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마지막으로 '살며' 카테고리에 글을 쓴 게 1월이라는 것을 알고 잠시 당황했다. 어이쿠, 시간이 그렇게나 흘러버렸다니...

2월에 살았던 이야기는 2월 문화생활 편에서 살짝 언급했으니 3월로 넘어가 보자.

 

2. 3월 4일에는 언니가 또 사무실을 옮겼다. 동대문으로 이사한지 두달 밖에 되지 않았는데 다시 이사를 했다. 그러니까 울 언니는 6개월 동안 이사를 세차례나 한 것이다. 모두 우리 자매들의 노동력에 기대어. 아, 나의 무릎이 성할 날이 없었다는 것만 고백하자. 많이 아프다. 죽겄다.ㅜ.ㅜ

 

3. 바로 이 옮긴 사무실 화장실에 지난 주에 갇혀버렸다. 언니가 놀러오라고 해서 학교 마치고 갔는데 현관문이 열려있는 것이다. 안 잠겨 있는 상태가 아니라 아예 문이 열려 있었다. 그래서 잠깐 나갔나 싶어 들어가 있었더니 한시간이 다 되도록 소식이 없는 것이다. 해서 전화해 보니 거래처에 가 있다고. 문은 실수로 열어놓았다고 한다. 어휴, 카메라가 보이는 데에 있더만 어쩌려고...ㅜ.ㅜ 그래서 어여 오라고 해놓고 나는 화장실에 들어갔다. 그런데 이 화장실 문이 고장이 나서 밖에서는 열리는데 안에서는 안 열리는 것이었다. 핸드폰도 방에 두고 화장실에 갔는데 이 무슨 난감한 일이... 이 날은 마음이 몹시 안 좋았던 날이어서 안 그래도 신경질이 팍팍 났는데 울고 싶은데 뺨 때려주는 기분이었다. 그렇게 20분 간 생쇼를 하다가 언니가 돌아와서 열어주는 바람에 나올 수 있었다. 아, 고단해라...

 

4. 학교를 옮겼다. 작년보다 더 나쁘랴 싶었지만, 현재 느낌으로는 더 나쁘다. 수준별 수업을 하는데 아해들의 학업 수준이 아주 메롱이다. 작년에는 엄청난 학구열을 가진, 학부모도 졸업한 지 한참 되는 나이 꽉 찬 학생들을 상대로 했었는데, 지금은 정확히 그 반대의 아해들이 학생이다. 아직 적응이 안 되고 있다. 월급은 너무 심각해서, 어쩌면 최초로 내가 먼저 계약을 취소하는 학교가 될지도 모른다는 불편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일단은 조금만 더 버텨보기로 했다. 끄응...

 

5. 채용신체검사를 받으러 병원에 다녀왔는데, 그 즈음에 이주 동안 턱이 아팠더랬다. 특히나 저녁만 되면 많이 아팠다. 치과 치료를 받게 되면 돈이 많이 깨지겠구나 걱정했는데 검사 결과 아무 이상이 없었다. 신경성이라고... 그 진단을 받고 나서부터 턱이 안 아팠는데, 어제부터 다시 턱이 아프기 시작했다. 스트레스가 무섭구나...

 

6. 다시 콜레스테롤이 높아져서 운동을 시작하기로 했다. 무릎이 아프니 헬쓰는 어렵고 역시 정답은 수영이었다. 힘든 거 싫어서 아쿠아 쪽으로 등록하고 싶었지만, 이 놈의 아쿠아는 경쟁자가 너무 많아서 신입 회원이 뚫고 들어갈 수가 없다. 그 옛날 우면산이 무너지던 날 내가 엄니 등록 시키느라 생고생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결국 어쩔 수 없이 일년 만에 다시 수영 강습반을 들어갔다. 일년만에 물에 들어가본 소감은... 아, 죽갔네. 왕복 세바퀴는 거뜬해야 하는데 반바퀴 도착하면 숨차서 멈추게 된다는 거다. 게다가 접영 하다가 양발에 쥐가 나기까지... 아흐 동동다리...  수요일에 첫 수업을 나갔고, 금요일에 두번째 수업을 갔는데, 이날 감기 몸살에 체하기까지 해서 컨디션이 영 아니었다. 샤워하다가 자꾸 욕지기가 올라와서 결국 화장실 가서 다 쏟고 수영은 못했다. 샤워만 하고 집으로 컴백. 그리고 내일은 오리발 타임이다. 아, 다른 회원들에게 진로 방해만 될 것 같아 무서워...ㅜ.ㅜ

