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N 과학

제 1648 호/2012-07-11

[납량특집]인류의 식인 풍습이 진짜라고?

캠핑장 뒷산으로 슬슬 해가 저물기 시작하고, 그릴 위에 고기가 지글지글 구워지는 이때가 태연이는 세상에서 가장 행복하다. 삼시 세끼 고기를 구워달라는 무식한 주장을 해도 별 저항 없이 받아들여지는 유일한 공간, 캠핑장이 있어 태연은 여름이 좋다.

“가족여러분! 다시 여름이 찾아왔고, 우리는 캠핑장에 왔고, 배꼽이 튀어나올 만큼 바비큐도 실컷 먹었습니다. 자, 이제 그럼 오랜만에 납량특집 무서운 얘기 배틀을 시작해 볼까요~~?”

태연은 회심의 미소를 짓는다. 오늘을 위해 식인종에 관한 무서운 얘기를 미리 준비해뒀던 것이다!

“롱~롱~어고, 아프리카 정글에서는 마을에서 가장 예쁜 처녀를 뽑아서 신께 제물로 바치고 부족전체가 게걸스럽게 먹어 치웠다고 합니다. 입가에 피를 질질 흘리면서… 으흐흐… 무섭죠~~!”

“에고, 우리 태연이 또 오버한다 오버해. 그런 얘기는 영화에서나 나오는 거고, 실제로 식인 현장을 목격했다는 사람은 거의 없단다. ‘그렇다고 하더라’ 또는 ‘그랬었다고 하더라’ 식의 자료가 대부분이지. 식인 이야기들은 유럽이 아메리카 대륙을 식민지로 만들던 시절에 식민 세력의 선두로 파견된 사람들이 ‘원주민은 사람을 먹는 미개인 중 미개인’이라고 강조하기 위해서 경쟁적으로 수집했다는 설이 많아요. 미개인이기 때문에 정복해 식민지로 삼아도 된다는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지.”

“와, 말도 안 돼! 남의 땅을 뺏는 것도 모자라서 식인종이라는 천인공노할 누명까지 씌운 거예요?”

“그런데 식인 습관이 거짓말은 또 아니에요. 아프리카 남단 클라지즈강 유역의 동굴에서 발견된 현생 인류의 골격 파편들이 인위적으로 잘려있는 것이나, 베이징 원인(일종의 직립 원인)의 두개골 하단부가 크게 손상을 입은 것 등을 보면, 세계 도처에 식인 풍습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란다. 최근에는 대부분의 인류학자들이 인간의 식인 풍습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지.”

이야기가 진행되는 사이 해가 서산으로 꼴딱 넘어가고, 캠핑장은 서서히 검은 어둠에 휩싸였다. 아빠는 납량특집에 걸맞게 점점 목소리를 낮게 깐다. 서늘한 바람 한 줄기가 목 줄기를 스쳐 지나가고, 급격히 으스스한 분위기가 된다.

“암튼, 식인 풍습이 있긴 있었다는 얘기죠? 그럼 그 얘기는 여기서 끝내기로 해요. 뭔가… 기분이 후덜덜 하단 말이에요….”

“아니 왜 그러냐, 네가 먼저 꺼낸 얘기면서. 그렇다면 옛 사람들을 왜 같은 종족을 먹었을까? 그 이유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주장이 있는데, 우선 영양학적인 이유란다. 오스트레일리아 북쪽에 있는 뉴기니 섬의 내륙 고산 지대에서는 광범위하게 식인 풍습이 나타났어. 인류학자들은 그 이유가 포유류, 어류, 파충류 등 단백질 공급원이 풍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있단다. 다음으로는 영양학적인 이유와 종교적인 이유가 뒤섞인 경우인데, 중앙아메리카 멕시코 분지의 고대 아즈텍 제국에서는 매우 많은 수의 사람들이 신께 제물로 바쳐졌고, 의식이 끝난 다음 귀족과 군인들이 그 시신을 먹었다고 하는구나. 심지어는 아즈텍 제국이 끊임없이 전쟁을 한 이유가 제물로 바칠 인간을 구하기 위해서라는 얘기도 있어. 또 고대 이집트에서는 태양이 떠오르면 다른 별들을 먹듯이(별이 사라지듯이) 인간도 같은 인간을 먹어야만 생명을 유지할 수 있다고 믿었던 기록이 남아 있단다.

“아, 아빠는 참 소설도 잘 쓰셔…. 지, 진짜는 아니죠?”

“아냐, 진짜야~. 식인의 이유는 이 밖에도 많은데, 파푸아뉴기니 포레족의 경우 식인이 일종의 장례문화였단다. 사람이 죽으면 모계 친족 여성들이 시신(뇌를 포함한)을 다듬어 모두 함께 나눠 먹었는데, 이렇게 하면 죽은 사람이 산 사람의 일부가 돼 옆에서 계속 살게 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는 구나. 같은 이유에서, 아마존의 야노마모 족은 죽은 사람을 화장한 뒤 그 재를 죽에 섞어 친척끼리 나눠 먹었다고도 해. 그런데 포레족 사람들 사이에서는 식인 장례풍습 때문에 근육과 신경이 마비돼 죽는 ‘쿠루’라는 무서운 병이 창궐하기도 했단다. 쿠루는 소의 ‘광우병’이나 사람의 ‘크로이츠펠트-야코브(CJD)병’처럼 뇌가 광범위하게 파괴돼 스펀지처럼 구멍이 뚫리는 신경질환인데, 1957년 이후 12년 동안 무려 1,100명의 희생자가 나왔다고 하는구나. 다행히 식인 풍습이 금지된 이후에는 극히 드문 병이 됐지.”

