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이켜보면 지난 십년 참으로 고통스러웠다.

사기꾼이, 독재자의 딸이 연이어 대통령이 되어 부끄러웠고

국토는 4대강으로 찢기였고, 

친재벌 친토목으로 일관했던 정책으로 

'평범'한 사람들은 티비 드라마에서 조차 사라졌다.


문득 김대중 노무현 정부때를 떠올린다.

김대중에겐 IMF 폭탄이 떨어져있었고,

노무현 정부에겐 정책보고서 하나 건낼 역량있는 진보연구소조차 없었다.


이명박근혜 정부 10년, 과연 우리의 실력은 얼마만큼 달라졌을까?

저 아귀같은 언론을 비롯 부패정권의 부역자들이 이제와 낯빛을 바꿀지, 

한줌 남은 권력이라도 부여잡으로 발버둥칠런지,


도려내고, 멱살을 잡아끌고 나아갈 실력이 있는가.


오랜만에 민중가요들을 흥얼거리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난다.

한다면 한다 비웃지마라 약속은 지킨다.


아직도 가라앉아 있는 세월호를 가슴에 얹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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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해한모리군 2017-03-10 12:3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집에가서 재고 정리해서 탄핵기념 책 무료배포 이벤트 진행하겠습니다.
 

좋아하는 일본 각본가중 사카모토 유지가 있다. 인간관계의 미묘한 부분을 잘 잡아낸다.


최근 시작한 그의 작품 콰르텟(4중주)에서 네남여가 닭튀김을 먹는 장면에 이런 대화가 오간다.

남자 A와 여자 A가 닭튀김 옆에 놓여있던 레몬을 뿌린다.

그러자 남자 B가 화를 낸다. 

"왜 묻지도 않고 뿌리죠? 개인접시에다 뿌리면 되잖아요. 한번 뿌리면 되돌릴 수가 없잖아요."


여기까지는 찍먹파와 부어파의 흔한 대결이다.

남자 A "그럼 '레몬 뿌릴까요?'라고 먼저 물으면 되는거예요?"

남자 B "아니 그건 뿌린다는걸 기정사실화 하는 질문이잖아요."

여자 B "'레몬 있네요'가 좋아요. '레몬 뿌릴까요?'는 '네'라고 대답해야할거 같아요"


뭐랄까 내가 생각하는 세련된 사람은 '레몬 있네요' 같은 말을 생각해내는 사람이다.

달변은 전혀 부럽지 않은데 가지고 싶다 저런 인식.


여자 B가 집나간 남편에 대해 이런 말을 한다.

 

여자B는 결혼한지 삼년째 될때까지 남편이 뭘좋아하나 살피며 요리를 한다.

남편이 닭튀김을 너무 맛있게 먹길래 자주 해줬다.


그런던 어느날 우연히 술집에서 근처에 앉게되어 남편과 직장후배의 대화를 엿듣게 된다.

그녀는 닭튀김에 언제나 레몬을 뿌려왔는데 남편은 사실 레몬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녀에겐 단한번도 그런 말을 한적이 없는데.

그 순간 그녀는 그를 용서할 수 없었단다.

과연 그것은 남편의 배려일까?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세요?'란 직장후배의 물음에

'사랑해, 그런데 좋아하지는 않아.'라고 답한다.


좋아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종종 일어나지만

그런 사람과 살아야한다는 건 꽤나 불편한 일일듯.


부부란 레몬을 싫어한다는 것보다 더 사소한 일을 숨긴 걸로도

영원히 멀어질 수 있는 헤어질 수 있는 가족이니까.


참으로 번거로운 관계라 그토록 성공하는 자가 드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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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01 18: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02-06 16: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주말에 느즈막히 일어나 홍차를 우려 제일 좋아하는 찻잔에 따라들고, 쳐박아뒀던 한겨레21을 들었다. 딸아이는 동물농장을 보고 있고, 그걸 안들을려고 쓴 헤드셋엔 박효신의 야생화가 흐르고 있었다... (나는 글을 읽으며 음악을 듣는 종류의 인간이 전혀 아니지만 가족속의 고독을 만들기위한 조치다) 그런데 제일 앞 편집자의 글을 읽는데 눈물이 후두둑 떨어지기 시작해서 갑자기 어깨를 들썩이며 울었다... 박근혜나 최순실, 김기춘에게는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꼼짝없이 가만히 있었을 '우리' 에게 서럽고 서러운 일이다. 상처다. 


 대학때부터 쭉 녹색평론을 구독해온, 내 머리속의 절반은 녹색평론이 만든 인간인바, 기본소득에 대한 언급은 좀더 절박해야한다고 본다. 얼마전 내 블로그에 찾아온 일베에게 내가 충격받은 것은 그 아이가 사람의 죽음을 대하는 기계적 자세였다. 순종하면 목숨을 잃으니 거리에 나섰는데, 거리에 나섰다고 사람을 때려죽였는데, 어떠한 동감이 없다는 것이 놀라웠다. 나쁜 일자리, 미친듯한 사교육 열풍, 절대로(석유혁명같은게 다시 일어나지 않는한) 줄어만드는 일자리... 불행한 시절이다. 이 불행은 인간이면 인간답게 살 수 있도록 모두가 함께 고민하지 않는다면 점점더 커져만 갈 뿐이다. 


