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의 금요일> - 숀 커닝햄
호러영화의 대명사, 슬래셔 무비의 걸작
<스크림>의 오프닝에서 살인마는 케이시에게 전화를 걸어서 13일의 금요일의 살인마가 누구냐고 묻는다. 케이시는 자신만만하게 '제이슨'이라고 소리치고 그것은 틀린 답이었다. 호러영화의 완전 초보자들이라고 해도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13일의 금요일>은 이제 호러영화의 전설적인 존재가 되어버렸다. 이 전설적인 공포영화는 80년 처음으로 1탄이 만들어진 이후 <제이슨 X>를 포함해서 총 10편이 제작되었다. 공포영화사상 최장수 시리즈다.
78년 죤 카펜터 감독의 불후의 명작 <할로윈>은 평단과 관객들로 부터 대단한 찬사를 받으며 북미지역에서만 8천만불의 흥행수익을 기록하며 전세계적으로 대성공을 거두었다. 슬래셔 무비의 고전으로 기록될 <할로윈>의 상업적인 성공은 곧 유사 슬래셔 무비의 대량 생산을 예고했다. 그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할로윈>의 성공에 고무된 영화사들은 앞다투어 아류작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했고 79년에서 80년 사이에만해도 수십편에 달하는 슬래셔무비들이 탄생되었다. 그리고 80년 드디어 공포영화사상 가장 인상적인 시리즈로 기억되는 <13일의 금요일> 1편이 탄생된다.
참고로 이후에도 <할로윈>의 영광을 재현하려는 아류 슬래셔무비들이 대거 만들어지지만 <13일의 금요일> 시리즈와 웨스크레이본 감독의 <나이트 메어> 시리즈를 제외하고는 모두 흥행 참패를 면치 못한다. 그런만큼 <13일의 금요일>이 내뿜는 카리스마는 타 아류작들을 월등히 압도하는 힘이 있다.
<13일의 금요일>의 창시자는 숀 커닝햄이다. 그는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동료인 웨스 크레이본과 함께 세상에서 가장 무섭고 잔혹한 영화를 만들어보자는 의지로 뭉쳐 <왼쪽 마지막 집>이라는 엽기 호러물을 완성한다. <왼쪽 마지막 집>은 당시 호러영화의 일대 반란이었다.
살인마의 입장에서 영화가 전개되며 최초의 살인마가 극 후반에서는 피해자가 되는 등, 기괴하고 엽기적인 영화문법들로 가득찬 잔혹호러물이다. 이 극악무도한 영화는 매니아들을 중심으로 대단한 화제를 낳기 시작했으며 마침내 미 전역이 <왼쪽 마지막 집>으로 들끓었다. 이 영화의 성공으로 그는 수많은 호러영화 제작사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기 시작했으며 마침내 80년 <13일의 금요일>이라는 공포영화계에 일대 혁신적인 작품을 완성하게 된다.
80년 당시 소수의 매니아들에게 웨스 크레이본과 함께 폭발적인 지지를 얻고 있던 젊은 공포영화 감독 숀 커닝햄은 미국의 어번레전드(도시의 전설)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13일의 금요일이라는 고풍스러우면서도 독특한 제목의 공포영화를 기획하게 된다. 재미있는 것은 13일의 금요일은 그 특이한 제목때문에 시나리오를 쓰기도 전에 파라마운트사에서 계약 제의가 들어왔다고 한다.
그렇게해서 만들어진 <13일의 금요일>은 개봉당시 기계적으로 보여지는 살인장면외엔 아무것도 볼것이 없다는 몇몇 평론가들의 악평에도 불구하고 예상외로 폭발적인 흥행을 거둔다. 특히 드라이빙 시어터를 중심으로 젊은이들 사이에서 열광적인 호응을 얻으며 장기상영을 거듭하게 된다. 초저예산으로 만들어진 이 영화는 결국 제작비의 수십배를 벌여다 주면서 제작사 파라마운트로 부터 속편을 제작하지 않을 수 없게 만들어버린다.
시리즈 중 최고로 기억되는 1편
그렇다면 수많은 시리즈중 1편이 가장 높게 평가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1편에만 녹아있는 미스테리적 요소 때문일 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가슴을 조이게 만드는 팽팽한 긴장감과 흥미진진한 전개, 마지막에서야 밝혀지는 범인의 모습등은 이전까지 등장했던 슬래셔무비에서 찾기힘든 매력적인 요소들이었고 이후 만들어진 속편들에도 전혀 찾아볼수 없는 요소들이다.
물론 형뻘되는 할로윈만큼은 아니라하더라도 13일의 금요일은 분명 유사 슬래셔무비들과는 레벨이 틀린 공포영화임이 분명하다. (제이슨 친구는 그렇게 확신함. 타 슬래셔무비와 연속으로 비교감상해보면 분명히 느낄수 있음) 또한 이 영화는 할로윈에서 보여준 살인장면의 잔혹성을 가볍게 뛰어넘으면서 이 후 나온 수많은 잔혹슬래셔의 표본을 제시한 영화이기도 하다. 비로서 슬래셔무비에 본격적으로 고어씬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하일라이트이자 슬래셔무비의 명장면으로도 꼽히는 라스트의 목절단 장면은 당시로선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키기엔 충분했다! 더군다나 살인마와 피해자가 일순간에 전도되어버리는 그 충격이란...! (아마 그렇게 자세하게 목절단장면을 보여준 것이 13일의 금요일이 최초가 아닌가 싶음)
그 후 수많은 공포영화들이 내기라도 하듯 <13일의 금요일>을 모방하기 시작했고 심지어는 후에 만들어진 <할로윈> 시리즈 마저 주체성을 잃고 <13일의 금요일>을 따라하기에 급급할 정도였으니 이 영화가 공포영화사에 미친 영향이란 실로 엄청난 것이다.
아무튼 13일의 금요일 1편은 이 후 만들어진 속편들과 비교해서 확실히 다른 공포를 경험하게 해 줌으로서 시리즈 중 최고라 할 수가 있다. "이 이상한 공포영화는 두번다시 없을 것이다." 라는 광고문구가 거짓이 아님을 보여주듯 미스테리로 시작되서 충격의 라스트까지, 영화는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짜릿한 전율을 선사한다! (유일하게 1편과 비교될 수 있는 것은 시리즈의 4편정도)
몇가지 덧붙일 사항들은 <스크림>에서도 언급했듯이 1편의 살인마는 '제이슨'이 아니다. '제이슨'의 살인행각을 보기 위해서는 2편부터 봐야 할듯. 또한 1편에서는 젊은 시절의 케빈베이컨을 볼 수 있다. 그리고 1편의 여주인공 에드리안 킹은 2편의 오프닝까지 등장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