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팍 도사│이승환부터 싸이까지, 그들이 얻은 것과 잃은 것
[2007-04-12 12:57]

대표 출연진 총정리

고민: 말을 잘 놓지 못한다
이슈: 이혼 문제, AV(Audio Visul, 혹은 Adult Video), 얼리어답터
등장인물: 이승철(내가 형인데 반말한다), 편승엽(동창), 윤종신(발라드계에서 가장 잘 논다)
폭로: 윤종신은 그의 후배다(…). 그리고 가수들 중 록 가수가 제일 얌전하고 댄스 가수가 그 다음이고, 발라드 가수가 제일 잘 노는데, 그중 으뜸은 윤종신이다
굴욕의 순간: 얼리어답터로서의 면모를 드러내기 위해 가져온 로봇 애완견이 말을 듣지 않아 ‘인터넷에서 무료 분양받은’ 올라이즈 밴드의 스코티시 폴더 고양이와 교환하자는 말을 들었을 때
무릎 팍 도사의 공격에 나는: 입 냄새 측정기로 대응했다(무릎 팍 도사가 최고치 기록)
진실 혹은 거짓: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는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다큐멘터리 <너는 내 운명>을 보고 만들었고, 진짜 자기 경험을 바탕으로 만든 노래는 ‘울다’였다. 이혼 뒤 혼자 손톱을 깎다가 과거를 기억하면서 만들었다고
얻은 것과 잃은 것: 평소 기존 TV 토크쇼에서는 잘 드러내지 못했던 자신의 인생관과 사는 모습, 그리고 이혼 뒤의 심경을 담백하게 털어놔 그전까지 ‘공연 잘하는 가수’ ‘어린 왕자’ 등의 이미지로만 알려졌던 자신을 보다 인간적으로 다가서게 만들었다. ‘무릎 팍 도사’가 본격적으로 대중의 관심을 끄는 데 중요한 기틀을 다진 게스트. 다만 올라이즈밴드의 끈질긴 ‘AV 공격’에 “(AV를 보는 건) 건강한 거지”라고 말한 사실은 두고두고 놀림의 대상이 될지도

고민: 사람 얼굴을 못 알아봐요(안면 인식 장애. 본인은 성시경과 손석희를 헷갈린다고 주장)
이슈: 대마초, 간통죄, 양다리, 불법 다운로드(여기까지 100분토론), 그리고 여학생 교복(갑자기 AV로…)
등장인물 이수근(신해철로부터 영감받아), 손석희와 성시경(둘을 헷갈려 함), 아내(교복 입힘)
폭로: 기자들은 나 싫어해서 내가 하는 말들의 단어를 조합해 문장을 상스럽게 쓴다
굴욕의 순간: 여중생 헤어스타일의 머리. 그리고 그가 대마초, 간통, 체벌 등에 대해 이야기할 때마다 쏟아진 악플들(신해철 대마초나 피워라 --> 신해철 대마초나 피우고 간통이나 해라 --> 니 아들 내미 딸 내미가 대마초 피우고 간통이나 해도 때리지 마라)
무릎 팍 도사의 공격에 나는: 위기랄 것도 별로 없었다. 사람에게 엄청난 상처를 주지 않는다면 결혼하기 전에 양다리 걸치는 것도 좋다, 국민 건강 생각하는 나라가 전매청 만들어서 담배 파냐, 불법 다운로드로 음악 듣는 사람들은 그냥 닥치고 있어라 등의 말들로 무릎 팍 도사가 수습하느라 바빴다
진실 혹은 거짓: 여학생 교복은 가지고 있다. 집에서 아내에게 입힌다. 하지만 트렁크에 넣고 다니지는 않는다. 그건 세탁소에 맡기러 가려고 잠시 넣어뒀을 뿐이다
얻은 것과 잃은 것: 거침없는 발언들로 수많은 기사 양산. 이 때문에 그를 싫어하는 사람은 더 싫어하겠지만 그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더 좋아하게 됐을 듯. 그 외에 그에게 관심없던 사람 역시 ‘여중생 머리를 하고 여학생 교복을 아내에게 입히며 대마초 비범죄화와 간통죄 폐지’를 외치는 그에게 관심을 가지지 않을 수는 없을 듯. ‘무릎 팍 도사’가 심난하고 곤란한 문제도 다룰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게스트

