쨍아 우리시 그림책 12
천정철 시, 이광익 그림 / 창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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뜰 앞에서
쨍아가 죽었습니다.
과꽃 나무 밑에서 죽었습니다.

대체 쨍아가 누굴까요?
좀 더 지켜봐야겠네요.

개미들이 장사를 지내 준다고
작은 개미 앞뒤 서서

발을 맞추고
왕개미는 뒤에서
딸-랑딸랑
딸-랑딸랑

저기 보이는 것은 잠자리군요.
쨍아는 잠자리의 사투리였어요.

딸-랑딸랑

개미들의 장사는 잠자리 사체를 분해해서 나누는 것이건만,
그 모습이 잔인하거나 서글픈 것이 아니라
지극히 자연스럽고 영롱한 빛깔로 표현되었어요.
빛들이 함께 와서 춤을 출 것만 같은 그림입니다.

가을볕이 따뜻이
비추이는데
쨍아 장례 행렬이
길게 갑니다.

길게 갑니다.

소용돌이 치는 저 물결 속에서
쨍아가 다시 새롭게 태어날 것만 같습니다.
개미에게로, 흙으로, 우주로...

천정철 시인의 쨍아는 1925년 '어린이' 11월 호에 발표되었습니다.
어린이는 방정환 선생님이 만든 잡지이지요.
달.리에서 기획한 책 중에 마음에 드는 책이 참 많았어요.
게다가 우리시그림책의 감동도 늘 벅찼지요.
시리즈 15편 중에서 7편을 보았네요.
더 찾아 보고 싶은 책들이 많이 남아서 고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광익 작가님의 다른 그림도 더 살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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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코죠 2011-04-01 0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이 시, 이 책, 이 그림 너무 좋다... 뭐라 더 할말을 잃었어요.

마노아 2011-04-01 02:04   좋아요 0 | URL
말을 잃게 만드는 시와 그림이에요. 저도 넋을 놓고 보았답니다.^^

섬사이 2011-04-01 1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그림책, 정말 좋죠?
그림이 또 하나의 시였어요.

마노아 2011-04-01 13:36   좋아요 0 | URL
그림이 또 하나의 시란 표현 정말 근사해요. 그 말이 딱이에요. 참 좋았어요.^^

2011-04-01 12: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4-01 13: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pjy 2011-04-01 15: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과학적이고 또 감성적이고 감동적이고,, 이거 정말 멋지군요~~

마노아 2011-04-01 23:52   좋아요 0 | URL
3박자를 고루 갖춘 좋은 책이에요. 중고샵에서 건지면서 만세를 불렀더랬어요.^^

꿈꾸는섬 2011-04-02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정말 너무 좋아요.^^

마노아 2011-04-02 01:23   좋아요 0 | URL
이렇게 접하는 시가 참 고와요.^^

순오기 2011-04-02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쨍아~~~~~~ 이 책 그림을 보고 있으면 얼얼하던데...

마노아 2011-04-03 01:09   좋아요 0 | URL
얼얼하다는 표현이 확 와 닿아요!
 
지우개 따먹기 법칙 - 제8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4학년 1학년 국어교과서 국어 4-1(가) 수록도서 작은도서관 33
유순희 지음, 최정인 그림 / 푸른책들 / 2011년 3월
구판절판


지우개 따먹기라고 해서 내가 처음에 생각한 게임은 지우개의 모서리를 눌러서 상대방 지우개 위로 올라가는 것을 떠올렸다.(이 방법의 게임도 뒤에 나오긴 한다.) 그런데 여기서 말한 지우개 따먹기는 알까기와 똑같았다. 손가락을 튕겨서 상대방 지우개를 떨어뜨리는 방식이다. 방바닥이 아닌 책상이라면 알까기보다 지우개 따먹기가 훨씬 낫겠다 싶었다. ^^

상보는 지우개 따먹기 대장이다. 그런 상보에게 도전하는 준혁이는 반에서 공부도 잘하고 인기도 많은 친구다. 그렇지만 지우개 따먹기만은 상보의 상대가 되지 못한다.
지우개에 집중하는 저 눈빛을 보시라. 누구도 끼어들지 못하는 한 판 싸움!

상보의 지우개 상자에는 친구들에게서 이겨서 얻은 지우개가 한가득이다.
엄마가 안 계시고 형제도 없는 상보는 아빠가 회사에서 늦게 귀가하시면 무척 심심해했다. 그러다가 지우개를 갖고 놀기 시작한 것인데 알고 보니 아빠도 어릴 적에 지우개 따먹기 대장이었던 것!
아빠는 지금은 회사를 그만두시고 고물상을 차리셨다. 상보와 함께 하는 시간은 좀 더 늘어나지 않았을까?
아빠와 상보는 '지우개 따먹기 법칙'이라는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책을 만들었다. 무려 열 가지에 이르는 지우개 따먹기 법칙은 단순히 지우개를 따먹는 데에만 쓰이는 것이 친구와의 관계, 자신과의 다짐 등등 인생의 법칙으로도 작용한다. 그 이야기를 풀어내기 위해서 상보와 준혁이, 그리고 홍미의 이야기도 더 들어보자.

홍미의 엄마는 조향사다. 고객이 원하는 향기를 만들기 위해서 고객이 왜 그 향기를 찾고 있는지 먼저 이야기를 들어보시는 엄마. 그런 엄마와 함께 사는 홍미라면 남의 속내를 좀 더 잘 읽어내는 착한 아이가 아닐까 싶다.

오늘은 짝꿍 바꾸는 날. 홍미는 사실 준혁이와 나란히 앉고 싶었다.
공부, 음악, 미술, 체육 못하는 게 없고 얼굴도 잘생긴 준혁이다. 머리카락은 황금색으로 염색했다고 나오는데 왼쪽 그림에서는 황금빛으로 보이지는 않는 게 다소 아쉽다.
줄 선 대로 앉게 되어 있어서 준혁이와 나란히 앉을 뻔 했지만, 눈이 나쁜 미란이가 그 자리에 앉고 홍미는 지저분한 상보와 짝이 되고 말았다. 안 그래도 냄새에 민감한 아이가 상보의 퀴퀴한 냄새에 적응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이빨에 낀 저 미역 가락은 아빠 생신이라고 직접 미역국을 끓인 자랑스러운 흔적이다. 비록 치약이 떨어져서 양치질을 며칠 째 못하고 있지만....;;;

그 후로도 준혁이는 상보에게 재도전에 재도전을 감행했다. 때로 억지를 쓰고, 어쩌다 이기면 상보의 지우개를 험하게 다뤄 그동안 상한 자존심을 달래곤 했는데 그때마다 상보는 '지우개 따먹기 법칙'을 들먹이며 페어 플레이를 외쳤다. 친구들은 모르는 아빠와 상보만의 법칙이니 잘 먹혀들지는 않지만 말이다.

뒷산으로 야생화 공부하기로 한 날, 모두들 도시락을 지참했지만 상보는 빈 손이었다. 선생님께 도시락을 드리려고 했는데 이미 다른 친구들이 갖다 놓은 것들이 있어 선생님은 친구에게 양보할 것을 권했다. 상보가 빈 가방으로 온 것을 아는 홍미는 상보를 찾아 나선다. 들판 위쪽 너럭 바위에 앉아서도 돌멩이로 지우개 따먹기 연습을 하는 상보. 홍미는 이참에 연습이란 걸 해본다. 그리고 처음으로 이겨보기도 한다. 사소한 거지만 홍미에게는 기쁜 일.

상보가 외롭거나 배고프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다행히 자상한 아빠가 도시락을 갖고 오셨다. 비록 똥을 제거하지 않은 멸치가 들어간 김밥이지만, 아빠의 사랑이 가득 든 도시락이었다.
상보의 외관은 외롭고 초라해 보이기도 하건만, 씩씩하고 당당한 이유는 이런 아빠의 보살핌 덕분일 것이다. 엄마가 해주지 못하는 것까지 더 열심히 챙겨주시는 좋은 아버지다.

