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 문학사를 보다 1 - 문학사를 바탕으로 교과서 속 문학 작품을 새롭게 읽다 한국 현대 문학사를 보다 1
채호석.안주영 지음 / 리베르스쿨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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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현대문학사를 보다. 리베르 출판사는 교과서도 내는 출판사로 청소년을 위한 이미지와 스토리텔링 책들로 유명한 출판사다. 예전부터 ~를 보다 시리즈에 관심이 있었고 또 아주 잘 만든 책이라는 생각을 늘 해왔다. 이번에는 한국현대 그것도 현대문학사에 대한 책이다. 여전히 많은 이미지 사진들과 술술 쉽게 읽히는 스토리텔링이 돋보인다. 수능과 고등학교 내신을 위한 국어의 문학은 매우 중요한데 문학사를 알고 보면 교과서 속의 문학 작품이 새롭게 읽힌다. 개화기에서 일제 강점기의 우리나라의 문학 작품들은 어떤 것이 있었으며 어떤 의미를 지녔는지 이 책을 통해서 잘 알 수 있다.


이번에 티비에서 방영되며 히트를 치고 있는 미스터션샤인이라는 작품을 통해서 더욱 개화기부터 일제 강점기라는 사실상 잊혀져 가는 시대에 대해서 다시 관심을 갖는 불을 붙인김에 이 책도 청소년에게 권하기 아주 좋은 책이었다. 평소에는 읽기 싫다라고 했던 중학생 자녀에게 이번에 드디어 통했던 것이다. 한번 읽기 시작하니 진도가 잘 나가게 되었다. 이렇게 좋은 책을 부모만 읽기에는 너무 아깝다.


이인직의 '혈의누'는 내가 고등학생인 시절에도 교과서에 등장한 작품이다. 역사책이었는지 국어책이었는지는 가물가물하다. 고전 소설은 잊어라! 1906년 <만세보>에 발표한 청일전쟁을 배경으로 다룬 혈의누는 신소설이었다. 1917년에는 이광수의 무정이 발표되면서 국문학 최초의 근대적 장편 소설이 탄생하였다. 청일전쟁 당시의 귀한 사진인 전쟁에 임하는 일본군의 사진과 독립 협회 주관으로 개최된 만인공동회에 정부 대신들이 참여해 열린 집회인 관민 공동회(1898)의 귀한 사진도 수록되어 있다. 바로 여기에서 개혁안인 헌의 6조를 결의하고 고종에게 건의했단다. 그러면서 또 독립 협회를 설명하는 작은 글씨가 아래 수록되어 있다. 이처럼 하나를 알게 되면 여러가지를 엮어서 알게 해주는 방식으로 이는 금수회의록으로 이어진다. 예전 교과서를 배웠던 기억이 새록새록 나면서 점점 빠져든다.


