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은조금눈물겨운 #전자책 후기


#크레마사운드 를 구입한 것은 지난 가을.
열린책들 세계문학에 뽐뿌가 와서 한달을 끙끙 앓다가 질렀다. 
정말 이것만 사면 그동안 못읽었던 고전을 다 섭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하필..내가 처음 받은 책은 빅토르위고 의 웃는남자.
(비극의 시작인 줄도 모르고ㅜ.ㅜ)
그냥 선택했는데 굳이 선택한 이유를 떠올리면 레미제라블은 좀 부담스럽고, 준비운동 차원에서??
그렇게 아무 사전 정보도 없이 독서 시작.
_

그리고 계절이 3번 바뀔 때 까지
나의 크레마사운드는 잠들어 있었다ㅋㅋㅋ😴
“왜 샀을까..
난 세계문학을 못읽는 병이 있는 건 아닐까..
역시 전자책은 무리인가...”
라는 생각을 할뻔 했지만..
진짜 문제는 책을 잘못 고른 것으로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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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는남자 상권을 읽는 초반
나의 의식의 흐름은 다음과 같다.
👇👇

우르수스..콤프라치코스 -> 옷 흥미롭다. 대작의 냄새가 활활.🤔
어린 아이가 바닷가에 버려짐.->불쌍하다..ㅜㅜ이 아이가 우르수스를 곧 만나겠지?😮
아이가 포클랜드 해안을 걷기시작 함. -> 음. 포클랜드 해안이 너무 거대하고 적막하다.😥
아무도 없는 길을 버려진 아이가 계속 걸어감. -> 아.. 좀 지겹지만,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작가의 의도인가 보다. 역시 대작가는 달라. 😓
춥고 외롭게 한없이 걸음. -> 음 의도라면 이미 충분히 난 이 아이만큼 외롭고 지치고 고독해졌는데 이제 그만 우르수스 만나면 안될까?😰
계속 걸음 -> 알겠다고. 근데 빅토르위고 아저씩 좀 tmi 인듯..?😒 ...
...
그리고도 여전히 걸음 -> 설마 애 이렇게 걷다가 죽는 게 이 소설의 내용인가. 😂
안죽고 죽을 만큼 춥고 힘든데 걸음 -> 아... 지금 이 책 상권 1000페이지에서 200페이지 넘도록 걷고 있는거 실화임?😭
갑자기 아이 버리고 튄 배 이야기 등장 -> 애는 어쩌고 갑자기 바닷가로 시점 전환하냐능..😤
17세기 항해 설명 -> 반도 못알아 먹겠다.. 지금 내가 읽고 있는건 무엇인고...🤬
막 끝없이 설명... -> 빅작가 대작가 인정. 근데. 그리고 프랑스 투머치토커로 당신을 임명😨
애는 여전히 걷고 있고 이제 17세기 등대에 그려진 무늬까지 설명 -> 못읽겠다. 포기할까?😨
399페이지까지 읽었으나 여전히 아이는 걷고 있음. -> ...못읽겠다...진심😱
427페이지 문장 “ 우르카가 해변에 아이를 내버려두고 포틀랜드의 정박지를 떠난 지 네 시간쯤 되었다.” -> 화남. 네시간????? 나 이거 4일 넘게 읽었는 데?🤢
아이가 아이를 발견하고 마을에 도착, 그러나 마을에서 아무도 문 안열어줌 -> 와 영국인들 너무 하네. 시발. 포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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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페이지동안 주인공이 홀로 걷고 또 걷는 대작가의 묘사 앞에서 나의 독서는 주저앉았고. 그렇게 가을이 가고 겨울과 봄이 가고 여름이 가도록 🍂🍁⛄️🌱🌧🌴
난 웃는남자 속 아이를 고독과 추위에 떨게 내버려 두고 크레마사운드를 봉인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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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들어 어깨와 목 상태가 너무 안좋아지면서, 앉아있을 때 독서는 물론 스마트폰 사용까지 힘들어지기에 이르렀다.
못읽는 시간이 아쉬워 아주 .... 오랜만에 전자책을 꺼냈다. (전자책 장점 : 누워서도 읽을 수 있음)
웃는남자를 버리고 다른 책을 읽을까 하다가 오기가 돋아서 다시 정주행 시작.

