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SION 과학

제 1903 호/2013-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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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의 역사]자동차 탄생에 숨은 ‘벤츠’ 부부의 비화

독일은 지방자치의 역사가 오래돼 지역별 특색이 분명하다. 특히 베를린, 함부르크, 뮌헨 등 전국의 중심도시들은 고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다양한 건축물로 관광객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러나 남서부에서 가장 큰 도시 슈투트가르트는 인기가 별로 없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폭격을 심하게 맞아 대부분의 유적이 파괴됐기 때문이다. 배낭여행객들은 그저 프랑스와 스위스를 드나들 때 기차를 갈아타는 곳이라는 인식만 가지고 있었다.

그러다 2006년 5월, 슈투트가르트의 명성을 단숨에 바꿔놓은 사건이 발생했다. 자동차 제조업체 메르세데스 벤츠(Mercedez Benz)가 회사 설립 50주년을 기념해 새로운 자동차 박물관을 연 것이다. 둥글고 울룩불룩한 은색의 금속 띠를 층층이 쌓아올린 듯한 파격적인 외양은 TV와 신문의 단골 소재로 오르내렸다.

내부의 구성도 획기적이었다. 입장권을 구입하면 은색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 층으로 올라간다. 이후 나선을 따라 돌아 내려오며 벤츠의 역사가 담긴 전시물을 시대별로 감상하는 방식이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면 홀 중앙에 전시된 세 바퀴 자동차가 제일 먼저 눈에 띈다. 카를 벤츠(Karl Benz)가 1886년에 세계 최초로 만든 휘발유 자동차 ‘벤츠 파텐트 모토바겐(Benz Patent-Motorwagen)’이다.


•독일 특허 37435번을 획득한 세계 최초의 자동차

[그림 1] 세계 최초의 휘발유 자동차 ‘모토바겐’을 개발한 카를 벤츠. 사진 출처 : 위키미디어

카를 벤츠는 슈투트가르트에서 서쪽으로 80km 떨어진 도시 칼스루에(Karlsruhe)에서 태어나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이후 라인강을 따라 북쪽으로 70km 정도를 흘러가면 만나는 북쪽 도시 만하임으로 이사해 동업자 아우구스트 리터(August Ritter)와 함께 1871년 강철 판금 회사를 차렸다.

창업 초기에는 벌이가 시원찮았다. 그러나 약혼녀 베르타(Bertha)가 결혼 지참금으로 리터의 지분을 사들이면서 생활이 조금씩 안정되기 시작했다. 카를은 1872년 결혼식을 올린 후 공장용 대형 엔진을 설계하고 제작하는 일을 시작했다. 시간이 날 때마다 연구를 거듭한 끝에 1878년 12월 31일에는 소형 2행정 휘발유 엔진을 발명하고 이듬해 특허를 받았다.

카를의 열정은 멈추지 않았다. 이후에도 배터리 시동, 점화플러그, 속도 조절 시스템, 기화기, 클러치와 기어 시스템, 수냉식 라디에이터의 특허를 획득하는 등 지금의 자동차도 여전히 사용하고 있는 기본적인 시스템 대부분을 고안했다.

그리고 1886년 1월 29일 마침내 인류의 역사를 바꿔놓은 놀라운 발명품이 탄생했다. 의자와 핸들, 세 개의 바퀴를 단 최초의 자동차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이 차는 954cc에 0.9마력을 발휘하지만 100kg의 초경량을 자랑하는 4행정 휘발유 엔진을 갖고 있었다. 독일 정부의 공식특허 37435번을 얻었기 때문에 ‘벤츠 파텐트 모토바겐 1호’ 즉 벤츠(Benz)가 특허(Patent)를 받은 모터(Motor) 달린 수레(Wagen)라는 이름이 붙었다.

이후 1.5마력 엔진을 갖춘 2호와 2마력을 발휘하는 3호를 연달아 개발해 최고속도를 시속 16km까지 높였다. 그러나 예상보다 판매량이 많지 않았다. 말이 끌지도 않는데 혼자서 털털거리며 이동하는 새로운 교통수단에 사람들은 좀처럼 마음과 지갑을 열지 않았다.


•벤츠 아내가 없었다면 지금의 자동차 문화도 없다

1888년 8월 초 카를의 아내 베르타는 중대한 결심을 한다. 만하임에서 남쪽으로 100km 떨어진 포르츠하임의 어머니 집까지 자동차를 몰고 가기로 한 것이다. 여자 혼자서도 장거리 여행을 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면 자동차가 얼마나 대단한 발명품인지 사람들도 알게 될 거라는 확신에서였다.

신중한 성격의 남편에게는 말하지 않기로 했다. 게다가 15세와 14세로 아직 어렸던 두 아들 오이겐(Eugen)과 리하르트(Richard)도 여행에 동반했다. 연료도 제대로 된 공구도 없이 무작정 출발한 베르타는 모토바겐 3호를 몰고 라인강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기 시작했다.

[그림 2] 카를 벤츠의 아내 베르타 벤츠(좌)가 장거리 여행에 사용한 벤츠 파텐트 모토바겐 3호(우). 사진 출처 : 위키미디어

대학도시 하이델베르크를 무사히 통과하고 약간 남쪽의 비슬로흐에 도착하자 연료가 떨어졌다. 그녀는 가까운 약국으로 달려가 석유 용제의 일종인 리그로인을 구입해 자동차에 주입했다. 이 약국은 ‘세계 최초의 주유소’라는 타이틀을 달고 지금도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이후 칼스루에를 거쳐 슈투트가르트 서쪽의 포르츠하임까지 104km를 무사히 달린 베르타는 그제서야 남편에게 전보를 보냈다. 3일을 머물다 다시 만하임으로 돌아갈 때는 라인강변을 지나는 90km 길이의 지름길을 택했다.

이 길은 2008년 9월 ‘베르타 벤츠 메모리얼 루트(Berth Benz Memorial Route)’라는 이름이 붙었고 세계 자동차 애호가들이 언젠가 한 번은 꼭 달리고 싶은 길로 꼽힌다. 지금도 격년마다 앤티크 자동차 소유주들이 모여 자동차의 어머니 베르타를 기념하는 퍼레이드를 연다.

베르타는 운전에만 능숙한 것이 아니었다. 여행 중에 자동차가 말썽을 부리면 기지를 발휘해 문제를 해결했다. 평소에도 남편을 도와 기계 제작에 참여했던 경력 덕분이었다. 기화기의 노즐이 막히면 머리핀을 이용해 구멍을 뚫었고, 와이어가 다른 부품에 닿아 간섭이 일어나면 스타킹으로 묶어 고정시키기도 했다. 브레이크가 닳아서 성능이 떨어졌을 때는 구두 수선공을 찾아가 가죽끈을 설치해달라고 주문했다. 현대식 브레이크 라이닝을 개발한 것이다.

카를 벤츠가 위대한 발명가로 우뚝 설 수 있었던 데는 아내 베르타의 역할이 컸다. 결혼 지참금을 투입해 남편의 회사를 일으켜 세우고, 자동차 관련 특허를 공동으로 소유했으며, 직접 장거리 여행에 나서서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자동차 수리와 정비까지 혼자 힘으로 해낸 베르타 벤츠. 세계 최초의 휘발유 자동차를 개발한 카를 벤츠와 함께 실로 자동차 역사에 길이 남을 부부가 아닐 수 없다.

글 : 임동욱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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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 다가온다. 왠지... 두렵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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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OCUS 과학

제 1899 호/2013-07-01

가전제품 전자파 얼마나 나올까?