“처, 천벌을 받은 게 아닐까요? 조상을 먹어서요…. 그런데, 아빠 혹시 제 뒤에 누가 있는 거 아니죠? 왠지 으스스해요.”

“글쎄다, 아까 돌아가신 증조할아버지 얼굴이 슬쩍 보이는 것도 같던데…. 아이고, 깜짝이야! 방금 옆으로 지나간 목 없는 여자 봤니? 목이 많이 아팠겠다. 아주 그냥 시뻘건 피가 강물처럼 흐르네. 쯧쯧쯧….”

“악!!! 아빠, 그러지 마세요. 제발!! 제가 다 잘못했어요. 시키는 대로 뭐든지 다 할게요!!”

“고뢔? 그럼, 저쪽 으슥한 개수대로 가서 설거지를 해 오련? 목 없는 여자랑 같이. 다행히 손은 잘 붙어 있는 거 같더구나.”

“아빠아!!!!!!!”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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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2-07-13 18: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맞아요. Kuru병과 관련된 식인 풍습은 전공책에도 나와요 ^^
전 이런 글 다른 데서 보면 잘 안 읽어요. 그런데 마노아님이 올려주시는건 꼭 읽어요. 재미있어요. 참 이상해요.

마노아 2012-07-14 14:38   좋아요 0 | URL
저도 다른 데서는 전혀 관심두지 않는 분야인데 과학향기는 일부러 찾아가서 읽고 와요. 이상하지요? hnine님이 재밌게 읽어주셔서 제가 다 으쓱이에요.^^
 

서재질 못하면 큰일 날 것 같은 날들이 꽤 오랜 시간 이어졌는데, 서재질 안 하고도 별일 없는 날들이 줄곧 이어지고 있다. 약간은 섭섭하고, 약간은 후련하기도 하다. 이상도 하지.

 

1. 이상한 학교의 이상한 만행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7시 반 아침 회의도 모자라서 7시 회의가 있던 날, 형부가 태워주지 않았더라면 나는 집에서 5시 반에 출발했어야 했다. 여러 번 강조하지만 내 원래 출근 시간은 오후 4시다. (ㅡ.ㅡ;;;)

 

회의 시간에 대한 아우성이 있었는지 요즘엔 오후 회의로 시간이 바뀌었다. 듣기 싫은 목소리는 여전하지만 시간이라도 바뀐 게 어디랴.

 

2. 그렇다고 안심하기엔 이르다. 얼마 전에는 국회의사당까지 다녀와야 했다. 새누리당에서 진행한 무슨 토론회에 박수부대로 차출...;;;; 아, 이젠 별걸 다 시켜...;;;;; 토론 대상은 많이 등장했지만, 저마다 자신이 준비한 원고를 읽는 데 그치고, 들어온 질문에는 시간 관계상 이만 마치겠다고 하고.. 정말 허접했다. 그나마도 취재는 종편에서 해감....;;; 국회 식당 메뉴에 대한 기대가 살짝 있었는데 쫌 실망하고 돌아옴. 그날, 정말 더웠다..;;;

 

3. 요새도 등록금 문제로 자주 성토를 하시곤 하는데, 등록금 제대로 못 걷으면 월급을 30만원씩 깎겠다는 엄포까지 놓으셨다. 제정신이 아니시다. -_-;;;;

 

4. 친구가 지마켓 주최 무슨 콘서트에 당첨되는 바람에 잠실 나들이를 다녀왔다. 용감한 녀석들, 씨스타, 리쌍, 그리고 싸이가 출연했다. 씨스타가 노래를 너무 못해서 완전 깜놀! 귀에 거슬리는 고음만 질러대는데 신보라가 훨씬, 아주 훨씬 노래를 잘 부르더라. 리쌍은 정인 없이도 노래를 잘 불렀고, 싸이의 무대매너는 최고! 친구와 나는 모처럼 스트레스를 확 풀 수 있었다. 고마워 싸이!

 

 

 

 

 

 

5. 그날은 목요일이었는데 친구가 오랜만에 카톡으로 말을 걸어왔다. 이번 달에 딸아이의 아빠가 되는 녀석은 나더러 언제 시집가냐며 채근하기 시작했다. 아니, 결혼을 혼자 하나....-_-;;;; 녀석은 이상형이 어떤 사람이냐고 귀찮을 정도로 묻다가 주변에 소개해줄 사람이 없다며 한숨까지 쉬었다. 아니 내가 언제 소개시켜 달랬다고 오버는.....;;;;

 

문제는 다음날이었다. 소개시켜주고 싶은 사람이 있다고 문자가 온 것이다. 착하고 성실하고 아주 좋은 사람인데 다만 나이가 많은 게 흠이라는 것이다. 녀석은 46세라고 찍었다. 나는 36세의 오타인 줄 알았다. 그 다음 말이 더 가관이다. 팔자를 한번에 고쳐줄 만한 사람이라는 것이다. 아, 쓰다 보니 또 열받네. 너무 노여워서, 자존심도 상하고, 비참하기까지 해서 그 문자 받고 울어버렸다. 뭐 이런 거지 같은 자식을 보았나. 이틀 뒤 이승환 공연을 갔는데, 공연 보는 중에도 중간중간 생각이 나서 울컥해버리고, 또 열받아서 화르륵 타오르기를 반복! 일요일 밤에 전화를 걸어서 따졌다. 녀석은 내가 화가 났다는 것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나쁜 자식! 자연스럽게 알고 있는 사이에서 사랑으로 감정이 바뀐다면 나이 열한 살 차이쯤 극복할 수 있겠지만, 소개팅을 주선하면서 이건 정말 아니잖아? 보란 듯이 열한 살 연하를 만나야 할까 봐....;;;;;

 

 

89년생 이종석이다. 하아, 정말 뽀얗게 어리구나!

