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학습법 - 허무를 이겨 내는 메타 학습
혜온 지음 / 좋은땅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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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즐기기 위한 목적보다는 정보습득을 의도하고 지속하는 편이라 독서 자체를 학습과 다름없이 생각해 왔다. 그래서 평소 학습 능률과도 다름없는 암기와 회상, 논리 등 기억과 사고력에 대해 관심이 깊었고 학습 자체에 대한 필요성과 성취를 주지시키는 정보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본서의 출간을 알고 관심이 가지 않을 수 없었다. [인간의 학습법]이라니 인간에게 배움이 왜 필요하고 어떻게 익혀야 하는지를 알려주는 책이리라 생각했다. 부제인 [허무를 이겨내는 메타 학습]이라는 문장도 배우고 익히는 과정이 삶의 공허를 걷히게 하고 의미를 찾을 수 있게 해주는 과정이라 이야기해주는 거라 생각해 관심이 더욱 깊어졌다.

 

이 책은 철학자이거나 교육학자가 저술했을 것으로 생각했으나 컴퓨터와 환경을 전공한 23년차 변리사인 분께서 저술했다고 한다. 저자 소개와 책 소개에서 보이는 인간은 무엇인지 그리고 인간에게 학습은 어떤 의미이며 어떤 과정을 통해 진정한 성장을 도울 수 있는지를 규명하고 있다는 본서의 주제에 대한 소개로도 무척이나 철학적이고 교육학적인 논지를 전개하는 책이리라 짐작하게 한다. 그래서 책에 대한 기대도 학습법이라지만 학습 기술에 국한되지 않은 철학적 영역일 거라 독서 기대가 확장됐다.

 

책을 읽으며 본서가 참 깊은 데를 지적하고 저자 나름의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는 주제라고 생각됐다. 본서의 키워드는 존재의 이유에서 시작해 고유 역량, 메타 역량, 메타 사이클, 메타 학습, 반교육, 발명 등에 이르고 있다.

 

학습에서 존재 이유가 등장하기에 의아하기도 했지만 인과 관계로 얽힌 세계에서 결과로서 존재하는 모든 사물에는 필연적으로 존재 이유에서 기인하는 삶의 법칙 내지는 방향성이 있으며’, ‘자연의 존재는 자신의 존재 이유를 고유 역량인 자신만의 특기로써 드러내고 실현한다는 첫 장에서의 저자에 말에 학습과 교육이 존재 이유를 실현하도록 하는 근간이구나 생각되기도 했다. 저자는 각자의 고유역량에는 존재 이유가 투영되어 존재 이유에 실재성을 주는 것이며 고유 역량을 발휘하며 자신만의 변화를 실현해 간다면 그것이 곧 존재 실현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리고 타고난 고유 역량은 완성된 게 아니고 학습을 통해 성장해 나간다고 말이다. 저자의 견해에 따르면 학습은 결국 존재 실현이라는 가치를 지니는 것으로 우리는 학습을 통해 우리 자신의 존재를 실현하는 것이다.

 

저자는 인간의 고유 역량지적 호기심에서 시작하는 것으로 사물의 인과 관계의 흐름을 역행하는 초월적인 정신작용으로 정의한다. 문제와 답을 보며 그 과정을 되돌아 사려하며 문제의 원인을 궁구하여 문제의 문제를 인식해 진정한 문제 해결에 다다를 수 있는 것이 인간의 고유 역량이며 이를 초월적인 차원의 역량으로 보아 메타 역량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이러한 메타 역량은 이 시대에 위기에 놓여 있으며 그건 문제를 찾아내는 게 천성인 인간에게 문제의 답만을 요구하는 현재의 지식 주입식 교육과 답만을 요구하는 그 자체가 인간의 메타 역량의 실현 곧 존재 실현을 차단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 저자의 시각이다. 그래서 현재의 교육을 반교육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반교육은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창의성을 요구한다는 유럽식 교육과 시험 방식도 결국 정해진 양식의 교육을 통해 갖게 된 사고를 풀어나가는 논술 방식이라며 유럽식 교육도 비판하고 있다. 답이 아닌 문제를 찾아내어냐 진정한 문제 해결에 다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이 과정에 우리의 범죄율과 유럽 각국의 범죄율을 비교하며 교육이 문제라 그렇다는 결론을 가져오는데 그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을 것 같다. 유럽의 범죄율은 난민 등의 이민자들 폭증으로 인한 이유와 그로 인한 원 거주민들과의 갈등 문제로도 양산되는 것이 분명하니 말이다. 프랑스만 해도 수감자의 절대 다수가 이민자들이라고 한다. (그 외에도 거듭 [호모 데우스]를 인용하며 유발 하라리의 견해를 비판하고 고유 역량을 설명하거나 논지를 전개하며 쾌락을 언급하는데 이런 저자의 견해들에 대해서는 이론을 갖는 분들이 많을 수 있어 보인다.)