 

7. 새 학교는 급식이 훌륭하다. 일단 식대가 다른 학교보다 좀 비싼 편인데, 비싼 값을 하는 것 같다. 문제는 아해들인데, 무상급식의 소중함을 모르는 이 배부른 아해들이 식단으로 나온 '낑깡'을 창밖으로 던지며 놀다가 길 가는 할아버지를 맞히는 사고를 일으켰다. 교감샘 노발대발 하시고 부르르 떠셨는데, 다음날 식단에는 무려 '옥수수'가 들어가 있었다. 담임샘들은 모두 교실에 들어가서 급식지도에 불을 켰고, 그 다음주에 예정되어 있던 '방울 토마토'는 모두 생략되는 수모를 겪어야 했다. 내일의 식단은 '옥수수밥에 감자국, 미트볼케찹조림에 닭가슴살냉채, 단호박찜에 배추겉절이다. 아, 군침 도네. 콜레스테롤 조심해야 하는데....;;;;

 

8. 이승환이 제작한 새 앨범이 있다. 인디 뮤지션인데 이름은 솔튼페이퍼.

몬스터 락쇼와 돌콘에서 노래를 들었는데 실력 빵빵한 친구였다. 음반 예약을 해두었는데 아직 발매가 되지는 않았다. 어여어여 내 손에 들어오기를... 이 앨범 천장 팔리면 이승환도 새 앨범 내겠다고 했는데 얼마 전에 예판 800여 장이라고... 슬프다. 우리 공장장님의 새 앨범은 과연 가능한 것인지...ㅜ.ㅜ

 

이주 전에는 이승환의 돌발 콘서트 '왕년'의 앵콜 공연 예매가 있었다. 공연은 4월 19일 금요일로 '19금'을 표방하여 성인만 입장 가능한 공연으로 설정해 두었는데, 그 바람에 티켓 예매할 때 '성인 인증'이 필요했다. 교무실 후진 노트북으로 성인 인증하다가 튕겨나간 나는 표를 구하지 못했다. 이틀 뒤 취소표를 잡겠다고 새벽녘까지 새로고침을 눌러댔지만 결국 구하지 못했다. 솔튼페이퍼 이벤트에서 내게 표를 구제해 준다면 알라딘을 지금보다 더더더더 사랑할 텐데....(>_<)

 

아무튼 19금은 현재 구하지 못했고, 하루 전날인 18일에는 4.19 전야제로 강북구청 앞에서 공연이 있다. 출연진에 이.승.환! 두둥... 학교에서도 아주 가깝다. 퇴근 후 달려가겠어요. 수영도 없는 날이니 아주 가비얍게 날아가겠어요!!

 

9. 학교 근무 시작하고 이튿날 부서 회식이 있었다. 나랑 대각선으로 마주보고 앉은 선생님은 무려 '신기'가 있다는 분인데, 이분이 날 보더니 '남자'가 있다고 하신다. 그 남자 대체 어디 있냐고 물으니 무조건 있다고 하신다. 아니 어디 있냐고요! 하니, 내 팔자에 남자가 있기는 한데, 당장은 안 만나는 게 좋다고... 마흔 넘어서 만나야 좋다고. 연애도 그쯤에 하라고. 그 전에 하면 내가 힘들다고 하신다. 헐... 이렇게 실망스러울 데가!! 이분이 신기 있다는 말이 거짓으로 들리지는 않았다. 나를 식겁하게 만드는 사례들이 있었으니까. 연애를 목표로 머리를 길게 길렀는데, 신경질 나니 확 잘라버릴까. 히유....

