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바도르 달리 - 무의식과 상상의 세계를 표현한 초현실주의의 거장 시공아트 62
돈 애즈 지음, 엄미정 옮김 / 시공아트 / 201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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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반인의 시각으로는 환상과 몽환으로 다가오는 예술세계를 미술사조에서는 초현실주의라고 부르기도 한다.인간의 내면에 과거의 경험을 바탕으로 무의식과 상상의 세계를 풍미한 스페인 초현실주의자 살바도르 달리의 삶과 예술세계를 살펴 보게 되어 개인적으로는 다양한 예술세계의 존재가치를 인식하게 되어 무엇보다 다행이다.현실세계의 모습이 아닌 살바도르 달리의 무의식과 상상의 세계가 빚어 놓은 170여 점의 도판은 보면 볼수록 난해하면서 독특하기만 하다.살바도르 달리는 왜 초현실주의에 대한 그림을 주로 남겼을까.

 

  살바도르 달리는 1904년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 피게라스에서 태어나 1922년 마드리드 미술 아카데미에서 로르카,부뉴엘 등을 만나게 되고,다음해 미술 교수에게 항의하다 교칙에 의해 정학을 받기도 한다.1925년 바르셀로나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으며,1926년 파리를 방문하면서 마드리드 아카데미에서 퇴학을 당하기도 한다.그는 기성세대,기존의 사조 등에 반항적인 끼가 다분했는데,그의 부모로부터 촉망을 받던 형이 일찍 죽자 그의 형과 자신을 동일시하면서 야심만만하고 주목받으려 하며 과시욕이 강한 아이로 성장해 나간 것 같다.그의 성격은 조지 오웰(George Orwell 1903~1950)이 지적했듯,흥분을 잘하고 병적이리만큼 예민한 아이엿다고 한다.

 

 1928년에는 카탈루냐 반예술선언을 하고 1929년에는 부뉴엘과 함께 파리에서 《안달루시아의 개라는 영화를 제작하기도 한다.1934~1936년에는 미국,영국 등을 돌면서 개인전과 순회 강연을 한다.1937년 스페인 내전이 발발하자 이탈리아로 도피하고 1938년엔 지그문트 프로이트를 상견례하기도 한다.1964년에는 스페인 카톨릭당 이살벨이 주는 대십자훈장을 받고,그 후에는 파리,뉴욕,런던을 돌면 회고전시 및 작품활동에 주력한다.살바도르 달리는 초현실주의자로 인정받게 되는데 그가 그린 그림은 피카소의 영향을 많이 받았던 것으로 보여지며,일찍 형과 어머니를 잃게 되자 부모로부터 받지 못한 애정이 무의식 속에서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잠에서 깨어나기 전에 석류 주위를 날아다니는 벌 때문에 꾼 꿈과 생물학적 욕망을 그린 《위대한 자위행위자이다.또한 그가 남긴 그림들이 거의가 기존 세계의 자연스런 질서를 작심하고 격파라도 한냥 상상을 초월한다.대표적인 작품이 세간의 물의를 빚었던 《십자가의 성 요한의 그리스도》 및 《코와 귀가 뒤바뀐 비너스 두상이다.그는 최현실주의의 정통적 방법론을 추종하기보다 완전히 새로운 종류의 시각적 초현실주의를 도입했으며,그가 '초실주의의 선구자'를 안토니 가우디와 13세기 라몬 룰을 들고 있다.

 

