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기다림은 공장 문 앞이 아니라 구와 헤어질 때부터시작되었다.
밥을 먹을 때도, 잠을 잘 때도, 학교에 있을 때도 내내 구를기다렸다. 만날 시간은 분명 정해져 있고, 그때가 아니면 만날수 없다는 것을 잘 알면서도 내 마음은 항상 대기 중이었다. 오분, 삼십 분, 한 시간이 아니라 하루 종일 기다리는 심정이었다.
심지어 구와 함께 있을 때에도 구를 기다리는 기분이었고, 구가나를 기다리고 있을 때에도 내가 구를 기다리는 기분이었다.
사랑한다는 것은 결국 상대를 끝없이 기다린다는 뜻일까. - P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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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서는 그냥 올려봄. 읽은 거 아님. 오해 노노.)




'르네 나이트'의 《누군가는 알고 있다》를 알게된 건 트윗에서였다. 국내 배우 '정호연'이 애플 티비 에서 방송하게 될 《Disclaimer》에 출연하게 되었는데 이게 르네 나이트의 원작이라는 거다. 나는 그 유명한 오징어 게임을 보지 않았고 앞으로도 볼 생각이 없지만 국내 배우가 나오게 된다는 이 드라마의 줄거리가 흥미로워서 이 책을 잽싸게 사뒀다. 현재 이 책은 절판이지롱. 껄껄.


이사를 하고 얼마후, 캐서린은 집의 탁자에서 책 한 권을 보게 된다. 누군가 사둔거겠거니 하고 우연히 집어든 책에서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읽게 된다. 20년간 꽁꽁 숨겨왔던, 자기 혼자만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자신의 이야기가 그 책 안에 노골적으로 드러나 있었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으므로 아무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그러나 누군가 알고 있었던 거다. 그녀는 그 책을 누군가 다른 사람이 읽고 자신의 이야기인줄 알게 될까봐 두려워한다. 자신의 비밀을 누군가 알고 있다는 것도 두렵고 게다가 그것이 그녀의 손에 들어오게 됐다면 그녀가 어디에 사는지도 알고 있다는 것도 두렵다. 스물다섯의 독립한 아들도 자신이 일하는 곳에 손님으로 온 분이 선물로 준 책이라며 이 책을 읽었다고 하는걸 보니, 그녀의 가족에 대해서도 이미 파악이 끝난 것일테다. 게다가 아들은 이미 이 책을 다 읽었다고 한다. 흥미롭게 다 읽었다고. 게다가 아들은 책 속 여자주인공에게 동정심이라곤 보이지 않는다. 그녀가 보기에도 이 책을 읽는다면 아마도 책 속 등장인물인 여성에 대해, 그 여성이 끝내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하는 것에 대해 동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그녀도 생각한다. 


직업적으로도 아주 크게 성공하고 다정한 남편과 좋은 집에서 살고 있던 그녀는 이제 매일밤 잠을 이루지 못한다. 도대체 이 책을 누가 쓴걸까, 그녀는 이 책을 쓴 사람에 대해 찾고 싶다. 이 책에 대한 후기를 검색해보는데 책의 홈페이지에도 아직 어떤 글도 없다. 그녀는 자신이 읽었음을, 자신이 이 책의 저자와 대화하고 싶어함을 책의 홈페이지에 적어둔다. 책을 읽는 두려움 그리고 숨겨왔던 그녀의 과거에 대한 부분적인 회상 들로 책은 진행된다. 그리고 짐작하다시피 책의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


책을 적은 저자에게는 이 책의 내용이 사실일 것이었다. 아니, 이것이 사실이라고 사람들에게 밝히기 위해 쓴 것일테다. 저자가 알고 있는 진실 혹은 진실이 아닌걸 안다 해도 하고 싶은 말이 이것이기 때문에 저자는 이 책을 썼다. 저자는 캐서린에게 복수하고 싶었고 복수의 방식으로 책을 택했다. 그 복수는 성공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저자는 서서히 캐서린에게 더 가까이 접근한다. 책을 판매하는 서점을 늘리고 캐서린의 아들에게 접근하고 캐서린의 남편에게 접근한다. 그 책의 여주인공이 당신의 엄마라고 그리고 당신의 아내라고 말한다. 그 책의 장면을 부연할 수 있는 사진까지도 보여준다. 그녀가 빨간 비키니를 입고 찍은 사진, 그녀가 속옷만 입고 찍은 사진.



사실 처음부터 나는 이 책의 내용이 진실은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그녀가 숨기고자 햇던 비밀 그 안에 추악한 과거가 있을 거라고 나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책에서 보여지는 그것이 사실은 아닐 것이라고. 그런데 그것이 책으로 나왔다. 아직은 캐서린만 완독했고 주변 몇 명만 읽은 책이지만, 그러나 이 책을 읽은 사람은 이 책의 주인공에 대한 자신의 도덕적 판단을 이미 마쳤을 것이다. 그녀에게 벌어진 일은 그녀가 한 일 때문일 거라고 짐작하면서 하나의 이야기를 마무리하며 그 여자를 손가락질 할 수 있을 것이다. 자식을 내팽개친 엄마, 젊은 남성과의 성적 욕망에 눈이 멀어버린 여자, 젊고 아깝고 미래가 창창한 잘생긴 젊은이를 죽음에 이르게 한 여자. 책은 캐서린에 대해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게 사실이 아니라면, 그렇다면, 이미 '그런 여자'가 되어 있는 캐서린은 어떻게 자기를 변명할 수 있을까?



일방적으로 실존 인물에 대해 쓰여진 책이 어떻게 폭력적인지 이 책이 보여주고 있었다. 한 권의 책에서 만들어진 여자주인공, 그런데 그녀가 실제 주인공이었을 때, 책에서 부여한 성격은 이미 독자들이 읽고 이미 그녀의 성격으로 파악되었을 것이다. 이미 읽고 그녀에 대한 파악을 끝냈는데, 그런데 그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라면, 그녀는 어디서 어떻게 자기 방어를 할 수 있을까. 그 방어는 얼마나 효과적일까? 그녀는 그것이 사실이 아니라고 어떻게 말할 수 있을까? 자신이 받게된 책에는 다른 이야기가 있다고, 다른 이야기가 바로 이것이라고, 그녀의 입장에서 그녀도 책을 써야 하는걸까? 아니면 방송에 나와 인터뷰를 해야 할까? 여러분 아니에요, 그 이야기 속의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그렇게 보인다고 해서 그런 이야기가 아니에요, 라는 말은 과연 얼마나 설득력을 가질까. 이미 처음 들은 이야기에 자신만의 고유한 가치판단을 한 사람들을 향해 어떤 얘기를 더한다한들 그것이 바뀔까? 그 책에서 그녀를 묘사한 그대로 사람들이 파악한다면, 그렇다면 이미 그녀가 그 후에 어떤 식으로 어떤 말을 한다 해도 이미 늦은건 아닐까? 설사 저자를 고소해서 이 이야기가 사실이 아니며 그녀의 명예를 훼손했다 밝힌다 한들, 그녀의 명예가 다시 이전처럼 회복될까? 약자가 있는 곳에 발벗고 뛰어들어 현실 고발하는 다큐를 만들고 그 다큐로 상까지 받았던, 그 능력있는 여자로 그녀가 돌아갈 수 있을까? 한쪽의 일방적인 이야기는, 게다가 그 이야기가 이미 퍼져있다면, 그것은 얼마나 되돌리기 힘들 것인가. 그것은 얼마나 폭력적인가. 게다가 손가락으로 가리키고 있는게 여성이라면, 그 여성에 대한 판단은 얼마나 쉽게 부정적으로 바뀔 수 있는가.



책을 펼치고 나서 중간에 이르기까지는 몇 번이나 책을 덮을까 생각했다. 너무 심장이 쫄려가지고. 아 쫄려 아 쫄려.. 이러면서 그만 읽을까 햇지만, 그러나 나는 그녀의 이야기, 그녀의 진실이 궁금했다. 어느 순간 내가 짐작한 그녀의 진실이 맞아들어가는 걸 보게 되었는데, 사실 그 진실이 드러나는 것보다 다른 작은 메세지들이 더 좋았다. 나에게 이토록 다정하고 자상한 남편은 정말 나를 사랑하는걸까? 책상 서랍에서 포르노 잡지가 나온 어린 남자아이는 자라서 어떤 청년이 될까? 아들을 너무 사랑해서 아들의 허물을 보지 않으려고 하는 것은 아들을 위한 일일까? 책 한 권이 말하는 것이 한쪽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면, 사진 역시 찍는 사람의 일방적 주장일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그런 얘기들을 하고 있었다. 자연스레 진 리스가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에서 버사 부인의 입을 통해 했던 말이 생각났다.



