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
김제동 지음 / 위즈덤경향 / 2011년 4월
품절


정재승

20세기엔 남보다 1.2배 똑똑하면 더 높은 지위에 오를 수 있었어요. 이젠 시대가 달라졌죠. 더 똑똑한 것 대신 다른 사람 100명을 설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필요해요. 자신이 아는 것을 개방하고 공유하고 협동해야만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는 시대에 살고 있어요. 경쟁이 필요 없다는 것이 아니에요. 경쟁을 붙이는 방법으로 20세기가 굴러왔다면 지금 펼쳐진 문제들은 그런 경쟁만으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거죠.
-지금 교육은 그런 부분을 받쳐줄 수 있을까요?
지금 교육 당국이 잘못하고 있는 게 그겁니다. 시대착오적 방법으로 학생들을 교육하고 있어서 걱정되는 부분이 많아요. 모두 장미가 되라고 닦달하면서, 더 빨간 장미가 되라고 닦달해요.
-78쪽

고현정

나 상당히 괜찮다니까. 그러니까 우리 결혼하자.
-싫어. 난 솔직히 누나 같은 스타일은 별로예요.
조금만 더 생각해 봐. 네 인생에 이런 ‘elf'이 없어. 우리가 만나서 술만 마셔서 그래. 네가 못 본 나의 또 다른 모습이 있어. 아주 매력적인......
-97쪽

내가 안 돼 보이는 이유는 간단해. 빈 맥주 깡통이 차오르는데 그걸 버려줄 남자가 없어서야.
-비담 같은 남자가 있어야 하나?
비담까지도 안 바라. 칠숙이 편해. 칠숙.
-102쪽

-민감하긴 한데, 아이들에 대해 물어보면 대답하기 힘들 것 같아요?
그건 그 아이들 몫이야. 부러울 것 없는 집안에서 건강하게 태어났고 부족함 없이 잘 자라고 있잖아. 단 한 가지, 엄마가 가까이서 키워주지 못한다는 결핍이 있는 거지. 그런데 그건 그 아이들 운명이잖아. 훨씬 어렵고 힘든 상황에 처한 아이들이 얼마나 많은데. 난 그 아이들이 그 부분에 대해서 엄살을 안 떨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나 역시 나중에 아이들을 만나더라도 ‘아이고 내 새끼야’ 이러면서 울고불고 하지는 않을 거야. 어떻게 지냈는지, 관심사와 고민거리는 뭔지 쿨하게 물어보겠다는 마음이 들어. 애들보다 난 부모님에게 더 죄송한 마음이 들어. 결혼해서 애 낳고 해로하는 것을 정상이라고 알고 계씬 분들 앞에서 난 이상한 짓을 한 거잖아. 난 아무렇지도 않은데 부모님은 그것에 대해 죄의식 같은 것을 갖고 계시는 것 같아.
-104쪽

남경필

한나라당의 현재 모습은 꼴통, 가짜 보수의 성격이 혼재돼 있어요. 진짜 보수가 되려면 군대 가고, 세금 제대로 내고, 사회에 봉사하고, 법치를 하고. 기본을 해야죠. 우리가 먼저 법을 지켜야 국민에게도 법을 말할 수 있는 거죠. 한나라당을 변화시키는 것이 대한민국 정치를 변화시키는 가장 빠른 길이기도 해요.

-148쪽

루스벨트는 굉장한 정치명문가에서 태어났는데도 사회 양극화 해소하는 일에 온 힘을 쏟아 대공황 이후 4선을 하며 중산층을 일으켰죠. 당시 세율이 80% 가까이 돼요. 최고 기득권층에서 태어난 사람이 부자들이나 기득권층에게 무거운 도덕적 인내를 요구했고 그 힘으로 미국이 통합된 거죠. 사람들은 나더러 은수저 물고 태어난 거 아니냐고 해요. 인정합니다. 중요한 건 그 은수저로 나만 퍼먹고 살 것인지, 그걸 남들과 나누는 데 쓰는지 이 차이죠. 후자의 생각으로 살고 싶어요.

-149쪽

안희정

-정의가 뭘까요?
강한 사람을 바르게 하기 위해, 약한 사람에게 힘을 주기 위해 필요한 도구인 거죠.
-165쪽

-그럼, 우리가 지금 어떤 시대를 살고 있는 거죠?
겨울이죠. 그렇지만 겨울이야말로 생명이 싹트는 계절이에요. 어릴 때 어머니가 밀가루를 치대서 칼국수를 만드는데 그만하고 끓이면 좋겠다 싶은데도 자꾸 비벼 치대기를 반복해요. 그럴수록 칼국수의 면발이 쫄깃해져요. 전 그 칼국수의 면발이 역사가 전진하는 방법 같아요. 지금은 치대고 있지만 이 자체로 전진이죠. 태양만이 역사를 전진시키는 것은 아니라고 봐요.
-166쪽

조정래

-그런데 선생님, 민족주의라면 부정적인 이미지로 사용될 때도 있습니다.
강대국들이 약한 나라의 정신무장을 해체시키기 위해 무조건 민족주의를 부정하고 폄훼하죠. 민족주의를 매도하는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 19세기에 약소국에 가서 국토를 강탈했다면 20세기 후반에 들어와서는 자본을 강탈하죠. 세계화? 좋아요. 그런데 그 세계화란 것이 강대국이 중/후진국에 들어가 맘대로 돈을 빼가는 돈놀이에요. 우리가 흥청망청 바보짓하며 외환위기를 겪었지만 그 대가는 정말 톡톡히 치렀지요. 유학 다녀온 사람들이 강대국의 논리를 그대로 앵무새처럼 떠들어대는데 정신 차려야죠.
-194쪽

문용식

기업의 가장 중요한 사회적 역할이 고용 창출, 세금 납부예요. 그런데 대기업은 그 두 가지를 제대로 안 합니다. 돈만 벌면 되니까 정규직을 갈수록 줄여요. 또 탈세해서 조사만 하면 비자금이 수조 원씩 나와요. 그래놓고 사회봉사 한다며 생색내요. 기부 안 해도 좋으니까 세금이나 제대로 내라고 하고 싶어요.
-266쪽

