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5월의 첫째날의 일이다. 갑자기 더워진 까닭에 스타킹을 신지 않고 맨발로 구두를 신었더랬다. 여과 없이 발등이 까졌고, 지갑을 뒤져서 밴드를 두 개 찾아냈다. 하지만 내 지갑 속 밴드는 뽀로로 밴드! 난 정장을 입었고, 차마 뽀로로 밴드를 붙일 수가 없어서 덧신을 사기로 했다.

난 당장 하나면 되는데 매장 사장님은 한개 3000원 짜리를 4켤레 만원에 주겠다며 강매를 하신다. 하나만 사겠다고 하니, 구멍 났을 때 메꿀 수가 없으니 최소 두개는 사야 한다며 두 켤레 5천원에 가져가라고 내 가방에 바로 넣어주셨다. 하여 두켤레 5천원에 사서 출근을 했는데, 직장에 도착해 보니 벌써 엄지발가락에 구멍이 나 있다. 이분이 선견지명이 있으셔... 이렇게 바로 구멍날 것을 어찌 알았을까...;;; 그 다음 주에 한켤레 더 신어봤는데 역시나 출근해서 보니 벌써 발가락에 구멍이....ㅜ.ㅜ 구멍난 것 버리고 나머지들로 한켤레 만들어야겠다. 그래봤자 일회용이 될 가능성이 무척 높지만... 가격도 알라딘 게 훨씬 싸구만...;;;;

 

2. 어버이 날 전날 모처럼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내가 오후 츨근인지라 점심을 같이 먹기로 해서 수원에 있는 언니도 집으로 올라왔다. 몸살로 고생 중인 엄마 때문에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감자탕을 사오고 케이크에 불도 붙이고 샐러드도 만들어서 꽤 근사한 밥상이었는데 학교에서 연락이 왔다. 곧 회의가 있으니 당장 오라고. 헐~! 이런 날들이 꽤 여러 차례 있다. 갑자기 연락이 와서 회의 있다고 호들갑... 집에서 한시간은 더 가야 하는데 당황스럽다. 암튼 그래서 입고 있던 옷차림 그대로 밥도 못 뜨고 휭 달려나갔는데, 그 바람에 윗옷은 블라우스였지만 바지는 청바지. 퇴근 무렵 부장님이 청바지 입지 말라고 뭐라 하신다. 쳇, 다른 샘들은 찢어진 청바지 입고 온 것도 봤구만 나한테만 뭐라 하심. 흥!

 

3. 어버이날에는 학생분들이 집에서 자녀들이 기다린다고 일찍 끝내달라고 아우성이었다. 부장님은 수업 일찍 끝내주라고 슬쩍 말을 흘리셨는데, 나도 그럴 마음으로 백묵도 안 들고 교실에 갔건만, 전원 모두 집으로 튀시고 교실은 휭 비어 있었다는 이야기... 생색 좀 내려 했더니만...ㅎㅎㅎ

 

4. 수행평가 때문에 한참 바빴다. 상대평가인 고등학교와 달리 절대평가인 중학교 수행은 적극적으로 점수를 주기 위한 시간이었는데, 중1 수업에서는 B4 사이즈 세계지도에 몇몇 나라를 정해서 색칠하는 시간을 가졌다. 가장 고령이지만 제도권 교육에서 가장 멀리 있으셨던 분들이기 때문에 지리적 지식이 많이 부족했다. 예를 들어 프랑스가 어디 있는지 지리부도에서 찾아보자고 하면 아프리카 대륙에서 찾으시는 분들이었다. 해서 수행도 재밌게 해보자는 취지로 색칠공부를 세시간에 걸쳐서 했다. 헌데 그 수업을 모두 결석하신 한 분이 나중에 지도를 달라고 하셨다. 헌데 이날 이미 세번에 걸쳐서 지도를 자꾸 가져가신 분들 덕분에 종이가 다 떨어지고 없었다. 난 색칠이 마음에 안 들어서 고치겠다는 분인 줄 알고 그대로 제출하라고 말씀드렸다. 이분은 감정이 상했고, 자리에 돌아가서 아무 것도 안 하는 걸로 나름의 시위를 하셨다. 한바퀴 돌다가 책상이 비어 있는 것을 보고는 어찌 된 것인가 알아보았더니 사정이 그랬던 것이다. 아예 처음부터 종이가 없었던 거라면 내가 다시 복사해서 드렸을 텐데 이분은 기분 나빠서 수행평가 안 하겠다고 책상 위에 볼펜을 던져버렸다. 당황스런 순간이었다. 속상한 것은 알겠는데 이건 좀 예의가 아니지 않나 싶어서. 남자 샘이었어도 이랬을까 싶어 나도 마음이 불편해졌고 좀 더 여유있게 준비하지 못한 것도 속상하고 여러모로 신경이 쓰였다. 그런데 이분도 그랬나보다. 다음날 교무실로 오셔서 어떻게 하면 되겠냐고 물으신다. 친구분도 함께~ 난 백지도를 내주면서 어제 못받으신 분이 한분 더 계셨으니 그분도 드리라고 종이를 세장 내밀었다. 헌데 이분이 말씀하신다. 그게 자기라고. 아...;;;;;; 나의 안면인식장애! 전날 머리를 띵~하게 만드신 분인데 얼굴 홀랑 까먹어버렸다..;;;;;