"모든 일에는 항상 다른 면이 있는 거예요. 항상." -진 리스, 《광막한 사르가소 바다》, p.183, 펭귄클래식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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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11-09 1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판단이 끝나고 나면 그 판단을 바꾸려고하지 않는게 대부분인 것 같아요. 잘못된 판단일 수도 있는데 그걸 인정하고싶지 않아서 자신의 오류를 들키기 싫어서 거부해버리는거죠. 그래야 자신의 판단을 밀어붙일 수 있을테니까.
정호연이 애플tv 드라마에 나오는군요. <오징어 게임> 그 때 보았지만 역시 썩 유쾌한 기분이 느껴지지 않는 드라마였습니다.

다락방 2022-11-09 17:09   좋아요 0 | URL
네. 그래서 일단 저질러 버리는 신문 기사들도 진짜 문제가 큰 것 같아요. 잘못된 기사를 읽고나서 설사 정정보도를 해도 정정보도까지 읽는 사람은 그 수가 현저히 적어지니까요. 그렇게 잘못된 소문이 퍼지는구나 싶어요.
게다가 여성에 대한 평판이라면 금세 나쁘게 돌아설 수는 있어도 되돌리기는 쉽지 않죠.
저는 오징어게임이 이상하게 보고싶지가 않더라고요? 하핫;;

단발머리 2022-11-09 1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이 읽으시면서 내내 쫄려, 쫄려... 하셨다고 하니 전 읽을 수 없겠지만 내용 자체는 흥미롭네요. 그리고 결말도 좀 알고 싶고요.
사람들은 자신의 판단을 쉽게 바꾸려 하지 않으니까요. 바꾸는데 더 많은 에너지가 드니까 당연한 일이겠지만, 정말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믿고 있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요. 누구든 거기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겠죠.
오징어게임 안 본 사람, 여기 한 명 더 있습니다. 하하하.

다락방 2022-11-10 07:34   좋아요 1 | URL
캐서린은 책 속 주인공이 되어 사람들로부터 가치판단을 받는 피해자라 볼 수 있을텐데요, 사실 당사자가 아닌 사람들은 자기도 모르게 영향을 받게 되는 거잖아요. 한쪽의 말을 듣고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이구나, 하는 거요. 책이란 물건은 그렇게 하기 되게 좋은 수단이라는 생각이 이 책을 읽으면서 들더라고요. 사진도 마찬가지고요. 여성이 속옷만 입고 찍은 사진이 존재한다면 사람들이 보는 건 ‘속옷입고 사진 찍히길 원한 여성‘이잖아요.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건 여성은 기대되는 역할에 부응하지 못했을 때 부정적인 평가를 너무 쉽게 받게 된다는 거였어요. 사실 작가가 이야기하고자 했던 건 이런 지점이었을텐데, 저는 아무래도 책을 읽는 사람이다보니까 또 글을 쓰다 보니까 책이란 물건, 내 입밖으로 나간 말들의 폭력에 대해 생각하게 되더라고요. 글 조심해서 써야겠다, 쓰면서 생각에 생각을 해야겠다 다시 다짐했어요.

바람돌이 2022-11-09 2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동네 도서관에는 이 책이 있고요. ^^
저런 폭력성으로 입은 상처는 도대체 어떻게 치유가 가능하긴 할까요? 전 작년에도 불행하게 일어난 진짜 사고를 어떻게 이상한 방향으로 왜곡하면서 억울한 희생양을 만들어내려고 하는 과정을 봤어요. 마지막까진 안가고 수습이 되긴 햇지만 아 이럴게 말도 안되는 희생양이 생기는구나싶더라구요.
그리고 오징어게임은 보면 볼수록 우울해집니다. 안보셔도 되어요. ㅎㅎ

다락방 2022-11-10 07:38   좋아요 0 | URL
저는 최근에 회사에서 누군가 말도 안되는 사건의 피해자가 되는걸 보았거든요. 저는 사실 대부분의 어떤 사람들에 대한 소문에 대해서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나랴‘ 라는 생각이긴 햇었는데, 회사에서 억울한 일에 맞닥뜨린 동료 직원을 보니까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나는구나 싶더라고요. 그리고 세상에 이런 식으로 일어난 일들, 억울한 피해자가 얼마나 많을까 싶고요. 저는 그 직원을 알기 때문에 이것이 모함임을 알지만, 만약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이 사건을 봤다면 그 직원에 대해 어떤 생각을 했을까.. 하면 끔찍하더라고요.

<누군가는 알고 있다>는 책을 펼친 후 한 자리에서 다 읽었습니다. 궁금해서 읽지 않을 수가 없더라고요. 흐흐..

프레이야 2022-11-11 12: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게는 안 보고 싶어 안 봤어요. 지금 파친코 보고 있는데 어여 끝내야겠네요 정호연 나오는 거 바로 보려면. 원작을 재빨리 읽으신 다락방님 ^^ 누구에게나 다른 면이 있는데 너무 쉽게 한 면만 보고 믿어버리는 ㅠ 사진도 글도 자기주장이고 일방적이라 경계가 필요한 것 같아요. 요즘 나오는 포털기사들은 그냥 다 쓰레기통에 던져넣고 싶고요.

다락방 2022-11-13 12:37   좋아요 1 | URL
정호연 나오는 드라마의 주연은 케이트 블란쳇 이라고 합니다. 아주 재미있을 것 같아요. 영화나 드라마에 원작이 있다는 걸 알게 되면 원작이 궁금해지고 그래서 일단 원작을 먼저 읽자, 하게 되지만 원작을 읽고 나면 영화나 드라마에 대한 흥미가 저는 뚝 떨어져 버리더라고요. 책으로 읽느니 다 되었다, 충분하다, 하는 느낌이 되어버려요.
이 책에서 글과 사진의 일방적임을 보여주는게 목적은 아니었을 것 같은데, 제가 등장인물의 상황에 이입하다 보니 억울해지더라고요 그렇다면 이 억울함을 어떻게 해소하지? 라고 생각해봤을 때, 책으로 먼저 주인공을 공격한 행위에 맞설만큼의 반격은 생각나지 않고 말이지요.

저는 이제부터 다락방의 미친 여자를 좀 읽어볼까 합니다. 후훗.
 
















루이자 클라크와 윌은 이제 정이 들어버렸다. 옴팡 들어버렸다. 아니, 단순히 정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그들은 사랑에 빠져버렸다. 성인 여자와 성인 남자가 매일 일정시간 이상 함께 있다고 무조건 사랑이 싹트는 것은 아니겠지만, 윌이 보기에 클라크는 너무 스마트하고 재미있는 여자였고 클라크가 보기에 윌은 따뜻하고 매너 있는 남자였다. 아, 물론 핸섬하기도 했고. 게다가 윌은 경제적으로도 풍요로운 사람이라 자연스레 문화적인 경험도 루이자보다 훨씬 많았다. 루이자에게 매번 새로운 세계를 보여줄 수 있었다. 지난번 페이퍼에 나는 이걸 '합'이라 표현했는데, '네가 경험하지 못한걸 도전해봐!'라는 것은 듣는 사람에게 오지랖이며 잔소리가 될 수 있다. 자신은 해보았다는 우월함이 그 안에 있기도 하다. 나는 그런 말을 누군가로부터 들으면 싫고 그래서 가급적 하려 하지 않지만, 그러나 꼰대같이 튀어나와버릴 때가 있다. 만약 내가 꼰대같은 잔소리를 했는데 상대가 그걸 싫어하지 않고 오히려 감사한 조언이었고 그로 인해 인생이 더 풍요로워졌다고 생각한다면, 아마도 그 상대와 나는 서로에게 영향을 주는 혹은 도움을 주는 합이 잘 맞는 관계일 수도 있겠다. 다시, 윌과 루이자가 사랑에 빠진 얘기로 돌아가보자.



윌은 전여친의 결혼식에 참석하기로 돌연 마음을 바꾼다. 전여친이 윌의 가장 친한 친구와 결혼한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든 것이고 다소 신경질나는 일이었고 그러나 그 둘이 윌의 상황을 놓고 자주 만나 같은 고민을 나누다보니 연인이 되었고... 뭐 이런 일은 일어나고 그러는 것이다. 아무튼, 그런데 윌이 가지 않기로 했던 이 결혼식에 갑자기 가겠다고 하는 거다. 루이자, 우리 같이 갑시다! 그래서 그 둘은 결혼식에 맞게 예쁘게 차려입고 결혼식장에 간다.


결혼식에 참석하고 그 날 돌아오는 일정을 계획하긴 했으나, 루이자가 술을 마시게 된다. 술인줄 모르고, 과일 음료인줄 알고 마셨는데 그게 술이었고 음주 운전을 할 수는 없으니 그들은 이렇게 된 거 근처 호텔을 잡고 그냥 술을 더 마시고 즐기기로 한다. 결혼식이 끝나고 음악이 나오고 모두 춤을 추는데 루이자는 윌에게 우리도 춤을 추자고 한다. 조심스레 윌의 무릎에 앉고 윌은 그런 루이자를 태우고 휠체어를 돌려가며 음악에 맞춰 움직인다.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됐지만 뭐 상관없다. 그들에겐 서로만 있을 뿐이다. 루이자는 루이자대로 자신이 윌을 좋아하는 마음을 동생에게만 살짝 말햇던 터다. 윌이 루이자를 좋아한다는 것을 윌은 말한 적 없지만 윌의 가족도 이미 눈치챘고. 그리고 이렇게 춤을 추는 가운데, 윌이 말한다.



