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 : 당신이 원하는 삶으로 안내하는 비밀 지도
론다 번 지음, 하윤숙 옮김 / 살림 / 201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시크릿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그에 대한 명성은 익히 들은바가 있어서 이 책 [히어로]에 관심이 갔다. "당신 삶을 바꿔놓을 위대하고 신비로운 이야기"라고 되어 있는데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특별히 성공적인 삶을 살아보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간혹 내가 간절히 바라던 꿈이나 이루고 싶었던 소망을 잊지 않고 끊임없이 떠올리고 있으면 나 자신도 인식하고 있지 못하는 사이에 이미 성취감을 느끼게 되었던 경우가 많아서 뭔가 좀 더 강력한 동기부여와 영감을 받게 되지는 않을까, 라는 기대감을 갖고 책을 펼쳐들었다. 그런데 아마도 그런 마음이어서인지 이 책은 내게 그리 큰 영감을 주지는 않았다. "당신이 원하는 삶으로 안내하는 비밀지도"라고 말하고 있지만 이 책에서 언급하고 있는 '히어로'가 진정으로 내게는 와 닿지 않기 때문일까?

 

내가 원하는 것, 이루고 싶은 꿈을 위해 모험을 떠나기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그 길을 떠났을 때 자신의 행복을 찾지 못하고 힘든 여정만을 걷고 있다면 행복을 우선적으로 추구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행복속에서 자신이 바라던 소망을 다 이룰 수 있게 되기도 한다. 뭐라 설명하면 좋을지 잘 모르겠지만 이렇게 당연한 이야기를 우리는 현실의 삶에서 당연하게 행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히어로'라고 부르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서는 그 히어로 열두명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그들이 특별한 것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히어로가 될 수 있으며, 그 잠재적인 본능을 일깨우기 위해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내 삶의 변화를 청하게 되며 포기하지 않고 노력한다면 나의 모든 것이 바뀔 수 있다는 믿음과 확신을 주고 있다.

그런데 이들의 이야기를 가만히 읽다보면 그들이 어느 순간 '간절함' 하나 만으로 모든 것을 이룬 것은 아님을 느끼게 된다. 실패하면서도 포기하거나 좌절하지 않고, 그 어떤 상황에서도 다시 한번 더 도전하는 용기를 갖고 자신의 행복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솔직히 냉소적으로 이 자기계발서를 바라본다면 '될 때까지 하면 누구나 할 수 있는거 아냐?'라는 생각이 들지만 그 '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노력을 한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생각해보면 그들에게 '히어로'라고 할 수 밖에 없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내게 이 책은 그리 큰 실천동기를 부여해주고 있지는 못하다. 어쩌면 내가 지금 나의 행복을 위해, 내 삶의 목표를 찾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히어로 여정의 마지막 단계'는 자신의 마음에 공감을 불러일으키는데 시간과 에너지와 열정을 쏟아 부을 방법을 찾는 문제이며, 자신이 할 수 있는 방식으로 다른 사람의 삶을 개선하고 그들 역시 꿈을 좇을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러 나서는 것이라고 했다.(199)

지금 내가 더 높은 단계로 올라가기 위해 무엇인가를 해야한다고 생각하지는 못하고 있지만, 지금 현재의 삶에서 히어로 여정의 마지막 단계를 고민해볼수는 있을 것 같다. 이것이 어쩌면 자주 고민하고 있는 존재의 가치와 삶의 의미를 찾게 되는 것이 아닐까.

그러고보니 나 역시 내 삶의 히어로가 되기 위한 첫걸음을 떼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내안에 잠든 히어로를 일깨워 줬으니 그 목적을 다 한 것이고, 또 우리 모두는 히어로가 될 수 있음을 확신하게 되는 것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아틸라 왕의 말을 훔친 아이
이반 레필라 지음, 정창 옮김 / 북폴리오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아무래도 불가능해. 하지만 꼭 빠져나가고 말 거야"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누가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 어떤 상황에서, 불가능하지만 꼭 빠져나가겠다고 말을 하는지, 혼잣말인지 아니면 누군가와의 대화인지...

그 모든 것은 단숨에 풀리게 되어 있다. 저 문장으로 시작되는 이야기를 펼쳐들어 읽기 시작하면 도중에 멈출 수 없이 이 많은 궁금증을 풀어보기 위해 계속해서 이야기에 집중하게 되기 때문이다.