 달리에게 결정적 변화는 《이른 봄날》과 《음산한 놀이》에서 나타나고 있다.1928년 변덕스런 양식 변화를 겪은 이후 이 두 작품에서 새로운 자신감이 엿보인다.즉 두 작품에서 주제가 한층 집중되고 명료해진 것이다.이 변화에는 달리가 정신분석에 관한 교과서들을 광범위하게 탐독하며 여러 가지 방식과 그에 합당한 시각 이미지들을 발견했으며,그것을 이전 회화에서 나타난 개인적 이미저리와 결합하는 법을 찾아냈다는 점이 주된 결정된 변화로 보여진다.이는 꿈 같은 배경을 설정하고,심리학과 정신분석에 대한 관심을 초현실주의자들과 깊게 공유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1938년 런던에서 존경했던 지그문트 프로이트를 만나 존경에 대한 보답을 편지에서 얻게 된다."어제 손님을 데려와 주어 정말 감사하네.지금까지 나는 초현실주의자들을 완전히 바보라고 여겼지.분명 그들은 나를 수호성인으로 택하겠지만 솔직하고도 열정에 들뜬 눈빛을 지닌 그 스페인 젊은이 말일세,그 친구의 그림은 기술적으로 대단히 훌륭하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겠네.하여간 그 친구(달리)가 초현실주의에 대한 내 평가를 바꾸었네......"당시 달리는 기술적 장치인 콜라주에 능력을 보였는데,신문,사진,채색 석판화의 일부를 포함시켰고,지그문트 프로이트에 따르면,영웅이란 아버지의 권위에 대항하고 도전함으로써 끝을 보는 인물로 정의된다고 말했다.또한 그는 백인종의 우월함을 들춰내면서 유색인종 모두를 노예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 세계가 직면한(1939년 2월) 문제라고 말하기까지 하여 그의 사상과 이념이 의심스럽기만 하다.몇 년 후 달리가 쓴 《살바도르 달리의 은밀한 생애조지 오웰이 논평했는데,인간의 품위를 느낄 수 없다는 점과 달리의 반애국주의 입장에 깊은 충격을 받았으며,달리를 두고 "벼룩과 다름없는 반사회적인 존재"라고까지 했다.나아가 조지 오웰은 《살바도르 달리의 은밀한 생애》를 사실에 입각한 냉소적이고 잔인하며 반동적인 책으로 깎아 내렸다.달리라는 인물과 작품에 대해서는 미술비평가나 미술사가의 분석만큼이나 심리학자와 사회학자의 분석이 꼭 필요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달리의 회화는 편집증적인 면이 농후하다.게다가 초현실주의 오브제(Objet)를 상징 기능 오브제,변질된 오브제,투사 오브제,감싸인 오브제,기계 오브제,틀 오브제를 분류하면서 작품에 활용하기도 했다.특히 그가 만든 오브제는 남녀관계를 가장 노골적으로 드러낸 점이 특색이다.이 오브제들은 복잡하고 까다롭다는 생각마저 들게 한다.이는 달리의 개인적 욕망에 대한 상징 기능의 시뮬라크르(Simulacre:흉내,모의,복제)가 강하다는 점이 특색이다.또한 그에게 가장 깊은 영향을 끼친 사건은 일본 히로시마에 원폭투하 사건에 대한 충격과 원자로 인해 생각거리가 들어 나게 되었다는 것이다.편집증적 비평 방법을 적용해 세계를 탐구하고,사물의 핵심을 간파하려면 특별한 직관이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자신이 지닌 신비주의라는 특별한 수단을 무기로 삼고 있는 듯 하다.끝으로 그는 홀로그래피와 입체경 통해 새로운 표현수단을 발견하기도 했다.

 