'Do you know something?'

I could have looked at his face all night. The way his eyes wrinkled at the corners. That place where his neck met his shoulder. 'What?'

'Soemtimes, Clark, you are pretty much the only thing that makes me want to get up in the morning.' -p.350


"혹시 이런 거 알아요?"

밤새도록 그렇게 그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어도 좋았다. 특유의 눈가에 잔주름이 지는 웃음. 목이 어깨로 이어지는 그 지점.

"뭔데요?"

"가끔은 말이에요, 클라크. 이 세상에서 나로 하여금 아침에 눈을 뜨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드는 건 오로지 당신 밖에 없다는 거." -책속에서



윌은 자기 몸을 자기 뜻대로 움직일 수 있는 지금의 삶은 자기의 삶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이대로 삶을 더 살아가고 싶지도 않다. 그는 안락사를 원하고 식구들에게도 이미 그렇게 말해둔 터다. 다만 지금 그가 살아있는 것은 식구들이 시간을 좀 달라고 말했기 때문이고, 그래서 6개월의 시간을 식구들에게 주었기 때문이다. 식구들은 그 6개월동안 그의 마음이 바뀌기를 바라고, 그런 그에게 삶의 활력을 주고 싶어서 사람을 고용했고, 그게 루이자 클라크였던 거다. 처음엔 루이자의 등장에 관심도 별로 없고 퉁명스러웠던 윌이, 이제는 내가 사실 다음날 눈을 뜨고 싶은 이유는 너 밖에 없어, 라고 말하는 거다. 크 - 



이건 정말로 낭만적인 이야기이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 나에게 '내가 눈뜨고 싶은 이유는 너 뿐이야'라고 내 눈을 보고 말해줄 때 얼마나 좋겠는가. 진심을 담아 그렇게 말하는 윌과 그 말을 들은 루이자 사이에 오고가는 감정과 교류는 인생을 살면서 누구나 다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저 대화가 오고가는 그 짜릿함과 가슴 폭발할것 같은 설렘은, 사람들이 누구나 다 느낄 수 있는 건 아니다. 나는 저 대사가 낭만적이라고 생각한다. 정말이다. 매우 로맨틱하다고도 생각난다. 정말이다. 윌이 루이자에게 그런 감정을 느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루이자가 윌로부터 그런 말을 들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니까 이 책의 처음부터 그들의 감정 흐름을 따라오고 읽어가노라면, 저 대사는 저들에게 서로 좋은 대사임에 틀림없다. 그런데, 


나는 저런말 안듣고 싶다. 저 말이 나쁜 말이라서가 아니라, 누군가의 아침에 깨어나는 유일한 이유가 되고 싶지 않다는 거다. 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오로지 나 때문에만' 아침에 눈뜨고 싶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물론,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내 생각을 한다면 그건 베리 굿이다. 그래, 그건 그럴 수 있다. 정미경 소설가도 자신의 소설에서 말하지 않았던가. 아침에 눈 떠서 제일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그건 좋지만, 그러나 유일한 이유가 되고 싶진 않다. 나 또한 다른 누군가를 내 삶의 유일한 이유로 삼고 싶지 않다. 유일한 건 안된다. 의존도가 너무 크다. 그리고 그 유일함이 사라졌을 때 무너지고만다. 안된다. 하나, 유일한 거 말고 다른 것들이 더 있어야 한다. 단 하나 말고 둘, 셋 이 가급적 더 많은 것들이 필요하다. 그래야 내가 붙들고 있는 이 단단한 줄 하나가 끊어졌다고 해서 내가 추락하지 않을 수 있다. 다른 줄을 더 붙들고 있다면 하나의 단단한 줄이 끊어졌어도 다른 줄들이 나를 지탱해준다. 기어코 다른 줄들을 붙잡고 다시 올라올 수 있는 거다. 하나면 안된다, 하나면 안돼, 여러개가 필요하다. 닉 혼비는 자신의 소설 《어바웃 어 보이》에서 소년의 입을 빌어 말을 했다. 둘은 너무 적어서요. 그러니까 소년과 엄마 단 둘 뿐이었던 삶에서 엄마가 자살을 시도한다. 소년은 엄마가 죽는다면 세상에 자신이 혼자 남게될거란걸 깨닫고 둘은 너무 적다고 생각한다. 자신이 혼자 남겨지지 않기 위해서는 둘이어서는 안된다. 다른 사람이 더 필요하다. 윌이 루이자에게 아침에 눈을 뜨는 이유는 오로지 너 때문이야, 라고 말하는 그 마음은 너무나 생생하지만, 그러나 그렇다. 그것만으로는 안된다. 루이자가 부족한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루이자 만으로는 부족하다, 삶을 지탱하고 지속하고 유지하는 것은. 얘들아, 여분의 사람이 반드시 필요해. 단 한 명만 바라보는 삶 노노해. 다른 사람도 필요하고 다른 것들도 필요해. 일, 돈, 취미생활 기타등등. 다른 많은 것들로 가지를 뻗치자!!



자, 나는 눈빛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다. 그러니까,

그들은 호텔밤에서 하루를 보낸다. 당연히 윌의 가족들은 걱정하고 난리가 났다. 다음날 무사히 돌아와 안도했지만, 도대체 왜 연락이 안됐느냐, 너네 외박한다고 말하지 않았잖아, 윌의 부모님은 걱정하고 루이자의 남자친구는 짜증나고, 네이선은 윌의 하룻밤동안의 몸 상태가 걱정된다. 그런데 얼라리여? 이 둘, 루이자와 윌의 눈빛이 심상치가 않다. 

자, 오늘은 이만 들어가서 푹 쉬도록 하라며 윌은 루이자를 집에 보낸다. 그리고 루이자의 모습을 좇는다.


And then Will turned to her and told her to take it easy for the rest of the day. Go home, get changed, maybe catch forty winks.

'I can't be walking around the castle with someone who has so clearly just done the walk of shame.' he said.

'Walk of shame?' I couldn't keep the surprise from my voice.

'Not what walk of shame,' Louisa said, flicking me with her scarf, and grabbed her coat to leave.

'Take the car,' he called out. 'It'll be easier for you to get back.'

I watched Will's eyes follow her all the way to the back door.

I would have offered you seven to four just on the basis of that look alone. -p.353


그러자 윌이 그녀를 보고 하루 동안 좀 편하게 쉬라고 말했다. 집으로 가요, 옷 갈아입고, 한잠 말고 마흔 잠쯤 푹 자고.

"누가 봐도 불타는 밤을 보내고 온 티가 역력한 사람을 끌고 성이나 산책하고 다닐 수는 없잖아요." 그가 말했다.

"불타는 밤?" 나도 모르게 목소리에서 놀란 티가 배어나고 말았다.

"그런 불타는 밤 아니에요." 루이자가 스카프로 나를 살짝 때리더니 코트를 들고 나갈 채비를 했다.

"차 가지고 가요." 그가 외쳤다. "올 때 편하게 오게."

나는 윌의 눈길이 뒷문까지 계속 그녀를 좇는 걸 지켜보았다. 그 눈빛 하나만으로 만리장성을 쌓고도 남았다. -책속에서




왜, '누가 봐도 불타는 밤을 보내고 온 티가 역력한 사람을 끌고 성이나 산책하고 다닐 수는 없잖아요' 가 'I can't be walking around the castle with someone who has so clearly just done the walk of shame.' 일까. 그러니까 앞에는 알겠는데 어느 지점에서 '불타는 밤'이 튀어나오는 걸까. walk of shame? 이건가? 이게 불타는 밤이야? 불도 밤도 없는 문장인데? 그래서 나는 'walk of shame'을 검색해본다. 오호라. walk of shame 은 그 자체로 '전 날 누군가와 밤을 샌 흔적이 남은 차림새로 다니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오... 처음 알았다. 그리고 이제 이걸 알았으니 앞으로 나의 영어 원서 읽기에 좀 더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임하게 되었다. 으하하하하.

그리고 저거, 만리장성. 나는 번역본으로 읽었고 처음부터 읽었으니 무엇을 뜻하는지 알겠지만, 그런데 만리장성? 원서에는 만리장성이란 표현이 없다. 도대체 이게 뭔가 싶어서 영어 문장을 보니 'I would have offered you seven to four just on the basis of that look alone' 인데, 이게 어떻게 만리장성이 되는가. 나는 이 문장 자체도 잘 이해가 안됐다. 나는 제안했을것이다 칠에서 사.... 이게 뭔말이여. 나는 이 문장 자체를 번역기에 넣고 돌려보았다. 그러자 이런 문장으로 해석되었다.


