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316 호/2011-04-04 

야식의 대표 주자, 라면은 한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간식이다. 손쉽게 한 끼를 해결할 수 있어 식사대용으로도 많이 애용된다. 하지만 라면은 나트륨 함량이 높고 칼슘이 부족하기 때문에 건강을 위해서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 만일 자제하지 못하겠다면? 이젠 라면도 건강을 챙겨가며 먹자!

라면에 우유 1컵을 부어 같이 먹어보자. 얼핏 맛이 이상할 것 같지만 우유의 담백함과 라면의 얼큰한 국물이 어우러져 고소한 맛이 난다. 우유는 한국인에게 부족한 단백질, 칼슘, 비타민B 등이 들어있는 완전식품이다. 라면을 먹을 때 부족한 칼슘을 우유가 보충해주는 역할을 하고 라면의 염분을 배출하는데도 효과적이다.

단호박을 넣어도 좋다. 단호박과에는 칼륨이 많이 들어 있어 라면 속 나트륨을 배출하는데 효과가 있다. 미네랄과 비타민 함량도 많아 비만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 부족한 영양분을 보충해준다. 단호박 1/4조각이면 비타민A의 일일 권장 섭취량을 만족시킨다.

라면을 끓일 때 대파나 양파, 양배추, 다시마 같은 채소류를 넣으면 맛은 물론 건강까지 챙길 수 있다. 양파는 혈액 내 불필요한 지방을 제거해 콜레스테롤을 녹여 없애주는 역할을 한다. 다시마에 함유된 아르간산은 나트륨과 콜레스테롤 배출에 효과적이다. 양배추 역시 나트륨 배설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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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318호/2011-04-04 

“거기가면 요오드 처방받을 수 있나요?”
“병원에 요오드 좀 가지고 있는 거 있지요?”
“원장님은 요오드 챙겨놓으셨나요? 있으시면 저도 좀 주세요.”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 폭발 사고로 방사성 물질이 유출되면서 국내의 병원들도 덩달아 바빠졌다. 이와 같은 문의전화가 하루에도 수십 통씩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원전 사고 이후 방사성 물질 유출이 2주일 이상 이어지면서 결국 우리나라에서도 방사성 제논(Xe)에 이어 방사성 요오드(I)까지 검출됐다. 지금까지 알려진 방사성 물질은 1,700여 종에 이른다. 이들 중 인체에 해로운 대표 방사성 물질은 20종 정도. 원전이 폭발할 때 나오는 방사성 물질의 80% 정도는 제논(Xe)과 크립톤(Kr)이다. 하지만 두 물질은 기체이기 때문에 금세 흩어져 인체 피해가 적다. 때문에 현재 가장 위험한 방사성 물질로 알려진 물질은 요오드-131이다.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은 3월 29일 서울을 비롯한 전국 12곳에 방사성 요오드-131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KINS 측은 12곳 모두 검출된 양이 극미량이어서 환경이나 인체에는 영향이 없다고 밝혔지만 방사성 물질에 대한 공포감은 빠르게 퍼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환자들을 직접 접하는 의사들은 환자들의 요오드 처방 요구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2010년 신종플루가 한창 유행할 당시 치료제였던 타미플루를 무조건 처방해 달라는 요구와 똑같다.

그림 요오드화칼륨은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 의약품이다. 사진 출처 : 동아일보



그림 요오드화칼륨은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 전문 의약품이다. 사진 출처 : 동아일보 그런데 왜 사람들은 요오드를 찾는 것일까? 요오드화칼륨을 섭취하면 요오드 성분이 갑상샘으로 미리 들어가 방사성 요오드가 들어올 여지를 주지 않으므로 갑상샘을 보호해 주기 때문이다.

요오드-131은 호흡을 통해 몸 안으로 들어와 갑상샘에 저장돼 ‘베타선’이라는 방사선을 방출한다. 베타선은 반응성이 좋아 주변 세포에 영향을 미친다. 당장은 증세가 나타나지 않더라도 수년 뒤 갑상샘 세포가 죽거나 돌연변이를 일으켜 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일례로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당시 인근 지역에 있었거나 방사성 물질로 오염된 음식과 우유를 섭취한 사람들에서 갑상선암 발병이 증가했다. 그중에서도 산모의 태아, 소아가 특히 위험했다. 반면 20세 이상 성인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

갑상샘에 들어가지 못한 방사성 요오드는 오줌 등을 통해 몸 밖으로 배출된다. 방사성 요오드의 경우 직접 흡입하기 24시간 전에 요오드화칼륨을 섭취하면 갑상샘에 요오드의 양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방사성 요오드가 갑상선에 들어오는 것을 막을 수 있다. 방사성요오드를 직접 흡입한 뒤에라도 최소 15분 안에 요오드화칼륨을 투여하면 90% 이상, 6시간 내 투여하면 50% 정도의 방어 효율을 기대할 수 있다.