 

 

6. 헬쓰를 열심히 다녔다. 체중 변화는 없지만 꽉 끼던 옷이 잘 맞는 걸 보면 체지방은 좀 빠졌을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깜박깜박이 문제다. 하루는 샤워가방을 안 가져가서 비누랑 샴푸를 빌려서 어렵게 샤워를 하고 돌아왔고, 그 다음날은 갈아입을 바지를 안 들고 가서 집에 와서 샤워를 했고, 그 다음 날은 양말을 안 가져가서 매점에서 2천원 주고 양말을 사야 했다. 하루는 땀 닦을 수건을 가져가지 않았고, 또 어떤 날은 마실 물을 담을 물통을 가져가지 않았다. 그렇게 뭔가 하나씩 이가 빠지곤 했는데, 딱 하루 완벽한 준비를 해간 날! 샤워실에서 어떤 할머니가 나를 잡아 끌었다. "아기 엄마, 여기서 씻어!" ㅠ.ㅠ

아, 완벽한 헬쓰의 날은 언제 올 것인가!

 

7. 요새 가장 재밌게 보고 있는 드라마는 '유령'이다. 나는 사람들이 소간지 소간지 할 때도 소지섭의 매력을 알지 못했는데 요새 지섭씨는 내 꿈에 출몰하기까지 했다. 핸드폰 바탕화면에 사진을 깔았다. 우후후훗!

 

 

오빠라고 부를 수 있는 연예인이 이제 별로 없는데, 지섭 씨는 나보다 연상! 고맙다. ㅎㅎㅎ 유령 다 보고나서 '미안하다 사랑한다'라도 봐야 할 기세다.

 

 

 

 

 

 

 

 

 

8. 오늘 출근했더니 옆자리 동료가 재밌는 앱을 소개해 주었다. '싸이메라'라는 기능이다. 싸이월드와 카메라의 합성어라나?

 

 

접힌 부분 펼치기 ▼

 

원본 사진은 이렇다.

 

 

 

펑!

 

이 사진을 가지고 눈의 크기를 키우고 턱을 갸름하게 바꿔주면 이렇게 나온다.

 

 

 

펑펑!!

 

 

눈 쏠린 것 좀 보시라. 무슨 곤충을 보는 느낌이다. 이건 최대치로 올린 값이고, 중간 정도만 올리면 이렇게 나온다.

 

 

펑펑펑!!!

 

 

각진 턱이 가장 스트레스인데, 턱이 갸름해지면 이런 느낌이 되려나? ㅎㅎㅎ

 

펼친 부분 접기 ▲

 

9. 토요일에는 친구의 신발을 수선하기 위해 신발 가게에 들렀다. 수제화를 파는 곳인데 내 얼굴을 기억해 주는 아주 싹싹한 사장님이 운영하고 계신다. 친구의 신발을 찾아오면서 무심코 눈에 들어온 빨간 샌들의 가격을 물었다. 사장님은 일단 신어나 보라고 샌들부터 내미신다. 악마의 유혹이었다. 뿌리치기엔 강렬한 다홍빛 색깔이 나를 사로잡았다. 의자에 앉아서 신을 신어보니 높은 굽에도 발이 편안한 것이다. 사장님은 59,000원짜리 샌들을 현금가 45,000원에 주겠다고 하셨다.

 

 

 

 

흐음, 살짝 고민이 되었다. 내가 신발 한켤레를 사도 되는 어떤 핑계가 떠오르질 않아서. 그치만 내가 결제하는데 핑계야 만들기 나름! 신발을 질렀다. 이 신발을 신고 춤이라도 춰야 할 것 같았다. 문제는 같이 입을 스커트! 내가 입고 싶은 것은 아이두아이두에서 김선아가 입은 붉은 스커트였다. 김선아처럼 옆트임 된 옷은 곤란하지만, 그런 컬러로 그런 주름의 치마를 원했다.

 

 

 

아마도 저 브랜드는 비쌀 것이고, 비슷하게 흉내낸 치마는 없나 찾아보았지만 못 찾았다. ㅡ.ㅜ

 

10. 하지만 난 오늘 새 신발을 신고 싶었다. 그래서 위 사진에서 보다시피 골드 색 상의에 베이지색 치마를 입었다. 신발은 진한 다홍색이지만 굽은 베이지 색깔이니까 나름 깔맞춤을 한 셈이다. 골드 팔찌를 찼고, 골드 귀걸이도 착용했다. 굽이 9cm라고 했는데, 가보시 빼고 9였다. 그러니까 실제로 굽은 무려 11cm나 되었다. 이렇게 높은 굽은 처음 신어본다. 자연스레 허리를 쫙 펼 수밖에 없다. 아니면 앞으로 고꾸라질 것 같으니까. 조심스럽게 당당히 걸었다. 출근을 했고, 1교시 수업도 마쳤다. 2교시 시작 전에 화장실에 가면서 목 부분을 당겼다. 왜 이렇게 옷이 땡기지? 하며 뒤쪽을 비쳐보던 나는 식겁하고 말았다. 세상에, 옷을 앞뒤를 바꿔 입고 온게 아닌가! 아아아악, 무려 4시간 만에 알아차렸다. 어휴 얼굴 팔려...ㅜ.ㅜ 그러니까 저 위의 사진은 옷 바꿔입은 것도 모르고 찍은 사진이 되겠다.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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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urnleft 2012-07-10 08: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은 확실히 사진보다 실물이 38배쯤 더 예뻐요!!!