'그 모습만 보고 7대 4로 제안했을 거예요.'


오, 그러니까 7대 4로 제안한다는 것 자체에서 승률이 높다는 것이고, 그것을 번역본에서는 만리장성을 쌓고도 남았다고 번역했구먼. 오호라.. 그래 의미가 그게 그거긴 하지. 자, 그렇다면, 눈빛. 그러니까 다른 사람이 보기에 만리장성을 쌓고도 남겠다고 말하는 눈빛, 그 눈빛이란 무엇인가. 도대체 어떤 눈빛이 타인으로 하여금 '저 눈빛을 보니 단단히 사랑에 빠졌군' 같은걸 느끼게 하는걸까? 그런 눈빛을 나는 본 적이 있나?????????????????????????????????????????????????



나는 이 눈빛에 대해 진짜 계속 생각했다. 나에게 그런 눈빛을 쏘아주던 사람...에 대해서.... 딱히 기억나지 않다가, 얼마전에 회사 직원에게 내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씨 나 너무 좋아하네. 다 티 나."

"앗, 제가 원래 좋아하면 티가 너무 나요."


글쎄 그 직원이 눈으로 나를 엄청 좇는다고 해야 하나, 눈에 애정을 막 담고 나를 쳐다보는게 느껴지는 거다. 절대 틀릴 리 없을 것 같은 어떤 초롱초롱한 눈망울이 나를 향하는 거다. 일전에도 다른 직원이 나랑 밥 먹다가 나를 그렇게 보는게 느껴졌는데, 그 직원이 그 때 그렇게 한참 보다가 이렇게 말했었다.


"나는 과장님이 왜케 예쁘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 때 과장이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런거 말고 연애에서 상대의 뜨거운 눈길을 받았던가, 를 떠올려보려고 했는데 그냥 다 변태눈깔만 생각나네. 하아-

왜 로맨스 소설 보면 그런 표현이 자주 나오지않나. '그 사람이 널 보는 눈빛을 봤어' 이런거. 넷플에서 본 브리저튼 시리즈에서도 '아니, 저 눈빛을 왜 내가 이제 봤지?' 뭐 이런 것도 나오고. 그러니까 타인이 알아챌 수 있는 어떤 사람을 향한 뜨거운 눈! 빛! 이건 현실에서도 간혹 듣는 말이다. 어떤 사람들은 '야 그 사람이 너 좋아해, 그 눈빛을 내가 봤어' 이런거. 나는 사실.. 잘 모르겠네? 그런가? 아, 그런 적은 있다. 일전에 회사 동료가 나랑 애인이 함께 걷고 있는 걸 봤는데 내가 애인을 너무 뜨겁게 보고 있어서 차마 말을 걸지 못하고 그냥 갔다는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한때 연애했던 남자가 나한테 '너 처음만날 날 네 눈빛에서 키스를 원한다는 걸 읽었어' 라고 했었는데, 키스를 원하는 눈빛.... 같은거........음 모르겠다. 아침부터 19금 하지말자. 여하튼, 저거, 가는 뒷모습을 눈으로 좇고 누가 봐도 아이고야, 7대4에 걸겠다... 막 이렇게 되는 눈빛 같은거.............. 그런게 있는거늬??????????????? 나한테도 있었던거늬???????????????????????? 아이 돈 노.........




금요일엔 퇴근하고 집에 가서 파김치를 담갔다. (네?)

내가 파김치를 담갔다는 소식에 여동생은 '와 언니 진짜 체력좋다'고 했고 친구 하나는 '왜 파김치가 되어 집에 가서는 파김치를 담갔지?' 라고 했다. 아... 퇴근후 파김치 담근거로 나.. 체력 좋은게 되는건가?? ㅋㅋ

그러니까 파김치를 왜 담갔느냐면, 아니 티비에서 전현무가 파김치 담가서 이국주 집에 방문한 걸 보게 된거다. 이영자 레시피 그대로 따라서 만들었고 너무 맛있다고. 그걸 보는데 사실 내가 파김치를 딱히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뭐라고? 전현무가 파김치를? 그러면 나도 할 수 있겠네! 전현무가 하는데 내가 왜 못해? 이래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급 이영자 레시피를 검색했는데 꽃게액젓이 필요하더라. 오, 사려고 봤더니 여기저기 죄다 품절이야. 다들 나같은 마음으로 파김치를 담그느라 꽃게액젓 품절현상... 하는수없이 나는 집에 있는 멸치액젓으로 파김치를 담가보았다.






주말엔 여동생 식구들이 왔다. 저녁에 뭐 먹을래, 뭐 사줄까, 했더니 타미가 '이모, 나 토마토 스프!' 해서 토마토스프를 만들고 치아바타를 구웠다. 와, 엄청 잘 먹는데 그거 보고 너무 뿌듯했다. 무엇보다 이모에게 만들어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음식이 있다는게 너무 좋은거다. 내 자신이 자랑스러웠다고나 할까... 음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타미가 치아바타에 토마토 소스 올려 먹는 모습을 보는 내 눈빛, 그게 바로 찐사랑 눈빛이었을 것이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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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2-11-08 09: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19금 눈빛...ㅎㅎㅎ 파김치 저 엄청 좋아하는데~ 고구마랑 먹음 엄청 맛나겠네요^^* 퇴근 후 만들 생각을 하셨다는 것 자체가 놀라울 뿐입니다ㅠㅠ 꽃게액젓? 그건 새로운 레시피 같아요. 저는 멸치액젓으로 당연히 담근다고 생각했거든요. 실상 담구어본적은 없으면서^^;;; 암튼 조카가 이모를 보는 눈빛이 찐사랑 눈빛은 맞을 것 같습니다*^^*

다락방 2022-11-08 11:03   좋아요 1 | URL
멸치액젓으로 담갔는데도 맛 괜찮더라고요. 그런데 파가 매워서 파김치가..좀 맵네요? 시간이 지나면 좀 나아질거라 생각합니다. 그나저나 파김치를 딱히 막 잘 먹질 않아서.. 조금 담갔는데도 이거 괜찮은가 싶어요. 오래 남는거 아닌가 싶고. 파김치는 맛과 향이 너무 강해서 밥하고 먹으면 제일 좋긴한데 저는 어제 먹다 보니 육전..에 잘 어울릴 것 같더라고요. 육전 먹고 싶어졌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blanca 2022-11-08 10: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와, 치아바타 굽고 토마토 스프에 파김치요? 다락방님 대장금이었어요? 파김치 보고 침 꿀꺽 삼켰네요. 멸치액젖 있는데 저도 한번 담궈 볼까요? 고봉밥이랑 뚝딱일 듯해요.아, ˝나는 과장님이 왜 이렇게 이쁘죠?˝ 이 말 느무 로맨틱하다....

다락방 2022-11-08 11:04   좋아요 0 | URL
멸치액젓으로 담가도 맛있더라고요. 네이버에 파김치 이영자 레시피 검색하면 좌르륵 다른 사람들이 만든 블로그가 떠요. 저도 그 중 하나로 만들었습니다. 멸치액젓 외에는 배, 생강, 양파, 매실액, 새우젓.. 정도가 필요한거라 딱히 새로 사야하는 재료는 없을 것 같아요. 아, 배는 사야겠구나... 밥이랑 먹으면 파김치는 사랑입니다. 그렇지만.. 입 안에 파의 향이 오래, 아주 오래 남아요. 오래...오래..... ㅋㅋㅋㅋㅋ

blanca 2022-11-08 12:20   좋아요 0 | URL
갑자기 ㅋㅋ 저 파김치 한 통 껴안고 격렬하게 먹다 치아에 붙인 장치 떨어져서 바로 치과로 직행했던 에피소드가 떠오르네요. 지금에 와서야 의사 선생님께 진심 죄송하네요.

다락방 2022-11-09 07:48   좋아요 0 | URL
아니.. 저 너무 상상이 되어서 정말이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뭐 어떻게 따로 드릴 말씀이 없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11-08 10: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왜 뜨거운 눈빛은 직장 동료들한테 받고 연애 상대한테는 변태 눈빛만 받았어요? ㅋㅋㅋㅋ
첫 만남부터 키스하고 싶은 눈빛을 보내는 파김치 다부장.