고민: 전형적인 비호감을 어떻게 호감으로 바꿀 수 있을까(무릎 팍 도사는 “우리는 도사지 신이 아닙니다”라고 대답)
이슈: 비호감의 역사, 한 달 수입, 표절, 신지 사진
등장인물: 신해철(레벨 차이 나는 게스트), 이경규(자신 대신 출연시킴), 신지(사진의 손이 어디로 간 거야?), 아내 이윤미(성형설), 신현준(비호감 역사의 시작)
폭로: 내 어머니는 내가 어렸을 때부터 연예인의 성형을 집어냈다(어머니까지 비호감으로 만드는 능력)
굴욕의 순간: 무릎 팍 도사로부터 “같이 일해본 사람들은 다 좋아하는데 방송이 나가면 국민들이 다 싫어해”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무릎 팍 도사의 공격에 나는: 티슈로 땀을 닦고 물로 갈증을 채우며 그저 웃었다. 애초에 비호감으로 낙인 찍힌 입장에서 반격한다며 깐죽거리는 것은 자기 무덤을 파는 일이었다. 제작진의 권유대로 끝까지 참았다. 수입 문제에 대해 “어머님이 관리하세요”라고 말했다가 더 깊게 무덤을 판 것 정도가 반격이라면 반격. 자막에 ‘방어력 0’라고까지 나옴
진실 혹은 거짓: 신지와의 사진은 싸이에 자신이 올렸고, 가슴을 만진 게 아니라 신지가 손을 잡고 있었다고 말함. 그러나 원본을 보면 신지는 왼손으로는 브이자를, 오른 손으로는 마이크를 쥐고 있었다. 또 표절에 대해서는 내가 워낙 많은 음악을 듣다 보니 무의식 중에 떠오른 것으로 신인 작곡가 시절에 누구나 저지를 수 있는 실수라고 말했지만, 무릎 팍 도사의 말대로 “고등학교 때 들은 음악을 어른이 돼서 기억이 안 났”는지는 무릎 팍 도사도 모를 일
얻은 것과 잃은 것: 자신이 비호감이라는 것을 인정하면서 자신의 문제점들을 그대로 드러냈고, 무릎 팍 도사의 공격에 적극적으로 반박하기보다는 계속 당황하고 부끄러워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그가 비호감 이미지로 인해 많이 괴로워했다는 것을 보여줌. 이로 인해 평소 가벼운 이미지의 주영훈 대신 진솔하고 약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면서 비호감을 상당 부분 호감으로 바꿈. ‘무릎 팍 도사’가 비호감 게스트를 호감으로 바꿀 수 있다는 사실을 부각시킴

고민: 겸손하지 못해서 멋이 없다
이슈: 성(性), 미국 진출, 비의 루머와 재계약 문제
등장인물: 신해철(신해철은 여학생 교복을, 박진영은 비닐 옷을), 싸이(나보다 더 잘생긴 것 같지는 않다), 비(좋은 동생), 카우치(매수설?), 유세윤(같이 농구 해봤다)
폭로: 난 외모 콤플렉스가 없었다(그 자체가 폭로), 유세윤이 내 얼굴을 치면서 공을 뺏은 것 같다
굴욕의 순간: 유세윤이 박진영에게 “비 매니저 되는 분”이라고 말했을 때. 비와 댄스 배틀을 붙이면 누가 이길 것 같냐는 말에 소심한 목소리로 “비가 더 잘하죠”라고 말했을 때
무릎 팍 도사의 공격에 나는: 저녁 먹으러 비행기 타고 다른 도시에 가는 윌 스미스가 사는 뉴욕 이야기로 그들의 얼을 빼놓았다
진실 혹은 거짓: 비와 이효리의 루머는 방송 전 미리 전화를 하는 라디오 방송의 특성상 절대로 일어날 수 없는 일. 그리고 돈을 주고 카우치의 노출 사건을 사주했다는 말은 루머. 루머를 없애기 위해 JYP가 대형 포털 사이트를 샀다는 얘기 역시 거짓말(대형 포털 사이트가 JYP를 살 수는 있음). 단, 비가 JYP와 다른 곳에서 재계약한다 해도 ‘가장 친한 형 동생’으로서 맛있게 술을 마실 수 있을지는 가봐야 아는 일(…)

고민: 왜 이렇게 힘들게 살까?
이슈: 규라인, ‘몰래카메라’ 조작설, <복수혈전>과 <복면달호> 제작
등장인물: 규라인 일동, 차태현(이경규가 제작자인지 모르고 출연 결정), 그를 싫어하는 예능 PD들
폭로: 연예계 데뷔 전 강호동은 갈 곳이 없어서 우리 집에서 팬티 바람으로 잤다
굴욕의 순간: 예능 PD들이 자신을 싫어한다는 말에 분을 참지 못하고 폭발
무릎 팍 도사의 공격에 나는: 협박과 고함으로 맞받아쳤다. 강호동도 쉽게 공격할 수 없는 오락 프로그램의 ‘거산’인 탓에 무릎 팍 도사의 공격도 그리 날카롭지 못했다
진실 혹은 거짓: 이경규가 강호동에게 연예계 데뷔해서 실패하면 자신도 그만두겠다고 한 것은 거짓말이었다고 고백
얻은 것과 잃은 것: 딱히 현재 문제가 될 만한 이슈나 ‘국민적 비호감’이 아닌 관계로 출연이 큰 반향을 일으키지는 않았음. 그러나 영화에 대한 열정을 보여줌으로써 15년간 놀림받았던 과거의 실패에서 벗어남

