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게작게님 페이퍼를 보고서, 잠시 고민해 보았다. 왜 내게 남자 친구가 없지?
뭐, 평소에도 고민은 자주 했는데 깊게 생각해 보진 않았다. 솔직히, 지금도 깊게 생각해 보고 싶진 않다. 그러면 슬플 것 같아..;;;
"이렇게 예쁜데 왜 남자친구가 없을까?"
라고 말을 하면, 나의 학생들은 이구동성이 되어 "병부터 고치세요!"라고 한다.
뭐, 그건 장난이었구...;;;;;;
인연이라는 게 분명 있을 테지만, 그걸 엮는 게 쉽지가 않다.
내 첫사랑은, 나의 짝사랑으로 끝났다. 어쩌면 녀석도 날 좋아했을까?
그렇게 생각/착각할 상황이 여럿 있었는데, 같은 과의 내 친구가 녀석과 자기가 사귄다고 나한테 고백했다.
그래서 난 당연히 그게 사실이라고 믿었고, 녀석이 제안한 첫 데이트를 거절했다.
그리고 곧 휴학을 2년간 했고, 내가 복학했을 땐 녀석이 미국으로 연수를 간 중이었다.
복학해서 계속 학교에 남아있던 동기들에게 수소문해 보니, 그 둘이 사귀었다는 얘기는 전혀 없다.
나 낚인 거야? (ㅡㅡ;;)
인연이 아니었나 보다. 그런데, 그 후로도 꽤 오랫동안, 녀석을 떠올리면 난 두근거렸다. 그렇지만 그건 그냥 애틋한 기억이지 다시 연락을 취해서 관계를 이어가고 싶은 마음까진 없었다. 그냥, 거기까지였다.
두번째 인연은, 날 끔찍히 생각해 준 녀석이 있었는데 애석하게도 내게 녀석은 그냥 '친구'였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그 관계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서로 엄청 힘들었는데, 지금은 그냥 편한 친구가 되었다.
녀석은 여친과 알콩달콩 잘 살지만, 가끔 심심하면 연락하고 필요하면(?) 연락한다.
며칠 전에 점심 시간에 갑자기 받은 질문... "임금 이름 중에 ~조와 ~종의 차이는 어떤 거야?"
이런 식이거나 가로 세로 낱말 맞추기... 이런 것 할 때 가끔 전화한다..;;;;; 내지, 만화책 보고 싶을 때 연락한다...;;;;;;;;;;;
소싯적 인연은 이게 다인데, 그리고 쭈욱 솔로였다. 솔로라는 게 그닥 외롭지 않았던 시간이 끝나고, 누군가 만났으면 싶었던 시절에 처음으로 소개팅을 해봤다.(미팅은 해본 적이 없음..;;;)
참 좋은 사람이었는데, 그 사람의 이상이 너무 높아서 내가 좇아갈 수가 없었다. 선교 비전을 가진 그 사람은, 믿음 좋은 사람을 원하는 나라도 선뜻 동행을 말할 수가 없었다. 그럼 자신이 그 소명을 포기하면 되겠냐고 했을 때엔, 하나님께 죄짓는 기분이었다. 더 솔직히는 살면서 고생 많이 했는데 또 고생하고 싶지 않아서 거절했다. 두고두고... 아팠다.
그리고 작년에, 역시 소개팅에서 만난 사람은, 내가 만나게 되었던 사람 중에선 제일 배경과 조건이 좋았다. 그런데 또 짚어보면, 내가 만났던 몇 안 되는 남자 중에선 가장 성격도 별로였고 예의가 없었다. 물론, 한번 밖에 안 만나본 거라서 단정하긴 좀 미안하지만 그랬다. 다행히도(?) 그 사람도 내가 마음에 들지 않았는지 두번 만나지 않게 되었다.
그리고는 주변에서 소개시켜주겠다는 사람도 없지만, 내가 알아서 찾는 재주도 없다.
행동반경이, 집(교회)-학교-가게 수준이고, 가끔 가지는 모임들도 죄 여자들만 있는 곳이다.
이제 나이가 찼으니'선'보란 소리가 나올 법도 하지만, 나보다 다섯살 많은 큰 언니가 미혼인지라, 엄마의 관심사는 오로지 언니뿐이다. (뭐, 나도 동의한다..;;;)
누군가 왜 애인이 없냐고 물으면, 내 맘에 드는 사람도 없지만, 날 맘에 들어하는 사람도 없기 때문이라고 대답한다.
억지로 만들지 않아도 자연스레 엮어질 나의 인연이라... 표현은 낭만적인데, 서글프다.(ㅡㅡ;;)
근데... 내가 왜 이 페이퍼를 썼을까? 물어본 사람도 없는데...
게다가 열에 들뜨지도 않고 맨 정신으로???
쓰고 나서 후회되면 바로 삭제? 글쎄... 후회는 벌써 되는 것도 같고....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