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번째 생물 대멸종, 진짜 올까?   FUN 과학

제 1693 호/2012-09-12

6번째 생물 대멸종, 진짜 올까?

선선한 바람과 함께 드디어 나들이하기에 딱 좋은 계절, 가을이 돌아왔다. 가을에는 뭐니 뭐니 해도 동물원이 최고라는 태연의 근거 없는 주장에 따라 태연이네 가족은 오랜만에 동물원 나들이에 나섰다. 무척이나 따분해 보이는 엄마 아빠와는 달리 태연은 포유류, 조류, 파충류 우리를 정신없이 돌아다니며 동물들과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러니까 호돌이가 너 말고 저 바위 너머 호숙이를 좋아한다 이거지? 됐어, 모양 빠지게 매달리지 말고 포기해버려~. 세상에 수호랑이가 호돌이만 있는 건 아니잖아? 훨씬 더 멋진 호랑이들이 쌔고 쌨어. 자고로 여자의 생명은 도도함이라는 걸 명심하도록!”

“태연아, 그건 잘못된 충고인거 같다. 세상에 수호랑이가 많다는 착각은 버려. 호랑이는 벌써 오래전부터 멸종위기종이란 말이다. 저쪽에 있는 코끼리, 침팬지, 매, 독수리도 다 멸종위기종이고. 머지않아 사진에서만 볼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많이많이 봐두렴.”

“예에에에? 무슨 그런 무시무시한 농담을 하세요. 동물이 이렇게 많은데 멸종이라니, 우리아빠 오늘 쫌 오버하신다.”

“아니야. 얼마 전 세계 자연보전기구는 현존하는 동물들 가운데 포유류 22%, 양서류 43%, 파충류 29%가 멸종위기종이라고 발표했단다. 멸종위기종이란 개체수가 극단적으로 감소해서 확실히 멸종으로 가고 있다고 판단되는 동식물군을 말하는데, 그런 생물이 엄청나게 많다는 거야. 전문가들은 환경오염 때문에 옛날보다 멸종 속도가 천 배에서 심하게는 만 배까지 빨라졌다고 얘기하고 있어. 하루에 한 종 이상이 사라지고 있다는 거지.”

“이 사랑스러운 동물들이 다 사라질 수 있다고요? 아빠, 지난번에 들었던 식인종 얘기보다 더 무서워요. 으으으….”

생물종이 하나 없어지는 건 어쩌면 큰 문제가 아닐 수도 있어. 하지만 사라진 그 생물 때문에 생태계의 고리가 끊어지면 연속적으로 다른 종까지 빠르게 파괴될 가능성이 있거든. 그래서 급격히 대멸종에까지 이를 수 있다는 주장도 커지고 있단다. 6,500만 년 전 공룡을 멸종시킨 중생대 대멸종처럼 말이야. 그래도 그 때는 전체 생물의 4분에 1이 살아남았으니까 완전한 대멸종이라고 보긴 힘들지.”

“그럼 그보다 더 많은 생물이 죽은 적도 있단 말이에요?”

“그렇단다. 지구가 탄생한 이래로 지금까지 모두 5번의 대멸종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약 2억 5,000만 년 전에 일어난 페름기 대멸종 때는 전체 생물의 95%가 멸종됐다는구나. 시베리아의 화산이 폭발하면서 지각 속 깊은 곳에 있던 엄청난 양의 이산화탄소가 방출됐고, 이 때문에 지구온난화현상이 일어나서 지구의 기온이 지금보다 섭씨 6도나 높아졌단다. 그렇게 되면서 거의 모든 생물이 멸종되고 말았다고 해.”

“휴, 그래도 다행이에요. 앞으로 시베리아처럼 넓은 땅덩어리가 갑자기 폭발을 일으킬 일은 없을 테니까요.”

“글쎄다. 안심할 일은 아니야. 전문가들은 페름기 대멸종 때와 같은 이유로 지구에 6번째 대멸종이 올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단다. 환경오염 때문에 지구온난화가 가속화되고 있다는 건 너도 잘 알고 있을 거야. 지난 100년 동안 지구의 온도는 약 0.7도 올랐는데, 앞으로는 온도상승 속도가 점점 빨라져서 이번 세기 말쯤이 되면 지구 평균 온도가 6.4도나 오를 수도 있다는구나.(IPCC(기후 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 발표) 그럼 페름기 때보다도 온도가 더 높아지는 것이기 때문에 6번째 대멸종이 오는 것도 불가능하지는 않다는 거지. 얼마 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대학의 안토니 바르노스키라는 교수가 현재 멸종위기에 놓인 동물들이 아예 사라질 경우, 인류는 300~2,200년 안에 대멸종이라는 큰 재앙에 맞닥뜨릴 수 있다는 발표를 하기도 했단다.

“생물종의 95%가 멸종된다면, 인간도 멸종될 수 있다는 거예요?”

“인간도 자연 생태계 측면에서 보면 하나의 생물종에 불과하니까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지.”

“아빠, 전요. 정말 오래, 오~~~래 살고 싶어요. 과학기술이 눈부시게 발달하고 있기 때문에 200년쯤은 너끈히 살 수 있을 거라고 굳게 믿고 있었단 말이에요. 그런데 지구온난화라는 나쁜 녀석 때문에 장수의 꿈을 이룰 수 없을 수도 있다니, 이건 아니에요. 정말 말도 안 된다고요!! 아빠, 그럼 도대체 어떻게 해야 하는 거죠? 이 한 몸 불살라 지구온난화를 꼭 막아보겠어요!!”