고민: 결혼하고 나니 일하기 너무 싫다
이슈: 표절, 돈 많은 아내, 대마초, 결혼 전 다채로웠던 여자 관계
등장인물: 이승환(나하고 22년 동안 두 번밖에 안 만났다), 신해철(부활 시절 팬클럽), 싸이(‘무릎 팍 도사’ 정보제공자), 최민수(첫방 출연했다가 아무것도 얻은 게 없다고 주장), 김건모와 신승훈(황제의 라이벌)
폭로: 대마초 비범죄화와 간통죄 폐지를 외치는 신해철은 미친*이거나 이상한*이다. 그동안 인터넷에서만 떠돌았던 강호동의 루머를 끝끝내 방송에서 언급했다
굴욕의 순간: 강호동이 ‘마약’에 대해 물어볼 때
무릎 팍 도사의 공격에 나는: 강호동을 물고 늘어졌다. 강호동보다 자기 얼굴이 크게 나오면 큰일이라든가, 강호동의 루머에 더해 ‘중년 배우’의 이야기까지 하며 강호동을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진실 혹은 거짓: 돈 많은 여자와 결혼했다지만 나도 돈은 상당히 많다(결혼 전 이미 40억 원짜리 집에서 살았다). 표절을 한 게 아니라 작곡가가 ‘인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인용’은 알고 보면 ‘소리쳐’의 표절 시비 원곡의 작곡가에게 70%의 로열티를 주고, 저작권 협회에 원곡 작곡가를 ‘소리쳐’의 작곡가로 올려놓은 결과로 받아낸 인정. 결국 곡을 만든 다음 로열티 주고 작곡가까지 바꿔가며 ‘인용’ 인정을 받았다는 것인데 이게 표절이 아니면 뭘 표절이라 해야 할지 알 수 없음
얻은 것과 잃은 것: 언론에서 이승철이 “이겼다”라고 할 만큼 무릎 팍 도사를 궁지에 몰아 만만찮은 입담 과시. 그러나 자신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남의 루머를 집요하게 추궁했다는 점, 표절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하지 못해 예상치 못한 ‘비호감’ 이미지도 함께 얻음. ‘무릎 팍 도사’가 잘못을 저지른 연예인에게 변명과 면죄부의 기회를 줄 수도 있다는 논란을 일으키게 된 계기가 됐던 게스트

고민: 조용필 같은 국민 가수, 이문세 같은 멀티 플레이어, 양현석 같은 제작자 중 진로 선택
이슈: 대마초, 대중가수의 예술의전당 공연, 아버지 재벌설, 여자 A와 B의 관계를 정리하는 방법
등장인물: 박진영(우리끼린 외모 따지지 맙시다), 이승철(무릎 팍 도사 또 한 번의 패배?)
폭로: 대한민국은 물려받는 나라다. 예술의전당은 대중가수가 공연하겠다고 하면 받아주지 않는다
굴욕의 순간: 결혼 전 여러 여자와 사귀고 결혼 뒤 정리한다는 말에 강호동이 “딸이 그런 남자와 사귀면?”이라는 질문에 이렇다 할 반박을 하지 못함
무릎 팍 도사의 공격에 나는: 강호동의 루머를 집요하게 추궁했다. 대체 강호동은 운동보다 더 관두기 싫었던 ‘무엇’을 그만둔 것이며, ‘한 손’으로 뭘 빙빙 돌린 것인가!
진실 혹은 거짓: 버클리 대학을 다니긴 했는데 서부의 UC 버클리가 아니라 동부의 버클리 음대에서 1학년까지만 다녔다. 당시 아버지와 싸워서 어머니가 도피시켰다. 유복한 집안이긴 하지만 아버지가 재벌은 아니다. 대마초 사건으로 자숙하고 있을 당시 2002년 월드컵 기간 동안 우연히 방송을 타면서 방송활동을 재개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런 식으로 방송에 나왔다고 곧바로 출연하는 것이 진짜 ‘자숙’일지는 생각해봐야 할 일. 또한 예술의전당에는 대중 가수가 출연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지만, 이미 조용필, 조관우 등이 예술의전당에 섰을 뿐 아니라 록 밴드 노이즈가든은 서울 팝스 오케스트라와 예술의전당에서 협연까지 한 바 있다
얻은 것과 잃은 것: 예술과 상업성의 문제에 대해 진지한 주장을 함으로써 기존의 가벼운 모습에 진지한 이미지를 더해 ‘잘 노는 딴따라’로서 자신에 대한 정당성을 부각. 그러나 결혼 전에는 여자들 모르게 이 여자 저 여자 동시에 사귀어도 된다고 주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미래 딸의 결혼 문제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보이지 못한 것은 두고두고 논란의 대상이 될 듯. 그리고 예술의전당 관련 발언 역시 잘못된 사실 주장으로 인해 무책임하거나 경솔한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줄지도

무릎 팍 도사│무릎 팍! YES or NO 1 / 4
무릎 팍 도사│이승환부터 싸이까지, 그들이 얻은 것과 잃은 것 2 / 4
무릎 팍 도사│연출은 독하게, 편집은 한 박자 빨리 3 / 4
무릎 팍 도사│도사님! 도사님! 팔꿈 치 도사님! 4 / 4
글 : 강명석 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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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04-13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박진영과 이승철, 싸이는 다시보기로라도 보고 싶다. 궁금하네. 주영훈은 못 보았지만 별로 안 궁금... 비호감이라기보다 무관심이랄까...;;;;;

하이드 2007-04-13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최민수, 이승철,봤네요. 신해철씨는 다시보기로 돈 내고 봤어요.
저도 박진영하구 싸이는 다시보고파요. ^^

진/우맘 2007-04-13 13: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릎팍 도사가 대체 무슨 프로그램이기에 이렇게 많이 회자되는 걸까요? ^^;;;

마노아 2007-04-13 1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이드님, 이 프로가 꽤 중독성 있어요. 출연진 보아가면서 애청해야겠어요6^^
진/우맘님, 수요일 밤에 mbc에서 하는 '황금어장'의 한 코너예요. 그런데 기존의 토크쇼와 성격이 많이 달라요. 상당히 '파격적'이랍니다. 출연진도 남다르구요. 함 보셔요^^

아키타이프 2007-04-13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승환편 정말 재밌게 봤어요. 올라이즈밴드의 폴더고양이 얘기와 AV. 지금 생각해도 웃음이. 그리고 최민수편과 이훈편도 재밌어요. 황금어장 바뀌고 난후 무릎팍도사가 제 구실을 하는듯.

