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전에 친구와 만나서 맥주를 마시면서 우리는 서로가 만났던 남자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아주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입술에 대한 얘기가 기억에 남는다. 나는 친구에게 '입술 얇은 남자랑 키스했더니 구렸다' 고 얘기를 하며, 그런데 또다른 입술 얇은 남자와도 또 구렸었다고. 나한테 입술 얇은 남자는 사실 전혀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데, 그건 내가 이런 사람인 줄 알기 때문에 그랬던걸지도 모르겠다. 내 말을 들은 친구는 자신도 입술 얇은 남자랑 키스한 적이 있는데 생각해보니 맞다고, 별로 안좋았었다고 얘기했다. 그 말을 듣고 나는 이렇게 말했다.


세 명중에 세 명 모두 키스를 못하다니, 입술 얇은 남자는 키스를 못하는 게 백프로네!


맞네, 라고 깔깔 웃으며 맥주잔을 들어 건배를 했던 기억.



오, 그런데 여기. 나와 내 친구의 취향인줄로만 알았던 것이, 우리만의 취향은 아니라고 말해주는 여자가 나타났다. 입술 얇은 남자에게 도무지 매력을 찾을 수 없는 우리의 동지!


"우리는 그냥 서로 안 맞더라고요. 케빈은 공화당이에요. 전 어느 당도 지지하지 않고요." 그건 사실이었으나, 진짜 이유는 아니었다. 진짜 이유는 테이블 저편 남자에게 설명하기엔 너무 개인적인 문제였다. 루체티 반장한테 케빈 입술이 너무 얇아서 육체적으로 끌리지 않더라는 말을 어떻게 한담? 케빈이 처음 키스한 순간 그를 향한 연애 감정은 몽땅 식었다. 하지만 케빈이 입술이 없다 해서 무슨 죄를 지었다거나 나쁜 사람이라는 뜻은 아니다. (p.43)



나도 입술 얇은 남자에 대해서는 전혀 끌리지를 않는다. 호감이 가는 남자의 이마를, 코를, 손을, 어깨를, 팔을 다 보지만 입술도 유심히 본다. 그 입술이 얇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가브리엘의 저 말에 나도 그래요! 라고 동의하고 싶었는데, 그러다가 지하철안에서 피식- 웃고 말았다. '하지만 케빈이 입술이 없다 해서' 라는 표현이 너무 웃겨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 입술이 없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모든 로맨스 소설에 등장하는 남자주인공이 엄청난 성적 매력을 가졌듯이, 이 소설속의 '조' 도 그렇다. 다른 여자들의 시선과 찬탄을 받고 눈빛이 강렬하고 입술마저 매력적인 남자. 그러나 가브리엘은 그의 외모에 현혹되지 않기로 굳게 다짐한다.



하지만 가브리엘은 '잘생긴 남자'는 여러 해 전에 끊었다. 만나봤자 육신과 감정, 정신 전반에 커다란 혼란을 불러올 뿐이다. 그런 남자들은 일종의 스니커즈 초콜릿바와 같다. 보기에 좋고 맛도 있지만 절대 균형 잡힌 식사는 될 수 없는 존재. 아직 이따금 당길 때는 있지만 이제 그녀는 남자의 근육질 육체보다는 그 안에 담긴 영혼에 훨씬 관심이 갔다. 맑게 깨인 정신이야말로 가브리엘을 달아오르게 했다. (p.31)



오, 가브리엘. 나도 그래요. 나 역시 잘생긴 남자는 피곤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끊는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내가 억지로 끊지 않으려고 해도 사실 끊을만큼 강한 매력을 지닌 남자가 주변에 없는 것도 사실이에요. 하도 오래 잘생긴 남자를 끊었더니, 이제는 스니커즈에 대한 강렬한 욕망에 시달리네요. 그의 맑게 깨인 정신이 그와 나 사이를 굳건하고 단단하게 만들고 또 앞으로 계속 걸어갈 수 있게 해주지만, 가끔은, 아주 가끔은, 앓아 누워도 좋으니 육신과 감정, 정신 전반에 커다란 혼란이 좀 찾아 왔으면 합니다. 당신도 그런거죠? 네?




로맨스 소설이 재미있으려면 로맨스 소설속에 등장하는 로맨스가 재미있어야 한다. 그 로맨스가 재미있으려면 남자와 여자, 그 둘 사이에 대화가 핑퐁처럼 왔다갔다해야한다. 당신 말을 듣고 내 말을 하고 내 말을 듣고 당신이 말을 하고, 그런 과정들 사이에 어색하지 않은 침묵이 섞여야 그 연애는 재미있어지고 깊어진다. 그 재미란 것은 물론 농담따먹기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깔깔대고 웃는 대화도 필요하고 가끔은 서로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으로 한단계 더 가까워지기도 한다. 우리가 서로에 대해 더 많은 것을 대화로 알아나갈수록 우리는 서로에게 더 가깝게 다가간다. 내가 이만큼 말을 했고 또 이만큼 당신의 말을 들어왔기 때문에 당신에 대해 어느 정도 아는것처럼 느껴진다면 당신 역시 내가 당신을 아는만큼 나를 아는것도 중요하다. 


남녀사이의 핑퐁같은 대화로 피식피식 웃게 만드는 건 '줄리아 퀸'이 진짜 잘하는데. <신사와 유리구두>에서는 그 대화가 얼마나 실감이 나던지 나는 그 등장인물들의 대화를 마치 눈 앞에서 보는것처럼 생생하게 느꼈는데. 물론 이 책, <사랑이 틀림없어>의 레이철 깁슨도 나를 몇 번이나 웃게 했다. 읽으면서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그런 생각을 했다.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따위보다 이백배는 낫다고.  ㅎㅎ 




그는 자기 짝을 만나면 바로 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어떻게 알게 될지는 모르지만, 그냥 알 거라고. 강한 펀치나 번개를 맞은 듯 미간을 쾅 하고 강타하는 충격이 느껴지리라고, 그럼 그 여자일 거라고. 알아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p.67)



위의 문장을 읽다가 잠깐 책읽기를 중단했다. 정말 내 짝을 만나면 알아볼 수 있을까? 지금까지와는 다른 경험을 선사할 남자를? 강한 펀치나 번개를 맞은 듯 미간을 쾅- 하고 강타하는 충격이 느껴지는 경험은 있었다. 그렇다고 그게 상대가 내 짝이라는 뜻은 아니었다. 그건 그냥 상대에게 반한 거 아닌가 싶다. 반했던거다. 나 역시 손발이 후달릴정도로 심장이 벌렁거렸던 적이 있었는데, 그에게 온 에너지를 다 쏟았던 경험이 있었는데, 그는 지금 내 옆에 없으니까. 그 느낌이 '내 짝을 만나' 생긴건 아닌것 같다. 아니, 앞으로 살아가다가 그 때보다 더한 충격적인 만남이 있을 수도 있는걸까? 이건 그전까지와는 확실히 달라, 이건 진짜라고, 리얼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그런 때가? 그런 상대가? 그래봤자 어차피 시간이 지나면 '그땐 그랬지..' 하게 되지 않나? 뭐 여튼 이쯤에서 스니커즈 같은 남자를 만나야 되는데..




크- 암튼간에 저 입술에 대한 부분 때문에 정신이 사납다. 언젠가 내게 얼굴중에서 특히 입술이 압권이라고 말했던 남자가 떠올라서 또 두근두근했어...나 오늘 술마시러 갈건데 이런거 생각나면...또 꽐라 될텐데... 꽐라되면 다음날 피곤한데......그런데 입술이 압권인건, 나보다 그 남자가 더했었지... 크- 나 오늘 꽐라 되겠구나...휴-




이 책을 읽다가 생각한건데, 개인적으로 남자가 서른다섯정도 되고 여자가 스물여덟쯤 되고 그랬으면, 불붙었을 때 여러가지 이유를 대서 중단하는 건 좀 안했으면 좋겠다. 늘 불붙는 게 아닌데 왜 자꾸 참어...붙었으면 태워버려야지..... 나중에 후회한다, 얘들아 ㅠㅠ



역시 오늘 꽐라 되겠구나.



아니 근데 이놈의 알라딘 ㅠㅠ 중고알림문자와서 누가 채갈까봐 후다닥 주문완료했는데 ㅠㅠ 또 다른책의 중고알림이 오면 나 뭐 어쩌라고 ㅠㅠ 주문만 하다 늙어죽으란거냐 ㅠㅠㅠ




알라딘 머그컵에 현혹되어 책을 지르는 일은 없도록 하겠다. 나는 잘생긴 남자대신 알라딘 머그컵을 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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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4-01-03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흑. 잘 생긴 남자는 주변에 없기 때문에 끊을 수 있지만 알라딘 머그컵의 유혹은 너무 강렬해요. ㅠ_ㅠ
그나저나 저 책 저도 샀어요. ㅎㅎ (그러나 아직 안 읽었다는-_-;;;)

다락방 2014-01-05 20:41   좋아요 0 | URL
저는 끊고자 하는 마음이라도 생기게 주변에 잘생긴 남자가 좀 있었으면 좋겠어요. 강렬한 짝사랑 대상이 없어 삶이 무료합니다. 사랑중의 최고는 짝사랑인데!