 

암튼. 이날 수업에 들어갔는데 이분이 지나치게, 정말 오버해서 나에게 잘해주신다. 안 그래도 되시는데 전날 볼펜 던졌던 게 많이 신경 쓰이셨나보다. 문득 서글퍼졌다. 이 자리가 가진, 한줌도 되지 않는 그 알량한 권력(이런 표현 싫지만...)이라는 게 보였던 것이다. 사람이 주체할 수 없는 큰 권력을 가지면 얼마나 안하무인이 될까 무섭기도 했다.

 

5. 지난 주 목요일에는 창비에서 주관하는 행사에 초대되었지만, 역시나 저녁 근무인 나는 갈수가 없었다. 언니더러 조카 데리고 가라고 권했는데 소심한 언니는 못 가겠다고 했다. 아쉽다....

 

행사에는 참석하지 못했지만 받기로 했던 책을 우편으로 받을 수 있었다. 내가 고른 책은 이렇게 셋이다. 초정리 편지는 내가 아끼던 책이었는데 빌려주고 돌려받지 못해서 이참에 다시 구비했고, 올가의 편지는 표제작이 '몽골'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관심이 갔다. 엄마 사용법은 지난 달에 반응이 워낙 좋았더래서 궁금햄서 골랐다. 담당 직원과 통화하고 바로 다음날 책이 도착했다. 신기한 게, 출판사에서 직접 책을 쏘면 배송이 정말 빠르다. 하루에 몇 차례씩 배송이 나가는 게 아닐까 싶다. 꽤 오후에 통화를 했는데 말이지....

 

6. 지난 주 토요일에는 친구와 벽화마을을 가기로 했다. 우리는 홍제역에서 만나기로 했는데, 여긴 내가 1998년부터 2000년까지 살던 동네여서 잘 찾아갈 자신이 있었다. 물론 나는 벽화가 그려진 개미마을을 들어본 적도 없었고 당연히 가본 적도 없었다. 그래도 잘 찾아갈 수 있을 거라는 근거 없는 자신감에 싸여, 이날 친구를 데리고 뱅뱅뱅... 돌았다. 밥 먹은 시간 한시간 반을 포함해서 도합 3시간에 걸쳐서 도착한 벽화 마을. 아, 한주도 빼먹지 않는 삽질의 유구한 역사를 어찌 해야 할지...;;;;

 

날씨가 아주 좋았고, 벽화 보는 재미도 아주 컸다. 무척 낡은 동네였는데, 벽화 때문에 주민들이 시끄러울까 봐 소리를 내지 않으려고 애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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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 사진도 서로 찍어 주었는데, 친구의 수전증이 날이 갈수록 심해져서 반은 흔들린 사진, 반은 눈감은 사진이라는 슬픈 이야기.... 그래도 선별해서 인화까지 마치고 앨범에 모두 꽂아 놓았다. ㅎㅎㅎ (아이모리 쿠폰 사용 만기 때문에 좀 서둘렀다. 이럴 때만 빨라...;;;;)

 

 

축대에 그려놓은 그림들이 마음에 들었다. 어떤 그림은 사진으로 찍어본 다음에야 정체를 알아볼 수 있기도 했다. 왼쪽 하단의 색채는 무척 마음에 들어서 배경으로 두고 사진을 찍었는데, 어디서 향기롭지 못한 냄새가.... 알고 보니 화장실이었다..ㅜ.ㅜ

 

 

원색 계열을 배경으로 두고 사진을 찍을 때 잘 나온다는 걸 찍으면서 알게 되었다. 확실히 꽃 그림이 마음에 든다. 마지막의 꽃잎 그려진 벽에는 같은 무늬의 커튼까지 쳐져 있다. 집주인이 센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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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사진에 그림을 그린 사람들과 작업 내역이 나와 있다. 사진을 줄여 놓아서 알아보기는 힘들지만 아무튼...

