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새끼는 배신자에 개자식이야˝
하지만 증거도 없이 그렇게 말하는 건 옳지 않았어. 그게 바로 사실로 판명나더라도 말이야. 4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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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개들 이빨이 왜 그토록 하얀지 잘 몰라. 하지만 모든 개의 이빨이 그래, 이빨이 시커먼 개는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개가 이빨이 빠졌다거나 충치가 생겨 발치해야만 했다는 말도 들어본 기억이 없어. 이런큰 개들의 진기한 측면이야, 또다른 진기한 면은 잠을 자지 않는다는 사실이지. 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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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라클레스와 테세우스, 두 영웅의 신화에는 역사적 사건과 밀접한 이야기들이 녹아 있습니다. 스파르타와 아테네는 헤라클레스와 테세우스처럼 적에 맞서기도 하고 라이벌에서 적으로 변모하기도 했습니다. 두 사람의 이야기는 동맹과 전쟁을 반복했던 스파르타와 아테네의 역사를 영웅 신화 속에 녹여 부각한 것입니다.
우리는 신화를 허구적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판타지로만 여깁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 속에는 실제 역사가 숨어 있으며, 인간 삶의 보편적인 구조와 진실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신화를 단순히 이야기로만 받아들일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역사의 진실과 문화를 이해하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이 우리가 신화를 깊이 이해하고 경험하는 길이 됩니다.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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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세만큼이나 오해도 많이 받았던 인물, 나 역시도 나혜석을 피상적으로만 알았다.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라지만 남은 그림으로 봐서는 잘 그렸다고 하기 어려운 화가, 연애하는 신여성, 남편 덕에 세계일주한 여자, 거기서 바람이 나 이혼하고 그 전말을 또 매체에 발표한 여자….… 그러나 2000년대 들어 다시 만난 나혜석은 정말 글을 잘 썼다. 문장의 미려함을 말하는 게 아니다. 사고는 21세기적이었고, 지평은 식민지 조선을 넘어 유럽으로 향했다. 글로 좌충우돌한 것은, 쏟아질 비난을 몰라서가 아닌 것 같다. 논쟁의 시대였고, 논쟁의 탈을 쓴 명사들의 여혐 발언‘도 지면은 기꺼이 신던 시절이었다. 거기서 나혜석은 여성 선각자로서 비난을 한몸에 받으면서도 제 역할을 했다. 다만 그림에 대해서는 답답한 점이 남는다. 151


일본영사관 부영사로 있을 당시 나혜석 부부는 독립운동가들의 밀입국을 도왔다. 그러나 이후의 삶은 갈라졌다. 전 남편 김우영, 가정 파탄의 원인제공자였던 최린, 그리고 도쿄 유학 시절부터 교유했던 춘원 이광수까지..… 나혜석과 가까웠던 남자들은 친일행적으로 해방 후 반민특위에 회부됐다. 반면 가정도, 작품도, 종국에는 이름까지 다 잃은 나혜석은 신사참배도 거부하며 자기만은 지켜냈다. 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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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라는 우주를 건너는 너에게 - 수학자 김민형 교수가 아들에게 보내는 인생 편지
김민형 지음, 황근하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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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자 김민형 교수가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라는 부제가 달려있는 이 책은 이미 2014년에 출간되었고 이 책은 그 책의 개정증보판이라는 것은 책을 펼쳐들고서야 알았다. 그리고 아니 그래서 그의 아들이 이 책에 담겨있는 편지를 받을때는 좀 많이 어린친구였다는 것도. 

책을 읽고 김민형 교수가 아들에게 편지를 보낸 시기가 언제인지 찾아봤다. 2005년,이라면 나 역시 아주 잠깐이기는 하지만 독일의 퀠른 성당에 갔었는데 내가 갔을 때는 보수공사 중이어서 첨탑의 한쪽이 가림막으로 가려져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대성전에 대한 기억은 흐릿하지만 그 높았던 종탑은 잊을수가 없는데 어떤 건축학적이나 미학적이거나 역사학적인 관점이 아니라 그저 퀠른 성당의 전체를 사진에 담고 싶었는데 그 가까이에서는 바닥에 누워봐도 성당 전체를 담을 수 없었던 것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사람마다 같은 것을 보아도 떠올릴 수 있는 생각이 다르고 기억이 다르고 그에 대한 주제로 대화를 나누는 것도 다르다. 그래서 여행에세이를 좋아하는데 2달여간의 유럽 일대를 다니며 보고 싶은 아들에게 자분자분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이라니, 더구나 그 글이 인문학적 글쓰기를 하는 수학자 김민형 교수의 글이라니 책을 읽기전부터 기대가 컸었다. 그런데 확실히 어린 아들에게 보내는 글이라 - 그 자신은 이 글 역시 선행학습이 되어버리는 것은 아닐까 걱정할만큼 좀 깊이있는 글들이 있기는 하지만 -  좀 더 여행지의 풍경에 대한 이야기를 기대한 내게는 기대감이 좀 달랐다고 할지... 조금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글이었다. 


기억에 남는 이야기중 하나는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이다. 세계가 하나로 연결되며 교류가 많아지는 것은 좋은 면이 많겠지만 수학을 연구하는 학자로서 각 나라마다의 개성있는 연구 방식이 사라지는 것은 좀 아쉽기도 하다는 동료 수학자의 이야기는 또 다른 측면에서 '세계화'를 떠올려보게 한다. 

만약 내 주위에 아이가 있다면, 조카든 주일학교 아이들이든 이 편지글을 함께 읽고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는 생각도 잠깐 해봤다. 암기할수는 없지만 함께 엘리어트의 시를 낭송해보기도 하고 슈베르트의 노래를 들으며 생각의 지도를 같이 그려보기도 하며 서로 다른 것을 지닌 사람들의 다양성을 인정하며 세상이라는 책을 함께 읽는다... 라는 생각을 해 보면 그것만으로도 왠지 즐거운 시간이 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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