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사 심할 땐 어떤 음식 먹으면 좋을까?  

제 1342 호/2011-05-11

매년 봄마다 찾아오는 반갑지 않은 손님, 황사. 황사 먼지 속에는 아황산가스, 납, 다이옥신 등 유해 중금속이 포함돼 있어 되도록 외출을 자제하거나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황사 먼지를 100% 차단하긴 힘든 법. 황사가 심한 날엔 중금속 제거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먹으면 도움이 될 수 있다.

황사에 가장 황사가 심한 날은 하루 8잔 이상의 물을 마시는 것이 중요하다. 작은 물통을 가지고 다니면서 입이 마르거나 코가 건조할 때마다 수분을 섭취하면 큰 도움이 된다.

황사에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조직은 호흡기다. 황사 먼지가 코나 입을 통해 들어오기 때문이다. 이미 몸으로 들어온 황사 먼지는 기도와 기관지의 섬모가 붙잡았다가 기침과 호흡, 콧물 등을 통해 배출해야 한다. 때문에 수분이 부족하면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지면서 섬모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유해물질의 침투를 더 쉽게 할 수 있다. 또 녹차, 커피 등 이뇨 작용을 돕는 음료는 몸을 탈수 상태로 만들기 때문에 중금속 배출에는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황사 먼지나 중금속은 신체에 산화스트레스나 염증을 증가시킨다. 따라서 항산화 영양소가 풍부한 잡곡밥이나 제철 과일, 채소 등도 도움이 될 수 있다. 황사 먼지는 장을 통해서도 들어오는데, 섬유질이 많은 음식은 장운동을 촉진하고 황사 먼지 속의 중금속과 결합해 유해물질의 배출을 촉진한다.

미역, 다시마, 김 등 해조류에 많이 함유된 알긴산 성분은 중금속 해독에 탁월한 효과가 있다. 알긴산은 수용성 섬유질로 중금속과 농약, 환경호르몬, 발암물질 등을 흡착해 몸 밖으로 배출시킨다.

돼지고기 속에 함유된 불포화 지방산은 탄산가스 등 폐에 쌓인 공해물질을 중화하고 몸속의 중금속을 흡착해 배설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삼겹살 등 동물성 지방이 많은 부위를 과도하게 섭취하면 오히려 해가 될 수 있다. 삼겹살을 먹을 때는 마늘을 많이 먹는 것이 도움이 된다. 마늘엔 수은 등 중금속을 배출시키는 알리신 성분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내가 한 실수도 아닌데 왜 민망한 걸까?  

제 1347 호/2011-05-16
 

치아 사이에 커다란 고춧가루가 낀 채 활짝 웃는 사람이나 무단횡단을 하는 사람을 보면 나도 모르게 민망해진다. 내가 한 실수도 아닌데 왜 민망한 걸까? 여기에도 과학적인 이유가 숨어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독일 마르부르크 필립스대학교 신경과학자 수렌 크라츠 박사는 다른 사람이 실수를 하거나 법규를 위반하는 상황에 따라 뇌가 어떻게 변화하는지 연구했다.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뇌를 관찰한 결과, 다른 사람의 실수를 보면 아픔을 느낄 때 활성화 되는 뇌 부위가 자극받는 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아픔을 느낄 때 활성화 되는 뇌 부위는 뇌의 앞쪽과 왼쪽 부분이다.

연구진은 “사람은 가끔 남이 한 실수를 마치 자기 실수처럼 몸 둘 바 몰라 한다”며 “이는 뇌의 특정 부위가 활성화되고 그 상황에 감정이입을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2011년 4월 ‘미국 공공 과학도서관 온라인 학술지(PLoS ONE)’에 개제됐다. 
 

 

적절한 체육활동이 성적 향상 돕는다  



제 1348 호/2011-05-16

한 과목의 수업을 특정 학년에 몰아서 편성할 수 있는 집중이수제가 2011년 본격 시행됨에 따라 초중고교 체육 과목이 소홀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그런데 적절한 체육활동은 오히려 성적을 향상시킨다는 연구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의대 어린이병원 캐서린 킹 박사는 찰스턴지역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매일 꾸준히 하는 운동프로그램이 교실에서 하는 수업과 어떤 연관성을 갖는지 분석했다. 킹 박사는 초등학생 중 성적이 낮은 어린이들에게 운동프로그램을 실시했다. 이 아이들은 실험에 참가하기 전 일주일에 1번씩 40분간 체육수업을 받았다. 새 운동프로그램은 일주일에 5번씩 하루에 40분간 시행됐다.