 

사실 우리 둘이 가장 가보고 싶었던 곳은 북촌의 벽화 마을이었다. 1박2일에서 이승기가 천사 날개를 배경으로 사진 찍었던 곳인데, 방문객이 너무 많아서 주민들 항의로 벽화를 지웠다고 한다. 그 벽화는 왕십리 어딘가로 옮겨갔다고 들었는데 어딘지는 모르겠다. 나도 천사 날개 배경으로 사진 찍고 싶었는데 아쉬워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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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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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토요일에 많이 걸어서 피곤했지만, 일요일에는 이날까지 써야 하는 투탕카멘 전시회 티켓이 있었다. 친구를 불러서 교직원 할인 받아서 둘이 같이 전시회를 보았다. 사실 우리 둘다 이집트에서 투탕카멘 미이라를 보려고 했으니 표가 비싸서 못 보고 돌아온 아쉬움이 있었다. 거기서 약 3만원 정도였는데 한국에 돌아와서 5천원에 감상했다. 도록을 1만원 주고 사긴 했지만 남는 장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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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서는 플래쉬를 끈다면 사진 촬영이 가능했는데, 나의 후진 카메라는 어두운 곳에서는 촛점이 잘 맞지 않는다. 그래서 사진을 더 작게 줄였다. 티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으로...ㅎㅎㅎ

 

전에 누군가 다녀와서 좀 별로였다는 후기를 본 것 같아서 크게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보는 즐거움이 컸다. 왕가의 계곡에서는 우리가 다녀왔던 곳 이야기를 하며 관람을 했는데, 2년 조금 지났을 뿐이건만 당시 열심히 보고 온 곳의 지명이나 이름이 잘 떠오르지 않아서 함께 좌절하곤 했다. 나는 물론이용 2년 반동안 살다가 온 친구도 잘 떠올리지 못했다. 아흐 동동다리...ㅜ.ㅜ

 

 

18세로 죽은 소년왕 투탕카멘. 그의 죽음이 타살인가 사고사인가에 대한 글이 흥미로웠다. 얼마나 보존이 잘 됐으면 수천 년이 지나서 엑스레이를 찍었는데도 저렇게 잘 보일까...

 

황금이 번쩍 번쩍... 마지막 사진에 유리에 비친 내 모습이... 이날 처음으로 땡땡이 무늬 옷을 입었다. 민소매로 시원은 했는데, 어쩐지 아줌마 포스가 나는 차림새긴 했다....(살 붙었어..ㅜ.ㅜ) 

 

다양한 사냥도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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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시 마치고 둘러본 기념품 가게다. 파피루스 그림을 이집트에서 사오고 싶었지만, 막판에 장염으로 고생한 나는 사러 갈수도 없었고, 사실 돈도 없었다. 그곳에서 샀으면 훨씬 저렴했을 텐데, 한국 버전은 꽤 비쌌다. 아까비...이번에도 눈으로만 감상할 수밖에.... 두번째가 옥합인데, 알타비스타? 뭐라고 불렀더라? 암튼, 여행지에서 친구가 울 엄니 드리라고 사준 그릇이기도 하다. 울집에도 있는데~ 하며 괜히 으쓱.... 이집트에서 가장 탐났던 물건은 체스판이었다. 장기 말들이 이집트 신화에 나오는 전통 신의 모습을 하고 있어서 무척 독특했더랬다. 사진 속 쟤들보다 훨씬 예뻤는데, 현지 가격으로도 꽤 비싸서 감히 살 수가 없었다. 여기서도 못 사기는 마찬가지. 내가 살 수 있었던 건 도록 한권 뿐이구나. 쿨럭!

 

8. 월요일에는 스승의 날 전날이라고, 학생 분들이 스승의 은혜 노래를 불러주셨다. 세상에, 몸둘 바를 몰라 했다. 그리고 정말 감동적이었다. 어린 학생들에게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배움에 대한 갈망과 갈증, 그리고 배울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에 대한 감사함이 사무치는 분들의 노래였다. 촌스럽게 울 뻔했다. 꾹 참았지만.

 

9. 화요일에는 스승의 날에는 세족식 행사가 있었다. 이 행사를 준비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는가는 말 못하겠다. 시험 기간이라 한참 바쁠 때였는데 시도 때도 없이 밑도 끝도 없는 회의가 열리고, 심지어 수업 시간을 제끼면서까지 진행되는 회의에 기암했다. 암튼, 그렇게 과시용 세족식은 기자들의 촬영 속에서 진행되었다.