 

10. 그러고 났는데, 절친 한명이 6월 1일에 시집간다고, 3월의 마지막 토요일에 알려주었다. 부케 받으라고... 하아... 부케 받고 나 또 3년인지 4년인지 기다려야 하는겨??? 친구는 날짜부터 먼저 잡고 어제 상견례를 가졌다. 잘 끝냈는지는 아직 통화를 못해 봤다. 뭐 잘 했겠지... 날 두고 너마저도 가다니... 이제 주변에 시집 안 간 친구는 몇 명 없다. 친구들아, 나만 두고 가지 마아~ 나랑 같이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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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3-04-08 01: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안갔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노아 2013-04-08 07:51   좋아요 0 | URL
앙, 완전 소중한 친구...ㅋㅋㅋㅋㅋㅋㅋㅋ

순오기 2013-04-08 0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랜만의 근황에 반가워서 덥석~ ^^

마노아 2013-04-08 07:51   좋아요 0 | URL
덥석! 반가워요, 순오기님! 부비부빗!!!

같은하늘 2013-04-11 14: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보니 저도 설전에 들어오고 오늘에서야 들어온다는...
사는게 뭐 이리도 바쁠까요?
오늘같은 날씨에 잠시후 마미캅 돌러 나가야 하는 슬픈현실~~
춥다......

마노아 2013-04-11 20:47   좋아요 0 | URL
시간이 살같이 빨리 흐르는 게 느껴져요.
그러고도 아직도 뭐가 이렇게 바쁜지....
게다가 날씨도 요지경이에요. 오늘 짓눈깨비 날리더라구요. ㅎㅎㅎ
그저 건강히 살다가 다시 생존신고 하자구요.^^
 

새학기 적응 기간 끄읕???

열심히 달려 보자. 아자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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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OCUS 과학

제 1829 호/2013-03-25

비아그라 출생의 비밀

‘우물 파다 노다지를 캐다’, ‘소 뒷걸음질 치다 쥐를 잡다’. 어떤 행동이 생각지 못한 행운을 가져온 상황을 비유할 때 쓰이는 속담이다. 이 속담들은 새로운 약을 만들어내는 과정에 곧잘 어울리는 비유가 된다. 역사적으로 특정 용도로 개발된 의약품이 우연히 다른 용도로 쓰이면서 대박을 터뜨린 사례들이 있다.

대표적인 약품은 발기부전 치료제로 유명한 ‘비아그라’다. 비아그라의 원료인 ‘실데나필’은 처음부터 발기부전 치료를 목적으로 개발된 것이 아니다. 실데나필의 원래 임무는 고혈압을 치료하는 것이었다.

흔히 놀라거나 화가 났을 때 ‘혈압이 오른다’고 말한다. 신장 옆에 붙은 부신에서 정상보다 많은 호르몬 아드레날린이 분비된 탓이다. 아드레날린은 심장의 박동을 촉진하고 혈관을 수축시키는 기능을 가졌다. 심장에서 뿜어내는 피가 증가한 상태에서 혈관 구멍이 좁아지니 혈압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고혈압 치료제는 이 아드레날린의 작용을 차단해 심장박동수를 줄이고 혈관을 이완시키는 역할을 하는 것이 임무다.

하지만 여러 가지 부작용이 발생해 실데나필은 아무래도 고혈압 치료제로는 부적격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이미 막대한 연구비가 투자된 상황이기 때문에 연구 결과를 그냥 버릴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회사는 연구 성과를 ‘살리는’ 방향을 적극적으로 모색했다. 이때 자일즈 브린들리의 깜짝쇼에 관한 자료가 진지하게 검토되기 시작했다.