조사 결과 운동프로그램 시작 전인 봄보다 매일 꾸준히 운동을 한 가을에 성적이 더 높아졌다. 읽기 과목 성적이 평균 55점에서 평균 68.5점으로 10점 이상 향상됐다. 킹 박사는 “체육수업을 늘리자 성적이 향상됐다”며 “운동이 학습과 인지능력, 태도를 개선하는데 도움을 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2011년 5월 1일 미국 덴버에서 열린 세계소아과학회(Pediatric Academic Societies) 학술대회에서 발표됐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제 1345 호/2011-05-16
레이저 발사하는 횡단보도가 있다?
“공상과학(SF) 영화에 나오는 미래사회를 보는 것 같다”, “조명쇼를 보는 듯하다”, “우리나라에 설치된 게 맞나요?”

최근 인터넷에서 횡단보도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설치된 ‘발광다이오드(LED) 횡단보도’ 시설물을 사진으로 접한 누리꾼들의 반응이다. 이 시설물은 2010년 5월 19일 ‘발명의 날’을 맞아 대통령 표창을 수상했다. ‘LED 횡단보도’를 발명한 사람은 광주시 남구청에서 공무원으로 근무하는 박광만(42) 씨다.

어느 날 신문기사를 읽던 박 씨는 보행자 교통사고의 절반 정도가 횡단보도에서 일어난다는 사실을 알았다. 특히 해가 뜨기 전 새벽이나 해가 진 저녁 시간에 사고가 많이 발생했다. 교통사고 소식에 가슴이 아팠던 그는 ‘운전자에게 횡단보도를 밝게 비춰주면 보행자 사고를 줄일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순간 며칠 전 책에서 본 ‘필라멘트 전구와 형광등, 할로겐램프와 달리 LED 전구의 빛은 직진성이 강하다’는 내용이 떠올랐다. 박 씨는 “유레카”를 외쳤다. 전구의 밝기가 세더라도 빛이 사방에 분산된다면 운전자의 시야를 가려 교통사고를 부추길 수 있다. 반면 LED 전구의 빛은 주변에 분산되지 않고 레이저처럼 빛이 직진하는 성질을 지녀 하얗게 칠해진 도로의 무늬만 비출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곧바로 IT 기업들을 수소문했다. 자신의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만들어줄 기술력을 갖춘 기업을 찾아 나선 것이다. 박 씨는 기업 측 연구원을 만나 LED 전구가 운전자와 보행자의 시야를 방해하지 않으면서 횡단보도가 잘 보일 수 있는가에 대해 꼼꼼히 물어봤다.

박 씨는 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한 탓에 LED 전구와 같은 전자공학에 대한 지식은 많지 않았다. 구청에서 담당하는 일도 과학기술과는 무관한 ‘경제과’. 현재 그는 일자리 창출 관련 주무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그만큼 시제품이 나오기까지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제가 이공계 출신이 아니어서 그런지 발명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놓으면 주변에선 ‘쓸데없는 공상’으로 여기기 일쑤였죠. 하지만 발명은 ‘지식’이 아닌 ‘관심’에서 생겨납니다. 언제나 생활 속에서 다른 사람과 조금 다르게 생각하는 습관을 가지면 누구나 발명을 할 수 있습니다.”

발명에 관심이 많은 그는 이제껏 수천 건의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물론 대부분은 메모 수준에 불과하지만 박 씨는 ‘교통사고 예방’을 주제로 관련된 서적을 찾아 읽으며 꾸준히 연구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 끝에 ‘LED 횡단보도’가 탄생한 것이다. 보통 횡단보도 양 끝에 4개의 LED 조명장치가 1기로 짝을 이룬다. LED 조명장치는 크게 발광부, 발열장치, 제어장치, 알루미늄 합금구조물(외형) 등 네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발광부는 LED가 내뿜는 빛의 강한 직진성을 약화시켜 횡단보도를 걷는 보행자가 눈부시지 않도록 특수 광학렌즈를 사용했다. 이와 함께 CCTV가 내장돼 어두운 밤에도 선명한 화질의 영상을 얻을 수 있어 혹여 있을지 모를 뺑소니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발열장치는 LED 전구에서 나오는 열을 식혀주는 부분이다. 해가 지면서부터 해가 뜰 때까지 오랜 시간 자동으로 작동하는 LED 조명장치의 내부가 과열되지 않도록 막아주는 역할이다.

제어장치는 횡단보도에 설치된 신호등과 연계해 어두운 밤 시간 내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시간에만 작동하도록 조절할 수 있다. 그만큼 전기사용량을 조절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LED는 전력소모가 백열전구의 12분의 1정도로 매우 적어 효율성이 높다.

