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지나고 바로 책을 받아볼 욕심으로 추석전에 책 주문을 했다.  

책준비는 이미 다 되었다고 뜨고, 24일 업무 개시를 하고 '택배'로 보내는 거니까 혹시 오늘 받을 수 있으려나 싶은 기대감에 배송추적을 해 봤더니 내가 받아야 할 책박스는 어째 현재위치가 대전터미널에서 서울 터미널로가고 그리고 다시 오늘 새벽에 대전터미널로 돌아왔는가. 

알라딘에서, 배송추적상황을 마구잡이로 넣는걸까, 배송업체가 바보인걸까, 이 뜻을  이해못하는 내가 바보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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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9-25 09: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chika 2010-09-25 10:00   좋아요 0 | URL
헉, 그런일이! 이건 정말 배상해야되는 상황아닌가요?
 

The Way 

 

"이곳을 여행하며 드는 생각들은 쉽게 정리가 되지 않는다. 한적하고 평화롭기 그지없는 마을이나 바닷가, 맑고 깨끗한 자연, 때 묻지 않은 많은 것들이 이곳을 이루고 있다. 전쟁이 남기고 간 상처와 슬픔 때문에, 이렇게 아름다운 곳을 바라보고 있으면서도 마냥 감탄할 수만은 없는 현실이 무겁게 느껴진다"(280) 
DMZ의 자연생태 그대로의 아름다운 모습도, 그 모습이 간직하고 있는 상처와 슬픔도 다 느끼고 있는 그의 여행이야기는 그것만으로도 좋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저 한두장 펼쳐보면서 간지나는 소지섭의 화보사진만을 보고 있는 느낌은 이미 사라지고 없다. 

"주로 이야기를 듣는 데에 재능이 있는 나는 내 얘기를 하기보다 듣는 쪽을 더 많이 선책하게 된다. 그래서 친구들은 나를 만나면 속에 있는 말을 다 하곤 했다. 하지만 정작 난 말수가 적어, 많은 사람들이 그런 날 답답해하고 힘들어했다. 때로는 오해를 사거나 비난을 받기도 했다. 지금의 나는 자연스럽게,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 방법을 터득하고 있는 것이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흘러가기를."(186)
그것이었다. 이 책 한 권을 통해 배우 소지섭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고자 했지만 그의 말없음이 실망스러워 간지나는 꽃미남 배우의 화보집에 혹했을뿐인거 아니냐는 한탄을 내뱉았지만, 한 장 한 장 사진과 글을 넘기다보니 왠지 조금은 소지섭의 겉모습뿐만 아니라 속마음도 조금은 보이는 것 같아 책을 다시 한번 더 펼쳐본다. The Way. 소지섭의 길. 그게 무엇이었던가... 

"늪은 키가 너무 자라버린 풀들이 모두 점령해버렸다. 풀들은 전부 바람의 방향대로 몸을 눕히고 있었다. 용이 쓸고 지나간 자리일 것이다. 힘이 센 풀들을 헤치고 걷는데, 길이 잘 보이지 않는다. 발이 물에 빠지기도 하고 억센 풀뿌리 같은 것에 긁히기도 한다. 하지만 거기에는 분명 길이 있었다."(319) 

  

 그림은 말보다 더 직접적인 언어입니다. 

 

"그림은 말보다 더 직접적인 언어입니다. 말은 항상 한 단계가 더해지게 됩니다. 우리가 표현하고자 하는 것을 언어적 상징으로기호화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는 판독이라는 과정이 필수적입니다. 그림은 가장 먼저 등장한 표기의 형태이고, 읽고 쓰기를 배우기 한참 전의 어린아이였을 때 우리는 무언가를 그림으로 그렸습니다"(184) 

어릴적부터 그림책보다는 글자만 가득한 이야기책만 읽어서 그런지 나는 그림으로만 표현된 이야기를 제대로 알아듣지 못한다. 스스로 이미지에 약하다는 강박관념에 빠져있어 더 부추기고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만화책을 볼때도 그림컷으로만 표현된 이야기를 놓쳐버리고는 이야기의 결과에 의아해할때도 많았다. 물론 그러한 것은 조금 더 찬찬히 그림을 살펴보게 되면서 제대로 볼 수 있게 되기는 했지만 여전히 나는 이미지를 통해서만 그 안에 담겨있는 뜻을 이해하는것은 느리다. 
그래서 대홍수를 펼쳤을 때 처음 느낀것은 당혹감이었다. 이 날카로운 그림들과 너무나 강렬해서 오히려 무겁고 더 폭력적으로 느껴지는 이 그림들의 상징은 무엇인가... 