한때 ‘전자레인지 괴담’이 온라인에 급속도로 퍼지면서 인터넷 게시판을 뜨겁게 달군 적이 있다. 전자레인지로 조리할 때 나오는 전자파가 암을 유발하고 뇌기능을 파괴하며 성 호르몬의 분비를 멈추게 하는 등 우리 몸의 면역시스템을 파괴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었다. 듣기만 해도 무시무시한 이런 주장이 왜 네티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일까.

지난 2011년 5월 세계보건기구(WHO)가 휴대전화 전자파가 암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발표를 한 이후에는 보이지 않는 전자파에 대한 공포가 더욱 커졌다. 하지만 아직까지 전자파에 만성적으로 노출되면 인체에 어떤 영향이 있는지 명확히 밝혀진 바는 없다. 다만, WHO가 일부 가전제품 또는 고압선 주변에 어떤 문제점에 대해서는 사전적 예방주의가 필요하다고 권고하고 있을 뿐이다. 매일 사용하며 우리 삶을 편리하게 해주는 전자제품들이 우리 건강에는 어떤 영향을 주고 있을까.

전자파(electromagnetic wave)의 원래 명칭은 전기자기파(電氣磁氣波)로 우리는 이것을 줄여서 전자파라 부른다. 즉 전자파는 전기장과 자기장의 두 가지 성분으로 구성된 파동(波動)으로서, 공간을 광속도로 전파(傳播)하는 것이 특징이다.

전자파는 주파수(1초에 진동하는 횟수)에 따라 가정용 전원주파수 60Hz, 극저주파(0~1kHz), 저주파(1k~500kHz), 통신주파(500kHz~300MHz), 마이크로웨이브(300MHz~300GHz)로 분류된다. 그리고 적외선 < 가시광선 < 자외선 < X선 < 감마선 순으로 주파수가 높아진다. 전자파는 전기장과 자기장이 교차할 때, 혹은 교류전기로부터 급속히 발생한다. 비단 휴대전화 뿐 아니라 TV, 헤어드라이기, 전기장판, 냉장고, 정수기, 심지어 화장실의 비데까지, 모든 가전제품에서 방출된다.

알고 보면 태양도 전자파를 발생시킨다. 태양은 여러 가지 주파수를 방출하는데, 이 가운데 상당한 양이 지구에 도달하고 있다. 우리가 볼 수 있는 가시광선도 사실은 전자파의 한 작은 주파수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결국 지구는 전자파에 의해 온도가 유지되고 있으며, 지구상의 모든 생물은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전자파로부터 에너지를 얻어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러나 인체가 만성적으로 전자파에 노출되면 건강상에 문제를 가져올 수 있다. 낮은 주파수가 인체가 장시간 노출되면 체온변화와 생체리듬이 깨져 질병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아주 강한 전자파는 스트레스를 일으키거나 심장질환, 혈액의 화학적 변화를 유발할 수 있으며 남성의 경우 정자 수 감소, 여성의 경우 생리 불순 및 기형아 출산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기도 했다.

가전제품 30cm 떨어져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아

국립전파연구원은 주요 가전제품 52개 품목의 전자파 노출량을 측정한 결과를 분석해 2013년 5월 30일 ‘가전제품 사용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국립전파연구원은 기본적으로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가전제품의 경우 인체에 노출돼도 큰 문제가 없다고 설명한다. 그래도 전자파 노출은 적을수록 좋다. 전자파를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생활가전제품을 사용할 때에는 30cm 이상 거리를 유지하는 편이 가장 좋다. 가전제품을 몸에 바짝 붙여 사용할 때와 그렇지 않은 경우 전자파 노출은 최대 6~7배 차이가 난다.

전자레인지의 경우 음식이 잘 익고 있는지 궁금증이 발동해도 작동 중인 전자레인지 안을 들여다봐선 안 된다. 사람의 눈은 민감하고 약한 부위이기 때문에 이런 행동은 매우 위험하다. 즉석식품 등을 데우는데 사용하는 전자레인지의 경우 작동 중에 가까이에서 바라보면 전기장이 19.79V/m인데 비해 30cm만 떨어져도 4.55V/m으로 1/4 수준까지 전자파가 줄었다.

헤어드라이기를 쓸 때는 이왕이면 커버를 분리하지 않고 사용하는 것이 좋다. 커버가 있을 때 전기장이 185.42V/m인데 반해 커버를 벗기면 350.12V/m으로 전자파에 2배 정도 더 많이 노출되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비데는 전자파 영향이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 몸에 가장 밀착해서 사용하기 때문으로 비데를 사용할 때 방출되는 전자파는 425V/m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내 습도 조절을 위해 사용하는 가습기도 최대한 멀리 놓고 사용해야한다. 가습기를 30cm 거리에 두고 사용할 때 발생되는 전기장을 측정한 결과 68.97V/m로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

겨울에 많이 사용하는 전기장판 역시 전자파가 나오는 전기제품이다. 전파연구원의 실험결과에 따르면 전기장판을 그냥 깔 경우 121.29V/m의 전기장이 방출되지만 두께가 3cm인 담요나 이불을 덮으면 93.52V/m, 5cm 담요를 덮으면 81.35V/m로 전기장 방출량이 줄었다. 또 저온(취침모드)로 온도를 낮추면 고온으로 사용할 때에 비해 전기장판 장기장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참고로 전기장판의 전자파는 ‘온도조절기’와 ‘전원접속부’에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가전제품 앞에서 측정된 수치 뿐 아니라 주변의 전자파도 신경을 써야 한다. 전기밥솥에서 밥을 담는 순간에도, 냉장고에서 반찬을 꺼내는 찰나에도 전자파는 흐른다. 냉장고의 경우 앞쪽보다는 뒤쪽에서 상당히 강한 전자파가 발생된다. 휴대전화의 경우에는 처음 연결되는 신호가 나올 때 가장 많은 전자파가 흐르고 엘리베이터처럼 밀폐된 공간에서는 신호를 잡기 위해 더 강한 전자파가 방출된다.

전자파의 영향을 효과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시중에는 이러한 전자파를 차단해 준다는 전자파 차단 필터가 출시돼 있다. 하지만 일부 전자파 차단 필터의 경우, 이를 사용하자 전기장이 오히려 늘어났다. A사 제품 전원콘센트에 필터를 부착하지 않았을 때는 전기장이 94.62V/m 방출됐는데, 필터를 부착하자 95.87V/m이 방출됐다. B사 제품은 95.47V/m으로 전기장이 아주 조금 줄었다.

숯이나 선인장 등도 전자파 차단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지면서 많이 사용되고 있다. 그런데 실험 결과 이러한 제품들이 실제로는 거의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가전제품은 220V 60Hz를 사용하는데, 60Hz 주파수가 방출하는 것은 숯이나 선인장으로 차단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숯이나 선인장을 사용하기보다는 가급적 가전제품과의 노출거리를 30cm 이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전자파를 피하는 가장 쉽고 편한 방법이다.

또 전자제품은 플러그만 꽂아놔도 미세한 전자파가 발생하므로 사용하지 않는 전자제품은 플러그를 빼는 것이 좋다. 전자파도 줄이고 전기세도 아낄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다.

글 : 윤수영 과학칼럼니스트

 

출처 : 과학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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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3-07-01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평소 전원을 내린채 플러그는 꽂아둔 채로 두는데, 전원 내렸어도 플러그를 뽑아야 하는 걸까???

hnine 2013-07-01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휴대폰에 대한 수치는 안나와있는게 의외네요. 생각해보면 목욕하러 들어갈때나 몸에서 떼어놓을까, 요즘은 거의 분신처럼 몸에 지니고 다니니 이것만한 게 있을까 싶거든요.