숲 속의 빈 우물, 그 안에 어린 형제가 빠져 갇혀있다. 둘이 힘을 합쳐, 형은 동생을 끌어올려 동생이라도 내보내고 싶지만 그마저 힘에부쳐 실패하고 만다. 그리고 두 형제는 우물 안에서 벌레와 곤충, 구더기를 잡아 먹으며 연명해나간다. 그 끔찍한 생활의 묘사가 너무 생생하게 되어있어서, 나른한 주말 오후에 드러누워 책을 읽다가 벌떡 일어나 앉았다. 아침을 굶었기에 그나마 문자화 된 형제의 궁핍함을 쓰윽 읽으며 지나갈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하며 조금 더 천천히 그리고 조금 더  빠르게 책을 읽기 시작했다.

사실 이들의 이야기는 먼 과거에서 전래되어 내려오는 설화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지금 현실에서 일어나는 가난의 고통과 억압받으며 구속되어 있는 이들의 비참한 삶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은유라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건 단지 그런 현실세계의 은유인 것일까?

 

숲 속 우물안에서의 생활은 단조롭게 흘러갈 듯 하지만 물이 가득차도 위험하고, 가뭄이 들어 비가 내리지 않아도 위험하다. 그리고 어둠이 깔린 밤, 늑대의 출현도 위험하다. 우물을 둘러 싼 늑대떼의 모습은 형제를 위협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늑대가 우물안으로 뛰어들어 순간의 배고픔을 해결한다고 해도 그 이후에 다시 우물을 빠져나올 수 있는가에 대한 생각에서 발길을 되돌리게 되고 형제는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그런데 이상하다. 우물 안에서 지나가는 사람이 들을지 모른다고 소리쳐 부르기도 하고, 때로는 야생동물들도 지나가는데 이 숲의 우물에 두 형제는 어떻게 빠져들게 된 것일까. 왜 이들이 이런 상황에 처해지게 되었을까, 그리고 왜 그들을 도와주러 오는 사람은 없는 것일까에 대한 궁금증은 도무지 풀릴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조금은 희망이 보이지 않는 지금의 현실을 떠올려보게 된다. 결국 형제는 숲속의 우물안에서 이렇게 생을 마감하게 될까?

이야기의 끝은...

희망이 있다, 라거나 희망이 없는 세계에서 결코 희망을 버릴 수 없는 그 이유를 찾게 된다, 라거나 놀라운 반전이 있다, 라는 식의 이야기를 내놓을 수가 없다. 역자는 이 이야기를 두 가지 방식으로 읽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이야기 자체를 읽는 것과 이 책에서 다분히 드러나는 작가의 메시지를 염두에 두며 읽는 것. 그렇게 읽는다해도 이 이야기는 충격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 마지막 문장을 읽으면서도 이야기의 끝이라는 생각은 할수가 없다.

내게는 그 마지막 문장마저도 이중적으로 읽힌다. 이야기 속 흐름에 따라 동생이 고민하는 내용이기도 하겠지만 책을 덮으며 이 이야기를 읽은 내가 실질적으로 하게 되는 고민이기도 한 것이 아닐까.

"그리하여 아침이면 불길한 꿈에서 눈을 뜨는 우리가, 밀려드는 바다의 용기로 주도권을 쥔 채 우리를 침묵시키는 장벽을 깨부수고 본래의 위치를 되찾을 것인지를 고민하고 있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5-07-20 10:5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마사 & 겐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3
미우라 시온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15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몇년 전 집으로 오는 길에 마주쳤던 할아버지 두 분이 생각난다. 온갖 곳이 개발이 되면서 1차선 도로가 2차선, 3차선으로 늘어나고 조그마한 구멍가게가 있던 자리에는 커다란 마트가 생겨나고 오랜 시간 어머니의 단골 쌀집, 기름집도 하나 둘 문을 닫기 시작하고... 그렇게 변해가고 있기는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개발의 속도가 느려 그나마 예전 모습을 가장 많이 간직하고 있는 우리 동네인데, 퇴근하며 집으로 걸어오는 길에 신호등 앞에 멈춰 선 두 할아버지는 길 건너편을 손짓으로 가리키며 뭔가를 신나게 이야기하고 있었는데 가만히 보고 있으려니 두 분이 손을 꼬옥 붙잡고 계셨다. 중절모에 조금은 늘어진 양복과 구두를 신고 손을 잡은 할아버지 두 분의 뒷모습은 정말 많은 느낌을 갖게 했었는데...