“음… 지구온난화의 원인인 온실가스(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등) 배출을 줄여야 하니까, 자동차 대신 자전거를 타고, 일회용품은 사용하지 않고, 전기와 물을 아껴 쓰고…, 그리고 무엇보다 방귀를 좀 그만 뀌어야 한단다.”

“엥? 방귀요?”

“그래, 바로 바로 삼 만년 묵은 썩은 청국장 냄새가 나는 네 방귀 말이야! 젖소 한 마리는 소형차 한 대 분의 메탄가스를 배출해서 지구온난화를 가속화한다지만, 내가 짐작 컨데 넌 대형버스 열 대 분의 메탄가스를 배출하는 게 틀림없다고! 그러니까 지구온난화를 막아 오래 살고 싶다면 제발 방귀와 트림을 적당량만 배출하기를 바란다. 꼭꼭꼭!!!”

“흥! 아빠 배출량은 뭐 적은지 아세요? 내가 누굴 닮아서 초대용량 방귀를 뀌는 장트라블타가 됐는데요. 아빠, 미워!!”

글 : 김희정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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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으로 학습능력 향상시키는 방법!   FOCUS 과학

제 1689 호/2012-09-10

운동으로 학습능력 향상시키는 방법!

“갑자기 성적이 급상승하게 된 비결이 뭡니까?”
“매일 아침마다 달리기를 했어요.”

동문서답 같은 이 대화가 과학적으로는 근거가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운동은 건강을 유지하거나 소위 ‘몸짱’이 되려는 사람들이 빼놓지 않고 하는 행위다. 운동을 꾸준히 하면 심폐기능이 향상되고 골격근이 발달되며 혈액순환이 촉진되는 등 우리 몸을 튼튼하고 건강하게 만든다. 신체적인 발달 외에도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줄이는 효과도 있다. 2000년 10월 듀크 대학의 과학자들이 뉴욕타임즈에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운동이 항우울제인 졸로프트보다 더 효과적이라고 한다.

이렇듯 꾸준한 운동이 우리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든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두뇌’에도 영향을 미친다면? 미국 하버드대 의대 정신과 교수인 존 레이티 교수는 “운동의 진정한 목적은 뇌의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다. 운동이 생물학적 변화를 촉발해서 뇌세포들을 서로 연결시킨다.”라고 말한 바 있다. 레이티 교수는 신체와 정신이 하나라는 이론을 바탕으로 운동과 뇌의 관계를 실제 사례를 통해 과학적으로 분석한 뇌 연구의 권위자다.

레이티 교수가 분석한 연구결과 중 운동을 통해 학업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된 사례가 있다. 미국 일리노이주의 네이퍼빌 센트럴고등학교는 0교시에 전교생이 1.6km를 달리기를 하는 체육수업을 배치했다. 달리는 속도는 자기 심박수의 80~90%가 될 정도의 빠르기, 즉 자기 체력 내에서 최대한 열심히 뛰도록 했다. 이후 1, 2교시에는 가장 어렵고 머리를 많이 써야하는 과목을 배치했다. 이렇게 한 학기동안 0교시 수업을 받은 학생들은 학기 초에 비해 학기 말의 읽기와 문장 이해력이 17% 증가했고, 0교시 수업에 참가하지 않은 학생들보다 성적이 2배가량 높았다. 또한 수학, 과학 성적이 전국 하위권이었던 이 학교는 전 세계 과학평가에서 1위, 수학에서 6위를 차지했다.

기타 다른 대학의 입학 성적이나 학력평가 성적에서도 같은 수준의 ‘학교 운영비’를 쓰는 다른 학교들 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냈다. 이제까지 많은 연구의 공통된 결과에 따르면 가계의 수입, 혹은 학교 운영비가 높을수록 학생의 성적이 비례해서 높아진다. 하지만 네이퍼빌의 학교 운영비는 고급 사립학교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즉 학교 운영비가 상대적으로 높지 않음에도 운동을 통해 성적을 향상시킨 것이다.

또 다른 실험 결과에 의하면 학력은 들이는 돈에 비례하며, 소득수준에도 비례한다. 그런데 저소득층 학생 중 운동량이 많은 학생과 운동량이 거의 없는 학생의 성적을 비교한 결과, 운동량이 많은 학생의 성적이 높았다. 이밖에도 정기적이고 강도 높은 운동을 통해 학습효율을 높이고 수업, 생활태도와 성격까지 개선한 사례는 많이 있다. 여기서 중요한 공통점은 운동의 형태와 강도, 지속시간과 빈도 등이 고려됐다는 점이다. 운동은 자발적으로(강제적인 운동은 오히려 체벌과 같은 스트레스가 된다) 하며, 자신의 신체 능력을 최대한도로 사용하는 강도로(정확히는 최대 심박수의 80~90%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강도), 일주일에 4~5회 빈도로 규칙적으로 실시했다.