브린들리는 영국 의사로, 1980년대 초 미국의 한 비뇨기학회 강연에서 페녹시벤자민을 직접 주사해 그 효과를 시연했다. 고혈압 치료제 페녹시벤자민은 1950년대 인체 호르몬 아드레날린의 구조를 살짝 바꾸어 만들어졌다. 페녹시벤자민은 몸속에서 마치 아드레날린처럼 행세를 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아드레날린의 기능을 떨어뜨린다. 그렇다면 페녹시벤자민과 마찬가지로 실데나필 역시 발기부전을 치료할 수도 있지 않겠는가. 이 예측은 맞아떨어졌다.

남은 문제는 실데나필이 실제로 얼마나 효과를 보이는지, 그리고 부작용은 없는지 검사하는 일이었다. 동물 실험에서는 일단 합격이었다. 이후 사람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을 거쳐야 하는데, 첫 단계에서는 건강한 사람을 대상으로 약이 투여된다. 그런데 시험 결과 협심증 치료제로 오래 전에 개발된 니트로글리세린에 비해 훨씬 작용이 약하다는 점이 밝혀졌다.

이런 상황에서 1992년 내약성 실험(최대 용량을 투여해 부작용을 관찰하는 실험) 결과 흥미로운 부작용이 발견됐다. 8시간마다 50mg을 10일간 복용한 사람에게서 다른 부작용과 함께 발기가 된다는 점이 보고된 것이다.

이에 화이자사는 연구 방향을 발기부전에 맞추기 시작했다. 1994년 5월 화이자사는 발기부전증 환자 12명을 대상으로 하루에 한차례 실데나필을 투여한 결과 10명에게서 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을 발견했다. 이 소식은 비뇨기학회에 전해졌고, 의사들의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이후 화이자사는 몇 차례에 걸친 철저한 임상시험을 거쳐 1998년 3월 27일 마침내 식품의약국으로부터 비아그라의 상표명을 달고 신약허가를 얻었다.

비아그라는 신약개발의 과정에서 상당히 운이 좋은 사례로 통한다. 이미 같은 성분을 가지고 ‘협심증 치료제’로서 동물실험과 임상 첫 단계 시험을 마친 상태였기 때문에 아무래도 실험 속도가 빨랐다. 신약개발의 경제성 측면에서 ‘이보다 좋을 수는 없다’고 평할 정도다.

한편 고혈압치료제의 일종인 미녹시딜도 탈모치료제로 더 인기를 끌었다. 대머리였던 한 고혈압환자가 고혈압치료제의 일종인 미녹시딜을 복용한 뒤 머리털이 돋아난 것이다. 이후부터 미녹시딜은 탈모방지, 발모촉진제로 널리 사용됐다. 해열·진통제로 널리 쓰이는 아스피린은 본래 내복용 살균제로 개발된 것이었다. 암치료제로 이용되던 인터페론의 경우는 관절염에도 특효가 있다는 점이 밝혀지면서 관절염 치료제로도 쓰이고 있다.

금연 치료제로 사용되는 부프로피온(상품명 웰부트린)은 원래 우울증 치료제로 개발됐다. 이 약은 니코틴 금단 증상을 완화시켜 흡연에 대한 욕구를 줄여준다. 식욕 충동도 조절해 금연으로 인한 체중 증가를 막는 효과도 있다.

이렇듯 과학기술은 종종 특정 분야에서 나온 결과물을 다시 활용해 새로운 성과물을 만들고 있다. 자칫 버려질 뻔했던 연구결과를 발상의 전환을 통해 유용하게 재활용한 사례들, 이런 사례를 교훈삼아 인류에 도움이 되는 신약이 많이 탄생하길 기대해 본다.