마노아 2013-07-01 22:33   좋아요 0 | URL
휴대폰 전자파 우려 기사는 곧잘 본 것 같은데 정확한 수치는 떠 오르질 않네요.
요새는 팟캐스트 방송을 많이 들어서 전화 안 써도 노상 켜놓게 되는 것 같아요.
어쩔 땐 욕실에도 틀어놓구요. 아, 자제해야지...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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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에는 영화보다 전시회나 공연을 더 많이 보게 되었다. 어쩌다 보니~

 

첫 시작은 연극 흉터다. 알라딘에서 책 주문하고 받은 행운의 램프 응모권으로 당첨된 것. 공연장에 도착할 때까지도 몰랐는데 이 작품 알고 보니 공포 연극이었다.ㅜ.ㅜ 공포영화 못 보는 인간이 어쩌다 보니 공포 연극을 보게 된 것!

 

극장 내부는 입구부터 무척 으시시했고, 음향과 영상, 그리고 내용까지 정말 호러스러웠다. 난 원래 깜짝 놀라도 속으로만 놀라고 겉으로 표가 안 나는 인간이라서 이날도 소리를 지르거나 하진 않았지만 정말 손에 땀을 쥐게 할만큼 많이 놀랐다. 같이 보러 간 내 친구는 놀랄 때마다 내 팔을 꽉 움켜쥐곤 했는데, 지금 생각해 보니 당시 친구는 임신 중이었는데 괜찮을라나 모르겠다...;;;;;

 

연극이 끝나고 귀가할 때까지도 통로에서 관객들을 소스라치게 놀라게 만드는 애프터 서비스까지! 무서웠지만 무척 재밌긴 했다. 음... 이 기세를 몰아서 내일은 웹툰 살인 사건을 볼까? 말까? 공짜표 있는데...ㅎㅎㅎ

 

이어서 참석하게 된 것은 경복궁 나무 답사. 역시 알라딘 당첨이다. 이날은 야곱과 함께 했다. 5월의 첫번째 토요일에.

 

 

 

날이 좋아서인지 사진도 청명한 느낌이다.

 

 

 

박석을 보고 나니 비오는 날에 보면 죽인다는 유홍준 교수님 얘기가 생각났다. 근데 비오는 날은 이 생각이 안 나서 문제...;;;

 

 

 

건물도 운치 있지만 휘어진 나무 모습도 운치 있다. 평소에는 저렇게 사람들이 사진에 차 있으면 지우고 싶었는데, 지금은 저렇게 올망졸망 모여 있는 사람들도 보기 좋다.

 

 

경복궁의 나무들에 대해서 설명해 주고 계시는 박상진 교수님. 이야기들은 익히 알려진 것들이 많았고 내용도 무척 쉬웠기 때문에 초등학생들이 참여해도 충분히 즐거워할 것 같다. 가족 단위로 참석하면 좋을 듯!

 

 

 

 

 

 

 

 

 

 

 

 

 

눌와에서는 경복궁 나무지도와 답사 내용을 개략한 8절지 크기의 안내서를 주었다. 그리고 눌와의 책들을 소개한 책자와 문화재 사진이 담긴 엽서와 책갈피도 함께 준비했다. 모두 예쁘고 의미있는 것들이다.

 

소개된 책들 중에는 사두고 못 읽은 책도 있고, 새롭게 읽고(사실은 사고) 싶은 책들도 가득했다.

 

 

 

 

 

 

 

 

 

 

 

 

 

 

 

 

 

 

 

 

 

 

 

 

 

눌와의 책들은 무척 고급스럽고 우아하다. 소명을 갖고 만듬직하지만 돈은 안 될 것 같은 책들이 특히 많다. 야곱과 나는 출판사 재정 괜찮겠냐며 오지랖을 떨며 걱정을 했다. 정부가 지자체 등 어디 지원이 있지 않을까 우려 섞인 기대를 해보았다. 사정은 알 수 없지만...

 

 

 

교수님 말씀에 의하면 궁궐 안에 나무는 없어야 한다고 했다. 자객의 위험이 있고, 행랑 안에 나무가 있는 모양새가 '困'처럼 되어서 곤궁해진다고 여겼다는 것이다. 혹은 한가해진다고....(閑) 자객 이야기만 들어봤는데, 글자로 풀이하는 것도 흥미로웠다. 또 집보다 나무가 크면 정기를 빼앗겨서 잘라버린다고...

 

 

경회루 근처의 왕버들 나무. 이 나무는 물가에서 자라는데 잘 썩는다고 한다. 덕분에 생긴 구멍 때문에 세조가 수양대군 시절에 목숨 건졌다고... 재밌게도 수양대군 이름도 '수양'이네. 수양버들 춤추는 길에 꽃가마 타고 가네~

 

 

사진 찍은지 한참 지나서... 이녀석이 뭔지 모르겠다. 벚꽃인가? 산수유? 복사꽃??? 산철쭉?

 

아아, 모르겠다. 아무튼! 라일락의 우리말이 '수수꽃다리'라고 했는데 이름이 참 예뻐서 글자로 써놓고 한참 들여다봤다. 모양새도 예쁘네~

 

 

담장도 예뻐라~

 

 

물그림자가 예쁘다. 밤에 봐도 예쁜 경복궁, 낮에 봐도 당연히 곱다.

 

 

나무 색이 정말 붉다. 구멍까지도 뭔가 심상치 않은 아우라를 보여준다.

 

교수님도 말씀하셨지만, 만약 문재인이 당선되었다면 청와대도 문화 공간으로 바뀌어서 경복궁을 더 깊숙이 즐길 수 있지 않았을까...라는, 상상하면 더 속쓰린 그런 생각을 해 보았다. 작금의 사태를 보면 정말 도둑맞은 선거였다. 어휴!!

 

이날 경복궁 안의 고궁박물관에서는 반구대 암각화 전시회도 있었다. 다음 스케줄이 있어서 시간이 부족했지만 아쉬워서 휘익 둘러보고 나왔다.

 

 

탁본을 붙여놓은 벽면이다.

 

 

그 뒷면

 

 

반구대 암각화를 색깔별로 구분해 놓았다.

 

 

울주 반구대 밖에 몰랐는데 생각보다 많은 곳에 있었구나.

 

 

왼쪽 아래 사진은 마치 사람의 얼굴을 새겨놓은 것처럼 보인다.

 

 

그냥 이끼가 덮인 걸로 알았는데 이끼벌레란다. 아, 징그러워... 저게 암각화를 자꾸 망치는구나..ㅜ.ㅜ

반구대 암각화는 사연댐이 만들어진 이후 발견되었는데, 사연댐은 비가 내리면 최고 해발 60m까지 물이 찬다. 그런데 반구대 암각화는 53미터 위치에 있다. 그래서 1년에 약 8개월 정도 물 속에 잠기고 마는데, 그 바람에 훼손이 심해지고 있다.

 

 

확실히 사람이 같이 찍히니까 크기 비교가 눈에 확 들어온다.

 

 

세계의 여러 암각화

 

포르투갈의 포즈코아 암각화는 댐 건설 중에 발견되어서 찬반 논의를 거쳐 댐 건설을 중단했다. 이 점이 높게 평가되어 유네스코 세계 유산에 등재되었다. 반구대 암각화는 주변에 이동식 투명 구조물인 '카이네틱 댐을 설치된다고 하는데 이렇게 생겼나보다.

 

 

보존이 시급하니 뭐라도 해야되지만, 이건 좀 흉물스럽지 않나? 석굴암 본존불상 생각도 난다. 강바닥에 22조라 처박아 버리는 나라에서 국보를 이렇게 취급하는구나. ㅠ.ㅠ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면 보존 비용을 유네스코가 지원해주나? 2013년, 반구대의 상황을 생각하면 참 멀게 느껴진다.

 

 

 

 

 

 

 

 

 

 

이날 야곱과 만났다고 했는데, 야곱이 오후에 연극이 당첨됐다. 그래서 우린 반구대 암각화를 서둘러 보고 대학로로 이동했다.