그렇다면 운동이 어떻게 학습능력 향상에 도움을 주는 것일까. 유산소 운동을 통해 심장박동수가 증가하면 뇌세포의 성장에 비료 역할을 하는 신경세포성장인자인 ‘BGF(Brain Growth Factor)’의 혈중 수치가 증가한다. BGF는 일종의 단백질들로, 심박수가 높아진 상태의 심장과 근육에서 분비된다. 분비된 BGF는 뉴런의 기능(정보 전달)을 강화시키고 뇌세포의 성장 자체를 촉진하며 세포가 소멸하는 것을 방지하거나 더디게 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BGF와 더불어 분비되는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혈간 내피세포 성장인자, 섬유아세포 성장인자 등은 복잡 다양한 과정을 거쳐 정신적인 환경을 최적화 해 각성도와 집중력, 의욕을 고취시킨다. 이들은 또한 신경세포가 서로 결합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조성하고 결합을 촉진해 세포 차원에서 새로운 정보를 받아들일 준비를 갖추도록 한다. 즉 기존 뇌세포의 기능을 강화하고 단기기억이 장기기억으로 고착되는 과정의 속도를 현저히 빠르게 하는 것이다. 뇌세포를 새로 만들어 내며, 창의력이라고 알려진 뇌의 인지적 유연성도 대폭 증가시킨다. 실험에서는 단 한 번의 달리기를 했음에도 테스트에 대한 대답속도와 인지적 유연성이 향상되는 것이 관찰되기도 했다.

이런 물질이 운동을 할 때 폭발적으로 증가한다는 것은 한 실험을 통해 우연히 밝혀졌다. 쳇바퀴를 쉬지 않고 돌리는 쥐의 해마에 많은 수의 뇌세포가 새로 생긴 것이다. 이전까지는 뇌세포가 죽어갈 뿐 새로 생기지 않는다는 설이 대세였지만, 최근에는 뇌의 가장 복잡한 기능을 담당하는 해마와 전전두엽피질의 경우 뇌세포가 활발하게 생기고 죽는다는 것이 정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렇듯 운동을 하면 뇌세포가 생성되지만 운동 직후 이 뇌세포들이 할 역할을 잡아주지 않으면 바로 죽고 만다. 즉 새로운 것을 학습하며 뇌세포간 연결을 이뤄 새로 생긴 뇌세포를 기존 지식체계 속에 포함시켜야 학습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센트럴고등학교가 0교시 체육시간 이후 가장 어려운 수업을 배치한 이유는 결국 운동을 한 직후의 뇌가 학습을 하기 가장 좋은 상태로 세팅이 되기 때문이었다.

‘열심히 운동한 후 꼭 뇌를 사용하라!’
학습능력 향상을 원한다면 기억해야 할 필수사항이다.

글 : 유기현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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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역사] 유명 과학 저널 <사이언스>지는 누가 만들었을까   FUSION 과학

제 1688 호/2012-09-05

[이달의 역사] 유명 과학 저널 <사이언스>지는 누가 만들었을까

평생 한 번이라도 내 논문이 실린다면! <사이언스>와 <네이처>는 세계 과학계를 쥐락펴락하는 최고 권위의 과학 저널이다. 논문 수록 자체가 뉴스에 날 정도로 경사이며, 이들 잡지에 논문을 게재하는 것은 노벨상 수상의 기본 요건으로 여겨진다. 이렇듯 세계 과학자들의 꿈과 목표가 되고 있는 과학저널은 누가 만들었을까?

현재 <사이언스>는 인쇄 잡지 정기 구독자 13만 명, 기관과 온라인을 통해 실제 잡지를 읽는 독자는 백만 명으로 추산된다. 2011년의 영향력지수(임팩트 팩터 IF)는 31.20으로 6천여 종의 국제 학술지 중 6위를 차지했고, 종합과학 분야 50개 저널 중 <네이처>에 이어 2위를 차지한 저명한 과학 잡지다. 1위인 <네이처>와의 차이는 크지 않은데다, 두 잡지의 경쟁은 날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사이언스>가 시작부터 이런 영광을 누린 건 아니다. 창간 이후 십여 년간은 폐간과 재창간을 반복하며 아슬아슬하게 명맥을 이어왔다. <사이언스>는 1880년 미국에서 창간됐다. 경쟁지 <네이처>가 십여 년 전인 1869년에 영국 맥밀런 출판사에서 창간돼 이미 종합 과학저널로 기반을 닦은 뒤였다. <사이언스>를 창간한 인물은 미국의 언론인 존 미첼스인데, 그보다 오히려 투자자가 더욱 유명하다.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이 <사이언스> 창간을 위해 1만 달러를 투자한 것이다. 하지만 에디슨의 투자가 무색하게도 1882년 3월을 끝으로 파산하고 만다. 다음 투자자로 나선 이는 전화 발명으로 유명한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이었다. 벨의 투자로 1883년 곤충학자 사무엘 H 스쿠더가 다시 발행을 시작했지만 이것도 1년을 넘기지 못한다.



[그림 1]<사이언스>지 초대 투자자였던 발명왕 에디슨(좌)과 그레이엄 벨(우). 사진 출처 : 위키미디어

역사상 가장 유명한 발명가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2명이 창간 당시 <사이언스>의 투자자였다는 점은 흥미롭다. 또 이들이 투자한 잡지가 얼마 못 가 파산이라는 수모를 겪은 것도 놀랄만한 일이다. 여기엔 어떤 사연이 있을까? <사이언스>는 창간 당시 영국의 <네이처>와 마찬가지로 전문성이 높은 과학계의 최신 연구 성과를 게재하는 것이 목적이었다. 하지만 실용적인 것을 선호하는 미국 사회의 특성 탓에 정기구독자를 모으기 어려웠다. 초기 <사이언스>의 편집 방향은 오락가락했는데, 이러한 사정으로 특허와 발명 등에도 상당한 지면을 할애했다. 에디슨과 벨이라는 걸출한 발명가를 낳은 미국의 문화가 오히려 <사이언스>의 성공을 가로 막은 것이다. 그러니 이들이 <사이언스>의 초기 투자자였다는 점은 아이러니하다.