 

 

 

 

가장 오른쪽 등판이 내 등짝이다. 모자라도 쓰게 해주지, 햇볕을 정면으로 받고 두시간동안 발닦아 주었더니 얼굴도 타고 팔뚝도 다 탔다. 눈이 너무 부셔서 잘 뜰 수도 없었다. 나중에는 수건 싸매고 발 닦았다. 아해들이 무좀이 많아서... 그 물이 얼굴에도 막 튀어서 서글퍼...;;;; 게다가 저기는 분교라서 내가 가르치는 학생은 한 명도 없다. 모두 생전 처음 본 아해들... 그래도 발 닦아주면서 애들과 대화를 나누었던 건 꽤 좋은 시간이었다. 장/감만 빼면 더 괜찮은 행사였을 텐데...ㅎㅎㅎ

 

10. 이날 귀가하는 지하철 안에서 내 오른쪽 자리에 앉는 샘이 내 나이를 서른 둘 정도로 보았다고 얘길 했다. 내 나이보다 어리게 봐주었으니 고마운 일이건만, 사람 마음이 욕심이 생겨서 서른 아래로 보이고 싶은 욕구에 앞머리를 잘랐다. 오래도록 머리를 올리고 살았기 때문에 앞머리가 홍해처럼 갈라진다. 해서 뼈다귀 한 시간 동안 말고 나왔다. 울 동네 미용실에선 이렇게 하면 만원이다. 절대로 칭찬을 하지 않는 울 둘째 언니가 얼굴 작아 보인다고 했다. 음하하핫! 기쁘다. 조만간 다시 사진 찍으러 가야겠다. 다음에는 헤매지 않도록 친구에게 전적으로 맡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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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2-05-19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기분 좋아지는 벽화 앞에 마노아님 너무 예뻐요.
1번부터 빵터졌어요.ㅎㅎ
즐거운 토요일 보내세요~~~마노아님^^

마노아 2012-05-20 20:45   좋아요 0 | URL
우헤헤헷, 늘 예쁘게 봐주시는 고운 프레이야님! 덕분에 즐건 주말 보냈어요. 감사해용! ^^

잘잘라 2012-05-19 13: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벽화(특히 거북이 두 마리 축대 그림!)도 예쁘고 마노아님도 참말 이쁘요^^

마노아 2012-05-20 20:46   좋아요 0 | URL
저도 거북이 두 마리 그림 참 마음에 들었어요. 다른 지역 벽화마을도 정복(?)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요.^^

순오기 2012-05-19 14: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오랜만이어요~~~~~~ ^^

우리, 여름에는 서울서 만나고 가을에는 광주에서 만나요!

마노아 2012-05-20 20:46   좋아요 0 | URL
순오기님~ 반가워요! 어젯밤 꿈에 순오기님 강림했어요.6^^
여름에는 서울, 가을에는 광주! 콜이에요.(>_<)

2012-05-22 16: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5-22 17: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BRINY 2012-05-26 1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행사를 다 하셨군요.
그런데 분교도 있군요. 게다가 학생들 복장이 심상치 않은걸요. 꿈꾸는 자만이 이룰 수 있다니, 우리 교장샘 18번 대사 아닙니까!

마노아 2012-05-26 15:02   좋아요 0 | URL
사진 속 학생들은 조리과 학생이거든요. 실은 저도 처음 본 복장이었답니다. 꿈이 들어간 문장은 아름답건만, 그 문장을 말하는 사람도 아름다워야 할 텐데 말이지요.^^;;;;
 

요구르트 먹으면 지방↓·생식력↑

제 1605 호 / 2012-05-14

장의 활동을 활발하게 도와준다고 알려져 있는 요구르트는 나이가 들면서 찌는 살을 줄여준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그런데 최근 요구르트의 장점이 하나 더 발견됐다. 요구르트를 먹으면 생식력이 증가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것이다.

매사추세츠 공대의 에릭 암, 수잔 어드먼 연구원은 요구르트의 기능을 알아보기 위해 쥐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일반식단이 제공된 그룹과 적당량의 바닐라 요구르트가 제공된 그룹으로 나눠 변화를 관찰했다. 그 결과 요구르트를 먹은 쥐 그룹은 털이 굵어지고 윤기가나며 몸은 더 날씬해졌다. 수컷 쥐들의 경우 일반식을 먹은 그룹보다 고환이 5%가량 커졌다. 게다가 짝짓기까지의 시간이 단축되고 새끼들도 더 많이 낳았다. 암컷 쥐의 경우도 요구르트를 섭취한 그룹이 새끼를 더 많이 낳았다.

어드먼 연구원은 “요구르트를 먹은 거의 모든 쥐가 생식력이 증가했다”며 “이번 연구가 인간의 생식력 및 체중, 발모 문제 등에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 ABC 방송에 2012년 5월 7일 보도됐다.