미국의 구글이나 애플이 건설, 식품을 하나요? 대기업이 통 크게 해야지 구멍가게와 경쟁하는 건 너무 쪼잔한 것 아닌가요? 또 대기업이 자기들이 잘나서 그렇게 된 것도 아니잖아요. 군사정권이 얼마나 대기업을 보호해 줬나요? 노동조합 못 만들게 하고, 저임금으로 착취할 수 있도록 해주고...... 그런 국민들의 희생 위에서 성장한 것이 대기업이거든요. 제가 보기에 대한민국에서 공무원, 공기업, 수출대기업은 이미 특권층이에요. 상위 10%를 차지하죠. 중소기업 경영자들은 대기업의 마른 수건 짜내기 전략으로 늘 미래가 불안해요. 그러니 연구개발은 어림도 없죠. 경영자들이 이럴진대 종사자는 말할 것도 없죠. 영세 상인은 망해가고 청년백수가 양산되죠. 정말 불안한 사회가 된 거예요. 상위 10%만 OECD 동종업종보다 높은 소득을 받고 나머지는 모두 불안하고 어렵죠. 이런 사회가 오래 갈 수 있을까요? 더 큰 불행이 오기 전에 가진 것을 내놓고 나누어야 해요.
-267쪽

신영복

-선생님이 언제나 ‘창살 아래 내가 묶인 곳...’ 하시는데 그 모습을 보면서 눈시울을 붉혔어요.
제가 노래 없이 20년 세월을 살았잖아요. 독방에서 지내며 허밍하는 수준이었죠. 그런데 사람들이 꼭 짓궂게도 그 노래를 원해요. 더 이상 창살 아래 묶여 있기 싫은데......
-287쪽

-그런데 선생님. 지금 이 시대를 어떻게 살아야 할까요?
길게 봐야죠. 사회 변화는 국가 권력을 탈취하면 확실하게 할 수 있다는 신념을 공유했던 시절이 있었어요. 나치스 독일과 프롤레타리아 독재 러시아가 있는데 그건 아니라는 걸 보여줬죠. 결국 한 사회를 바꾸기 위해서는 아주 다양한 수위의 수많은 실천, 꾸준하고 부단한 참여, 오케스트라처럼 수많은 사람이 함께하는 다양한 노력이 결집되어야 해요.
-29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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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
김제동 지음 / 위즈덤경향 / 2011년 4월
품절


정의를 선택해서 내 삶이 불편해진다 해도 감수해야 합니다.
그게 인간과 짐승이 다른 점이죠.
제일 큰 희망은 인간답게 사는 것이라고 봐요.

저는 아이들에게 좋은 대학과 직장에 들어가라고 가르치지 않고,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늙어가야 한다고 가르쳤죠.
그게 우리가 꿈꾸는 행복한 교육 아닐까요?

평생 일해 왔는데 해군기지 들어서면
일도 못할 테고 바다도 오염될 테고......
저 바다 좀 봐요. 얼마나 예뻐요.
제발 어머니 같은 바다를 그대로 둘 순 없나요?

히말라야 첫 원정 때 오만했어요.
거대한 산 앞에서 서고야 깨달았죠.
대자연 앞에 인간은 정말 보잘것없다는 것을요.

개천에서 용 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송사리로 남아 개천을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요? 혼자 용 빼는 재주로 하늘 올라가는 것보다
함께하며 힘이 돼주는 사람이 더 귀한 존재입니다.

앞으로의 과학기술은 인간적 가치를 높이는 기술,
세상이 더 나은 방향으로 가는 것에 대해 기여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질주하는 과학을 멈출 수는 없으니까
질주의 방향을 바꿔야겠지요.

늘 좋은 것, 좋은 음식, 좋은 잠자리만 찾다 보면 몸이 썩어.
진짜 귀한 게 없어지는 거지. 시상식에도 그래서 안 가고 싶어.
작품보다 배우에게 스포트라이트가 모아지는 게 나는 아주 싫어.

저보고 왜 분노가 많냐고, 분노로 사회가 멍든다고 해요.
사실은 대기업의 탐욕이 사회를 멍들게 하는 것 아닌가요?

사진들이 하나같이 쾌활 그 자체다. 간혹 사진조차 없는 인터뷰이도 있지만, 사진을 분위기 좋게 찍을 만큼 몰입이 힘들었던 것으로 보인다.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달까. 그렇지만 대부분은 인터뷰어와 인터뷰이가 물아일체가 된 듯 닮은 표정으로 시원하게 웃고 있다. 상대방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재주가 분명 있을 것이다. 김제동에게는... 그가 하고 싶어하는 말을 자연스럽게 끌어내주는 힘도 있을 것이다. 그가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 만남을 나누기를 바란다.

순오기님의 요청으로 사진 한 장 추가!
웃는 모습은 아니지만 '경청'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무척 진지한 모습이 보기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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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1-07-29 0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희정 사진도 올려주세요~~ ^^

마노아 2011-07-29 02:08   좋아요 0 | URL
뒤늦게 한 장 추가했어요.^^

뽀송이 2011-07-29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잘 계시죠?
뒷북이지만ㅋ ㅋ 이미지사진 넘흐^^ 분위기있고 예쁘세요.^^*
이 책 아직 못 읽어봤어요.^^;;
읽어보고 싶네요.^^
서울 이제 비는 그쳤나요?

마노아 2011-07-29 13:02   좋아요 0 | URL
헤헷, 이 사진이 반응이 좋네요. 예쁘게 봐주시니까 좀처럼 이미지를 못 바꾸겠어요.^^
서울은 모처럼 해가 났어요. 오늘은 이렇게 뽀송뽀송 물기를 말려주었으면 해요.
이제 빨래도 좀 말라야죠..ㅜ.ㅜ
뽀송이님 이름의 기운을 빌려주세요.^^

pjy 2011-07-31 12: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을때와 이렇게 또 사진만 따로 보니 느낌이 새롭네요~
마노아님의 옆모습이 이뻐서 나름 셀카로 노력해봤는데....그렇죠, 손떨림은 핑계일뿐 얼굴이 다르군요^^;
머리스타일은 제가 더 길지만 꽤 비슷합니다~
간만에 아침부터 샤워하고 머리 그대로 풀른 상태로 회사나왔습니다~ 왠일인지 휴일에 회사에어컨을 틀어줍니다.무튼 풀러놓고 있긴한데~요즘엔 똥머리만 하고 댕겼더니 회사 사람들이 신기해합니다..촌스러운것들! 모태곱슬을 이제서야 알아보다니..(최근 매주마다 어디서 머리했냐고 얼마주고 했냐고 질문받았습니다--;)