 

연극의 제목은 코미디 넘버원

 

다섯 명의 주인공이 나와서 시종일관 배꼽 빠지도록 웃게 만드는 작품이었다. 일인 다역을 소화해내는 멀티맨 덕분에 얼마나 웃었던지... 바로 며칠 전에 연극 셜록 홈즈를 무척 재미 없게 보았던 우리 둘은 당첨 포텐이 터졌다며, 문화생활 제대로 한다며 마구 즐거워 했다. 의자가 아주 불편했지만 그런 건 아쉬운 축에도 들지 않았다. 롱런할 작품이다. 아주 즐거웠다.

 

원래 이날의 대미는 창경궁 야간 개장을 가는 것이었는데, 이미 낮에 많은 일정을 소화해서 힘이 들어버린 우리는 맥주와 창경궁을 바꿔버렸다. 그렇지만 아쉬움은 남아버려서, 이튿날 엄니와 함께 창경궁으로 향했다.

 

창경궁 앞에서 내렸는데 인도인 한가족이 지나가는데 넋을 잃을 것 같은 미모의 여자와, 그녀가 안고 있는 아이를 홀린 듯 바라보았다. 아, 쫓아가서 사진 한장 찍고 싶은 욕구가 솟구쳤다. 이렇게 아름다워도 되는 것인가! 세상에서 인도 여자가 제일 아름다운가봐... 막 이런 생각도 하고....

 

 

 

 

 

 

 

 

암튼, 창경궁 앞에서 내렸는데 줄이 까마득했다. 한정거장 뒤인 서울과학관까지 가서야 줄을 설 수 있었는데, 나중에 다 보고 나와보니 그 줄이 무려 성균관대 앞 정거장까지 이어져 있었다. 어휴, 다들 무사히 입장했나 몰라...

 

 

사람이 정말 많았다. 바글바글했고, 대부분 연인들이어서 엄마와 함께 간 나는 약간 뻘쭘하기도... 그래도 모처럼 엄마와 함께 사진도 여러 장 찍었다. 물론 둘이 갔기 때문에 각자 사진이 대부분이지만~

 

경회루만큼은 아니어도 나름의 운치는 있었다. 사진은 썩 잘 나오지 않았지만...

 

(펑!)

 

엄니 화장실 간 사이 찍어본 셀카인데, 플래쉬가 내 얼굴에서 터졌다. 달걀 귀신도 아니고... 왜 이렇게 허옇게 나왔나 몰라.

 

여기까지는 입장료가 없거나 아니면 거의 없었던 문화생활이었는데, 드디어 내가 표를 산 공연이 나온다. 바로 이원국의 월요 발레!

 

내가 발레를 처음 본 것은 고등학교 때였다. 해설이 있는 금요 발레~라는 프로그램이었는데.... 아니, 스무살 때였나? 갑자기 기억에 자신이...;;;; 암튼! 그때 당시 발레리나보다 발레리노를 보고서 엄청 멋있다며 감탄했던 기억이 난다. 그리고 재밌게도, 그때 내가 보고 감탄했던 무용수가 바로 이원국 씨였다. 하하핫!

 

티몬이었던가? 하여간 소셜에서 13000원 정도 주고 입장했는데, 나를 포함해서 관객이 17명이었다. 최예원 씨가 발레 처음 보는 사람 있냐고 물으니 대부분이 손을 들었다. 내 옆에는 과제 때문에 온 듯한 대학생들이 단체로 와 있기도 했다. 최예원 씨는 언제 박수를 쳐야 하는지를 먼저 일러주었다. 입장할 때, 점프할 때, 리프팅 할 때, 그리고 아무 때나! 치고 싶을 때 언제든 기꺼이 박수를 쳐도 된다고 했다. 그 말대로 우린 거침 없이 박수를 쳤고, 이원국 씨의 놀라운 도약과, 최예원 씨의 도발적인 표정에 한껏 홀려버렸다. 7월에는 최예원의 카르멘 판타지도 보러 가리라. 아주 잠깐 본 그녀의 카르멘이 어찌나 매력적이던지....

 

 

안타까웠던 것은 극장의 열악함이었다. 무용수들은 더 높이 뛸 수 있는데 천장의 조명이 낮게 달려 있어 도약을 낮추어야 했고, 좁은 무대 때문에 실력을 모두 보여줄 수가 없었다. 문화와 예술인에게 보다 넓은 지원이 있었으면 한다. 그래야 폭넓은 대중화도, 심도 깊은 발전도 가능하지 않을까.

 

앵콜 공연까지 마치고 이원국 씨가 나와서 발레 이야기를 좀 해주었는데, 내가 양손 엄지 손가락을 치켜세우자 내게로 와서 악수를 청하셨다. 아, 기분 좋아라~ 정말 브라보였어요!!!!

 

 

 

 

 

 

 

 

 

발레를 보고 한껏 업되어 있던 다음 날에는 서중석 교수의 현대사 특강이 있었다. 역시 알라딘 당첨이었다. ㅎㅎㅎ

 

너무 일찍 도착했나보다. 카페에 1번으로 도착했다. 왜 지금 다시 현대사인가?라는 주제로 강의를 들었는데, 사랑니를 막 빼신 터라 교수님 발음이 마구마구 샜다. 아아... 안타까워라... 게다가 나는 중반에 졸았다능.... 죄송합니다!!! 무척 기대를 갖고 갔는데 자꾸 딴생각 하고 심지어 졸기까지 했으니... 강의는 잘 못 듣고 온 셈이다. 알라딘 지기님을 만나서 무척 반가웠던 게 유일한 수확! 게다가 우리는 같은 버스를 서로 다른 방향으로 타고 간다는 사실을 알았다. 으하하핫, 이런 우연이!

 

내게는 뮤지컬을 아주 좋아해서 진주에서 서울까지 곧잘 올라오는 친한 언니가 있다. 이 언니가 최근 많이 힘들어 하던 내게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보여주었다. 그것도 vip좌석으로! 오오오 이런 횡재가!! 우리는 이날 이태원을 처음 가봤는데, 여러 인기 있는 집들을 검색까지 다 해보았지만, 막상 가보니 너무 덥고, 심각하게 비싸고, 어떤 곳은 많이 불친절해서.... 쇼핑은 그닥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래도 언니는 한번 상경하면 제대로 지르는 편이라서 옷이며 구두며 제법 알차게 챙겼다. 나는 바람잡이 역할~(응?)

 

 

뮤지컬은 영화보다 좋았다. 자베르 경감이 장발장의 도움으로 목숨을 구하고 자괴감에 빠져서 자살하는 장면이 압권이었는데, 하수구로 빠져나오는 그 곡선감을 영상으로 실감나게 처리를 했고, 난간에서 뛰어내리는 자베르의 위로 화면이 올라갔다. 그 덕분에 아래로 아래로 떨어지는 그의 모습이 역동적으로 그려졌다.

 

영화에서처럼 에포닌 역할을 한 배우는 발군이었고, 코제트는 그냥 그랬다. 마리우스도 좀 별로. 떼나르디에 부인은 영화처럼 뮤지컬에서도 아주 웃겼다. 박준면 씨가 제대로 소화해 냈다. 정성화는 워낙 잘하는 것을 알았으니 특별히 감동을 먹지는 않았지만 중후한 목소리의 울림이 참 좋았다. 개그맨으로 데뷔해서 드라마 카이스트에서는 웃기지만 민폐 많이 끼치는 말 많은 선배 역을 했던 그가, 이제는 뮤지컬에서 주연만 맡고 심지어 원톱으로 장기 공연까지 한다. 그런 면에서 남자 배우는 여자 배욷보다 좀 더 자유로워 보인다. 여배우들은 아주아주 노래를 잘해도, 얼굴도 어느 정도 받쳐줘야 주연을 맡는 것 같아서 말이다. 암튼, 중요한 것은 노래 잘하는 사람 정말 부럽다는 것!!!