다락방 2022-11-08 11:06   좋아요 1 | URL
아 참 아침부터 거시기해지네요... 인생 뭘까요, 잠자냥 님. 기억나는 눈빛은 모두 인생 후배들의 눈빛이라.. 인생 뭔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그런데 키스하고 싶은 눈빛같은거 읽을 수 있는걸까요? 제가 그런 눈빛을 설마... 보냇을까요? 말도 안돼... 그것은 사실이 아니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11-08 10: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식에 이어 한식까지!! 그것도 손 많이 가는 김치분야!!! 모두 다 손이 많이 가는 음식들을 잘 하시는군요? 이것이 바로 진정한 요리 고수 아니신가요??
면면들이 사랑스런 눈빛을 받으실 만한 행동이 몸에 배어 있으신가 봅니다. 직장 동료들에게 그런 눈빛 받기 쉽지 않을텐데 말이죠.^^

잠자냥 2022-11-08 10:55   좋아요 2 | URL
뭘 잘 사주나 봐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읽는나무 2022-11-08 10:59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그런 건가요??ㅋㅋㅋ
손 크신 다부장님이시니!!!
좋겠다. 직장동료들!!!^^

다락방 2022-11-08 11:07   좋아요 1 | URL
저는 진짜 요리에 재능이 없고 열심히 노력해도 딱히 맛있게 만드는 타입도 아닌것 같아요. 그나마 이제 치아바타랑 토마토스프를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후배들이 저를 사랑하는 건 뭘 잘 사줘서가 아니라 책나무님이 짐작하신대로 제 면면이 다 사랑스럽기 때문입니다. 태어나길 사랑스럽게 태어났어요. 제가 어쩔 수 없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럼 이만. =3=3=3=3=3

건수하 2022-11-08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스..가 19금 임니까?

7:3 아니고 왜 7:4 일까요.. @_@

여동생 식구들이 와서 파김치를 맛있게 먹었다- 인 줄 알았는데 파김치는 안나오고. ...

(언제나 뻘댓글)

다락방 2022-11-08 11:08   좋아요 1 | URL
아니... 키스 자체가 19금 이라기보다는... 저 키스로부터 파생되는 이야기를 해나가다보면, 그러니까 그 키스를 떠올리고 의식의 흐름대로 진행하다보면 19금으로 나아가게 되기 땜시롱... 자제. 절제. 저는 차분한 사람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7:4 도 어딘가에서 유래한 관용구일것 같은데, 고것은 제가 차츰 찾아보도록 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

2022-11-08 1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08 11: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2-11-08 11: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22-11-08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리하는 이모, 사랑이네요. 파김치랑 치아바타랑 토마토스프 조합도 괜찮을 듯요. 파김치 정갈한 거 봐바. 전 그냥 잘라서 후다닥 무쳐버리거든요. 초등육학년 락방님의 또랑한 눈빛에서 키스를 부르는 눈빛을 상상하며 오호오호 그럴 만두~ 눈빛만 보면 자길 좋아하는지 여자가 뭘 원하는지까지 안다던 도끼병 남자 말이 생각나요. 🤣

다락방 2022-11-09 07:41   좋아요 0 | URL
여동생 도 조카들도 매운걸 잘 못먹어서 제 파김치는 인기가 없었습니다. 그래도 치아바타와 토마토 스프를 아주 잘 먹어주었으니 그걸로 감사할 따름이지요. 오래전부터 사랑하는 사람에게 만들어줄 수 있는 요리가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이제 치아바타와 토마토스프를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이 되었어요. 후훗.

바람돌이 2022-11-08 2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앞의 글들을 그래그래 하면서 나름 진지하게 읽다가 저 파김치 사진에서 앞에 글 다 까먹어버렸습니다. 도대체 못하는게 뭔가요? 토마토 스프와 치아바타에서 이제 파김치까지.... 주부인 저도 파김치 그냥 얻어먹거나 사먹습니다. ㅠ.ㅠ

다락방 2022-11-09 07:43   좋아요 1 | URL
저 파김치 처음 해봤어요! ㅋㅋㅋ 그런데 딱히 막 잘 먹게 되진 않아서... 앞으로 또 할지는 잘 모르겠고요, 뭔가 김치 하나쯤은 담글 수 있다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파김치는 어렵지 않아서 할 수 있겠더라고요? 후훗.
저 파김치 먹는데 어찌나 육전이 먹고 싶은지, 육전하고 잘 어울리겠다 했는데, 육전 만들려니 세상 귀찮아서.. 그냥 라면하고 먹으려고 합니다. ㅋㅋㅋㅋㅋ

그레이스 2022-11-09 08: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
walk of shame 그런 뜻이었군요^^
제가 쓸 일은 없겠지만, 어디선가 자주 나올만한 표현이네요.

파김치!
너무 맛있겠다.~♡

다락방 2022-11-09 11:35   좋아요 0 | URL
네, 원서를 읽지 않았다면 결코 알 수 없었던 표현입니다. 이렇게 하나 배워가네요. 이걸 제가 기억할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글까지 썼으니.. 기억하겠죠?

파김치 맛있는데 매워요 ㅠㅠ

독서괭 2022-11-09 11: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 유일한 이유는 안 된다!! 그거 너무 공감합니다. 저도 그런 말 들으면 부담스러울 것 같아요.
진지한 글로 시작해서 웃음 빵빵으로 터지는 글이네요 ㅋㅋ 뜨거운 눈빛 ㅋㅋ 아니 근데 직장동료에게 뜨거운 눈빛을 받으며 ˝나는 과장님에 왜케 예쁘죠?˝하는 드라마에서 현빈이 할 법만 말을 들으시는 다락방님.. 진짜 정체가 궁금하다.. 저는 다락방님이 치아바타랑 토마토수프 만들어주시면 뜨거운 눈빛 바로 나올 것 같아요 ㅋㅋ
그런데 심지어 파김치라니!! 사진 엄청 맛나 보입니다. 우리 귀염둥이 둘째가 희한하게도 요즘 파김치에 빠져서.. 다른 반찬은 거의 내치고 파김치만 달라고..-_-;; 그것도 뿌리부분을 좋아하네요. 이상한 녀석..
저도 나중에 아이들이 엄마가 해준 그건 정말 맛있어서, 라고 떠올릴만한 대표메뉴가 하나쯤은 있으면 좋겠는데,, ㅠㅠ

다락방 2022-11-09 11:39   좋아요 1 | URL
아아.. 나는 과장님이 왜케 예쁘죠? 하던 직장 동료가 현빈이었다면... 저는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요? ㅋㅋ 상상할 수도 없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제 인생에 현빈 같은 남자는 없었기에.... 껄껄....... 뭐, 저도 손예진이 아니니까요.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어쩐지 눈물을 닦는다)

아니 근데 귀염둥이 둘째가 먹기에 파김치 맵지 않나요? 저는 저희 초등조카6학년이 파김치를 좋아하긴 하는데 매운건 잘 못먹어요. 제가 담근게 아직 파의 아린맛이 남아서 더 맵더라고요. 양념도 매웠지만.. 그래서 딱 하나 먹어보더니 안먹더라고요. 둘째 조카는 아예 먹지도 않았고요. 껄껄. 둘째조카는 초등3학년인데 김치찜이랑 김치찌개 엄청 잘먹어요. 귀요미들. ㅋㅋㅋㅋㅋ
파김치의 뿌리부분만 좋아하다니. 귀염둥이는 정말 귀요미네요 ㅋㅋㅋㅋㅋ

저도 그런거 너무 만들고 싶었어요! 누구에게나 만들어 줄 수 있는 그런 음식이요. 치아바타 가 그런 음식이 되긴 했지만 이건 시간이 너무 많이 걸려요. 발효하고 폴딩하고 발효하고 폴딩하고 발효하고... 뭐, 그래도 그게 어딥니까. 뭔가 하나 생겨서 정말 좋아요! 독서괭 님도 도전! 이왕이면 언제나 집에 갖추어진 재료로 뚝딱 할 수 있는게 좋을 것 같아요. 아! 파김치! 파김치에 도전하셔도 될 것 같아요. 파김치 파 다듬고 씻어서 머리 부분만 일단 액젓에 30분 절구고 양념 만들어둔거로 쓱쓱 발라주면 끝이거든요!! 파김치가 어떨지 제안해봅니다. 빠샤!

공쟝쟝 2022-11-13 23: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눈 떠서 제일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 사랑하는 사람이라고.˝
............................................................................................
없다. 없어. 없네. 없네요. 없은 지 너무 오래되서...... 나 좀 슬퍼지려고해.
네덜란드 가야겠어요. 그곳에선 아침에 눈 떠서 제일 먼저 생각날 사람들이 발에 치이던데......
 















나는 나를 제일 사랑하고 누구도 나를 나만큼 사랑할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러나 '나만 사랑하기'의 끝판왕은 남자들인 것 같다. 주변 돌아보기도 안하고 그저 자기 자신만 사랑하는 챔피언 이라고나 할까. 자기 자신만 사랑하는 것은 그 자체로 잘못된 건 없어 보이지만, 자기 자신만 사랑하고 다른 사람에 대해서는 전혀 돌아보지 않는다면 세상에, 그건 민폐도 그만한 민폐가 없다. 그런 놈들끼리만 사는 나라를 만들고 싶은 지경이다. 자, 너 자신'만' 사랑해? 그런 사람들만 사는 나라로 보내줄게. 슝- 그런 곳에서 과연 그들은 어떻게 살아갈까?



