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사는 집 비룡소 걸작선 25
민데르트 빈스트라 지음, 이선아 옮김, 밥스 빈스트라 그림 / 비룡소 / 2002년 7월
평점 :
절판


내가 자랄 때 보던 동화책과 요사이 잘 읽혀지는 동화책의 간극은 몹시 크다.  그 시절의 동화책은 착한 아이 나쁜 아이 편가르기가 많았고, 왕자님 공주님 마녀... 이런 것들이 자주 등장했었다.  요즈음에 보게 되는 동화책들은 소재도 다양하면서 파격적이고 그 창의력에 혀를 내두를 때가 많다.

'이야기가 사는 집'에선 일종의 선입견 깨기가 있다.  동화라고 해서 꼭 이쁜 이야기만 담을 필요가 없다는 것.  이건 찰리와 초콜릿 공장에서도 느낀 바인데, 동화 속에도 엽기스러울 만큼 무서운 응징과 보기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또 해리포터에서처럼 귓밥 맛이 나는 과자가 등장하지 않았던가.  요사이에는 엉뚱하거나 혹은 지저분한 이야기도 얼마든지 주 소재가 될 수 있다. (누가 내 머리에 똥을 쌌지?도 있었다^^;;)

이 책에서 나를 유쾌하게 만든 이야기도 마찬가지였다.  방귀가 나오질 않나, 벼룩이 나오질 않나... 그렇다고 엽기스러울 만큼 지저분한 이야기를 상상하면 곤란하다.  이 작품은 나름대로 평범한 이야기도 추구하고 있으니... 현실과 닮아있는 부모님의 모습과, 아이들이라면 마땅히 가질 법한 고민 등 말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이야기가 사는 집' , 그곳에 도착하기까지의 여정, 그곳에서 만난 이야기들... 모두 재밌고 유쾌하여 시종 웃으면서 책을 볼 수 있었다.

이야기가 사는 집... 그 집을 방문해 보고 싶지 않은가.   그게 힘들다면, 내가 사는 곳을 이야기가 사는 집으로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다.  아니, 그 편이 더 현실적일 것이다.  때로 그 이야기는 재미가 없을 수도 있고, 혹은 힘겨운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그 이야기를 모두 사랑하고 긍정한다면, 이야기가 사는 내 집은 나날이 아름다워질 거라고 기대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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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 치즈를 옮겼을까?
스펜서 존슨 지음, 이영진 옮김 / 진명출판사 / 2000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한 때 이 책을 읽지 않으면 대화에서 몹시 소외되는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었다.

베스트셀러였고, 너도 나도 감동 받았고 자극도 받게 했었다.

내가 이 책을 읽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래!  우물쭈물하고 있을 때가 아니야! 앉아서 기회가 오길 기다려선 안 돼지!  이 자리를 박차고 나가 열심히 달려야 해! 라고.

사실 그건 어떤 감동이나 감상 이전에 책이 가르쳐 준 교본대로 내가 반응한 것과 다름 없었다.  그게 문제라고도 생각해본 적 없었다.

그런데... 좀 지나서 생각해 보니 탐탁치 않은 점이 떠오른다.

물론 앉아서 엉엉 울며 어쩌나 어쩌나 걱정만 하고 있는 건 별로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잽싸게 신발끈을 고쳐 메고 뛰쳐나가는 것은 어떤가?

경우에 따라서 다를 일이지만, 어찌 보면 그건 몹시 기회주의적 처신 같아 보이기도 했다.

아마 이 험한 세상에서 살아남기엔 지극히 정석 코스일 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살 자신도 없거니와 그렇게 살고 싶지도 않다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내 힘으로 어찌할 수 없는 일에는 쉽게 포기하고 할 수 없다는 것을 긍정하는 편이다.  하지만 내 힘으로 해낼 수 있는 일이라면, 내가 초조해하지 않고 기다릴 수 있고, 또 도전할 수 있다면 그걸 등돌려 다른 길로 가겠다고 하진 않는다. 