"오늘날에는 있는 그대로 찍는 카메라가 있지만, 이 기계는 오로지 겉모습을 찍을 뿐입니다. 따라서 미술가의 작업 또는 시인의 작업은 겉의 층을 꿰뚫어 내면의 진실에 다다르는 것입니다. 진실은 매우 아름다울 수 있습니다. 아마도 진실과 아름다움은 결국 같은 것이 아닐까요...... 난 잘 모르겠지만요. 내가 진실 또는 아름다움에 대해 무엇을 알고 있을까요? 나는 단지 여기에서 긁어낼 뿐입니다..... 긁어내서 생명력을 드러내기 위해 노력할 뿐입니다."(189)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천천히 느릿느릿하지만 좀 더 깊이있는 통찰력으로 그림판 하나하나를 살펴봐야 할 것이다. 특히나 이해가 느린 나에게는 더욱더 깊은 통찰이 필요하겠지.  

 

 

 우리는 자신의 눈을 가린 장막을 걷어내야 합니다 
 

"나는 개인의 힘이 세상을 바꾼다고 믿는다. 사회운동은 개개인이 행동에 나설 때 비로소 뿌리를 내리고 꽃을 피운다. 국제 노예 매매를 근절하기 위해 할 수있는 일이 하나도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신의 잠재력을 과소평가함은 물론 노에로 사로잡힌 이들의 희망을 외면하는 것이다"(327)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그렇게 두가지가 될 것이다. 이땅의 현실을 아는 것과 그 현실이 부당함으로 가득하다면 그 현실의 세상을 바꾸기 위해 나의 존재만으로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희망을 버리지 않고 노력하는 것. 


 

가슴으로 이기는 거야, 이 안에 있는 강한 가슴으로. 

사람은 빵만으로 사는 것이 아니다,라는 말에 그 모든 뜻이 다 담겨있지만 우리 모두는 그 뜻을 잊고 살아간다. 하루 한끼니를 채우기 힘든 이들에게 빵 이외의 것은 사치일뿐이라는 인식이 뿌리깊이 박혀있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삶은 그렇게 단순하지도 않고, 퍽퍽하지도 않다. 

'빵과 장미'는 실제 있었던 1912년 미국 매사추세츠 로렌스의 파업을 배경으로 이민 노동자 가정의 소녀 로사와 부랑아인 어린 노동자 제이크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예나 지금이나 노동에 대한 정당한 댓가가 주어지지 않고, 노동자들은 자신들의 생계를 이어가기 위한 최후의 수단으로 파업을 감행하지만 파업은 폭력진압으로 이중의 고통을 견뎌내야하는 시련이다.

"우리가 원하는 건..... 단지 우리의 배를 채워줄 빵만은 아닌 것 같아요. 우리에게는 빵만이 아니라 그 이상의 것이 필요하죠. 우리는 우리의 가슴과 영혼을 위한 양식도 원해요. 우리가 원하는 건 - 그걸 뭐라고 해야 하나, 우리가 원하는 건, 그 뭐냐 - 푸치니의 음악 같은 거에요. 우리에게는 아름다운 것들도 어느 정도 필요해요. 우리의 사랑스러운 아이들을 위해서 말이죠"(114)
그러한 빵과 장미의 파업 기간동안 그들의 파업을 지지하고 응원하는 전국의 여러가정으로 매사추세츠주 로렌스의 아이들이 잠시 머물러 떠나게 된다. 사랑하는 가족과 떨어져지내야 하는 슬픔속에서도 자신들을 받아 주고 따뜻함을 전해준 이들의 진실함은 노동자의 파업이 결코 그들만의 싸움이 아니라는 것을 새삼 느끼고 깨닫게 한다.  

백여년전의 미국에서 일어난 파업과 그에 얽힌 빵과 장미의 이야기는 먼 낯선 땅의 이야기이거나 아주 먼 옛날의 이야기인것만은 아니다. 그들의 이야기에서 우리의 모습을 다시 보게 되고, 지금 우리의 현실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웃의 이야기에 우리 자신은 어떠한 손길을 내밀고 있으며 그들에게 어떠한 희망을 건네주고 있는 것인지 생각해보게 된다.
진정한 연대가 무엇을 뜻하는지 깨닫게 해 주고, 우리가 꿈꾸는 세상의 모습은 어떠한 것인지를 보여주고 있는 빵과 장미의 파업과 그에 얽힌 이야기들은 진한 감동을 전해주고 있으며 또한 지금 우리의 발걸음이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를 일깨워주고 있다. 

  

================ 아쉬운 것은, 누가 꽃들의 입을 틀어막는가에서 원저자가 의식적으로 표기한 '버마'를 버리고 미얀마를 취했다는 것. 혼란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했지만 그 혼란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 깊은 뜻이 무엇인가 모를뿐이고 나는 의미를 설명한 의식적인 버마의 국가명을 적는 것이 좀 더 올바르다고 믿는다. 