 

사람들이 왼쪽 얼굴을 더 선호하는 이유 

  

제 1606 호/2012-05-14

 

좌우 대칭이 아니다. 자세히 관찰하면 왼쪽과 오른쪽의 얼굴이 조금씩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오른쪽 얼굴보다 왼쪽 얼굴을 더 선호한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웨이크포레스트대 심리학부 켈시 블랙번 박사팀은 37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 사람들이 오른쪽 얼굴보다 왼쪽 얼굴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에게 남성 10명, 여성 10명의 왼쪽 얼굴과 오른쪽 얼굴을 찍은 흑백 사진과 이를 좌우 대칭한 흑백 사진을 각각 15초간 보여줬다. 각각의 사진별로는 호감도를 1~9로 나눠 적게 하고 참가자의 동공 크기도 측정했다.

그 결과 성별에 상관없이 왼쪽 얼굴에 대한 호감도 점수가 높게 나타났다. 원본이 왼쪽 얼굴을 찍은 사진이든, 이를 좌우 대칭해 오른쪽 얼굴인 것처럼 보이게 한 사진이든 마찬가지였다. 참가자들의 동공 크기 역시 호감도에 비례해 커졌다.

블랙번 박사는 “우뇌는 감정과 관련돼 있기 때문에 감정을 표현할 때 왼쪽 얼굴이 더 활발하게 움직인다”며 “이로 인해 사람들이 왼쪽 얼굴에 더 호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실험 뇌 연구지(Experimental Brain Research)’ 2012년 4월 20일자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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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OCUS 과학

제 1604 호/2012-05-14

MSG․카제인나트륨…정말 인체에 해로울까?

매년 5월 14일은 식품안전의 날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5월 7일부터 18일까지를 ‘식품 안전 인식 기간’으로 정하고 ‘365일 안전한 식품, 건강한 미래’를 주제로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

특히 ‘식품첨가물 바르게 알기’라는 학술 세미나를 통해 식품첨가물에 대해 일반인들이 갖고 있는 막연한 불안감을 해소하고자 했다. 식품제조업체 입장에서는 식품첨가물을 안 쓸 수 없지만, 사용하자니 소비자가 싫어할 것 같다. 그렇다면 식품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은 유기농 식품만이 좋은 것일까? 유해하다고 알려져 있는 식품첨가물이 실제로 유해한지 과학적으로 접근해 보자.

몸에 해롭다는 오해를 받고 있는 대표적인 식품첨가물 중 하나가 MSG로 많이 불리는 화학조미료 ‘L-글루타민산나트륨(monosodium L - glutamate)’이다. MSG는 라면 스프나 조미료, 과자 등에 들어있는 식품첨가물로, 식품에 감칠맛과 향을 더하는 작용을 한다. 그런데 1960년대 말, 다량의 MSG를 섭취하면 두통, 근육경련,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는 보고가 나왔다. 주로 중국음식을 먹고 나서 이러한 증상이 생긴다고 해서 ‘중국음식점 증후군’으로도 불렸다.

당시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은 MSG의 하루 섭취량을 제한했고 신생아용 음식에는 첨가 자체를 금지했다. 하지만 이후의 연구에서 MSG와 이런 증상이 전혀 관련 없다고 증명되면서 이런 제한은 모두 해제됐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청(이하 식약청)에서도 2010년에 MSG를 평생 먹어도 무해하다는 발표를 한 바 있다.

MSG를 섭취한 후 발생하는 일시적인 메스꺼움, 두통 등의 과민 반응에 대해서는 세계보건기구(WHO)가 2시간 이내에 사라지는 일시적인 반응이라고 발표했다. 식약청은 오히려 일반 소금과 함께 사용하면 전체 나트륨 섭취를 20~40%까지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 식품의약품안전청(FDA)에서도 MSG를 인체에 무해하다고 인정했으나 신생아 식품에는 사용 금지 처분을 받았다. 영유아가 MSG를 섭취해도 성인과 같은 대사작용을 함에도 영유아 식품에는 사용 금지 처분을 한 이유는 무엇일까? MSG의 안전성 문제 때문이 아니라 향미 증진의 필요성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MSG 무(無) 첨가표시 제품에는 MSG가 전혀 없을까? MSG는 글루타민산의 나트륨 염이다. 글루타민산은 단백질의 구성 성분인 아미노산의 일종으로, 일반적으로 단백질 식품에 구성 성분으로 존재한다. 때문에 글루타민산은 식품 성분에도 들어있다. 유제품, 육류, 어류, 채소류 등 동․식물성 단백질에 함유돼 있으며 식품에 천연 구성성분으로도 존재한다.


[그림]식품 성분에 함유된 글루타민산의 양.