 당신의 완벽한 1년은 새해에 읽기에 완벽한 주제다. 삶에서 내게 소중한 것을 먼저 행하라. 좋은 이야기다. 나의 소중함은 '주말아침 늦잠후 책읽기'이지만 내 딸아이의 소중함은 '엄마가 일찍 일어나서 나와 놀아주기'라는 것이 문제일 뿐이다. 삶이란 참 복잡한 것이다. 그래도 한가지 구태의연한 교훈을 다시 되새기니 남의 인생에 대해 함부로 평하는 말은 내뱉지 말자는 것이다. 이 부유한 유한층 남자가 어려서 엄마가 저를 버렸다고 마흔이 넘도록 사춘기적 정서를 유지한 것에 대해 나는 다소 빈정이 상했고, 행동력 강한 긍정몬스터인 여주인공의 조바심은 너무나 이해가 되지만 나역시 그런 인간이라 나의 약점을 보는 듯해 화가 치밀었으며, 아침드라마 못지 않게 남녀주인공의 만남이 아슬아슬하게 자꾸만 빗나가는 것에 짜증이 돋우기도 했지만, 술술 읽히는 책임에는 틀림없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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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약품을 집중 분사해도 직물과 분리되지 않는 오염이 생기게 마련이듯이, 사람은 누구나 인생의 어느 순간에 이르면 제거도 수정도 불가능한 한점의 얼룩을 살아내야만 한다. 부주의하게 놓아둔 바람에 팽창과 수축을 거쳐 변형된 가죽처럼 복원 불가능한 자신의 모습을 받아들여야 한다. -157쪽


 백남기 농민 기사를 스크랩한 내블로그 글들에만 집요하게 악플을 다는 자가 있다. 그 자가 불쾌하게 어제는 말하기를 '경찰의 입장에서 생각해보았는냐, 그가 어찌살아온지 아느냐며 농민이 왜 무고하냐.'고 주장했다. 악법도 법이라 주장했다.


악법이 법이었으면 하는 것은 그 악법으로 이익을 누리는 자들이다. 법과 절차만 지키고 있었으면 아직도 유신헌법 아래 있을 것이고, 흑인들은 사람취급 받지 못했을 것이며, 여성들은 투표할 수 없었을 것이다. 심지어 경찰은 그 법도 지키지 않았다. 차벽도 위헌, 물대포도 위헌, 정당한 시위를 가로막은 것도 위헌... 아니 다 떠나서 누구에게 사람을 죽일 권리가 있는가. 요즘 기사를 보면 이 정권은 참 후안무치하다.


 <세상에 고양이가 사라진다면>이란 나온지 꽤 된 영화를 보았다. 없어도 무방해 보이는 전화기, 영화, 고양이... 그중에 제일은 나라는 한 인간. 시시하고 심심한 내 삶이 사라진다고 세상에 달라지는게 있을까?


 전혀 잘못 이해된 불쌍한 철학들을 지껄이며 분해하던 날, 나의 행진곡풍 연가연주에 미친듯이 웃던 너의 웃음소리, 작고 따뜻하며 두근대던 숨을 나누던 많은 순간들.... 그 기억들이 없는 너의 삶은 지금과 다를까?


그래 내 삶을 의미있게 해주는 것은 오직 서로에게다. 그래서 오늘도 내삶에 찾아와준 무수한 당신들에게 감사 인사를 끝없이 건낸다.  


아이 잃은 부모를 빨갱이로 몰고, 부모 잃은 자식을 살인자로 몰던 자들의 여전히 자신만만한 눈빛을 보며, 끝도 없는 감사의 목록으로 점철되어 있는 초라한 내 삶에 안도한다. 사람으로 죽어야지. 


한살 더 먹게 되어 슬프고, [신비한 동물사전]를 보고나니 내 상상력의 비루함이 서글프다. 주절주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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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nalei 2016-12-24 20:1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같은 시기에 같이 나이를 먹게 되어 반갑습니다.
올해도 꾸준히 같은 공간에 계셔주어 감사합니다.

무해한모리군 2016-12-24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니르바나님 오늘또 그자가 내게 말하기를 경찰관의 입장이라면 내게 화풀이 하는자를 어찌생각하냐고 물었습니다. 또 길고긴 답끝에 주인을 문 개라며 화내는 답을 달고 말았습니다. 차단할까하다 그런 자들의 논리가 어찌나 빈약한지 조롱거리로 나눕니다. 부끄러운줄 모르겠지요. 뭘읽어도 재미있지가 않고 한숨이 납니다. 생각한대로 살아가지 못하다는 고민을 여전히 하는 것이 부끄럽고 그렇습니다. 자주글로 뵙겠습니다.

무해한모리군 2016-12-24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analei님 아이들보기 부끄러운 시절이지만 내년에는 한가지라도 올해보다 나아진 점이 있었으면합니다. 운전이라던가, 하다못해 분리수거라도. 올해는 더 게을러만지고 더많이 울고. 자주자주 글로 인사 드리겠습니다
 

백남기 농민이 물대포에 맞아 돌아가셨다.


현장을 녹화한 비디오도 다각도로 있고, 

사고 직후 병원에 실려왔을때 부터 돌아가실때까지 온갖 처치에 대한 의료기록이

대한민국에서 젤로 유명한 대학병원에 잔뜩 있다.


요즘 보면 전문가라는 사람들이 참 이상한 소리를 많이 하는거 같다.

법률가라는 사람은 누가 봐도 권력을 이용해 부를 취한거 같은데 혐의가 없다하고

의사라는 사람은 누가 봐도 외부충격에 의한 사망인데 병사라고 주장한다.

소위 전문가라는 건 눈뜬 장님을 말하나보다.


사람은 절대 넘지 말아야 하는 선이 있다.

아비와 남편을 잃은 사람에게 니들이 최선을 다해서 치료하지 않아 죽었다니, 내가 아무리 박근혜가 싫어도 박근혜에게 조차 하지 않을 말이다. 

참으로 금수만도 못한 집단이다.


속이 미쓱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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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레사 2016-10-07 14: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