해에게서 소년에게의 초판본도 볼 수 있고 장지연의 시일야방성대곡도 다시 한번 볼 수있다. 당시 황성신문의 발행수는 3천부였는데 갑자기 1만부로 늘었다고 한다. 바로 시일야방성대곡이 발표되었기 때문이다. 한일합방이 일어난 1910년인줄 알았는데 잘못 알고 있었다. 1905년 11월 20일자에 실렸다. 1905년 11월 18일 새벽 일본은 고종의 반대를 무시하고 을사오적을 앞세운 을사늑약이 체결된 직후였던 것이다. 동표여 동표여 하는 이 글은 지금 읽어도 울컥해진다. 이 책의 마지막까지 읽고 나니 내가 너무나 무지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미스터선샤인을 보고 당시 상황에 대해 분개하고 알고 싶어 했던 시청자들이라면 이 책도 강하게 권하고 싶다. 청소년들만을 위한 책이 아니다 우리도 읽어야 할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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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치 - 당신의 숨은 능력을 쭉쭉 늘리는 12가지 방법
스콧 소넨샤인 지음, 박선령 옮김 / 21세기북스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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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치. 스트레칭과 비슷한 말인데 제목부터 흥미가 간다 무슨 내용일까. 프롤로그부터 마음에 들었다. 당신의 숨은 능력을 쭉쭉 늘리는12가지 방법이라는 부제처럼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것들을 활용하는 것 간단히 말하면 이 책에서 말하는 스트레처의 자세이다. 이 책에서는 성공과 행복을 이루는 삶의 기본적인 자세로 스트레칭을 사용하는 사람과 체이싱을 사용하는 사람들로 나눌 수 있는데 전자는 이미 가지고 있는 자원들을 잘 활용하고 창의력을 발휘해서 그것을 성장시켜 나가는 것이고 후자는 규모를 늘리고 사업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성장시켜 나가는 것이다. 이미 미니멀 라이프라는 삶의 형태에 매력을 느낀 나로서는 당연히 스트레칭의 방식이 마음에 들어서 더욱 이 책을 읽는 맛이 났다. 조상이 만들어 놓은 양조장을 이용하여 소규모로 고급스럽게 만들면서 이 맛을 아는 사람들만 공유해서 판매를 한 덕분에 이 소문을 듣고 매니아들이 생긴 한 양조장의 이야기는 무척 고무스럽다. 결국 이 업체는 더욱 유명해졌지만 엄청난 홍보를 아직도 하지 않는다. 그럴 돈으로 다른 망해가는 양조장을 구입해서 생산라인을 더욱 현대적이면서 경제적으로 꾸린 케이스이다. 반면 우리는 지금은 사라진 수많은 업체들을 기억하고 있다. 예전에 우리나라에서도 컴퓨터를 싸게 사면서 교육도 받을 수 있는 그러한 업체의 빌딩이 자고 나면 마구 생겼던 시기를 기억한다. 결국 몇년을 지나는 동안 유행도 떨어지고 맥컴퓨터 라든지 다양한 니즈에 부합하지 못하고 큰 덩어리를 이기지 못해 사라진 업체가 되었다. 그밖의 다른 사업체들도 기억이 난다.

이 책에서는 어떤 다단계 업체가 아주 고가의 소파나 의자 책상 등으로 럭셔리하게 꾸미는 데에 치중하고 모금된 돈들을 마구 투자하며 덩치를 크게 하던중 도산하게 된 그러한 많은 예를 들어보인다. 반면 맥가이버처럼 최소한의 도구로 최적의 방법으로 어려움을 해결했던 맥가이버식의 스트레칭 방법은 엄청나게 매력적이다. 물론 허름하고 거미가 출몰할 것처럼 꾸미라는 것은 아니다. 튼튼하면서 고가의 가구가 아닌 방법으로도 깔끔하게 꾸밀 수 있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홍보할 수도 있다. 로버트 로드리게스의 엘 마리아치는 전세계적으로 히트 친 상업영화이다. 저예산으로 만든 영화치고 말이다. 이 영화의 예고편을 본 제작가가 7천 달러라는 이야기를 듣고는 예고편 치고 참 저렴하게 잘 만들었다고 칭찬했다는데 당시 예고편의 비용은 보통 2만 달러 정도였다고 한다. 하지만 영화 전체의 예산이었다는 사실을 알고는 본인이 투자하기로 결심했다니 한 사람의 빛나는 안목과 창의력을 넘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든다. 조지 클루니가 잠깐 등장하는 씬은 그의 저택으로 가서 찍을 정도였다니 이 영화의 진가를 알고 기꺼이 출연을 결정한 많은 배우들의 안목에서 박수를 쳐주고 싶다.