 

 

 

 

 

 

 

 

 

 

 

  

아, 정말 길다. 5월엔 여러 문화 생활을 즐겼지만, 대미는 5월 30일에 본 '닭들의 꿈, 날다'가 장식했다. 역시 알라딘에서 책 사고 받은 응모권으로 당첨되어서 갔는데 이번에도 야곱과 함께 했다. '판소리 뮤지컬'이라고 소개해서 오 신선해~ 라는 마음으로 갔다. 줄거리를 보니 대충 '마당을 나온 암탉'의 느낌이어서 우린 큰 기대는 하지 않고 그냥 신선함만 즐길 생각이었다. 그런데, 우린 모두 울고 나왔다. 아, 이렇게 감동적일 수가....ㅜ.ㅜ

 

꼬비와 꼬끼는 하늘을 날고 싶은 닭이다.
전국에 조류독감이 돌던 어느 날, 양계장엔 방역대원이 들이닥쳐 닭들을 모두 살처분 하려한다. 꼬비와 꼬끼는 가까스로 양계장에서 탈출해 ‘새들의 천국’이라는 비무장 지대로 간다. 그곳에서 그들은 외눈박이 독수리와 날랜개 멍구를 만나고, 독수리는 닭들에게 하늘을 나는 법을 알려주기로 한다. 하지만 닭들에게 비행시범을 보이던 중 독수리는 비무장지대에 묻힌 지뢰를 밟아 두 다리를 잃고 마는데......

 

이 짧은 작품 안에서 분단과 평화, 장애와 소통, 양극화 등등... 여러 사회 문제를 녹여내고, 그걸 우리 소리로 깊이 있게 풀어냈다. 이걸 그냥 디지털 음악으로 표현했다면 이만큼의 감동을 주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공연을 마치고 나오면서 이런 훌륭한 작품을 공짜로 본 게 미안해서 음반도 하나 사가지고 왔다. 다시 들어봐도 역시 감동~

 

작년에 이어 약간 다듬어서 올해 재연한 거라고 하던데, 전국을 누비며 오래오래 공연이 유지되었으면 한다. 전 연령대가 볼 수 있는 작품이었고, 생각할 거리를 잔뜩 안겨주면서도 시종일관 웃음도 잃지 않는다. 작품성에서 단연코 일등이다. 아직 2013년 상반기에 해당하지만 올해의 공연이라고 미리 점찍어 둔다. 최고였다. 나에게 당첨 행운을 준 알라딘 직원분에게 브라보~!!!

 

 

 

 

 

 

 

 

 

 

 

 

5월엔 문화생활이 화려했다. 그래서인지 6월 달은 비교적 소박... 그 6월도 며칠 안 남았다는 게 마구마구 아쉽다. 벌써 2013년의 절반이 지나가고 있다니.... 시간 참 빠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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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13-06-28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마노아님 머리 언제 이렇게 길었어요ㅎㅎ 긴머리 잘 어울리네요. 앞머리도 이뻐요. 풍성한 문화생활~~^^ 저도 이런 거 정리 좀 하고 살아야겠어요. 단상도 다 그냥 지나가버리는 거 같아 문득 아쉬워요. 저 포스트 속 발레리나 몸이 아주 멋지군요. 최예원. 근육질의 탄탄하고 건강해보이는
몸!! 소극장에서 이런 발레 보고파라. 여긴 오지도않아요ㅠ

마노아 2013-06-28 18:21   좋아요 0 | URL
헤헷, 4월에 한뼘 정도 자른 길이랍니다. 그 전에는 굉장히 길었거든요.
저도 이렇게 많이 길은 게 막 신기했어요. 지금은 어깨 조금 넘는 길이네요.
이것도 팍 잘라버리고 싶은 충동이 일지만, 사다놓은 머리 핀 때문에 참고 있어요.ㅎㅎㅎ
최예원씨 엄청 말랐던데, 그 안에서 파워가 막 솟구치더라구요.
저 앙상한 뼈다귀 위엔 모두 근육인 거죠.
반구대 암각화는 울산 쪽으로 간 것 같은데 발레는 소원하군요.ㅜ.ㅜ 서울에서도 발레는 대중적이지 않은 것 같아요.(>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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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5. 전국 노래 자랑

 

안전빵인 영화였다. 갈등 구조와 엔딩까지도 제목을 보는 순간 짐작 가능한 그런 영화. 그렇게 뻔하디 뻔한 영화라고 해서 감동이 없는 건 아니다. 현실은 저렇게 아름다운 엔딩을 장식하기 어렵지만 영화라면 이런 그림도 나쁘지 않지.

 

 

오빤 노래 부를 때 가장 멋져. 내가 평생 먹여 살릴게~ 하던 관계는, 연애시절에나 가능했다. 물가는 팍팍 오르고, 전세값은 더 가파르게 상승하는 와중에 꿈을 먹고 사는 남편을 바가지 긁지 않기란 여간 어려운 게 아니다. 흡사 영화 '인어공주'를 보는 기분이다. 풋풋했던 전도연이 억척 엄마 고두심으로 거듭나던 과정이 떠오른다. 그래서 엔딩은 지나치게 동화같은 이야기지만, 그래도 두 사람은 끝내 이혼했다~ 뭐 이런 결말보다는 낫지 싶다.ㅜ.ㅜ

 

김인권이 노래 잘 한다는 건 예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러니까 그게 대학병원인지, 메디컬시티인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 않지만 김인권이 레지던트인지 인턴인지로 나오던 드라마가 있었다. 거기에서 화장실에 숨어서 라디오 방송국에 전화해서 라이브로 노래 부르는 장면이 있었는데 그때도 오! 했던 기억이 난다. 사진 속의 두 사람은 참 풋풋하다. 처제 커플도 상큼했고, 할아버지와 손녀는 뭉클하게 만들었다.

 

 

신은경이 양악수술을 한 직후에는 그 드라마틱한 얼굴 변화에 무척 놀랐었는데, 간만에 본 신은경은 그때의 감탄은 사라지고 뭔가 어색해 보였다. 뭐랄까. 좀 아파 보였달까? 거의 우정출연 만큼의 분량이긴 해도 뭔가 배역과 이미지가 녹아들지 못하고 겉도는 느낌. 좀 안타까웠다. 반짝반짝 빛나던 배우였는데 세월의 힘 때문이 아니라 뭔가 좀 운이 없는 기분?

 

 

드라마틱한 뒷모습의 주인공 여기 또 있다. 머릿결만 보면 감탄하게 만드는 김태원은 정면을 보여주는 순간 뜨악~하게 만들어서 큰웃음을 주곤 한다. 그래도 코코아 광고.. 뭐더라? 미떼? 그때가 최고였지.

 

 

★★★☆

 

36. 셰임

 

스승의 날이었는데 CGV에서 교원증 가져가면 무료 관람이 가능했다. 냉큼 가서 보게 된 영화는 셰임. 섹스중독자 주인공이라니, 무척 자극적인 설정이라고 생각했고, 또 무수한 섹스씬이 나오지만 그게 야하게 보이지도 않고, 또 이렇게 슬픈 섹스도 다 있나 싶은, 엄청 외롭고 외로운 영화였다.

 

 

캐리 멀리건은 긴 머리보다 짧은 머리가 훨씬 예쁘다. 또 금발이 무척 잘 어울리는데 이 영화에서는 재즈 가수로 나온다. 브랜든의 아파트에서 샤워하다가 도둑이 든 줄 알고 깜놀한 브랜든이 문을 확 젖히는데 발가벗은 그녀가 그닥 가리려는 노력도 하지 않아서 두 사람이 과거 연인인 줄 알았다. 알고 보니 오누이 사이. 음, 쟤네 문화에서는 저런가? 하고 쫌 놀랐다.