400페이지 하고도 50페이지 뒤에.. 드디어ㅠㅠㅠㅠㅠ !!!!!!! 
아이와 우르수스가 만났다.
너무 오랜만에 나타나는 인간의 대사 앞에 
(이 아이가 말을 할 수 있는 것도 그제서야 암) 감격 😂😂😂

그 후로는 재밌게 읽고 있다. 물론 여전히 빅선생님은 투투투머치인포메이션으로 나를 시험에 들게 하시지만, 여하튼 고비는 넘긴 듯?... 지금 막 700페이지를 넘겨서 소설 주인공 이름이 나왔당!! 너의 이름은 #그윈플레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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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 이 글은 책을 읽기 시작한지 10개월만에 드디어 책 주인공 이름을 알게된 나 자신에 대한 칭찬 글입니다.


*요약 :
여러분 빅토르위고는 투투머치토커입니다.
웃는 남자는 대작입니다. 그러나 전자책 기준 초반 1권 500페이지까진 좀 참고 읽으세요.
“크레마사운드”는 가볍고, 양쪽 버튼이 특히 매우 만족스러우며, 누워서 읽기에 최적화된 제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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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으로 육개장 사발면을 먹고 있다. 한동안 끊었던 농심의 msg가 혀끝에 위장에 착착 감긴다.그제도 저녁에 육개장 사발면을 먹었다. 삼십년째 이보다 더 맛있는 라면은 없는 듯. 부족한 듯한 양이 이 완벽한 맛의 원인인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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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밤에 <호랑이보다무서운겨울손님>을 보았고 그 날 이후로 벌써 두개째 사발면을 먹고 있다. 이 고구마 처럼 답답한 영화에서 주인공은 사발면 하나 제대로 먹지를 못한다. (그래서 내가 다 먹어주고 있게 된거야 암..) 볼 때는 답답하기만 했는 데, 보고 나서는 라면처럼 끝맛이 짭조롬하고 여운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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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망치고만 싶은 직면할 용기가 없는 호랑이 같은 문제들 보다 더 괴기스럽고 무서운 것은 밀려있는 일상이다.
어쩌면 일상에서 일상적으로 제대로 매듭짓지 못한 문제들이 착착 쌓여 호랑이 급의 공포로 다가오는 것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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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하튼 나는 오늘 내로 사십오장의 누끼를 따야한다.
호랑이보다 무서운 일상의 작업일정이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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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깨비 2018-06-27 16: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육개장 사발면을 최고로 좋아했는데요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보면서 신라면 컵라면으로 갈아탔다가 최근에는 어쩌다 알게 된 오뚜기 참깨라면 컵라면에 푹 빠져서 한동안 그것만 먹고 있는 중입니다.

공쟝쟝 2018-06-27 20:14   좋아요 1 | URL
역시 컵라면의 세계는 무궁무진하네요 ㅜㅜㅜㅜㅜㅜㅜ 오뚜기 참깨라면... 맛만들어도 맛있을 것 같아요...

북깨비 2018-06-28 17:22   좋아요 1 | URL
얼큰한 컵라면 국물맛에다가 참기름의 고소함을 더 한 맛이에요. 그리고 면이 좀 더 쫀쫀하다고 해야하나. 꼭 컵라면으로 드셔보시길 추천합니다. 봉지라면은 안먹어봐서 맛 보장 못함. ㅎㅎ 아. 스프봉지가 3개에요 (스프, 계란, 참기름). 스프봉지 2갠줄 알고 나머지 하나 넣은 채로 끓는 물 붓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ㅎㅎ 참기름 봉지는 마지막에. 조리법 잘 읽어보시고 맛있게 드세용.

공쟝쟝 2018-07-01 12: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전 내일 마트를 갑니다 !! ㅋㅋ

서곡 2022-07-01 10: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은근 재미있죠 ㅎ
 


얼마전에 읽은 노르웨이 숲도 그렇고.. 
삶이 불가피하게 제기하는 상실, 혹은 이별을 함께 견디는 애도동맹, 치유의 연대 같은 것을 담는 작품이 유난히 눈에 밟혔던 이유는

그것들에 고파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을 문득 깨달았다.