마노아 2012-07-10 13:22   좋아요 0 | URL
부두 인형 때문에 제가 확실히 위로를 받았습니다. ㅎㅎㅎ
턴님 고마워요! ^^

다락방 2012-07-10 08: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은 확실히 사진보다 실물이 39배쯤 더 예뻐요!!!

마노아 2012-07-10 13:23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이 오래오래 주장해 왔지요. 저도 믿겠어요.(>_<)

머큐리 2012-07-10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40배 예쁘다고 생각해요!!!

마노아 2012-07-10 13:23   좋아요 0 | URL
오, 진심입니까?! 유부남 말고 총각들 반응이 필요한데 말입지요. ^^ㅎㅎㅎ

turnleft 2012-07-10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쳇, 아부쟁이들.

다락방 2012-07-10 08:49   좋아요 0 | URL
쳇, 누가 먼저 시작했는데 이러십니까!

turnleft 2012-07-10 08:52   좋아요 0 | URL
38배 이상은 아부입니다 :p

다락방 2012-07-10 09:37   좋아요 0 | URL
그런게어딨어욧!!

마노아 2012-07-10 13:23   좋아요 0 | URL
근거는 없지만 왠지 신뢰가 가는데 어쩌죠. ^^ㅎㅎㅎ

비연 2012-07-10 0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1살..연...상..그런 도적같은..ㅜㅜ 팔자를 두번만 고쳤다가는 80세 소개해주시겠습니다 그려..ㅜㅜㅜㅜㅜㅜ
다 잊으시고.. 소간지 나오는 '유령'에 몰두해보아요 우리~

마노아 2012-07-10 13:24   좋아요 0 | URL
그러게 말입니다. 팔자 두번 고쳤다가는 큰일 나겠어요.ㅜ.ㅜ
유령 오늘 하는 줄 알고 좋아했다가 내일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급 다운 되었어요.
하지만 하루쯤이야!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어요.^^ㅎㅎㅎ

saint236 2012-07-10 11: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도, 머큐리님도, 다락방님도, 레프트님도 이렇게 다 살아계셨군요. 저도 요즘 거의 알라딘 서재 활동을 못하고 있습니다. 날이 더운데 건강 조심하시고요. 38배 이상이 아부라면....확실한 아부를...380배는 예쁘시지 않을까요? ㅎㅎ

마노아 2012-07-10 13:25   좋아요 0 | URL
저처럼 뜸하셨군요. 우리 이렇게 다 생존신고를 하네요.
으하하핫, 확실한 아부라면 3만 6천배 쯤 나가야 되지 않겠습니까? 돈 드는 것도 아닌데 크게 쓰세요.^^ㅋㅋㅋ

hnine 2012-07-10 1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요즘 연애하시나보다, 혼자 또 소설 쓰고 있었어요, 안 보이시길래.
오늘 새벽에 반가운 마음으로 읽으며 접힌 부분 폈다가, 얼마나 놀랐는지...^^
얼마나 괜찮은 사람이길래 마흔 여섯 나이를 커버할 수 있을 정도인지 궁금하네요. 그런데 개인적으로 열한 살 연상만큼 열한 살 연하도 저는 쫌...권하고 싶지 않은데요.

마노아 2012-07-10 13:26   좋아요 0 | URL
그 소설이 진짜였으면 언ㄹ마나 좋았을까요.ㅜ.ㅜ
저 사진 완전 엽기죠? 무슨 곤충인간 같아요...;;;;
그렇게 괜찮은 사람이 왜 그 나이가 되도록 미장가인지에 대해서는 녀석도 모른다고 하네요. 쳇!
열한 살 연하는 농담이구요.^^
저는 딱 우리 지섭 씨 정도 나이면 좋겠어요.^^ㅎㅎㅎㅎ

마녀고양이 2012-07-10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헐라, 마노아님....
진짜로 이런 일들이 연속이었단 말씀이세요.... 흑.
힘내세요.......... 토닥토닥.

근데, 눈 키운 앱보다 원래가 100배는 멋지세요, 안 그래도 눈 이쁘면서.
흑집사 14권 나왔잖아요, 그리고 유령 소간지 멋지고.... 이런 것에서 기쁨을! 저도, 마노아님도!

마노아 2012-07-10 13:27   좋아요 0 | URL
일주일 전에는 부글부글 끊었는데, 그래도 일주일 지나니 좀 희석이 되네요. 다행이에요.
그 사이 흑집사도 나왔고, 소간지도 멋지고! 나쁜 생각은 머리 속에서 밀어내야겠어요.
마녀고양이님도 즐겁게 지내셔용! 오늘 하루도 멋지게!!