 

그녀가 노래를 부를 때 제법 길었던 그 장면을 자르지 않고 긴 호흡으로 보여주는데 브랜든처럼 어쩐지 울컥하는 느낌이 들었다. 유부남이면서 부하 직원의 여동생을 하룻밤 상대로 만들어 버리는 나쁜 상사가 화났고, 그런 사람한테 휘둘리는 그녀도 갑갑했다. 얼마만큼 외로우면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게 되는 것일까? 단순히 외로움 때문에 세상의 모든 불륜이 일어나는 건 아닐 테지만... 

 

  

 

브랜든은 하루 온종일 머리 속에서 섹스 생각만 한다. 그의 컴퓨터에는 온갖 종류의 포르노물이 깔려 있고, 검색 키워드도 관련 단어들 뿐이다. 돈을 주고 사람을 사기도 하고 바에서 만난 여자와 거리에서 섹스를 하기도 한다. 회사에서는 화장실에서 자위를 할 정도로 그는 잠시도 쉬지 않고 섹스에 탐닉한다. 하지만 그 관계들은 그를 채워주지 못한다. 그가 호감을 갖고 가까워질 뻔한 여자와의 사이에서는 오히려 잠자리를 갖지 못한다. 그는 단순히 섹스에 미친 남자가 아닌 것이다. 그 자신이 갖고 있는 결핍을 채우는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을 뿐.

 

작품에선 나오지 않았지만 그의 부모님들은 어떤 사람일까 생각해 보았다. 브랜든과 씨씨는 이민을 온 사람들이고 둘 모두 관계에서의 결핍을 채우지 못해 방황한다. 브랜든은 비록 직업도 있고 집도 있고, 겉보기에 잘 나가는 뉴요커로 보이지만 말했다시피 섹스중독자이고, 여동생 씨씨는 수없이 자살 기도를 하고 정처 없이 떠돌면서 사랑을 갈망하지만 여전히 외롭고 또 외롭다.

 

내 짐작에 두 오누이는 자라면서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치명적인 상처가 있었던 게 아닐까 싶었다. 어려서 채우지 못한 그 결핍이 이미 어른이 된 뒤에도 이들의 가슴을 채우지 못하게 만들어서 계속 방황하게 만드는 게 아닐까. 두 사람은 모두 자신의 결핍을 알고 있다. 브랜든은 그걸 섹스로 채우려고 하지만 그가 부끄럽게 여기는 것처럼 그 관계들은 모두 인위적인 것들이지 사랑이 동원된 것이 아니었다. 반면 여동생 씨씨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남자들에게 자꾸 농락 당한다. 누가 봐도 뻔한 관계를 본인 혼자 순정을 담아 이어나가려 하고, 역시 서로의 사랑을 담지 못한 이런 관계는 금방 끝나버리고 만다. 끝없는 되돌이표다.

 

영화의 거의 끝 부분에서 브랜든은 섹스의 끝을 달린다. 상대가 여자건 남자건 가리지 않았고, 하나든 둘이든 가리지 않았다. 그때 이 남자의 표정은 거의 절망에 가까웠다. 한없이 쇠퇴한, 끝없이 외로운, 희망이라곤 보이지 않는 그런 절박한 눈빛을 보여주었다. 몸도 훌륭한 배우였지만 연기는 더 끝내주었다.

 

마이클 파스벤더. 필모그래피를 보니 엑스멘 퍼스트 클래스에서 매그니토 역을 맡은 배우였다. 아핫, 그래서 익숙한 느낌이었구나. 다음 작품이 또 기다려지는 배우다. 캐리 멀리건도 마찬가지로! 

 

 

침대 시트의 주름만 보이는 이 포스터가 더 마음에 든다.

 

가만! 감독 이름을 보니 전에 사진전 보고서 엄청 마음에 들었던 그 스티브 맥퀸이랑 같은 사람인가? 아님 동명이인???

 

 

 

 

 

 

 

 

 

 

 

★★★★★

 

37. 몽타주

 

정근섭 감독의 데뷔작이라고 알고 있는데 무척 재미있었다. 첫작품답지 않은 노련함이 보였달까.

범죄스릴러 작품은 대개 희생자의 편에 감정이입을 하게 되므로 보는 내내 참 힘들 때가 많다. 그래서 마지막에 나쁜 놈이 꼭 죄값을 받고, 그래서 희생자 가족의 억울함이 아주 조금은 해소되기를 바라게 된다. 그런 면에서 '내가 살인범이다'는 무척 재밌는 영화였다. 그리고 이 영화도 그랬다.

 

사실 어느 정도는 얼핏얼핏 다른 영화들을 떠오르게 했다. 살인의 추억과 오로라 공주가 그것이다. 공교롭게도 두 영화의 주인공은 이 영화의 주인공 김상경과 엄정화로 겹친다. 하하하하...

 

15년을 사이에 두고 똑같은 유괴 사건이 벌어졌다. 두번째 사건은 앞서 있었던 사건의 재현이었다. 범인은 공소시효도 이미 지난 옛 사건을 완성하기 위해 완전범죄를 저지르는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이때 연출이 재밌어진다. 약간의 시간 차이를 두고서 두개의 시간 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15년이 지나서 다시 한번 범인을 잡기 위해 애쓰는 전직 형사 김상경과, 아이를 잃고 살았던 15년의 세월을 갚아내기 위해서 미친듯이 뛰어다니는 엄마 엄정화의 시간까지 두개의 축이 움직인다. 그리고 영화의 결정적인 부분에서 그 축이 만난다.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했다. 범인의 실체를 확인했을 때와, 법으로 해결할 수 없는 범죄자의 면전에 찬물을 확 끼얹어 주던 계약이 이루어지던 순간에 말이다. 그런다고 해서 잃어버린 아이를 되찾을 수는 없지만, 지난 시간의 상처가 아물 것 같지도 않지만, 그래도 그놈이 발 뻗고 자는 것은 보지 못하는 마음으로 크게 공감을 해버리는 것이다.

 

김상경이 아이 아버지가 되어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연기가 더 깊어진 듯해서 좋았다. 엄정화는 연기를 잘하는 배우이긴 하지만 '댄싱퀸'과 같은 영화는 200%의 싱크로율로 어울리는데 이 영화는 이미지가 좀 안 맞는 듯했다. 그러니까 '오로라 공주'에서도 비슷한 역할이긴 했지만 거기서는 커리어우먼의 옷을 입고 있어 잘 어울렸는데, 이 작품에선 아주 초췌한 몰골로 나오니 그게 그녀의 지나치게 짙은 쌍커풀과 어울리지를 않는다. 음, 미안하지만 성형이 지나치게 많이 된 얼굴이어서 안 어울려 보였다. 아쉬운 부분이다.  

 

 

내가 살인범이다에서 나왔던 그 배우가 여기선 형사로 나온다. 지나치게 상반된 배역으로 인해 몰입이 힘들었다. ㅎㅎㅎ 

 

 

 

 

 

 

 

 

 

★★★★★

 

38. 고령화 가족

 

영화를 보기 전에 책을 다 읽고 싶어서 새벽 4시까지 책을 읽었다. 무척 재밌었고 또 무척 슬프기도 했다. 뭐랄까. 그러니까 난 이 작품의 주인공들이 남같지가 않았기 때문이다. 많이 다르긴 하지만 많이 닮아있기도 한 우리 가족 같아서, 실컷 웃으면서도 울고 싶어지는 그런 기분이었다. 그렇게 소설을 다 읽고 극장으로 향했다. 오랜만에 언니와 함께 보는 영화였다. 대부분의 영화를 혼자 보기 때문에 무척 간만의 일이었다.