저마다의 감상이 다른 거겠지만, 또 혹은 저자의 의도를 내가 과잉해석하거나 과민반응한 것일 수 있겠지만 내 감상은 이렇다.  이래서 처세술에 관한 책은 나랑 궁합이 안 맞는 걸 지두..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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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8-07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에 동감합니다..;;;

마노아 2006-08-07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처세술의 고전이 되어버렸어요. 이제 이 책은.. 요새도 팔리는 지는 모르겠네요^^;;;
 
[㈜세계로] 별이 뜨는 지구본 220-HGS/세계를 한눈에/인테리어소품/학습용/
국내
평점 :
절판


초등학교 취학 이전에 우리 집에 지구본이 있었다.

그런데 이사를 다니면서 분실했는지 아니면 찌그러져서 버렸는지 그 후 긴 시간 동안 보지 못했다.

어느날 문득 불쑥, 불현듯! 지구본이 너무 갖고 싶어졌다.

그리하여 지인을 졸라 선물받았다^^V

속 마음은 더 큰 것을 갖고 싶었짐나 가격을 무시할 수 없어서 자그마한 것으로 골랐다.

그래도 지도로서의 기능에 방해되지 않을 정도는 된다.

밤에는 불 꺼놓은 채 지구본에 스위치를 넣으면 보라빛 지구 위에 형광색 별자리가 드러난다.

장식용 소품으로서도 환상적인 매력을 보여주는데, 처음엔 잘 해보지만 나중엔 귀찮아서 별자리까진 잘 안 보게 된다..;;;;;

그래도 가끔 신문을 읽다가, 책을 보다가, 낯선 지명이 나오면 지구본 휙휙 돌려서 해당 위치를 확인할 때 은근히 희열이 느껴진다.

원래 내 목표는 세계지도(종이)는 책상 아래 유리 밑에 깔아두는 거였는데, 책상위에 그런 공간도 없거니와 유리도 없으므로 패쓰.ㅡㅡ.;;;

장난감 선물만 판을 칠 게 아니라, 아이들에게 지구본 선물을 하면 학습면에서 아주 좋을 것 같다.

당장엔 흥미가 없어도 시간이 지나면 지구본 하나 갖고 있는 것으로 자부심과 용기가 생길 지도 모를 일이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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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e 2006-09-22 0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지구본 너무 갖고 싶어요 집에 있긴 한데 하도 오래되서 먼지만 칙칙... 세계지도를 벽에 붙여 놓고 싶은데 의외로 그건 잘 안 팔더라구요

마노아 2006-09-22 07: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세계지도가 부록으로 같이 왔어요^^ 지도 파는 데가 흔치 않죠. 시청역 지하 상가에 지도 전문 매장이 있는 것으로 아는데 기회되면 가보셔요^^

marine 2006-09-23 0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렇군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세계지도가 부록으로 딸려 온다면 저도 구입을 고려해 봐야겠네요^^

마노아 2006-09-23 0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리뷰 쓴 지구본에도 세계지도가 들어 있는 지는 판매자에게 문의해 보세요. 제가 선물 받을 때는 이벤트 중이었거든요. 백지도도 몇 장 들어 있었구요^^
 
나나 NANA 8
야자와 아이 지음, 박세라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3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아마도 이번 편에서 처음으로 보컬리스트 나나의 나래이션으로 진행된 것 같다.

그 전 편까지는 귀여운 나나(하치코~) 입장에서의 나래이션이었는데 말이다.

보컬 나나가 하치코에게 소유욕을 보였다.  사생아로 태어나, 어머니께 버림 받고 고아로 자란 그녀는, 친구를 만드는 법, 특히 동성 친구를 갖는 법을 알지 못했다.  부러 거리를 두었고, 그리고 이제 하치가 없이는 못 살 것처럼 특별한 사람이 되어버렸다.

늘 하치에게만 나나가 더 특별한 사람처럼 보였는데, 실상은 그녀에게도 하치가 그 못지 않게 특별하고 소중한 사람이었다는 것.