'아리요시 사와코'의 《황홀한 사람》을 읽기 시작했다. 노인 돌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만 어렴풋이 알고 있었는데 읽다 보니 진짜 답답하기 짝이 없다. 


소설은 아키코의 시어머니가 죽으면서 시작한다. 아키코의 시부모는 아키코와 노부토시가 부부로 사는 집 마당 한 켠에 별채를 짓고 살고 있었다. 아키코가 결혼 후 같이 살면서 시아버지가 잔소리를 너무 심하게 해서 더이상 한 집에서 사는게 힘들어져 별채를 짓고 따로 살게 된거다. 시아버지는 포악한 사람이고 잔소리만 하는 사람이며 차려주는 밥만 먹는 사람인지라 시어머니도 아주 힘들어했다. 아키코도, 노부토시도, 그리고 아키코의 시누이 교코 도 시아버지가 먼저 돌아가실 줄 알았지 시어머니가 먼저 돌아가실 줄은 몰랐다. 내내 포악한 아버지를 받아주기만 하던 시어머니였기에 평화로운 시간을 즐기지 못하고 고생만하다 돌아가신 게 안타깝다. 자신도 결혼해 살고 있는 딸인 교코는 어머니에게 과부의 시간이 필요했었다고 너무 아쉬워한다.



"우리 시어머니는 과부가 되더니 정신이 어떻게 되셨는지 노상 웃고 다니셨어요. 남편이 죽어서 행복하셨나 봐요. 해방감이란 게 진짜 있긴 있나 봐요. 그래서 난 우리 엄마가 더 불쌍해 죽겠어요. 과부란 여자 행복의 궁극이니까." -p.75


아직 이 책의 절반도 읽지 않은 지금, 아키코의 시어머니는 갑자기, 그리고 편하게 돌아가신 걸로 보이지만, 내심 자살하신 건 아닐까 싶기도 하다. 그렇게 남편과 함께 사는 내내 고생했는데, 남편에게 치매가 찾아온 거다. 책에서는 '망령'이라고 표현되는데, 시어머니는 멀쩡한 남편으로부터도 고생했는데 그 남편이 치매까지 걸려버리니 그걸 감당할 생각이 미리 지쳤던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는 거다. 시아버지는 지금 아마도 치매 초기인 것 같은데 자꾸 먹을걸 달라고 하고 자식들을 알아보지 못하고 바깥으로 뛰쳐나간다. 그런 와중에 며느리만은 알아보지만 자신의 며느리로 알아본다기 보다는 자신을 돌봐줄 수 있는 사람이란 걸로 인식하는 것 같다. 항상 아키코를 찾으며 밥을 달라고 하니까. 아키코=밥 주는 사람. 살아 생전 그렇게 구박을 해놓고 그러면서도 아키코, 밥 줘요, 한다. 그런 시아버지를 아키코는 아기 같다고 표현하지만, 아키코의 아들 사토시는 동물 같다고 표현한다. 자기한테 가장 필요한 상대는 본능적으로 잊지 않는, 주인은 알아보는 개나 고양이 같다는 거다.



"엄마가 할아버지 주인이란 뜻이야?"

"비슷하지. 아빠를 알아보신다고 해도 아빠는 할아버지를 위해 해줄 수 있는 게 없잖아. 본능은 살아남기 위한 지혜야. 할아버지가 살아남으려면 아빠보다 엄마가 더 필요해." -p.152



사토시가 이렇게 말하는 건 이것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 사실이며 현실이기 때문이다. 정신을 잃어버린 아버지를 챙기는 건 그의 아들 노부토시가 아니라 며느리 아키코인 것이다. 맞벌이 부부인 이들에게 이제 망령든 할아버지를 돌봐줄 가족이 없고, 남편인 노부토시는 은근히 아내가 일을 그만두고 아버지를 봐주기를 바란다. 그 말이 나올까봐 아키코는 너무 초조하다. 일을 계속 하고 싶은데 말이다. 마침 노인 클럽이 있다고 해 그곳에 평일 낮에 아버지를 모실 수 있고 이웃 할머니가 챙겨주시기로 했으니 얼마나 다행인가. 똑같이 돈을 버는 부부이지만 아키코는 일주일치 반찬을 만드는 일과 집안 청소를 하는 일에 이제 망령든 시아버지를 챙기는일까지 맡게 됐다. 그동안 별채에 살고 계셨기에 시어머니가 시아버지를 챙기셨고 아키코는 가끔 반찬을 해서 가져다드린다던가 했는데, 이젠 아버지의 식사를 전적으로 챙겨야 하며, 잠자리도 봐드려야 하고, 옷도 갈아입혀드려야 하고, 무엇보다 새벽에 소변을 자꾸 보시는데 그 때도 함께 해야 한다. 이 일에 정작 망령든 시게조의 아들은 빠져있다. 억울하고 화가 나서 욱하는 마음에 '너 왜 다른 사람 보듯 하는거야, 네 아버지야' 아키코가 말해보지만, 그럴 때마다 노부토시는 '나도 심란해!' 한다. 노부토시는 그렇게 늙어가는 아버지를 보는게 심란하고, 자기도 아버지처럼 될까봐 너무 걱정이 되는거다. 자신도 늙어가고 있는 건 부인할 수 없으니까. 그래, 부인할 수 없다. 우린 모두 늙어간다. 내 부모가 늙어가고 힘이 없어지고 점점 사회에서 소외되는 걸 본다는 건 괴로운 일이다. 게다가 병까지 걸려 온전치 못한 걸 보게 된다면, 나는 저렇게 되지 말아야 할텐데 라는 생각이 찾아드는 것도 지극히 당연하다. 그런데, 그 당연한 생각 을 노부토시만 하는게 아니다. 아키코도 하는 거다. 그 생각은 누구나에게 찾아들지만, 그러나 어쨌든 현실에서 생활을, 일상을 유지해야 하고 누군가는 망령든 이 노인을 돌봐야 하는데, 왜 노부토시는 자기 상념에 괴로워하기만 하며 아버지 돌보기에서 뒤로 물러나는가. 자기만 더 심각해? 자기만 더 고민이 많아? 자기만 심란해? 나는 여기에서 지나치게 이기적이고 자기 자신만 돌보고 사랑하는 징그러운 남자를 본다. 



나는 이 지점이 심해지면 범죄로 이어진다고 생각한다. 스토킹 범죄, 데이트 폭력이 바로 이 지점에서 생겨난다고 본다. 상대가 싫다거나 헤어지자는 말을 도무지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은, 그들의 항변대로 '상대를 사랑해서'가 아니다. '상대에게 받아들여지지 않은 나'를 견딜 수 없는 거다. 거기에는 무엇보다 열등하다는 마음도 있지만 자기자신'만' 사랑하는 그들이 있다. 상처받고 싶지 않은 나, 거부당하고 싶지 않은 나, 기분 나쁜 나, 마음 아픈 나.. 그것만 생각하다 보면 다른 사람 생각을 하지 못하고 다른 사람의 기분이나 상황에 공감하지도 못하는 것이다. 나 마음이 너무 아파, 나 고민이 너무 깊어, 나 감정이 너무 상해, 나 지금 너무 슬퍼... 여기에 푹 빠져가지고 상대에게 고통과 괴로움을 주게 되는 거다. 나는 너랑 계속 사귀고 싶단 말이야!!! 진짜 이렇게 자기 자신만 사랑하기에 급급한 인간들은 그 인간들만 사는 나라에 몰아넣고 싶다. 늬들끼리 살아봐라. 이 사회가 어떻게 유지되고 있는 건줄 아니? 너같은 놈들 대신 뭔가를 해주는 사람들, 너같은 놈들 대신 뭔가를 참는 사람들 때문에 유지되고 있다. 이 씹새들아..



