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돌이는 화가 비룡소 창작그림책 5
이호백 글.그림 / 비룡소 / 199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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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우리나라 작가가 그린 그림책 임에도 불구하고 아주 서구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는 그림책입니다. 연필로 가늘게 외곽선 만을 그려서 색을 입힌 기법이며 쥐돌이 주변에 등장하는 동물들을 길쭉길쭉하게 그려놓은 외형하며 그들이 입고 있는 옷의 모양등이 작가가 아주 의도적으로 그렇게 그린듯 어느곳에서도 한국적(?)인 냄새를 맡을수가 없네요..

엄마와 나들이 하기를 좋아하는 쥐돌이는 어느날 엄마친구인 화가 아주머니의 전시회장을 가게 되었답니다. 미술관에서 쥐돌이는 여러 그림을 보게 되는데 그 그림에 대한 쥐돌이의 설명이 아주 재미있더군요.. 저도 자주는 아니었지만 아주 가끔 미술관에 갔었는데 그때 제가 가졌던 생각이 책에 등장하는 쥐돌이의 생각과 비슷했으니까요.

어떤 그림은 금방이라도 살아서 튀어 나올 것만 같았고요. 또, 어떤 그림은 한참 보고 나니까 눈앞이 빙빙 돌았어요. 쥐돌이 낙서처럼 쓱쓱 그려진 그림도 있었어요. 아이의 눈으로 그림을 보았을 때 느끼는 느낌 그대로 정말 순수하죠.. 비록 명품을 알아볼 수는 없지만 쥐돌이는 그림이 좋아져서 미술관을 나올 때 이 다음에 크면 꼭 화가가 되리라고 다짐하게 되죠..그리고 곧바로 드는 고민하나, '그런데 화가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지?'

고민 고민하다가 찾아간 곰아저씨는 정말 가슴에 남는 대답을 해줍니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해야 한다고, 먼저 마음 속으로 그려 보고, 그 다음에 종이가 마음이라고 생각하며 열심히 그리라고. 화가가 되기를 고민하는 쥐돌이에게 어쩜 이렇게 명쾌한 대답을 할 수 있는지 곰아저씨, 정말 대단합니다.

곰아저씨의 말씀대로 그림을 그린 쥐돌이는 엄마에게도 그림을 보여 드리고 퇴근하시는 아빠에게도 보여주죠.. 쥐돌이가 그린 그림은 정말 엉뚱해 보이는데 쥐돌이의 그림설명을 듣고 있자니 '정말 대단한데~'라는 말이 저절로 나오죠.. 자기가 말하고자 하는 것을 그림으로 어찌나 잘 표현해 놓았는지.. 먼저 마음으로 그린후에 그림을 그리니까 그런가봐요..

그리고 쥐돌이가 그린 작은 그림들을 예쁜 색지에 붙여 놓으시는 엄마.. 그림이 걸려 있는 집은 꼭 미술관 같았어요.로 매듭하는 지문이 '화가'라든지 '미술관' 같은 말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닌 아주 가까이에서 즐길수 있는 친밀한 것으로 이끌어 주네요.

유치원 선생님의 말씀중에 '쥐돌이가 그림 그리기를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라는 말이 나오는데 엄마를 따라 전시회장에 가기전의 쥐돌이는 선생님이 보기에 그림 그리기를 싫어하는 아이로 보일만큼 쥐돌이는 그림을 좋아하지 않았지요.. 우연한 기회에 엄마랑 나들이를 간 어느 전시장에서 쥐돌이는 그림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오히려 그림은 마음 속의 생각을 표현해 내는 것이라는 것을 깨달은 후 화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의 전환을 가져오게 됩니다.

그림 그리기를 어렵게만 여기고 마음속의 생각을 표현할 줄 몰랐기에 그림 그리기의 진정한 즐거움을 경험하지 못한 쥐돌이.. 어쩌면 우리 아이들도 쥐돌이와 같지는 않은지.. 그래서 그 즐거움을 누리지 못하는 것은 아닌지.. 진정한 '그림 그리기'의 즐거움에 대해서 알려주는 책.. 책을 읽고 나면 '그림'이라는 것이 쉽게 와 닿을것만 같은 탁월한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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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공항 벨 이마주 28
데이비드 위스너 그림, 이상희 옮김 / 중앙출판사(중앙미디어)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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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비드 위스너의 <구름 공항>은 제목에서 함축하고 있는 의미만으로도 얼마나 많은 상상력을 내포하고 있는지를 짐작하고도 남습니다. 구름 공항이라니?? 비행기 공항은 알지만 구름도 공항이 있다는 이야기는 난생 처음인데다가 상상의 착안조차도 하지 못했던 용어가 아닌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구름 공항>은 정말 기발한 상상력으로 아이들에게 꿈을 주는 책인 것 같아요.