 결핍된 가정에서 성장한 달리는 성장과정과 내면의 세계가 보통 사람과는 다르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형과 어머니를 조실(早失)하지만 그의 꿈도 여러가지였던 만큼 그가 세상에 보여준 회화의 세계도 다양한갈래를 보여 주고 있다.영화제작부터 초현실주의(무의식과 상상의 세계),오브제,홀로그래피와 입체경을 통한 다양한 표현수단은 그의 재주와 능력이기에 충분히 인정하지만,인종주의와 관련한 극단적인 발언은 화가로서 부적절하기에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생각한다.이는 조지 오웰이 달리를 향해 예리하게 비판을 했으니 더 이상 첨언할 것은 없다.초현실주의자 살바도르 달리의 삶과 예술세계,내면세계를 인식하는 계기가 되어 내게는 또 한 명의 예술가를 알게 되어 의미있는 값진 시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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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그림들의 인터뷰 - 미술품 도둑과 경찰, 아트 딜러들의 리얼 스토리
조슈아 넬먼 지음, 이정연 옮김 / 시공아트 / 201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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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인의 생각과 관점은 대부분 사회체제와 법규,상식,인습의 한계를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말하고 행동하는 것이 상례이다.그러나 이러한 틀의 준규를 벗어나 버젓하게 행동하는 부류가 이 사회 아니 지구촌에는 수도 없이 많다.일명 고지능범이라고 할까.법은 있으나 마나이다.자신이 저지른 행동이 사법권에 걸려 들면 재수가 없어 걸려 드는 것이라고 여기고,그렇지 않으면 방약무인(傍若無人)과 같이 양심의 가책을 전혀 느끼지 않고 살아 가려는 아니 살아 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힘이 들 때 가끔 식구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도둑질만 빼고 뭣이든 할 수만 있으면 하겠다."라는 것이다.상대방을 속이고 사회의 공공선을 해치면서 살아 가려는 얌체족,고지능적인 상습범,사기성 범죄가 들끓고 있어 사회안전망이 절실히 필요하다.평범하지만 사회의 법체계,사회규범에 맞춰 살아 가는 사람들이 이러한 경제사범과 같이 자신을 기만하고 타인을 속이며 경제적 삶을 지탱해 나가려는 일종의 지하경제는 발본색원할 길은 과연 없는 것인가.가끔 매체를 통해 접하는 사실이지만 일이 크게 불거져야 방망이를 드는 시늉을 하지만 시간이 흐르고 여론이 잠잠해지면 수사의 속도는 빨간 신호등이 켜진 사거리에서 자동차의 속도계에 줄어 드는 것과 같은 양상이다.

 

 세상에는 다양한 직업이 있다.상기한 바와 같이 값이 나가는 골동품,회화,보석과 같은 고가제품을 훔쳐 중간상인에게 넘기고 중간상인은 엔드 유저나 옥션과 같은 경매에 붙이기도 한다.멋모르고 훔친 물건을 시세가의 1/10 가격으로 중간상인에게 넘기면 엔드 유저의 매입가,경매에서의 낙찰가는 상상초월의 가격으로 둔갑한다.이렇게 고가제품을 훔치는 경로는 갤러리,부호들을 겨냥하기 마련이다.또한 고가품들이 이사람 저 사람 손으로 넘겨지다 보니 돈세탁과 같이 세탁이 되고 만다.특히 국내에서 훔친 고가품이 중간상인을 거쳐 국외로 반출되는 사례도 많을 것으로 보여진다.이러한 경우 국가간 인터폴과 같은 업무공조체제가 발휘되지 않는 한 물건을 훔친 절도범을 잡을 수도 없고 도난당한 제품은 행방이 묘연해지고 미제로 남겨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미술품의 암흑세계를 2003~2011년에 걸쳐 취재한 기록을 재구성하여 한 편의 논픽션물을 감상하는 착각을 불러 일으키는 HOT ART》는 바로 뜨거운  감자와 같은 충격적인 르포 형식을 담고 있다.미술품의 도둑과 경찰,아트 딜러들의 사실적인 스토리를 관련 당사자(13인)들과의 인터뷰 및 취재기록을 스토리로 엮어 내고 있다.관련 당사자들의 직업을 보면 형사,변호사,검사,미술품 도둑,큐레이터,사업가,직장인,보안 팀장,FBI 요원,프로그램 매니저 등 다양하다.미술품을 훔치는 자들은 대개가 치밀하게 계획된 조직적인 범죄였음을 발견하게 된다.미술품 등을 도난 당하게 되면 즉각 인터폴과 같은 국제사법 경찰수사국에 신고하여 도난당한 미술품을 리스트로 작성하여 포스터와 CD 형식으로 발부하여,도난 미술품 데이터베이스화하여 도난 미술품이 세탁이 되는 일이 없어야 할 것이다.미술품을 훔치는 자들은 그 분야에서 뼈가 굵은 만큼 제품을 보면 값이 나갈 것인지 아닌지를 금방 판별한다고 한다.또한 잘사는 사람들은 딜러들을 고용한다고도 한다.부호들은 몇 백년의 세월이 흐르고,유명세를 타고 있는 화백의 그림을 딜러로부터 싸게 구입할 수가 있으며,한 폭의 그림을 통해 삶의 만족과 행복감에 젖어 든다고도 한다.그들에게는 공정한 루트에 의해 구입하지 않고서도 양심의 가책과 염치는 눈 꼽 만큼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특히 안타까운 것은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이 처형된 뒤 이라크의 문화재가 무차별 국외로 반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조슈아 넬먼저자는 캐나다인으로서 미술품의 도난 사례 및 에피소드를 13인의 인터뷰 및 취재기록을 바탕으로 현장감 있게 들려 주고 있다.중개인,딜러 모두 뻔뻔한 후안무치의 전형이지만 스토리는 담담하면서도 흥미롭게 그리고 있다.이 글을 읽다 보니 한국 역사상 외침에 의해 국외로 반출된 미술품,도자기,골동품,역사자료물 등이 자연스럽게 상기가 된다.일본,미국,프랑스 등에 한국의 문화유산이 침탈,수탈,약탈의 형식으로 잠을 자고 있다.이 글이 주로 작은 집단이 훔친 것이라면 국외로 실려 간 한국문화재는 제국주의가 낳은 비애이다.이러한 한국 문화재가 고국의 품으로 되돌아 올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적극적,실리적 외교채널을 가동시켜야 할 것이다.국제법상(귀속주의 등) 해결해야 할 당면 문제도 많지만 강제적으로 빼앗긴 것인 만큼 마땅히 되찾을 권리가 더 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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툴루즈로트레크 - 세기말 파리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초상 시공아트 61
버나드 덴버 지음, 이윤희 옮김 / 시공아트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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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술,대중문화 방면을 접할 때마다 느끼는 점이 있다.문화수준의 척도가 국가의 경쟁력이고 개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는 길이다는 것이다.음악,미술,춤꾼과 같은 예술의 삶을 살다간 예인들은 저마다 '끼'로 똘똘 뭉쳐져 있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예술의 길이 예나 지금이나 어디 쉬운 일인가.엄한 스승을 만나 눈물이 찔금 나올 정도의 매서운 교육을 받아가면서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친 연후에 빛나는 결과를 세상에 내놓는 것이다.또 하나 생전에는 빛을 발하지 못하다가 사후에 그 가치와 진가를 제대로 평가받아 뒤늦게 명성을 떨치는 인물도 있다.