전 재미있게 읽었어요, 문나잇님. 남자가 여자 배꼽에 혀를 넣기도 합니다. (큼큼)

에르고숨 2014-01-03 19: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맨스소설은 다락방 님 소개로 그냥 다 때워도 되겠어요. 어찌나 맛나게 읽으시는지ㅋㅋ 그건 그렇고,
축, 꽐라- 미리 건배!

다락방 2014-01-05 20:41   좋아요 0 | URL
아 전 로맨스소설 읽는게 너무너무 재미있어요, 에르고숨님.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처럼 엉망진창인 게 아니라면 기꺼이 여자주인공에 감정이입할 수 있습니다!! -0-

dreamout 2014-01-03 2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햐. 이런 소설이 나온줄은 또... 전혀 몰랐네요. @@

다락방 2014-01-05 20:42   좋아요 0 | URL
아, 저도 하이드님 서재 갔다가 알게됐어요. ㅎㅎ
(잠깐 생각한 뒤) 그런데 드림아웃님이 재미있게 읽으실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가 없네요. ㅎㅎ

가연 2014-01-03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짝을 보면 알아볼 수는 있는데.. 그 짝이 계속 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ㅋㅋㅋ 와 저도 동감. 진짜 동감. 불붙으면 태워버려야죠, 풋.

다락방 2014-01-05 20:42   좋아요 0 | URL
전 제 짝을 알아봤다고 생각했는데 저만 그렇게 생각해서 자꾸 어긋나더라고요. 하하하하하하하하(어쩐지 눈물이 글썽 ㅠㅠ)

불붙으면 태워버려야 해요, 가연님. 괜히 참으면 나이 들어서 후회가 쓰나미로 몰려들더라고요. ㅠㅠ

무스탕 2014-01-03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에 내일 중으로 답글이 없으시면 오늘 저녁에 꽐라가 되셨을테고.. ㅎㅎㅎ


다락방 2014-01-05 20:43   좋아요 0 | URL
사흘내내 꽐라가 되어 있었습니다. 무스탕님.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다음주에도 전 또 꽐라가 되겠죠...삶은 이런것인가 봐요. 하하하하하

그렇게혜윰 2014-01-04 0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달력과 다이어리를 포기하는데에 성공했더니 이번에도 크게 현혹되지 않아요ㅋ 다만 추가적립금에ㅎㅎ

다락방 2014-01-05 20:43   좋아요 0 | URL
전 지난달과 이번달에 하도 돈을 써대가지고 이를 악물고 참기로 계속 결심하고 있어요. 지금도 장바구니에 책 겁나게 많은데 제 책장을 보면서 안읽을 책을 세어가며 버티고 있습니다. ㅠㅠ

마립간 2014-01-04 07: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최소한 둘중에 하나가 죽을 때까지 함께 할) 짝을 알아보기는 했는데, 번개에 맞은 듯한 느낌이 아니라, 올가미에 걸린 느낌....

불붙는 것에 일정 동감하나, 화약 폭발과 같은 불꽃이 아니라 장작불과 같은 은근하면서 꺼지지 않고 오래 가는 그런 불.

남에게 강요할 것은 아니고 제 스타일입니다.

다락방 2014-01-05 20:45   좋아요 0 | URL
저는 은근하면서 꺼지지 않는 불에 좀 질리는 스타일인 것 같아요. 불은 활활 타올라야 맛이다, 라는 극단적인 성격을 좀 가지고 있는듯 합니다. 은근하고 단단한 사랑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 부럽다는 생각도 들고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긴 하는데, 막상 내가 하려면 그런 사랑을 선택하면 쉽게 꺼지더라고요. 이왕 꺼질거면 다 태워버리는 게 나은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물론 살다가 이런 생각 자체가 바뀌게 될 지도 모르겠어요.

세실 2014-01-04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꽐라가 뭐지? 응? ㅎ

다락방 2014-01-05 20:45   좋아요 0 | URL
저도 정확히 뭐라 설명드릴 수가 없고 음, 유사한 말로는 '상태 메롱' 이 있겠습니다. ㅎㅎ

마노아 2014-01-04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응? 알라딘 머그컵 나왔어요??

다락방 2014-01-05 20:46   좋아요 0 | URL
넵, 나왔습니다, 나왔어요!
이번컵 이쁘다는 반응이 대체적인데, 전 예전처럼 강아지 그려진 컵이 더 좋으네요. 이번건 너무 세련된 느낌이라..

페크pek0501 2014-01-04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경험에 따르면 67쪽의 글은 잘못된 생각입니다. 번개를 맞는 걸 느꼈다면 그래서 그걸 짝으로 생각했다면
착각이라고 정확히 말씀 드릴 수 있어요.
아마 번개를 맞는 일이 몇 번쯤 있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런 사람도 결혼은 한 번 할 확률이 높아요.
어쩌면 우리는 그 진실을 죽을 때까지 모를지도 모른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새해에도 다락방 님의 맛있는 글, 기대하겠습니다. ^^

다락방 2014-01-05 20:47   좋아요 0 | URL
저도 번개를 몇 번 맞은적은 있지만, 그 번개가 상대가 짝임을 보장하는 건 아니더라고요. 지금 그들이 제 옆에 있는건 아니니까요. 그렇지만 그때 그 번개를 맞았던 느낌은 아직도 강하게 남겨져 있어요. 결혼을 하든 안하든 또 여러번하든 어쨌든지간에 번개도 맞아보고 불에도 타보고 그러는 게 좋은것 같아요. 확실히 저는 경험을 중시하는 사람인가 봅니다. ㅎㅎ

새해에도 자주 뵈어요, 페크님!

Forgettable. 2014-01-04 16: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나도 입술이 두꺼워서 좋아하는 거라고. ㅋㅋㅋ

다락방 2014-01-05 20:48   좋아요 0 | URL
아니 이게 뭔말입니까, 뽀? 뽀 입술이 두꺼워서 내가 뽀를 좋아한다, 뭐 그런 말입니까? ㅎㅎ 뽀 입술 두꺼웠습니까? ㅎㅎ 여자도 입술 두꺼운 쪽이 더 좋긴해요. ㅎㅎㅎㅎㅎ 더 매력적이라고 저는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ㅎㅎ

하양물감 2014-01-05 14: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오랫만에 들립니다. (^^)
나는 입술 두께하고는 별 상관이 없던데요. 하하하....

다락방 2014-01-05 20:48   좋아요 0 | URL
저도 입술이 얇은남자들이 키스를 못했다기 보다는 키스를 못하는 남자들이 입술이 얇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제 머릿속에서는 그게 같아져버린거고요. 하하하하
 
자정이 되기 전, 건배-
















정말 별 거 아닌 문장이었다. 주인공이 내뱉은 말도 아니었다. 소설의 주요 배경이 되거나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스치듯 하는 말 한마디였을 뿐이다.



나이대가 다른 한 부인이 다가오더니 리디아를 얼싸안으며 자신은 내일 잘츠부르크로 떠난다고 말했다. (p.82)



잘츠부르크? 잘츠부르크라면..오스트리아? 나는 잘츠부르크가 오스트리아의 도시가 맞는지 스맛폰으로 얼른 검색을 했고, 맞다는 걸 확인했다. 잘츠부르크에 대한 어떤 설명도 없는 저 단 한문장에서 그러나, 나는 갑자기 엄청난 충동을 받기 시작했다.



가 고 싶 다.



오스트리아는 작은 나라이니, 휴가 기간을 이용해 다녀와도 될 터이다. 물론 가는데 하루 오는데 하루가 걸릴테니 오스트리아에 머무는건 고작 사흘뿐일테고, 비행기값은 200만원이 훌쩍 넘어갈테니 지금부터 할부로 긁어놔야겠지. 12개월도 너무 부담이 크니 24개월로 긁어야 할까. 여름휴가는 국내에서 보내고 추석에 다녀오는 게 낫겠지. 나는 오스트리아에 대한 다른 어떤 정보도 없이 가고싶다 가고싶다 라는 생각만 가지고 마음이 한껏 부풀어 오르기 시작한다. 그러나,


대한항공에서 검색을 해보니 일단 '잘츠부르크' 로 가는 비행기는 없고, '비엔나'로 가는 비행기만 있을 뿐이다. 게다가 경유를 하는구나.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막상 200만원이 넘는 비행기값을 물끄러미 바라보노라니, 이것이 과연 현명한 일일까..하는 생각도 든다. 그래도 이미 친구 한 명에게 '갈래?' 라고 물으니 '갈게' 라는 대답도 들은터라...아, 나는 이제 어쩌지. 아직 추석 스케쥴 표가 나오질 않아 예약이 안되는데, 나와 친구는 '앞으론 술과 고기를 덜먹자' 라고 말하고 '먹어도 저렴이로만 먹자' 라고 했다. 크- 어쩌지. 24개월 할부는 너무 얽매이나? 그렇지만... 아 몰라 ㅠㅠ























조금 더, 조금 더 생각해보자. 내가 한달에 20만원 이상을 꼬박꼬박 12개월을 감당하며 살아갈 수 있을지...아, 맞다. 나 아직 싱가폴 다녀온 항공비도 할부 안끝났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어제는 알라딘으로부터 문자메세지가 왔다. 내 보관함과 장바구니에 들어있는 도서중 해당도서가 지금 구매할 경우 알사탕 500개를 준다는 거였는데, 해당 도서는 이거였다.
