프레이야 2012-07-10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학교는 진짜 헉 너무해요.
마노아님 저 위의 빨간 구두 진짜진짜 이뻐요. 딱 제가 사고픈 수타이루야요.ㅎㅎ
김선아 입은 빨간 치마도 넘 이쁘네요. 빨간색이 급땡기는 이유는 뭘까요?ㅋㅋ
소간지는 '영화는 영화다'에서 멋지더라구요. 히히~

근데요 제 눈에 마노아님은 실물이 사진보다 88배 이뻐요.^^

마노아 2012-07-10 13:55   좋아요 0 | URL
학교의 만행은 한 차례 걸러내고 얘기하는 거예요. 부끄러운 사례가 어찌나 많은지요.ㅡ.ㅜ
빨간 구두 탐나지요? 저도 한순간에 반해서 그냥 신고 왔지 뭐예요.ㅎㅎㅎ
오늘도 신고 싶지만 저녁에 비올 예정이라니 참아야겠어요.
영화는 영화다 보았는데, 그때는 지금처럼 확 빠지지 못했어요.
뒤늦게 지섭 앓이 중이에요.^^
우히힛, 88배라굽쇼? 캄사함돠!!!!

개인주의 2012-07-10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상한 학교를 다니는군요 ^^;;
그나저나 저도 뭔가 큰 곳? 얘기하면 거기서 맛있는 거 주겠다.
이런 환상을 갖고 있는데
꼭 그런건 아닌가봐요.ㅋㅋ

콘서트 다녀오시다니 부럽..
리쌍 멋진 사진 한장 박아오시지..
씨스타는 걍.. 노래방서 깡으로 부르는 거 같은 느낌이던데
왜 자꾸 칭찬받는지 이해가 안되요..ㅋㅋ

마노아 2012-07-11 01:35   좋아요 0 | URL
아주 이상한, 학교예요. 정상적인 게 별로 없어요...;;;;

리쌍 사진 찾아봐야겠어요. 친구가 보내준 사진이 있거든요. 괜찮은 게 있으면 추가할게요.^^

BRINY 2012-07-10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대한민국의 사립학교들은 늘 상상초월입니다.

마노아 2012-07-11 01:35   좋아요 0 | URL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을 보여주는 사립학교인 게지요...;;;;

라로 2012-07-10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립학교가 어째 학원같은,,ㅜㅜ

마노아 2012-07-11 01:36   좋아요 0 | URL
학원이 기분 나쁠 거예요...;;;;;

2012-07-10 18: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7-11 0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순오기 2012-07-11 22: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학교 생활은 여전히 만만치 않군요.ㅜㅜ
아니~ 어떻게 앞뒤가 바뀐 것을 모른단 말에욧?^^
사진보다 실물이 훠얼~~~~~씬 더 예쁜 마노아님!

마노아 2012-07-13 01:00   좋아요 0 | URL
제가 바꿔입고 수업 들어간 반에 오늘 수업 들어가서 몰랐냐고 물으니까, 일부러 그렇게 입은 줄 알았대요. 남들은 못 알아차린 것 같아 다행이긴 한데, 전 너무 어이 없어서 부끄러워요..;;;;
근데 이런 일이 종종 있지 뭡니까...ㅜ.ㅜ
사진도 잘 나오게 제가 셀카 연습을 좀 해야겠습니다.^^ㅎㅎㅎ

무스탕 2012-07-11 23: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만 알라딘에 자주 못 오는게 아니구나, 하는게 왜 위안이 될까요? ㅎㅎㅎ
오늘은 무려 새벽 5시에 일어나 시댁엘 다녀왔어요. 시아버님 기일이거든요. 9시가 조금 넘어 들어왔네요.
예전에 같이 근무하던 언니가 30이 넘도록 결혼을 안(못)한 상황이었는데 어느날은 씩씩거리는거에요.
누가 '애기엄마' 라고 불렀다는거에요. 그러면서 그 언니가 하는 말이 '아줌마 까지는 이해를 해 주겠는데 내가 어딜봐서 애기엄마니?' 그랬었죠 ^^
마노아님은 확실히 실물이 10배는 더 이뻐요 (요건 아부같지 않죠? 진실처럼 들리죠? 쿄쿄쿄~~)

마노아 2012-07-13 01:00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오랜만이에요. 우리 같이 위안을 삼도록 해요.^^;;;;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되었네요. 먼 길 고생하셨어요.
애기 엄마와 아줌마... 전 아직 둘 다 적응 안 되어요. 엉엉....
10배! 아, 황홀합니다. ^^ㅎㅎㅎㅎ

같은하늘 2012-07-20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만 알라딘에 자주 못 오는게 아니구나, 하는게 왜 위안이 될까요? ㅎㅎㅎ(2)
버라이어티한 마노아님의 사는 얘기는 희노애락이 담겨있어요.

마노아 2012-07-21 01:28   좋아요 0 | URL
아하하핫, 많은 분들이 비슷한 감정을 갖고 있군요.^^ㅎㅎㅎ
저의 일상은 점점 시트콤이 되어 가고 있어요...;;;;
 

   FOCUS 과학

제 1639 호/2012-07-02

과학적으로 시원함을 입다, 쿨맵시룩

‘올 여름은 쿨비즈룩이 대세!’, ‘2012년 서울시 쿨맵시 캠페인 시작’, ‘휘들옷 입고 에너지 절약하세요’

무더운 여름이 다가오면서 언론에 자주 언급되는 말들이다. 쿨비즈, 쿨맵시, 휘들옷 등의 생소한 용어들은 ‘에너지 절약’이라는 공통된 목적을 내포하고 있다. 쿨비즈는 시원하다의 ‘Cool’과 사업․업무의 약어인 ‘Biz’를 합성한 단어로, 여름철 재킷과 넥타이를 매지 않고 간편한 옷차림으로 근무하는 것을 뜻한다. 옷차림을 가볍게 해 실내온도를 섭씨 28도로 유지하도록 하는 등 에너지 절약을 위해 생겨난 용어다.