마노아 2007-04-13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키타이프님, 저도 박장대소하며 보았어요. 전 이승환이 나온다길래 본 건데, 황금어장 처음 본 거거든요. 그런 프로 있는 줄도 몰랐어요^^ 올라이즈 밴드의 진가도 알게 되었고, 정말 재밌었죠. ^^

프레이야 2007-04-13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승철 편은 우연히 봤어요. 얼마전 뉴욕의 박진영을 다룬 다큐프로그램을 우연히
봤는데 완전히 사람 새로 보게 되더군요. 멋지게 자신의 영역을 이루어가는 사람이
었어요. 프로정신도 확실하구요. 영어도 어찌 잘 하던지 부럽더군요.

마노아 2007-04-13 14: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 박진영의 열정이 저도 참 놀랍고 부럽고 멋있더라구요. 전 인터뷰를 본 거였는데도 그의 진심과 노력이 다 느껴져서요. 이 글을 쓴 강명석씨의 인터뷰였는데 참 좋았더랍니다. ^^

진/우맘 2007-04-13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 너무 일찍일찍 자나봐...^^;;;; 평균 취침시간이 10시인지라.^^;

마노아 2007-04-13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 방송 시간이 11시 정도일 거예요. 12시 좀 넘어서 끝나더라구요^^;;;;다시 보기 외에는 방법이 없겠어요^^;;;
 

야마모토 히데오의 ‘호문쿨루스’는 기괴한 상상력으로 가득한 작품이다. 과학적으로 해명할 수 없는 오컬트적 기술과 현상으로 영적 능력을 지니게 된 주인공이 등장한다. 일본 만화의 무수한 퇴마사처럼 그 역시 사람의 몸에 붙은 괴물과 맞선다. 그런데 여느 작품처럼 초인적 힘으로 영적 괴물과 싸우지 않는다. 주인공 나카시가 지닌 능력은 사람 눈에는 보이지 않는 괴물, 즉 호문쿨루스를 볼 수 있는 것뿐이다.

인기 만화 ‘강철의 연금술사’에도 등장하는 호문쿨루스(homunculus)는 라틴어로 작은 인간이란 뜻이다. 괴테의 ‘파우스트’에 등장하는 호문쿨루스는 인조인간 또는 복제인간의 의미였다. 중세의 연금술사이자 의사였던 파라켈수스가 만들었다는 설이 있다. 반면 이 만화에서 호문쿨루스는 무의식 속에 남아 있는 억압이나 정신적 상처를 말한다. 쉽게 말하자면 귀신 또는 귀신에게 몸을 빌려 준 사람이다. 주인공 나카시는 머리에 구멍을 뚫는 트리퍼네이션(trepanation·개공술) 수술을 받은 후 여섯 번째 감각(six sense)이 열리게 된다. 그 후 한쪽 눈을 감고 사람을 보면 기괴한 형상의 기호로 이루어진 괴물에게 몸을 빼앗긴 사람을 볼 수 있게 된다. 온몸이 로봇의 형상으로 보이는 야쿠자 두목, 모래알처럼 자잘한 문자로 보이는 탈선 여고생 등.

위기를 볼 수 있는 능력만 있고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은 없다. 군중을 위협하는 위험도 아니고 그저 한 개인의 정신적 상처가 스스로를 위협하고 있을 뿐이다. 현대적 개념의 퇴마사인 나카시가 이 괴물과 싸우기 위해 찾아낸 방법은 일종의 상담치료법이다. 자신도 경험했던 비슷한 일화를 이야기해 줌으로써 상대를 특수한 고립의 상태에서 해방되게 돕는 것이다. 어찌 보면 귀신 들린 사람을 위한 멘터 같기도 하다.

만화가 야마모토는 작품을 통해 늘 인간의 두 얼굴에 대해 이야기한다. 상반된 모습, 겉모습과 다른 성격, 나와 다른 분신 등을 이항 대립 관계로 내세운다. 그리고 둘의 경계에 선 자가 동질성이라는 깨달음을 찾도록 한다. 타인의 정신적 상처나 괴물을 복제인간이라는 의미의 호문쿨루스라 명명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너의 상처가 내게도 있음을 강조하는 것이다. 그런데 그 방법이 너무 자극적이고 잔혹하다. 그래서 작가의 작품은 그간 국내에 소개되지 못했다. 야마모토는 일본 문화계의 숨은 진주를 찾던 영화감독 이규형의 칼럼을 통해 국내에 알려졌다. 초기 작품인 ‘신·노조키야’와 ‘고로시야 이치’를 소개했는데 한마디로 정리하자면 ‘이 작가의 만화는 너무 잔혹하지만 그런 것이 흉이 되지 않을 만큼 재밌다’이다. 그리고 이런 만화가 출판되고 더군다나 베스트셀러가 되어서 영화로까지 제작되는 일본 문화에 대한 경외감을 표했었다. 그 작가의 최신작이 국내에서 동시 발매되고 있는 셈이니 우리 만화계의 표현 수위와 독자들의 눈높이도 달라진 셈이다.

박석환 화평론가


입력2007.02.10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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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인과 함께 연극 '바보'를 보게 되었다.  원작을 볼 당시 영화를 마구 고대했는데, 전혀 뜻하지 않게 연극을 먼저 보게 된 셈.

상상 나눔 씨어터는 생각보다 큰 규모였고, 짐작만큼 불편한 좌석이었다.  초반엔 약간 추웠는데 공연이 진행되어감에 따라 열기로 인해 더 이상 춥다고 느끼지 않게 되었다.