그렇다고 무조건 많이 먹는 것이 좋은 건 아니다. 일반적으로 성인이 하루에 섭취하면 좋은 요오드 일일 최적 섭취량은 0.15mg, 최대 3mg이다. 하지만 피폭 시에는 요오드 복용량을 130mg/일로 늘리고 최대 10일간 복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단, 1세 미만의 유아는 65mg/일로 복용한다.

일정 수준 이상의 방사성 물질이 검출되지 않고 있는데도 요오드화칼륨을 먹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부작용으로 알레르기, 두드러기, 침샘의 염증, 갑상선기능항진증이나 갑상선기능저하증만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혈액 속에 갑상선 호르몬이 과도하게 생기는 병으로, 신진대사가 과도하게 활발해져 갑상선이 커지고 눈이 튀어나오며 심장이 빨리 뛰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반대로 저하증은 혈액 속에 갑상선 호르몬이 부족해 생기는 병이다. 몸속의 물질대사가 잘 이루어지지 않아 몸이 나른하고 기력이 없어지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요오드-131은 자연상태의 일반 요오드, 즉 요오드-127의 동위원소로 방사성 물질인 우라늄, 플루토늄 등이 핵분열 할 때 생성되는 물질이다. 동위원소는 원자번호(양자수)는 같지만 질량수가 다른 원소를 말한다. 요오드-131의 반감기는 8.05일로 비교적 짧다. 반감기란 방사성 핵종(核種)의 원자 수가 방사성이 붕괴되면서 원래 숫자의 반으로 줄어드는 데 필요한 기간으로, 반감기가 짧을수록 방사성을 빨리 잃게 된다.

현재 교육과학기술부는 방사선 피폭 사고에 대비해 요오드화칼륨정을 한국원자력의학원 부설 국가방사선비상진료센터, 서울대병원 등 21개의 방사선 비상 진료지정 의료기관과 방사선보건연구원에서 13만 명분의 양을 보관하고 있다. 국내에서 일정 수준의 이상의 방사선이 검출되면 교육과학기술부에서 방사선 비상진료기관을 통해 무상으로 공급한다.

미국의 전문학회들은 현 단계에서 요오드화칼륨을 구입하거나 보관할 필요가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물론 현재로서는 복용할 필요도 전혀 없다. 안지현 중앙대병원 내분비내과 교수는 “미국과 한국은 일본으로부터 지리적 거리가 다르다”면서 “일본 원전 사고의 수습 진행 상황, 풍향과 같은 여러 변수를 고려해야 하며 요오드 복용에 대해서는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한다”고 말했다.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요오드를 섭취하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은 요오드 함량이 많은 음식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다. 요오드가 풍부하다고 알려진 대표적인 식품으로는 다시마, 김, 미역 등 해조류와 멸치, 굴 등의 어패류가 있다. 이 외에도 우유, 달걀노른자, 브로콜리, 감자, 바나나 등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다양한 자연 식품을 통해 섭취가 가능하다. 하지만 이 같은 음식물을 섭취하는 것은 방사성 요오드를 예방하기 위해서라기보다는 평소 요오드 일일 섭취량(0.15㎎)을 먹는 정도다. 방사선 피폭 시 복용하는 요오드화칼륨정은 요오드화칼륨 130㎎(요오드 121.5㎎)을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석주원 중앙대병원 핵의학과 교수는 “혹시라도 일본에 갈 일이 생겨 방사성 물질에 노출될 것이 걱정된다면 요오드를 많이 함유하고 있는 식품인 다시마, 미역, 김 등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며 “하지만 약의 요오드 함유량은 성인 1일 기준량의 몇백 배에 해당하므로 음식으로 먹어서는 큰 예방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요오드 함유 건강보조식품도 마찬가지다. 대개 이들 제품의 요오드 함유량은 0.075㎎~0.12㎎ 정도로 일일 섭취량에 못 미치는 양이다. 하지만 임신부는 조심해서 복용하는 것이 좋다. 이들 제품은 영양보조제로 팔리고 있어서 처방약처럼 관리가 잘 되고 있지 않다. 더구나 적정 복용량 및 성분 등에 관한 정보가 불분명하다. 한정열 제일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예방 차원에서 임신부가 섭취하는 요오드 영양보조제가 오히려 태아에 해를 미칠 수 있다”면서 “미량의 방사성 물질 노출과 태아의 기형아 발생률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일본의 원전사고 보다 심한 문제를 일으켰던 체르노빌 원전사고는 원자로(nuclear reactor)가 파괴되고 방사성 물질이 주변에 확산돼 당시 정부에서 임신중절을 권했었다. 하지만 기형아의 발생률은 증가하지 않았다. 따라서 현재 일본 방사성 물질 노출 정도가 우리나라 임신부에게 영향을 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이미 미국의 캘리포니아 보건국은 예방책으로 요오드화칼륨을 복용하지 말 것을 촉구한바 있다. 문제는 사람들에게 퍼져있는 공포감이다. 방사성 요오드를 제대로 알고 바르게 대처하는 태도가 중요한 시점이다.