준혁이의 생일 파티에 초대되었다. 홍미는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직접 향수를 만들었다. 준혁이를 생각하며 근사한 이름도 지었다. '황금 왕자!'
하지만 준혁이의 상태는 결코 황금 왕자가 아니다. 거만하고 욕심 많고 자기보다 못하다고 여기는 친구를 깔보고, 정성이 깃든 선물의 가치를 아직 알아보지 못한다. 착한 인성의 준혁이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좀 더 많은 시련과 보다 많은 감동이 더해져야 할 것이다.
그나저나 직접 만든 향수라니, 너무 근사하지 않은가!
비누도 (딱 한 번)만들어 보았고 빵도 만들어 보았는데 문득 향수에 발동이 걸릴락 말락~

홍미가 상보의 집을 찾아갔다가 상보의 다락방에서 밖을 내다보는 장면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냄새를 색깔로 치환해서 그림으로 상상해 보는 홍미의 발상에 따라 바깥 풍경을 색으로 표현했다. 그것이 바로 노을지는 붉은 풍경이다. 붉지만 다양한 색이 녹아 있는 따뜻한 정경이다.
아아, 그런데 비탈길에서 저리 자전거를 타다니 너무 무섭다.
외발 달린 자전거와 오토바이를 보면 아찔한데 넘어지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

책에서는 이야기의 진행상 지우개 따먹기 법칙이 순서대로 등장하지 않는다.
5-2-4-6-1-7-8-3-9-10의 순서로 소개되었는데, 원래 정해놓은 법칙대로 나열하면 이렇다.
1. 꼭 이길 수 있다는 생각은 버릴 것
2. 가벼운 지우개를 사용할 것
3. 지우개가 엉뚱한 방향으로 가더라도 미리 겁먹지 말 것
4. 상대방에게 예의를 지켜라
5. 납작한 지우개는 피한다
6. 지우개 따먹기는 둘이 해야 한다
7. 한 가지만 생각하지 말 것
8. 집중하기
9. 지우개 크기는 비슷해야 한다
10. 지우개 따먹기를 할 때 상대는 나의 친구이다

저 법칙에서 '지우개'를 지우고 읽어본다면 인생에 대한 조언으로도 충분히 들린다. 특히 마지막 법칙이 가장 멋있다. 승부욕이 앞서고 욕심으로 마음이 어두워질 때에도 잊지 말아야 할 것! 더 중요한 건 내가 얻을 포상이 아니라 나와 함께 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것!

100여 쪽에 이르는 짧은 이야기인데 그 안에서 아이들의 다툼과 화해, 고민과 성장이 잘 녹아 있다. 캐릭터가 뚜렷하고 저마다의 장점이 분명한 아이들이다. 즐겁게 책을 읽고, 덤으로 지우개 따먹기 게임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 오랜만에 나도 해보고 싶어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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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3-31 0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우개 따먹기의 10가지 법칙은 인생의 법칙이기도 하지요~~~ 꽤 깊이가 느껴지는 동화예요.

2011-03-31 05: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11-03-31 10:40   좋아요 0 | URL
짧은 이야기에 메시지가 제법 많아서 인상적이었어요.
잊고 있다가 생각나서 부랴부랴 리뷰를 썼지요.^^

후애(厚愛) 2011-03-31 06: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릴적에 딱지 따 먹기와 구슬 따먹기 했었어요. ㅋㅋㅋ

마노아 2011-03-31 10:41   좋아요 0 | URL
딱지는 동그랗게 생긴 녀석을 많이 했고 구슬 따먹기는 거의 못해봤어요.
참 재밌어 보였는데 그게 아쉬워요.^^

sslmo 2011-04-01 0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순오기님 서재에서도 봤는데...
전 잠자리의 장례행렬보다는 이런 류의 그림이좋아요~^^

마노아 2011-04-01 00:51   좋아요 0 | URL
편안한 그림체죠? 저는 잠자리쪽 그림이 더 좋긴 해요.
그런데 저 작가의 다른 책들은 저런 분위기의 책이 아닌가봐요.
미리보기로 봤더니 비슷한 느낌의 작품이 없더라고요.
제가 제일 좋아하는 그림 작가는 김동성 씨예요.^^

꿈꾸는섬 2011-04-02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순오기님 서재에서 봐서 그런가 친근하네요.ㅎㅎ

마노아 2011-04-02 01:23   좋아요 0 | URL
리뷰는 제가 먼저 올렸는데 두 분이 연달아서 거기서부터 보고 오셨군요.^^ㅎㅎㅎ
 
인류의 위대한 여행
앨리스 로버츠 지음, 진주현 옮김 / 책과함께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김병모의 '허황옥 루트, 인도에서 가야까지'를 몹시 재밌게 읽었더랬다. 유난히 까만 얼굴의 자신의 조상을 궁금해 하다가 가야의 시조 허황옥이 어디에서 왔는가를 찾아 헤매고, 그 기원을 찾아 세계를 누볐던 이야기가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도 제시하는 근거들이 설득력이 있어서 경이로울 지경이었다. 이 책도 그와 같은 인류학, 고고학 서적이건만 '과거'의 범위가 차이가 크다. 인류의 첫 발자국, 인류의 조상을 찾아 떠난 여행이었으니 수천 년 수준의 규모가 아니라 수만 년 단위로 움직인다. 우주에 비한다면 천문학적 숫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엌소리 나오는 긴 시간이다.  

저자는 해부학 교수인데 영국 BBC로부터 인류의 조상을 찾아다니며 사람들을 만나고 유물과 화석을 직접 보고 유적을 방문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았다. 마다할 이유가 전혀 없었을 것이다. 얼마나 흥분되고 기대되는 제안이었을까. 저자는 해부학 교실을 1년간 휴직하고 전 세계를 두루 밟는 여행을 시작했다. 여행의 첫 출발지는 아프리카였다. 인류의 가장 오래된 조상이 발견되었던 곳일 뿐만 아니라 저자가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유전학 정보에 의해서도 인류의 조상이 시작된 곳이라 믿고 있는 땅이었다.  

링크 

ebs에서 보여준 영상의 일부다. 나도 전체 분량을 보지못했는데 유전학 정보로 인류의 계보를 잇는 핵심 내용은 저 1분여의 영상에 담겨 있다. 그러니까 어머니에게서 내려오는 미토콘드리아 세포를 이용해서 추척해 가면 그 뿌리가 아프리카로 모이는 것이다. 

 

아프리카에서 출발한 인류의 조상은 아시아로 건너가고 유라시아 대륙과 유럽으로 퍼지고 가장 나중에 도착한 땅이 아메리카 대륙이라고 한다. 콜럼버스 때의 '신대륙'이 아니라 진정한 인류의 발자취로서 '신대륙'이었던 것이다.  

 

지구본을 볼 때 시베리아에서 북극권으로 고개를 넘으면 아메리카 대륙이 가까이 있다. 빙하기에는 땅이 더 가까이 붙어 있었을 것이고, 우리의 먼 조상들도 배를 만들어 이용할 수 있었으니 충분히 건너갈 수 있는 길이었을 것이다. 아메리카 원주민들은 시베리아의 동북아시아인과 생김새도 흡사하고 문화적으로도 닮아 있는 것들이 자주 발견된다. 신기하고 감탄스럽다. 

오래도록 그 땅에 터박고 살았던 그들이 새롭게 이주해 온 근대인들에 의해 무참히 내몰렸던 모습은 이젠 지나치게 익숙하지만 저자가 소개한 유전자 할당제는 꽤 충격이었다. 참으로 교묘하달까.