 

소설을 먼저 보고 영화를 볼 경우, 영화가 소설보다 좋거나 혹은 소설만큼 좋기는 힘들었다. 그걸 알고 있으니까 대체로 기대를 하지 않고 보려고 한다. 그래도 이 작품에 기대가 절로 됐던 건 출연 배우들이 모두 제대로 연기파였기 때문이다.

 

윤제문, 박해일, 공효진, 그리고 윤여정! 최고의 라인업이 아니던가! 누구 하나 연기가 빠지지 못하고 개성 넘치는 인물들이다.

사실, 그게 문제였을지도 모르겠다. 출연진 화려한데도 영화 재밌었던 경우는 어벤져스 말고는 흔치 않았던 것 같기도. 아, 도둑들도 좋았지.

 

암튼, 영화는 원작에 비해서 많이 부족했다. 원작을 보지 못한 언니는 제법 만족스럽게 보는 듯했는데 나는 많이 아쉬웠다. 소설의 '개그'를 담아내는 건 힘들 거라고 여겼지만, 그 담담했던 작품을 신파로 만들 필요는 없지 않은가!

 

또 제목처럼 '고령화' 가족이어야 하는데 등장인물들의 나이를 지나치게 대폭 줄여버렸다. 하긴, 원작의 나이를 그대로 살리려면 저 배우들을 모두 바꿔야 할지도...

 

윤제문이 비록 일부러 살을 찌웠다지만 원작의 오함마는 120kg가 넘는 거구가 아니던가. 박해일이 낼모레 쉰을 앞둔 배역을 주기엔 지나치게 젊다. 마흔 다섯 살이던 미연은 서른 다섯의 미연으로 바뀌었다. 후우... 역시 아쉽다.

 

 

세상에서 실패하고 낙오자가 되어 돌아온 자식들에게 끊임없이 고기를 먹이면서 흐뭇하게 바라보는 엄마의 시선이 잘 녹아 있다. 역시 윤여정! 자신이 거둬 먹일 수 있는 그 시간과 순간에 도리어 감사하며 또 자신의 존재감을 더 느끼는 엄마로 보였다. 엄마라는 존재는, 그럴 수 있을 것 같다.

 

 

공효진 참 곱다. 끝내주게 예쁜 얼굴이 아닌데 볼수록 호감형이다. 그녀가 연기하는 캐릭터들도 늘 좋았고. 엄청 패셔니스트이지만 저렇게 소박한 디자인의 드레스도 아주 잘 소화한다. 정숙과는 거리가 먼 캐릭터였는데, 드레스는 아주 조신하다. 신랑 정말 즐거워 보이네.

 

영화가 원작보다 좋았던 부분이 하나 있었는데 그건 미용실 그녀(이름이 뭐더라? 영화에서는 예지원)의 팬티가 건조대에 걸려 있는 걸 보여준 것이다. 오함마가 왜 대체 조카의 작디 작은 팬티를 머리에 걸고 자위를 했는가에 대한 시각적 설명이 한방에 된 것이다. 이걸 보고 나니 조카 생각하며 했던 게 아니란 그의 말이 제대로 믿어진다.

 

 

 

 

 

 

 

 

 

★★★☆

 

39. 위대한 개츠비

 

소설을 거의 다 읽어갈 무렵에 영화를 보았다. 그러니까 데이지가 호텔에서 뛰쳐나가서 개츠비가 따라간 것까지만 보고 갔던 터라, 영화에서 사고가 일어나고 실제 운전자가 데이지였다는 것을 알았을 때 무척 놀랄 수밖에 없었다. 어휴, 이 남자의 바보같은 순정이란...ㅜ.ㅜ

 

 

금발머리 남녀 주인공을 보니 그 옛날 풋풋하던 시절의 로미오와 줄리엣이 떠오른다. 당시 디카프리오는 줄리엣을 맡은 클레어 데인즈보다 더 아리따웠다. 세월이 흘러 꽃미남 배우보다 연기파 배우로 거듭난 그에게서 그때만큼 가슴을 왈랑거리게 만드는 유혹의 느낌은 분명 줄어들었지만, 디카프리오는 여전히 매력적인 배우다.

 

원작에서 개츠비가 첫 등장하는 게 무척 늦었더랬다. 그리고 그가 등장했을 때 그의 미소가 강조된다. 그래서 영화를 볼 때도 디카프리오가 언제 첫 등장할지 엄청 기대했었다. 그런데 이날 극장까지 걸어갔던 나는, 그 중요한 순간에 그만 깜박! 졸고 말았다. 닉이 파티에 초대되어 주인장이 누군지 몰라 하던 시점까지는 봤는데, 정말 아주 찰나의 순간 졸아서 개츠비의 첫 등장을 놓치고 만 것이다. 아쉽다.ㅜ.ㅜ 그 부분을 꼭 보고 싶었는데...

 

 

토비 맥과이어가 이 역할에 잘 어울릴까 싶었는데 생각보다 괜찮았다. 그런데 사진으로 보니 또 별로인 느낌...;;;;

 

 

물랑루즈와 같은 화려한 영상을 기대했고, 그 기대는 배신당하지 않았다. 바즈 루어만은 자신의 장기를 잘 살렸다. 영상을, 화면을, 쇼를 갖고 노는 느낌?

 

 

캐리 멀리건이 입고 나오는 드레스를 보는 재미도 컸다. 지나치게 화려하고 사치스럽고, 그야말로 제대로 된장녀였지만, 아무튼 눈은 즐거웠다는 것!

 

 

김어준이 그랬다. 연애란 자신의 바닥을 보게 한다고. 자신도 자신이 이 정도로 형편없을 줄 몰랐는데, 연애를 해보면 그 바닥과 마주할 수밖에 없다고. 데이지를 보며 그런 생각을 했다. 결혼 직전 진주 목걸이를 끊어버리며 개츠비를 그리워했던 순정 넘치던 그녀도 데이지의 모습이다. 그러나 개츠비처럼 사랑에 맹목적으로 돌진할 수 있을 만큼 그녀는 순수하지 않았다. 애초에 개츠비가 이 정도의 거부가 되어 돌아오지 않았더라면 그녀는 흔들리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개츠비는 데이지가 그런 여자라는 걸 알고 있다. 그녀가 (큰)돈없이 살 수 있는 인물이라고 여기진 않았지만, 자신의 죽음 앞에서도 그렇게 냉정해질 수 있는 여자라고까지는 생각지 못했을 것이다. 그래서 어떤 의미로 위대하게 보일 수 있는 이 인물은 그래서 더 가엾게 느껴진다.

 

원작 소설은 민음사 번역으로 읽었는데 나는 좀 불만스러웠다. 시간이 더 흘러서 다시 만나고픈 마음은 있지만 그때는 다른 번역으로 읽어보고 싶다. 어쩌면 개츠비를 더 잘 이해하게 될지도 모르니까.

 

 

 

 

 

 

 

 

 

 ★★★★

 

40. 애프터 어스

 

어쩌다 보니 연속으로 세번 글을 날려 먹고...;;; 다시 심호흡하고 써본다. 앞에 썼던 이야기들, 다시 못 쓰겠다. 힘들어.ㅜ.ㅜ

 

윌스미스와 아들 제이든 스미스가 주연이다. 영화 속에서도 두 사람은 부자관계로 나온다. 3072년의 지구. 이미 천 년 전에 대재앙으로 멸망한 지구는 인간이 살 수 없는 혹독한 환경으로 변해버렸고, 인간의 공포심을 더듬이로 사용해서 인간 사냥을 하는 괴수가 장악한 땅이 되어버렸다. 행성 최고의 장군인 윌 스미스. 그는 두려움을 이겨내고 적을 무찌른 전설의 사나이다. 그러나 아들은 자신을 살리고 대신 희생된 누나의 기억으로 최고의 점수를 받았음에도 실전에 투입되기엔 아직 이른 어린 전사다.

