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 극장에서 방송된 제목이다.
11월 11일에 방송되었는데, 방송되고 나서 공감간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던 터였다. 그래서 나도 보게 되었다.(늦깍이로.)
군에서 제대한 종우는 20년 동안 해바라기 짝사랑한 혜진이를 찾아간다. 헌데 혜진이는 손호영의 광팬으로 변해 있어 종우는 시야에 들어와 있지도 않다.
처음에는 그런 혜진을 비난하고, 방해 작업도 해보고 질투심 유발하기 등 온갖 수단을 다 써보았지만, 혜진은 요지부동. 이제 종우는 전략을 바꾼다. 혜진의 눈에 들기 위해서 손호영의 남자 팬으로 둔갑하기!
혜진은 손호영에 죽고 사는 광팬이지만 언제나 공연이 끝나고 돌아올 때면 허무함에 빠진다. 공연장을 꽉 채운 숱한 팬들 중에 하나. 절대로 자신을 기억해줄 수 없는 상대.
혜진은 종우에게 말한다. 너를 쳐다보지 않는 나란 애도 고작 이런 존재다. 넌 이런 나를 좋아한 거다. 백만원짜리인 줄 알고 좋아했는데, 사실 만원짜리에 불과했다고.
종우가 대답한다. 만원짜리 물건도 백만원에 내가 샀다면, 나에게는 백만원의 값어치인 거라고.
혜진은 종우의 그 말에 조금씩 마음이 동한다.
한편, 손호영은 부산 공연을 앞두고 교통사고를 당하고, 팬들은 공황상태에 빠진다. 혜진도 예외가 아니다. 거의 식음을 전폐한다. 덩달아 종우도 아무 일도 하지 못한다. 친구 선배를 총동원 하여 손호영 만나기 프로젝트를 계획하는데...
결국 손호영을 만나게 되고, 병실에 낯선 사람이 들어서자 호영이 황당해하는 것은 당연. 종우는 간곡한 어조로 호영을 설득하고, 호영은 어렵사리 만남을 허락한다. 그리고 묻는다.
"그쪽도... 제 팬인가요?"
종우, 당황한다. 솔직히... 아니라고... 했다. 말하다 보니 어쩐지 화가 난다. 그래서 버럭 소리를 질렀다. 나 너 손톱만큼도 안 좋아해!
손호영이 피식 웃는다. 괜찮다고. 미움 받는 것도 익숙하다고.
이번에는 종우가 미안해진다. 그 웃음이 너무 허무하게 보였나 보다. 좋아하진 않지만 싫다고까진 안했다고 변명한다. 호영이 씨익 웃으며 말한다. "형, 정말 착하네요"
결국 혜진은 호영을 단 둘이서 만나게 되고, 깁스하고 있는 모습에 어쩔 줄 몰라하며 마구마구 운다.
호영은 괜찮다고, 별 거 아니라고 말리지만 막무가내다. 호영이, 말한다. 나... 그냥 아무 것도 아닌 사람이라고. 팬분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멋있고 대단하고... 그런 놈 아니라고... 이러시면 자기가 너무 죄송하다고... 내가 뭐라고....
그 말에, 혜진은 종우가 남겨준 말을 떠올린다. 그리고 전달해 준다. "만원짜리 물건이라도 내가 백만원에 산 거면 나한테는 백만원짜리랑 똑같은 거래요. 그러니까 호영씨도 저한테 나는 아무 것도 아니다! 그런 얘기 하면 안 돼요. 당신은... 언제나 저한테 손호영이니까요"
호영은, 그 말에 고마워하고, 멋진 남자친구 두었다고 말해주며 인사를 건넨다.
진심은, 그렇게 통하나 보다. 혜진은 결국 종우와 결혼하게 되고, 신혼 첫날 밤, 뻘쭘함에 잠시 TV를 튼 그들은 인터뷰하고 있는 손호영을 만나게 되니.....
다음 얘기는... 상상해 보시랏. ^^
손호영이 이 작품 이전에 연기하는 것을 본 적이 있던가... 아님 나만 모르고 다른 게 있었던가... 대사는 그리 많지 않았지만 아주 나쁘지 않았다. 게다가 손호영이 손호영을 연기하는 것이었으니.. ^^
나는, 혜진의 마음이 너무 잘 이해가 되어서..ㅠ.ㅠ 작가가 진정 '빠순이' 노릇을 해본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아니었다면 조사 제대로 한 거다. 뭐, 다 들어맞지는 않았지만...;;;;
손호영의 캐릭터는, 어느 정도 준비된 것이긴 하지만, 그래도 짜안... 했다. 실제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화려하게 살고 있는 연예인들이, 그렇게 외롭게, 또 허무하게 살고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리고, 만원짜리라도 내게는 백만원짜리의 가치를 하고 있다는 그 말, 몹시 인상적이었다. 내가 행복하고, 내가 덕분에 삶의 엔돌핀을 맛보는데, 남들 눈 따위 의식하지 말고 살자. 민폐를 끼치며 사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쉽고, 당연한 듯 들리기도 하지만... 그거.. 쉽지 않은 거다. 대단히.. 용기가 필요한 일이다. 무엇을, 누군가를 좋아하는 일 뿐 아니라, 삶의 그 어떤 일에라도 말이다.
모처럼, 드라마 재밌게 보았다. 그리고.. 나의 공장장이 유독 떠오른다. 노래 한곡 들어야겠다.
지금 듣고 싶은 노래는 "한 사람을 위한 마음"...
잉크냄새님 덕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