미국 정부가 유전자 분석을 통해 다양한 원주민 집단을 분류한 후 어느 집단에 속해 있느냐에 따라서 특혜 혹은 불이익을 주는 제도를 도입하면서부터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유전학은 부정적인 이미지로 자리 잡게 되었다. 1887년에 할당 제도가 시행되기 시작하면서 원주민들은 원주민 피가 얼마나 섞여 있는지에 따라 나뉘게 되었다. 원주민 피가 절반이 안 되는 사람은 아메리카 원주민이 아닌 것으로 간주되었고 그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땅은 자연스레 백인들에게 넘어갔다. 미국 정부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반드시 원주민 피가 절반 이상 된다는 것을 증명하는 증명서를 가지고 다니게끔 했다. 예술가들의 경우 정부가 인정하는 아메리카 원주민이 아니면, 자신이 만든 예술품에 ‘원주민’이 만든 예술품이라는 이름을 붙여 팔지 못하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이 다문화 국가인 미국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이다. – 482쪽  

'인종'이란 단어는 단순이 누군가와 누군가를 구분하는 잣대가 아니라 오래도록 차별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그런데 유전학적으로 달라보이는 인종들을 되짚어 올라가면 결국 한 뿌리에서 집결되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미토콘드리아 DNA 계보는 전 세계인을 불과 몇 개의 계보로 나누기 때문에 내 조상이 정확히 어디서 왔는지는 알아낼 수가 없다. 자신의 유전자 검사 결과를 받아든 참가자들은 인종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주관적이고 임의적인 것인지 알게 되었다. 서로 다른 ‘인종’끼리 얼마나 비슷하고 또 얼마나 다른지를 살펴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그러나 인종이라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볼 때 의미가 없는 개념이다. 이는 특정 지역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공유하는 신체적 특징, 문화, 종교를 단순히 인종이라는 단어로 묶어버린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스스로 어디서 왔다고 생각하든지 간에 실제로 유전자 검사를 해보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흥미로운 결과가 나온다. – 77쪽  

잘난 척하고 사는 인간들에게 다시 또 겸손함을 요구하는 바가 아닐 수 없다. 저자가 인용하는 여러 학자들의 주장에는 백인 우월주의 혹은 유럽 중심주의 학설도 꽤 많았다. 물론 당연히 저자도 동의하지 않는다. 특정 지역에서 다른 지역처럼 발달된 석기가 별견되지 않는 것을 가지고 그들의 미개함을 말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 환경에 따라 기술이 변하는 것이지 기술이 환경을 변화시키는 것은 아니니까.  

우리는 옛날 사람들이 늘 더 ‘정교한’ 도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고는 한다. 기능주의적․생태학적 해석은 우리가 그런 오류에 빠지지 않게 막아 주는 역할을 한다. 왜냐하면 옛날 사람들에게 진짜 중요했던 것은 더 정교한 도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가장 적합한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었을 테니 말이다. – 262쪽 

320쪽에서 소개한 대나무 가설은 그래서 꽤 흥미로웠다. 유럽의 석회암 지역에서 흔히 있는 석기 만들기에 적합한 커다란 돌 자체가 중국의 주쟈툰. 하지만 그 지역은 대나무가 충분하다. 탄력도 뛰어나고 빨리 자랄 뿐더러 다루기도 쉬운 대나무로 그들은 석기가 해야 했던 역할을 감당시킬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대나무가 지금까지 썩지 않고 남아있을 수는 없으니 가설로 남겨둬야 하지만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내용이다.  

저자는 대륙과 대륙을 오가면서 그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인간의 흔적을 찾아다녔고, 지금도 남아있는 원주민들을 만났다. 야생동물의 습격도 불사하고 야영도 감행해 보았지만 얼마나 무모한 짓이었는지도 분명히 깨닫는다. 호기심도 좋지만 생명을 내놓을 수는 없는 노릇! 인구가 많지 않고 도시 문명이 대체되지 않은 곳은 여전히 소박하고 따뜻한 모습이 연출되곤 했다. 하지만 그런 지역도 사람이 많이 드나들자 '돈'의 원리가 개입되곤 했다. 예전 같으면 하룻밤 신세지는 걸로 훈훈한 정을 나누었던 곳들이 관광객이 돈이 있다는 것을 알자 으레 돈을 요구하는 모습으로 바뀐 것이다. 야생에서 유목 생활을 하던 에벤크족들이 생활이 바뀌면서 오히려 심장질환과 당뇨병 등 현대병에 많이 노출되는 모습도 마찬가지다.  

기존의 지레 짐작하던 것들도 많이 수정되어야 했다. 열대 우림에는 그다지 먹을 것이 많지 않기 때문에 계절에 따라 옮겨 다닐 수밖에 없다는 얘기도 그랬고, 빙하기 때는 눈보라 휘몰아치는 혹한의 겨울만 상상했는데 그도 그렇지 않다는 것 등등. 

“사람들은 흔히 빙하기라고 하면 하얗고 험한 얼음으로 뒤덮인 곳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에요. 겨울이 추웠던 것은 사실이지만 봄과 여름에는 지금 같이 풀도 자라고 그걸 먹고 사는 동물들도 사방에 많이 돌아다녔을 것입니다. 빙하기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동물인 매머드를 생각해 보세요. 매머드는 하루에 150kg의 풀을 먹어야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로네 계곡에서 수많은 매머드 뼈를 발견했어요. 그뿐만 아니라 털코뿔소, 순록, 말을 비롯한 다른 동물도 많이 발견했지요. 그만큼 이 지역에 먹을 것이 풍부했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겨울은 아주 춥지 않았나요?” 내가 물었다. “추웠지요. 하지만 네안데르탈인과 현대 호모 사피엔스는 먹을 것과 몸을 덮을 가죽, 불만 있으면 어디서든지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 399쪽 

오늘날 중국에서 가장 널리 인정받고 있는 학설은 현대 중국인이 호모 에렉투스의 후손이라는 것이다. 즉 중국 땅에 살았던 오랜 종이 곧 오늘날의 중국인이 되었다고 가르치고 믿고 산다는 것인데 고고학적 답사와 유전학의 분석으로 밟아가면 중국 역시 그 기원은 아프리카로 향한다. 중국인의 중국 기원설을 학교에서 가르치고 정부에서 홍보하는 나라이지만, 그 나라 안에서도 동아시아인의 아프리카 기원설에 대한 논문을 쓰는 중국인 교수도 있다. 이 이야기를 나누고 나온 유전학 연구소 앞에 커다란 마오쩌둥 동상이 서 있었다고 한다. 정말 역설적인 장면이다.  

 

미모도 남다른 저자분! 본인은 채식주의자이지만 시베리아를 밟을 때는 어쩔 수 없이 모피를 둘러야 했다고 항변하는 모습이 귀여웠다. 채식주의자지만 동물의 살점을 해체하는 것은 기막힌 솜씨를 보인다. 자신이 해부학자라는 것을 잊지 말라고 강조하는 모습이 역시 귀여웠다. 답사를 해나가는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유적을 눈앞에 두고도 돌아나올 때 아쉬움이 클 터인데도 거기까지 갈 수 있음에 감사하는 모습이 좋았다.  

책을 읽어나가면서 내가 가장 궁금했던 것은 사실 다른 문제였다. 모든 고고학자와 인류학자, 고생물학자들이 모두 비기독교인들만 있을 것 같지는 않은데, 그들은 자신들의 신앙과 과학적 지식을 어떻게 접목시키고 이해하는지가 궁금했다. 그걸 잘 설명해주는 책이 있다면 나도 소개받아 읽어보고 싶었다.  