<사이언스>가 제 궤도에 오른 것은 1900년 미국과학진흥협회(AAAS)에 인수돼 협회 공식 저널로 탈바꿈하면서부터다. 이후 <사이언스>는 20세기 미국이 주도하는 ‘빅 사이언스’를 이끈 대표 과학저널로 자리를 잡았다. 20세기에 <사이언스>가 낸 과학 특종들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초파리 실험으로 염색체 지도를 입증한 토머스 헌트 모건의 연구와 흔히 ‘아인슈타인 링’이라 불리는 중력렌즈에 관한 연구, 허블의 나선형 은하 연구 등이 대표적인 예다.

<사이언스>는 매주 발행되며 물리학, 화학, 생물학, 우주과학 등 과학 전 분야의 논문을 다룬다. 해마다 이 잡지에 실리는 논문의 양은 1천여 편에 달한다. 경쟁률은 대략 10대 1. 해마다 1만여 편이 <사이언스>의 문을 두드리는 것이다. 게재 여부 심사는 편집자들에 의한 1차 심사와 외부 전문가들의 2차 심사를 거치는데, 심의 과정에 1~2달이 걸린다. 이렇듯 엄격한 심사를 거친다고 하지만 모든 것이 완벽할 순 없는 모양이다. <사이언스>는 2000년대 들어 전 세계의 이목을 끈 스캔들을 일으켰다.

2002년 벨 연구소 헨드릭 쇤 사건 (Jan Hendrik Schon) 박사가 일으킨 논문 조작 사건과 서울대학교 황우석 교수가 2004년 2월과 2005년 5월에 게재한 인간 줄기세포 복제 논문이 그 스캔들의 주인공이다. 2002년 9월 헨드릭 쇤 박사는 유기분자 하나로 구성된 트랜지스터를 만들었다고 발표했으나, 데이터를 거짓으로 꾸민 것으로 밝혀졌다. 그는 <사이언스> 뿐 아니라 <네이처> 등 유명 과학저널에 20여 편의 허위논문을 발표한 베테랑 과학사기꾼 이었다. 결국 벨 연구소는 논문조작 보고서를 받은 당일 쇤을 해고했다.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사이언스>와 <네이처>가 친숙하게 느껴지는 이유 중에는 황우석 박사의 논문 진위 논란도 있을 것이다. 2004년 황우석 교수는 사람의 체세포와 난자만으로 만든 인간 배아 줄기세포 관련 논문과 2005년 난치병 환자의 체세포를 이용해 만든 배아줄기세포 관련 논문을 수록했다. 하지만 논문 속 사진과 DNA 핑거프린트 관련 데이터를 조작한 것이라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 사건들 때문에 <사이언스>의 검증 시스템에 대한 회의가 일었고, 최신 연구 성과를 경쟁지보다 빨리 발표하려는 과학저널 사이의 ‘논문 속보’ 경쟁이 문제점으로 대두됐다. <네이처>의 뒤를 바짝 쫓고 있는 <사이언스>가 조금 더 모험적으로 논문 특종을 노리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란 지적이다.

<네이처>와 <사이언스>는 각각 영국과 미국에서 태어났지만, 이미 이들 저널에 국적을 묻는 것은 무의미하다. 21세기 과학의 좌표를 제시하는 양대 저널의 경쟁은 앞으로 또 어떻게 전개될까? 중요한 사실은 전 세계 과학자들을 비롯한 구독자들이 매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이들을 기다리고 있다는 것이다.

글 : 이소영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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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nine 2012-09-15 05: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소에 궁금했던 점을 오늘 또 해결해주시네요. 창간도 Nature가 Science 보다 좀 더 빨랐군요.
잘 읽었습니다.

마노아 2012-09-16 14:29   좋아요 0 | URL
두 과학지가 경쟁하는 게 재밌어 보여요. 저도 과학향기 덕분에 배우는 게 참 많아요.^^
 

8월 13일에 개학했다. 개학 당일 회의 있다는 문자를 받지 못했는데 새벽 6시에 뒤늦은 확인 문자가 왔다. 자느라고 못 봤는데 깨고 보니 이미 회의 중인 시각! 멘붕 상황이었으나, 다행히 장감은 내가 없었다는 것도 몰랐다는 이야기. 이거 다행 맞나?

 

광복절을 지낸 다음날, 2층 욕실 천장이 샜다. 전날엔 지하 라이브 카페 천장이 샜는데 이 어찌 된일! 전날 많이 온 비 때문이라면 3층부터 새야 마땅할 것 같건만... 알고 보니 건물이 노후해서 하수도 파이프 관이 삭은 것이었다. 덕분에 건물 전층 바닥을 다 뜯어내는 대공사를 해야 했다. 이삿짐 다 옮기고 먼지 다 털어내기가 무섭게 새롭게 먼지를 뒤집어 쓴 것이다. 퇴근하고 돌아가 보니 물을 쓸 수가 없고, 아침에 일어나 보니 변기를 쓸 수 없는 미친 나날들이 이어졌다. 아, 화장실 때문에 극장을 섭렵하고 다녔다는 후문이다.