출연인물은 많지 않았지만, 두 명의 배우가 일인 다역을 해냈기에 많은 사람이 출연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주인공 바보 승룡이.  배우는 키가 크고 무대는 작고, 거의 맨 앞에서 보게 된 나로서는 조금 부담스러운 앵글.

만화에서처럼 사랑스러운 맛은 없었어도 참 열연했다는 생각이 든다.  땀을 어찌나 많이 흘리시는지... 닦아주고 싶더라니까.



지호 역을 맡으신 분.  왜 안경을 끼고 나왔을까 했는데, 지금 보니 원작의 지호가 안경을 썼더랬다.  기억이 안 났더란 말이쥐..;;;;

의외로 코믹을 잘 소화해 내셨다.  영어 대사는 좀 아니었지만.^^



원작의 상수보다 백만 배는 잘 생겼다.  감정 선이 크게 변하지 않는 캐릭터인데 적절하게 잘 묘사한 듯.  재주 넘기도 하셨는데 위태로웠다...;;;;



희영역의 배우.  가장 많은 옷을 소화하셨다지. ^^ 그 빨간 구두 나도 신어보고 싶더라...;;;



지인 역을 맡았다.  이미지가 원작의 승룡이 동생과 가자 흡사했다.  어찌나 가벼우신지 승룡이가 번쩍 안아 들고 뛰더라. (부러웠다..;;;)



토성 관리인, 카페 사장, 상수 후배, 지인이 친구 등등 일인 다역 소화.  토성 소개할 때 랩으로 구성했는데 혀 꼬일까 봐 내가 다 걱정이 되더라.



카페 죽돌이 김사장님, 지호 아버지, 동사무소 직원 역으로 분함.  가장 입체적인 캐릭터였다.  어찌나 웃겨주시던지... 중간에 콧수염 한쪽이 떨어졌는데 그거 무마하는 과정에서 중간 박수도 받으셨지.^^

연극 시작할 때 퀴즈 내고서 "순정만화"와 "그 남자 그 여자" 티켓도 준다. 답은 아주 쉽다.

"강풀" 하나와 "가을 엔터테인먼트"

그치만 못 받았다. 순발력이 떨어져서. 흑흑..ㅠ.ㅠ

순정만화는 작년인가 연극으로 보았는데 연극의 장점을 잘 활용해서 아주 재밌게 보았었다.

이번 이야기는 원작이 워낙에 슬프기 때문에 즐겁게 보기엔 무리가 있지만 좋은 연극임에는 틀림 없었다.

모처럼의 연극, 기분 좋은 데이트.  다음 주에는 영화 "향수"를 같이 보기로 했다.

한 장은 초대권으로, 한 장은 알라딘 할인 쿠폰으로 소화할 예정.  근데 좌석 붙여주려나?   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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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11 19: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노아 2007-04-11 1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로봇이 방문했을 때 하루 수천의 숫자도 올라갔었어요^^ 오늘은 어제부터 아침까지 이어진 알라딘 에러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제가 알라딘 이상타라는 페이퍼를 올려서 클릭한 게 아닐지^^;;; 오늘의 남은 시간 평안히 보내셔요~

비로그인 2007-04-11 22: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휴....평상시에는 멀쩡한 한글도 제대로 못쓰거나 엉뚱하게 읽거나 도무지 무슨
뜻인지 몰라서 한참을 헤매면서. 어째서 이럴 때는 글자를 너무 앞서가서 해석하는지.
'강풀'을....'강력한 악플' 이라고 줄여 해석했습니다. (긁적.긁적)
그런데 '강풀'이 무슨 뜻입니까? 혹시 '강한 풀' 이런거면 울어버릴텝니다. (부릅)

마노아 2007-04-11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울지 마세요. 만화가 이름이에요. 강도영이 본명이구요. '순정만화', '26년' '일쌍다반사' 등등 인기작품이 많아요^^ 다들 재미 있답니다. 영화로 만들어졌거나 만들고 있는 작품도 많구요. 연극으로 올려진 것도 몇 편 된답니다. 아파트는 엄청 무서웠다죠. 전 타이밍이랑 26년만 아직 못 보았어요. 26년은 단행본 나오면 보려구요. ^^


비로그인 2007-04-12 09: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군요. 꽤나 유명한 사람이군요.
[타이밍]은 괜찮을 것 같아서 '마이리스트'에 담아놨습니다. ^^

마노아 2007-04-12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이밍 재밌을 것 같은데, 무서울까 봐 선뜻 못 보고 있어요..;;;;

비로그인 2007-04-12 15: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서워봤자, '음향'이 빠진 만화나 영상물은 그다지 큰 데미지는 주지 못합니다.
어둠속에 있을 때 단순히 '앞이 안 보인다' 라는 것보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끼익 끼익'
하는 낡은 문 소리에 더욱 소스라치는게 인간이므로. (웃음)

마노아 2007-04-12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무서운 것 보고 나면 밤에 화장실을 잘 못 가요. 너무 리얼하게 생각이 나서 말이죠. 여름엔 극장에서 예고편도 안 봐요. 꼭 공포물을 보여주더라구요...;;;;;

비로그인 2007-04-12 16: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쿠우- 마노아님은 청각보다 시각쪽이 더 강한가 보군요. ^^;

마노아 2007-04-12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둘 다 무서워요ㅠ.ㅠ 무섭게 본 영화에서 동요가 나오면 동요도 얼마나 무서워진다구요. 쿨쩍..;;;

비로그인 2007-04-12 18: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왓. 너무 귀여우신데요.
절대로 무서운 이야기는 하지 않을게요....(제가 이 사실을 기억 못할 때까지. 씨익)

마노아 2007-04-12 2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엘신님, 짓궂으세요(>_<)

비로그인 2007-04-12 2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

마노아 2007-04-12 2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 칫, 핏, 칫!