며칠전 친구가 이 책을 읽었는데 참 좋았다면서 추천을 해준터라, 오 그래? 하며 장바구니에 넣어뒀던거다. 흐음, 언제 지르지, 조만간 알라딘 머그컵 행사하지 않을까, 참았다가 그 때 질러야지,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 이런..알사탕 500개라니...나 지금 틀린그림찾기로 모아둔 120개 있으니까...저거 받으면 600개 되고, 그러면...3천원 상품권으로 교환 가능한데...이..이.. 알라딘, 요물 ㅜㅜ



세상은 나에게 자꾸 돈을 쓰라고 한다 ㅠㅠ




그리고 오늘 아침.



히잉 ㅠㅠ 스팸을 반찬 삼아 밥을 먹고 나왔는데도 출근길에 까페에 잠깐 들러 여유로운 시간을 가졌다. 책 몇장을 읽으면서 키득댔는데 흑, 저걸 다 먹었더니 너무 배가불러 ㅠㅠ 아침 먹었는데 내가 저걸 왜 먹었을까. 왜 이런 후회는 항상 다 먹고난 뒤 찾아올까. 여튼 저 책 재미있다. ㅋㅋㅋㅋ 읽다가 소리내서 빵터진 부분도 있었어. 입술 얇은 남자에 대한 포스팅을 하고 싶지만, 그건 저 책 다 읽고나서 해야겠다. 히히.



여튼 새해 첫 출근을 배부르게 시작했으니 일 년 내내 배부르겠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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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4-01-02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잘즈브루크였으니 다행이지...오슬로 였어봐요.....ㅋㅋㅋㅋ

다락방 2014-01-02 10:42   좋아요 0 | URL
일단은 비엔나에 갔다가 잘츠부르크로 움직여야겠어요...어휴... ( ")

하루 2014-01-03 0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 음악이....

다락방 2014-01-03 07:52   좋아요 0 | URL
엊그제였나 티븨에서 저 노래 나오는데 갑자기 막 좋더라고요..

에르고숨 2014-01-03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탈출근했어욤? 엇, 그러고보니 무려 불금 허허-
참, 오늘 노가리스케줄이었지요? ㅋㅋㅋ 좋은 하루!

다락방 2014-01-03 09:28   좋아요 0 | URL
너무 힘들어요 에르고숨님 ㅠㅠ 엉엉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출근하면서 울뻔했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역시 평일날 술마시면 안돼!!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치만

이따 또 건배할게요! ㅋㅋ

usachanxx 2014-01-03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어제 지하철에서 다락방님의 책을 읽었어요 -
밑줄을 그을 연필을 안가지고 온게 후회될 정도로
줄긋고 싶은 부분이 많았답니다!

정말 오랜만에 - 제 마음에 쏙 드는 좋은 책을 발견해서 너무 뿌듯해요

다락방 2014-01-03 13:34   좋아요 0 | URL
아, 재미있게 읽으셨다니 다행입니다.
:)

moonnight 2014-01-03 18: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짜 알라딘은 요물. ㅠ_ㅠ 올해도 알라딘 머그컵을 향해 버닝하고 있어요. ㅠ_ㅠ;;;;;;;;;;;;;;;;;;

해외여행은 한 번 다녀오면 경제적인 여파가 너무 오래.. ㅠ_ㅠ;;;
그치만, 다락방님의 감성으로 다녀오신 잘츠부르크 후기가 너무 읽고 싶다는 염치없는 소망 +_+;;;;;;;;;;;;;;

다락방 2014-01-05 20:49   좋아요 0 | URL
전 올해 알라딘 머그컵에는 전혀 버닝되지 않고 있습니다. 이것은 다행이라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어요. 강아지 머그컵이 더 좋은데...

십개월 할부 긁어놓고 앞으로는 술을 줄이고, 마시고 싶으면 뼈다귀해장국만 안주로 먹자고 결심하고 있습니다. ㅠㅠ 그런데 잘츠부르크든 비엔나든, 독일어를 쓰는데..독일어를 전혀 모르는 제가 잘 다녀올 수 있을까요? ㅜㅜ

가연 2014-01-03 2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틀린 그림 찾기를 하셨어요? 백이십개를 모으려면... 저도 알사탕에 눈이 멀어서 틀린그림찾기 마구 했었었는데 모두 실패했지뭡니까ㅋㅋㅋ

다락방 2014-01-05 20:50   좋아요 0 | URL
당연하죠! 저는 틀린그림찾기를 자주 해댑니다, 가연님. 어떻게든 200개를 모아 천원 상품권으로 교환하고 신나서 책을 사는 그런 인간입니다! 저도 눈깔 빠지게 몰두해서 찾아냈어요. 아..오랜 시간이 걸려 이룩해냈단 말입니다! ㅎㅎ
 

 

 

 

 

 

 

 

 

 

 

 

 

 

 

 

택시 문을 열고 내리다가 나는 그 여자와 부딪쳤다. 여자가 들고 있던 꾸러미에서 빵, 달걀, 우유가 인도 위로 흩어졌다. 우리는 그렇게 처음 만났다. 부슬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 (p.7)

 

 

부슬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야 나도 숱하게 만났지만 왜 남자랑 부딪쳐서 '만나게' 된 적은 한 번도 없을까. 뭐 이런 쓰잘데기 없는 소리를 하려고 한 건 아니고, 이 책, <여자의 빛>의 저 시작 부분을 읽으면서 '메릴 스트립'과 '로버트 드니로' 주연의 영화 <폴링 인 러브>가 떠올랐다.

 

 

 

 

 

 

 

 

 

 

 

 

 

 

영화속에서 남자는 아내의 선물을 사기 위해, 여자는 남편의 선물을 사기 위해 서점엘 간다. 서점에서 각자의 배우자를 위한 책을 샀는데 나가는 길이었던가, 둘이 부딪치고 서로의 책봉투가 바닥에 떨어진다. 그들은 그걸 다시 주워들고 사과의 말들을 건넨 뒤 각자의 집으로 돌아간다. 집에 돌아가서 배우자에게 선물이라며 내미는데-크리스마스 였던것이다!(아마도)-, 배우자가 그 책을 꺼내들고나서야 책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일을 계기로 이들은 '아는 사이'가 되고 사랑..하는 사이가 되고야 만다.

 

 

책을 읽으면서 로맹 가리는 자기 삶의 얼마만큼을 '생각'에 쏟아 부은걸까, 하는 생각을 했다. 얼마만큼을 생각하고 또 생각해야 사람들이 미처 인정하지 못하고 있던 부분, 들여다보지 못했던 부분, 인식하지 못했던 부분에 대해서 그토록 날카롭게 잡아낼 수 있는 걸까.

 

 

자네에게 전화를 한 건 혼자 생각을 할 수 없어서였네. 그래서 이렇게 자네에게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걸세. 말들이 곤경에 빠진 우리를 도와주기 위해 와 있으니까. 말들은 불어놓은 풍선 같네. 그래서 사람을 공중으로 두둥실 띄운다네. 내가 자네에게 전화를 한 건 실마리를 찾기 위해서였네. (p.55)

 

 

다른 사람에게 가르치거나 설명하면서 내가 배우게 되는 경우가 있다. 설명을 하던 도중 나조차도 제대로 이해되지 못했던 것이 명확하게 손에 잡히는 듯한 느낌이랄까. 위의 대화에서 나는 나의 그런 경험들이 떠올랐다. 말을 하면서 스스로 이해하게 됐던 바로 그런 때가. 책 속의 저 남자는 혼자 생각하는 것만으로는 잘 되지 않는 것이 상대에게 '말'을 함으로써 더 잘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것 같다. 이건, 로맹 가리가 한 일이다. 나는 로맹 가리를 어떤 사람이라고 말해야 할 지를 모르겠다. 그는, 슬픔과 분노를 아픔과 절망을 속속들이 알고 있는 것 같다. 내가 나이기 위해서 어떤 것들을 포기하고 어떤 것들을 손에 쥐고 있어야 하는지를 잘 알고 있는것 같다고 해야하나. 나는 로맹 가리의 소설을 기쁘게 구입해 읽고 싶지만, 그런 그를 어떻게 남들에게 설명할 수 있을지를 모르겠다. 이 소설, <여자의 빛>만 하더라도, 다른 사람에게 뭐라고 설명할 수가 없다. 설명할 말들을 찾을 수가 없다. 사람은 이래서 어휘력 공부를 해야 하는걸까.

 

 

그가 대단한건, 남들도 다 하는 고민을 이미 하고 있었고 그걸 글로 표현해 낼수 있다는 데 있을지도 모르겠다.

 

 

"상대를 사랑하지 않으면 않을수록 더 많은 노력을 하게 마련이라오. 지나치게 노력을 기울인 나머지 마비 상태에 이르는 경우도 있소. 하지만 저 위에서 그들이 마음에 들어 하는 건 우리의 승리나 실패가 아니라 아름다운 노력이라오. 로열젤리를 먹어본 적 있소? 그걸 먹으면 힘이 좀 나는 것 같던데." (p.107)

 

 

불과 며칠전에 '애정이 식는 순간 상대의 장점을 찾기 위해 애를 쓴다'고 글을 쓴 적이 있었는데, 로맹 가리는 '사랑하지 않으면 않을수록 노력 하기 마련' 이라지 않는가. 술 한 잔 생각나는 대화가 아닌가. 다음의 대화는 어떻고!