마노아 2011-08-17 17:18   좋아요 0 | URL
앗, 댓글을 한참 지나서야 발견했네요. 죄송해요.6^^;;;
전 요새 더워서 머리를 질끈 묶고 머리띠로 앞머리도 확 올려버리고 다니고 있어요.
그때마다 엄니가 턱이 너무 각졌다고 구박을 하시는데 더운데 어찌합니까..ㅜ.ㅜ
수영장 갈 때도 요 패션으로 간답니다.
에어컨 빠방한 사무실에서라면 우아하게 머리도 푸르고 있을 텐데 말이지요.^^
 
달을 줄걸 그랬어 - 달리 초등학생 그림책 13
존 J 무스 지음, 이현정 옮김 / 달리 / 200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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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리뷰를 썼다고 생각했는데 읽고서 리뷰는 쓰지 않았나보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두번째 선 이야기 리뷰를 먼저 쓰고 첫번째 선 이야기를 이어서 쓴다. 

 

아이들이 평심과 처음 만나게 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밖에 곰이 있다는 칼의 말에 마이클과 에디가 반응을 보였다. 시큰둥하게 대답하고 보지도 않던 어른 엄마와는 확실히 다른 반응이다.  

평심은 바람에 우산이 날리는 바람에 아이들과 만나게 되었다. '고요한 물' 이라는 의미의 한자 이름 평심이 아이들에게는 판다 곰만큼이나 신기하게 들렸을 것이다. 

 

다음 날 에디는 직접 만든 케이를 들고서 평심의 집을 찾아갔다. 45도 각도를 자랑하는 저런 언덕에 산다면 판다곰도 날씬한 곰이 될 것만 같다. 판다가 좋아하는 대나무가 꽂힌 케이크가 녹차 케이크처럼 보인다. 아, 맛나겠다! 

평심은 텐트 안에 있었다. 평심의 라이 아저씨가 자신의 생일 선물로 보내주신 것이다. 라이 아저씨는 독특하게도 자신의 생일날을 축하하며 선물을 보내주곤 하신다. 에디가 준비한 케이크는 어쩌다 보니 라이 아저씨의 생일 축하 선물도 되는 셈이다. 선물을 받은 기념으로 평심은 이야기 선물을 해준다. 

 

언덕 위의 작은 집에 살고 계신 라이 아저씨네 집에 어느 날 도둑이 방문했다. 도둑조차도 반갑게 맞아주신 라이 아저씨는 그가 손님이기에 빈손으로 돌려보낼 수가 없었다. 줄 것이 없었던 라이 아저씨는 하나밖에 없는 가운을 벗어서 밤손님에게 안겨 주었다. 도둑이 오히려 놀라서 후다닥 도망가버리고 말았다. 

손님이 가고 나서 라이 아저씨는 달빛을 바라보다가 그만 안타까움을 느끼셨다. 고작 다 해진 옷을 줄 것이 아니라 이 아름다운 달을 줄 수도 있었을 텐데... 하고 말이다. 그렇게, 이 책의 제목이 탄생했다. 세상에, 달을 줄 걸 그랬다니.... 그가 도둑이고, 도둑을 잘 대접해서 보내는 거야 도통한 라이 아저씨나 가능한 일이지만, 달을 기꺼이 선물할 수 있는 대상이라고 볼 수 있는 그 마음가짐이 반짝반짝 빛이 난다. 게다가 달이 사라지지도 않고 줄지도 않는데 정말 기꺼이 선물할 수 있는 멋진 대상이 아니던가! 

그나저나 라이 아저씨는 혹시 북극곰??? 

 

그 다음 날은 마이클이 평심을 찾아갔다. 평심은 나무 위에서 종이 비행기를 날리며 놀고 있었다. 평심과 나란히 나무 위에 올라간 마이클. 밑에서 올려본 각도로 그린 그림이 훌륭하다.  

하늘을 날 수 있다면 구름 위에 그림자를 드리울 수 있다는 평심의 말도 라이 아저씨를 닮았다.
나무에서 떨어지는 것에 대해서 '끌쎄'로 대답하는 평심이 마이클은 놀랍기만 하다.  

이참에 평심은 마이클에게도 이야기를 하나 전해준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새옹지마'의 고사다. 그러니까 좋은 일이 있을 수도 있고, 나쁜 일이 생길 수도 있지만, 전적인 행운과 불행으로 여기지 않는 그 마음가짐이 평심의 이름과도 통한다. 온통 동물들만 등장하는 이야기 속 이야기의 그림들이 재밌다.

 

그 다음 날에는 칼이 찾아왔다. 형이 수영하러 가는데 이 물건들을 다 못 가져가게 한다고 화가 잔뜩 나 있는 상태였다. 평심의 수영장에 담아보아도 사람이 들어갈 수 없을 만큼 좁게 만들어버린 수영 용품들.  

평심은 칼과 재밌는 시간을 보냈지만, 칼은 오후가 되어서까지 형에게 난 화가 풀리지 않았다. 칼을 데려다 주면서 평심은 또 이야기 하나를 건네준다.

 

수도승이 귀부인을 들어올려 진흙탕을 건네준 이야기에서 젊은 수도승의 타박에 나이든 수도승이 "나는 그 여인을 벌써 몇 시간 전에 내려주었다네. 그런데 자네는 왜 아직도 등에 업고 있나?"라고 답한 그 이야기이다.   

세 가지 이야기 중 뒤의 두 개는 익히 잘 알려진 이야기이고 전해지는 버전도 여러 가지이지만 존 무스는 자신의 '선 이야기'에 가장 어울리는 것을 각색해서 책에 실었다. 세 명의 아이들도 모두 큰 깨달음을 얻었을 것이고, 평심과는 더 깊은 사이가 되었을 것이다.  