 

우여곡절 끝에 지구에 불시착했고, 살아남은 사람은 아버지와 아들 둘 뿐이다. 아버지는 응급상황이 요구되는 부상을 입었고, 아들은 구조 신호를 보내기 위해서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 아버지가 영상으로 가이드를 해주었지만 여러 방해와 위기로 아들은 절반 지점에서 돌아오라는 명을 받는다. 하지만 그대로 전진을 결정한 아들은

 

목적지에 이르는 과정에서 아버지처럼 전사로 거듭난다. 누나에 대한 미안함과 아버지에 대한 동경과 원망 그 모두를 떨쳐내면서...

 

등장인물도 초반을 제외하면 단 두 사람뿐이고, 무려 31세기를 배경으로 한다기에는 SF적 설정도 덜 신선했다. 샤말란 감독은 식스센스만큼의 놀라움과 재미를 그 이후 잘 못 보여주는 듯. 하긴, 그 이후 내가 찾아본 영화가 많지 않기는 하다.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보기엔 좀 괜찮을지도. 나야 이날까지 써야 하는 영화표가 있어서 공짜로 봤으니 큰 불만도, 큰 재미도 없었다. 그저 무난할 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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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영화, 영화감상, 전국노래자랑, 코미디, 이종필, 김인권, 류현경, 김수미, 오광록, 유연석, 이초희, 오현경, 김중기, 김환희, 이경규, 인어공주, 전도연, 고두심, 연애, 생활인, , 노래, 치임, 드라마, 영국, 스티브맥퀸, 마이클패스벤더, 캐리멀리건, 제임스뱃지데일, 니콜비헤리, 섹스, 섹스중독, 결핍, 중독, 상처, 알렉스마넷, 한나웨어, 마르타밀란스, 제이크리처드시실리아노, 로버트몬타노, 에이미하그리브즈, 채즈메넨데즈, 루시월터스, 마리앙라미레즈, 엘리자베스마서치, 레이첼파라, 로렌오메르, 몽타주, 정근섭, 스릴러, 한국영화, 엄정화, 김상경, 송영창, 조희봉, 유승목, 정해균, 박철민, 기주봉, 이준혁, 태원석, 오대환, 송민지, 살인의추억, 오로라공주, 댄싱퀸, 성형, 유괴, 가해자, 희생자, 유가족, 반전, 복수, 보복, 허정은, 백지원, 이석호, 김철무, 정희태, 권혁수, 곽진, 전현숙, 김성표, 정종열, 홍희용, 홍종성, 고령화가족, 송해성, 박해일, 윤제문, 공효진, 윤여정, 천명관, 영화원작소설, 진지희, 예지원, 박영서, 이영진, 정영기, 황순혁, 이규섭, 한성용, 김해곤, 전수환, 김대진, 이승찬, 강풍, 임승묵, 임효우, 권수현, 박정표, 강석철, 유연미, 김계선, 신창수, 나주호, 김근영, 우혜진, 이강진, 박용수, 최철수, 정광호, 선현철, 홍진성, 문선영, 황병국, 신파, 연기파배우, 김영재, 터대한개츠비, 멜로,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스콧피츠제럴드, 바즈루어만, 레오나르도디카프리오, 토비맥과이어, 조엘에저튼, 아일라피셔, 제이슨클락, 엘리자베스데비키, 젬마워드, 캘런맥오리피, 아미타브밧찬, 다니엘뉴먼, 아첵코먼, 맥스쿨런, 리처드카터, 애드레이드크레멘스, 로미오와줄리엣, 물랑루즈, 금발, 된장녀, 순정남, 순애보, 눈먼사랑, 1920년대, 파티, 드레스, 애프터어스, SF, 액션, 모험, M나이트샤말란, 윌스미스, 제이든스미스, 조크라비츠, 소피오코네도, 이사벨퍼만, 데이비드덴맨, 링컨루이스, 길버트소토, 크리스기르, 사샤다원, 크리스토퍼히뷰, 대럴포스터, 미래사회, 재앙, 지구멸망, 공포감, 전사, 부자, 아버지와아들, 행복을찾아서, 식스센스31세기, 트라우마, 극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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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3-06-28 01: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국노래자랑,몽타주, 위대한 개츠비~ 3편 겹치네요.
고령화 가족은 소설이 괜찮아서 보고 싶었는데 시간도 안맞고 반응도 별로여서 그냥 패스했어요.
디카프리오의 개츠비는, 학창시절 각인된 로버트 레드포드보다 못했어요.^^

마노아 2013-06-28 07:16   좋아요 0 | URL
고령화가족은 여러모로 아쉬워요. 배우들을 낭비한 느낌이었어요.
레드포드의 개츠비라니, 궁금한 걸요. 상상하기로는 졸부보다 귀족적인 느낌이 더 강하지만요.^^

그렇게혜윰 2013-06-28 0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읽었습니다^^ 이번 빨책에 개츠비 비교한다는데 들어보세요^^ 저도 아직 듣기전이지만 기대됩니다.

마노아 2013-06-28 07:16   좋아요 0 | URL
안 그래도 지난 주에 광고 듣고서 기대했어요. 읽은 책 나오면 더 반갑더라구요.
저도 다운만 받아놓고 아직 못 들었어요. 요새 들어야 할 팟캐스트가 지나치게 많아요.(>_<)

프레이야 2013-06-28 07: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네편 겹치네요. 김인권과 류인경, 참 좋은 배우라는 생각들어요. 우연이었지만, 영화 후 배우 인사 하더라구요. 이경규도 함께ㅎㅎ 김인권 포스가 영화 속에서보다 실제가 더 좋아 보였어요.

마노아 2013-06-28 08:39   좋아요 0 | URL
두 배우 모두 참 친근한 느낌이에요. 김인권은 가끔 악역도 했지만 연기를 잘해서 그쪽도 어울리고, 방가방가 같은 영화도 좋구요. 실제 포스는 더 좋다고 하니 또 기대가 되네요.^^ 이경규는 영화 감독 말고 제작 쪽에 더 재능이 있어 보여요. ㅎㅎㅎ

재는재로 2013-06-28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령화 가족,전국 노래자랑 개츠비는 예매해놓고 시간에 늦어 취소도 못하고 못봤네요 그래서 두편밖에 보지 못했네요 김인권 진짜 좋아하는 배우인데 술집에셔 바이브레이션하는 장면도 인상적이고 마지막 뮤직비디오 촬영장면도 진짜 좋았어요
고령화 가족은 책으로 먼저보고 영화를 봣는데 원작을 기반으로 다른 결말을 보여주네요 오함마의 마지막선택이 가장기억에 남는

마노아 2013-06-28 17:31   좋아요 0 | URL
저는 영화 고령화 가족의 엔딩이 마음에 안 들었어요. 소설에서는 오함마가 멋지게 한국을 떠나잖아요. 근데 영화에서는 공항에서 메시지 듣고 돌아오는 게 지극히 신파적으로 느껴졌어요. 꼭 그렇게 해야만 한다고 여기는 어떤 강박증 같은 게 느껴졌거든요. 소설에서는 인모의 성장이 눈에 띄게 보이는데 영화는 그게 잘 안 보이구요. 그래서 아쉬웠죠. 그래도 보는 동안에는 소소하게 웃었어요. 아쉽긴 해도요.^^
저 오늘 더 웹툰-예고살인 보고 왔어요. 공포 영화를 자발적으로 보다니, 스스로 막 대견해 하면서요. 예상보다 훨씬 괜찮더라구요. 깜짝깜짝 놀래켜서 화면을 똑바로 못 볼 데가 많았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