 

8월 17일은 이상한 날이었다. 주차 문제로 학교 운동장마당이 시끄러웠다. 엉망이 된 주차를 다시 하라고 했더니 어느 분이 후진하다가 남의 차를 박았다. 바로 그 반에서 다음 시간 수업에 모기 한 마리가 앞사람 어깨에 앉았다. 뒷사람이 모기 잡느라고 탁! 쳤는데, 이분이 엌!하고 실신했다. 앰뷸런스가 부랴부랴 출동했다. 이상한 날이었다. 이날 그 반은 한시간 일찍 하교했다.

 

8월 18일은 세현군 생일이었다. 처음으로 생일 잔치를 집에서 치렀는데 풍선 불고 그 풍선 벽이며 천장에 붙이느라 애쓴 건 뭐 고생 축에도 못 끼지. 뒤입어 엎은 바닥을 임시로 다시 덮었던 게 힘들었을 뿐.

 

계속해서 이어지는 공사 드드드 소리. 우리집 공사 + 1층에 새로 들어선 곱창 집 인테리어 공사까지 더불어 드드드드드드

어느 날 아침 일찍 언니가 외출하기에 어디 가냐고 물었더니, 너도 곧 나가게 될 거야-라는 답이 돌아왔다. 화장실이 아니라 시끄러워서 다시 극장을 섭렵하고 돌아다니는 나날이 이어졌다.

 

지하의 라이브 카페 이름은 고릴라다. 그래서 간판도 이렇다.

 

 

새벽 한시 반, 언니 방에서 찍은 사진이다. 자다가 깨면 저 간판 때문에 식겁하기 일쑤라고. 게다가 간판이 너무 눈부셔 잠을 깊게 잘 수 없다고 한다. 지나치게 큰 간판에 위치까지. 창에서 안 보이게 옮겨주던가, 아니면 아래쪽으로 내려서 안 보이게 해달라고 했다. 엄니가 여러 번 사장님을 만나려고 했는데 통 만나주질 않으셔서 사진 찍어놨다고 하니 바로 간판 옮기겠다고 하신다. 그 날짜가 오늘이다. 결과를 지켜봐야지.

  

8월 26일은 신촌 현대 백화점에서 피아노 연주회가 있어서 조카들을 데리고 다녀왔다. 조카는 참가상으로 그린색 프라이팬을 받아왔다. 라임색을 기대 했는데 그보다는 그냥 초록!  

 

 

프라이팬 사진도 찍었었는데 사진을 못 찾겠다. 내가 찍은 게 아니었나??   

 

8월 27일은 태풍이 오기 직전이어서 심상치 않은 바람이 불었다. 가건물로 이어진 교실은 바람 불면 날아갈 것처럼 들썩이고, 여기다가 비까지 오면 폭격 맞는 것처럼 시끄러운 굉음을 낸다. 태풍 대비 조기 퇴근. 그래봤자 해지고 한참이지만, 아무튼... 그냥 들어가기 섭해서 케빈에 대하여를 봤다.

 

태풍전야의 심상치 않은 밤에 보기에는 지나치게 무서운 영화였다. 어찌나 마음이 무겁고 갑갑하던지... 영화를 보고 나니 원작 소설이 궁금해졌으나, 알사탕도 이미 지나갔고, 무려 600페이지가 넘는 책을 볼 엄두가 안 나서 일단 패쓰했다. 나중에라도 미련이 남는다면 그때 보지 뭐...

 

 

  

 

8월 28일 볼라벤이 상륙한 날 학생들은 임시 휴교였지만 교사는 출근했다. 사실 할 일도 없었는데, 우리 교장샘의 취미 생활인 회의가 잡혔다. 무려 두시간 동안 원기를 쪽쪽 빨렸다. 일찍 출근해서 오후 늦게 퇴근해서 오히려 손해였던 이날(이날 내 수업은 달랑 한 개였는데...), 큰언니가 사무실을 이사했다. 수원 집이 안 빠진 상황에서 집 근처 오피스텔로 먼저 들어간 것이다. 그런데 이 오피스텔은 같이 일하는 아가씨가 여기서 잠을 자고 언니는 집에 들어와서 잠을 자는 시스템이 되어버렸다. 보증금도 혼자 내고서 뭐 이렇담...;;;

 

8월 30일, 공사가 막바지에 이르렀다. 공사 하는 김에 2층 창문을 갈았고, 창이 없던 내가 쓰던 방에는 창을 만들었다. 그 자욱한 먼지라니... 버섯 구름 수준의 먼지 덮인 집에서 밥먹기도 힘들어 빵과 김밥과 사발면으로 연명하다가 '대학살의 신'을 보러 영화관으로 고고씽! 우리 동네 내가 참 아끼는 극장에서 이번에도 나 혼자 영화를 관람했다. 덕분에 언니한테 온 전화를 영화 보다가 받는 일까지 생겼다. 혼자 봐서 참 무안했지만 영화는 재밌었다. 수년 전에 연극으로도 봤었는데 내용이 똑같다.(당연하게도!) 근데 참 신선했다능....;;;;

 

9월 1일, 소셜에서 반값 주고 산 '어린왕자전' 티켓을 알라딘 이벤트 당첨으로 어른 표 하나 어린이 표 하나를 더 확보했다. 그러니까 어린이 표 한장만 더 사면 조카들이랑 언니랑 같이 보러 갈 수 있었던 것이다. 동대문 디자인 프라자까지 도착하는 길에 헤맸던 가슴 아픈 이야기는 생략하자. 땡볕에 고생 좀 했다. 충분히 지친 채로 입장한 전시회는 좀 많이 심심했다. 책을 읽지 않고 간 세현군도, 아무 것도 모르는 다현양도, 그리고 원래 시큰둥한 둘째 시스터도 즐기지 못한 건 마찬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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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유리에 비친 언니와 조카다. 아해들은 그림 그리기에 열중! 나는 사진 찍기에 열심!