 

저자는 메타 역량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춘 학습을 메타 학습이라고 지칭하는데 이는 지식을 그대로 답습하는 기존 학습과 구분해 부르기 위함이다. 메타 학습은 메타 사이클이라는 사고 과정을 기반으로 문제를 찾는 데에 집중하는 것을 이른다. 메타 사이클은 문제 정의, 원인 분석, 방향성 축적이 순환하여 문제 해결이라는 결론에 이르는 사이클을 말한다. 저자는 메타 학습을 위해 필요한 기초 지식을 전하기에 기존 학습은 병행할 수도 있다고 말하고 있다. 메타 학습은 알고리즘이며 데이터는 기존 학습으로 수용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자율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메타 학습 자체가 문제를 정의하는 과정이기에 그 과정에서 필요한 데이터와 사유는 스스로가 주도하고 규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공교육 자체가 자기 주도적인 학습을 위한 지원 정도의 역할만 하면 된다고 보고 있다. 메타 학습에서도 암기는 사유의 전제가 되는데 이는 뇌과학자들도 공언하듯 창의성도 사고도 기억하고 있는 소스가 전제되지 않고는 진행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지식을 인풋하지 않은 상태에서 사유를 통한 아웃풋은 출현할 수 없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저자는 글쓰기를 강조하고 있다. 글쓰기 자체가 학습 자체이며 학습을 강화한다고 보는 것이다. 각 주제에 맞는 글의 얼개를 지니고 학습을 하게 되면 능률적으로 학습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그리고 메타 학습은 발명과 연계해 설명 가능하고 발명의 과정이 메타 학습의 과정과 같으며 그가 가장 제대로 구현되는 방식을 드러내고 있다고 한다. 발명적 학습의 과정인 해법의 선택, 문제 원인 분석, 인과적 맥락 파악, 글쓰기에 이르는 과정도 발명의 과정과 같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그리고 메타 학습의 정점인 글쓰기에서 글의 얼개도 특허 작성 포맷을 수용하는 것을 장려하고 있다. 이것을 표준화하여 저자는 CORE 양식을 제시하는데 C: CAUSE(원인 분석), O: OBJECTIVE (목표제시), R: REALIZATION(실현 방안), E: EFFECT(효과)의 체계적 서술을 제시한다.

 

이렇게 문제를 찾고 원인을 분석하고 방향성을 축적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이 결국에는 자신과 이웃 그리고 모든 대상의 존재 이유에 기인한 법칙이나 방향성을 찾도록 돕고 서로의 존재 실현으로 이끈다는 게 저자가 말하는 인간에게 학습이 미치는 영향이며 그 필요성이라 하겠다. 저자는 교육 개혁을 주장하고 교육 개혁은 인간이 자신의 고유 역량을 인식하는 내면 변화가 그 시작이 되며, 사회 전체가 인간의 학습을 위해 협력할 때 교육 개혁이 완성된다고 보고 있다.

 

이런 저자의 교육관, 학습관, 인간관, 존재에 대한 관점은 배우는 인간이라는 인간에 대한 관점에서 중요한 관점이 아닌가 싶고 독서하고 학습하면서도 목적의식이랄까 의미 찾기에서 모호하고 해이해질 때 좋은 채찍질이자 당근이 되어 주리라 생각되기도 한다. 의미 찾기가 생의 모든 가치이지는 않다고 생각하지만, 의미를 찾을 때 생이 더 확연해지고 활기를 찾는 것은 사실이니까 한번은 읽어볼 만한 책이 아닌가 싶다.

 

인디캣 블로그를 통해 [좋은땅]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리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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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문답법 - 개싸움을 지적 토론의 장으로 만드는
피터 버고지언.제임스 린지 지음, 홍한결 옮김 / 윌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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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기 위한 논쟁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스미게 만드는 메시지 전달법이라고도 할 수 있는 문답법이다. 메시지 전달이 강하다 보면 저항과 반발이 그만큼 클 수 있기에 논쟁보다는 완만한 대화에 가까운 의사교류를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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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의 노트 - 인생에서 무엇을 보고 어떻게 기록할 것인가
김익한 지음 / 다산북스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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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정리를 하려고 오랜만에 필사를 했습니다. 최근까지 출간된 기록 관련 저작 중 최고라고 생각됩니다. 기록의 필요성과 기능과 역할 그리고 실제 적용과 활용 방식까지 아우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학습과 독서, 일상에서의 팁 등 일반적인 자기계발서로의 가치도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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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해결력을 키우는 디자인 씽킹 IT Cookbook 한빛 교재 시리즈 262
송태란.이정현 지음 / 한빛아카데미(교재)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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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업무에서 필요로 할 방식으로 디자인씽킹을 소개하고 있다. 확산적 사고와 수렴적 사고를 함께해 창의적 사고를 불러오는 법을 소개하는데 이해가 어렵지 않다. 다만 이 다양한 방식을 실적용해 활용하는데서 개인과 집단의 역량차가 드러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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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텔카스텐
숀케 아렌스 지음, 김수진 옮김 / 인간희극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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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서는 메모와 기록 보관을 비소설 글쓰기, 학술 글쓰기에 유용하도록 활용하는 법을 다룬 책이다. 최근 출간한 [세컨드 브레인]과의 차별점이라면 세컨드 브레인이 업무와 관련한 사무적 메모 활용법이 담긴 내용이라면 본서는 비소설 작가와 학자들의 활용에 주안점을 둔 저작이라는 것이다.