 

 

"다시 한 번 말하는데, 나를 사랑해달라는 게 아니야. 동료애를 가져달라는거지. 불행이 넘실거리는 상황에서 내 곁에 있어달라고 청하는 거라고. 이보다 고매한 인간적 배려가 있을까. 여자 하나, 남자 하나, 그리고 우연을 배제하는 주사위 던지기. 거짓 성당들 한가운데 서려면 굳은 신앙이 필요하니까."

"미셸, 인공호흡으로 급할 때 목숨은 구할 수 있지만 계속 그런 식으로 숨을 쉴 순 없어."

"그다음에 살기 시작하는 거야. 지금으로서는 기회에 기회를 줘보자고. 모두들 고독하다고 외치는 시대야. 아무도 사랑을 외치지 않는다고. 고독을 외친다는 건 곧 사랑을 외치는 건데 말이야." (p.130)

 

 

문장들에 분홍색 색연필을 쥐고 밑줄을 그으면서, 내 2014년의 첫 책이 로맹 가리인 것이 무척 다행으로 여겨졌다. 굉장히 잘한 선택이었다고 머리를 쓰다듬어 주고 싶어졌다. 나는 2014년의 척 책을 로맹 가리로 만들고 싶어서, 사실은 2013년의 마지막 날 이 책을 집어 들었건만, 어제 잠자리에서 '일부러' 졸았던 것이다. (정말?) 졸면서 고작 두 장 읽어냈을 뿐인데, 내 마음속에서 2014년의 첫 책으로 만들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잠을 청해 책 읽기를 중단했던 것이다. 그렇게 다음날로 미뤘던 것이다. (진짜?)

 

 

게다가 명문은 다음 사진에서 나온다. 샤브샤브에 소주를 마시고 돌아와 펼친 책에서, 나는 이런 문장을 만난 것이다.

 

 

 

 

 

아, 지금 음주중인 모두에게 이 문장을, 건배를, 그리고 축복을, 당신의 잔이 언제나 넘치기를!! (ㅇㄹㄱㅅ님, 보고 있어요?)

 

 

 

 

내일은 지난달이었나 지지난달에 회사를 그만둔 y 대리를 만나기로 한 날이다. 지난주에 약속을 잡으면서 그는 내게 먹고 싶은 메뉴를 말해두면 음식점을 찾아두겠다고 했던 터다. 그러나 딱히 이음식이다, 하고 생각나는 게 없어, 이것 저것 고민하다 나는 오늘, 그에게 메세지를 보냈다. 내가 보낸 메세지는 종로의 한 보쌈집에 대한 어떤 블로거의 글이었는데, 두어번 가 본 적이 있던 나로서는 메뉴도 괜찮고 식당도 깔끔했던 터라 여기가 좋겠다, 싶었던 것. 여기 어때요? 라는 나의 메세지에 잠시 뒤, 그로부터 답장이 왔다. 괜찮네요, 하면서 이내, 저는 여기를 가자고 하려고 했어요, 라며 링크 하나를 보내주는거다. 그 링크를 열어보니 오, 닭!볶!음!탕! 완전 맛있게 생긴거다. 오, 좋았어! 여기 완전 술도둑이겠네요, 라고 나는 급 반가운 마음에 답을 보내고 콜! 이라고 말했는데, 그러다가 너무 웃겨서 혼자 소리내 웃었다. 서로 이 음식점이 어떻겠냐고 생각하고 그걸 메세지로 보내 의견을 묻는 이 상황이 너무 웃겨서. ㅎㅎㅎㅎㅎ 나도 너랑 뭘 먹을지 생각해봤는데 너도 나랑 뭘 먹을지 생각해봤구나, 뭐 이런 데서 오는 따뜻함과 더불어 '이 메뉴라면 너와 내가 동시에 먹기 좋지' 하는 배려까지. 게다가 시뻘건 닭볶음탕을 내가 거부할 수 없을거라는 어떤 그의 확신..같은거?

 

나는 이제 회사를 그만둔 그를 'y 씨'라고 부르면 된다. 원래 그렇게 부르다가 그가 대리로 진급하고 난 뒤 y 대리 라고 불렀더니 그는 약간 어색해했던 터라, 외려 다시 편해졌다고 볼 수도 있겠다. 그런데 그는 나를 이제 뭐라고 불러야 하나? 이제 우리는 한 직장에 근무하는 동료가 아닌데 계속 나는 그에게 과장님으로 불려야하나? 뭐, 뭐라 부르든 상관은 없지만. "누나라고 불러요" 라고 드립 한 번 쳐볼까........................그러다 쌩까는 사이가 되겠지...................ㅋㅋㅋㅋ

 

 

여튼 내일은 닭볶음탕, 모레는 노가리집(꺄!), 글피는 곤드레밥....바쁘다, 신년에도. 입술에 빵구난 게 이래가지고 낫지를 않겠구나. 흙 ㅜㅜ

 

여튼, 해피 뉴 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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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잘츠부르크, 내가 갈까요..?
    from 마지막 키스 2014-01-02 08:55 
    정말 별 거 아닌 문장이었다. 주인공이 내뱉은 말도 아니었다. 소설의 주요 배경이 되거나 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스치듯 하는 말 한마디였을 뿐이다.나이대가 다른 한 부인이 다가오더니 리디아를 얼싸안으며 자신은 내일 잘츠부르크로 떠난다고 말했다. (p.82)잘츠부르크? 잘츠부르크라면..오스트리아? 나는 잘츠부르크가 오스트리아의 도시가 맞는지 스맛폰으로 얼른 검색을 했고, 맞다는 걸 확인했다. 잘츠부르크에 대한 어떤 설명도 없는 저 단 한문장에서 그러나,
 
 
dreamout 2014-01-01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쌩까더라도 한 번 해보세요. 참고로.. 제게도 누나라고 불러. 라고 했던 직장 동료 있었는데.. 맞아요. 쌩깠죠. ㅎㅎ 수년이 흘러 지금은 좋은 친구로 보내고 있지만요. 2013년 제 첫책은 카뮈의 페스트. 이렇게나 좋았나... 저도 첫 책을 잘 선택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다락방 2014-01-02 08:28   좋아요 0 | URL
저는 오빠란 호칭을 쓰는 게 그렇게 어색하고 오글거리더라고요. 그건 아마도 제가 오빠가 없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어요. 그리고 언젠가부터는 '언니' 나 '누나'도 말하기도 듣기도 오글거리고 끔찍하더라고요. 나이차가 나더라도 차라리 이름을 불러주는 게 더 나은 것 같아요. 어쩌면 저는 나이들수록 더 '거리 두기'에 익숙해지는 걸지도 모르겠어요. 언니나 누나 오빠 등의 호칭이 더 친근감있는 표현인 것 같긴한데, 전 도무지 쓸 수가 없어요. -_- 누가 제게 누나라고 부르면 정말이지 오글거려서 온 몸이 뒤틀릴 듯. 나이를 의식한 호칭이 싫어서가 아니라, 그냥 그 표현들 자체가 어색해서 이름을 불러주는 게 제일 나은 것 같아요. 현실의 저라면 상대가 '누나' 라고 부른다면, 그 호칭을 쓰지 말라고 할 것 같아요. 하하하하.

저는 두번째 책도 잘 선택한 것 같습니다. 재미있어요. 이히히히.

ㅇㄺㅅ? 2014-01-02 0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아, 이 책! 탁월한 선택 멋지셔멋지셔효. 페이퍼 읽다가 부끄러워서 그만,,, 도망쳤다가 다시 와서 댓글을 남깁니다. 지금 제 유빅잔 맥주친구가 다락방 님께 건배-하네요. 찬 잔-빈 잔 활동을 거듭하고 있는 고기도와 엘고숨이 모두 너무 좋아합니다. 다락방 님의 ‘따뜻한 독서’ 고마워요. ‘내 잔이 넘치게 될 때, 나는 경박하고 매혹적인 이 세상 속에 내 몸을 감추나이다.’ (<몰로이>에서 맥락과 상관없이 제가 밑줄 친, 주기도문을 비꼬는 문장) 감동 먹고 얼굴 빨개져서 돌아갑니다, 다정한 측근님!