 

 동양의 미술이 먹과 벼루,붓의 농담에 있다면 서양의 미술은 단연 다채로운 유화에 있다고 생각한다.종교적 색채를 띤 그림부터 인물,정물,풍경 등이 있으며,사조로는 인상파,입체파,신조형주의,다다이즘,추상표현주의 등으로 나뉘기도 한다.그중에 19세기 프랑스 알비에서 태어나 37세에 요절(夭折)한 툴루즈로트레크(Toulouse-Lautrec)화가의 그림 인생을 살펴 보는 시간을 갖게 되어 매우 유익한 시간이 되었다.백작가문에서 태어난 그는 14세에 다리 골절상을 입으면서 신체부자유를 겪게 되고 18세가 되면서 그림 그리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보통 서양인이라면 장신을 연상하게 되는데 툴루즈로트레크는 단신에다 늘 지팡이를 짚고 다녀야 했다.남부럽지 않은 귀족가문에다 성격도 꽤 활발한 편이었던 그는 기본적인 미술교육은 샤를 삼촌에게,전문적인 내용은 프랭스토에게 교육을 받았으며 그의 미술 인생은 보나의 영향이 매우 컸던 것으로 보여진다.소년시절 그는 스케치북에 주로 말과 관련한 그림을 주로 그리게 되었는데 샤를 삼촌의 영향이 컸다.그가 시작한 그림은 드로잉으로 시작하여 풍경화,인물화 등을 빛과 대기의 감각을 살린 인상주의적 색채가 짙었다.19세기 후반 프랑스에서 일게 된 인상파의 사조는 모네,반 고흐 등의 그림에서도 여실하게 나타났던 것이다.인상파는 사실주의와 실증주의의 영향으로 탄생되었던 사조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또한 인상주의 화가들의 철학은 문학계에도 영향을 끼치게 되었는데 대표적인 문학가가 에밀 졸라이다.