고등학생 사토시는 할아버지가 가끔 귀찮았노라 얘기한다. 자신에게 살갑게 대해준 적도 없었던 사람. 그런데 아들인 자기의 아버지보다 손주인 사토시를 할아버지가 그래도 기억하는 건, 할아버지에게 아버지보다 자신이 더 약간이나마 쓸모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할머니는 진심으로 잘 대해주셨어. 근데 할아버지가 날 위해 뭘 해주셨는지는 생각이 안 나. 방을 어질러놓았다고 구박하신 거랑 마당에서 오줌 싸다 걸린 기억밖에 없어. 그것도 유치원 다닐 때 일이야. 그땐 아직 어렸는데도 할아버지가 엄청 심하게 화를 내셨어. 혼자 내 앞가림 정도는 할 수 있게 된 날부터 할아버지하고 말해본 기억이 없어. 그런데도 어떻게 나를 기억하시는지 몰라. 틀림없이 생물학적인 본능이 작용했을 거야." -p.152



사토시는 맞벌이 부부인 부모님 때문에 어릴 때부터 자신이 열쇠로 문을 따고 집에 들어와야 했다(열쇠 아이 key child). 나도 몇번 언급했지만 부모님 두분 다 돈을 벌러 나가셔야 했기 때문에 아주 어릴 때부터 동생들과 함께 집에 있었다. 동생들에게 밥을 차려주고 설거지를 했다. 엄마가 두고 가신 돈으로 간식을 사다 먹기도 했다. 식빵을 사오면 계란후라이를 하고 케찹 뿌려서 동생들에게 토스트라고 주기도 했고, 떡볶이를 만들어 먹기도 했다. 나는 아직 국민학생이었고, 어린 우리들만 놔두기 불안했던 엄마는 가끔은 친할아버지에게 우리 집에 좀 와계셔 달라고 부탁했는데, 할아버지가 오시면 나는 할아버지의 밥도 차려야 했고 설거지를 해야 했다. 그러니까 할아버지가 오셔서 내가 뭔가 덜하게 되거나 편해진 건 없었다. 심지어 내 인생 가장 큰 트라우마도 그 시절 할아버지로 인한 것이었다. 내가 살아생전 상담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게 그 시절 할아버지 때문이다. 나는 세상의 모든 할아버지란 존재가 싫다.

그러나 외할머니가 오시면 달랐다. 외할머니는 우리에게 밥을 해주셨고 설거지를 해주셨고 엄마가 집에 돌아오기 전에 방도 다 치우셨다. 다쳐서 돌아온 남동생의 무릎에 약을 발라주기도 하셨고, 우리가 씻는 것도 챙겨주셨다. 나는 외할머니가 우리를 봐주러 오시면, 그제야 바로 그 나이의 아이가 되었다. 아, 쓰다 보니 외할머니에게 잘해야지, 새삼 다짐하게 된다. 아흔이 넘으신 우리 외할머니. 



사토시에게 다정했던 할머니 대신 할아버지가 남아있다. 아키코에게 좋았던 시어머니 대신 시아버지가 남아있다. 심지어 사소한 것 하나까지 다 봐주고 챙겨줘야 하는 시아버지가. 공교롭게 좋은 기억을 주지 못한 가족 구성원이 돌봄이 필요하다. 살아있으니 어떻게든 돌보아야 한다. 이런 일은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언젠가부터 노인, 돌봄, 질병, 노화.. 등의 단어를 보면 내 부모를 떠올리는 대신 나를 떠올리게 된다. 내 일이 될 것이다, 바로 내 일이다. 나는 앞으로 몸이 지금보다 더 약해질 것이고 신체의 모든 기능이 약화될텐데, 그런 채로 살아가는 건 지금보다 힘들겠지. 그런데, 그럴 때라도 살아가는게 힘들지 않게끔 하는게 나라가, 국가가 하는 일 아닌가. 나라는 그러라고 있는 거 아니냐? 아, 모르겠다. 지금은 아흔 넘은 할머니를 들여다보는 일을 예순 넘은 우리 엄마가 하고 있다. 일흔 넘은 아버지가 퇴원하시면 예순 넘은 어머니가 챙기시겠지. 그러다 예순 넘은 어머니가 여동생 집으로 손주들 봐주러 가면, 일흔 넘은 아버지를 돌보는 건 바로 내 일이 될것이다. 



아직 황홀한 사람의 절반도 채 못읽었는데 답답하다. 아키코에게 일어난 현실이 답답하고 이 일이 비단 아키코만의 일은 아닐 것이라는 걸 너무나 잘 알아서 답답하다. 그래서 소설은 어떻게 끝나게 될까?



이 소설의 뒷표지에는 '일본의 노인복지제도의 근간을 바꾸었다는 높은 평가를 받는다'고 써있다. 덧붙이자면, 1972년에 출간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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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sona 2022-11-04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저 말 좀 중의적으로 들려요. 엄마가 할아버지 주인이냐는 말이요.
남편이 일본어로 主人이잖아요. 그러면서도 늘 들을 때마다 이상했어요. 아 부부사이에 남편은 주인이구나. ;; ご主人様의 역할이라는 걸 저 대화에서 한번 뒤집은 건 아닐까 그렇게 읽히기도 해서 이 책이 궁금해지네요.

다락방 2022-11-04 17:14   좋아요 1 | URL
시누이가 딸인 자기는 못알아보고 며느리만 알아보는 걸 보고서는 며느리에게 그래요 ‘우리 아버지는 언니만 좋아해요‘ 라고. 이게 뉘앙스에 따라 되게 이상하게 해석되잖아요. 그래서 그 말을 들은 아키코도 그 말을 시누이가 또 할까봐 막 쫄고 그래요. 다른 사람이 들을까봐 신경쓰고요. 아무튼 며느리가 시아버지 돌봄 노동을 책임지는 거 너무 싫어요 ㅠㅠ

잠자냥 2022-11-04 12:2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이구야..... 리뷰만 읽어도 답답해지네요;
저 아들놈은 지 애비 새벽에 오줌 누러 가는 것도 아내를 시키고 자기 연민에나 빠져있..............
한국도 한국이지만 일본은 정말 가부장제로 돌아가는 나라 꼬라지를 보면 한국보다 더 답없는 나라 같아요.
그 나라 여자들은 아직도 다 큰 성인들이 혀짧은 소리하면서 남자한테 주인님 주인님 하면서 목매고 사는 거 같고(제가 일드를 잘 못 보는 가장 큰 이유랍니다....) 어휴........

다락방 2022-11-04 17:12   좋아요 2 | URL
맞아요, 자기 연민! 아 미치겠어요. 아니, 지 아버진데 왜 남일 보듯 하나 몰라요. 돌봄 노동은 자기 와이프가 해서 육체적 정신적으로도 아내가 힘든데 ‘나도 힘들단 말야!‘ 이러는거 너무 어처구니가... 아 너무 싫어요.
아내는 새벽마다 시아버지 오줌 누는 거 봐드리고 그걸 남편에게도 아들에게도 말하지 말자.. 그래요. 전 그냥 이런것도 답답하고 그렇습니다.

저도 일드를 잘 못보고 저는 일본 영화도 잘 못봅니다. 추천받은 일드 한 편 보고 화딱지만 나가지고 그만뒀어요. 잠자냥 님과 저는 한국소설도 잘 안읽고 일드도 안보고... 서구문명 예찬론자.........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11-04 13: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씹새들아....˝ 오늘의 띵문.......
..... 제대로 된 욕에 감겨버렸다...

다락방 2022-11-04 17:10   좋아요 1 | URL
욕을 좋아하는 쟝쟝 ㅋㅋㅋㅋㅋ

공쟝쟝 2022-11-04 18:04   좋아요 0 | URL
욕이 인류에 필요한 이유죠 ㅋㅋㅋ 호찌께스로 눈꺼플 찝어불고 싶네요 ㅋㅋ

바람돌이 2022-11-04 15: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안 읽고 싶어요. 이거 제 이야기가 될까봐.... 제가 지금 간절히 바라는게 다만 몇년이라도 저의 친정엄마가 과부로서 살아보는거니까요. ㅠ.ㅠ 저는 진짜 평소에 우리 엄마 아버지 없는 세상에서도 한번 살아봐야 하는데라고 말해요. 물론 아버지 안 듣는데서요.

다락방 2022-11-04 17:09   좋아요 2 | URL
바람돌이 님, 저도 그걸 바랍니다. 저도 엄마가 아빠보다 더 오래 사시기를 바라고 있어요. 그래서 엄마가 혼자 되어 홀가분해지시기를 바랍니다. 자식도 다 컸으니 누구도 돌보지 않은 채로 온전히 자유를 느껴보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그걸 바라고 있습니다, 바람돌이 님. 아마 대부분의 자식들이 그걸 바라지 않을까요.. ㅠㅠ

독서괭 2022-11-04 17: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오, 오래 전 출간된 소설이군요.
얼마전 한국일보 젠더살롱에 실린 박신영 작가의 글 ˝‘나는 대접받아야 할 사람‘ 엄마의 희생만 사랑하는 남자들˝이 생각납니다. 아래 좀 인용할게요.

돌아가신 어머니를 회고하며 ˝나의 어머니는 참 훌륭한 분이셨다˝고 증언하는 중노년 남성들에게는 이렇게도 물어보길 권한다. ˝어떤 점에서 훌륭하셨나요?˝라고. 본인도 굶주리면서 가난한 이웃에게 쌀을 나눠 주었다. 그래서 존경한다, 같은 증언이 나오는 경우는 많지 않다. 대부분은 ˝나를 낳고 키워 주셨고 사랑해 주셨다˝는 답이 돌아온다. 그렇다면 그냥 나에게 잘해 주었으니 훌륭한 사람이라는 뜻인데, 많이 이상하다. 결국 ‘대단한 나 자신을 잘 돌봐 준 사람이기에 훌륭하다‘는, 나르시시즘에 기반을 둔 사고가 보이기 때문이다.