얼마 전 TV 광고에 등장해 논란이 됐던 조제커피 속 ‘카제인나트륨’도 인체에 무해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카제인나트륨은 화학적 합성품으로 분류되지만 카제인은 정제된 우유단백질이다. 우유에서 우유단백질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수산화나트륨과 같은 알칼리 처리를 하고 섭씨 80~90도로 열을 가하면 카제인 단백질만 녹아나온다. 여기에 단지 수용성을 높이기 위해 나트륨을 결합시킨 것이 카제인나트륨이다.

카제인나트륨은 JECFA(Joint FAO/WHO Expert Committee on Food Additives, 국제식량농업기구/세계보건기구 합동식품첨가물전문가위원회)에서 1일 허용 섭취량을 설정하지 않을 만큼 안전성이 확인된 물질이다.

햄, 소시지 등 식육가공품 고기의 발색제로 사용되는 ‘아질산나트륨(sodium nitrite)’도 발암 가능성이 있는 식품첨가물이라는 인식이 있다. 아질산나트륨은 고기에 함유돼 있는 미오글로빈이나 헤모글로빈과 결합해 육가공품의 빛깔을 먹음직스러운 복숭아 빛으로 만든다. 아질산나트륨은 질산나트륨을 납과 함께 녹여서 만든 무색의 결정으로 염료의 제조, 식품 첨가물, 의약품 등으로 쓰이고 있다.

아질산나트륨이 발암물질이라고 알려진 이유는 아질산염이 육류에 들어 있는 아민류(아미노산, 펩티드, 단백질)와 산성조건에서 반응하면 니트로소아민이라는 발암물질을 생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1일 허용 섭취량 조건에 맞게 섭취하면 문제가 되지 않고 배출된다. 게다가 JECFA와 국제암연구소(IARC)가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동물, 인간 등에 암이나 생식독성을 유발한다는 증거는 없는 상태다.

사용기준은 “식육제품, 고래고기 제품, 어육 소시지, 어육햄, 명란젓, 연어알젓 이외의 식품에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 사용량도 종류별로 정해져 있다. 외관이나 맛이 식염과 비슷하기 때문에 혼동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 밖에도 모든 합성보존료는 몸에 안 좋을 것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대부분의 허용 합성 보존료는 허용 사용량 범위 내에서는 안전하다. 미생물의 발육을 억제하기 위해 사용하는 ‘소르빈산’이나 ‘아질산염’을 함께 가열 처리하면 발암물질을 만들어낸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발암 여부는 불확실하다. 통상적으로 식품가공, 조리 시에는 발암물질이 생성될 가능성이 없다.

이렇듯 허용된 식품첨가물에 대해서도 널리 퍼진 부정적인 이미지는 개선될 필요가 있다. 일부 언론이나 비전문가에 의한 선정적인 부추김에 막연히 불안해 할 필요는 없다. 물론 식품첨가물 사용을 최소화하고 사용 대상을 줄이기 위한 업계의 노력은 계속돼야 할 것이다. 또한 정부와 언론은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식품을 섭취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글 : KISTI의 과학향기 편집부(자료 제공 : 식품의약품안전청)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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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2-05-14 12: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제는 어떤 성분이 인체에 유해한지를 검사해보는 현재의 방법들이 실제 그 성분이 가지고 있는 성질 전부를 다 알아낼 수 없다는 데 있지 않나 생각해요. 분석 기술이 많이 발달하긴 했지만 그것으로 잡히지 않는 것들이 분명히 있을테니까요. 즉,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 어떤 식품의 유해성 정도는 현재 우리가 가지고 있는 기술로 알아낼 수 있는 범위 내에서만 유용하다, 그저 저의 생각입니다만... 그 물질이 유해하다는 것은 실제 그런 사례가 나타나야 비로소 알게 되니 저는 솔직히 어떤 검사 결과도 100% 믿지 않는답니다. '참고'만 할 뿐이지요.
식품안전의날이 있다는 것도 덕분에 처음 알았네요 ^^

마노아 2012-05-14 12:51   좋아요 0 | URL
오, 반가워요! 저 이거 옮기면서 hnine님 생각이 났거든요. 진짜루요.
이렇게 기존의 상식과 반대되는 이야기는 정말 몰랐던 사실일 수도 있지만, 여차하면 로비가 작용하기도 쉽단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래서 이런 얘기는 좀 더 전문가의 의견이 필요하겠다 싶어 hnine님 생각이 났지요. 헤헷, 의견 감사해요. 뭔가 좀 안심이 되는 마음이에요. 식품 안전의 날은 저도 지금 알았어요. ㅎㅎㅎ

카스피 2012-05-15 1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위에서 말한 MSG나 카제인나트륨의 공포는 좀 과장된 것이긴 한데 뭐 몸에 안좋다는 소문이 난것을 일부러 찾아 먹을 필요는 없단 생각이 들긴 합니다.
사실 각종 먹거리를 자세히 살펴보면 이른바 화학 첨가물이 안들어간 제품이 거의 없습니다.뭐 그런거에 신경쓰면서 먹다간 오히려 스트레스를 더 받아 몸에 안좋을것 같더군요.그래서 그냥 그러려니 하면서 먹습니다ㅜ.ㅜ