  

 

제2 전시관 모습이다. 우수 그림을 선정해서 생땍쥐베리 제단에서 프랑스를 보내준다고 한다. 와우!

 

(1전시관은 사진을 찍을 수 없다. 생땍쥐베리 원화가 있기 때문이다.) 

 

 

 후덜덜한 가격의 팝업북이다. 그래도 팝업북은 역시 오즈의 마법사가 쵝오!


 

 

 

 

 

 

 

 

 

  

 

펼친 부분 접기 ▲

 

이날 저녁에는 '노블레스 명품 콘서트'도 예매해 둔 상태였다. 불후의 명곡 출연 팀이 합동 공연을 하는 것인데, 예상했던 대로 소셜에서 표가 싸게 풀렸다. 에일리, 임태경, 신용재, 린, 알리, 홍경민 순으로 나와서 노래를 불렀고, 나중에 듀엣곡을 불렀다. 야외 공연인지라 시작 시간이 늦은 것과(해가 져야 하니까) 모기한테 잔뜩 뜯긴 걸 뺀다면 꽤 좋은 시간이었다. 그러나 내 자리가 무척 측면이었다지만 화면을 기둥과 스피커가 다 가렸다는 것은 몹시 화가 나는 일이었다. 내가 정가를 다 주고 봤다면 주최 측에 강력하게 항의했을 것 같다. 아무튼 이날의 최고는 알리가 부른 '킬리만자로의 표범'과 홍경민의 다재다능한 재주와 유머 감각이라고 하겠다.

  

  

 

 

 

 

 

 

 

9월 2일은 공사가 거의 끝난 상황에서 대청소로 일관했다. 묵은 먼지를 몇 번에 걸쳐 닦아내고, 스팀 청소기도 돌렸다. 문마다 켜켜이 쌓인 먼지를 닦아내는 것도 일이었고, 새로 빤 커튼을 쫙 다는 일도 제법 힘이 들었다. 구석구석 알차게 청소를 하니 손목이 쩌릿쩌릿! 도저히 더는 못하겠어서 저녁에는 청소를 파하고 친구를 만났다. 원래 낮에 '링컨 뱀파이어 헌터'를 보기로 했었는데 청소 때문에 영화는 취소하고 저녁으로 약속을 미뤘다. 우리는 파머스 반을 갔는데, 이 농부의 헛간이란 소박한 이름의 수제 햄버거 집은 정말 소문처럼 맛있었다. 금가루를 뿌린 것처럼 비싼 햄버거는 스테이크보다 더 맛있었다. 세금 붙을 만한 이유가 있는 햄버거랄까. 비싸서 속이 쓰렸지만 어쨌든 위가 호강했던 날!(맛에 너무 심취한 나머지 사진 자료를 확보하지 못했다. 할라피뇨만 골라낸다면 정말 근사한 맛이었는데... 종로에 본점이 있고 대학로에 지점이 있다.)

 

9월 3일은 아침 일찍 출근해야 했다. BBC에서 촬영오기로 되어 있던 날이다. 졸린 눈을 비비며 지하철 탑승. 한 정거장만 더 가면 내리는데 문자가 띡하니 왔다. 촬영이 다음 날로 미뤄졌다고. 이런 우라질! 집 가까운 사람들이야 출발 전에 받았겠지만 집 먼 사람은 이미 출발하고도 남을 시간이었다. 아아아, 풀려버린 다리로 김포 cgv로 향했다. 전날 보려고 했다가 못 본 링컨 뱀파이어 헌터를 보았다. 아아아, 정말 그지 같은 영화였다. 제기랄! 밥은 먹어야 하니 던킨 도너츠로 갔다. 가을도 오고 있는데 분위기 있게 도넛과 커피를 벗 삼으려고. 하지만 주문을 잘못하는 바람에 달디단 도넛에 달디 단 커피를 마셔야 했고, 지하철로 한 정거장 거리인 학교에 걸어가려다가 헤맨 이야기는, 역시 슬프니까 그만두자. 3개월 전에 반대로 학교에서 극장으로 걸어오는 걸 성공했기 때문에 반대로 가는 것도 가능할 줄 알았다. 역시 길찾기는 나의 길이 아니다.

 

전날 촬영이 미뤄진 것은 통일교 문선명 총재 사망 때문에 취재진이 그리로 갔다는 설이 있던데 정말인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그래서 하루 밀린 방송 촬영을 했다.

 

9월 5일 이날은 급하게 원고 모니터링을 해야 했다. 나의 야곱이 쓴 책인데 8월에 일차로 모니터링을 했던 작품이었다. 교정 원고가 넘어오질 않아서 급한 대로 PDF파일로 받았는데 A3로 뽑아야 할 원고를 A4로 인쇄를 했더니 글자가 아주 작았다. 게다가 폰트가 깨지면서 띄어쓰기가 하나도 되어 있지 않았고, 원문 발췌는 파란색 인쇄라서 아예 글자가 보이지 않았다. 해서 아이패드로 글자를 확대해서 읽는데, 아이패드에서는 한자가 안 나오고 따옴표도 전혀 나오질 않았다. 아, 눈이 아파 눈이 아파...