 

본서의 구간본에 대한 리뷰 중 어떻게에 대한 대목은 간소하고 이용하는 법에 관한 내용이 실례로 길게 나온다는 평이 있기에 다소 끌리는 느낌이 반감한 채 읽었다. 하지만 읽고 보니 다른 기록에 관한 저작들처럼 기록을 어떻게 할지에 대한 건 개인 역량 문제라 어쩔 수 없이 간소한 것이고 이용하는 법이라는 건 실용성에 주목하게 하고 구체적인 활용법과 함께 기록이 하는 역할들 그리고 기록에서 기대할 수 있는 기능들에 대해 근거 자료들에 입각해 설명해 주고 있었다.

 

이를테면 리처드 파인먼은 자신 사고하는 과정을 적은 종이를 보며 인터뷰어가 이것이 당신의 생각을 정리한 종이로군요라고 말하자 아니요. 그게 내 생각 자체입니다.”라고 대답했다는데 그 말은 생각한 것을 정리해둔 것이 아니라 쓰는 과정에서 정리와 분석과 창출이 동시에 정리되었기에 그 자체가 내 생각 자체라는 정의를 하게 된 것이라고 본다.

 

기록하며 생각의 근거를 정리하고 생각의 과정을 정리해두고 그들을 결합하여 새로운 결과물을 창출해내는 과정 자체를 생각의 과정으로 보는 것은 당연한 게 아닌가 싶다. 머릿속으로 결론까지 낸 상태의 것을 정리했다면 생각을 정리한 종이일 수 있겠으나 쓰는 과정에서 자신의 생각을 발전시켜나갔기에 할 수 있는 판단으로 보인다. 학자들이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리뷰어들이 글을 쓰는 과정에서 일상적으로 느끼는 바가 아닐까 싶다.

 

본서는 이렇게 기록 자체의 중요성도 주목하도록 하지만, 학술 글쓰기나 비소설 글쓰기를 위한 책이라 앞서 말했듯, 기록 자체만이 아니라 읽기와 쓰기의 중요성과 그 과정이 어떠한 기술적 체계가 필요한지도 역설하고 있다. 그 대목에 대해서는 많이 주목하고 읽지 못 했는 데 당연한 대목이라고 생각했기에 스쳐지나며 읽게 된 게 아닌가 싶다. 학습에 대한 대목에서는 에빙하우스의 연구를 들기도 하는데 그는 학습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도 대상자가 일련의 맥락을 짓지 못하고 의미를 짓지 않도록 구성한 자료로 실험을 했다고 한다. 저자는 이를 학습이라는 것 자체가 의미를 찾으며 맥락을 짓는 과정인데 그걸 차단하는 학습의 연구란 것이 가당찮다는 발언을 한다. 우리가 글을 쓰며 자료를 확인하고 문장화할 내용을 정리하는 과정은 당연히 의미를 찾고 맥락을 짓는 과정이기도 하다. 학습 또한 마찬가지이고 말이다. 의미와 맥락짓기를 차단하는 학습에 대한 연구실험이라니 학습을 위한 연구였는지 의심스럽다.

 

본서에서 제텔카스텐(메모상자, 즉 기록과 보관을 하는 시스템)을 최상으로 활용하는 법이라고 말하는 것도 연결하고 융합하여 새로운 결과물을 창출하는 것이라 제시하고 있다. 당연히 기록한 사람은 기억하기 위해 기록하고, 기록한 바를 확인하는 것은 의미를 찾기 위해서이며, 의미를 찾는 과정은 보다 나은 무언가를 발견하기 위해서가 아닌가 한다.

 

본서에서 기본 원칙은 하나, 1차 소스를 기록. , 영구 보관용 기록. , 프로젝트용 기록을 분류하는 것이다. 제텔카스텐의 개발자인 루만 교수는 이 기록들에 색인을 다시 분류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기록하는 자체가 첫 번째일 것이고 그를 자신의 활용할 바에 따라 체계적으로 분류하는 것이 다가 아닌가 싶다. 이건 각자의 필요에 따라 다른 것이니 대부분의 사람이 이런 기록의 중요성에 대해 역설하는 책을 보며 미흡하다고 느끼는 것은 아직 자신에게 필요한 바들을 자신이 분석해 보지 않았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기록과 기록 보관이 자신에게 왜 필요한지를 구체화해서 분류하고 체계가 잡히면 본서의 내용이 상당히 와닿지 않을까 싶다. 다른 업무에 활용하려는 책보다 훨씬 인문학적 내용이 풍부하고 새겨지는 바가 많은 유익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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