글 : 강건일 과학평론가(전 숙명여대 약대 교수)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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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볕에 며느리 내보내는 이유!   FUSION 과학

제 1828 호/2013-03-20

봄볕에 며느리 내보내는 이유!

‘봄볕에 며느리 내보내고 가을볕에 딸 내보낸다’라는 속담이 있다. 혹한을 이겨낸 이후 맞는 봄볕은 그 무엇보다 따뜻한데, 속담대로라면 봄볕은 우리 몸에 좋지 않은 존재다. 그 이유는 바로 ‘자외선’ 때문이다.

봄이 오면 산책이나 소풍, 운동 등 야외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난다. 따스한 햇살은 움츠려 있던 온몸을 기분 좋게 깨운다. 여름처럼 뜨겁지 않기 때문에 온몸으로 햇빛을 맞으며 자외선 차단에도 신경을 덜 쓰게 된다. 하지만 넋 놓고 봄볕을 쐬다가는 피부가 급 노화되기 십상이다. 겨우내 자외선에 잘 노출되지 않았던 색소세포가 갑자기 강해진 봄 자외선에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봄과 가을은 기온이 비슷하지만, 실제로 봄볕이 가을볕에 비해 일사랑이 1.5배 정도 많으며 자외선지수도 훨씬 높다. 게다가 봄철에는 건조한 기후 때문에 대기 중 먼지가 많고 꽃가루, 황사 등이 더해지며 대기 속 먼지가 4배 이상 증가한다. 피부건강에는 좋지 않은 계절인 것이다.

실제 자외선 지수는 여름이 가장 높지만, 봄철 피부가 받아들이는 자외선은 한여름의 자외선보다 강하다고 할 수 있다. 서울의 4, 5월 일조 시간은 한여름 8월보다 50시간가량 많다. 따라서 자외선에 노출되는 시간과 양은 봄에 자연히 증가할 수밖에 없다.

자외선에 노출되는 시간이 많아지면 그만큼 피부 노화가 빠르게 진행된다. 피부가 갑자기 많은 양의 자외선에 노출되면 피부 탄력을 유지하는 콜라겐과 엘라스틴 섬유가 파괴된다. 이로 인해 피부는 건조하고 푸석푸석해지며, 피부의 볼륨과 탄력도 현저히 떨어져 주름이 생긴다. 또 피부 세포가 손상돼 면역력까지 떨어진다. 뿐만 아니라 자외선은 멜라닌 색소를 증가시켜 피부를 붉고 민감하게 만든다. 기미, 주근깨, 잡티 등의 색소 질환을 짙어지게 하고 피부를 전체적으로 칙칙하게 만든다.

그렇다고 야외활동을 아예 안할 수는 없는 법. 야외활동을 하는 동안 자외선을 차단해 피부를 지키기 위해서는 자외선 차단제를 꼼꼼히 챙겨야 한다. 자외선차단제를 바를 때는 얇게 펴 바르고 그 위에 몇 번 덧바르는 방식으로 바르는 것이 좋다. 문질러서 바를 경우, 차단성분의 화학적인 특성으로 인해 피부에 잘 흡수되지 않고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

특히 햇빛에 노출되는 얼굴, 목, 손등에 2, 3시간 간격으로 발라주는 것이 좋다.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활동하다 보면 땀에 희석되거나 옷깃에 닦여 시간이 지날수록 조금씩 줄어든다. 아침 일찍 차단제를 바르고 나간 후 덧바르지 않으면 하루 중 자외선이 가장 강한 오전 10시에서 오후 2시 사이에 자외선 차단 효과가 거의 없어진다.