인류의 첫 조상이 발을 디딘 땅이 아프리카라고 하는 것은 어쩐지 몹시 마음에 들었다. 좀 더 겸손해지고 겸허해지는 기분이랄까? 영화 디스트릭트9에서 외계의 우주선이 제일 먼저 도착한 곳도 아프리카였지 않던가.  

저자는 인류의 과거를 찾아 떠난 여행이 인류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안겨 주었다고 했다. 왜냐하면 우리는 결국 지금까지 살아남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저자가 얘기한 것처럼 우리으 후손들은 지구 호나경의 변화로 인해 다시 수렵 채집을 하며 떠돌아다니는 생활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지금도 백두산 화산 폭발이 점쳐지고, 방사능의 무시무시한 위협을 받고 있고, 올 여름에는 또 얼마나 더울 것이며 북극의 빙하는 또 얼마나 녹을 것인지를 생각한다면, 괜한 우려가 아닐 것이다. 우리가 물려주는 것이 아니라 후손들로부터 빌려온 이 지구 환경이 말이다.  

독일에서는 원전 반대 시위도 열렸다고 하는데, 작금의 무서운 사태가 인류에게 경종을 울려서 더 최악으로 치닫기 전에 제동을 걸 수 있기를 소망한다. 그런 면에서 저자처럼 인류의 미래에 따스한 희망을 걸어본다.  

책이 무척 길어서 읽는데 오래 걸렸다. 617쪽으로 잡혀 있는데 앞쪽에 사진이 많이 실려 있는데 페이지가 적혀 있지 않은 것을 감안한다면 650쪽 이상의 무거운 책이었다. 저자가 직접 그린 일러스트가 신선했는데 그래도 앞쪽의 사진들이 그 지역을 서술하는 페이지에 실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내 책은 초판인데 오타로 여겨지는 부분들이 몇 군데 있다. 

66쪽
3시간 동안 달리는 데에는 약 900칼로리가 소모된다.(900kcal가 아닐까?)

72쪽
관광객이 이 캠프에 머물었는데(머물렀는데)
 
160
그림 위쪽에 ‘새빨간색이 잠자리가 날아왔다’(그런 이름의 잠자리가 있나? 새빨간 색의 잠자리의 오타일까?) 

333쪽
조악한 마오쩌둥의 동상은 1966년에 홍의병에 의해 세워진 것이라고 한다.(홍위병)

552쪽
만약 이런 식으로 우리가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시키지 않는다면 앞으로 5만 년 안에 다시 빙하기로 접어들지도 모른다.(앞쪽에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시키는 여러 사례들을 나열했다. 문맥상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시킨다면-이 맞는 듯)

 

표지가 마음에 들어서 큰 사진으로 넣어봤다. 책 속에서 등장했던 그림들이다. 참으로 감각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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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위대한 여행
앨리스 로버츠 지음, 진주현 옮김 / 책과함께 / 2011년 3월
절판


몇몇 남자 아이들은 마을의 언저리에서 가느다란 나뭇가지를 갖고 놀고 있었다. 다듬은 나뭇가지를 화살을 쏘듯이 멀리 있는 흙더미를 향해 던지는 놀이었다. 이 놀이에는 승자도 패자도 없었다. 테오의 말에 의하면 이렇게 경쟁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전통적인 부시먼의 방식이라고 했다. 부시먼을 연구해 온 인류학자들에 의하면 부시먼들은 집단 안에서 뿐만 아니라 집단끼리도 싸움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57쪽

클릭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유전자를 연구해 온 유전학자들은 이 언어가 수만 년 동안 보전되어 온 것은 우연이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클릭 언어는 우연이 아니라 사냥을 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데 적합한 방법이기 때문에 지금까지 사용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가설을 증명할 방법은 없다. 다만 내가 부시먼들과 직접 사냥에 나서 보니 소곤대는 목소리는 잘 안 들려도 클릭음은 아주 잘 들리는 것은 분명했다. 내 생각에 높은 주파수를 가진 클릭음은 목소리만큼 널리 퍼지지 않기 때문에 사냥을 할 때 사냥감 모르게 사냥꾼끼리 대화를 나누는 데에 아주 적합한 것 같다. 물론 이 가설은 아직까지 전혀 증명된 바 없다.

-61쪽

부시먼의 작은 몸집이 더위를 빨리 식혀 주어 더운 지방에서도 오랜 시간 달릴 수 있게 해 주기는 하지만 사람이라면 모두 다 오래달리기를 할 때에 더위를 식혀 주는 신체 구조를 가지고 있다. 사람은 털이 거의 없어 땀을 잘 배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뿐만 아니라 우리는 엄청나게 많은 땀샘을 가지고 있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 볼 때 우리는 오래달리기를 하기에 적합한 신체 구조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는 비록 다른 네 발 동물처럼 단거리를 빠른 속도로 달리지는 못하지만 오래달리기만큼은 어느 동물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특히 영장류 중에는 우리처럼 오래달리기를 잘하는 동물이 없다. 훈련을 받은 사람은 말이나 개보다도 장거리 달리기를 더 잘 하니 말이다. (...) 물론 다리가 길면 걷기에도 뛰기에도 유리하다. 하지만 발바닥에 있는 스프링과 같은 힘줄 그리고 커다란 엉덩이 근육은 뛰지 않으면 별 필요가 없는 것들이다. (...)사람의 몸은 오래걷기와 오래달리기에 적합하게 진화되어 왔다는 것이다.

-65쪽

미토콘드리아 DNA 계보는 전 세계인을 불과 몇 개의 계보로 나누기 때문에 내 조상이 정확히 어디서 왔는지는 알아낼 수가 없다. 자신의 유전자 검사 결과를 받아든 참가자들은 인종이라는 개념이 얼마나 주관적이고 임의적인 것인지 알게 되었다. 서로 다른 ‘인종’끼리 얼마나 비슷하고 또 얼마나 다른지를 살펴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그러나 인종이라는 것은 생물학적으로 볼 때 의미가 없는 개념이다. 이는 특정 지역에서 태어난 사람들이 공유하는 신체적 특징, 문화, 종교를 단순히 인종이라는 단어로 묶어버린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스스로 어디서 왔다고 생각하든지 간에 실제로 유전자 검사를 해보면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흥미로운 결과가 나온다.

-77쪽

우리 인류가 가졌던 ‘원래’ 피부색은 검은색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이후에 사람들이 햇빛이 적게 내리쬐는 북부아시아와 유럽으로 이동을 시작하면서부터는 굳이 검은색 피부가 생존에 더 유리하지 않게 된 것이다. 따라서 피부색이 옅은 사람도 그렇지 않은 사람과 똑같이 생존 가능성이 높아졌다. 어쩌면 북쪽 지방에서는 오히려 피부색이 옅은 사람이 생존에 더 유리했을지도 모른다. 우리는 음식을 통해 비타민D를 섭취하기도 하지만 우리 몸은 햇빛을 받아 피부에서 비타민D를 생성하기도 한다. 햇빛이 강한 지역이라면 피부색이 검더라도 피부에서 충분한 양의 비타민D를 합성할 수 있다. 그러나 일사량이 적은 북쪽 지방에서는 오히려 피부가 검으면 비타민D 합성에 방해가 되어서 비타민D 결핍이 일어나기 쉽다.
-169쪽

비타민D는 칼슘 합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비타민D가 부족하면 칼슘이 제대로 합성되지 않아 뼈가 약해져서 구루병에 걸리게 되는 것이다. 구루병에 걸리면 팔다리뼈가 비정상적으로 휘게 되고 골반뼈가 가라앉아 버리기 때문에 여자의 출산이 힘들어진다. 따라서 북쪽 지방에 사는 사람의 경우에는 피부색이 점점 더 하얀 쪽으로 진화했을 것이다. 어쩌다가 나타난 하얀 피부색 돌연변이가 오히려 생존에 이점을 주게 된 셈이다. 이런 식으로 유럽인들의 검은색 피부가 점차 하얀색으로 바뀌게 되었을 것이다. 북아시아인들도 이와 비슷한 과정을 거쳤을 텐데, 유럽인과는 다른 유전자 돌연변이가 생겼지만 결국은 같은 효과를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 이것은 수렴 진화의 좋은 예이다.
-169쪽

우리는 옛날 사람들이 늘 더 ‘정교한’ 도구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고는 한다. 기능주의적․생태학적 해석은 우리가 그런 오류에 빠지지 않게 막아 주는 역할을 한다. 왜냐하면 옛날 사람들에게 진짜 중요했던 것은 더 정교한 도구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생존을 위해 가장 적합한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었을 테니 말이다.

