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마구 싾아둔 내방 책무더기를 분류해서 앞으로 읽을 것, 팔 것과 보관할 것을 나누다보니
용감한 친구들 2권이 발견되었다. 1권은 어디에도 없다.
나는 1권을 읽은 것일까? 2권을 몇 장 뒤적여 본다. 기억에 없다.
혹시 이 책은 셜록홈즈 후일담인지라 일부러 2를 붙인거 아닌가 하는 터무니 없는 생각까지 해보았다. 알라딘을 검색해보니 당연히 1권이 있다.
미스테리다. 집 안에서 책이 사라지다니.
작품집 <떠나기 전 마지막 입맞춤>의 첫 부분은 아내와 그의 사랑이야기다. 스물다섯 그는 술집에서 자신이 취향이 아니라던 그녀의 집앞에 '유머감각이 회복되면 연락해요'라는 쪽지를 남기고, 다음날 아침 그 쪽지를 본 그녀는 활짝 웃음을 터트리며 그에게 연락한다. 그 5년후 결혼을 하고 25년후 온 그녀의 죽음. 그 죽음후의 날들에 대한 그림일기다. 그의 아픔에 공명하며 위로되는 그런 이야기. 먼지를 닦아 책장으로.
책 더미에서 읽다말고 던져둔 <희망장>을 다시 건져내 읽기 시작했다. 이 책도 드라마를 먼저 봤더니 스기무라 사부로를 고이즈미(그 고이즈미 총리 아들)상 목소리로 읽게되는 다소 애매한 문제가 있지만, 끈질김이 장점인 이 평범한 중년사내가 소소해 보이는 사건의뢰로 시작해 산더미 같은 사태를 해결해 가는게 나름 재미있다. (그렇지만 꽤 오래 던져져 있었다)
이쯤되니 먼지도 너무 날리고 정리하기 귀찮아서 큰 종이로 대충 덮어두고 끄집어낸 몇 권을 새삼스런 눈길로 보며 다시 독서를 시작한다. 어렸을때 엄마가 장난감 숨겨뒀다가 다시 꺼내주면 참 다시 반갑고 재미있게 놀던 생각이 난다. 나는 과연 성장했는가? ㅋ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