마노아 2012-05-17 00:30   좋아요 0 | URL
사실 CF에서도 직접적으로는 몸에 나쁘다는 표현이 안 나온다고 하네요. 잘 떠오르진 않지만요. 아주 교묘한 마케팅 같아요.
먹고 싶은데 몸에 안 좋아 보이는 음식은, 나를 설득해서 먹게 되지요. 자기 합리화...ㅎㅎㅎ
 

http://pann.nate.com/talk/3157164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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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2-05-10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하하하하하! 빵 터짐..ㅎㅎㅎㅎㅎㅎ

마노아 2012-05-11 00:27   좋아요 0 | URL
제목을 잘 지었어요. 정말 빵 터져요.^^ㅋㅋㅋ

잉크냄새 2012-05-10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웃고 갑니다.ㅎㅎ

마노아 2012-05-11 00:27   좋아요 0 | URL
하하핫, 같이 웃으니 좋아요.^^

머큐리 2012-05-10 1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마노아 2012-05-11 00:27   좋아요 0 | URL
많은 말을 대신하는 ㅋㅋㅋ이에요.^^

달사르 2012-05-10 18: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대박! ㅎㅎㅎㅎㅎ

마노아 2012-05-11 00:28   좋아요 0 | URL
식겁했을 엄마의 표정이 그려져요.ㅎㅎㅎ

프레이야 2012-05-10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하하하~~~ 인간증명서래 ㅋㅋㅋ

마노아 2012-05-11 00:28   좋아요 0 | URL
뭘 어떻게 증명해줄 건지...ㅎㅎㅎ

네꼬 2012-05-13 11: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하하하하하하 나 막 소리 내서 웃었어요, 마노아님. 이거 짱이네. 아하하하하하하.

마노아 2012-05-13 11:40   좋아요 0 | URL
이렇게 큰 소리로 웃어보기도 하고 그래야 해요. ㅋㅋㅋㅋ
 

[이달의 역사] 에펠탑․증기기관차…세계박람회에서 탄생하다!   FUSION 과학

제 1603 호/2012-05-09

[이달의 역사] 에펠탑․증기기관차…세계박람회에서 탄생하다!

오는 5월 12일, 여수에서 세계박람회가 개최된다. 여수 엑스포는 ‘바다’라는 지역의 특성을 잘 살려 ‘살아 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The Living Ocean and Coast)’이라는 주제 아래 8월 12일까지 3개월간 진행될 예정이다. 바다의 자연생태를 보전하면서도 인간이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지속가능한 해결책을 찾아내는 것이 목표로, 박람회 공간도 바다 위에 건설됐다.

전시관은 크게 주제관, 부제관, 국제관으로 이뤄졌다. 주제관은 한국관과 더불어 여수 엑스포의 특징을 가장 잘 표현하는 전시물로 꾸며진다. 부제관은 기후환경관, 해양산업기술관, 해양문명관, 해양도시관, 해양생물관 등 다섯 가지의 소주제로 다채롭게 구성된다. 세계 100여 개 국가들도 각자의 콘셉트로 국제관을 채운다. 빅오(Big-O), 디지털갤러리(EDG), 스카이타워 등 기술과 생태를 결합한 건축물과 미디어쇼, 해상퍼포먼스 등 다양한 행사로 관람객을 기다리고 있다. 이렇듯 세계박람회는 참가국의 국가종합홍보를 위한 세계적 규모의 경제․문화 올림픽임은 물론 자국의 과학기술을 뽐내는 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세계박람회는 어떻게 시작됐을까?


[그림 1]2012년 5월 12일 개최되는 여수세계박람회의 바다 전시장 ‘빅오’의 조감도. 사진 출처 : 2012여수세계박람회조직위원회

1887년 프랑스의 수도 파리 서남부 지역에서 인부들의 망치 소리가 울려 퍼지기 시작했다. ‘만국박람회(Exposition Universelle)’를 준비하기 위해 건물을 짓는 소리였지만 인근 주민들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파리에서는 1855년 제2회를 시작으로 세계박람회가 세 번이나 개최됐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사장이 위치한 세느강변의 샹드마르스(Champ-de-Mars) 공원은 1867년 제4회와 1878년 제7회 행사가 열렸던 곳이기도 했다.