현재는 광주 남구 보건소 앞, 봉선동 어린이집 앞, 유안초교 후문, 제석초교 후문 양촌마을 입구 등 11곳에 총 44기가 설치됐다. 제품이 설치된 공간에서 실효성이 검증됨에 따라 부산과 대전, 전북 전주, 정읍, 전남 무안 등지에서도 시범적으로 설치되고 있다.

현재 2건의 특허를 출원한 박 씨는 “생활 속의 불편을 받아들이기보다 그것을 개선하려는 의지와 자신의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다는 믿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야간 교통사고가 빈번한 건널목에서 중앙선이나 보도블록을 야광페인트로 코팅하는 것도 운전자가 횡단보도를 쉽게 인식하도록 도와줄 것”이라며 “이처럼 일상에서 쉽게 얻은 아이디어로 특허를 출원했다”고 설명했다.

20세기 천재 물리학자로 손꼽히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도 8건의 특허가 있는데, 이들은 모두 생활 속의 불편을 덜기 위한 것이었다. 예를 들면 아인슈타인은 파이프 담배를 좋아해서 보트를 타다가 물에 빠졌을 때도 담배를 놓지 않았다. 여기서 착안해 발명한 것이 잠수함에서 사용하는 회전 나침반이다. 또 헝가리 물리학자 레오 실라르드와 함께 소음 없는 냉장고와 빛의 양을 자동으로 계산해주는 자동노출카메라를 개발해 특허를 획득했다.

아인슈타인은 “새로운 문제와 새로운 가능성을 제기하고 오래된 문제를 새로운 각도에서 다루기 위해서는 창조적 상상력이 필요하다”며 “상상력은 지식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풍요로운 미래를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발전하는 과학기술 지식이 아니라 SF 소설을 쓸 수 있는 상상력이 아닐까?

글 : 서금영 과학칼럼니스트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Mephistopheles 2011-05-16 1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왕이면 저 선을 넘어가는 차들을 레이저가 "지져" 버리는 효과도 함께 있었으면 대박일텐데...

마노아 2011-05-16 11:18   좋아요 0 | URL
오, 달달달 데워지는 장면을 상상해 보니 후덜덜 합니다. 이름값 하시는 메피님! ㅎㅎㅎ
 
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 - 조선의 문장가 이옥과 김려 이야기, 제1회 창비청소년도서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고 1
설흔 지음 / 창비 / 2011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설흔 작가의 '소년, 아란타로 가다'를 재밌게 읽었다. 한 소년의 세상 밖으로 뛰쳐나가 성장해가는 모습이 역동적으로 다가왔었다. 이 작품의 주인공 김려는 소년이 아닌 인생을 살만치 산 인물이지만 그의 깨달음과 성찰 역시 성장의 모습을 닮아 있다. 이 책 역시 성장 소설이라고 부르고 싶은 이유이기도 하다.  

정조의 문체반정에 꼭 따라오는 이름이 '이옥'이다. 정조에게 제대로 걸려서 인생이 확 틀어져버린 비운의 사나이기도 하지만, 임금을 상대로 끝까지 고집을 꺾지 않은 뚝심의 사나이이기도 했다. 물론, 임금의 명을 따르는 시늉은 했었지만.  

정조는 패관소품을 싫어했다. 가볍고 쉽고 새로운 형태의 글쓰기를 억제하고 옛문장들을 본받아 순정한 글을 쓰기를 바랐다. 문체에 대한 그의 집착은 병적이었고, 그 바람에 이옥과 김려 같은 희생자가 나오기도 했다. 이 책은 이옥과 김려의 글을 바탕으로 그 사이사이에 이야기를 엮어놓은 글이다. 그들의 인생 여정이 기본 골격이긴 하지만 사이사이에는 작가의 상상력이 가득 들어 있다. 옛 글을 읽고 있지만 옛스럽지 않고, 지나치게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은 재미난 글이었다.  

시작은 고을 현감으로 재직 중인 김려에게 이옥의 아들이 찾아오면서 시작한다. 이옥의 아들 우태는 버르장머리도 없었고 예의도 몰랐다. 아버지의 글보따리를 내려놓으며 값을 치르라고 덤비는 막무가내의 우태 덕분에 김려는 늘 마음 한구석에 자리하고 있지만 쉽사리 꺼내어 불러들이지 못한 이옥의 이름을 격하게 떠올린다. 더불어 고통스러웠던 유배시절의 기억도 함께. 