몇년 전 부터 겪고 있는 지리멸렬할 정도로 긴 이별이 지독하게 외롭다. 
가끔은 도망쳐버리고 싶고 사라져버리고 싶을 정도로. 
그렇게 될 리도 없고 되지도 않을 테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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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정 특유의 단아한 발성과 정적인 연기가 좋은 데, 
영화 감상후 찾아 읽은 그녀의 인터뷰를 보고나서는 
임수정 이라는 인간자체가 좋아져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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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같다면 2018-05-27 20: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도 언젠가 애도.. 상실.. 이별.. 치유.. 에 몰입했던 적이 있었어요
나중에는 눈물에 내 자신이 질식되는 것 같더라구요..

공쟝쟝 2018-05-27 22:35   좋아요 0 | URL
함께 이별에 대응하는 사람들의 서사가 그립습니다
 

"그런 로렌스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할 때, 정작 프레드는 자기 자신이 아닌 존재가 되고 그만큼 고통스러워진다는 것이다. "


"<로렌스 애니웨이>에는 자기 자신으로 사는 일의 벅참을 찬미하는 낭만적 열기와 그 일이 자기 자신에게만이 아니라 타인에게도 고통을 안겨줄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한 냉철한 통찰이 다 있다."


"그래서 그의 이름은 '로렌스 무엇이건(Laurence Anyway)'이다. 이 이름은, 우리가 자기 자신으로 사는 일이 쉬운일이 아니지만, 그럴 수만 있다면 '어떤 길(any way)'을 택해서라도 그래야 한다고 말해준다. 로렌스는 프레드를 잃은 뒤에도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지 않았다. 아니, 더 분명히 말하자면, 로렌스 그녀는 행복해보인다." 



예전에 로렌스애니웨이를 볼때 나는 프레드에게 감정이입을 했다. 
깊은 밤 거실에 쪼그려 앉아 책을 읽으면서는 스스로를 로렌스의 상황에 깊이 대입하고 있었다.

나 자신으로 살기 위해 노력할수록 나를 사랑하는/던 이에게 끊임없이 상처주고 있음을 느낀다. 
나의 변화는 곧 나와 가장 가까이 있는 관계의 변화이자 필연적으로 그의 변화를 요구한다.
나의 변화를 감당하기 벅차하는 그에게 느끼는 감정은 안쓰러움과 섭섭함. 
가끔은 분노. 때로는 무력감.


자기 자신을 살지 못하게 하는 관계에 “사랑”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을까. 
사랑한다는 이유로 일방적인 나의 변화를 수용하라는 것 또한 “사랑”다운 모양새는 아닐테다.


시간과 속도에 대한 존중, 만족할 만큼 충분히 많은 대화 정도로 노력해보자, 잠정적인 결론을 내렸다.
나도 그도 본인 스스로들을 살아가는 데 방해가 된다면, 우리가 서로의 존재를 침해한다면.. 
사랑해도 헤어지는 것이 맞다. (물론 자아 또한 관계안에서 만들어지는 운동태 라는 것을 잊지 않으려 한다.)

평생 나 하나 사랑하는 것도 빠듯하듯 
일생을 바쳐 한 사람을 온전하고 정확하게 사랑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다.
그래도 한번 뿐인 삶인데,
기왕이면 가장 좋은 사랑을 만들어 나가고 싶다. 

*

서로로 인해 성장하고, 너에게서 나를 발견하고. 결국 우리의 변화를 진심으로 기뻐할 수 있다면. 말은 쉽지만 현실에서는 너무 어렵다. 영화 속의 그들 처럼 매일매일 싸운다. 부디 서로 지치지 않았으면 좋겠다.