글 : 이진한 동아일보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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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1-04-10 0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갑자기 편집 모드에서 붙여넣기가 되지 않아 내용을 캡쳐해왔다. 그 덕분에 가로 폭이 너무 크다.
그런데 체르노빌에서 기형아 많이 태어난 것은 사실인데....

마노아 2011-04-10 14: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은 붙여넣기가 되어서 다시 수정....;;;;
 
그 풍경을 나는 이제 사랑하려 하네 - 안도현의 노트에 베끼고 싶은 시
안도현 엮음, 김기찬 사진 / 이가서 / 2006년 6월
품절


掌篇 2

김종삼

조선총독부가 있을 때
청계천변 10전 균일 상 밥집 문턱엔
거지 소녀가 거지 장님 어버이를
이끌고 와 서 있었다
주인 영감이 소리를 질렀으나
태연하였다
어린 소녀는 어버이의 생일이라고
10전짜리 두 개를 보였다.-12쪽

수문 양반 왕자지

이대흠

예순 넘어 한글 배운 수문댁
몇 날 지나자 도로 표지판쯤은 제법 읽었는데

자응 자응 했던 것을
장흥 장흥 읽게 되고
과냥 과냥 했던 것을
광양 광양 하게 되고
광주 광주 서울 서울
다 읽게 됐는데

새로 읽게 된 말이랑 이제껏 썼던 말이랑
통 달라서
말 따로 생각 따로 머릿속이 짜글짜글 했는데

자식 놈 전화 받을 때도
옴마 옴마 그래부렀냐? 하다가도
부렀다와 버렸다 사이에서
가새와 가위 사이에서
혀와 쎄가 엉켜서 말이 굳곤 하였는데

어느 날 변속 벽에 써진 말
수문 양반 왕자지
그 말 하나는 옳게 들어왔는데

그 낙서를 본 수문댁
입이 눈꼬리로 오르며
그람 그람 우리 수문 양반
왕자거튼 사람이었제
왕자거튼 사람이었제-31쪽

감꽃

김준태

어릴 적엔 떨어지는 감꽃을 셌지
전쟁통엔 죽은 병사들의 머리를 세고
지금은 엄지에 침 발라 돈을 세지
그런데 먼 훗날엔 무엇을 셀까 몰라.-60쪽

밀물

정끝별

가까스로 저녁에서야

두 척의 배가
미끄러지듯 항구에 닻을 내린다
벗은 두 배가
나란히 누워
서로의 상처에 손을 대며

무사하구나 다행이야
응, 바다가 잠잠해서-79쪽

호랑나비돛배

고진하

홀로 산길을 오르다 보니,
가파른 목조계단 위에
호랑나비 날개 한 짝 떨어져 있다.
문득
개미 한 마리 나타나
뻘뻘 기어오더니
호랑나비 날개를 턱, 입에 문다.
그러고 나서
제 몸의 몇 배나 되는
호랑나비 날개를 번쩍 쳐드는데
어쭈,
날개는 근사한 돛이다.
(암, 날개는 돛이고 말고!)
바람 한 점 없는데
바람을 받는 돛배처럼
기우뚱
기우뚱대며
산길을 가볍게 떠가고 있었다.
개미를 태운
호랑나비돛배!-119쪽