이옥과 더불어 사귀며 문체 때문에 욕을 보긴 했지만 유배 결정이 난 것은 강이천 때문이었다. 유언비어를 퍼뜨려 나라를 어지럽힌 그의 벗이었던 까닭에 김려 또한 죄인이 되어 머나먼 북쪽 함경도 경원으로 유배길을 떠났다. 때는 겨울이었고 가는 길목길목의 고단함과 수모는 살을 에는 바람을 더 고통스럽게 만들었다. 가는 도중에 부령으로 유배지가 바뀌어서 북쪽으로 덜 가게 되었지만 부령 유배길이 쉬웠던 것은 아니다. 편안하고 따뜻했던 삶밖에 몰랐던 그가 세상의 인심과 세상 사람들의 서러움을 목격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강을 다 건넜어도 죽음의 그림자는 떨어지지 않았다. 나를 맞이한 것은 얼어 죽은 시체였다. 채 자라지도 못한 소년 하나가 몸을 웅크린 채 죽어 있었다. 진저리를 쳤다. 죽은 것은 소년 하나뿐이 아니었다. 얼어 죽은 시체는 곳곳에 널려 있었다. 검은 새가 아쉬운 마음에 입을 쩝쩝거리며 하늘로 날아갔다. 무심한 세상이었다. 내가 어깨에 힘을 주고 글을 쓸 때 세상은 사람을 죽이고 있었다.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임금의 의중을 짐작하려 애쓸 때 세상은 눈과 바람으로 자신의 지배권을 확고히 다지고 있었다. 이 거친 세상에서 글이란, 사람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김려는 무엇이며, 이옥은 또 무엇이며, 임금은 또 무엇일까. 머릿속이 하얗게 되었다. 세상이 사라지고 나는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 – 58쪽

그렇지만 그의 깨달음은 아무래도 양반의 신분적 한계를 벗어나지 못한다. 이옥도 마찬가지였다. 문체로 인해 군역의 벌을 받게 된 그는 군역을 피하기 위해 숙제 아닌 숙제를 마치려고 무척 애를 썼지만, 그 군역이라는 것을 백성들은 모두 의무로 지고 있던 것들이었다. 물론 이런 문제점들은 그 시대를 사는 사람이 아닌 오늘을 사는 사람들이니까 쉽게 비판할 수 있는 문제다. 그랬기에 작가 역시 그 비판의 칼날을 이옥의 아들 우태의 입을 빌어 내밀었던 것이 아닐까. 

"거듭 말하지만 아버지를 비판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그 한계를 지적하는 것이외다. 그러니까 아버지는 방외인이라는 말입니다. 그 글이라는 게 아름답기는 하지만 그건 현실에서 한 발 물러서서 관찰하는, 관찰자의 시선에 다름 아니다, 이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182쪽

우태의 등장은 김려에게 시련을 안겨 주었다. 지금은 고을 현감으로 큰 무리 없이 조용히 지내는 그였지만 과거 그의 행적을 꼬투리 잡아 삼키고 싶어하는 인물들은 아직도 있었다. 우태의 행보는 김려의 과거를 끄집어내는 동기가 되었고, 우태의 입을 막지 않으면 자신의 죄를 스스로 인정하게 되는 꼴이 되고 말았다. 부끄러웠지만 김려는 우태의 입을 막기 위해 매를 들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이 우태의 '복종'만을 요구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리고 그것이 곧 과거 정조 임금이 이옥과 자신에게 요구했던 것이라는 것도 알아차린다. 더불어 임금이 느꼈던 노여움까지도. 

그 밤, 의원이 다녀간 뒤에도 자리를 떠나지 못했던 김려는 이미 고인이 된 이옥과 마주하게 된다. 초주검 상태가 되어 앓아 누워있는 아들을 앞에 두고 이옥은 부령 땅에서의 김려의 이야기를 듣고자 한다. 소설의 진행상 나와야 하는 글을 삽입하기 위한 설정이지만 다소 무리가 보였다. 이옥은 김려의 말문을 트이게 하기 위해서 자신이 썼던 글을 먼저 소개한다.  

21세기 독자의 눈으로 본다면 순수하게 흠뻑 취하기는 무리가 있지만 확실히 이옥의 글들은 생동감이 있었다. 격식을 따지지 않았고 부러 어려운 말도 쓰지 않았고, 조선의 평범한 백성들과 그들의 삶이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그 자신이 그 속에 풍덩 빠지면서 살지는 못했지만 순수한 관찰자로서의 역할은 충실히 해낸 것이다.  

그 밤에 이옥과 더불어 김려가 나눈 이야기들도 몹시 드라마틱했다. 부령에서 만난 사람들, 그의 이웃이 되어준 사람들, 그의 친구가 되어준 사람들, 그에게 위로가 되어준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그리고, 이제껏 김려가 잊고 살아온 사람들이었다. 이제 다시 지배자의 신분이 된 남자의 변해버린 마음을 더 부각시켜버리는 옛 이야기들. 김려는 부끄럽기만 했다. 

