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까지 잎사귀가 피어 있다 창비시선 216
박형준 지음 / 창비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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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이 절벽을 바라보고 있다
절벽을 뚫고 나오는 꽃에
시선이 가 있는 것도 아니고,
무섭게 떨어지는 해의
불타는 꼬리가 탁탁 치는
절벽의 완강한 침묵에 가 있는 것도 아니다
그들은 아무것도 보지 않는다

-'내 얼굴로 돌아오다' 중에서-70쪽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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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자들은 토크쇼 게스트보다 더 많은 말을 한다 - 마이클 베이든의 법의학 이야기
마이클 베이든 지음, 안재권 옮김 / 바다출판사 / 2005년 1월
절판


필요한 일은 반드시 해내야 한다. 사망자에게 마땅히 해주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필요 이상의 것을 해서는 안 된다. 사망자에게는 그런 일을 당하지 않을 권리 또한 있기 때문이다.-155쪽쪽

"절대 굴복해서는 안 됩니다." 주 경찰에게 교외에 있는 식당으로 슬라이드 영사기를 가져오게 한 것부터 현직 대통령의 DNA 표본을 추출한 것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설명하던 헨리가 이렇게 말한다. "감정이나 언론의 압력, 대중의 정서나 개인적인 복수심 혹은 개인적인 느낌이 사건을 끌고 가게 해서는 안 됩니다." -173쪽쪽

사람이 아무도 없다면 그 증거는 유실되고 만다. 이처럼 급격하게 발전하는 과학도 그것을 사용하는 솜씨만큼만 유용한 법이다.
-200쪽쪽

법과학이 결정적인 가치를 드러내는 것은 소수의 사건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살인사건은 여전히 구식의 경찰 작업으로 해결된다. 신발창이 닳도록 노크를 하고 다니는 것 말이다. 대부분의 사건은 공판이 시작되기 훨씬 전에 자백이나 죄를 인정함으로써 끝이 나고 DNA 비교까지는 필요로 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렇게 될지는 알 수 없다. 세기의 재판이 아니더라도 그와 똑같이 중요한 것은 가난한 무명의 피고인에 대한 앞으로의 재판이다. 그 역시 자신을 향한 오해와 편견이 가득한 증인들에 맞서서 자신의 무죄를 입증해줄 수 있는, 세기의 재판에 동원된 것과 같은 과학의 도움을 받을 자격이 있지 않은가? -209쪽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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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워 오브 라이프 2
요시나가 후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5년 11월
절판


"아, 누나는 만날 집에 있어. 사회부적응자거든."
"얌마, 하루타!! 얘가 듣기 안 좋게 무슨 소릴 하는 거야!! 재수 없어, 정말!"
"아얏! 그치만 딱히 어떻게 설명하라고?! 직장 때려치고 건들건들 놀다가 집에만 처박혀 있는데."
"좀더 다르게 표현할 수도 있잖아?! 난 말이지, 나는…!"

"그래! 굳이 말하자면 요정이야!! 집안사람들이 잠든 사이에, 밥도 짓고, 물병에 물도 채우고, 가스렌지도 닦는 요정이라구!!"
"아, 우리 집에도 남자 요정 한 마리 있어요."
"어머나, 그 요정은 밤중에 얼음도 얼려두고 그래?"
"물론이죠."
-53~54쪽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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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양사 별전 - 나마나리 아가씨
유메마쿠라 바쿠 지음, 김소연 옮김 / 손안의책 / 2005년 3월
절판


"허나 시들어 가기 때문에 사랑스러운 것 아닌가? 시들어가는 살이 슬프기 때문에, 사람은 그것이 더욱 사랑스러워지고 마는 것 아니겠는가?"-124쪽쪽

"그 아가씨가 귀신이든 아니든, 신이 사람을 귀신으로 만드는 일은 없네."
"호오……?"
"히로마사, 사람은 스스로 귀신이 되는 걸세. 귀신이 되기를 바라는 것은 사람이야. 기부네의 다카오카미노 카미도 구라오카미노 카미도, 사람에게 약간의 힘을 빌려주는 것에 지나지 않네."-272쪽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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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라디오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권남희 옮김 / 까치 / 2001년 10월
절판


생각건대, 인간의 실체란 것은 아무리 나이를 먹어도 그다지 달라지지 않는 것 같다. 무엇인가의 계기로, '자, 오늘부터 달라지자!'하고 굳게 결심하지만, 그 무엇인가가 없어져 버리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대부분의 경우 마치 형상 기억 합금처럼, 혹은 거북이가 뒷걸음질 쳐서 제 구멍으로 들어가 버리는 것처럼 엉거주춤 원래의 스타일로 돌아가 버린다. 결심 따위는 어차피 인생의 에너지 낭비에 지나지 않는다.-8쪽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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