늘 일정한 형태로만 있는 구름들이 자신들의 모습에 싫증이 나서 여러 가지 모양의 구름으로 바꿔달라고 일대 소동을 벌이죠. 구름들이 생각을 하고 또 협심해서 일을 꾸미고.. 참 재미있는 상상이죠. 그래서 바뀌어진 모양들-문어모양, 복어모양, 해파리 모양 등등..
클라이막스에 보면 하늘에 떠있는 갖가지 모양의 구름을 보고 고양이들도 놀라고 바다속의 물고기들도 놀라서 입을 벌리고 있지요.. 정말 천지가 개벽할 일입니다.

이렇듯 평소에 전혀 있지 않을 법한 이야기들을 그림책은 아이들의 상상의 세계에서 가능하게 해주는구나 싶은 생각을 했습니다. 그만큼 아이들에게 있어 그림책의 존재라는 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는 말이겠죠.. 지금은 아이가 어려서 때로 엄마에게 읽어주기를 요구하지만 때가 되면 제스스로 이야기를 만들어서 읽는 날이 오겠지요.. 그때는 이 한 권의 그림책이 볼 때마다 내용이 달라질테니 두 권이 되고 세 권이 될테지요.
엄마는 아이가 지어내는 이야기를 들으며 우리 아이가 어떤 상상을 하는지 어림짐작 할 수 있을테구요. 어서 그 날이 오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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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모를거야, 내가 누군지 - 개정판 전통문화 그림책 솔거나라 11
김향금 지음, 이혜리 그림 / 보림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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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문화 그림책 시리즈 ‘솔거나라' 중에 탈과 탈춤을 소재로 한 그림동화예요. 말썽쟁이 건이의 심리를 통해서 우리 조상들이 지녀왔던 여러 가지 탈의 성격과 탈이 지니는 의미를 잘 전달해 주고 있죠. 시골의 할아버지 집에 맡겨진 건이는 한껏 말썽을 피운 뒤 혼날 것이 두려워 다락방에 숨습니다. 아이들의 심리가 그대로 드러나 있지요.. 이 부분 부터가 어쩌면 탈의 성격을 말해주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자신의 모습을 다락방에, 그리고 더 완벽한 어딘가에 숨고 싶은 마음을 탈이 가능케 해 주니까요..

옛적 우리 조상들은 현실에서의 갈등과 불만을 탈춤을 통해서 많이 정화시키곤 했다죠. 다락방에 숨어들은 건이는 할아버지가 만들어 놓으신(방의 액자 사진을 볼 때) 탈들을
발견하고는 하나씩 뒤집어 쓰기 시작합니다. 그 탈들을 썼을 때 현실에서 맞닥뜨린 건이의 걱정은 온데간데 없어지고 건이는 단지 탈주인공이 되어 호통도 치고, 웃기도 하고, 춤도 추어 보게 되지요.. 이건 우리 조상들이 탈을 통해서 가졌던 탈의 역할을 꼬마아이 건이도 금방 익숙하게 섭렵(?)하고 있다는 것이죠..

한 달이 지나면 데리러 오겠다던 아빠, 엄마에 대한 불만도 잊어버리고.. 마당에 한껏 말썽을 피우고 할아버지와 할머니에게 혼날 걱정도 탈을 통한 역할놀이로 금새 망각해 버립니다. 네눈박이 방상씨탈을 쓰고는 다락방 귀신들을 혼내주고, 소탈을 쓰고 네발로 돌아다니고, 양반탈을 쓰고 점잖게 기침도 에헴~ 거리며 해보고, 개구쟁이 말뚝이 탈을 쓰고는 양반들을 골려주기도 하며 신나게 놀지요.

그렇게 실컷 놀고 난 후 탈을 벗고 보니 현실의 문제가 덜컥 생각납니다. 하지만 걱정은 잠시, 애초에 사건의 발단이었던 엄마, 아빠의 출현으로 건이의 불만은 해소가 되고 행복한 결말로 책장을 덮게 되지요.. 마지막 장의 '그런데 탈을 쓰면… 정말 아무도 모를까, 내가 누군지? '라는 건이의 의미심장한 말의 여운을 지닌채로...

이 책에는 아이들이 알아야 할 대표적인 우리 탈, 6가지를 등장시키고 있습니다. 신앙가면의 일종인 구나가면(귀신 쫓는 탈)인 방상씨탈, 풍년을 기원하는 양주 소놀이굿의 소탈, 가장 한국적인 얼굴로 뽑히는 하회 양반탈, 전형적인 민중을 상징하는 말뚝이탈, 각시탈과 미얄할미탈...

얼마전에 아산 민속박물관에서 우리나라의 여러 가지 탈들을 볼 일이 있었는데 이 책에 등장하는 탈들이 모두 전시되어 있더군요.. 제가 보았던 느낌은 책에서 보았던 것과는 달리 어찌보면 흉측(?)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하긴 그 당시에 일부 서민들의 애환을 달래주던 놀잇감으로서의 탈일 뿐인데 좋은 재료로 멋지게 만들어 졌으리라는 생각을 가지고 접근했던 저의 생각이 참으로 짧았다는 것을 금새 깨닫게 만들더군요...