마사와 겐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려니 문득 그 모습이 생각난다. 너무나 다정해서 질투와 부러움을 일으키고 있는 두 사람의 이야기는 괜한 미소와 함께 나의 노후를 생각해보게 하고 있다.

나는 마사와 겐의 중간쯤 되는 성격을 갖고 있는데, 내가 늙어가면서 함께 할 친구는 누구일까......

 

마사와 겐은 73살이 된 동갑내기 친구이다. 구니마사와 겐지로는 성격도 다르고, 직업도 성격만큼이나 서로 전혀 연결점이 없는 일을 했다. 아니, 겐지로는 일본의 전통 비녀라고 할 수 있는 쓰마미간자시를 만드는 장인으로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꾸준히 작업을 하고 있다. 그뿐인가, 동네의 양아치였다가 마음을 다잡고 기술을 전수받겠다고 찾아 온 스무살 청년 뎃페를 제자로 두고 있기도 하다. 격식을 차리기보다는 편하고 자유로움을 선호하고 얼마 남지 않은 머리카락도 빨갛게 물을 들이고 살아가는 자유분방한 할아버지이다. 반면 구니마사는 은행원 출신답게 모든 것을 반듯하게 행해야 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집을 나가 딸네 집에서 살고 있는 부인과 이혼 아닌 별거를 하고 있는데 그냥 그런 상태로 집에서 혼자 지내고 있다.

그런 그 두 사람의 이야기는 시작되는데...

이들의 이야기는 한 동네에서 살면서 성격이 다르고 지난 세월의 삶도 전혀 다르지만 어린 시절의 친구인 마사와 겐이 서로가 서로를 어떻게 보듬어주고 이해하며 도움을 주고 또 도움을 받게 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죽마고우인 마사와 겐의 좌충우돌 삶의 이야기,라고 한다면 왠지 너무 평범해져버리고 마는 느낌인데 그 이상 뭐라 표현하기가 힘들다. 두 사람을 직접 만나보지 않고서는 이해하기 힘든 그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떠올릴 수 있는 진한 우정이야기에 더하여 가족 이상으로 깊이있는 배려와 존중을 담고 있다. 때로는 어처구니없게 웃고 넘기게 되는 이야기도 있지만 과거의 회상과 현재의 모습이 교차되면서 마사와 겐의 삶의 여정을 알게 되고 그들 행동과 말의 이면을 느끼게 되면서부터는 그 긴 세월에 대한 감동이 느껴지기도 한다. 웃으면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지만 조금 더 깊이있게 읽으면서 따뜻한 감동과 내 주변의 어르신들의 모습을 새롭게 바라보게 되기도 하고, 마사와 겐처럼 함께 늙어가고 싶은 나의 미래를 상상해보기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어서 좋았다.

그래서인지 겐지로의 제자 뎃페의 결혼식을 무사히 마치고 난 마사와 겐 두 할배의 앞날에는 또 어떤 일이 생겨날까,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5-07-20 11: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심플 라이프 에코백 - 단순하고 소박한 삶을 담은 나만의 디자인
김안나 지음 / 미호 / 201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내게 있어 에코백의 시작은 장바구니였다. 말 그대로 장바구니 용도이기는 했지만 재질이 튼튼했고 작게 접어서 퀼트로 만든 동전지갑 크기의 자그마한 주머니에 들어가게 되어 있어서 평소에는 가방에 링으로 연결해 장식처럼 달고 다니다가 뜻밖의 물건 - 내 경우에는 책박스가 도착했을 때 그 가방에 담고 집에 들고 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렇게 편할수가 없었다. 그 가방이 헐어가기 시작할때쯤 에코백이 유행하기 시작했고 각양각색의 에코백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대부분은 사은품처럼 얻게 되어 받은 가방이었는데 또 이게 언제부터인가는 이쁜 디자인으로 판매가 되기 시작하더니 부담없는 선물로 주고 받으며 내게도 새 에코백이 자꾸만 생겨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쁘고 좋은 에코백은 많아졌는데 에코백은 뭔가 그 용도가 한정되어 있는 것처럼 모양이 딱 하나로 되어 있다. 사실 장바구니같은 용도로 쓰이는 것이기때문에 달리 디자인할 것도 없지만 잠깐 산책을 가거나 외출을 할 때 에코백 하나만 들고 나오면 아쉬운 것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지갑과 휴대폰, 열쇠를 담고 가려면 다른 물건들과는 조금 분리되게 넣을 수 있는 주머니가 있으면 좋겠는데 대부분이 다 그냥 장바구니처럼 되어 있는 것이다. 