아직까지는 나를 살면서도 그를 사랑하는 중이다. 
각자의 삶을 살며 연대하기. 
그렇게 사랑을 더 심화시켜 나가기.
어쨌든. 애니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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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는 그런말을 했었다. 사람이 겪어버린 치명적인 마음의 상처란 이미 와장창 깨진 유리조각 같은 것이라서 한쪽에 치워둬야 한다고. 그걸 완전히 없던 일로 할수는 없고, 이미 일어나 버린 것이기에 상처 이전의 삶으로 돌아 갈 수는 없는 것이라고. 비질하고 걸레질하여 한쪽에 모아두고, 무심코 밟지 않도록 넘어다니거나 비껴 다녀야 한다고.

심리치료는 그 유리 파편들을 잘 쓸어 담아 보이는 곳에 치워두는 작업이며, 이후에 우리는 그걸 인식하고 헤집어 밟지 않으려 노력하며 평생을 살아가야 하는 거라고.

어쨌든 적어도. 상처가 일상을 초과하지 않도록. 그 것이 나의 평범한 하루를 해치지 않도록. 삶은 날들이 모여 이루어지는 것이고, 펼쳐져 있는 그 일과 사건들을 분초 단위로 겪으며 그래도 살아야 하는 것이라서.

2월 이후, 미투 이후.. 사실 어쩌면 페미니즘에 감응하기 시작한 이후 부터, 한쪽으로 치워둔 상처들을 자꾸 다시 헤집는 느낌이다. 사람들 사이에서 일어나는 이해 할 수 없었던 사건들, 사건들 속의 그들, 감당할 수 없었던 문제들, 문제들 속의 각 개인들.

그 땐 그것이 상처인 줄 몰랐으나, 지속적으로 계속해서 상처받아 왔으며, 언제부턴가 시작된 무기력과 우울감, 되풀이 되는 꿈들도 시작을 좇아가니, 그 날들 이후였다.

그때 나는 정확하게 분노 했어야 하는데, 그게 무엇인지 몰라서 분노할 대상과 타이밍을 잃어버리고, 내 잘못과 부족을 탓했다. 페미니즘의 언어를 알고서야 조금은 정확하게 분노 할 수 있게 되었다.

나에게는 좋은 사람이 내가 좋은 사람이라고 너무 극찬했던 사람이 누군가에게 그렇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사람의 이면. 사람이 가진 다양한 얼굴. 


인간에 대한 희망을, 사회 진보에 대한 확신을, 얼굴을 발그레하게 붉혀가며 힘주어 말할 수 있었던 때가 있다. 
내가 겪은 사람들이 너무 따뜻해서 였을 것이다. 따뜻했다. 좋아하는 민중가요 가사처럼, 좋은 이들과 함께 한다는 건, 내가 걸어가는 이 길의 전부. 내 전부 같은 좋은 이들이 좋았다. 우리를 괴롭히는 적들만 없으면 우리가 온전하게 사랑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공통의 적을 미워하는 것은 어렵지 않았다. 낭만적인, 한껏 사랑할 수 있는, 그럴 수 있었던 날들.

지금은 
그렇지 
않다.


*

가끔은 내 안에 이렇게까지 서늘한 것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파괴적인 냉소로 사람들을 공격할 때가 있다. 
난 그런 내가 싫다.

그런가 하면 또 그는 나다.
해결되어야 하는 어떤 지점이 있는 것인지, 
한 쪽으로 치워놓은 채로 조심조심 피하면서 살아야 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
사실은 정신적으로 힘들다.

겨우 슬픔으로 바꿔 놓은 감정이 다시 날이 서게 끔 하는 상황들이 연이어 발생하는 것이다.

나는 싸움을 포기하고 싶다. 그런데, 누군가들은 계속 싸운다. 나는 포기하려던 것을 다시 움켜잡고 그들과 함께하고 싶지만, 사실은 분노할 마음의 에너지가 없을 뿐더러.. 방향도 방법도 잘 모르겠다는 생각만 든다.


*

어떤 방식으로든 정리를 좀 해야겠다.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도 없고 원하지도 않는다.
하지만 이대로는 곤란하다.

그나마 내가 마지막으로 기대는 것은 지금의 상황은 고정불변한 것이 아니며 변화할 것이라는 것. 
그것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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