아키타이프 2007-04-16 09: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강풀에 대한 해석이 새롭네요. (엘신님의 댓글)

마노아 2007-04-16 09: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핫, 누구도 생각못할 해석이었어요^^
 

식을 줄 모르는 가창력, 이승철

데뷔 : 1985년 부활 리드보컬로 데뷔
히트곡 : 희야, 소녀시대, 안녕이라고 말하지 마, 방황, 오늘도 난, 네버엔딩 스토리, 소리쳐 등
별명 : 라이브의 황제
특기 : ‘소녀시대’ 부르며 ‘밖으로’ 부분에서 가창력 자랑하기

8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반, 이승철의 기세는 대단했다. 흰 피부, 가냘픈 턱선, 그리고 늘 반쯤은 감은 듯한 묘한 눈(이 눈은 그의 매력이자, 마약설의 의혹을 항상 불러일으켰다) 그리고 지방질 없는 몸까지. 그가 무대에서 ‘희야’ 하고 나지막이 읊조리는 순간, 그를 연모하는 모든 소녀 팬들은 환각에라도 취한 듯 입 모아 ‘꺄악’ 하고 외치고 마는 집단 경험을 만끽했다. 오죽하면 박찬욱 감독이 <달은 해가 꾸는 꿈>에 캐스팅했을까. 데뷔 22년, 이승철을 폼나게 만들었던 단아한 모습은 이제 온 데 간 데 없다. 얼마 전 무대에서 댄스곡을 부르겠다며 장장 6kg을 빼는 투혼을 발휘했지만, 과거의 라인은 안타깝게도 드러나길 거부했다. 그러나 한번 이승철은 영원한 이승철. 뛰어난 가창력은 이 시대에도 빛바래진 않는다. 이젠 30대가 된 소녀 팬들은 공연장에 마련된 ‘놀이방’에 아이들을 맡기고서라도 이승철의 라이브 무대를 찾는다. 우유 CF에 1억 4천만 원의 개런티를 받고, 40억 원짜리 집에 10억 원 들인 녹음실을 가지고 있으며, 골프와 스키에 관심을 두고, 최근 결혼한 아내와 그저 편하게 있고 싶은 지금의 모습은 물론 예전과 많이 다르다. 최근 ‘무릎팍 도사’에 출연, 부분 인용과 샘플링을 구분 못하는 위험한 발언으로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한번 어린왕자는 영원히 어린왕자, 이승환

데뷔 : 1989년 앨범 <BC 603>
히트곡 : 너를 향한 마음. 기다린 날도 지워진 날도,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 천일동안 등
별명 : 어린 왕자, 라이브의 황제
특기 : 무대에서 방방 뛰기

“만약 나이만 들통 나지 않았다면 앞으로 10년간은 이렇게 콘서트를 할 수 있었을 텐데…….” 한 콘서트에서 이승환은 이렇게 말했다. 무대에서 그의 모습은 이리 뛰고 저리 뛰고 흡사 날아다니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다. 데뷔 18년이 지난 지금도 이승환의 에너지는 100% 충전 상태다. 데뷔 당시 사진과 지금의 사진을 같이 섞어놓아도 잘 구분이 안 되는 유일한 남자. 어린 왕자 이승환은 예나 지금이나 뽀샤시한 모습으로 팬들의 마음을 뒤흔든다. 1965년 생, 트로트 가수 편승엽과 동갑이라는 믿기지 않는 나이. 그러나 최근 어린 왕자의 이미지와는 정반대의 징후가 드러나고 있다. 욘사마를 능가하는 근육질의 몸매가 언제부터인가 어린 왕자를 잠식해오고 있는 것. 개인 트레이너를 두고 꾸준히 다니며 몸을 가꾸어온 이승환은 “공연에 필요한 체력 비축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또 운동 때문에 생긴 주름을 막아보고자 2주에 한 번씩 피부과에서 특별히 관리도 받아주신다. ‘팬들의 사랑이 곧 나의 에너지’라고 말하지만, 역시 물리적인 노화에는 꾸준한 관리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장장 1천 회 공연이라는 기록을 세운 그는 5월 12일 잠실주경기장 공연이라는 목표를 앞두고 있다. 여전히 이승환은 “환갑이 넘은 후에도 난 그냥 지금처럼 청바지에 티셔츠 입고 다니고 손톱에 매니큐어도 바르고 그렇게 살고 싶다”는 꿈을 피력할 정도로 불가능이 없다고 믿는 청춘이다. 피규어를 비롯한 가전제품 등 얼리 어답터인 그에게서 나이를 찾기란 대략 불가능.