깨어난 우태와의 대화 속에서 김려는 다시 한 번 자신이 몰랐던 이옥의 자신에 대한 우정에 부끄러움을 느낀다. 친구가 고맙고 그리워졌다. 그리고 자신이 우태에 대해 많은 것을 오해했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많이 늦었지만, 이제 자신이 가야 할 길, 해야 할 일에 대한 지침이 세워진 김려는 단단해진다. 어두웠던 표정이 밝아지고 글에 기운이 돋는다. 그는 성장했다. 그리고 더 멋져졌다.  

작품의 말미에 이옥이 남긴 근사한 글이 소개된다. 멋진 글이라고 제목을 붙여도 좋을 만큼 온통 멋진 것들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진다. 조금만 옮겨보자. 

아침에도 멋지고 저녁에도 역시 멋지다. 날이 맑아도 멋지고 날이 흐려도 멋지다. 산도 멋지고 물도 멋지다.(...)요컨대 그윽해서 멋진 것도 있고, 상쾌하여 멋진 것도 있고, 활달하여 멋진 것도 있고, 아슬아슬하여 멋진 것도 있고, 담박하여 멋진 것도 있고, 알록달록하여 멋진 것도 있다. 시끌시끌하여 멋진 것도 있고, 적막하여 멋진 것도 있다. 어디를 가든 멋지지 않은 것이 없고, 어디를 함께하여도 멋지지 않은 것이 없다. 멋진 것이 이렇게도 많아라! 
이 선생은 말한다. "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 이렇게 멋진 것이 없었다면 이렇게 와 보지도 않았을 게야." -198-199쪽 

가을날 북한산을 실컷 유람하고 흥에 겨워 쓴 글이지만, 공간과 시간을 못박아두지 않더라도 멋지다고 감탄할 것들이 우리에게 많이 있다.  시름일랑 잊어버리고 멋지기 때문에 놀러왔다고 경쾌하게 외쳐보는 일, 그 자체로도 얼마나 멋진 일인가! 

오늘날의 우리보다 조선의 양반들에게 글은 삶 그 자체였다. 이 작품에 해설을 쓰신 강명관 교수의 얘기를 들어보자. 

조선 시대로 더 거슬러 올라간다면 문학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위엄을 가졌다. 수준의 차이는 있지만 사회의 지배층인 양반은 모두 문인이었고, 그들의 일상은 문학으로 이루어졌다. 문학 작품은 인간의 일상과 교직되어 있었으니, 친구가 찾아와서, 누가 죽어서, 술을 마시며, 한가해서, 흰머리가 나서 시를 지었다. 꽃을 보고, 달을 보고 시를 지었다. 이뿐인가? 집을 지으면 기문을 썼고, 친구가 책을 쓰면 서문을 썼다. 누가 죽으면 행장을 짓고, 제문을 짓고, 비문을 쓰고, 묘지를 썼다. 문학은 삶과 분리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기에 글쓰기란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 것이었다. 금전적인 대가가 주어지지 않지만 문인으로 명성을 날린다는 것은 생을 걸어 볼 만한 일이었다. – 201쪽 

백성들의 고단한 삶과 대비해서 핀잔 주지 말고, 있는 그대로 그네들의 삶을 이해해보려고 한다면 자신을 드러내는 글쓰기에 소신을 굽히지 않았던 인물에 대한 이야기는 몹시 매력적이다. 멋지기까지 하다. 멋지니까 독자는 읽을 수밖에. 

표지의 글자가 무척 재밌는 디자인을 하고 있다. 표지까지는 좋았는데 책 속 그림은 내 생각에 좀 유치했다. 띠지의 색이 표지의 색과 잘 어울리는데 띠지를 벗기면 공간이 많이 비어보여서 다소 아쉽다. 띠지 없이 표지 자체로 완성된 그림이 나는 더 좋다.   

아쉬운 부분이 더 있다.  40쪽에 -이옥에게 덧씌워졌던 그 모든 죄가 풀린 것은 경신년(1800) 2월, 어떤 이들은 성군이라고 했으나 그에게는 걸주보다 모질기만 했을 임금이 죽고 아직 어린 새 임금이 보위에 오른 뒤였다.- 

정조가 죽은 것은 1800년 6월 28일이었으니까 날짜 선정에 문제가 있다.  

82쪽에는 서학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해 놓았다. -조선 시대에 '천주교'를 이르던 말. 특히 천도교를 동학이라 이르던 것에 상대하여 쓰였다-라고 적고 있는데, 서학이 천주교를 이르던 말은 맞지만, 서학에 대비해서 동학이라 이름을 붙인 것이니 저렇게 설명해 놓으면 동학이 먼저 생긴 종교처럼 보인다는 게 문제이고, '천도교'란 이름은 그보다 한참 뒤에 동학의 이름이 바뀌는 것이니 역시 설명이 적당하지 않다. 청소년 문고답게 친절한 설명을 붙이려던 것이었겠지만 지나치게 친절해서 문제였달까. 