그러나 이듬해 3월이 되자 지역민뿐만 아니라 파리 전체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기괴한 모양의 철골 구조물이 세워지기 시작한 것이다. 뼈만 있고 살은 없는 흉측한 모습인 데다가 전체 예상 높이가 300m에 달했다. 예술가들은 반대 모임을 결성해 ‘쓸모없고 흉측한 검은색 굴뚝’이라고 비난을 퍼부었다. 반대파에 속했던 대문호 기 드 모파상(Guy de Maupassant, 1850~1893)은 완공 후 매일 그 건물에 올라 점심식사를 했다. 이유를 묻자 “파리 시내에서 이 건물이 보이지 않는 유일한 장소는 여기뿐”이라고 대답했다는 일화도 있다.

이 건물의 이름은 ‘에펠탑’으로, 1889년 제10회 세계박람회의 입구를 장식하기 위해 임시로 세워졌다. 설계자인 귀스타브 에펠(Gustave Eiffel, 1832~1923)은 20년 계약이 끝난 후 소유권을 파리 시청으로 넘겼다. 철거 여론이 빗발쳤지만 전파 송신탑으로 탈바꿈해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이후 지금까지도 프랑스와 파리를 대표하는 건축물로 남아 있다.



[그림 2]1878년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한 에펠탑. 사진 출처 : 위키미디어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철골 방식으로 에펠탑을 지은 이유는 무엇일까. 세계박람회를 통해 기술 강국의 면모를 뽐내기 위해서다. 1851년 5월 영국이 최초로 ‘대박람회(Grand Exhibition)’를 개최하면서 내세운 명분은 ‘인류의 발전과 지구의 평화’였지만, 실제로는 제국주의의 위세와 화려함을 만국에 알리기 위함이었다.

세계박람회는 ‘랜드마크’라 불리는 대형 건축물을 통해 기술문명의 위대함을 과시한다. 영국은 런던 하이드파크에 유리로 둘러싸인 조립식 건물 ‘수정궁(Crystal Palace)’을 세웠다. 프랑스는 에펠탑 맞은편 위치에 날개를 편 모양의 ‘샤이요 궁전(Palais de Chaillot)’을, 그보다 동쪽에는 유리 지붕으로 장식된 ‘그랑팔레(Grand Palais)’와 ‘프티팔레(Petit Palais)’를 지었다. 미국은 시카고 박람회 당시 최초의 대관람차 ‘페리스 휠(Ferris Wheel)’을 등장시켜 놀이공원의 탄생을 예고했다. 시애틀 박람회에서는 예산의 절반을 투입해 도시의 명물 ‘스페이스 니들(Space Needle)’을 지어 올렸다.

공식적으로는 1851년 영국 런던에서 열린 박람회가 근대 최초의 세계박람회라 여겨진다. 당시 25개국이 참가해 1만 3,000여 개의 전시물을 출품했으며 5개월간 60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전시장을 찾았다. 이곳에서 증기기관차가 처음으로 선보여 관람객을 흥분시켰는데, 이후 본격적인 철도 시대가 열렸다.

이후 세계박람회는 혁신적인 발명품을 최초로 선보이는 역할을 맡았다. 인류 문명을 변화시킨 많은 물건들이 박람회를 통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1876년 필라델피아에서는 전화기와 재봉틀에 관심이 쏠렸다. 파리에서는 1878년에 축음기의 시제품이 첫 선을 보였고, 1885년 벨기에 안트베르펜에서는 자동차가 첫 선을 보였다.

미국 박람회에서 첫 등장한 제품도 많다. 1893년 시카고에서는 껌과 지퍼가 출품됐지만 큰 인기를 끌지는 못했다. 1904년 미국 세인트루이스에서는 상인들의 아이디어로 빵, 고기, 양파를 합친 현대식 햄버거와 콘 모양의 아이스크림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1939년 뉴욕에서는 TV가 공식으로 데뷔했다.

지금도 각국에서 열리는 갖가지 박람회에서는 온갖 종류의 제품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현재 국제박람회(BIE)가 공인하는 행사는 크게 5년마다 개최되는 세계엑스포(World Expo)와 그 사이에 열리는 국제엑스포(International Expo)의 두 가지로 나뉜다. ‘등록엑스포’라 불리는 세계엑스포는 다양한 분야를 한꺼번에 전시하며, ‘인정엑스포’라 불리는 국제엑스포는 한 가지 주제를 선택하게 돼 있다.

1993년 우리나라 최초로 대전에서 열린 엑스포와 19년 만에 다시 열리는 여수 엑스포는 비정기 ‘국제엑스포’에 속한다. 그러나 공인된 행사임은 틀림이 없다. 인류 문명의 발전된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세계박람회, 이번에는 대한민국 여수에서 새로운 또 한 걸음을 내디딜 차례다.

글 : 임동욱 사이언스타임즈 기자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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