내가 갖고 있는 에코백중에 유일하게 안쪽으로 작은 주머니가 달려있고, 겉에는 지퍼도 있어서 좀 중요한 물건을 담을때는 딱 좋은 용도였는데, 그 가방이 헐어 못쓰게 된 이후로 그런 에코백이 가장 아쉬웠다. 그런데 [심플라이프 에코백]을 보자마자 내가 원하는 것이 다 들어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어 무척 반가웠다. 물론 내가 지금당장 에코백을 직접 이쁘게 만들고 또 응용할 수 있는 실력은 전혀없지만.

 

사실 가방을 직접 만든다는 것이 무척 어렵고 대단한 일이라 나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었는데, 성당까페에서 몇몇분이 같은 도안을 갖고 원단을 자르고 바느질을 하면서 만드는 과정을 보니 나도 한번 시도해보고 싶은 생각을 갖게 되었다. 재봉틀이 없더라도 지퍼를 달 때는 동네 세탁소나 옷 수선소에 가서 해달라고 해서 마무리만 부탁하면 되니 내 손으로 가방을 하나 만들어보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책이 있으면 어디서 어떻게 시작해야할지 알 수 있으리라는 생각에 [심플라이프 에코백]을 펼쳐들었는데, 기본적으로 필요한 도구와 설명에서부터 기본적인 가방과 장식, 맘에 드는 천으로 가방을 만들수도 있지만 집에 있는 낡은 옷과 패브릭을 이용해 만드는 방법도 있고, 나처럼 색감각이 모자라는 사람을 위한 컬러매치에 이르기까지 초보자들을 위한 설명이 잘 되어있다.

처음부터 멋진 가방을 만드는 것은 어렵겠지만 내게 필요한 크기와 용도에 맞는 맞춤형 에코백을 만들어볼수는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지금은 책을 들춰보면서 어느 가방이 이쁜지, 어느 정도의 크기에 어떤 색감의 천으로 만들면 좋을지 상상을 하는 수준일뿐이지만 뭔가 필요한 것을 내 손으로 만들어볼 수 있다는 기대를 갖게 되니 자꾸만 책을 들여다보게 된다.

나도 언젠가는 '소박하고 단순한 삶을 담은 나만의 디자인'으로 만든 세상에서 유일한 나만의 에코백을 만들 수 있게 되겠지, 라는 생각에 빠져들면서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생각수업 - 온전한 나로 살아가기 위한 최고의 질문
박웅현 외 지음, 마이크임팩트 기획 / 알키 / 201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인문학의 시작은 질문이다"

아무 생각없이 책을 읽기 시작하다가 비로소 처음의 글에 대해 다시 되내어보게 된다. '온전한 나로 살아가기 위한 최고의 질문' - 이제 그 질문이 무엇인가, 질문해 볼 수 있게 되었을까.

어린아이들은 무엇하나 당연한 것 없이 이해가 되지 않고 납득이 되지 않으면 끊임없는 질문을 던지곤 한다. 특히 나는 그런 당연함이 더 심했던 것 같다. 의문을 갖기 보다는 이야기하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 지금 생각해보면 좀 어이가 없었던 것이 티비에 나오는 외국 영화를 보면서 나와는 생김새가 다른 외국인들이 왜 다른가,에 대한 의문도 없이, 그러니까 말하자면 '외국'에 대한 개념 없이 우린 그저 다 같은 사람일뿐이고 같은 말을 쓰는 사람들이라고 믿고 있었던 것 같다. 그러다가 '외국'에 대한 개념은 언제 생겨났을까? 똑똑하게 많은 것을 구분해내는 요즘 어린 꼬맹이들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내 어린 시절이 너무 바보같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물론 이건 달리 표현하면 생김새의 다름만으로 나/우리와 너/타인을 구분지어버리며 차이를 강조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지만 '왜' 차이가 생기는가에 대한 물음조차 없었다는 것은 내가 어린시절부터 너무 순응적으로 살아온 것은 아닐까 라는 생각을 하게 한다.