 

 나아가 그는 회화와 드로잉의 토대 위에 석판화와 포스터 제작에 이르기까지 만능형의 화가로 자리매김하게 된다.활발한 성격이다보니 캬바레와 사창가 출입이 잦았던 만큼 물랭가(街)의 사창가 및 창녀,무용수,여점원 등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많이 그렸다.이러한 그림들은 주로 인상파 화가들의 관심 분야였던 것으로 보여진다.그 가운데 드가에게서 기술적,도상적 영감을 지속적으로 얻었다고 한다.로트레크는 창녀들과 아무런 문제가 없었지만 창녀들의 벌거벗은 육체.돌아다니는 모습을 보는 것이 즐거움이었고 마치 수도사가 수도원에 있는 듯 안식을 찾았다고 한다.화가로서의 그의 취향은 매우 독특하기만 할 뿐이다.

 

 귀족가문에서 태어난 로트레크는 선천성 유전병으로 신체적 부자유를 겪어야만 했다.그러나 그는 이러한 문제는 괘념치 않고 자신이 추구하는 사실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그림들을 다양하게 그려 나갔다.다양한 화가들과의 교류,인상주의의 그림을 묘사하기 위해 캬바레,사창가,카페 등지를 자주 들락거리면서도 자신이 추구하는 그림 세계를 좌절하지 않고 멋지게 그려 내고 있다.흠이 있다면 그는 알코올 중독자일 정도로 늘 술을 입에 달고 다녔을 정도라고 한다.그게 화근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안타깝게도 일찍 운명을 달리했다.로트레크의 그림 인생을 살펴 보면서 19세기 후반 프랑스의 정치,사회적 혼란까지도 간파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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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보는 눈 - 손철주의 그림 자랑
손철주 지음 / 현암사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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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회사에서는 신입사원을 채용할 때 관상만 보는 면접관이 있다고 한다.일반적인 면접을 치르는 가운데 관상 면접관은 입사 예정자의 전반적인 이목구비를 비롯하여 언변,입성 등을 차분하게 관찰하면서 자사의 재목감으로 타당한지를 머리 속으로 그려 볼 것이다.그러하기에 입사 예정자들이 좋은 인상,호감가는 인상으로 재치있게 스토리텔링을 보여 주는 것이 좋은 점수를 받으리라 생각한다.관상이라는 것은 이목구비가 뚜렷하면서 직장인으로서의 덕목과 발전가능성 등을 면밀하게 살펴 보는 과정이 아닐까 한다.면접 보는 날엔 면접자와 피면접자가 코드가 잘 맞아 질문과 답변이 척척 맞아 떨어지면서 좋은 이미지를 남겼으면 한다.

 

 실물을 보면서 사람의 됨됨이 등을 보는 관상이 있는가 하면 그림 속의 인물과 소재 등을 화가의 깊은 마음 속으로 들어가 사람을 볼 수 있는 눈을 갖을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평소 관상에 대해 관심과 호기심이 많은 내게 <사람 보는 눈>은 내 마음 속 깊게 들어 왔다.69점의 그림들이 모두가 마음에 든다.주로 조선시대의 인물과 풍속화 등을 소개하고 있다.진하게 갈고 간 먹물에 붓을 대고 그림의 농담(濃淡)을 적절하고도 날렵하게 그려 놓은 그림들은 먼 옛날 나의 조상의 삶의 숨결이기도 하다.비록 시공간은 다를 것이지만 어딘가에서 나의 조상들도 아스라한 삶을 살아갔을 것이라는 생각을 한다.색상은 잿빛에다 백의민족답게 무명 저고리,바지를 입었던 조상들의 애잔한 삶이 아련하기만 하다.

 

 손철주저자의 글을 몇 편 읽어 가면서 일반인들이 놓칠 뻔한 요소 요소를 귀신같게 해석해 주고 있기에 찬탄이 절로 나온다.조상들의 자취가 물씬 풍겨 나오고 멋진 해설까지 더하니 심미안마저 커져 간다.저자의 해설이 과연 맞는지 돋보기를 들여 대기도 했다(사십 중반이 넘으니 노안이 옴).과연 해설대로이다.기기묘묘할 정도이다.그림 속의 인물과 사물의 거동 등을 세밀하게 분석하는 통찰력은 그림을 오랜 시간 관찰하고 연구한 결과일 것이지만 저자의 그림을 보는 전문성은 탁월하다는 말밖에는 나오지 않는다.현대화는 주로 서양화,조각 등이 위주가 되고 있기에 수묵화로 대변되는 동양화의 예스러운 맛은 언제 음미해도 영혼이 시들지 않을 것만 같다.