거참, 그러고보니 제가 오늘 쓴 페이퍼에도 엄마의 고통을 갖다쓰지 말라는 얘길 했는데, 일맥상통하네요.
제 지인은 시어머니로부터 ‘내가 다 널 위해 건강관리 하는 거다. 내가 아프면 네가 고생할테니‘라는 말을 듣는다고 합니다. 아니 왜 며느리가 고생하나요. 아들이 고생해야지 ㅡㅡ;;
저도 이 소설 결말이 궁금합니다. 답답해도 꾹 참고 완독해주세요 ㅎㅎ

다락방 2022-11-08 10:15   좋아요 1 | URL
자기 건강 관리하는 걸 며느리를 위한 거라 포장하는 거.. 너무 징그럽네요. 다들 자기와 타인에 대한 분리가 안되는건가봐요. 너를 위하는 거라고 말함으로써 자기를 높이고 있네요. 자기 건강인데. 그리고 며느리가 돌봄노동 하는걸 왜그렇게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생각할까요? 당사자인 시부모도 그렇고 남편도 그렇고요. 너무 징그러워요. ㅠㅠ

이 소설의 결말은 시아버지의 치매가 점점 더 지독해지고 결국 죽음에 이릅니다. 그 과정에서 남편을 원망하는 순간도 더러 나오고요. 저는 이제 이런 책을 읽으면 우리 부모님을 떠올리는게 아니라 저 자신에 대해 생각하게 돼요. 나도 늙어가는데 나의 앞으로의 삶은 어떤 식으로 이어가야 하는가, 하는 것들요. 역시 일단은, 지금 제가 제 건강을 챙기는 게 답인것 같아요. 독서괭 님, 우리 건강합시다! 몸과 마음 모두 건강할 수 있도록 잘 유지하도록 해요!!

건수하 2022-11-04 18:2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결말이 어떻기에 노인 복지제도의 근간을 바꾸게 되었는지… 뒷 부분이 기대를 걸어봅니다..

지금 상태론 너무 답답하네요 휴..

다락방 2022-11-08 10:17   좋아요 0 | URL
뒷 부분은 뭐 특별할 게 없었어요. 다만 이 책이 노인 복지제도의 근간을 바꾸게 된 건 점점 노인이 많아지고 집에서 돌봄노동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책의 내용에 사람들이 공감을 하다보니 노인 복지에 국가가 더 신경을 쓰게 된게 아닌가 싶어요.
책에서는 너무 힘든 며느리가 아버지를 요양원에 맡기고 싶어하는데, 이 책이 쓰여진 1970년대 당시에 요양원에 보내는 자식은 불효자라는 인식이 너무 강하네요. 우리의 며느리는 스트레스가 쌓이고 또 쌓이고.. ㅠㅠ
 

아 진짜 ㅠㅠ


총리, 영부인, 대통령.. 그리고 대통령 부부의 멘토라는 사람까지. 진짜 너무 스트레스다. 아 스트레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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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쟝쟝 2022-11-03 12:3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전 그 부부 머리에 구두약 바르는 거 웃겨요… 서로 카메라발 잘받는 추천템인가…?

하이드 2022-11-03 12:44   좋아요 1 | URL
무속인이 쓴 글 보면 헤어라인 쪽으로 귀신이 들어온대요.
근조 리본도 뒤집어 달아야 귀신이 안 오고
그 무슨 도사놈이 매일 묵념해야 해야 한다고 해서 사흘 연속 조문하고 가서 사진 찍고 대통령실에서 ˝애도 기간 중 매일 찾을 것˝ 이라고.


공쟝쟝 2022-11-03 14:10   좋아요 0 | URL
아앍ㅋㅋㅋㅋㅋㅋㅜㅜㅠㅠㅜㅠ 2022년에 도사라 실화입니까?

다락방 2022-11-03 14:15   좋아요 0 | URL
무속인이 매일 애도하라고 해서 매일 애도하는 거라고 저도 봤어요. 그게 무슨 애도랍니까 진짜 ㅠㅠ 아 너무 빡쳐요.
저는 그보다 그 무속인이 이 참사를 기회로 삼아 세계로 진출하자고, 대통령도 애도의 뜻을 표현해준 세계 정상들에게 일일이 손편지 써서 우리를 빛내자고 한 거 보고 너무 속이 터질 것 같고 스트레스고 증말 ㅠㅠ

공쟝쟝 2022-11-03 14:29   좋아요 0 | URL
…… 전 속세와 연을 끊어서 ㅋㅋㅋㅋ 이 소식 여기서 처음 듣습니다 ㅋㅋㅋㅋㅋ 와, 빛을 내? ㅋㅋㅋㅋㅋ 손편지???

다락방 2022-11-03 14:31   좋아요 1 | URL
이번 기회에 국제적으로 교류하자고.. 미쳤어 진짜 ㅠㅠ

http://www.logosian.com/news/articleView.html?idxno=4933

잠자냥 2022-11-04 12:22   좋아요 0 | URL
머리에 구두약 바르고 술 댓병 마시고는 손편지 쓰는 한 나라 대통령을 보는 것인가효. 무려 21세기에!

단발머리 2022-11-03 13:1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그 도사 말대로 국정 운영하고 있는 거 같은데, 그걸 모두 다 아는데 계속 이렇게 가는 건가 싶어요. 답이 없네요 ㅠㅠㅠ

공쟝쟝 2022-11-03 14:10   좋아요 2 | URL
도사라니 도사라니 ㅜㅜㅜ 소사소사맙소사!!!

다락방 2022-11-03 14:16   좋아요 3 | URL
그 도사가 유튭도 하나보더라고요. 도사는 지령을 내리고 윤은 그걸 따르고.. 이게 무슨 나라예요 ㅠㅠ

공쟝쟝 2022-11-03 14:31   좋아요 1 | URL
….?? 왓?? 도사?! 뭐야 그 사람 검사 아님?ㅋㅋㅋㅋ 앍ㅋㅋㅋㅋㅋ 너무 혼종인뒤여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2-11-03 14:35   좋아요 0 | URL
영국 여왕 조문 안 했을 때도 도사가 시켜서 안 간 거다 그런 소문 돌기는 했지만 설마... 했는데 손편지는 너무 신박하네요. 대통령은 시키는대로 다하나봐요. ㅠㅠㅠ 우아, 뭐여.....

다락방 2022-11-03 14:36   좋아요 1 | URL
저 위의 댓글에 링크 달았는데 손편지 라는 워딩은 없고 편지라는 워딩만 있어요. 대통령은 대통령에게 총리는 총리에게 영부인은 영부인에게 편지를 써서 세계적으로 교류하자고. 그런데 제가 그걸 문맥상 손편지로 이해했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건 제가 잘못했네요.

다락방 2022-11-03 14:36   좋아요 1 | URL
천공은 세계를 품기 위해선 윤석열 대통령이 애도의 뜻을 밝힌 세계 각국 정상들에게 편지를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대통령은 대통령에게, 영부인은 영부인에게, 총리는 총리에게 편지를 써야 대한민국이 세계와 연결된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그는 ˝우리 진심을 담아 국민의 대표로서 편지를 잘 보내면 그것이 심금을 울려서 우리는 같이 연결된다˝며 ˝이렇게 해서 국제적으로 교류하는데 물꼬를 틔어야 한다˝고 목소리 높였다.

출처 : 평화나무(http://www.logosian.com)

단발머리 2022-11-03 14:39   좋아요 1 | URL
와아.... 이렇게 국제 교류하자고요? 펜팔되서? 정상들끼리? 와.... 진짜 우리 어째요....

다락방 2022-11-03 15:18   좋아요 1 | URL
잘 연결되어 있는거 대통령 잘못 뽑아서 다 끊어질 판인데 말입니다. ㅠㅠ

공쟝쟝 2022-11-03 16:25   좋아요 0 | URL
펜팔… ㅋㅋㅋ (난 사실 해본적 없은 문화임 ㅋㅋㅋ)

잠자냥 2022-11-04 12:23   좋아요 0 | URL
이빨 안 닦는 잭 리처에 이어 손편지 쓰는 굥은 이렇게 탄생하고.....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2-11-04 14:15   좋아요 1 | URL
아 루머 생산자 되어버렸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우리 진심을 담아 국민의 대표로서 편지‘를 손편지로 이해한 건 제가 꼰대라서인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2-11-04 15:20   좋아요 0 | URL
근데 굥 그 인간, 이메일 보내는 법도 모를 거 같아요.
지난번에 빈 모니터 쳐다보고 있는 사진도 찍혔잖아요.

다락방 2022-11-04 15:28   좋아요 1 | URL
빈 모니터를 바라보고 빈 종이를 들고 있는 빈 머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