 

이 책 [생각수업]은 광고인, 논객, 고전평론가, 과학철학자, 경제경영학자, 로봇공학자, 문화인류학자, 천문학자, 환경학자인 9명이 2015년 1월 마이크임팩트에서 주최한 컨퍼런스 '그랜드 마스터 클래스 : 빅 퀘스천'에서 강연한 내용을 바탕으로 정리하여 출판한 것이다. 아마도 알만한 사람들은 저자의 이름만을 듣고도 이 컨퍼런스에 지대한 관심을 가졌을 것이다. 지역에 살고 있기도 하고, 이런 정보에 좀 둔감하기도 해서 이런 강여이 있다는 것도 알지 못했지만 솔직히 미리 알고 있었고 참석할 수 있었다 하더라도 실제 내가 현장에 직접 가 봤을지는 의문이다. 나는 내가 지금 '왜'라는 질문을 던져 넣으며 나 자신이 나의 인생에서 들어야하는 답을 찾아야겠다는 열의는 이 시대의 청춘들에게 필요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을 은연중에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을 펼쳐들면서도 - 저자 9명의 이름에 혹해서, 그들의 글을 좋아하기 때문에 무작정 펼쳐들기는 했지만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온전한 나로 살아가기 위한' 질문은 나의 것이 아니라고 생각을 해서인지도 모르겠다.

 

박웅현님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작하여 진중권님, 고미숙님의 이야기로 넘어가다보니 조금은 더 깊게 들어가면 좋을텐데 왠지 인문학 입문서처럼 '들어가기' 만을 읽고 또 다른 이야기로 넘어가는 듯한 느낌이 들어 아쉽기도 했다. 그래서 나는 이들 저자의 또 다른 책, 혹은 저자들이 추천하고 있는 책들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을 더 하게 되기도 했지만 그 이전에 지금의 이십대들에게, 청소년들에게 한꼭지씩 천천히 읽어보고 친구들과 꼭 이야기를 나눠보라고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되었다. 지금 나의 삶에 있어서 나 역시 '온전한 나로 살아가기 위한 최고의 질문'을 던져보는 성찰의 시간이 필요한 것은 맞지만 그렇게 끊임없이 되내이게 되는 삶의 물음 이전에, 미래의 삶을 살아가게 되는 현재의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을 가능성이 더 큰 어린 청춘들에게 더욱 필요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 입장에서 언젠가 한번쯤은 의문을 제기하고 물음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더 많은 질문을 던지곤 했던 이야기들을 언급하고있어서 조금은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생각수업'이었지만 - 물론 정치에 희망을 잃고 투표로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믿음이 사라진지 오랬지만 여전히 내가 투표일이 되면 반드시 시간을 내어 투표를 하고 있음은 현실적인 세상의 변혁은 투표에서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것을 다시 확인해보게 되기도 했고, 한국의 자본주의에서 재분배 이전에 분배조차 평등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일목요연하게 깨달을 수 있는 부분들은 좀 더 깊이 파고들어 알고 싶다는 욕구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있기에 이 책이 좀 더 많은 이들에게 읽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조한혜정님은 "책을 읽고 나면 누군가와 그것을 나누어야 합니다. 함께 읽고 의견을 나누면 좋겠습니다. 책 읽는 것을 아주 싫어하는 분들은 책 읽는 것을 아주 좋아하는 친구를 곁에 두시면 됩니다" 라 말하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야하는 삶의 자세가 아닐까 싶다. 비단 '책'이라는 것 만이 아니라 그 모든 부분에서도 통할 수 있는 말이라 생각한다.

자신이 자기 삶의 주체로 살아가기 위해, 가치있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 더불어 함께 살아가기 위해,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우리는 함께 하고 의견을 나누고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하면서 '왜?'라는 물음에 답을 해나갈 수 있고 그것은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온전한 나 자신으로 살아간다는 것"에 대한 물음의 시작이 되지 않을까.....

 

 

 

 

 

 

 

 

 

 

 


댓글(4)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15-07-14 21: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7-15 18: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5-07-17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chika님, 지금 막 받았답니다 보내주신 책이요. 제가 앞에다 적어놓았죠 chika님으로부터 라고요.
감사히 잘 읽겠습니다.

chika 2015-07-17 17:51   좋아요 0 | URL
앗,, 고맙습니다 ^^
주문하면서 메시지를 넣었으면 좋았을텐데 습관처럼 그냥 책만 주문하느라... ^^;;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