성인 여성의 경우 화장을 하면 자외선 차단제를 덧바르기 힘들기 때문에 아침에 한 번 바른 이후에 소홀히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역시 오후가 되면 자외선 차단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에 자외선 차단제를 덧발라 주어야 한다. 피부가 건조한 상태에서 자외선 차단제를 덧바르면 밀릴 수 있으니 얼굴 전체에 미스트를 뿌려 수분을 공급한 이후 바르는 것이 좋다. 자외선 차단제를 손등에 적당량 덜어 손끝으로 살살 문질러 체온으로 녹인 뒤 덧바를 부분에만 소량씩 지그시 누르듯 발라준다. 최근 화장 위에 덧바를 수 있는 파우더 형태의 자외선 차단제가 출시돼 있는데, 이를 몇 번 덧바르는 것도 좋다.

한편 바쁜 아침 시간, 자외선 차단제를 바르고 그 위에 다시 메이크업을 하는 것은 번거로운 일이다. 이에 자외선 차단 기능이 함유된 메이크업 베이스나 파운데이션 등 자외선 차단 기능을 함유한 화장품들이 출시되고 있다. 간편하게 하나만 바르면 되기 때문에 여성들의 수고를 덜어준다고 광고하고 있지만 자외선 차단기능이 들어간 파운데이션만 믿기에는 좀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 얼굴에 얇게 펴 바르는 화장품의 특성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자외선 차단제의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조금 많다 싶을 정도의 양을 사용해야 한다. 차단제를 피부에 바를 때는 원칙적으로는 피부 1cm²에 2mg 정도로 듬뿍 발라야 하지만 실제로는 권장량의 절반도 바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차단 기능이 들어간 메이크업베이스나 파운데이션의 경우, 자외선 차단제보다 더 적게 사용하게 되므로 차단 효과는 더욱 떨어지게 된다.

야외에서 운동을 할 때도 자외선을 주의해야 한다. 봄은 등산객들이 급증하는 계절인데, 자외선은 고도가 높을수록 강해진다. 따라서 등산을 할 때는 자외선 차단제를 비롯해 긴팔 옷과 바지, 모자 등을 꼼꼼히 챙기는 것이 좋다. 옷은 몸에 딱 붙는 것보다 헐렁한 것이 자외선 차단에 더 효과적이다. 옷감이 몸에 딱 맞게 붙어 있으면 햇빛이 옷감 사이로 침투할 수 있다. 참고로 흰색 티셔츠는 자외선차단지수(SPF) 5∼9의 효과가 있고, 청바지는 SPF 1000 정도의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국 봄철 피부건강을 위해서는 자외선 차단제를 제대로, 잘 바르는 것이 중요하겠다. 또 물 많이 마시기, 신선한 과일과 야채 많이 섭취하기 등으로 건조하고 지친 피부에 수분과 비타민을 보충하는 것이 좋다. 야외활동을 한 이후에는 자외선 차단제를 비롯해 각종 먼지와 황사, 꽃가루 등이 붙은 피부 표면을 깨끗이 세안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 : 심우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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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3-03-21 0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잘지내죠?
요즘 마음이 분주해서 서재마실도 못 다녀요.
다음주에는 조금 여유로워질거에요. 그때 다시 와서 볼게요~ ^^

마노아 2013-03-21 12:41   좋아요 0 | URL
3월은 언제나 바쁘기 마련이에요. 우리 건강만 잘 챙기고 지내도록 해요.
저도 서재 마실을 많이 못 했더니 요새는 알라딘이 약간 어색할 지경이에요.
그래도 바쁘니 좀 쉬엄쉬엄 가야지요.^^

순오기 2013-03-25 03:53   좋아요 0 | URL
곯아떨어졌다가 깨어나 마실와서 꼼꼼히 읽었어요.
지난번 지리산 산수유마을 갔을 때 모자를 안 가져가서
'난, 봄볕에 내논 며느리 할거야' 그랬더니 동행들이 모두 웃었더랬죠.ㅋㅋ
선크림도 안 바르기 때문에 늘 거무스름하고 붉은 얼굴이지만...