이 책은 우리 아이들이 좀체로 접해 보기조차 힘든 소재인 '탈'을 건이라는 개구쟁이 아이를 등장 시킴으로써 책을 읽은 아이들의 관심을 유도하고 건이의 움직임에 따라 여러 종류의 '탈'을 따라 잡을수 있도록 글을 구성한 점이 단연 돋보이는 점인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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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휙, 바람이 쏴 비룡소 세계의 옛이야기 5
케티 벤트 그림, 에벌린 하슬러 글, 유혜자 옮김 / 비룡소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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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아직 그리 알려져 있는 책인것 같지는 않네요. 제가 서점에서 직접 보기 전에는 어느 누구에게도, 어느 곳에서도 본 적이 없었으니까요.. 우연히 서점을 갔는데 표지그림에서 뭔가 모를 무게감을 느껴서 책을 들춰보게 됐어요.. 그래서 보게 된 바람이 휙~은 정말 한눈에 그림이 아름다움을 알게 하더라구요.. 아이가 옆에서 보채어도 내용을 읽을 욕심에 한동안 아이를 팽개쳤던(?) 기억이 나네요..^^ 그림만 멋있고 내용이 부실하다면 그것 또한 권하거나 구입할 책은 못되잖아요.. 내용을 모두 읽고 난 느낌은 일종의 명작 같더라구요.. 우리나라에서 흔히 말하는 명작의 구도처럼 선한 사람은 결국에 좋게 되고 나쁜 사람은 그렇게 결과가 나쁘게 되는.. 하지만 내용을 이끌어 가는 구도는 우리것과는 조금 달라요.. 유럽(스위스)이라고는 하지만 동양에서 흔히 말하는 철학있잖아요..만물에 정신이 있다는..아~ 모르겠네요.. 하여튼 그런 느낌이 풍겨요.. 그림도 멋지구요..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내용도 좋은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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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릴라 비룡소의 그림동화 50
앤서니 브라운 글 그림, 장은수 옮김 / 비룡소 / 199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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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디자인을 전공한 작가의 역량이 돋보이는 그림책이다. 제목, 고릴라에서 나는 선뜻 작가각 무엇을 이야기 하려고 하는지에 대한 감을 잡을수가 없었다. 사실, 이 책에 대한 사전 정보가 없는 사람이라면, 고릴라의 생태에 관련한 이야기가 아닐까? 또는 인류의 효시(?)에 관한 이야기일까? 하면서 나름대로 미루어 생각해 버릴지도 모른다. <고릴라>에서는 '소외'라는 다소 심각한 주제를 다루고 있다.

아빠는 늘 일상에 쫓겨서 한나가 좋아하는 동물원에 데려갈 시간이 없다. 뿐만 아니라, 한나와 한 약속을 어기기도 일쑤이다. 아니, 동물원에 데리고 가는것은 어쩌면 아주 큰 사건에 속하는 일인지도 모른다. 퇴근한 집에서조차 한나와 마주보며 대화조차 할 여유가 없다. 이 여유란 시간적 여유라기 보다 마음적 여유가 아닐까싶다.

요즘의 아빠들은 대개가 가정적이어서 한나아빠의 모습이 낯설게 보일지 모르지만 우리가 자랄때만 해도 우리네의 아빠모습이란 바로 한나아빠였다. 한나의 생일날 한나는 좋아하는 고릴라 인형을 선물로 받지만 한나가 정작 바라는 것은 침대발치에 놓여져 있는 선물이 아닐 것이다. 선물꾸러미에서 나온 고릴라는 한나의 바램-함께 동물원에 가고,
함께 극장엘 가고, 함께 손잡고 거리를 걸어 보고, 함께 식사를 하고... '함께'하는 즐거움을 준다.

한나가 그동안 아빠와 함께하고 싶었던 것들을 아빠가 주신 고릴라가 대신 해준다. 한나의 미소.. 이전까지 주~욱 외로워 보이던 한나는 그렇게 미소를 짓게 된다. 이 미소와 함께 아빠도 한나에게로 돌아온다. 아빠가 그토록 중요하게 생각하면서 시간에 쫓겼던 일들이 그리 중요하지 않음을 깨달았다는 듯이.. 마지막 장-한나는 그렇게도 하고 싶었던 아빠와 손을 잡고 함께 동물원으로 향하고 있다. 고릴라의 옷을 입은 아빠의 모습은 어쩌면 전날 고릴라가 한나에게 주었던 미소를 이젠 아빠가 해주겠노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현대인의 일면을 풍자하듯이 그린 이 책은 아이들보다 어른들에게 더 많은 메세지를 던져준다. 아이들은 고릴라라는 동물에 매력을 느껴 좋아할지 모르지만 어른들은 책을 보는 동안 줄곧 아이와 나와의 관계를 반추해 볼 것이기 때문이다. 1992년 영국에서 수여하는 케이트 그리너웨이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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