 

 4부로 나뉘어진 이 글은 부제도 마음에 쏙 든다.같아도 삶 달라도 삶,마음을 빼닮은 얼굴,든 자리와 난 자리,있거나 없거나 풍경이 바로 그것이다.삶 속에는 조상들의 간난신고한 삶을 여과없이 투영되고 있다.이해타산을 따지는 삶이 아닌 자연과 함께 호흡하면서 주어진 운명을 달갑게 받아 들이는 순수함이 그대로 묻어나 있다.인간의 마음은 숨길 수가 없다.초상화를 찍을 당시 그리는 사람이 자세 및 표정을 어떻게 하라고 코치를 하겠지만 본마음은 숨길 수가 없는 법이다.무슨 생각과 감정을 갖고 있는지 등 심상이 얼굴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다양한 초상화들,자연 속에서 자연과 함께 노니는 다양한 화초,곤충,수목들이 인간의 손길이 닿지 않은 태고의 모습을 그대로 견지하면서 자연의 섭리에 따라 피고 지는 모습이 예쁘고 귀여우며 친근하기까지 하다.

 

 나는 옛그림을 매우 좋아한다.그것은 할아버지,할머니와 함께 살았던 어린시절의 향수와 추억,자애로움이 내 마음 속에 그대로 남아 있기 때문이다.모시적삼,흰광목 옷을 입으시고 일을 하시던 할아버지,할머니의 모습이 순박한 백의민족을 표상하고 있기도 해서이다.표정없는 근엄한 초상화보다는 자연을 벗삼아 살아 가던 조상들의 풍속화가 훨씬 더 정겨움을 안겨 주고 친근함을 갖어 주기에 마음에 쏙 든다.그 시절을 다시 살아보라고 하면 적응하는데에 시간은 걸릴지언정 논밭을 갈고 내에서 멱을 감고 월하에서 사랑도 진하게 나누고 앙상한 겨울날 초가에서 군불을 때고 아랫목에 등을 따숩게 하고 싶다.몸이 노근해지면 사랑방에 들어가 새끼를 꼬기도 하고 벗들과 화투놀이도 하면서 동동주로 목을 축이고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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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그림이다 - 동서양 미술의 완전한 만남
손철주.이주은 지음 / 이봄 / 201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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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름난 화가들의 화폭에 담겨져 있는 그림을 감상했던 시간이 많지 않았다.평소 그림에 관심은 가게 되지만 전람회 등에 갈 기회를 놓치고 또는 만들지를 못해 내내 아쉽기만 하다.오늘날과 같이 다양한 유파와 작품들이 쏟아져 나오는 가운데 몇 백년 된 그림들은 지금과 같은 감각보다는 예스럽고 평화로우며 자연스러운 이미지가 녹아져 있어 한결 미적인 감각을 안겨 준다.그림을 단순히 그림으로 보는 것이 아닌 그림의 주제에 맞게 감상하되 그림 속에 담겨져 있는 속뜻을 나름대로 해석하고 반추하다 보면 그림을 감상하는 안목이 넓혀져 가리라 생각한다.개인적으론 서양화보다 예스럽고 풍류와 기지,유머감각이 당겨져 있는 그림 그리고 자연스럽지만 그림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보여 주는 익살성과 누군가를 사랑하되 이를 들춰서 표현할 수 없는 갈망감은 시대적 상황과 그 시절 백성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풍부하게 상상해 볼 수가 있어 보고 또 보고 싶은 마음이 일어난다.