변치 않는 발라드의 약속, 신승훈

데뷔 : 1991년 음반 <미소 속에 비친 그대>로 데뷔
히트곡 : 미소 속에 비친 그대, 보이지 않는 사랑, 날 울리지마, 널 사랑하니까 , 그 후로 오랫동안, 나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니가 있을 뿐 등
별명 : 발라드의 황제, 가요계의 맏형
특기 : 댄스를 흉내 낸 율동, 발라드 메들리송

90년대, 로맨틱한 순간엔 언제나 신승훈의 노래가 함께 했다. 잔잔한 발라드 멜로디를 선사하는 만큼 신승훈의 무대는 화려하다기보다 소박하고 아기자기했던 것이 특징. 특히 댄스를 흉내 냈지만 율동에 가까운 그의 몸짓도 팬들에겐 더없는 기쁨으로 받아들여졌다. 신승훈의 매력 요인은 뭐니 뭐니 해도 감미로운 목소리, 통기타를 들고 발라드 메들리 송을 부를 때 여성 팬들의 가슴도 함께 뛰었다. 특히 그 흔한 열애설 한 번 없는 것도 그의 발라드를 더 애잔하게 만들었던 것. 그러나 데뷔 17년간 1400만 장이 넘는 음반을 판매하며 무수한 기록을 갱신했던 신승훈도 흐르는 세월은 막지 못했다. 데뷔 이후 줄곧 발라드로만 승부를 걸었던 그에게 고비가 온 건 2001년. 내는 족족 히트곡을 양산했던 것도 전설이 돼버렸다. 특히 맘먹고 내놓은 10집 앨범이 겨우 5만 장가량 판매되면서 신승훈의 위치를 수치로 나타내주었다. 현재 신승훈의 돌파구는 일본 시장. 이미 중국에서도 히트를 했던 <엽기적인 그녀>의 주제가 ‘I Believe’를 시작으로, <연리지>의 주제가 ‘나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네가 있을 뿐’, <천국의 나무>의 타이틀곡 ‘어떤가요’ 등을 통해 입지를 다졌다. 또, 얼마 전엔 나고야를 비롯 일본 도시 투어 콘서트를 성황리에 마쳤다. 최근에는 일본 최대 연예기획사인 에이벡스(AVEX)사와 2년간 계약을 맺고 본격적인 일본 활동에 들어갔다. 주로 작곡 활동을 할 때는 조용한 곳을 찾아가는데, 예전에는 제주도 안면도 같은 곳을 찾아갔다면, 이제는 일본으로 갈 정도. 가요계의 ‘욘사마’를 꿈꾸는 신승훈의 2라운드를 기대하라.

주체할 수 없는 표현의 자유, 신해철

데뷔 : 1988년 무한궤도 리드싱어(MBC 대학가요제 대상)
히트곡 : 그대에게, 우리 앞에 생이 끝나갈 때, 날아라 병아리, 인형의 기사, 해에게서 소년에게, 일상으로의 초대 등
별명 : 마왕, 대마왕, 앙드레 교주
특기 : 언제 튀어나올지 모르는 폭탄발언

대학가요제의 스타. <무한궤도>라는 전설적인 그룹으로 혜성같이 나타난 스타가 바로 신해철이다. 철학을 전공한 록 가수에게 팬들이 거는 기대는 컸다. 철학서를 즐겨 읽는다는 그의 모습은 신화화되기 시작했고, 결국 많은 소녀 팬들이 신해철을 따라 철학과를 지망하는 경우도 생겨났다. 곱상한 외모, 가녀린 몸, 당시 어느 모로 보나 신해철은 가장 모범적인 아이돌 스타였다. 그러나 주체하지 못할 그의 카리스마로 인해 신해철은 아이돌 스타로서 자신을 거부한다. 특히 신해철만이 내뿜을 수 있는 독설은 점차 거세지고 있는 추세. 급기야 <100분 토론>에 가장 많이 출연한 가수로 등극되는 영예를 안기도 한다. 입만 열면 이슈가 되는 그는 자신의 사생활도 거리낌없이 밝혀 세간의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보양식으로 지네나 자라를 먹는다고 하는가 하면 보톡스 시술을 받았다거나, 외모에 신경 쓰는 아내 때문에 눈썹 문신을 했다는 등 거칠 것 없는 솔직함을 드러냈다. 시트콤에서 앙드레 교주로 나온 이후에는 연기활동에도 적극적인 편. 처음 <안녕! 프란체스카>의 제작진은 카리스마에 눌려 섭외에 애를 먹었지만 이제 이곳저곳에서 섭외가 끊이질 않는다. 애니메이션 <아치와 씨팍> 목소리 출연에서는 “원래 욕을 하도 많이 해 오히려 자제하느라 애를 먹었다”고 할 정도. 라디오방송 <고스트네이션>에서 평소에 버금가는 문제성 발언을 ‘자제 없이’ 쏟아 붓고 있다. 최근은 록음악 대신 재즈 음반을 발표, 또 한 번의 음악적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는 중.

세월만큼 넉넉해진 그의 영역, 김현철

데뷔 : 1989년 1집 <춘천 가는 기차>
히트곡 : 춘천 가는 기차, 까만 치마를 입고, 그대 안의 블루, 횡계에서 돌아오는 저녁, 달의 몰락 등
별명 : 정재용
특기 : 노래 부르며 스스로 느끼기