댓글(4) 먼댓글(0) 좋아요(2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늘바람 2011-05-16 1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고 있는데 그냥 제 일상과 겹쳐서 한문장 한구절 읽고는 생각에 빠지곤 하네요

마노아 2011-05-16 21:32   좋아요 0 | URL
요즘 하늘바람님은 좀 더 밝고 신나고, 마구마구 웃을 수 있는 책들을 보셨으면 해요. 그렇게라도 웃으면서 지내도록 해요, 우리!

마녀고양이 2011-05-18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서재에서도 이 책을 보네요.
인용글 정말 좋은데요! 제목이 끄덕여지네요. '멋지기 때문에 놀러왔지!', 그럼요.
오늘이나 모레 주문할 때, 이 책 꼬옥 사야지 하고 다시 한번 다짐하고 갑니다~

마노아 2011-05-18 11:17   좋아요 0 | URL
설흔 작가님의 글은 꽤 유쾌한 것 같아요. 집에 다른 책도 더 있는데 기대가 되고 있어요.
멋지기 때문에 놀러온 이 세상에서 우리 멋지게 놀아요.^^
 
멋지기 때문에 놀러 왔지 - 조선의 문장가 이옥과 김려 이야기, 제1회 창비청소년도서상 수상작 창비청소년문고 1
설흔 지음 / 창비 / 2011년 4월
장바구니담기


저물녘에야 금성에 다다랐다. 고을 수령 김목중이 내게 술을 보내 주었다. 그러나 나를 만나려 하지는 않았다. 그들에게 나는 불행의 씨앗이었다. 모두들 내게 다가서면 큰 병이라도 옮는 듯 몸을 움츠렸다. 유배 길은 배움의 길이었다. 그 길에서 나는 냉혹하고 무심한 세상을 보았다.-56쪽

강을 다 건넜어도 죽음의 그림자는 떨어지지 않았다. 나를 맞이한 것은 얼어 죽은 시체였다. 채 자라지도 못한 소년 하나가 몸을 웅크린 채 죽어 있었다. 진저리를 쳤다. 죽은 것은 소년 하나뿐이 아니었다. 얼어 죽은 시체는 곳곳에 널려 있었다. 검은 새가 아쉬운 마음에 입을 쩝쩝거리며 하늘로 날아갔다. 무심한 세상이었다. 내가 어깨에 힘을 주고 글을 쓸 때 세상은 사람을 죽이고 있었다. 내가 고개를 갸웃거리며 임금의 의중을 짐작하려 애쓸 때 세상은 눈과 바람으로 자신의 지배권을 확고히 다지고 있었다. 이 거친 세상에서 글이란, 사람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김려는 무엇이며, 이옥은 또 무엇이며, 임금은 또 무엇일까. 머릿속이 하얗게 되었다. 세상이 사라지고 나는 그대로 정신을 잃었다.-58쪽

남이곤과의 만남은 단순한 만남이 아니었다. 세상 끝에도 사람은 살고 있었다. 임금에게 낙인찍힌 죄인을 그는 죄인처럼 대하지 않았다. 그의 앞에 선 것은 죄인이 아니라 죽어 가는 사람이었다. 다시 이옥을 떠올렸다. 나는 그를 어떻게 대했는가. 피나도록 입술을 깨물었다.-62쪽

내게 글 쓰는 거창한 이유 따위는 없네. 지루해서 할 일이 없기에 쓴 것일 뿐.
이옥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무서웠다. 글에 목숨 건다는 말보다 그냥 쓴다는 말이 오히려 더 무서웠다. 이옥에게 글은 공기요, 물이요, 밥이었다. 그의 곁에 그냥 존재하는 그 무엇이었다. 그러니까 이옥은 자기 삶 전체를 글쓰기의 현장으로 승화시킨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에 비하면 나는......-116쪽

조선 시대로 더 거슬러 올라간다면 문학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위엄을 가졌다. 수준의 차이는 있지만 사회의 지배층인 양반은 모두 문인이었고, 그들의 일상은 문학으로 이루어졌다. 문학 작품은 인간의 일상과 교직되어 있었으니, 친구가 찾아와서, 누가 죽어서, 술을 마시며, 한가해서, 흰머리가 나서 시를 지었다. 꽃을 보고, 달을 보고 시를 지었다. 이뿐인가? 집을 지으면 기문을 썼고, 친구가 책을 쓰면 서문을 썼다. 누가 죽으면 행장을 짓고, 제문을 짓고, 비문을 쓰고, 묘지를 썼다. 문학은 삶과 분리될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기에 글쓰기란 지금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의미를 지닌 것이었다. 금전적인 대가가 주어지지 않지만 문인으로 명성을 날린다는 것은 생을 걸어 볼 만한 일이었다.-201쪽