-262쪽

최후 빙하기 때의 시베리아 환경은 오늘날 지구상에 존재하는 어떤 환경과도 매우 달랐을 것이기 때문에 과연 그 당시의 모습이 어땠을지를 짐작하는 것은 쉽지 않다. 나무 한 그루 없는 광대한 평원을 상상해 보자. 평원에 자라고 있는 풀은 모두 짧은 풀이었고 나무는 어디에도 없었다. 그 속에는 오늘날 우리가 추운 기후와 연관시키곤 하는 순록이나 북극여우들이 살고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가 따뜻한 기후와 연관시키곤 하는 치타, 하이에나, 표범 같은 동물도 함께 살고 있었다. 빙하기의 시베리아 환경은 극과 극을 왔다갔다 하는 식이었기 때문이다. 겨울은 훨씬 더 추웠고 여름은 심하게 더웠다는 이야기이다.

-265쪽

에벤크족의 인근 마을에 사는 야쿠츠족은 전통적으로 유목과 정착을 병행해 왔다. 그들은 말을 유목하면서 동시에 소를 길렀고 터키 계통의 언어를 사용했다. 야쿠츠족이 남부 시베리아인들처럼 소를 키우고 터키 계통의 언어를 사용한다는 것은 이들이 13~15세기 경에 몽골이 세력을 확장하는 데 밀려서 북쪽으로 이동해 온 사람들임을 의미한다.

-289쪽

에벤크족의 주식이 고기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들에게 심장 관련 질환이 널리 퍼져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놀랍게도 그들의 콜레스테롤 수치는 매우 낮다. 이들이 유전적으로 나쁜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은 것일 수도 있고, 활동량이 많고 신진대사가 활발한 것이 나쁜 콜레스테롤을 줄여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일 수도 있다. 고위도 지방에 사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다른 연구 결과도 에벤크족의 결과와 비슷한데 오메가3가 많이 들어 있는 생선유를 섭취하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런데 시베리아와 알래스카의 여러 부족들이 점차 전통적인 생활방식을 포기하기 시작하면서 슬프게도 이 지역 사람들의 심장 관련 질병률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현대 문명이 만들어 낸 병이라고 여겨지는 심장 질환과 당뇨병은 이렇게 머나먼 북쪽 지방까지 퍼져 나가고 있다.

-293쪽

"중국에서 교육 받은 중국인으로서 저 역시 중국인의 조상을 중국에서 찾고 싶었습니다. 학교에서 그렇게 배웠거든요. 하지만 과학자로서 저는 과학적 증거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제 연구 결과는 아프리카 기원설을 뒷받침합니다. 중국인은 중국에서 기원했다는 것은 아무런 근거가 없어요."

-329쪽

동아시아의 경우 농경의 시작보다 더 먼저 시작된 것이 토기의 사용이다. 1960년대부터 전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토기는 일본의 조몽 문화에서 사용된 약 1만3000년 전의 조몽 토기라고 알려져 왔다. 하지만 새로운 고고학 자료에 의하면 그 당시에 일본과는 무관하게 러시아의 동쪽 끝자락과 중국 남부 지방에서도 토기가 사용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334쪽

우리가 초기 구석이 유적을 분석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방사성 탄소 연대측정법은 4만 년 이상 된 샘플의 연대를 제대로 측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특히 20세기 초반에 시행된 연대측정의 경우 잘못된 결과를 냈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354쪽

"사람들은 흔히 빙하기라고 하면 하얗고 험한 얼음으로 뒤덮인 곳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그건 사실이 아니에요. 겨울이 추웠던 것은 사실이지만 봄과 여름에는 지금 같이 풀도 자라고 그걸 먹고 사는 동물들도 사방에 많이 돌아다녔을 것입니다. 빙하기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동물인 매머드를 생각해 보세요. 매머드는 하루에 150kg의 풀을 먹어야 살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로네 계곡에서 수많은 매머드 뼈를 발견했어요. 그뿐만 아니라 털코뿔소, 순록, 말을 비롯한 다른 동물도 많이 발견했지요. 그만큼 이 지역에 먹을 것이 풍부했다는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겨울은 아주 춥지 않았나요?" 내가 물었다. "추웠지요. 하지만 네안데르탈인과 현대 호모 사피엔스는 먹을 것과 몸을 덮을 가죽, 불만 있으면 어디서든지 살아남을 수 있었습니다."

-399쪽

클라이브는 원래 전공이 동물학․생태학이었는데, 거기서 배운 지식을 이용해 구석기 고고학을 새로운 각도에서 접근했다. 그는 인류 진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석기의 형태가 아닌 네안데르탈인과 현대 호모 사피엔스가 살았던 곳의 환경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고 믿었다. 그는 환경과 사회 조직의 변화가 석기와 같은 기술의 변화를 유도한 것이지 그 반대로 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본다면 문화와 기술의 차이는 결코 그것을 만든 사람들의 지능에 있어서의 차이가 아닌 환경의 차이일 뿐이다.

-412쪽

"최후의 네안데르탈인들은 아주 적은 수가 모여 살았기 때문에 멸종되었을 겁니다." 하지만 클라이브는 기후 변화가 네안데르탈인 멸종의 주된 원인이라고 믿었다. "지난 25만 년 동안 가장 혹독한 기후가 찾아온 그때가 바로 네안데르탈인이 멸종한 때와 맞아 떨어지지요."
클라이브가 볼 때 네안데르탈인의 멸종과 호모 사피엔스의 탄생은 별도의 사건이다. 그 역시 다른 지역에서는 네안데르탈인과 현대 호모 사피엔스가 만났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고 본다.
-423쪽

네안데르탈인은 몸집이 건장하고 팔다리가 짧은데 이는 길쭉하고 팔다리가 긴 현대 호모 사피엔스보다 신체적으로는 추위에 더 잘 적응할 수 있는 구조이다. 하지만 네안데르탈인은 빙하기의 유럽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현대 호모 사피엔스의 우수한 문화를 가지지 못했다. 어쩌면 네안데르탈인의 몸집 자체가 이미 추위에 잘 적응된 상태였기 때문에 그들은 새로운 문화를 일구어 낼 필요가 없었던 것일 수도 있다. 이와 반대로 추위에 약한 신체구조를 가졌던 현대 호모 사피엔스는 이에 적응하기 위해 더 따뜻한 옷을 개발하는 등 새로운 문화와 기술을 개발해 오히려 유럽의 빙하기 기후에 더 잘 적응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는 이야기이다.