서양인이 그린 동양적인 내용의 그림책이 신선하고 재밌다. 이 책은 칼데콧 아너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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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열 일곱 자의 마법
    from 그대가, 그대를 2015-02-09 23:40 
    류시화 시인의 전작 "한 줄도 너무 길다"를 무척 인상 깊게 읽었는데 그게 벌써 15년 된 작품이라고 한다. 당시의 부족함을 메워서 무려 750쪽에 달하는 하이쿠 모음집을 다시 냈다. 일본의 대표 하이쿠 시인들의 시를 소개하고 이 짧은 시의 몇 배에 달하는 해설을 붙였다. 130명의 시인들에게서 1,370여 편을 소개했는데 하이쿠이기에 이 정도 분량이 가능하지 싶다. 그밖에 책 말미에는 150쪽에 달하는 해설도 붙였는데 하이쿠에 대한 보다 깊은 소개와
 
 
무스탕 2011-07-28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그림 끝내줍니다!!! 꼭 봐야겠어요!! (불끈!)

마노아 2011-07-28 17:59   좋아요 0 | URL
그림책 매니아로서 의지를 다지게 만들지요? 불끈!!

무스탕 2011-07-28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440, 총 444424

무스탕 2011-07-28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444, 총 444428

무스탕 2011-07-28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그냥 오늘 마노아님네 집에 버티고 앉아서 다~~ 잡아 버릴꼬야~~~~ ㅋㅋㅋ

무스탕 2011-07-28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456, 총 444440

무스탕 2011-07-28 22: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460, 총 444444

멋진 숫자 축하합니다 ^^*

마노아 2011-07-29 00: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오오, 무스탕님의 독무대였군요! 놀라운 숫자를 챙기셨으니 선물이 가야겠습니다.ㅋㅋㅋ
 
혼자서는 살 수 없어 - 존 무스의 두 번째 선 이야기
존 J 무스 지음, 이현정 옮김 / 달리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존 무스의 그림을 좋아한다. '세가지 소원'으로 처음 그를 만났는데, 깊은 이야기를 짧고 간결하게 압축하는 그의 글이 좋았고, 그런 그의 글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물기 많은 그의 그림도 참 좋아한다. '달을 줄 걸 그랬어'에 이어 이번에도 평심이 등장한다. 평심(Stillwater:고요한 물)은 우리가 평심을 유지한다고 말할 때의 그 평심으로, 판다 곰의 이름이다.  

 

 역에 곰이 있다는 아이의 말에 엄마는 시큰둥하게 반응했다. 곰이 앉아서 누구를 기다리는 모양이라고 고개도 들지 않고 말하는 엄마는, 아이처럼 저 특별한 판다 곰을 볼 수가 없다. 어른의 한계이자 아이의 특별함이다.

 

평심은 정말로 누군가를 기다리고 있었다. 꼬마 시인이자 조카인 '쿠'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다. 저 귀엽고 조그마한 판다 곰 쿠가 '하이쿠' 시인이란 것은 정말 매력적이다. 팀 마이어스가 그랬듯이 존 무스 역시 동양의 선에 대해서, 그리고 하이쿠의 매력에 대해서 푹 빠진 게 분명하다. 동경과 감탄의 느낌이 가득 배어 있다. 

환영 인사로 풍선을 선물하는 평심 산촌! 아무리 아기 곰이라 할지라도 풍선에 매달려 날아가진 않겠지만, 이 세계에선 충분히 가능하다고 얼마든지 상상할 수 있다. 

 

 돌멩이에 풍선의 끈을 묶어 놓았다. 그들만의 아름다운 소풍 잔치가 되어버린 듯하다.  

"정말 맛있는 차!
이제 비어 버린 컵,
어디다 버려요?" 

쿠의 질문이다. 일상의 언어도 하이쿠 시인처럼 나온다. 아껴 쓰는 걸 좋아하는 평심은 여기서 지내는 동안 매일 이 컵을 쓰게 될 테니 버리지 말고 가져가자고 한다. 생활 습관조차 평심이다.

 그리고 이때 등장한 평심의 친구들! 애디와 마이클, 그리고 칼이다. 마치 바람돌이를 만난 꼬맹이들처럼 반가워한다. 평심은 바람돌이보다 훨씬 친절하다 착하다.^^

 

애디는 평심 위에서 점프하는 놀이를 생각해내었다. 평심의 푹신한 배 위로 뛰어내려도 평심은 전혀 싫어하지 않을 것 같다. 아프지도 않을 것 같고.... 언덕 아래 집들이 자그마하게 보인다. 꼭 평심 옆에 있어서 작게 보이는 효과도 있다.  

마이클은 철자 맞히기 대회에 나가게 되었는데 실력에 자신이 없어서 걱정이 이만저만 큰 게 아니다.

 

평심은 오후에 휘태커 부인 댁에 병문안을 가면서 아이들을 데리고 갔다. 평소 마당에서 공놀이 하지 말라고 소리를 버럭 지르는 할머니를 아이들은 무서워하고 있었다. 하지만 평심은 휘태커 부인이 친절하고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다. 애디와 마이클에 비해서 어린 칼은 확실히 일손에 도움은 안 되지만 적극 참여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 부엌 안에서 평심은 고개도 못 들고 있지만 역시 든든한 존재! 

휘태커 부인은 여전히 아이들을 향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셨다. 노인 분들은 신경이 예민한데 아이들이 집 앞에서 자꾸 떠들고 공을 던져서 정원을 망치거나 하는 일이 화가 났을지도 모르겠다. 혹은 혼자서 보낸 시간이 길어서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법을 잊었을지도 모른다.  

아이들은 휘태커 부인의 집을 청소했고, 부인에게 선물할 그림도 그렸다. 놀기 바쁘던 칼도 모처럼 쿠와 함께 솜씨를 발휘하고 있다. 

 

철자 맞히기 대회 공부 때문에 다음 날은 휘태커 부인 댁을 못 갈 뻔했지만, 평심의 설득으로 마이클은 부인 댁을 방문했다. 알고 보니 휘태커 부인은 예전에 영어 선생님이셨다고 한다. 부인 덕분에 마이클은 단어의 뿌리를 공부하며 철자를 훨씬 쉽게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칼은 휘태커 부인께 드릴 사과를 열심히 땄다. 나무 위에서 떨어져도 평심이 푹신하게 받아줄 테니 아무 염려도 없다.  

