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겨울바람을 맞더라도 피부에 느껴지는 그 추위는 다른 것이다. 지켜주는 존재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서. 그래도 바람에 날아가지 않도록 다리에 힘을 주어 버티고 설 수밖에 없다. 외톨이인 자신을, 걸핏하면 앓아눕는 몸을 자기 스스로 그저 동정하기만 한다면, 원한의 마음이 머리 꼭대기까지 가득 차 다른 것은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된다…….-40쪽쪽
"도련님, 혹시나 싶어 말씀드리는데." "뭐지, 니키치?" "그 여자의 말처럼, 귀신이 전부 무서운 것은 아닙니다." 진지하게 말하는 행수에게, 이치타로는 놀란 듯한 얼굴을 한 후 쓴웃음을 띤다. "알고 있어." 도련님은 천천히 일어서서 두 사람을 데리고 겨울의 수로를 떠났다.-41쪽쪽
(형님이라고 불러 주어서, 정말 얼마나 기뻤는지…….) 모처럼 만날 수 있었던 이 기회에, 어떻게 해서라도 도련님에게 모든 것을 전하고 싶었다. 그런데 눈물이 고여서 스스로도 멈출 수가 없다.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는다. 눈앞이 흐려진다. "형님, 왜 그러십니까?" 도련님의 손이, 떨리는 마츠노스케의 어깨에 닿았다. 그 손은 따뜻하게, 매일 가장 몸을 따뜻하게 해 주던 밥보다 더 따뜻하게 마츠노스케를 감싼다. 마츠노스케는 두 사람 앞에서 방바닥에 엎드려 울기 시작했다.-139쪽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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