이처럼 스트레칭의 여러가지 예를 읽으면서 미니멀하면서도 기발한 스트레처들의 세계에 푹 빠져든다. 반면 무분별하게 확장을 거듭했던 회사의 말로를 보면서 씁쓸해진다. 우리 정부의 세금이 이런 업체로 흘러들어가지 않기를 바래본다. 스콧 소넨샤인의 사회과학자로서의 면모와 컨설턴트로서의 면모가 돋보이는 지적이면서도 재미있게 읽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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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돌봄 - 누구보다 사랑하고 싶은 나를 위한 자기 치유법, 개정판
타라 브랙 지음, 김선경 엮음, 이재석 옮김 / 생각정원 / 201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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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이 훌쩍 넘다 보니까 어릴적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감정들이 샘솟는다. 자녀가 생기니 자녀가 어떻게 될까봐 걱정되는 마음이 갑자기 들때에는 두려움이 커질때도 있고 십대와 대학시절 마냥 즐거웠던 긍정적인 마음이 그리울 정도가 되고 무엇보다 무기력해질때가 있는데 막상 혼자가 되어 잠을 자고 나면 그래도 하고자 하는 의지가 샘솟아 이것저것 집안일을 몰아서 한다. 그러니까 정말 우울증에 빠진 적은 없는 것 같다. 우울감은 가끔 느낀 적은 있어도. 가끔 나의 생활이 생각지 못하는 사태에 잠시라도 빠지게 되면 참을 수 없는 화가 치미는데..그것은 시가가 원인이 될때가 많다. 친정이라면 내가 정말 불편하면 대화라도 되는데 시가는 말이 안 통하고 매번 반복되는 일때문에 쌓여온 화가 갑자기 촉발되는 이유일 것이다. 이럴때 나는 혼자 궁시렁대더라도 상대방을 향한 화가 치솟기에 나 자신의 탓으로 돌리는 일은 거의 없기에 내상을 덜 받는 것 같다. 헌데 유독 자책을 하고 자기비하를 하는 경향이 있는 사람은 바로 딸이다. 그렇게 키우고 싶지 않았는데 어릴때부터 예민하고 자책을 하는 경향이 있었던 걸 보면 타고난 무엇이 있는 것 같기는 하다.


어쨌든 딸이나 남편이나 혹은 우울감이 생길때의 나에게도 이럴때 자책하지 말고 자신을 돌보라는 말을 듣고 싶은데 그러지 못할때 이 책은 매우 유용하다. 자기돌봄이라는 책은 이런 책 중에서 이미 유명한 책이다. 일단 멈춤. 그리고 자기를 돌보고 내면을 살피고 스스로 위로하는 자기 치유법은 정말 우울증 해결에 중요한 부분이다. 명상의 중요한 부분이 있고 스스로 조용해 질 수 있도록 이 책은 정말 고요하게 만들도록 도와준다. 니탓이야 하는 부분은 절대 없어서 더욱 안심이 되는 책이다. 그저 고요히 내 내면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관찰하고 불필요한 감정은 나가도록 도와준다. 어떻게 보면 선불교 같은 면이 있지만 기독교인이어도 상관은 없다. 나는 하나님을 믿고 있고 그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니까 말이다.


1부가 멈춤 그리고 자기 받아들임. 내면을 살피기라면 2부는 <나보다 더 나은 나는 없다>는 중요한 가르침을 준다. 내 안의 모든 나를 용서하고 현재의 상황을 그대로 수용하면서 나 자신이 친절한 마음으로 수용한다면 나를 괴롭히는 무언가가 정돈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 두번째 화살까지 맞아서는 안된다는 것을 역설한다. 자기 비난이 오래 가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이 책의 내용을 모두 자세히 쓸 수는 없다. 이 책을 읽을 독자들을 위해서 말이다. 근래 읽은 책 중에서는 가장 도움이 많이 된 책이었다. 내면적인 화와 분노 무기력에 대해서 말이다. 그리고 좀 더 관대해지면 가족에게도 더 잘하게 된다. 지금 자신에게서 알 수 없는 비하와 화가 내내 난다면 일단 멈추고 그 원인에 대해서 살피며 별것이 아닌것은 넘겨버릴 수 있도록 이 책이 도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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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이 필요한 순간 - 인간은 얼마나 깊게 생각할 수 있는가
김민형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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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때까지만 해도 중간고사 기말고사 등 내신 성적이 900명중 11등 정도였던 나는 수학도 외워서 했었던 암기파였다. 하나하나 이해하고 스스로 풀어서 내것으로 만들어야 할 수학이 이렇다보니 고등학교의 고급수학부터는 그냥 손을 놔서 '수포자'가 되었다. 그래서 중학교때는 기대를 한몸에 모았던 나는 고등학교부터는 집합 부분만 까만 그런 대표적인 수포자학생이 되어버렸다. 특유의 긍정으로 다른 과목의 내신은 잘 봐서 전체로는 2등급을 받았으나 수학을 망쳐버렸으므로 기대한 만큼의 대학은 절대 갈 수 없었다. 지금같으면 수시라는 제도가 있어서 오히려 나같은 학생은 내신을 잘 받는 편이었으니 대학교 이름이 달라졌을텐데..그래도 변하지 않는 진리는 수포자는 수포자였을 것이다.