"아침 햇살이
사과와 한 소년을
품에 안아요." 

꼬마 시인 쿠의 하이쿠 실력이 다시 빛나는 순간이다. 

 

휘태커 부인 덕분에 철자 맞히기 대회를 무사히 마친 마이클은 빨간 리본 상장을 부인께 선물로 드렸다. 칼은 직접 딴 사과를 드렸다.  

선물을 잔뜩 받은 휘태커 부인은 어머니로부터 배운 사과차를 만들기로 결정했다. 아이들이 도와줄 것은 자명한 일! 

빠르게 시간이 지나 이제 쿠가 돌아갈 시간이다. 

"여름이 저물자
집에 가는 길 밝혀주는 
새 친구들의 얼굴" 

쿠는 인사도 시인의 언어로 답한다. 좋은 친구들을 만났을 뿐아니라, 어려운 이웃을 돕는 법을 배울 수 있었고, 또 물자를 아껴쓰는 법까지 배웠으니 쿠는 많은 공부를 한 셈이다. 이제 쓰던 컵을 버려도 된다고 하자 청출어람 이 귀여운 조카가 또 이렇게 화답한다. 

"돌아갈 때가 되니 알겠어요.
여름은 사과차 향기가 난다는 걸.
향기가 남은 이 컵을 간직할래요." 

우리 말로 옮기니 음절수가 좀 늘었지만, 하이쿠의 음률과 곡조로 들리는 효과가 일어난다.  

연세 많은 휘태커 부인도, 꼬마 시인 쿠도, 그리고 개구쟁이 아이들도, 더불어 힘을 합치며 서로의 정을 나눌 때 더 풍성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평심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러니 이런 제목이 나올 수밖에! "혼자서는 살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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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11-07-28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동네 도서관을 검색해 보니 있네요. 흐흐흐 ^^

마노아 2011-07-28 18:00   좋아요 0 | URL
바람직한 도서관이에요.^^ㅎㅎㅎ
 

1. 새벽 4시 40분에 기상했다. 목표는 5시 20분이었지만 이때 눈이 떠지고는 잠들지 못했다. 새벽같이 일어난 이유는 엄니의 아쿠아로빅 등록 때문이었다. 6월까지는 꾸준히 다니셨는데, 6월에 바쁜 일들이 생기면서 1/3만 강습을 받는 사태 발생. 7월 등록을 고민하다가 등록이 마감되었다. 그래서 7월 한 달 쉬고 8월 신규 등록을 해야 했는데, 화요일까지 7명 비고 전원 다 찼다고 한다. 그나마 7월은 기존 회원으로 모두 채웠지만 휴가를 간 건지 8월이 다소 여유가 있는 셈이다. 물어보니 새벽 6시 오픈부터 접수를 받는다고 했고, 보통 그 시간대에 다 채워진단다. 그래서 새벽같이 일어난 거였는데, 하늘에 구멍이 난 것처럼 비가 내렸다. 너무 세차게 들이부어서 앞이 보이질 않았다. 이런 시간에 신규 등록하러 사람들이 올까? 이 비를 뚫고? 이 빗속에 수영을 오는 사람들은 기존 회원이 아닐까? 이렇게 머리를 굴리면서 비가 다소 잠잠해지기를 기다렸다. 그래서 예정보다 30분 늦게 출발했는데 마감됐다. 아, 어쩜 좋아. 새벽 4시 40분에 일어났는데....ㅜ.ㅜ 게다가 이 짓을 8월에 또 해야 해....털썩! 

2. 언니는 독립하면서 TV를 무척 신경 썼는데 골치가 아팠다. 좀 작은 사이즈로 사면 30만원에서 해결될 것 같은데 극구 큰 사이즈를 원하고 있고, 그러면 50만원 훌쩍 넘어가고, 그만한 돈은 없고... 그래서 수신카드를 사서 모니터로 보라고 권해줬다. 모니터가 크니까 화면도 크고, 자리도 덜 차지하고 무엇보다도 비용 절감하고... 그 수신카드가 월요일에 도착했는데 설치 못하겠다고 수원 집으로 와달라고 연락이 왔다. 그때가 수영 강습 가기 전이었는데, 화요일은 일정이 꽉 차서 못 가고 수요일 오전에 가겠다고 하고 전화를 끊었다. 엄니가 펄쩍 뛰셨다. 수영 마치고 바로 가라고. 아씨, 수영 마치면 8시 반인데 그 시간에 수원까지 가서 언제 돌아오라고! TV야 인터넷으로도 볼 수 있고 언니는 DMB폰인데 뭐가 문제냐고 했지만 자꾸 그 시간에 다녀오라고 재촉해서 열불이 났다. 게다가 나 수영갈 때는 비가 안 왔는데 마치고 나니 억수로 퍼붓는 비. 우산 가져갔냐고 전화 한통 나한테 넣어줬으면 안 삐졌을 텐데, 비 쫄딱 맞고 돌아왔는데 언니 TV 걱정만 하신다. 아씨...;;;; 

3. 암튼, 엄니의 수영 등록은 실패했고, 바로 수원으로 직행하기로 했다. 언니는 쇼핑몰을 하기 때문에 옷을 수납할 공간이 필요한데 그래서 대용량 상자를 주문했다.  

요 제품인데 저렴한 놈으로 골라서 수원으로 지난 주에 배송시켰다. 근데 조립 못하겠다고 주말에 연락왔었다. 전동 드라이버 우리집 것은 모니터 부품으로 충전기를 쓰는 바람에 쓸 수 없고, 형부네서 공구상자를 빌려왔다. 근데 이게 보통 무거워야지. 할 수 없이 상자 안에 있던 전동 드라이버랑 충전기 하나랑 나사 못만 챙겨서 배낭에 넣었다. 엄마가 선풍기도 들고 가라고 해서 나 또 뚜껑 확 열릴 뻔 하고...;;;;;  

아무튼 우산을 들어도 별 의미없는 시계 속에서 도착하니까 오전 8시. 당근 언니는 자고 있다. 들어가서 나는 수신카드 설치를 위해 이리 궁리 저리 궁리! 피씨와 수신 카드를 usb로 연결하고, 프로그램을 깔았다. 그 다음엔 안테나 연결인데, 뭘 연결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그 지역은 케이블을 설치해야 공중파도 나온다고 해서 수원방송 케이블과 인터넷 결합 상품을 신청해둔 터였다. 셋탑 박스에 분배기가 연결되어 있어서 거기 입력 케이블을 수신카드에 끼워보니 TV는 나오는데 인터넷이 안 된다. 그밖에 다른 것들은 아무리 해봐도 되질 않는다. 그렇다고 인터넷을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 수신카드 제조 업체에 전화하니 귀찮은 듯 받으면서 다른 번호를 알려준다. 그 번호로 해봤지만 받지 않는다.  