댓글(2) 먼댓글(0) 좋아요(1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하늘바람 2011-05-16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면서 내내 속상하고 깨닫게 되고 그러더라고요

마노아 2011-05-16 21:32   좋아요 0 | URL
그 입장이 되어보고 나서야 보이는 것들이 분명히 있어요. 어휴...
 

1. 어제는 체육대회가 있었다. 아이들은 잔뜩 고무되어 있었고 의욕에 가득차 있었다. 내가 다닌 중학교는 나 때부터 체육대회를 3년에 한 번 개최하는 것으로 바뀌었는데 그 덕분에 규모가 아주 컸었다. 워낙 운동장이 큰 것을 큰 자랑거리로 삼던 학교였던지라 같은 재단의 고등학교는 체육대회를 일주일 가까이 하기도 했었다. 월요일에 1학년, 화요일에 2학년, 수요일에 3학년, 목요일에 전체 종합 결승 이런 식으로... 우리 중학교는 그 정도는 아니었지만 대회 개최 한달 전부터 오전 수업만 하고 오후에 4시간씩 응원연습을 했었다. 뭐, 우리도 만만치 않았구나. 

암튼, 그 정도 열기는 아니었지만 이 학교도 아이들의 응원전이 볼만 했다. 일단 학교가 워낙 작아서 숫자로는 장대함을 보여주지 못하지만 차려입은 옷들과 응원 구호가 무척 재치 있었다. 오전에는 너무 추워서 구경을 하다가 잠시 교무실로 대피를 했고, 점심 먹고 나서 다시 나와서 피구 시합을 구경했다. 시합은 무척 금방 끝났다. 아이들이 워낙 운동신경이 없어서 눈에 띄게 잘 하는 아이는 많지 않았다. 오호라, 이게 남자 고등학생과의 차이점이구나. 남학생들은 평소에 몹시 찌질하게 굴지라도 운동을 시켜놓으면 울끈불끈 근육을 자랑하며 펄펄 날아다녔다.  

다시 옛 생각이 난다. 나 중학교 때는 남학생과 합동 피구를 시킨 적이 있었는데 아무래도 남자 애들이 힘이 좋으니까 공을 던질 때 양손으로 공을 잡고 던지게 했다. 그 정도 룰이면 남녀 한 팀에 넣어도 게임이 볼 만했다. 또 한 번은 우리반과 옆반이 피구를 했는데(둘 다 여자반) 공 2개를 가지고 진행했다. 엄청 살벌했다. 공이 휙휙 날아다니니까 금세 공에 맞고 밖으로 나가야 했다. 어느 순간 사각 툴 안에 나만 남았다. 양쪽에서 공을 던졌고, 나는 피하면서 하나의 공을 잡아버렸다. 아, 내가 생각해도 멋있었다. 하나는 피하고 하나는 잡고! 그렇다고 우리 반이 이기진 못했다. 상대는 더 많은 학생들이 남아 있었고, 그 다음 번에 내가 죽었으니까. 음... 결말이 슬프군. 

>> 접힌 부분 펼치기 >>

 


댓글(12) 먼댓글(0) 좋아요(18)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BRINY 2011-05-14 22: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체육대회를 1주일간 하면 울학교 애들은 좋아서 미치고 말거에요 ㅎㅎㅎ
사실 남학교 체육대회는 하루만 하기로는 너무 빈약하고, 몇몇 대표선수들의 잔치만 되어버려요.

마노아 2011-05-14 22:33   좋아요 0 | URL
인문계 고등학교인데도 체육대회 1주일씩 해서 막 놀라고 그랬었어요.
정말, 그렇게 열어주면 남학생들은 펄펄 날 거예요.
그 중에서 운동 싫어하는 애들도 있지만, 운동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잘 하는 애들도 있잖아요.^^

버벌 2011-05-15 1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체육대회. 체육대회 버벌 -> (중,고등학교,대학) 체육부장, 오락부장, 기획부 출신. 체육을 지지리 못했는데 남들보다 등치 크다고 무조껀 시켜서리. 푸핫! 피구(우승) 발야구(우승) 배구(준우승) 짠~~~ 그래도 꽤 했는데.. ㅎㅎㅎㅎㅎㅎ 그립네요.

저도 인사동 가고 싶어요.