‘정재용과 김현철 자꾸 헷갈려요.’ 네이버 지식 검색에 있는 질문. 우스개 같지만, 스스로도 그런 소리를 많이 들었다고 고백한다. ‘춘천 가는 기차’의 감미로운 목소리의 주인공으로서 거의 ‘몰락’에 가까운 소리다. 세련된 음악으로 주목받던 청년 김현철을 생각한다면 지금의 이미지와는 연결이 안 된다. 김현철은 이미 20살 때 박학기 앨범을 프로듀싱 할 정도의 실력가. 풋풋하고 신선한 그를 두고 사람들은 천재 음악가라는 칭호를 아끼지 않았다. 사랑 노래하면 감정을 격하게 표하는 것이 전부라 여겼던 당시에 김현철의 음악은 깔끔하고 쿨했으며, 그 자체로 모던을 상징했다. 또 자신의 앨범 활동뿐만 아니라 이문세, 이소라, 장혜진, 유재하 추모 음반 등을 프로듀싱, 프로듀서로도 꾸준히 활동해왔다. 그러나 뮤지션 김현철보다 김현철을 기대하게 만든 건 그가 가지고 있는 자유로운 기운이었다. 그가 부르는 노래 속에는 날아갈 듯한 자유로운 또는 몽롱한 기운이 있었고, 그건 바쁜 일상을 사는 사람들이 느껴보기 힘든 부러움이었다. 윤종신, 이현우, 유희열 등과 함께 솔로의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여성들의 관심을 받았던 그는 이제 결혼 6년차에 접어 든 두 아이의 아빠. ‘분유값 마련을 위해 방송에 출연했다’고 말할 정도로 생활인의 냄새도 배어난다. 그간 프로듀서와 아이들을 위한 ‘키즈팝’ 발매 등을 하던 그는 4년 8개월 만에 9집 정규 앨범을 냈다. 새 앨범 활동과 영화음악 감독 등 올 한 해 계획도 빽빽하다. 가지고 있는 타이틀만 해도 가수이자 프로듀서 겸 로지터엔터테인먼트 이사. 더 이상 그에게 ‘자유’가 아닌 ‘책임’으로 인한 단단한 안정감이 느껴진다.

http://www.magazinet.co.kr/Articles/article_view.php?mm=013002001&article_id=456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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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04-09 16: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가수 이현우가 아니라 기자 이현우였구나..;;;

홍수맘 2007-04-09 16: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님, 저도 가수 이현우 인줄 알고 잽싸게 달려왔는데... 흑흑흑
그래도 이렇게나마 다른 가수분들을 보고나니 좋았답니다. ^ ^.

마노아 2007-04-09 1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헷, 이현우 좋아하세요? 저도 좋아하는데..^^

아키타이프 2007-04-13 13: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신성우를 무쟈게 좋아하했답니다. 쫄바지마저 수용할만큼요.

마노아 2007-04-13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친구가 신성우를 엄청 좋아라 해서 저도 같이 많이 좋아했어요. 스타일도 너무 멋졌고 음색도 좋구요. 연기도 잘해요. 나중에 그가 출연하는 뮤지컬을 보았음 해요. 쫄바지도 소화할 수 있는 멋진 신성우^^
 

Today's Single : Fuck The World - Lil Wayne

                        (Music, from album <Tha Carter II (Screwed & Chopped)>)

....ing for T.C : 환상의 커플 + 소울메이트


Feeling : 목요일이다.


 한국에서 공중파 방송사의 드라마나 오락 프로그램을 만든다는 건, 2점차로 지고 있는 농구시합에서 종료 1초를 앞두고 슛을 쏘는 것과 비슷하다. 그것도 매일. 그들은 1주일에 최소 1회, 많으면 심지어는 5회나 6회의 분량을 출연자들을 통솔하며 찍어야 하고, 동시에 대본을 작성해야 하며, 편집을 비롯한 온갖 후반 작업에도 관여해야 한다. 사전제작제를 하면 좋겠지만, 성공여부가 불확실할 뿐만 아니라 제작비도 많이 들어가며, 한 번 인기를 얻기 시작하면 다시 성공하리라는 기약이 확실치 않은 시즌제보다 한 번 만든 프로그램 끝까지 가자는 마인드를 가진 방송사에서 그걸 허락할리 만무다. 물론 과거에도 그랬다. 그리고 현재 전 세계에서 사전제작제와 시즌제를 가장 완벽하게 실천하는 곳은 미국 정도 뿐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 한국인들은 바로 그 미드, 혹은 일드나 그들의 리얼리티 쇼를 거의 실시간으로 보고, 그것을 한국의 프로그램과 비교한다. 그리고 그것들과 비교해 재미없는 한국 프로그램은 외면한다. 물론 그건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연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만드는 사람들은 덕택에 매일 종료 1초전 3점슛을 쏴야하는 것을 모자라 성공률이 100%에 근접해야 칭찬받는 상황에 놓인다. 그리고, 그 와중에서도 어떤 사람들은 <환상의 커플>을 만들고, <하얀거탑>을 만들고, <무한도전>과 <거침없이 하이킥>을 만든다. 그건 일종의 기적에 가깝다. 그리고, 그건 다른 분야의 모든 사람들에게도 해당하는 일일 것이다. 한국에서 실력만으로 최고수준에 오르려면, 지독하게 열악한 환경에서 숨이 턱밑까지 차오르는 상황에서도 늘 상당한 완성도의 무엇을 만들어내야 한다. 물론, 이젠 한미 FTA까지 맺은 무한 경쟁의 나라에서 이건 당연하다면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래도 서로 박수 한 번 쳐주는 건 어떨까. 수고한다고. 당신들의 고생을 모르는 건 아니라고. 지금도 편집실에서 방영시간 10분전까지 편집하는 ***씨나, 기사 편집하느라 고생하는 ***씨나 모두 힘냅시다. 어쨌든, 지금은 그냥 갈 수 밖에 없어요.

 

http://bbs.freechal.com/ComService/Activity/BBS/CsBBSContent.asp?GrpId=908398&ObjSeq=28&DocId=15661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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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04-06 1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트리플 크라운의 강명석씨 글이다. 칭찬에 인색해져버린 우리가 아닐까 잠시 반성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