형부에게 연락해서 원격조정으로 이것저것 시도해봤다. 근데 이번엔 프로그램이 말썽이다. 이미 깔려있는데 자꾸 다시 깔라고 하고, 그래서 다시 깔면 프로그램이 지워지고, 지워져서 다시 깔면 없다고 또 깔라고 그러고, 그러면서 사이사이 블루 스크린 떠주시고! 아주 총체적 난국이었다.  

4. 두 시간을 그렇게 허비하고, 이번엔 상자 조립. 이게 가로 세로 40에 깊이 30인데 꽤 무겁다. 톱밥으로 만든 mdf상자와는 비교가 안 된다. 그런데 내가 배낭에 가져간 전동 드라이버가 나사를 끼우니 헐거워서 빠진다. 우리집에 있던 녀석만 생각하고는 내가 중간에 들어갈 부품을 안 가져왔나보다 생각했다. 결국 수동으로 상자 두 개를 맞추는데 어찌나 힘이 들던지... 그거 하면서 또 두 시간이 흘렀다. 그렇게 수원 언니 집에 도착해서 밥 먹은 것까지 합하니 훌쩍 6시간 소요. 가서 보람된 것은 언니가 연결 못한 프린터 연결해준 것 달랑 하나다. (나중에 집에 와서 집에 남긴 드라이버 부품을 살펴본 형부가 맞게 가져갔다고 한다. 다만 우리집 거랑 작동법이 달라서 내가 못한 걸 거라고... 아, 또 삽질했구나... 주르륵...ㅜ.ㅜ)

5. 영화 고지전을 예매해 두어서 다시 서울로 출발했다. 딱 영화 시작 시간에 도착해서 화장실도 못 들르고 물 한 모금도 못 마셨다. 그럼에도 영화가 훌륭하니 다 괜찮다. 

기대했지만 기대 이상으로 영화는 잘 만들어졌고, 그 만큼 아팠다.  

한국전쟁을 휴전으로 막내린 것이 7월 27일이었는데, 공교롭게도 딱 그 날 영화를 보았다. 어쩐지 더 서늘하게 느껴졌다.  

 

6. 영화 보는 내내 문자가 왔다. 대부분은 알라딘 문자였지만, 받지 못한 전화 한 통은 언니 전화였다. 생일 날 열이 높았던 다현양이 결국 입원한 것이다. 처음엔 급성 폐렴이라고 해서 식겁했는데, 나중에 인후염이라고 정정해왔다. 휴우... 언니 저녁 사들고 병원으로 향했다. 다현이는 작년 12월에 급성장염으로 입원했을 때보다 쌩쌩했다. 하지만 내가 나올 때까지 열이 38.5도로 하루종일 그 정도 체온을 유지했다고 해서 걱정이다. 게다가 병실이 없어서 특실 입원했는데 하루 병원비가 20만원을 훌쩍 넘는다고 한다. 게다가 특실은 보험료도 안 나온다고 하네. 어이쿠...ㅜ.ㅜ 

7. 돌아오기는 형부랑 같이 돌아왔다. 우리집에 도착해서 우리집은 Btv를 보니까 언니네서 들고 온 수신카드를 재설치해 봤다. 같은 문제가 발생한다. 여기선 화면이 아예 잡히지 않고, 딱 한 번 소리만 잡힌 적이 있다. 그리고 역시나 드라이버 재설치 문제가 계속 발목을 잡더니 마침내 블루스크린 두둥!  한 세시간을 씨름했나보다. 도저히 안 되겠다. 제품이 불량인 건지 다른 문제가 있는 건지 모르겠지만, 반품하기로 결정했다. 아주 환장하겠다. 업체는 내일 모레부터 휴가라고 하니 목요일 중으로 해결을 봐야 한다. 아, 피곤해....ㅜ.ㅜ 

8. 언니는 지난주 수요일에 독립했는데 그 전 주말에 쇼파베드를 주문했다. 우리집에서 사용하는 쇼파베드가 딱 좋다고 했지만 본인이 싫다고 해서 원하는 디자인으로 주문해줬다. 내가 훈수를 둔 건 빨강색을 고집한 것 뿐인데, 자기 키에는 안 맞다고 불평이다.  

왼쪽 그림의 빨강색인데 머리와 발 부분이 약간 올라간 것이 불편한가 보다. 울 언니가 좀 길기도 하지만... 

하지만 어쩌랴. 이미 도착해서 쓰고 있는 것을.... 

 

책상도 문제란다. 본인이 원하는 사이즈에 가격 맞추어서 검색해주고 역시 색깔만 훈수를 뒀을 뿐인데, 이것도 작아서 맘에 안 든단다. 아씨, 그러게 누가 쓰던 사무실에 책상을 달랑 만원에 넘기고 오라고 했나. 본인이 새것 쓰고 싶다고 홀랑 팔아버리고 그 열 배 이상을 주고 새로 산 것을....;;; 

이래저래 고생만 하고 욕만 먹은 언니의 독립 과정이다. 원하는 것을 사고 싶으면 검색 쯤은 본인이 하란 말이지...;;;; 

오늘 돌아나오는데 다음 주에 또 오란다. 일주일에 한 번씩 오란다. 날 잡아 잡수려고? 끙!! 

9. 6월에 원고를 보낸 것이 드디어 책으로 나왔다. 아주 많은 필자 중의 한 사람이지만, 유명한 분들이 많아서 내 이름이 거기 끼어 있는 게 심지어 민망할 지경이다. 

기획회의 300회 특집 때문이라고 해서 난 기획회의에 원고가 들어가나 했더니 단행본을 따로 내는 것이었다. 책 디자인도 깔끔하니 예쁘다. 천천히 읽어봐야겠다. 