마노아 2013-03-25 08:31   좋아요 0 | URL
새벽 시간은 순오기님 전용 시간이지요.^^
어제 외출할 때 햇볕이 강해서 선글라스 안 챙긴 걸 후회했어요.
봄볕이 따갑긴 해요.^^ㅎㅎㅎ
어이쿠, 선크림도 안 바르시다니, 아니아니아니 되어요~ 이제 꼼꼼히 바르고 다니셔요.^^
 

   FOCUS 과학

제 1824 호/2013-03-18

    10년 후, 빅데이터가 지키는 안전한 사회

2013년 KISTI의 과학향기에서는 올 한 해 동안 매월 1편씩 [FUTURE]라는 주제로 미래기술을 소개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칼럼에서 언급된 미래기술은 KISTI에서 발간한 <미래기술백서 2013>의 자료를 토대로 실제 개발 중이며 10년 이내에 실현 가능한 미래기술들을 선정한 것입니다.
미래기술이 상용화 된 10년 이후 우리의 생활이 어떨지, 또 이 기술들로 인해 우리 사회가 어떻게 변할지를 이야기로 꾸며 매월 셋째 주 월요일에 서비스할 예정입니다. 과학향기 독자 분들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2023년 3월 18일, 119구조대에 인공위성¹⁾으로부터 긴급 신호가 전달된다. 김대기 대원은 급히 위성신호를 받았다.

“현재 포항 00동 부근에 산불로 예상되는 연기 발견!” 이란 메시지와 함께 그 지역을 촬영한 위성사진이 전송됐다.

김대기 대원은 위성사진을 확대해 본 결과 초기 산불임을 확인, 급히 포항지역 119구조대 로 긴급 연락을 취하고 위성으로 받은 자료를 전송했다. 동시에 포항 119구조대에서는 긴급 출동 지시와 함께 산불이 난 지역의 정확한 위치가 고지됐다. 눈 깜짝할 새 소방차가 경보를 울리며 출동했고 하늘에서는 벌써 소방헬기가 화재지역으로 날아가고 있었다.

김대기 대원은 근처에 며칠 동안 장기체공 중인 무인 항공기²⁾를 급히 화재 지역으로 돌렸다. 혹시 중단될지 모를 통신 중계를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실시간 화재 현장 영상을 소방헬기와 소방대원들에 전송하면서 불길의 위치 및 이동 경로를 전송해 효과적으로 화재 진압을 할 수 있도록 도왔다.


건조한 날씨와 강한 바람으로 대형 참사로 이어질 뻔 했지만 빠른 대응과 진압으로 주변의 나무 몇 십 그루만 태운 채 산불은 완전히 진압됐다. 산불은 초기 대응을 잘 하지 못하면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져 그로 인한 인명, 재산 피해가 천문학적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초기 진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제 산불이 나면 옛날처럼 초기대응이 늦었느니, 인재라 어쩔 수 없었느니 그런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유비쿼터스 정보기술을 이용한 산림 재해 감시/경보 기술³⁾이 도입된 지금은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정보 통신기술의 제공으로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산불진화가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무리 위성, 항공 기술과 화재진압 장비가 발달했다고 하더라도 화재지역을 초기에 찾아내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활용된 것이 바로 ‘빅데이터’다. 지난 몇 십년간의 기록을 분석해 화재 빈번 지역과 날짜를 패턴화 시켰다. 그리고 ‘매년 3월 경상북도 지역의 낮기온이 크게 상승하고 그로 인해 건조도가 높아질 때 산불이 일어날 가능성이 가장 높다’라는 사실을 도출, 이를 토대로 산불 발생 예상 시나리오를 짜고 그 지역을 중점적으로 감시하고 있었던 것이다.