완전히 문과인 나도 이 책은 재미있게 읽혔으니 바로 '수학이 필요한 순간'이다. 저자 김민형은 영국 옥스퍼드 머튼칼리지 교수이자 서울고등과학원 석학교수이며 페르마의 방정식의 '해의 유한성 증명 문제' 처럼 수학의 난제를 해결해온 유명한 수학자이기도 하단다. 인문학자 김우창 교수의 아들이기도 하다는 그는 중1때 몸이 아파 집에서 혼자서 공부를 하였는데 서울대 수학과를 들어갔고 조기졸업한 천재중의 천재이다, 예일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고. 이런 그가 내놓는 책이라면 어려운 수학 문자의 향연일 줄 알았는데 의외로 생활속에 과학과 우주적인 이야기가 가득하다. 그리고 확률 이야기도 재미있다. 물론 알아듣기 어려운 식이 등장하지만 식은 식일뿐 이러한 식이 나온 배경과 수학이야기를 옆에서 듣는 것처럼 아주 쉽고 재미있게 설파한다. 그도 그럴 듯이 이 책은 그의 강의를 옮긴 구성이고 방학때마다 영국에서 한국으로 찾아 와 초등학생부터 일반인까지 대상으로 한 그의 강연은 명강연으로 유명하다고 하는데 이 책을 읽으면 바로 수긍할 수 있다.


아 이래서 수학이 필요하게 되었구나..고대로부터 왜 수학이 필요했고 어떠한 수학이 탄생하였는지 아르키메데스의 이야기도 등장하고 미적분이 왜 필요하게 되었는지 뉴턴의 이야기도 등장한다. 우리가 우주라는 곳을 구체적으로 알게 되고 달에 갈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수학의 힘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특히 사람들의 질문을 받아서 대답해 주는 대담 형식의 글은 나같은 궁금증을 갖고 있었을 독자들에게 단비같은 구석이 있다. 수학이 논리학인지 수학만이 논리적인지 수학은 논리학만은 아니라는 대답과 수학적인 증명이 무엇인지 갈릴레오 갈릴레이에서부터 분류학등 수학에 대한 본질적인 설명과 수학의 근본을 설명하는 부분이 아주 새로웠다. 적분은 어떻게 착안할 것일까요? 라는 물음에 적분 역시 미분처럼 중력법칙에 관련이 깊고 뉴턴은 2개의 물체 사이에 중력이 어떻게 작용하는가 고민했으며 중력은 질량이 커질수록 커지고 거리가 커질수록 작아진다. 이같은 만유인력의 법칙으로 혜성의 타원운동까지도 설명할 수 있었다고 하니 역사적으로 이런 인물들이 발견해 낸 법칙들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새삼 알 수있었다. 페르마의 원리에서는 빛이 최단 거리로 간다 등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상식들이 유명한 수학자 철학자 과학자에게서 나온 것임을 알 수 있다. 그렇기에 우리처럼 입시만을 위한 수학을 한다면 과연 우리나라의 수학의 미래는 밝을 수 있을지 그런 생각도 들었다. 뒷부분의 방정식이나 확률 이야기도 아주 흥미롭다. 리뷰로 하나하나 쓸 수는 없기에 직접 이 책을 읽어보아야 진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정말 문과생들도 끝까지 읽을 수 있는 수학책이 맞다! 인간은 얼마나 깊게 생각할 수 있는가 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도 나 자신에게 가질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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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련 : 삶의 군더더기를 버리는 시간 배철현 인문에세이
배철현 지음 / 21세기북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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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다운 것을 찾는 시간. 카르페 디엠. 지금 이 순간을 잡아라. 배철현님의 심연을 읽고 나서 수련을 읽었는데 두 번 다 비슷한 경험을 하게 된다. 정신없이 핸드폰으로 항상 확인하고 검색하고 인스타의 바다속에서 헤매다가 이렇게 오랜만에 책을 들면 내가 흘려버린 시간들이 생각난다. 수련. 나다운 것이 무엇일까 흘려버린 시간속에서 나의 정체성을 찾고 오롯이 내가 나를 생각하는 시간을 따로 만들어야 일종의 중독된 시간의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다.