-424쪽

예술이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는 아니었겠지만 고고학자들은 동굴 벽화를 통해 최후 빙하기 시대 사람들에 대해 아주 중요한 정보를 얻게 되었다. 예술 작품이 많이 만들어졌다는 것은 사회 네트워크가 점점 더 복잡해졌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동굴 벽화는 석기 제조 기술의 변천보다 더 중요한 사실을 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동굴 벽화는 극한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옛날 사람들의 사회적․문화적 적응 방식이었던 것이다.
-452쪽

벽화가 그려진 동굴은 어쩌면 빙하기에 같은 집단의 사람들끼리 한곳에 모여 정체성을 확인하는 곳이었을지도 모른다. "이 사람들은 여기저기로 떠돌아다니는 생활을 했어요." 로블랑쉐가 말했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각자의 영역이 있었을 것입니다. 동굴에 벽화를 그려 넣음으로써 여기가 내 땅이라고 표시를 했던 셈이지요. 교회가 마을의 중심에 있는 것처럼 옛날에는 동굴이 한 집단의 중심이었을 것입니다."
같은 지역에 사는 사람들끼리 한 곳에 모여 정보를 교환하고 함께 종교 의식을 치르는 것은 긴 세월동안 혹독한 환경에서 살아남는 데 꼭 필요한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이렇게 교환된 정보는 대대로 전해져 내려왔을 수도 있다. 많은 고고학자들은 동굴 벽화가 이러한 ‘정보 교환 시스템’의 일부였을 것이라고 믿는다. 마치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의 암각화처럼 말이다.
-452쪽

농경이 시작되면서 식량 자원이 안정적으로 공급된 것은 사실이지만 그 음식이 그다지 건강에 좋은 것만은 아니었다. 기존에 고고학자들은 농경이 시작되면서부터 사람들의 건강 및 영양 상태가 좋아지고 평균 수명과 휴식 시간이 더 늘어났다고 믿어 왔다. 하지만 진실은 이와 정반대였다. 그 당시 사람들의 뼈를 분석한 결과는 놀라웠다. 농경의 시작과 함께 사람들의 건강 상태가 점점 나빠지기 시작했다는 것이었다.
-467쪽

수렵 채집인들과 비교해 볼 때 농부들은 충치가 많았고 키도 작았으며 평균 수명도 짧았다. 뼈에는 각종 외상이 더 흔하게 나타났는데 이로 미루어볼 때 사람들끼리 치고받고 싸우는 일이 더 잦아졌다는 것도 알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한곳에 모여 살기 시작하면서 신석기 시대 사람들은 전염병에 더 자주 노출되었다. 빈혈도 흔하게 나타났다. 신석기 시대에 접어들면서 사람들의 건강 상태가 좋아지고 평균 수명이 늘어난 덕에 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는 이론은 잘못된 것이었다. 농경의 기원은 우리 조상들의 평균 수명을 단축시켰고 건강 상태를 악화시켰다. 하지만 이러한 모든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출생률이 높아지는 바람에 인구가 증가하게 된 것이었다. 고대 마을의 인구수를 추정해 내는 것은 쉽지 않지만, 구석기 시대에는 인구 증가가 매우 더디었기 때문에 지금으로부터 1만 년 전만 하더라도 지구상에는 약 800만 명 정도의 사람이 살았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다가 기원후 1800년에 이르러서야 인구가 10억을 넘었다.
-468쪽

미국 정부가 유전자 분석을 통해 다양한 원주민 집단을 분류한 후 어느 집단에 속해 있느냐에 따라서 특혜 혹은 불이익을 주는 제도를 도입하면서부터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유전학은 부정적인 이미지로 자리 잡게 되었다. 1887년에 할당 제도가 시행되기 시작하면서 원주민들은 원주민 피가 얼마나 섞여 있는지에 따라 나뉘게 되었다. 원주민 피가 절반이 안 되는 사람은 아메리카 원주민이 아닌 것으로 간주되었고 그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땅은 자연스레 백인들에게 넘어갔다. 미국 정부는 아메리카 원주민들이 반드시 원주민 피가 절반 이상 된다는 것을 증명하는 증명서를 가지고 다니게끔 했다. 예술가들의 경우 정부가 인정하는 아메리카 원주민이 아니면, 자신이 만든 예술품에 ‘원주민’이 만든 예술품이라는 이름을 붙여 팔지 못하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이 다문화 국가인 미국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믿기 힘들 정도이다.

-482쪽

"곰은 덩치가 크고 정해진 구역에서 살지요. 마치 사람처럼 말이에요. 게다가 곰은 사람처럼 동식물을 모두 먹는 잡식성 동물이에요. 곰은 열매, 뿌리, 곤충, 이외에도 다람쥐 같은 작은 동물은 물론이고 사슴이나 순록과 같은 큰 동물도 잡아먹습니다. 또한 곰은 물을 좋아해서 해안가에서 잘 살지요. 저는 곰이 해변의 돌 위에서 장난을 치면서 바닷게를 잡아먹는 것을 여러 번 봤어요. 곰이 산란을 위해 이동하는 연어를 따라 강을 거슬러 올라간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기도 하고요. 사람 역시 곰이 먹는 것의 대부분을 먹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곰이 살기 적합한 환경에서는 분명 사람도 살기 좋았을 것이라는 이야기지요."

-495쪽

인류의 과거를 찾아 떠난 여행은 나에게 인류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주었다. 왜냐하면 우리는 결국 지금까지 살아남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리의 후손들은 어쩌면 지구 환경의 변화로 인해 다시 수렵 채집을 하며 떠돌아다니는 생활을 해야 할지도 모른다.

-55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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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를 해보았지.
요리를 해보았지 2
요리를 해보았지 3

꿀 카스테라의 엽기적인 변신(?)을 겪은 이후 빵 만들기에 좀 더 신중을 기해야 했다.  

오븐 토스터는 일단 겁이 나서 잠시 제쳐두고, 베란다에서 다시 밥통을 옮겨와서 취사 2번을 선택하기로 했다.  

지난 금요일의 선택은 '검은깨 스펀지 케이크' 

 

눈으로 보는 케이크는 늘 맛깔스럽다. 내가 만들어서 그렇게 나오지 않는 게 문제이지만... 

재료에는 늘 10인분이라 적혀 있지만 암만 봐도 3인분... 

 

취사 두 번을 끝내고 뚜껑을 열었을 때의 모습이다. 뭐랄까... 빵이 참 창백하구나. 

 

어찌나 얇은지 10명이 한입씩 먹으면 끝날 것 같은 10인분의 정체다.  

 

가장자리는 좀 도톰하지만 가운데는 무척 얇다. 이유는 알 수 없는 노릇. 책 속 사진보다 검은깨가 커보인다. 그것도 알 수 없는 노릇. 이거 한다고 검은깨 다 썼다. 새로 사야 함.. ㅎㅎㅎ  

맛은 찰떡 느낌이 좀 났다. 쫀득쫀득한 맛. 엄마와 내가 3조각씩 먹고 나중에 태권도 다녀온 세현군이 두 조각을 맛나게 먹었다. 자주 해주마고 약속했다. 후후훗! 

토요일은 6개월 만에 점을 빼고, 나간 김에 영화를 보고 돌아왔더니 저녁 먹을 시간이어서 빵굽기는 패스했다.  

일요일에는 그동안 시식에서 늘 제외되곤 했던 큰 언니를 위해서 빵을 굽기로 했다. 책을 뒤적이고 있으니 긴장하는 울 언니.뭘 찾고 그러냔다. 언니를 위해 준비했어, 기대해! 

 

냄비 모카 스펀지 케이크. 밥통도 오븐토스터도 아닌 냄비를 이용한 빵굽기다.  

집에는 믹스 커피랑 원두 커피밖에 없어서 블랙 커피 믹스를 한 상자 사왔다. 아, 재료비 넘흐 많이 들어...;;;;; 

책에 안내된 대로 바닥 두툼한 냄비에 반죽을 붓고 20분 알람을 시킨 뒤 아주 약한 불에 구웠다. 20분 알람이 울려서 뚜껑을 열어보았는데 맨 윗부분은 아직도 뽀얀 것이 왠지 덜 구운 것 같았다. 그래서 잠시 머뭇거리는 사이에 바닥이 타버렸다. 20분에 칼같이 끌 것을... 아까비...!! 