이 캠페인은 일본에서 시작됐으며, 영국에서는 ‘쿨 워크(Cool Work)’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에서는 2009년부터 ‘쿨맵시’라는 이름으로 캠페인을 시작해, 올해 역시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2012년 서울시는 기온이 가장 높은 6월부터 8월까지 일반시민 접촉이 많은 부서를 제외하고 공무원들의 반바지, 샌들 등 자유 복장을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일부 유력인사들이 솔선수범해 쿨맵시 복장을 선보여 이슈가 되기도 했다.

단지 넥타이를 푸는 것만으로도 시원한 느낌을 받는다고 하는데, 반팔 셔츠와 반바지를 입고 샌들을 착용하면 실제로 체온이 떨어지는 효과가 있을까? 이 캠페인이 과연 과학적으로 어느 정도 에너지 절약 효과가 있을지 궁금증이 생긴다.

과학적 조사에 의하면 재킷을 벗은 반팔 셔츠 차림에 넥타이를 풀면 체감온도가 약 2℃ 낮아진다고 한다. 문제는 이렇게 낮아진 체감온도가 사무실 냉방온도 조절에도 영향을 미치는 지다. 국립환경과학원은 쿨맵시 복장을 할 경우 얼마나 온도 절감 효과가 있는지 과학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은 성인남성 4명과 마네킹 1대를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일반 복장과 쿨맵시 복장을 착용하고 평균 사무실 온도인 25℃와 여름철 적정온도인 27℃에서 평균 피부온도를 측정했다. 복장별 피부온도의 변화와 더불어 국소발한량, 주관적 쾌적감 등을 측정해 이를 바탕으로 냉방에너지 절감량과 온실가스 감축잠재량도 산정했다.

실험자들은 몸에 센서를 부착하고 사무실에서의 일상적 업무인 컴퓨터 작업 또는 독서활동을 했다. 각 실험자별로 3회 반복실험을 한 결과, 평균 피부온도는 27℃ 일반 > 27℃ 쿨맵시 > 25℃ 일반 > 25℃ 쿨맵시 순으로 나타났다. 의복 내 상대습도는 27℃ 일반 > 27℃ 쿨맵시 > 25℃ 일반 > 25℃ 쿨맵시 순으로 나타났다. 국소발한율은 일반 복장 착용 시 쿨맵시 복장보다 최대 4배까지 상승했다.



[그림] 일반 복장과 쿨맵시 복장 착용 시 평균 피부온도. 자료 제공 : 국립환경과학원.

실험자들의 개인적인 느낌을 알기 위해 주관적 온열감, 습윤감, 쾌적감 등을 조사한 결과, 27℃에서 쿨맵시 복장을 한 경우 가장 쾌적하게 느꼈다. 25℃에서 쿨맵시 복장을 한 경우엔 오히려 약간 춥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같은 온도에서는 일반 복장이 쿨맵시 복장보다 덥게 느낀 것으로 나타나 주관적 온열감은 실내온도보다 의복에 의한 영향이 더 큰 것으로 분석됐다. 주관적 습윤감은 거의 차이가 없었다.

일본에서 진행한 조사결과도 있다. 니케이BP 컨설팅사의 온라인설문조사에 의하면 쿨비즈를 실시하는 사무실이 그렇지 않은 사무실보다 냉방 설정 온도가 1.5℃ 높았다. 또 쿨비즈를 시행하는 사무실의 약 60%가 냉방온도를 28℃로 설정하고 있다.

냉방온도를 높이는 것은 우리 건강을 지키는 방법이기도 하다. 시원한 실내에서만 생활하면 더운 기후에 대한 우리 몸의 방위체력이 저하된다. 방위체력이란 체온조절능력, 면역력, 스트레스에 대한 저항력 등의 체력을 말한다. 방위체력이 저하되면 외출 시 기온변화에 대한 즉각적인 대처 능력이 떨어지고 불쾌감이 증가하게 된다. 때문에 여름철 실내 온도를 26~28℃로 맞춰 실내외 온도차를 줄이면 내열성이 점차 증가하고 혈관조절에 의한 체온조절 범위가 확대돼 더위도 잘 극복할 수 있다. 또한 지나친 냉방에 의한 두통, 어지럼증, 피부 건조증 등의 냉방병 증세를 예방하는데 도움이 된다.

만일 모든 사무실에서 쿨맵시 복장을 하고 냉방온도를 2℃ 올린다면 어떤 영향이 있을까? 에너지관리공단의 조사에 의하면 여름철 전력사용량이 약 17% 줄어 29억 kwh의 전기를 절약할 수 있다. 이는 금액으로 3천억 원, 원자력 발전소 2기분에 해당되는 양이다.

환경부는 온 국민이 쿨맵시를 착용해 전국의 실내 냉방 온도를 2℃ 높이면 연간 39만 TOE(1TOE=1,000만 kcal)의 에너지 절감이 가능하다고 발표했다. 온실가스 배출량도 연간 160~290만 톤 줄일 수 있다. 이는 약 3,000억 원의 비용 절감, 약 7억 그루의 소나무를 심는 것과 동일한 효과다.