빗방울, 빗방울

나희덕

버스가 달리는 동안 비는
사선이다
세상에 대한 어긋남을
이토록 경쾌하게 보여주는 유리창

어긋남이 멈추는 순간부터 비는
수직으로 흘러내린다
사선을 삼키면서
굵어지고 무거워지는 빗물
흘러내리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더 이상 흘러갈 곳이 없으면
빗물은 창틀에 고여 출렁거린다
출렁거리는 수평선
가끔은 엎질러지기도 하면서
빗물, 다시 사선이다
어둠이 그걸 받아 삼킨다

순간 사선 위에 깃드는
그 바람, 그 빛, 그 가벼움, 그 망설임

뛰어내리는 것들의 비애가 사선을 만든다-158쪽

월식

강연호

오랜 세월 헤매 다녔지요
세상 어디에도 보이지 않는 그대 찾아
부르튼 생애가 그믐인 듯 저물었지요
누가 그대 가려 놓았는지 야속해서
허구한 날 투정만 늘었답니다
상처는 늘 혼자 처매어야 했기에
끊임없이 따라다니는 흐느낌
내가 우는 울음인 줄 알았구요

어찌 짐작이나 했겠어요
그대 가린 건 바로 내 그림자였다니요
그대 언제나 내 뒤에서 울고 있었다니요-1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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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1-04-09 02: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때론 부페음식 같은 이런 옴니버스 시집도 괜찮죠~
전 정끝별이 선별한 '밥'이라는 시선집도 괜찮았어요~^^

마노아 2011-04-10 01:48   좋아요 0 | URL
헤헷, 생각보다 좋았어요. 정끝별 시인의 책도 지금 장바구니에 담았어요. 궁금해졌어요.^^

루쉰P 2011-04-09 1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대단한 독서의 양이시네요. 만화, 시집 등 끝을 알 수 없는 독서십니다. ^^ 시는 별로 읽지를 않아서 휘트먼이나 읽었던 기억이 있네요. 찬찬히 올려주신 시를 읽었는데 과연 자신의 생각을 단어로 함축하여 표현하는 것은 대단한 힘이라고 느껴요. 특히나 '호랑나비돛배'란 시를 읽고 놀랐네요. 리뷰 속도가 그나저나 엄청나세요. 잠도 잊으시고 리뷰를 쓰시는 듯...음...독서오타쿠이삼.

마노아 2011-04-10 01:49   좋아요 0 | URL
만화는 무척 좋아하지만 시집은 가끔 읽어요. 시를 금방 읽는 것은 부끄럽지만 저는 급하게 읽을 때 시집을 선택하는 편이긴 해요.^^
저는 두꺼운 책은 무서워서 웬만하면 잘 안 건드려요. ㅎㅎㅎ
 
이웃 사람 3 - 미스테리심리썰렁물 시즌 3
강풀 지음 / 문학세계사 / 2009년 4월
구판절판


-양영순 :(...)지금 우리에게 가장 문제가 되는 게 공동체 인식이다. 옆에 누가 사는지 모르는 상황이다. 언제나 떠날 수 있고, 내 옆의 사람이 경쟁자라는 의식이다. 사실 조금이라도 안면이 있담녀 사이코패스도 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장상용 : 사이코패스는 사회 환경의 탓인가?

-양영순 : 이 같은 경쟁 사회 속에서는 사이코패스가 나올 수밖에 없다. 사회 리더들은 인간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하지만 대부분 사람은 소시민이고 현실과 타협하면서 산다. 이런 상황에서 무한경쟁을 모토로 내세우면 남이야 어떻든 나만 살아남으면 된다는 분위기가 생긴다. 오히려 정치인들이 더 사이코패스 같다. '이웃 사람'이란 제목 자체가 이중적 의미를 갖고 있다. 이웃 사람이 가해자이면서 피해자다. 이웃이란 무관심에 의해 악마가 되기도 하고,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나를 살릴 수 있는 사람도 된다. 고시원에서 불지르고 뛰어나온 사람들을 칼로 지른 사건을 보라. 그 사람도 단절된 상태에서 자기 안에 악마를 키운 것이다. 사회적 분위기가 경쟁보다는 상생을 유도해야 한다.
-297쪽