그래서 이 책의 처음에 나오는 <지금>이라는 단어는 매우 중요했다. 과거와 미래가 하나되는 시간이라는 부제속에 셈족어와 고전문헌학을 전공한 이 답게 라틴어로 카르페 디엠을 하나하나 설명해 주고 있다.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님은 '카르페 디엠! 이 날을 잡아라. 너희들의 삶을 비범하게 만들어라' 라고 한다. 학창시절의 우리는 다같이 빛나는 존재였고 나자신에 집중하는 시기였다. 남을 부러워하고 질투하는 것들이 그렇게 심하지 않다. 바로 누군가가 최고의 기술을 가지고 최고로 아름답다는 말에 쉽게 매료된다고 한다.그럴때 내 마음속에서 흘러나오는 침묵의 소리를 듣는 것을 바로 비범한 상태라고 저자는 표현하고 있다. 비범한 자는 바로 자신만의 빛을 소중히 여기는 자인 것이다.


호라티우스는 그 빛을 '디엠'이라고 표현했는데 낮이나 빛이라는 뜻이며 같은 어원에서 '데우스'는 신을 의미하는 단어가 되었다. '카르페'는 고대부터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특히 잘 포착하는 바로 그때를 말한다. 씨를 뿌리고 수확하는 때, 과일을 고당도로 키우고 따는 시기를 정확하게 아는 그때 바로 그 순간을 포착하라는 말이다. 전우주적으로 무슨 일이 결실을 맺기 위해서는 어느 때가 있다고 한다. 우리는 이 시기를 그냥 흘려보내고 있다. 스맛폰이라는 신 문물의 기계로 인해 말이다. 오늘부터 핸드폰을 들여다 보는 시간을 정해서 보기로 해본다. 그렇지 않으면 청소할 시간도 밥을 해야할 시간도 잊게 한다. 해외에서는 수영장에 바로 옆에 자녀가 물에 빠지고 있는데도 스맛폰 삼매경에 빠져 아이를 구할 시기를 놓친 부모의 이야기도 간간히 나온다. 자신이 이것에 빠져있다면 이것도 중독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암튼 수련을 읽다 보면 잊고 있었던 무엇인가를 찾게 된다. 마치 요가와 명상을 하는 기분이랄까. 지금, 좌정, 방석, 신념, 배역, 기도, 비겁, 단순, 욕심, 식탐, 자만, 분노, 시기, 귀향, 동지, 추상, 방향, 자유, 감각, 평안, 일치, 침묵, 패기 등 소제목만 읽어도 나에게 필요한 단어들이 많이 보인다. 각 장에서는 이 키워드로 라틴어 등 고대어를 풀어 내며 저자만의 깊은 명상같은 글들을 보여준다. 책을 읽으며 편안함을 느끼는 시간이 참 오랜만인 것 같다. 책을 읽으며 아껴읽는 기분이 들고 즐거운 기분이 든다. 스맛폰을 내려놓고 예전에 느꼈던 순수한 시간, 순수한 기쁨을 누려보는 현대인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나를 포함하여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이렇게 하다보면 금방 십년이라는 세월이 잘 자각하지도 못하는 사이에 훅 지나간다. 이 책의 에필로그처럼 지금, 바로 이 순간을 낚아채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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