쿨맵시 복장으로 인한 체감온도 저하 효과와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에너지 절감 효과는 과학적으로 증명됐다. 다만 이를 빌미로 과도한 노출이나 요란한 복장을 해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격식을 갖춘 옷이라도 통기성이 우수하고 땀의 흡수와 건조가 빠른 기능성 소재를 통해 충분히 쿨맵시가 가능하다. 이미 쿨맵시 캠페인의 파급효과는 기능성 섬유소재 개발 등 다방면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또 하나의 과학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 아닐까.

※ 참고자료 : 제품․생활패턴별 온실가스배출량 산정 및 감축잠재량 평가, 국립환경과학원, 2010

글 : 유기현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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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RINY 2012-07-06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쿨비즈고 쿨맵시고간데, 40명씩 들어차있는 교실의 아이들에게 정식으로 반바지와 반팔티를 허용해주면 좋겠습니다. 고참 교사들은 '그러면 아이들은 속옷 차림으로 학교 올거다!'라고 펄쩍 뛰시지만...두발 지도를 안해도 크게 문제되는 아이들이 없는 거 보면 너무 걱정 안해도 될 거 같은데 말입니다.

마노아 2012-07-08 12:32   좋아요 0 | URL
시청 공무원도 반바지를 입는 세상인데 교실도 변화가 필요해요. 에너지 절약에 큰 도움이 될 거예요. 에어큰 끄지도 않고 체육 수업 나가는 애들이 다반사긴 하지만요..;;;;;
 

방학의 계절은 곧 참고서의 계절.

방학과 휴가가 어우러지는 좋은 시절이 되었으면... 총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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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OCUS 과학

제 1634 호/2012-06-25

오디션 프로에서 우승하는 득음법이 있다?

최근 몇 년 새 TV에서는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케이블 채널 ‘슈퍼스타 K’를 시작으로 KBS 위대한 탄생, SBS K팝스타‘, MBC ‘나는 가수다’까지, 일반인은 물론이고 가수들까지 경연에서 우승하기 위해 그야말로 열창을 한다. 그동안 허각, 존박, 장재인 등 오디션 프로를 통해 실력을 인정받은 가수들도 줄지어 데뷔해 인기를 얻고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원조격인 슈퍼스타K는 시즌 4 제작을 앞두고 지원자를 모집한 결과, 4개월 만에 180만 명이 넘게 몰렸다고 한다. 이렇듯 노래를 잘 하고 싶고, 자신의 실력을 인정받고 싶은 사람들이 넘치는 상황에서 과연 과학적으로 노래를 잘 하는 방법이 있을까? 노래를 잘한다고 인정받은 가수들은 타고난 것일까, 아니면 노력해서 얻은 결과일까.

삼성경제연구소의 평가에 의하면 국민가수로 불리는 이미자 씨의 노래 가치는 자그마치 1,650억 원에 달한다. 가수활동 46년간 약 560종의 음반과 2,069곡의 노래를 발표했으며, 1,500만~2,000만 장의 음반을 판매했다고 한다. 여기에 공연수익, 가요계 영향력 등을 감안한 평가금액이다.

“목소리가 변할까봐 치아 교정도 못한다.”

이미자 씨가 언젠가 인터뷰에서 했던 말이다. 당연한 이야기다. 치아 교정을 하게 되면 입안 모양이 변하며, 목소리도 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자 씨는 얼굴에 비해 입이 큰 편이다. 입이 크다는 것은 입 안의 공간이 넓다는 것으로, 이는 소리가 커다란 울림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필수요건이다. 하지만 입이 크다고 해서 모두 다 노래를 잘 하는 것은 아니다. 입의 크기보다 더 중요한 것은 목소리 자체를 만들어내는 성대와 발성능력이다.

노래는 발성을 통해 이루어지는데, 발성의 기본은 허파에 공기를 모아 방출하면서 만들어진다. 즉 노래를 부르면서도 사이사이에 공기를 모아서 오래 동안 목소리를 지속하게 하는 폐활량이 중요하다. 이미자 씨의 빼어난 가창력은 바로 남들보다 2.5배 이상 길게 목소리를 유지하는 큰 폐활량에 그 근본이 있다.

그녀의 숱한 노래 가운데 초창기 노래인 섬마을 선생님, 동백 아가씨 등 몇 곡을 분석한 결과 흥미로운 사실이 드러났다. 물론 다른 사람에 비해 발성하는 음역대가 넓고 빼어난 미성임은 당연한 것이었고, 무엇보다도 탁월한 성대 떨림을 보여주었다.

또한 성문분석기에 나타난 그녀의 목소리는 보통사람들의 목소리와 달리 톤이 명료하고 배음의 울림이 마치 악기음 같았다. 일반적으로 소리가 갈라지기 쉬운 고음대역에서도 음정의 대역 차이가 뚜렷했고, 음정의 높낮이 변화가 무려 3옥타브(8배 음폭)에 걸쳐 매우 안정적이었다. 특히 이미자씨의 목소리는 저음에서 중음을 거쳐 고음 영역에 이르기까지 모든 영역에서 강한 바이브레이션이 자연스럽게 들어가 있어 구구절절 애절함이 더한다.