현재의 인력과 기술로는 전국의 산림을 모두 감시할 수 없다. 그렇다고 화재가 발생한 후에 대응하면 늦어 낭패를 본다. 그래서 고안된 것이 미래예측. 즉 산불이 예상되는 지역의 시나리오로 짜놓고 미리 대비하는 것이다. 컴퓨터 업계의 개척자라고 할 수 있는 앨런 케이는 ‘미래를 예측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래를 발명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달성하고자 하는 미래의 모습을 전망하고 그 목표를 위해 준비하는 일은 불확실성의 시대를 맞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는 얘기다. 재난재해 예방에도 일맥상통하는 얘기다.

자연재해에 못지않게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는 것이 갈수록 기승을 부리는 범죄다. 그래서 여기에서도 빅데이터가 활용되고 있다.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처럼 범죄가 발생할 위치와 상황을 예측해 범죄 자체를 예방하는 ‘예측적 치안활동’이 2023년에는 현실이 됐다. 즉 용의자, 전과자, 범죄차량의 이동경로 등 범죄 관련 데이터를 종합하고 패턴화 해 범죄 가능성을 미리 예측하고 대비하고 있다. 시나리오상 범죄가 일어날 가능성이 높은 곳에 미리 경찰을 배치해 놓는 것이다. 또 위험 상황 자동 감지를 통한 범죄 예방 시스템 기술⁴⁾을 구축해 범죄를 사전에 예방하고 통제할 수 있게 했다. 이로 인해 인명·재산 범죄는 매년 10% 이상씩 감소하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달로 우리는 맘 놓고 거리를 활보할 수 있게 됐다.

근무를 교대한 김대기 대원은 자판기에서 커피 한잔을 뽑아 휴게실의 소파에 앉았다. 향긋한 커피 내음과 따뜻함이 온몸에 퍼지면서 긴장감이 풀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새삼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자신의 일에 긍지와 자부심이 밀려왔다. 긴장감이 풀리자 스르르 졸음이 왔다.

“그래. 질병을 예방하듯 자연재해나 범죄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어.”

김대기 대원은 결심하듯 스스로에게 말했다.


글 : 정영훈 과학칼럼니스트

[각주-미래 기술]

1)위성을 활용한 국토 재해 상시 감시 기술 : 지구 상공의 궤도에서 지구 표면, 대기, 해양 등을 관측하는 지구관측 위성을 이용해 국토의 실시간 모니터링을 위한 체계와 관측시스템을 개발하고, 국토변화에 대한 즉각적 대응체계 구축 및 재난·재해에 대한 대응관리 효율화를 목표로 하는 기술. 기술의 실현 시기는 1~2년 후로 예상.

2)성층권에서의 통신, 관측용 고고도 무인 항공기 : 인명 손실 없이 어려운 조건에서의 통신 중계, 정찰 감시, 지뢰 및 화생방 탐지 등과 같은 다양한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무인 항공기. 주위 환경 인식 및 판단을 기반으로 원격조종에 의해 비행하는 비행체. 기술의 실현 시기는 7~8년 후로 예상.

3)유비쿼터스 정보기술을 이용한 산림 재해 감시/경보 기술 : 산불현장의 긴박한 현장상황을 과거 단순한 음성정보의 제한적 전달에서 나아가 위치좌표, 현장이미지 및 영상, 현장상황 등을 디지털로 융합해 산불상황실로 실시간 전송함으로써 상황 판단을 보다 빠르고 명확히 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정보 통신기술의 제공으로 보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산불진화 가능. 기술의 실현 시기는 5~6년 후로 예상.

4)위험 상황 자동 감지를 통한 범죄 예방 시스템 기술 : 범죄 예방 및 국민의 안전 안심 사회 구현을 위한 지능형 다중 센싱 기반 보안상황 인지-대응 시스템 및 과학수사 분석기술을 개발, 다양한 범죄 유형에 대응 가능한 보안 상황 인지 시스템을 구축해 범죄 사전 통제 및 즉각 대응으로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 기술의 실현 시기는 9~10년 후로 예상.

참고 : <KISTI 미래백서 2013>

과학향기 : 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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