 

9월 6일에는 또 학교 행사가 있었다. 새벽같이 출근하는데 어지럼증이 도져서 혼났다. 일주일 동안 너무 혹사를 당했다. 사실 7월부터 이사하고, 공사하느라 고생을 너무 많이 했다. 청소하다가 죽겠구나 싶은 나날들. 툭하면 일찍 불려 나가서 밤늦게 귀가하니 피곤에 온 몸이 쩔어 있다. 게다가 이 주에는 시험문제와 수행평가를 출제해야 하는 미친 스케줄이었다. 그리고 이날, 언니의 수원 집이 빠져서 이사를 종료했다. 덕분에 주말은 역시 또 청소 청소 청소!!

 

여기서 끝났으면 좋았겠지만, 9월 8일에는 평생학습 축제에 참석해야 했다. 장소는 여의도. 행사의 성격을 생각하지 못하고 이 여름이 다 끝나기 전에 이 샌들을 한번은 신고 말겠다고 결심하고 신고 나간 나의 11cm 킬힐! 아아아, 이 날 나의 발이 얼마나 처참하게 망가졌을 지는 상상에 맡기겠다.

 

게다가 아침 일찍 다현양이 다리가 아프다고 비명을 지르면서 하루가 시작된 날이었다. 급히 병원에 가보니 균이 침투해서 잘못되면 수술까지 가야 한다는 날벼락같은 소리를 들었다. 다현양은 이날 병원에서 마취를 하고 주사기로 물을 빼냈다. 초음파 검사를 받고 응급실에서 나왔는데 병원비가 그 잠깐 동안 50만원 넘게 나왔다. 후덜덜하다. 다행히 움직이지도 못했던 다리가 일요일에는 걷더니, 월요일에는 급기야 뛰기까지 했고, 화요일에는 무사히 유치원에 갔다. 그리고 검사 결과는 오늘 나왔다. 바이러스 감염으로 감기 같은 거라고 하는데 수술까지 갈 필요는 없게 되었다. 다행이다.

 

다시 여의도로 돌아가서, 제과제빵 반 체험 시간에 남은 빵으로 나도 컵케이크를 만들어 보았다. 첫번째는 생크림을 무사히 발랐는데, 두번째 것 만들려던 찰나 엄니의 전화를 받고 보니 학생들이 설거지 한다고 모두 치워간 상태였다. 별수 없이 체리가 빵 위에 굴러다닌다...;;;;;

 

 

그밖에... 또 무슨 일이 있었더라. 침대 주문하면서 같이 받아야 했던 쿨장판과 쿨베개 사은품이 주문 5주만에, 갖은 항의 끝에 겨우 도착했다. 여름 다 지나서 말이지... 

 

 

 

쇼파도 주문하고 한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깜깜무소식이었는데, 오늘 배송 온다는 전화를 받았다. 비가 많이 와서 늦어졌단다. 후아, 힘들구나.

 

거실 등을 전에 살던 사람이 떼어내고 형광등을 달았는데, 그 자리가 둥그렇게 패여 있어서 등을 주문했다. AK몰에서 롯데카드로 20% 할인을 받았는데, 중복 할인 받으려고 애플 만개와 바꾼 만원 쿠폰은 적용이 되지 않았다. 알라딘은 중복 할인 얼마든지 해주는데...ㅜ.ㅜ

그렇게 삽질해서 받은 조명은, 구멍보다 작았다. 세상에! 형부가 크기를 잘못 잰 것이다. 82cm라고 했지만 사실은 92였다. 십만원 짜리 삽질이다. 하아.....;;;;

 

 

위쪽의 구멍을 보시라. 저쪽은 다시 땜질해야 한다.ㅜ.ㅜ

게다가 안에 등이 다섯 개 들어 있는데 모두 한꺼번에 켜진다. 차등으로 켤 수가 없다. 전기세를 고려해서 안에 형광등 두개를 빼고 써야 할 판이다. 역시, 삽질인가.

 

2년 전에 내가 샀던 싸구려 서랍장은 너무 허약해서 3층으로 올려오면 무너질까봐 2층에 두고 왔다. 엄마의 표현으로는 '째려만 봐도 무너질' 서랍이란다. 해서 이것도 새로 주문했는데, 2주가 되어가는데도 아직도 '상품준비중'이란다. "나무 베러 가셨나요?" 라고 질문을 올리니 업체에서 미안하다고 한다. 비가 많이 와서 그랬다고. 아씨, 공장이 모두 노천도 아니고 죄다 비 때문이래....;;;;

 

1층에 오픈한 곱창집에서 피우는 냄새 때문에 베란다에 널어놓은 빨래들에 반갑지 않은 냄새가 배어 버렸다. 인근에서 항의가 많이 들어왔나보다. 환기통의 위치를 바꾸겠다고 한다. 처음엔 방앗간, 그 다음엔 치킨집, 그리고 이번엔 곱창집... 냄새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 방앗간 냄새는 고소했었는데...