-장상용 : 우리 사회 개개인의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양영순 : 21세기의 화두는 벽이다. 사람이 갇혀 산다. 혼자 사는 사람도 늘어나고. 인간 사회에서 가장 무서운 게 벽이다. 지금은 벽을 양산하는 체제다. 벽 속에서 외로운 개개인인데, 벽 하나로 어처구니 없는 일이 일어난다.-29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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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lmo 2011-04-09 0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좀 다른 얘기일지도 모르지만, 카이스트 학생들 자살 보도와 관련해서 씁쓸해요.
경쟁을 부추긴다는 건...극단적으로 몰아붙이면 자살을 부추긴다는 말이 되는 거잖아요~ㅠ.ㅠ

마노아 2011-04-10 01:51   좋아요 0 | URL
이 부분을 읽으면서 카이스트 학생들 생각을 했어요.
무한경쟁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시대의 슬픈 자화상이에요.
이런 것들이 자본주의의 힘인지 혼란스러워요. 대부분의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게 자본주의의 미덕이라고 여겼는데, 소수의 사람들에게 부를 몰아주기 위해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선 평안을 앗아가는 것은 아닌지 소름이 돋기도 하고요.... 울적한 일이에요..ㅜ.ㅜ

루쉰P 2011-04-09 0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맞네요. 정말 저도 그 벽 속에 함몰돼 살고 있으니 말이죠. 결국 모든 사회적 분위기가 사이코패스를 만드는 분위기. 요즘 <언더그라운드>라는 옴진리교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 책을 읽고 있는데 그 교단의 사린가스 주범들도 바로 저와 같은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이상한 종교단체로 빠지고 말았죠. 벽을 깨고 나가야 합니다. 맞아요. 전 내일부터 주변사람들에게 인사라도 하고 다녀야 겠어요. 근데 인상이 안 좋아서...괜찮을지...

마노아 2011-04-10 01:52   좋아요 0 | URL
어떤 범죄자에게 범죄를 일으킬 만한 어떤 이유가 있기라도 한다면, 그 썩은 부분을 도려낼 가능성이라도 있을 것 같은데, 그런 이유도 없이 범지를 저지르는 사이코패스가 점점 많아지는 것 같아 섬뜩해요. 영화 추격자의 하정우 같은 그런 캐릭터 말이에요. 웃는 얼굴의 밝은 인사는 선한 의도를 잘 전달해 줄 거예요.^^
 
이웃 사람 3 - 미스테리심리썰렁물 시즌 3
강풀 지음 / 문학세계사 / 2009년 4월
구판절판


내 예상대로 공포스러웠던 1권을 지나 짠했던 2권을 지나고 감동적인 마무리의 3권이었다.
살해 당한 여선이는 이웃집의 수연이에 비해 소심하고 내성적인 아이였짐나 그 아이 나름의 예쁜 마음들이 있었다. 까치밥이라며 감을 따지 않으려던 아이가 새엄마가 감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감가지를 따오던 날, 하필 새엄마가 감을 미리 사다 놓은 것을 발견한다. 소심한 마음에 감가지를 제 방으로 가져와 창에다가 매달아 놓았다. 까치밥을 빼앗은 것을 미안해 하며...
아이는 소박하고 검소한 편이었기에 살부러진 우산도 마다않고 썼겠지만, 새엄마 마음은 서글프다. 필시 자신이 친엄마였다면 당연하게도 우산 예쁜 걸로 사달라고 졸랐을 텐데 말이다.
흔해빠진 머리띠 하나도 소중히 생각하고 아껴 쓰던 예쁜 아이가 오래오래 눈에 밟힌다.

강풀 작가는 작은 컷 하나도 무심히 넘어가는 일이 있다. 어떤 내용이 나왔으면 그런 내용이 나온 배경이 분명 존재한다. 사라진 머리띠와 철사 꾸러미, 베란다에 떨어져 있던 교복 자락과 부러져 나간 우산살도 다 의미가 있었다. 그것들을 차곡차곡 모아서 집을 지어버린 까치. 그 덕분에 동네 전체가 정전이 되고 말았다. 이런 일이 닥친다면 그 불편함에 저 망할 놈의 까치!를 외쳤겠지만, 그 바람에 연쇄살인범의 폭주를 멈추고 더 많은 사람들을 살릴 수 있었다. 고마운 까치!!