다락방 2014-01-02 08:30   좋아요 0 | URL
앗, 내 측근이닷! 히히.
술 잘 마시고 잘 잤어요? 전 '내가 자지 않아도 어차피 아침은 오겠지' 라는 절망감을 부여안고 잠자리에 들었다가 이렇듯 또 아침을 맞이했습니다. 아침부터 배불러하며 커피 한 잔 하고있어요. 우리 오늘 하루도 잘 보내봐요. 전 이따 저녁에 음주, 그 때 내 측근을 생각하며 건배- 할게요. 음, 저녁 여덟시반 쯤 할테니, 그 때 측근님도 그 자리에서 건배 해야해요! :)

단발머리 2014-01-02 0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새해 첫 책을 보면서 뭔가 진지하고 의미있는 댓글을 달고 싶으나, 로맹 가리의 책을 한 권도 읽어보지 않아서, 그냥, 이렇게 허~~ 하면서 페이퍼 읽고 가요.
오늘의 수확이라면 다락방님은 줄 칠 때, 분홍색 색연필을 사용한다는 걸 알았다는 것? 정말 줄을 팍팍 그으시는군요.
책을 사랑하는 참 아름다운 자세요, 아름다운 색상입니다^^

다락방 2014-01-02 09:09   좋아요 0 | URL
아, 늘 분홍색 색연필로 칠하는 게 아니라요 눈에 띄는 가장 가까운 필기도구를 집어 줄을 긋는답니다. 연필일 때도 있고 볼펜일 때도 있고 만년필 형광펜 아주 다양해요. 한 책에 여러가지로 밑줄을 긋기도 한답니다. <호밀밭의 파수꾼> 같은 경우에는 형광펜 연필 볼펜 가지각색으로 여기저기 밑줄을 그었는데, 젠장, 누구 줘버렸네요, 몇 년전에. 쩝...

로맹 가리의 책을 아직 안 읽어보셨다면요 단발머리님, <새들은 페루에서 죽다>를 추천합니다. 전 그 책 읽고 완전 반했거든요. 뭐 이런 작가가 다있어! 하면서요. ㅎㅎ

Mephistopheles 2014-01-02 09: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서점이...유명하다는 그 "리졸리" 서점이라는...

다락방 2014-01-02 09:33   좋아요 0 | URL
우하하하 저 거기 다녀왔다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moonnight 2014-01-03 1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 잔도, 다락방님의 잔도 올 한 해 계속 넘치기를 바랍니다. ㅎㅎ
오늘 밤 술 한 잔 따라놓고 다시 읽어봐야 할 페이퍼네요. ^^ 로맹가리의 책과 메릴 스트립의 영화 모두 보관함에 넣었어요. 해피 뉴 이어 ^^

다락방 2014-01-05 20:51   좋아요 0 | URL
저는 오늘 저녁에도 고기를 먹으면서 와인 한 잔 마셨습니다. 그랬더니 지금 몸에서 조금 열이 나고 알딸딸해요. 이제 이승우의 소설을 읽을참인데 제대로 읽어낼 수 있을지 원..

새해에도 역시 문나잇님과 제 잔이 계속 넘치기를요!! :)

가연 2014-01-03 2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해피 뉴 이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다락방 2014-01-05 20:51   좋아요 0 | URL
가연님도 해피 뉴 이어! 우리 새해엔 좀 더 자주 볼 수 있도록 합시다. 자주 와요!!
 















카산드라의 식구들은 가난했다. 늘 배가 고팠지만, 음식을 마련할 돈은 없었다. 아버지는 오래전에 아주 극찬을 받을만한 책을 한 권 쓴 적이 있지만 그 때 이후로는 어떤 작품활동도 하고 있질 않고, 새엄마는 화가의 모델이 되어주는 직업을 갖고 있었지만 카산드라의 아버지와 결혼한 후에는 그 직업을 계속 하고 있지 않다. 카산드라의 언니인 로즈는 할 줄 아는게 없고 카산드라와 동생 토마스는 너무 어리다. 그들은 집 안에 있는 돈 되는 가구들을 다 팔고 이제 더 이상 팔 가구도 남아있지 않을 정도로 가난하다. 이 가난은 지긋지긋하다. 그래서 카산드라 가족이 임대료를 내지 않은채 살고 있는 성에 미국 부자형제들이 방문했을 때, 언니 로즈는 기회로 삼는다. 형 '사이먼'의 재물을 보고 '반드시 그와 결혼하겠어' 라고 다짐을 하게 된 것. 그와 결혼을 하고나면 배불리 먹고 아름다운 욕실에서 목욕을 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예쁜 옷을 입을 수 있고 식구들도 굶주림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녀, 로즈는, 기꺼이 돈을 보고 그에게 달려든다. 



 (돈벌이 하러 가는 이른 아침의 풍경)



(이만원에 세 병하는 와인이지만, 이렇게 책장에 쟁여두기 위해서는 돈벌이를 해야한다. 아니면 돈보고 남자랑 결혼하든가..)




돈을 보고 사이먼을 유혹하지만, 사실 사이먼이 딱히 마음에 들었던 건 아니다. 사이먼에게는 수염이 덥수룩하게 있었고, 그것은 정말이지 끔찍했던 것. 사이먼은 아름다운 로즈에게 첫 눈에 반하고,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로즈에게 반한 사이먼이 키스하려던 순간, 로즈는 그에게 '수염을 깍고 와야만' 키스를 하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사이먼은 그녀의 말대로 수염을 깍고 그녀에게 키스를 하고 그녀에게 청혼을 한다. 당연히 로즈는, 그 청혼을 받아들인다. 그리고는 동생 카산드라에게 수염을 깍은 사이먼이 정말 잘생겼다고 말한다.



"사이먼이 얼굴을 닦고 돌아서기까지 1분이 100년 같았어. 그 사람이 처량한 목소리로 '가장 흉한 꼴도 봤으니 뭘 숨기겠어요.' 라고 하더라. 화는 풀린 것 같았어. 대신 어딘지 자신 없고 측은한 표정이었는데, 너무나 잘생긴 거야! 지금 보니 사이먼 잘생기지 않았니, 카산드라?"

"응. 굉장히 잘생겼어. 그 다음엔 어떻게 됐어?"

"내가 '멋져요, 사이먼, 당신이 천 배는 더 좋아졌어요. 나를 위해 그렇게 해주다니 정말, 정말, 감사해요 라고 했지. 그랬더니 그 사람이 청혼했어." (p.280)



로즈는 사이먼을 사랑하고 '싶었다'. 이왕 결혼하기로 마음 먹었으니 그를 사랑한다면 더할나위없이 좋지 않겠는가. 그래서 그에게 수염을 깍으라 말하고 드러난 잘생긴 얼굴을 보며 감탄하고 키스를 한 뒤 그를 사랑하게 됐다고 동생 카산드라에게 말한다. 카산드라는 그래서 언니가 정말 사이먼을 사랑하게 된 줄 알았다. 사이먼의 동생 닐이 로즈는 형의 재산을 보고 결혼하기로 한거라며 끔찍하게 여길 때, 언니를 위해 변호해준다. 아니라고, 언니는 사이먼을 정말 사랑하는 게 맞다고. 그러나 어리기만 한 줄 알았던 남동생 토마스 조차도 로즈 누나는 사이먼을 사랑하지 않는다고 말한다.



"대체 무슨 근거로 언니가 사랑에 빠지지 않았다는 거야?"

"음, 일단, 로즈 누나는 사이먼 형 얘기를 거의 안 하잖아. 해리네 누나도 사랑에 빠졌는데 그 누나는 입만 열었다 하면 자기 약혼자 얘기야. 해리와 내가 내기 걸고 세어보기까지 했다니까? 지난 주말에 내가 해리 집에서 지낼 때 세보니까 그 집 누나가 자기 약혼자 얘기를 쉰한 번이나 하던데?"

"말 같지도 않은 소리. 언니는 과묵한 편이라서 그래."

"과묵? 로즈 누나가? 로즈 누나는 자기가 관심 있는 것에 대해서는 쉴 새 없이 지껄이잖아. 로즈 누나가 나한테 보낸 편지에 사이먼 형 얘기가 단 한마디도 안 나온 거 알아?" (pp.378-379)



카산드라는 사이먼을 사랑했다. 언니와 결혼하게 될 남자를. 그리고 사이먼을 사랑했기에, 사랑하지도 않으면서 돈 때문에 결혼하려는 언니를 질책한다. 자신도 그 결혼이 이루어지게끔 도와줬지만, 사이먼을 사랑하게 되자 사이먼의 입장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가 없었다. 화내고 분노하고 질책하는 카산드라에게 로즈는 말한다.



"너, 사이먼을 좋아하는구나." (p.411)



가난히 지긋지긋한 로즈가 부자 남자를 잡아 결혼하려고 했다고 해서 그녀를 비난할 수는 없다. 인생의 목표가 가난으로부터 벗어나기 였고, 눈 앞에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이 부자 남자를 택하는 거였다면, 그걸 거절하라고 하는 건 당사자가 아닌 타인의 입장이다. 화려한 욕실을 갖고 싶었던 여자에게 화려한 욕실을 줄 수 있는 남자가 나타났다면 그걸 잡고 싶은 건 당연하다. 그러나 로즈도 카산드라도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사랑'을 알게 된다. 사랑을 알고나니 사랑하지 않는 게 역시 어떤 건지도 알게된다. 로즈는 사이먼을 사랑하고 싶었다. 그러나 그것은 잘 되지 않았다. 사랑하려고 노력한다고 해서 그 사랑이 되는 건 아니었다. 카산드라는 사이먼을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내내 사이먼 생각뿐이라 좋아하는 마음을 들킬 수밖에 없었다. 사랑도 사랑하지 않는것도, 숨겨지지가 않으니까. 이응준은 자신의 소설 <내 연애의 모든것>에서 '그렇게 오랫동안 모르고 있을 수는 없다'는 말을 한다. 자신을 짝사랑하던 여자에게 남자가 하는 말인데, 오랜동안 한쪽이 사랑을 하고 있는데 상대가 모르고 있다면, 그건 모르는 게 아니라 '모르는 척' 하는게 맞을것이다. 일부러 보지 않으려고 할 것이다. 보는 순간, 알게 되는 순간, 어떤 식으로든 결론 지어야 할테니까. 