 

분화구 같은 저 모습은 익었나 싶어 젓가락으로 찔러본 자리. 그밖에 그믐달 같은 저 흔적은 어쩌다 저리 됐는지 모르겠다. 언니가 나름(!) 괜찮다며 잘 먹었다. 이번엔 안 탔냐고? 그럴 리가... 

 

바닥의 잔해다. 조심스럽게 먹지 않으면 저 까만 숯덩어리가 입으로 들어갈지도.... 

저리 급하게 먹고 나는 아이다 보러 성남으로 고고씽. 가는 길이 험해서 도착하니 이미 배가 고파졌음..ㅎㅎ 

그리고 오늘, 뭘 만들까 고민하다가 낙찰 본 것은 요녀석이다.  

아, 그런데 엄니가 어제 오늘 자꾸 빵을 사다 놓으시네. 빵은 내가 만들 수 있는데 말이지...  

혹시 빵 그만 만들라는 무언의 메시지??? 

치우지 말라고 했는데도 어김 없이 밥통은 베란다로 치워져 있고 오늘도 빨래 건조대가 나를 막는구나. 

그렇다고 포기할 줄 알면 오산!

 

초코칲 스펀지 케이크로 낙찰! 지난 주말에 초코칲도 이미 사다 놓았다. 음하하핫! 

열심히 반죽을 만들고 밥통을 꺼내오기 힘드니 오늘은 오븐토스터로 도전하기로 했다. 

지난 주에 꿀 카스테라로 처참한 경험을 했으니 쿠킹 호일로 그릇도 덮고, 일단 10분부터 시작했다. 10분 지나서 안 익은 것 확인하고 5분, 그리고 3분, 다시 5분, 또 5분. 그러니까 총 28분 만에 완성된 거다. 

 

확실히 베이킹파우더가 들어갔을 때는 좀 더 부푸는 것 같다. 배고파서 식힐 생각도 못하고 바로 포크로 떠 먹었다. 얼라, 초코칲이 안 보이네? 어디 갔지???? 가운데를 마구 파들어 가니 그제사 합쳐모여! 있는 초코칲을 발견했다. 왜 사진처럼 고르게 분포가 안 될까???

 

사진은 마치 호빵 같다. 엄니는 뒤늦게 오셔서 저걸 발견하고는 또 그릇 태웠냐고 바로 노발대발! 

아씨, 오늘은 처음으로 하나도 안 탔는데 그러신다. 저건 달콤한 초콜릿이란 말입니다!! 

결국 엄니와 둘이 맛나게 먹었다. 초콜릿을 다 먹고 나니 가장자리만 링처럼 남아서 몇 시간 방치해뒀는데, 한참 식고도 또 식은 다음에 나머지를 먹어보니 완전 맛난 거다. 오홋! 차갑게 식어야 더 맛있어지는 건가 보다. 여태까지는 매번 따뜻할 때 먹는 거야~ 하면서 바로바로 먹었는데 말이다. 

사놓은 재료로는 아몬드가 있는데 내일은 아몬드를 넣어서 구울까, 단호박을 사올까, 크림치즈로 큰 도전을 해볼까... 

나날이 실력이 늘고 있는 것 같은데 엄니는 아직도 밀가루 남았냐고 하신다. 

먄, 엄마! 밀가루 아직도 반이나 남았어.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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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요리를 해보았지 5
    from 그대가, 그대를 2011-04-06 13:02 
    이 녀석은 지난 3월 30일에 만들었었다. 그러니까 벌써 일주일 전!가지고 있는 재료로만 만들 수 있는 최적의 케이크 빵이었다.이제는 숙달이 된 조교마냥 재료 준비도 척척, 동선도 짧아졌고 조리 시간도 단축되었다. 모든 것이 완벽해!!엄마는 자꾸 뭘 또 만드냐고 심기 불편해 하시고 전기 요금 많이 나올 거라고 잔소리를 하시지만 꿋꿋이 완성을 해보았다.짠!좀 그럴싸해 보였다. 후후훗, 예감이 좋은 걸?밥통은 미끄러지듯 잘 빠져나오지만 저 그릇에 하면 버터
 
 
sslmo 2011-03-30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몬드스폰지 케익도 기대해요~^^
밀가루 얼만한거예요?
바닥나면 제게 살짝 귀뜸해 주세요.
이 페이퍼 넘 재밌어서 제가 무한 제공할 의향 있습니다~
(근데 다른 재료비가 만만치 않을텐데...밀가루만???)

마노아 2011-03-30 10:09   좋아요 0 | URL
밀가루 1kg밖에 안 하는데 잘 안 줄어요. 책에서 예시하고 있는 사용량이 100에서 140사이고, 중간중간 핫케이크 가루랑 미숫가루 등을 써서 그런가봐요.^^ㅎㅎㅎ
밀가루 무한 제공까지... 아, 이 시리즈 장수해야겠어요.^^ㅎㅎㅎ

코코죠 2011-03-30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정말 이 페이퍼 시리즈는 보물이에요 보물. 우울할 때 보면 최고 최고! 배고플 때 빵 한조각보다 더한 기쁨을 주죠. 마 파티셰님이 만들어주는 빵 한입만 먹어봤으면! 전 탄 것도 잘 먹는데!

마노아 2011-03-30 10:09   좋아요 0 | URL
오, 마 파티셰로 등극! 제가 이렇게 뭇 사람들에게 기쁨을 전하고 있다는 게 믿어지지 않고 있어요!
그치만 오즈마님, 탄 것은 되도록 먹지 말아요.(>_<)

bookJourney 2011-03-30 0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푸하하하하.. 잠이 안 올 정도로 우울모드였는데 마노아님 페이퍼 읽고는 빵 터졌어요. ^^

마노아 2011-03-30 10:09   좋아요 0 | URL
오오, 우울은 멀리 빵 차버려야 해요. 굿모닝입니다. 책세상님.^^

2011-03-30 0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1-03-30 10: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Joule 2011-03-30 03: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 시리즈 너무 좋아해요. 재미있어요. 읽고 있다 보면 남들이야 뭐라 하건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는 수행자나 장인 뭐 그런 단어가 떠올라요. 재료비 넘흐 많이 든다는 대목이 재미있었고, 엄마가 밥통 베란다로 치워 놓고 자꾸 빵을 사다 나른다는 대목도 너무너무 재미있었어요.

마노아 2011-03-30 10:11   좋아요 0 | URL
한올한올의 이태리 장인을 제가 닮아가는 건가요? ㅎㅎㅎ
엄마의 방해 공작이 날로 심해지고 있어요.
그치만 꿋꿋이 이겨내겠습니다. 필승!!

비로그인 2011-03-30 0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빵이 참 창백하구나" ㅋㅋㅋㅋㅋ 아, 이 문장은 그냥 시(詩)로군요^^

마노아 2011-03-30 10:11   좋아요 0 | URL
이렇게 큰 찬사를! ㅋㅋㅋㅋ 민망하여 제 얼굴이 다 창백해지고 있습니다.^^ㅎㅎ

비로그인 2011-03-30 0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마노아 님의 요리가 참 좋아요. 이상하게도 탄 음식을 좋아하는 저로서는(식빵도 잘 태워먹고 고기도 잘 태워먹고-정말 섭취 한다는 의미임) 저 탄 조각 하나만 달라고 하고픈 마음.