빵과장미에서 인용된 We shall not be moved는 30년대의 사회운동가들만 즐겨부른 것이 아니라 우리의 민주화운동현장에서도 많이 불린 것으로 알고 있다. 손뼉을 치면서 부드럽지만 강하게 부르던 '흔들리지 흔들리지 않게...'라는 후렴구를 기억하는 이들도 많겠지. 글에 대한 번역을 뭐라 한다기보다는 우리에게(그게 나 혼자만의 생각일지 모르겠지만) 좀 더 익숙한 그 노래 그대로 적혀있다면 더 좋았겠다 싶은 생각이 든다. 왠지 잊혀져가는 과거가 되는 느낌이...들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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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장미꽃 만들어 주어요. 피아노, 장미꽃으로 장식할래요."
우리 집 선화공주 말한다.
그래서 집에 오래전부터 있었던 "종이 접기 책"을 보면서 만들었다.

"아빠, 이건 장미꽃 아녜요."

사실 나도 접으면서 "이것이 진짜 장미냐?" 그렇게 느끼면서도,
"책이, 이건 장미다 하는 거니까 장미지."
해서 어렵사리 접었던데, 선화공주 못마땅해서 불만가득.

며칠 후, 우연히 chika님 서재에서 매우 멋진 장미꽃을 발견.
chika님께 장미접기 HP를 소개받았다.
밤마다 조금씩 접어 봤던데, 이것 되게 어렵고 귀찮았다.
특히 마지막 돌리는 부분에서 종이가 자꾸 찢어졌다.

그래도 실패를 몇번 거듭해서 겨우!!
짜짠!!

왼쪽 멋진 장미꽃.
오른쪽은  선화공주가 "이건 장미꽃 아녜요." 라고 한 "장미"


컬러풀 장미꽃들.


그런데 피아노를 다 메울려면 몇개 더 만들어야 하나?




선화공주도 도전하지만 아직 잘 접지 못한다.
그래서 당분간 계속 내가 접어 줄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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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10-09-20 08: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우, 근사합니다. 최고! 최고!

세실 2010-09-20 09:3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예뻐라. 어쩜..피아노 위가 참 깨끗해요. 흐~~

ChinPei 2010-09-20 14: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조선인님,그것 정말 멋있죠?
세실님, 호호호, 가까이 가서 자세히 보면 손때 투성이에요. ^^;;;

chika 2010-09-20 15:41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이고, 추천하다가 삭제를 클릭할뻔했어요;;;

이쁘군요. ㅎ
저는 장미접기용으로 나온 조금 두툼한 종이로 접었습니다. 선물을 하려고 생각중인데, 정말 많이 귀찮...^^;;;
(저는 TV보면서 한두개씩 접고 있어요 ㅎ)

ChinPei 2010-09-21 11: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네, 정말 귀찮애요. 그러나 이걸 접는 시간은 매우 마음이 안착해서 좋아요. ^^

pjy 2010-09-21 18:0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장미를 접고 계시는군요^^ 피아노도 여백의 미가 필요합니다ㅋㅋ;

ChinPei 2010-09-21 20: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딸네미가 고집이 세서,말을 듣지 않다니까요.
 

모니터쳐다보고있다가마우스잡고고개를흔들며잠이들었다.순간적으로화들짝놀라깼...다고생각했는데지금도잠시졸았다.  

순교자에대한책느낌을적으려고컴을켠거지만아무생각도나지않는다.순교자와엔도슈사쿠의침묵이떠오르고사실과진실의구분이모호해지는가운데그모든걸. 짧게메모라도해서나가야겠다 싶었는데아무생각도나지않아. 

항상시큼한맛이더강한포도주만마셔서세상모든포도주는그런가생각했었는데오늘마신포도주는달콤한향에맛자체도그리강하지않더라.그거마시 

책선물도해야하는데정리하기가딱귀찮다.내맘대로해야겠다.졸다가벌써십분을넘겨버렸다.서평은절대로못쓴다,라는확신이들고있으니그냥자야겠다.쌓여있는책이무섭다.신기하네. 

좌파들의반항,을읽었는데무슨말을하려고하는지도통모르겠다.하긴좌파가뭔지도모르면서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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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nPei 2010-09-19 2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 주무셨어요?
 

 

 

여름이 갑니다 

여기는 제주도였어요 

태은이가 물속 모래를 만졌지요 

제주도에 있었던 짧았던 시간 속에  

님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생일축하드려요 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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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10-09-17 00: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태은에게 참 좋은 여행이었겠네요,

chika 2010-09-17 09: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
태은이 태어난 게 엊그제 같은데 많이 컸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