로즈는 사이먼에게 수염을 깍으라고 했다. 수염을 깍은 사이먼을 보면서 잘생겼다고 환호한다. 그전보다 더 좋아할 수 있었다고. 나는 연애를 하게되면 상대에게 금방 싫증을 낸다. 내가 이런 사람이란 걸 알고 있기 때문에 어느 시점이 되면 상대의 장점을 계속 스스로 열거한다. 이렇게 해줄수 있는 남자는 이사람 뿐이야, 이 남자에겐 이런 장점이 있지 등등. 장점을 열거하게 되면 대체 이렇게 좋은 남자가 왜 나를 사랑한단 말인가, 하는 생각까지 하게 되는데, 그러나,


그 순간이 사랑이 사라진 순간이란 생각이 들었다. 상대의 장점을 열거하는, 바로 그 순간. 내가 그를 좋아하게 됐던건 그의 장점들 때문이 아니었는데. 내 변덕은 이미 오락가락하다 이미 애정이 식었음을 확인한거고, 그걸 애써 부인하기 위해 장점을 찾아내려고 했던거다. 로즈는 사이먼이 잘생겼다고 환호했지만, 돈도 많은 사이먼이 심지어 잘생기기까지 했다고 좋은점을 하나 더 찾아냈지만, 그걸 찾아냈기 때문에 로즈는 사이먼을 사랑했다고 볼 수가 없는거다. 사랑은 그렇게 마음먹어서 나타나는 게 아니니까. 사랑은 장점으로 구성되어진 것도 아니고 사랑은 장점으로 완성되어지는 것도 아니다. 사랑과 장점은 별개의 것이다. 사랑은 사랑이고 장점은 그저 장점일 뿐인 것이다.





카산드라는 사이먼을 사랑하게 됐다. 사이먼은 카산드라가 이야기를 쓴다는 사실에 노트를 선물해주고, 카산드라와 책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도 있다. 카산드라가 좋아할만한 음악을 골라서 들려주고 음악에 대해 이야기 나누기를 즐긴다. 사이먼은 카산드라의 생일에 카산드라가 좋아할만한 선물을 해줄수 있는 사람이다. 



"<쿠들의 노래>란 시를 썼던 체스터톤의 개 쿠들은 어떤 냄새를 맡을 수 있었더라? 물, 돌, 이슬, 천둥 ‥‥‥."

"그리고 일요일 아침 냄새. 일요일 아침만의 독특한 냄새가 있어. 그걸 집어내다니 대단한 시인이야." 사이먼이 말했다. 아, 내가 아는 시를 함께 아는 사람과 있는 건 정말 가슴 훈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p.233)



시에 대해, 음악에 대해 함께 얘기하는 사이먼과 카산드라를 보노라면, 그들이 사랑에 빠지지 않는게 이상할 지경이다. 보는 내가 이토록 만족스럽고 즐거운데.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의 형태를 잘 알아채지 못하기도 한다. 사랑은 뭔가 대단한 것이라고 착각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분명한 건 '첫눈에 반하'는 것이 반드시 '사랑'인 것은 아니라는거다. 첫눈에 반하는 것은 말 그대로 반하는 것뿐, 그것이 사랑으로 연결되기 위해서는 둘 사이에 함께 쌓이는 어떤것들, 그것이 어떤 형태로 존재하느냐가 결정짓게 될것이다. 사이먼은 카산드라와 있는 것이 즐겁고 유쾌하다. 좋다. 그러나 자신이 여전히 로즈를 사랑한다고 생각한다. 로즈는 뭘 입어도, 어떻게 해도 아름다운 여자니까. 로즈와는 음악에 대한 얘기도 시에 대한 얘기도 할 수 없었는데, 그 얘기를 나누는 카산드라와의 시간이 좋으면서도, 사이먼은 로즈를 사랑한다. 일전에 한 드라마에서 남자주인공이 여자주인공이 있는 곳에 자꾸만 나타나고, 자꾸 그녀의 손을 잡고 싶고, 그녀가 가는 곳에 자기도 가고 싶어했던 장면들을 보여준 적이 있었다. 남자는 자기가 왜 그러는지도 모르는채로 그러고 싶었는데, 그것이 사랑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그들에게 사랑은 다른 어떤 형태로 존재하는 이상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나를 자꾸 부르고, 나를 자꾸 찾고, 내가 여기있는지 끊임없이 확인하고, 내 상태를 묻는 것이, 그것이 나를 사랑한다는 게 아닐까? 그러나 사랑이 아니라고 해서 알겠다고 돌아선 적이 내게도 있었다. 그렇지만 나는 여전히 그놈은 병신이라고 생각한다. 지 감정도 제대로 모르는 병신.




카산드라는 유머감각이 넘친다. 자신의 감정도 들여다볼 줄 안다. 음, 그렇지만 이 소설이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소설> 이라는 것은 '정말일까' 하는 의문을 품게 된다. 카산드라가 사랑스러운건 사실이지만....'성 안의 카산드라' 라고해서 어둡고 우중충한 이야기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유머감각이 통통거리고 튀어나와 유쾌했다. 게다가 아직 어리기만 한줄 알았던 카산드라의 동생 '토마스'가 아주 현명한 독서 취향을 드러내주기도 한다.



"그리고 말이야, 항상 모든 걸 다 이해해야 한다고 누가 그래? 이해하지 않고도 좋아할 수 있는 거야. 이해가 안 되기 때문에 더 좋아질 수도 있는 거라구." (p.435)




맞다. 이해해야 좋아하는 건 아니다. 이해가 안되지만 좋아할 수도 있고 이해가 안 되기 때문에 좋아할 수도 있다. 이해하고 좋아하는 게 반드시 맞물러야만 되는 건 아니다. 이해는 이해대로, 좋은건 좋은것대로 그렇게 갈 수도 있는거다. 좋아한다는 건, 사랑한다는 건, 그 자체가 하나의 독립된 감정인것이다. 다른 것들과는 별개로 생겼다가 사라지기도 하는, 그런거다. 장점과 이해와는 별개로 움직이면서 동시에 '그래서'와 '그럼에도불구하고'를 모두 품는 감정이기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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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ephistopheles 2013-12-30 14:3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임X한 작가라면 아주 간단한 해결책을 제시했을텐데요..

사이먼이 로즈와 카산드라와 함께 결혼해서 산다는 결론....(우워워워..막장은 위대하다..)

다락방 2013-12-31 08:40   좋아요 1 | URL
그러나 우리의 도디 스미스는 이 소설을 막장으로 만들어버리는 대신 '영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소설'로 만들어버린 것입니다!! ㅎㅎ

moonnight 2013-12-30 14: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메피님의 시원한 해결책 @_@;;;;;;

다락방 2013-12-31 08:40   좋아요 1 | URL
ㅎㅎㅎㅎ 그랬다면 완전 자극적인 책이 되었을 것이고, 영국인이 가장 사랑한 소설은 될 수 없었겠죠? ㅎㅎㅎ

단발머리 2013-12-31 07:5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이 리뷰도 엄청 좋아요, 다락방님...
사랑은 사랑이고, 장점은 장점이다, 라는 말도요.
예뻐서 보고 싶은 여자와 같이 있고 싶은 여자에 대한 통찰도 너무 시원하고요.
남자분들이 많이씩 읽으셔야 할텐데...ㅋㅎㅎㅎㅎ
이 책 찜하겠어요^^

다락방 2013-12-31 08:42   좋아요 1 | URL
단발머리님, 제가 읽은 책으로 보내드릴게요. 주소 삼종셋트 적어주세요. 늘 제 글에 칭찬을 해주셔서 고마워요 ㅠㅠ 이에 연말 선물로 보내드리는겁니다. (주소 삼종셋트-주소, 이름, 전화번호) 적어주시면 제가 문자 한 통 넣어드립니다. 므흐흐흐흣

단발머리 2013-12-31 10:53   좋아요 1 | URL
크학!! 전 진짜 받아도 되나요? 으앙~~~
감사해요. 연말 선물+생일선물+결혼기념일 선물로 할께요.

고맙습니다, 다락방님~~

2013-12-31 1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4-01-01 23:27   좋아요 1 | URL
더 들이대셔도 저는 정말 괜찮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가 세상에 태어나서 접하는 모든 것들이 다 처음이듯이, 나도 너를 통해서 엄마가 되는 게 처음인 거다. 네가 새롭게 하는 것을 보면서 나도 그런 아이를 가진 엄마로, 그렇게 처음 엄마가 되는 거니까." (p.58)










이 세상 누구에게나 '엄마'가 되는 것도 '아빠'가 되는 것도 '처음' 찾아온다. 이미 그런 역할이 주어진채로 이 세상에 태어나 살아가는 게 아니다. 미처 준비하지도 못한 상황에서 새로운 역할이 하나 더해져 온통 몸과 마음이 쏠릴 수 있다. 준비했다고 해도 더 나아지는 것도 아니다. 새로운 상황이야 말해 무엇하랴. 새로운 사람 하나가 온통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달라 빽빽대는데. 물론, 누구나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 마찬가지로 '좋은' 아빠도 되고 싶다.



