않지만 그럼에도 좀 더 갖춰볼까 막 생각이 자라고 있답니다.^^

like 2011-03-25 1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븐토스터에서 구울때, 굽는 중간쯤 윗부분을 은박지로 덮어주면 타는걸 좀 막을 수 있어요.
꿀이나 설탕의 비율이 높은 경우 더 잘탄답니다.

마노아 2011-03-26 00:58   좋아요 0 | URL
오, 역시 꿀이 범인이었군요!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안 그래도 까맣게 타들어가는 것 보면서 뚜껑을 덮어야 하나 고민했었어요. 은박지! 다음에 꼭 활용하겠습니다. like님 덕분에 저의 빵굽기가 좀 더 수월해질 것만 같은 기분이에요.^0^

Kitty 2011-03-25 2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미치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왜 지금 봤지 ㅋㅋㅋㅋㅋ 김치찌개 먹다가 모니터에 뿜을 뻔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노아 2011-03-26 00:58   좋아요 0 | URL
곳곳에서 모니터의 수난이 이을 뻔했군요. 살아남은 모니터에 위로를 보내요.^^ㅎㅎㅎㅎ

비연 2011-03-25 2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 고구마 에일리언에 커피 뿜었습니다..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마노아 2011-03-26 00:59   좋아요 0 | URL
자고 있을 때 고구마 에일리언이 내 목을 감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답니다...;;;;;;;

pjy 2011-03-26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맛은 좋았답니다~ ㅋㅋㅋ 힘내세요~ 언젠가 뚝배기보다 장맛을 알아주는 언니의 포기 코멘트가 나올듯싶습니다 ㅋㅋ

마노아 2011-03-26 22:44   좋아요 0 | URL
이젠 나름 기다리는 지도 몰라요. 오늘은 둘째 언니가 오늘은 왜 암것도 없냐고 물었어요.ㅋㅋㅋ

프레이야 2011-03-26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탄요리의 대가 울마노아님.ㅎㅎㅎ
고구마 에일리언에선 완전 빵 터져요.ㅋ

마노아 2011-03-26 22:45   좋아요 0 | URL
제가 탄생시킨 고구마 에일리언, 그렇지만 다시 보고 싶지 않아요.ㅎㅎㅎ

스파피필름 2011-03-26 21: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웃고 갑니다. ㅠㅠㅠ
넘 재미있어요. ㅋㅋㅋㅋ

마노아 2011-03-26 22:45   좋아요 0 | URL
제 평생 이렇게 뭇 사람들을 즐겁게 한 적이 있나 싶습니다.^^ㅎㅎㅎ

진주 2011-03-27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억지로 웃기려고 용쓰는 개콘보다 훨~~~~~~~~~ 재밌어요ㅋㅋㅋㅋㅋㅋ
엄마가 보시기 전에 얼른 뒤집었을 마노아님을 생각하니 미친듯이 웃어요ㅋㅋㅋㅋ
빵은........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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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 만드세욧!!

마노아 2011-03-28 01:36   좋아요 0 | URL
헤헷, 웃어주시는 분들의 댓글 덕분에 저도 기쁘게 웃어요.
저 글 쓰고 나서도 두 번 더 만들었어요.
여전히 탄내가 진동을 해요.
그치만, 계속 하겠음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