 

 

10. 수원에서 돌아오는 길, 전북 사는 친구가 집 괜찮냐고 전화가 왔다. 우리집 괜찮다고 얘기하고 집에 와보니 뉴스가 장난 아니다. 그 동안 서울에서 이 정도로 물난리가 났던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아니, 어쩌면 서울이니까 이 정도일지도 모른다. 지방에서 이 정도 퍼부었으면 더 사단이 났을 것이다. 과거 우리 교회가 지하 성전일 때 여름 장마철에 매일 물 퍼나르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2층이어서 그런 걱정 없지만, 사고 당하신 분들은 얼마나 막막할까. 아직도 비는 더 내릴 기세다.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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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11-07-28 0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쿠,,다 읽었는데도 숨이 헉헉 거려요.
이게 다 오늘, 아니 그러니까 어제 하루 있었던 일이란 말입니까?
아니면 제가 너무 헉헉대고 읽느라 이해를 못 한 건가요???ㅠㅠ
암튼 다현양이 빨리 회복하길 바래요~~~~.
그리고 마노아님의 글도 기획회의에 실렸군요!!!축하드려요~~~~.^^단행본도 판매를 하나요??

마노아 2011-07-28 10:37   좋아요 0 | URL
하루를 일찍 시작해서 길기도 했지만 일이 많아서 더 길었어요.
다현양은 관장하느라 더 고생을 했는데 지금은 좋아졌대요. 다행이지요.^^
기획회의 잡지랑 단행본 모두 알라딘에서 검색되어요. 살 수 있나봐요.^^ㅎㅎㅎ

코코죠 2011-07-28 02: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마노아님의 이런 소소한 일상글을 읽는 게 좋아요. 마노아님은 바쁜 날들을 보내셨지만은^^; 뭐랄까 친구랑 오래 전화통화하는 기분이 들기도 하고요. 그래서 저도 개인블로그에(왜 그 일촌들끼리만 보는) 일상을 디테일하게 적어놔요. 그러면 지인들에게, 잘 연락 못 하고 살아도, 자주 보는 것 같고 그래서요. 마노아님에게 배운 거지요. 마노아님이 이런 글을 올리고, 제가 그걸 천천하 읽고 나면, 큰숨이 쉬어져요.

그나저나 몹시 바빴군요 나의 마노아님! 어떻게 그 많은 일들을 다 하실 수 있단 말인가요! 저도 언니한테 무지 착한 동생인데- 애기들 보라고 매주 오라 그러고요, 심부름 엄청 시키고요, 엄마는 언니 일이라면 안달복달하는 것도 똑같아요! 아, 우리는 가여운 동생클럽을 만들어야겠어요! - 마노아님 보면 저는 아무것도 아니라능;;;

마노아님, 저는 마노아님을 너무 좋아하는 거 같애요. 글쎄 어젠 알라딘 꿈을 꿨는데;;;글로 쓰니까 부끄럽네요;;; 마노아님이 나왔어요. 전 마노아님에게 엄청 맛있는 닭고기를 요리해드렸어요. 마노아님은 이집트 사진에서처럼 카우보이 모자를 쓰고 계셨는데 제 상상 그대로 눈이 너무 선하고 예뻐 가지고는 막. 우린 헤어질때 막 끌어안고;; 그랬어요. 아 북흐럽다;;;

수다가 길어졌는데 아무튼 저는 마노아님이 좋아요. 이 말 할려고 로그인했어요!

마노아 2011-07-28 10:40   좋아요 0 | URL
어제 너무 피곤했는데도 뭔가 여기다가 다다다 털어놔야 하루가 마감될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_<)
깨알같은 일상의 연속이에요. 어제는 좀 피곤한 깨알이었지만요.^^

언니가 둘인데 셋이었으면 더 바빴을 거예요. 아하하핫!
시집간 언니에게도 동생은 봉이지만, 시집 안 간 노처녀 언니에게도 동생은 봉이었습니다. 아아아...ㅜ.ㅜ
동생클럽! 회원수 어마어마할 것 같아요.^^

우와, 오즈마님 꿈에 제가 나갔군요! 좋아요 좋아! 저 닭고기도 좋아하고요, 카우보이 모자도 기꺼이 쓸 수 있어요. 헤어질 때 포옹 인사는 당연한 순서예요! 어휴, 우리가 실제로 화요일에 보았다면 딱 그렇게 인사를 했을 거예요. 다시 기회가 올 테지요? 우리가 이렇게 자주 서로를 생각하고 있으니까요.

참 좋은 오즈마님! 사랑과 우정을 담아 제 포옹을 전해요! 우리 멀리서 서로의 체온을 느끼도록 해요!!

꿈꾸는섬 2011-07-28 03: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의 하루가 엄청 고단했겠어요. 비는 정말 많이 내리더군요. 고생하셨어요.

마노아 2011-07-28 10:41   좋아요 0 | URL
장화가 모처럼 제값을 했지만, 요 며칠은 장화 속으로도 비가 들이치는 수준이었어요.
게다가 온종일 신고 있기엔 무겁기까지...ㅜ.ㅜ
꿈섬님도 뮤지컬 보러 가셨다가 고생만 하고 오셨죠. 어휴, 모두에게 위로를 보내요.

메르헨 2011-07-28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이라는게...정말 바쁜 날을 보내셨군요.
비도 억수같이 오는데...
저는 저희 집 앞 하천이 넘을까봐 걱정했어요.
볼때 참 좋은데 물이 가득차니 무섭더군요.
아, 그리고 저도 동생한테 의지하고 있어요.ㅜㅜ
검색과 구매 등등 게다가 아이까지 맡기고 있죠.ㅜㅜ
동생한테 잘~~~~~~~~~~~~~해야겠어요.^^

마노아 2011-07-28 10:42   좋아요 0 | URL
집앞 개천에 물이 콸콸콸 쏟아지는데 물소리조차도 무서웠어요.
결혼한 언니들은 동생과의 협조가 필수죠. 울 둘째 언니도 친정 없으면 어찌 살까 싶은 걸요.
큰 언니는 아가씨지만 검색... 잘 못합니다. 사실 귀찮아서 안 하는 거죠. -_-;;;;

pjy 2011-07-28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으면서 이런, 언니가 저래도 되는 것인가? 맥가이버처럼 재주가 많은 동생은 피곤하구나~쯪....근데 마노아님은 왜이케 운도 없었던가....막 이랬는데 막상 댓글에서 가여운 동생클럽 이야기를 보니 이러면 안되는데 웃깁니다^^;
전 언니인데 한동안은 뭐든지다챙기는언니를 하다가 지금은 제부에게 일임하고 상전벽해처럼 수월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ㅋㅋ