그러나 내 기준에서의 '좋은'과 받아들이는 입장에서의 '좋은'은 그 느낌과 역할이 많이 다르다. 내가 내 식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해서 그것이 상대에게 반드시 좋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조금 더 나은 역할을 맡기 위해서, 우리는 시행착오를 거쳐야 한다. 내가 아프고 내가 다치다가 상대를 아프게하고 상대를 다치게 하기도 한다. 바라건데 부디, 그것들이 그렇게 치명적이지는 않기를.









「나는 내 딸이 행복해지라고 뭐든지 했어.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걔가 더 행복한 건 아니었지.」(p.102)








영화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에서, 아버지는 사실 살짝, 아들에 대한 아쉬움이 있었다. 자신은 우수한 두뇌, 우수한 외모를 가진채 이 사회에서 성공해 한 자리를 당당하게 차지하고 있는데 자신의 아들은 너무 내성적이고 욕심도 없어서. 그게 못내 아쉽다. 자신의 방침대로 그에게 여러가지를 교육시키지만, 그리고 아이를 사랑하지만, 그 아이가 자신의 아이가 아닐지도 모른다는 상황앞에서 그는 '역시 그랬군' 이라는 대응을 하고야 만다.


아이가 어릴적에 바뀌었단다, 병원에서. 이 어처구니 없는 상황 앞에 양쪽 아버지는 만날 수밖에 없고 서로에 대해 이해 안되는 부분과 짜증나는 부분들을 보아야만 했다. 낳은정이냐 기른정이냐 도 중요했지만, 그것이 어떻든 그 아이들을 사랑하기 때문에 결국 아버지는 눈물을 흘리게 된다. 그렇게 아버지 역시 '성장' 하게 되고, 그렇게 성장해서 좋은 아버지에 한걸음 더 가까워진다. 





영화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여러명의 아버지가 있는 것이 좋을거라고. 여러명의 어머니도 물론. 그들 모두 자신의 역할이 처음일테니 함께 모여 아이들을 키운다면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거다. 그렇게 된다면 다양한 교육방법들 속에서 최선을 찾을 수있을테고, 다양한 사랑이 아이들에게 쏟아져 더 나은 성장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잔잔하게 그리고 묘하게 눈물을 흘리게 만드는 영화이고, 영화에 삽입된 피아노 곡들은 오! '바흐'의 <골트베르크 변주곡>들이다. 들어서 안 건 아니고 자막을 보고 알았다. 킁.





<글로리아>의 배경은 칠레다. 글로리아는 50대의 여인이고, 일이 끝나면 그녀는 춤을 출 수있는 장소로 가 술을 마시며 춤을 춘다. 그러다 남자를 만나 외로움을 달래기도 하며, 그렇게 연애가 시작되기도 했다. 그 장소를 뭐라 불러야할지 모르겠는데, 캬바레 라고 해야하나 락까페 라고 해야하나. 나이트클럽과도 또 다른 장소인듯 한데, 우리나라에도 저런 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생각을 했다. 어른들이 찾아가 자유롭게 술 마시고 춤을 추며 교제할 수 있는 그런 장소. 불량스럽게 보여 손가락질 받을까 두려워하는 장소가 아니라 '나 어제 거기 갔다왔거든' 이라고 말해도 누구도 뭐라하지 않을 그런 장소.


이 영화의 미덕은, 나이든 남자와 여자의 자연스런 육체라고 볼 수 있다고 나는 생각하는데, 그들의 축 쳐진 살과 둥그렇게 나온 배는(그렇다고 해도 나보다는 덜나왔더라), 그들의 나이와 살아온 세월, 그 시간동안 그들은 그저 시간의 흐름에 그들을 맡겼음을 드러낸다. 영화를 보고나서 친구들과 이런 대화를 했다. 이 영화를 우리나라에서 찍었다면, 글로리아 역을 맡은 배우는 당장 몸을 만들었을 거라고. 


크- 생뚱맞은 이유로 이 영화는 내게 힘들었는데, 그건, 하앍- 이 영화속에서 등장인물들이 와인을 마시는 장면이 수시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만나는 식사자리에서 뿐만 아니라 그냥 혼자서도 집 안 곳곳에 와인 병과 잔이 놓여있다. 어휴. 어찌나 와인을 마시고 싶어지던지. 영화가 끝나고 친구들과 소주에 삼겹살과 갈비를 먹고, 맥주에 치킨을 먹었으면서도, 결국엔 참지 못하고 피자에 와인을 마시는 3차까지 가기에 이르른 것이다. 아- 나는 영화의 지배를 너무 잘 받아!








이 영화는 이렇듯 화려하고 예쁜 색채와는 어울리지 않게 참으로 슬프다. 너무너무 슬프다. 


오스트리아의 50대여성이 휴가차 케냐로 간다. 이 늙고 살찐여성은 케냐의 아름다운 풍경에 반해서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바로 그곳에서 사랑을 찾고자 한다. 이미 다른 관광객으로부터 이곳의 남자들의 살냄새를 한 번 맡으면 헤어나올 수 없다는 얘기도 들었던터다. 해변엔 자신이 만든 물건을 팔려는 사람들과 몸을 팔려는 남자들이 가득하다. 그곳에서 호객행위를 하지 않으며 어느정도 거리를 둔 남자가 그녀를 지켜보고, 그녀는 그에게 '이정도로 거리를 지켜준 사람은 네가 처음' 이라며 그를 사랑하게 된다. 그는 '남들은 내가 너한테 돈 받는 줄 알겠지만 나는 너를 좋아해서 이러는거야' 라며 그녀의 손을 잡고 자신의 집으로 데려가고 모텔을 함께 간다. 여자는 그에게 '너는 아름답지만 나는 이렇게 늙고 가슴도 쳐졌어' 라며 자신의 육체를 조금 부끄러워하지만, 남자는 그녀에게 예쁘다고 한다. 예쁘다고, 아름답다고. 그녀는 행복해졌다. 사랑하는 남자, 자신을 예쁘고 아름답다고 말해주는 남자.


그런 그가 시간이 지나자 자신의 조카가 아파서 입원했다며 지갑에 있는 돈 모두를 원하고, 자신의 삼촌에게 데려가더니 삼촌에게도 돈을 주라고 한다. 그녀가 환전해둔 돈이 모두 떨어지고, 돈이 떨어지고 나자 그도 행방을 감췄다. 그녀는 정말 인정하고 싶지 않았지만, 그가 자신을 이용했음을 아프게 깨닫는다. 그런 그녀에게 다시, 사랑이 나타난다.


그 역시 그녀와 섹스를 하고 그녀의 미소가 예쁘다고, 그녀가 입은 옷이 예쁘다고 말한다. 그 다정한 속삭임들에 그녀는 활짝 웃는다. 이건 사랑이겠지, 이제야 진짜 사랑인거야. 그러나 그는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형이 교통사고를 당해서 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녀의 표정은 변한다. 또, 


사랑이 아니었다.


그녀가 사랑을 갈구했지만 그녀의 돈만 보고 접근한 남자들이라 슬프냐고? 맞다. 그게 슬프다. 그런데 더 슬픈건, 돈 때문에 몸을 파는 아프리카의 남자들이다. 돈을 벌기 위해서, 먹고살기 위해서 다른 나라의 여자들 앞에서 옷을 벗어야 하는 그들. 사랑인 척 다가갈 수밖에 없는 그들. 유럽관광객인 여자 네 명은 돈을 주고 남자를 한 명 산다. 그들중 한 명의 생일이라며 파티를 해야한다고, 그에게 스트립쇼를 시킨다. 남자는 옷을 벗고 시키는대로 춤을 춘다. 나는 그 장면이 몹시도 슬펐다. 



사랑을 찾지 못한 여자와, 돈을 받고 옷을 벗어야 하는 남자 때문에 슬픈 영화다. 파라다이스는 무슨 개뿔, 파라다이스라는 게 존재하긴 하는거냐. 





(비밀댓글님의 조언에 따라 중요부위 하트가리기 수정보완 하였습니다. 전 안가려도 될 것 같은 생각이 들긴 하지만..)






하하하하. 이 영화는 시작하자마자 빵빵 터졌는데, 김상중이 특유의 억양으로 정유미와 대화를 시작할 때부터 웃었다. 게다가 이민우의 장난에도 웃었고. 하하하하. 홍상수는 자신의 영화에서 '선희'의 성격에 대해 얘기한대로, 자신 역시 내숭없이 솔직한 성격인듯하다. 이 영화에서도 꾸미거나 감추지를 않는다. 있는 그대로의 찌질함이 다 드러난다고 할까.