더욱이 놀라운 사실은 20대 때의 목소리와 60대 때의 목소리가 아주 유사했다는 점이다. 나이가 들수록 톤은 낮아지고 표현할 수 있는 음 대역은 좁아진다는 점에 비추어볼 때 무척 희귀한 사례가 아닐 수 없다. 천부적으로 매끄럽고 정교한 성대를 갖고 태어난 것이다. 한마디로 평가하면, 조물주가 심혈을 기울여 만든 빼어난 악기다.

이미자 씨 만큼이나 빼어난 목소리를 가진 우리 선조들은 타고난 성대 외에 엄청난 노력의 결과로, 일종의 ‘득음’과정을 거쳐 명창으로 거듭났다. 명창이란 판소리나 민요 등, 우리 소리를 빼어나게 잘하는 사람에게 붙여주는 우리 국악계만의 별칭이다. 명창이 되려면 득음의 경지에 이르러야 하는데 득음을 이루기 위해선 ‘목구멍에서 피를 세 번 토할 정도로 노력해야 한다.’고 전해지고 있다. 사실 노래 솜씨란 아름답고 탁 트인 목소리에 음정과 박자, 기교가 어우러지면 충분할 것이다. 그럼에도 ‘피를 세 번 토해야 한다’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판소리는 2003년 유네스코의 무형유산 걸작으로 선정된 일종의 솔로 오페라이다. 판소리는 노래와 대사가 쉼 없이 반복되며 무엇보다 완창을 하는데 무려 3~4시간 동안 줄기차게 소리를 내야 하는, 그야말로 엄청난 에너지와 다양한 목소리를 필요로 하는 장르다. 때문에 명창들의 소리 훈련과정인 득음을 위해서는 다음 네 가지 단계를 거친다고 한다.

첫째, 영화 <서편제>에서 나오는 한 장면처럼 산 속 계곡 폭포 아래서 소리를 내는 훈련이 그것이다. 모든 소리성분을 포함하고 있는 폭포 소리를 뚫고 자신의 목소리가 뻗어 나갈 수 있어야 1단계 관문을 통과한다는 것이다. 우렁찬 폭포수의 백색소음을 뚫고 자신의 목소리를 전달하려면 얼마나 크고 또렷해야 할까. 이 과정을 통해 일단 엄청난 음량을 갖출 수 있게 된다.

둘째 단계는 동굴에서의 훈련이다. 건조한 동굴 안에서는 모든 소리가 울린다. 동굴의 흙이나 바위벽 등이 고르지 못한 탓에 소리의 난반사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는 마치 목욕탕에서의 울림과 유사하다. 메아리 반사효과 때문에 음량은 목소리보다 크게 들리지만 소리가 뒤섞여 윙윙거림으로 무슨 소리인지 잘 알아듣기 힘들다. 따라서 반복되는 훈련을 통해 마침내 동굴의 울림을 극복하고 목구멍에서 공명을 잘 일으켜 섬세하고 명료한 소리를 뽑아낼 수 있을 때, 명창의 두 번째 관문을 통과한 셈이 된다.

다만 우리 주변의 산하에는 동굴이 별로 없었기 때문에 선조들은 시골의 토담집을 대신 활용했다. 토담집의 실내구조는 규칙적이지 못해 흙이 보일 정도로 울퉁불퉁했고, 여기 저기 지지대가 삐져나와 있기에 소리의 난반사를 불러일으켜 동굴에서의 소리울림을 잘 대체할 수 있었다. 술상이 차려진 허술한 주막집도 소리의 반사 특성을 고려한 울림현상이 두드러지는 잔향실로 사용하기에는 손색이 없어, 자신의 소리가 뚜렷하게 울려 퍼지도록 목청을 다듬는 훈련을 할 수 있었으리라 짐작해본다.

셋째, 명창이 되려면 갖가지 소음 속에서도 자신의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리도록 훈련해야 한다. <서편제>에서 보면 왁자지껄한 시골장터에서 소리를 하는 대목이 나온다. 처음엔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 못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한 가닥 선율이 시장의 온갖 소음을 뚫고 뻗어 나온다. 장사치들의 호객소리, 다툼, 동물울음, 자동차 소리 등등, 다양한 소리가 뒤섞인 소음을 유색잡음이라 하는데, 명창이 되려면 이 모든 소리를 극복하고 독창적인 소리를 낼 수 있어야 한다.

넷째 관문은 해변이나 들판 같은 광활한 곳에서의 훈련이다. 벌판이나 평지에서는 소리가 초라해진다. 소리가 부딪혀 되돌아오는 반향이 없기 때문이다. 파도소리가 끊이지 않는 해변이 특히 그렇다. 벌판에 바람이라도 불어대면 소리가 흩어지게 된다. 그런 어려운 조건에서도 자신의 목소리를 또렷하게 낼 수 있을 때, 그는 명창이 되기 위한 가장 어려운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게 된다.

명창이 되기 위한 득음의 4단계. 옛 소리꾼들은 무심코 이런 과정을 밟아왔는지 모르겠지만, 소리의 특성을 감안할 때 모든 훈련과정이 무척 치밀하고 과학적이라는 점에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오늘날 선조들의 득음과정을 똑같이 따라할 순 없을 것이다. 하지만 천부적으로 빼어난 성대와 발성기관도 중요하지만, 피나는 노력으로 일구어 낸 득음을 통해 명가수가 배출된다는 사실은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글 : 배명진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장

과학향기 : http://scent.ndsl.kr/sctColDetail.do?seq=4984&classes=200&subclas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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