 

 반면 서양화는 정교하면서도 인물의 표정을 생동감있게 살려 내고 있는 점이 인상적인데 색상면에서 다채롭고 음영과 원근감 등이 제대로 살려져 있어 현대화를 보는 것과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키기도 한다.서양에서는 유화가 시대에 따라 각유파가 변천되어 왔고 동양화 역시 누구 누구의 기법을 계승하기도 했다고 하는 점에서 동양화,서양화를 제대로 알려면 그 발달사를 꼼꼼하게 살펴보면서 제대로 학습하고 그림을 자주 접하면서 그림에 대한 심미안을 배양해 가는 것이 그림을 감상하는 사람의 바른자세라고 생각한다.이번 가을에 어떤 그림에 빠지고 싶다라는 생각은 솔직히 무덤덤했지만 <옛 그림 보면 옛 생각난다>의 손철주저자의 글을 읽으면서 그림에 대한 선택과 해석이 차지면서도 풍부한 상상력이 가미된 통찰력이 돋보여서 무조건 '다,그림이다'를 선택하게 되었다.선택하기를 잘했다라는 생각이 들었음은 물론이거니와 이 글이 종래와는 다르게 동양화와 서양화를 번갈아 가면서 손철주저자와 이주은저자가 각각 동양화와 서양화를 해석해 주고 있는데 이 글에 소개된 그림들이 그간 감상했던 것들도 있고 생경하게 다가오는 그림들도 있었다.

 

 두 공저자께서 대화를 주고 받으면서 스토리를 이어간다.동.서양화에 대해 두 분이 각각 그림에 대한 전문적인 해설이 모두(冒頭)에서도 말했듯이 초심자에게는 그냥 스치고 말 세세한 부분까지를 짚어 주고 있어 독자로서는 그림을 읽어 가는 안목을 새롭게 해 주는 길라잡이 역할을 하고 있어 든든하기만 하다.소개된 동.서양화 모든 화폭이 인간의 삶의 애환을 그려 내고 있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면서 조선시대,또는 유럽의 미술사 등을 어느 정도 인식하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열 개의 부제를 만들어 각각의 부제에 맞는 그림들을 소개하고 있는데 인간이 태어나서 죽음의 문턱에 이르는 여정을 열 갈래로 나뉘었다는 점에서 독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리움,유혹,성공과 좌절,내가 누구인가,나이,행복,일탈,취미와 취향,노는 남자와 여자,어머니(엄마)가 바로 이 글에서 선보이는 그림들이다.

 

 동양화의 경우에는 남존여비의 사상과 봉건적인 사회구조이기에 남녀유별인 시대이기에 사회규율에 벗어나는 노골적인 행위보다는 상징적이면서 은유적이며 유머스러운 감각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아울러 해석과 해석 사이에 한시(漢詩)를 가미하고 있어 그림 속의 내용과 사연을 정념적으로 보다 더 구체화시켜 주고 있다.서양화의 경우는 화려한 자연적 배경과 인물들의 표정 속에서 인간의 다양한 감정을 읽어 갈 수가 있는 점이 특색이다.원망,분노,갈등,무의욕,사랑이라는 의식이 그대로 반영되고 있으며 세세한 부분은 이주은작가의 정곡을 찌르는 해설에 또 한 번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조선시대의 화폭 속에 실린 그림들이 여염집에서 벌어지는 일상이 위주가 되면서도 정선의 어촌도의 모습은 남녀 생식기를 일탈적으로 화폭에 담았다는 점이 경이롭기만 하다.특이한 화폭의 주인공으론 허난설헌의 앙간금수도와 신윤복의 아버지인 신한평의 자모육아의 그림이었다.서양화는 주로 인물을 중심으로 한 육감적이면서 원망과 분노,일탈의 이미지가 위주가 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되었다.

 

 지필묵에 의해 농담을 취하면서 허와 실,일탈 속에서 법규를 존중해 가던 조선 백성들의 일상과 자연스러운 아름다움의 경지를 추구했던 서양화를 통해 우리의 삶은 어찌보면 이슬과 같고 안개와 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삶과 죽음은 하나라는 생각 속에서 훗날 육신이 사라지고 영혼만 남게 된다면 살았을 때의 모습은 말은 없지만 후대들에게 지금의 인간의 일상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포장하지 않고 그대로 보여 주는 그림과 같은 존재가 아닐까라는 생각마저 들었다.그림과 같은 예술을 통해 그 감각과 심미안을 넓혀 감으로써 마음 속은 풍부한 자양분으로 채워지고 삶의 질은 더욱 아름답게 승화되어 가리라는 믿음을 가져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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