이 작품이 아파트와 타이밍, 그리고 어게인과 어떤 연관이 있나 궁금했다.
이렇다할 연결 고리를 못 찾았는데 저기서 발견했다.
지문으로 등장한 양형사!
분명 앞서의 시리즈에 등장했던 그 저승사자일 것이다.
반갑다.^^
그가 사건 파일 녹취록에 녹음해둔 내용을 통해서 전체 사건의 개요를 정리할 수 있었다.
그 나쁜 살인범이 10일 간격의 살인 규정을 왜 바꿔야 했는지 말이다.

저 피자씬은 아쉬웠다.
아주 중요한 순간이었음에도 피자 받느라고 문을 열어준 범인.
그랬다면 피자가 좀 더 먹음직스러웠어야 했는데
애석하게도 어제 내가 먹은 이마트 피자처럼 맛없어 보인다.^^

숨막히던 삼일 간의 피냄새가 걷히고 안도의 숨을 쉬게 했던 장면이다.
안전한 귀가에 감동먹고, 심지어 자신이 처한 위험조차도 알지 못하게 배려해준 이웃 사람들의 선의가 고마웠다.
모두들 각자의 사연이 있었다.
누구라도 주저하는 게 당연한 이유들이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한 발자국씩 더 나갔다.
그 한 걸음이 큰 보탬이 되어 살인변주곡을 멈췄다.
장하고, 장하다!

처음에 무척 소심하게 등장했던 이 아저씨,
생사의 고비를 넘나들고 살인범과의 맞대면을 통해서 강해졌다.
그렇지만... 손님께 반말이라니, 곤란해요!

피자가게 사장님 말씀 지당하다.
사연 없는 사람이 어디 있고 사정 없는 사람이 어디 있나.
그 사연을 모두 살인으로 연결시키면 이 세상에 살인마 아닐 사람이 몇이나 되고, 살해당하지 않을 사람이 또 몇이나 될까.
이해가 인정이 되어서는 곤란한 부분이다.

이 작품에서 가장 무서운 이는 이웃사람이었고, 가장 절실한 도움을 준 이도 이웃사람이었다. 이웃과의 소통이 지극히 단절된 세상을 살고 있는 우리가 곰곰이 생각해 보고 새겨야 할 내용이다. 혹여 그 불신의 장벽을 내가 만든 것은 아닌지, 내가 만든 벽이 나를 위험으로 내모는 것은 아닌지 말이다.

책의 맨 뒤에는 해설을 붙인 장상용과 양영순 작가의 대화 내용도 실렸다.
그 부분이 이 작품을 읽으면서 배우고 깨우쳐야 될 내용같아서 따로 갈무리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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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P 2011-04-09 0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현대의 병에 대해 명확하게 표현해 낸 것 같아요. 사람은 타인과 고립 속에서 안식을 찾으려고 하고 피하려고 하는데 결국 그것이 더 자신을 불안하게 만들고 힘들게 만든다는 사실을 말이죠. 한가지 감동한 것은 피자 장면에 대한 마노아님의 냉철한 비평이 완전 무결한 만화란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해 주었습니다. 대빵 웃겼어요. 이마트 피자 ㅋㅋㅋ

마노아 2011-04-10 01:54   좋아요 0 | URL
고독 속에서 평안을 느끼기도 하지만, 그 테두리가 없으면 불편해한다는 것은 더 불안한 것 같아요.
아하하핫, 이마트 피자는 좀처럼 적응이 안 되네요. 좀 식은 피자를 먹어서 더 그럴 거예요.^^ㅎㅎㅎ

후애(厚愛) 2011-04-10 04: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금 당장 시리즈 다 구매하고 싶은데.. 옆지기한테 애교좀 떨어야겠어요 ㅋㅋㅋㅋㅋㅋ
한국 나갈때까지 책 구매 안 하기로 약속했는데... 제가 보고싶어서 안달이 났어요.^^ㅎㅎㅎ

마노아 2011-04-10 13:54   좋아요 0 | URL
한국 와서 구매하세요. 얼마 안 남았어요.^^ㅎㅎㅎ

순오기 2011-04-11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장 가깝고도 먼 이웃~~~~~~ 현대인의 문제군요.
이마트 피자~ 우리 아들은 제 입이 고급이라 사실 맛은 별로라네요.ㅋㅋ

마노아 2011-04-11 11:59   좋아요 0 | URL
가깝고도 먼 이웃이라고 하니까 일본이 퍼뜩 떠오르네요.^^;;;
이마트 피자, 맛은 영... 그 정도 가격에 그 정도 크기로는 코스코 피자가 최고인 것 같아요.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