 

그렇게 한달이 지나갔다. 아주 바빴고, 정신이 피폐한 날들이었다. 교장은 이틀에 한 번 꼴로 회의랍시고 모아놓고 우리의 원기를 쪽쪽 빨아먹는다. 지난 달에는 전체 교사 월급을 29만원이나 덜 줬다.(나중에 준다는 말도 없다.) 이게 말이 되나? 그밖에 많은 만행들이 있었지만 부끄러워서 차마 말할 수 없고, 아무튼 그런 날들이다. 요새는 배가 고프지 않아도 허기진다. 영혼이 허기진 것 같다. 아무래도 원기를 빨린 까닭 같다.

 

참, 교생 선생님들도 왔다. 민소매 블라우스 입고 오는 것도 놀라웠는데 심지어 시스루를 선보인 교사도 있었다. 오오, 세상이 좀 달라졌나보다.

 

알라딘은 기프트 상품 하루 특가가 사라졌다. 아쉽다. 라미 만년필을 사고 싶었는데.... 요 공책을 위해서....

 

 

전에 받고 싶었는데 이사하는 와중에 주문 못한 텀블러는 초기에 13,000에 팔았는데 지금 보니 만원 밑으로 떨어졌다. 그래도 이건 사은품으로 받고 싶었던 거지 직접 사고 싶었던 것은 아니다. 비스듬히 기울었던 북엔드도 그렇게 받고 싶었던 아이지만 애석하게도 행사 종료됐다. 역시 인생은 타이밍!

 

 

추가하자면, 그와중에 슈퍼바이백 받겠다고 기를 쓰고 읽은 책이다. 어느덧 바이백의 노예...;;;; 아무튼, 다 읽었다. 힘들었고, 재밌었다. 예치금을 기다리고 있다. 책 팔아서 카드값 메꾸기 신공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렇지만 역시나 사는 속도가 더 빨라..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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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2-09-12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기프트상품 하루 특가는 사라진것이군요! 전 왜 요며칠 안뜨나 했어요.
그런데 스노우맨은 어떻게 계획대로 잘??

마노아 2012-09-12 13:53   좋아요 0 | URL
며칠 기다려도 안 바뀌길래 고객센터에 문의하니 폐지됐다고 하네요. 무척 아쉬워요.
스노우맨 기어이 다 읽었어요. 눈이 빠끔해져서 어찌나 퀭해졌던지요.
영화 정보가 별로 없어서 잔뜩 궁금해져버렸어요. 디카프리오는 해리인지 연쇄살인범인지....

2012-09-12 13: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9-12 1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개인주의 2012-09-12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주 특색있는 학교에 근무하시는군요.ㅋㅋㅋ
저는 주말에 남들 다 본 해품달을 몰아봤는데
성인연기자 이방수염 달은 거 같은 허염과 발연기 허연우 땜에
좀 그랬지만 김수현 이자식은 정말 멋진 놈이더군요..
뒷북..ㅋ

마노아 2012-09-14 20:33   좋아요 0 | URL
정말 길이 남을 특색 있는 학교죠...;;;;;;
해품달은 완전히 원작에 대한 애정으로 보았어요.
허염과 허연우 남매 때문에 발연기의 진수를 알아차렸죠.
하지만 김수현은 정말, 매력적인 놈이었어요.^^ㅎㅎㅎ

프레이야 2012-09-12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나 다사다난 마노아님ㅎㅎ 대학살의신을 혼자 보셨다니 맘놓고 웃을 수 있었겠어요. 연극도 보셨지만 그래도 웃기던가요. 전 이 영화 올해의 최고로 뽑을래요. 두번째는 케빈에대하여ᆞ

마노아 2012-09-14 20:34   좋아요 0 | URL
혼자서 키득키득 웃었어요. 오늘 본 광해-에서 더 크게 웃었어요. 요새는 웃을 수 있는 영화가 좋아요.
어제 피에타 보았는데 정말 마음이 무거웠거든요. ^^

paviana 2012-09-12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읽던 제가 숨넘어 갈 지경이니 직접 겪으신 님은 얼마나 뒷골 당기시겠어요. 에효 근데 항상 스마트폰 길찾기를 생활화하셔야 될거 같아요. 어쨌거나 화튕!!!

마노아 2012-09-14 20:34   좋아요 0 | URL
스마트폰 길찾기 돌려봤는데도 모르겠더라구요. 제 손에 들어오니 스마트폰도 전혀 스마트하지 않아요. 엉엉...ㅜ.ㅜ

순오기 2012-09-13 0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버라이어티하고 언제나 상상 이상을 채워주는 마노아님 페이퍼~
그래서 공사는 끝나고 생활은 안정되었겠지요.
수고 많은 나날이었지만, 이젠 가을바람 따라 살랑살랑 흔들려도 좋을 거 같아요.^^

2012-09-13 07: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9-14 20: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BRINY 2012-09-13 21: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교생이 오긴 오는군요. 세상 많이 달라졌죠? 그렇지만, 그 학교의 장감님은 변함이 없는 거 같네요!

마노아 2012-09-14 20:36   좋아요 0 | URL
요기 오는 교생들도 좀 이상해요. 뭘 배울 게 있어야 말이죠..;;;;
회의 때마다 부자가 매번 싸우는데 환장하겠어요. 뭐 이런 콩가루가 다 있는지...;;;;
 

 조카가 물었다. 이모는 수학 관련 책 갖고 있냐고. 없단다, 조카야. 이모는 수학을 좋아하지 않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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