마노아 2011-03-30 10:12   좋아요 0 | URL
아아, 오즈마님과 마찬가지로 탄 음식은 안돼요! 하지만 고기가 타면, 그건 좀 고민해야겠어요.(>_<)
새까맣게 탄 빵을 잘 포장해서 부산까지 보낸다고 생각하면... 아아, 이건 정말 엽기예요..ㅜ.ㅜ

비로그인 2011-03-30 15:04   좋아요 0 | URL
뭘요, 감사히 잘 받겠습니다 푸후훗

마노아 2011-03-30 15:24   좋아요 0 | URL
섬세한 Jude님과 까맣게 탄 조각은 안 어울리지만, Jude님이 섭취하신다고 하니 왜 저는 까만 조각도 비타민처럼 느껴질까요.^^ㅎㅎㅎ

다락방 2011-03-30 0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빵은 내가 만들 수 있는데 말이지...

아, 마노아님. 진짜 완전 사랑합니다. 이 시리즈는 대박이에요. 책 냅시다. ㅎㅎㅎㅎㅎ 누군가 우울해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 시리즈를 보여주고 싶어요. 이래도 안웃을래, 하고 말이지요. 하하하하. 어머님이 자꾸 빵 사오시는데 왜 저는 어머님을 응원하고 싶을까요? 마노아님의 어머님께 롤케익 좀 보내드리고 싶네요. 하하하하하하하하. 게다가 그런데도 굴하지 않고 계속 빵을 만드시는 마노아님! 위에 쥴님 댓글처럼 장인정신이 보입니다, 마노아님.
저 흥분해서 댓글치다가 지금 막 '모나미'님이라고 칠 뻔했어요. 지우고 다시 마노아님으로. ㅎㅎ

마노아 2011-03-30 10:13   좋아요 0 | URL
알라딘 서재 생활 만5년 동안에 이렇게 폭발적인 반응은 처음 받아봅니다.ㅋㅋㅋㅋ
엄마가 빵도 사놓으시고 떡도 사놓으시고 배고플 틈을 안 주시려고 하네요.
그렇지만 간식은 언젠가 떨어지기 마련이고 배는 늘 고픈 법!
저는 굴하지 않아요. ㅎㅎㅎㅎ
이상, 모나미에서 마노아로 승격한 마 파티셰 장인이었습니다.ㅋㅋㅋㅋ

후애(厚愛) 2011-03-30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이 만드신 빵 먹고싶어요~!!
언젠가는 먹을 수 있겠지요^^

마노아 2011-03-30 10:45   좋아요 0 | URL
이번 서울 나들이에는 같은하늘님이 밥통 케이크를 먼저 선보이시겠지요?
제가 비법을 전수받아서 나중에 선뵈여 드려야겠어요.ㅋㅋㅋ

섬사이 2011-03-30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의 빵 만들기 페이퍼, 너무 재미있어요.
달처럼 창백한 빵, 그 맛이 어땠을지 정말 궁금하구요.
그림책 <구름빵> 이후, 가장 끌리는 빵이에요.
<창백한 달빵>.. ^^

마노아 2011-03-30 10:46   좋아요 0 | URL
아, 구름빵 이후 가장 끌리는 창백한 달빵! 최고의 찬사이십니다.^^ㅎㅎㅎ
기분이 붕 떠서 구름빵처럼 내려오질 못하고 있어요.^0^

Mephistopheles 2011-03-30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느날 어머님이 양푼 가득 수제비를 하시면서 '자 이제 밀가루따윈 존재하지 않아..므하하하' 하시면
아마도 이제 빵은 그만..의 압력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마노아 2011-03-30 12:33   좋아요 0 | URL
음하하핫! 수제비용 밀가루 중력분은 1kg 이상 있습니다.
제가 쓰는 밀가루는 박력분인지라..ㅋㅋㅋㅋ

레와 2011-03-30 15:17   좋아요 0 | URL
푸하하하하하하하..;;;;;;;

마노아 2011-03-30 15:25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ㅎㅎㅎㅎ

Mephistopheles 2011-03-30 22:21   좋아요 0 | URL
음..그래서 마노아님이 만드신 빵이 박력! 이 넘치는군요...

마노아 2011-03-31 01:15   좋아요 0 | URL
강력한 식감을 원했지만 박력에서 그쳤어요. 그래도 그게 어디예요. ㅋㅋㅋ

순오기 2011-03-30 11: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시리즈 페이퍼에 상품담기를 해주세요~ 무슨 책인지 덩달아 궁금해요.
그리고 먼저 올린 페이퍼도 먼댓글이나 바로가기 주소 넣어주세요~~~~ 무한리필로 보게요.ㅋㅋ
굿세어라 금순아, 가 아니라 굿세어라 마노아님~~~~~~~^^

마노아 2011-03-30 12:34   좋아요 0 | URL
오, 방금 상품 추가했어요. 그래봤자 여전히 밥통 케이크지만요.
책을 좀 바꿔볼까요? 보다 다양한 요리에 도전하는 겁니다.ㅎㅎㅎ
먼댓글도 추가했어요. 이런 건 역시 달인의 코치가 필요해요.^^

Kitty 2011-03-30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또 올라왔다 ㅋㅋㅋㅋ
즐찾되어있는 그 어떤 요리 파워블로그보다 유익해요! ㅋㅋㅋ 아 진짜 창백하구나는 걸작 ㅋㅋㅋㅋ

마노아 2011-03-30 13:59   좋아요 0 | URL
저 창백한 밀가루 덩어리를 걸작으로 평가해주는 키티님이 근사해요.^^ㅎㅎㅎ

like 2011-03-30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이킹 도전기 재밌게 보고있어요^^
근데 오븐 토스터기에서 구울때 윗부분 호일은 바로 덮지말고, 익어가는 중간쯤 먹음직한 갈색이 나면 덮어주세요!
그러면 색깔이 예쁘게 나올꺼에요.

원래 스펀지케이크는 일반 오븐으로 굽기에도 까다로운 녀석이에요...

마노아 2011-03-30 15:25   좋아요 0 | URL
아아아앗! 오늘의 케이크 이미 굽기 시작했어요.
어제도 오늘도 시작하면서 호일로 덮었는데 중간부터 했어야 했군요.
지난 번에도 그 얘기 해주셨는데 그넘의 꿀 카스테라가 5분 만에 홀랑 타버려서 무서워 일찍 덮었어요.
다음 도전기 때는 꼭 중간부터 덮을게요. 알려주셔서 감사해요~
스펀지 케이크가 원래 까다로운 녀석이군요? 훗! 나 때문만은 아니란 걸 알아서 참 기뻐요.^^ㅎㅎㅎ

레와 2011-03-30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짱! ♡

마노아 2011-03-30 15:25   좋아요 0 | URL
에헤헤헷, 베시시(^_______^*)

울창 2011-03-30 17: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 님이 책에 나오는 그런 근사한 빵을 척척 만들어내는 날이 올까
느무느무 두려워요.
빵 터지는 페이퍼가 그냥 빵 만드는 페이퍼가 되면
슬플 것 같아서..

밀가루는 양철댁 님이 맡겠다 하시니, 저는 그럼 설탕? 버터? 뭐가 필요하세요?
이 페이퍼의 무한질주를 위해서라면.

마노아 2011-03-30 17:55   좋아요 0 | URL
빵 만드는 페이퍼가 아니라 빵 터지는 페이퍼를 저도 지향하지만,
실력이 일취월장 할까 봐 두려워요.^^ㅎㅎㅎ
아하하핫, 버터는 아직도 2/3가 남았어요. 설탕이 좀 더 빨리 사라지는 것 같아요.
허니 파우더는 한봉다리 다 썼어요. 무한질주, 도전하겠습니다!!

꿈꾸는섬 2011-03-30 2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마노아님 대단하세요.^^
저도 언젠가 도전하고 싶은데 마노아님의 레시피를 보면서 빵 터졌어요.ㅎㅎ

마노아 2011-03-31 01:15   좋아요 0 | URL
빵 터지는 빵만들기, 계속 도전하겠음돠.^^ㅎ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