이번 편 이야기는 꽤 자극적이었다.  타구미의 선언이 멋있어 보이기도 했지만, 준코의 지적도 틀리지 않았다.  늘 우유부단했던 하치코가 자신의 행복을 포기하고 아이의 미래를 선택하고자 했을 때, 그것이 물질적인 의미의 경제적 이유였다 할지라도, 아이의 생명을 원한 그 선택을 나는 존중하고 싶다.

이래저래 노부오만 불쌍해진 셈...ㅠ.ㅠ

그렇지만, 아이 아버지와 상관 없이 엄마는 너잖아!라는 대사는 최고였다.  현실은 결코 녹록치 않고, 태어나기만 하면 저절로 자라는 아이도 아니건만, 그래도 세상의 엄마들이 아이를 가졌을 때 용기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으로, 그 말이 응원처럼 들렸다.

야자와 아이의 작품은 코믹하고 가볍고, 그럴 것 같은 분위기지만, 절대로 가볍기만 하지 않다는 것을 안다.  내 남자친구 이야기 때도 그랬듯이...

비쥬얼도 강하지만, 내용 역시 결코 빠지지 않는다.  만화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영화는 안 볼 생각이었는데, 만화를 먼저 다 보고 영화도 봐야겠다.  그런데 이 작품이 완결이었던가?  15권까지 나온 것은 알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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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NANA 6
야자와 아이 지음, 박세라 옮김 / 학산문화사(만화)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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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나 1권부터 5권까지는 책방에서 빌려 보았다.

그리고는 결국 못 참고 전권을 다 사버렸다.  앞에 볼 때는 찢어진 페이지도 있었는데 이미 읽은 내용을 훑어보는데, 어디서 찢어졌던 건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ㅡ.ㅡ;;;;

그래서 그냥 6권부터 정독 중^^

똑같은 이름을 가진 두 명의 나나. 그러나 성격도 자라온 환경도 너무 다르다.

사실 누구나 이 책을 보면 보컬리스트로서 당당하고 자존심 강한, 그래서 더 멋지고 아름다운 나나를 동경하게 될 것이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반면 다른 나나는 어찌 보면 지조 없고 의지도 약하고 미래에 대한 깊은 고민 없이 너무 쉽게 살려고만 하는 것은 아닐까 때로 한심해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 나는 이 조금은 부족해 보이는 나나가 더 마음에 남는다.  그녀의 약한 마음이, 약한 의지...  그런 모습들은 우리에게, 나에게 있는.. 감추고 싶은, 드러내고 싶지 않은 부분 같아 보였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일본은 우리보다 성 문화에 대해 훨씬 개방적이고 동시에 자유롭기 때문에 똑같은 상황을 우리나라 현실에 적용시키기는 어렵지만, 그토록 동경하던 멋진 상대가(그가 연예인이지만..;;;) 자신과 원나잇 스탠드를 원한다.  하룻밤의 상대로 전락할까 두렵지만, 어쩌면 그도 추억이 되지 않을까 마음 한구석에 미련이 있다.  게다가 남자친구에게 버림 받은 뒤로 줄곧 외로웠던 그녀다.  게다가 상대는 너무 멋지고 달콤한 말을 해준다.  박수를 쳐줄 순 없지만, 흔들리고 고민하면서도 그 밤을 받아들인 그녀의 선택에 손가락질을 하고 싶지 않다.

그런 면에서 이 작품은 심리 묘사가 아주 탁월하다.  차라리 타쿠미에게 버림 받으면 노부오에게 덜 미안하고 자신에게 책임이 없어질 게 아니라는 계산을 하고, 그 계산하는 마음이 뻔뻔하여 자책감을 갖는 그녀의 마음이 현실 속에서 우리가 얼마든지 해볼 수 있는 생각같아서 흔히 비현실적인 만화와는 격을 달리하는 것 같아 이 작품의 차별성에 새삼 감탄했다.

아직 볼 내용이 많이 남았다.  너무 기쁘다.  현재 듣고 있는 음악은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 작품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지만 좋은 음악을 끼고 좋은 만화책을 보니 기분 좋다.  주말 휴가 받은 기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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