마노아 2011-05-15 22:37   좋아요 0 | URL
오오, 체육과 남다른 인연을 가지셨군요! 피구와 발야구는 아주 즐겁게 해보았는데 배구는 해보지 못했어요. 주먹 위에 올려놓고 위로 튕겨서 30개 채우는 그 정도의 시험만 본 기억이 있어요. 그래서 배구는 지금도 룰을 잘 모르겠어요.(>_<)
저는 피구랑 배구 등등 무척 좋아했는데 중3 때는 아무도 추천을 안 해주어서 제가 손 들어서 발야구 선수로 뛰었어요.ㅋㅋㅋ

봄날의 인사동은 무척 활달했어요. 이야기가 많은 곳이에요.^^

순오기 2011-05-16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페이퍼는 파란만장은 아니군요~ ^^
책꽂을데 없으면 책장을 사고, 책장을 사들이면 또 채우려고 지름신을 부르고~~ 악순환이에요.ㅋㅋㅋ

마노아 2011-05-16 21:29   좋아요 0 | URL
돌잔치에서 파란만장한 일이 있긴 했지만, 차마 적을 수는 없었어요.ㅜ.ㅜ
책을 바닥에 둘 수 없어 책장 둘 데를 찾아봤는데 다행히 저만한 크기의 책장 두 개는 들어설 자리를 확보했어요. 유난히 더 사진 않겠지만 평상시 사는 속도는 유지하지 싶어요.^^ㅎㅎㅎ

다락방 2011-05-16 15: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삼나무 책장인 줄 알았는데 '삼나무 스타일'-->여기서 완전 빵터졌어요. ㅎㅎㅎㅎ
두유 딸기 크림 프라프치노에서 크림을 빼도 맛있군요. 흐음, 그럼 저도 지나친 쾌락을 삼가하기 위해서 앞으로는 크림을 뺄까요? 흐음..

날씨가 좋아요, 마노아님. 그래서 이렇게 날씨가 좋은날 피구의 사각틀 안에서 하나의 공을 피하고 하나의 공을 잡는 멋진 마노아님을 상상했어요. 만약 여중을 나오고 여고에 다니면서 그런일을 했다면, 그리고 컷트머리 였다면, 마노아님을 짝사랑하는 여자후배들이 마구 생겼을 거에요. 지나다닐 때마다 여자애들이 꺅꺅 소리를 질렀을거고, 등교하면 책상에는 사탕과 편지들이 수북하게 쌓였을 거에요. 하하하하. 하나의 공을 피하고 하나의 공을 잡다니! 멋져요. 흑흑 ㅠㅠ

마노아 2011-05-16 21:31   좋아요 0 | URL
일년도 더 지나서 알아차렸네요. 그동안 애정을 담뿍 담아 바라봤는데 MDF라는 걸 안 순간 배신감이 확 치솟았어요...;;;;

날씨가 좋아서 점심 먹고 엄청 졸렸어요. 하필 교감샘 바로 앞자리여서 졸 수도 없고 엎드릴 수도 없었어요. ;;;;
저는 남녀공학 중학교와 여고를 나왔어요. 나를 향해 꺅꺅 소리를 지르는 여학생과 사탕과 편지가 담긴 책상 따위는 구경해본 적이 없어요. 크흑, 그런 그림 같은 일을 소망해보긴 했답니다. 하지만 멋지다고 해줘서 고마워요. 아무도 공감 안 해줘서 머쓱했어요.ㅎㅎㅎ

다락방 2011-05-16 15: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터벨트 이야기 궁금해요!! >.<

마노아 2011-05-16 21:31   좋아요 0 | URL
가터벨트 이야기는 다락방님을 만나서 특별히 따로 나누지요.ㅎㅎㅎ

pjy 2011-05-17 13: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조를 사랑하다가 만난 사람들...혹시 포청천의 그 남자이름이 전조맞나요?^^
돌잔치 이벤트 당첨축하드리고, 선물이 뭐였는지 궁금하네요~
생각해보니 저도 샤넬은 없고, 샤넬스타일의 가방은 있습니다 ㅋㅋㅋㅋㅋ

마노아 2011-05-17 21:20   좋아요 0 | URL
맞습니다. 그 전조입니다. 다만 포청천의 전조는 '하가경'인데, 저는 칠협오의의 전조 '초은준'을 좋아해요. 우리 모임에는 두 전조를 다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요.^^
돌잔치에서 당첨된 선물은 문화상품권이었어요. 2만원어치 들어 있어서 같이 간 언니와 반땡 했어요.^^
아, 그러고 보니 명품이 아닌 명품 비스무리한 스타일의 가방과 귀걸이와 시계 등등, 각종 물건들이 제게도 있네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