그나저나 이 게릴라성 폭우를 우짜면 좋을지 사방에서 난리통입니다 ㅡ_ㅡ;

마노아 2011-07-28 10:43   좋아요 0 | URL
저 별로 재주 없어요. 근데 컴으로 일하면서 컴맹인 언니 덕분에 몸이 좀 고달픕니다.
어제는 바지런을 떨었지만 제대로 된 것이라곤 프린터 연결 달랑 하나...(그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 그렇지만 울 언니 못/안하는 일...;;;)
울 언니에게도 그 모든 걸 다 위임할 신랑이 어여 생겨야 할 텐데요...(>_<)

노아의 홍수도 아니고, 비가 사람 여럿 잡습니다. 옛부터 가뭄보다 홍수가 더 무섭다고는 했지만 정말 실감나요..ㅜ.ㅜ

개인주의 2011-07-28 1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은 1박2일의 이수근 혹은 김c 같아요.
^^;;

마노아 2011-07-28 10:43   좋아요 0 | URL
제가 이수근 같은 국민 일꾼이었으면 저 삽질은 삽질이 아니었을 거예요. 크흑....

마녀고양이 2011-07-28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 페이퍼는 마노아님의 '고생전' 이군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안 그래도 어수선한데, 마노아님 고생 많으셨어요, 토닥토닥.

저두 TV 바꿔야하는데, 너무 비싸서..
아무래도 TV 이벤트 하는 사이트를 검색해서 쫒아다녀야하는거 아닌가 싶은 몽상 중 이랍니다.
주소 삼종 세트를 등록하는게 꺼려져서 계속 몽상 수준인거죠.. ^^

책이 나오시는군요, 멋지세요! 그리고 다현양의 빠른 회복을 빌어요~

마노아 2011-07-28 14:21   좋아요 0 | URL
수해 입은 사람의 고생에 비하면 발도 못 내밀지만, 빗길은 많은 이들에게 이야깃거리를 안겨주었어요.;;;;
스마트 TV같이 고가의 티비로 욕심 안 부리면 얇은 티비 중에도 괜찮은 게 꽤 되던데 울 언니의 욕심을 어찌 채울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
다현양은 5인실로 옮겼는데 아직도 열이 안 떨어져서 오늘도 퇴원 못하게 생겼어요. 아이도 엄마도 고생이지요. 그저 건강이 최고예요. 우중에 우리 건강 잘 살펴요.(>_<)

무스탕 2011-07-28 1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번주는 아니 요즘이네요. 집 밖엘 대체로 나가질 않고 있어요. 바깥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를지경이에요. 티비나 인터넷이 없었다면 전 아마 원시인 수준으로 살아가고 있을거에요;;;
비 오는 날은 정말 움직이기 싫어요. 어젠 드럼 수업이 있어서 어쩔수 없이 나서긴 했지만 정말 싫어요.
울 언니도 참 많이 모르는;; 언니여서 동생에게 물어보기도 잘 하는데 마노아님이랑 오즈마님이랑 여기 몇몇 동생들끼리 우리 동맹 맺어요 ㅠ.ㅠ

마노아 2011-07-28 14:22   좋아요 0 | URL
출퇴근하는 사람은 물론, 행인과 거리에서 일해야 하는 사람까지, 모두들 참 고생스런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무스탕님의 드럼 수업은 꾸준히 이어지고 있네요. 근사합니다!
우리 동생클럽 만들면 언니들은 또 분개해서 언니 클럽 만들지 않을까요. 서로 간에 동맹 맺고 대치할 지도 몰라요. ㅋㅋㅋ

코코죠 2011-07-28 20:20   좋아요 0 | URL
분명 팔쥐같은 언니들은 '내가 너를 업어키웠음' 공격으로 대응할 거예요. 전국콩쥐동생협회의(이하 전콩협)연대가 필요할 때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마노아님이 회장 무스탕님이 사장(응?) 제가 오락부장을 했으면 좋겠는데여. 우리의 모토는 '나 아니면 언니는 개털'.구호는 '왜 나한테 전화하냐, 네이버가 더 잘 안다', '심부름을 시키려면 용돈으로 화답하라' 등등이 있겠어요.


잔국의 팥쥐같은 언니들이 반성할 때까지, 전콩협 일어나라!

마노아 2011-07-29 00:38   좋아요 0 | URL
맞아요! 울 큰언니가 저 업어 키웠다고....;;;;;
전콩협이라니, 아주아주 땡깁니다! 오즈마님 오락부장이라니, 완전 신나요. ㅎㅎㅎ
특히나 네이버가 더 잘 안다 등등, 심부름을 시키려면 용돈으로 화답하라! 아주 적절한 구호입니다.
전국의 팥쥐같은 언니들이 반성할 때까지, 우리 분연히 일어납시다!!!

순오기 2011-07-29 0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내가 두번이나 읽었는데 댓글을 못 남겨서 다시 왔어요.
큰언니는 아직 완전한 독립을 이루지 못했고, 다현양은 많이 회복되었는지요?
고지전~~~~ 프레이야님 추천으로 26일 심야로 봤는데 썩 괜찮은 영화로 추천해요.
<중국>편에 필진으로 이름이 올라 있어 반가웠어요~ 책 출간 축하하고요!!^^

마노아 2011-07-29 01:59   좋아요 0 | URL
언니의 완전한 독립은 아직 멀어 보여요.^^;;;
다현양은 아직 병원에 있어요. 열이 좀처럼 안 떨어져서 내일도 퇴원이 가능할지 아직 모른다네요.
쬐만한 게 고생이에요. 언니도 병원에서 힘들테고요..ㅜ.ㅜ
고지전 참 괜찮았죠? 전쟁 영화가 괜찮으니 더 슬퍼요...ㅜ.ㅜ
축하 감사해요. 헤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