'진짜', '정말로', '너무' 같은 부사를 남발함으로써 외려 더 찌질해져버리고 마는 남자 주인공들 때문에 웃을 수있다. 이선균이 정유미와 술을 마시면서 '넌 내 인생의 화두야' 라고 말하고 연이어 '내가 만든 영화는 다 너 때문이야' 라고 할 때도, 그가 술에 잔뜩 취했기 때문인지 어떤 감동을 주는 게 아니라 뭐랄까, 술 먹고 꼬장부리는 것 같달까. 확실히 소주 마시는 장면을 가장 맛깔스럽게 찍는 감독은 전 세계에서 홍상수가 유일하며 최고인 듯. 그리고 이 영화속에서 술 마시고 취한 연기는 정재영이 탑이었다. 하하하하. 이십대 중반시절, 늙은 애인을 두고 연애한 적이 있었는데, 영화속의 술취한 정재영을 보노라니 그 십수년전의 늙은 애인이 떠오르는거다. 정재영도 술에 잔뜩 취해 선희의 손을 꼭 잡고 선희 니가 제일 예쁘다, 라고 혀꼬인 소리로 주정을 하는데, 내 늙은 애인이 내 손을 붙잡고 주정하던 장면들이 스르르륵- 스쳐 지나가...


그러다가 갑자기 <응답하라1994>의 칠봉이 생각이 났다. 꼬박 챙겨보는 건 아니고 어쩌다 보게 되는데 그래도 대략적인 스토리는 알고있다. 거기에서 엄청 잘나가는 야구선수 칠봉이는, 크- 내가 여태 살아오면서 가장 뜨겁게 좋아했던 남자를 닮아있었다. 그 큰 키...때문인가. 너무 좋아해서 오히려 헤어지고 싶었던 남자였는데, 내가 본 부분에서는 칠봉이가 잠깐 한국에 들르러 오고, 그렇게 잠깐 나정이를 만나는거다. 그 때의 설레임이 갑자기 내 것이 되었어. 아- 칠봉아. 니가 그렇게 돌아오면 나는 어쩌란 말이니!! Orz






지난주에 회사에서 전체 회식을 했다. 소갈비를 먹었는데, 어떻게 하다보니 내 자리는 영 안좋았다. 고기 있는데까지 좀 멀달까. 팔을 아주 쭈욱- 뻗어야만 고기에 손이 닿는데 그러자니 번거로울 것 같아, 옆자리에 앉은 K 대리에게 내 고기 챙겨달라 말을 했다. K 대리는 커다란 고기들을 내게 쉬지 않고 집어줬고 나는 신나게 먹었는데, 그러다가 잠깐 그릇이 빌라치면, 오, 앞자리에 앉는 H 사원이 드세요, 라며 고기를 챙겨주는 거다! H는 내 앞자리라 역시 나처럼 고기가 먼데, 그와 나의 차이라면 키가 한 25센치 미터....에서 오는 팔 길이 차이? 그는 내 앞에 앉았으면서도 고기를 건져 내 그릇에 놓아주었다. 우히히히. 이뻐 죽겠네. 지난번 회식에서도 예뻤는데 이번 회식에서도 예뻐. 


그러다 오늘 점심, 식당에 자리를 잡았는데 그 부서 사람들이 밥 먹으러 우리랑 같은 식당으로 들어온다. 남자들만 있어 그런지 밥 먹는 속도가 너무 빨라, 우리보다 늦게 들어왔는데 빨리 나가더라. 그들은 우리에게 맛있게 드시라 인사하며 나가고 우리도 역시 그들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인사를 하는데, H 가 나가는 걸 보고 내가 크게 소리내 불렀고 인사를 했다.



"H 씨, 안녕~~"



나와 함께 있던 직원들을 비롯해서 H씨도 웃었는데, 웃음이 그치기도 전에 나는 나와 함께 앉은 직원들에게 말했다.


"나는 우리회사에서 H 씨가 제일 좋아요." 라고. 물론, 바로 뒤에 이유도 말했다. "회식 때 나 고기 챙겨줬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바로 그 이유가 내가 그를 제일 좋아하는 이유다. 하루에 한 번 마주치는 일도 좀처럼 없는 그를 제일 예뻐하는 이유. 므흐흐흣. 





어제 친구가 겨울밤엔 주전부리라며 이것저것 바리바리 간식을 싸 보냈다. 고구마 말린것부터 소세지 맛밤 그리고 액상커피가 박스안에 들어있었다. 탐앤탐스의 액상커피는 뜨거운 물이나 우유에 붓기만 하면 커피 한 잔이 뚝딱! 탄생하는건데, 오, 맛이...없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건 걍...쌍화탕이네? 이건 커피가 아니잖아?? 


어제 도착한 고구마 말린것과 소세지 맛밤은 지금, 흔적도 찾아볼 수가 없다. 다 먹어치워버렸.....친구는 며칠치 분량을 보내준 것 같은데....난 걍 다 싹...........




이 노래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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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27 10: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27 11: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27 1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27 1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27 11: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27 11: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27 1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27 11: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Mephistopheles 2013-12-27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이미 다른 관광객으로부터 이곳의 남자들의 살냄새를 한 번 맡으면 헤어나올 수 없다는 얘기"

이건 이미 너무 한쪽으로 치우친 사랑이다 보니 완전하진 못하겠지요. 완전하지 못한 상태에서 모든 걸 바라는 것 자체가 모순일 뿐더러.........

다락방 2013-12-27 14:31   좋아요 0 | URL
관광지를 파라다이스라고 생각하고 그곳에서 진실한 사랑을 찾을거란 희망을 가진 것부터가 슬퍼요. 결국 자기가 있었던 현실에서는 자신들이 사랑을 찾을 수 없었다는 걸 전제하니까요.

그나저나 메피스토님, 올 한 해 제 서재에 댓글 많이 달아주신 분 1위 하셨습니다. 으흐흐흐흐흐흐흐흐

Mephistopheles 2013-12-27 14:45   좋아요 0 | URL
어 그럼 뭐 선물같은 거 있나요..?????

다락방 2013-12-27 14:47   좋아요 0 | URL
어..그러니까...음....선물은...........저의 변함없는 애정? ( ")

Mephistopheles 2013-12-27 15:54   좋아요 0 | URL
어.....이 마구 부대끼는 부담감은 무얼까...??? (")

다락방 2013-12-27 15:5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노이에자이트 2013-12-27 14: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장상사 놈!들 중에는 회식할 때 좋은 반찬은 자기 앞에만 두고 부하직원들에겐 안 주는 놈들도 있습니다.

다락방 2013-12-27 14:47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전 부하직원들로부터 고기 챙겨먹은 상사입니다. ㅋㅋㅋㅋㅋ

비로그인 2013-12-27 2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각의 차이가 있는 법이라..

저도 안가려도 될 것 같은데.. ^^

네.. 슬퍼요.. ~~ 저 경우.. 저런 경우.. 네...정말 생각만 해도 슬퍼지네요 ㅠㅠ

다락방 2013-12-31 08:44   좋아요 0 | URL
사실 뭐 저도 가리긴 가렸지만 가릴 필요까지가 있었을까 싶기도 해요. 그렇지만 이왕 가린거.... 뭐 ㅎㅎ

도처에 슬픔이 쌓인 연말인데, 개인적으로 들어가면 기쁜일도 있었죠, 새벽숲길님? 엽서가 아주 많이많이 꾸준히 판매되기를 바랄게요. 예뻐서 정말 예뻐서 그렇게 될 거에요!

마태우스 2013-12-27 22: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기 챙겨주는 동료가 있다니, 회사생활 잘 하신 거네요. 글구 글로리아랑 파라다이스 러브, 시네21에서 평만 읽었어요. 글로리아가 좀 보고싶긴 하지만 요즘 사정으론 어려울 듯 싶어요 ㅠㅠ 과거엔 영화 참 많이 봤는데.... 영화를 안보게 되는 건 낭만을 잃는 거라 생각하기에 좀 갑갑해집니다.

다락방 2013-12-31 08:45   좋아요 0 | URL
고기 챙겨주는 동료가 있어서 저 역시 행복했습니다, 마태우스님. 제가 인복은 있구나 라는 생각을 올해 특히 더 많이 했어요.

마태우스님 말씀대로라면 전 아직 낭만을 잃지 않고 살아가고 있는거네요. 헤헷. 마태우스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그리고 새해엔 알라딘에 더 많이 글 써주세요. 마태우스님의 글을 읽는건 정말 즐겁답니다.
^_____________^

단발머리 2013-12-27 2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영화 '파라다이스' 보고 싶어요. 벗은 아프리카남자 보고 싶어서 아니구요. 진짜 아니예요.
그런데 잘 생겼나요?하고 묻고 싶군요.

그나저나 다락방님, 올 한 해 제 서재에 댓글 많이 달아주신 분 1위 하셨습니다. 으흐흐흐흐흐흐흐흐

축하드리고 ㅋㅎㅎ 감사드리고 선물 드려야되나요?

제 마음드려요*^^*

다락방 2013-12-31 08:47   좋아요 0 | URL
음. 미모평가는 주관적이므로 그들이 잘생겼는지에 대해서는 단발머리님께 직접 판단하실 기회를 드리고 싶네요. ㅎㅎ

아, 제가 단발머리님 서재에 댓글 1위로군요. 얼쑤~ ㅋㅋㅋㅋㅋ 단발머리님 마음 받겠습니다. 내년엔 더 많이 주세요! 우헤헤헤

프레이야 2013-12-28 00: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라다이스 러브,를 봐야겠어요^^ 다락방님~~

2013-12-31 08: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4-01-16 00: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30 12: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30 19: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30 22:1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12-31 08:52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