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로 산다는 것
오동명 지음 / 두리미디어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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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고 보니 요즈음은 가족, 그 중에서도 아버지나 어머니에 대해 돌아보는 책들이 많이 출간된 것을 봅니다. 모 제약회사의 캠페인성 광고도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아버지, 어머니가 주제이고, 요즈음 영화에도 다시 아버지가 돌아왔다고 -과거처럼 권위적인 모습이 아니라 이리 채이고 저리 깨지는 희화화된 아버지의 모습이기는 하지만- 하기도 합니다. 결국 세상살이에서 마지막 정서적인 안정과 쉼을 허락하는 울타리가 가족이라고 할 수 있다면 거기의 기둥은 당연히 아버지와 어머니, 바로 부모입니다.

 <부모로 산다는 것> 책의 제목을 대하면서 부모가 된다는 것과 부모로 산다는 것의 의미의 차이가 무엇일까에 대한 한없는 상념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책을 읽는 동안에도 그 생각은 계속되었지만, 결론은 내가 괜한 말장난이나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싱거운 결말이었습니다. 책속의 글들을 읽으며 부모가 되는 순간이 곧 부모로 사는 순간의 시작일 뿐, 괜한 현학적인 구분이나 의미의 구별을 하고자 한것이 우스워보일 뿐입니다. 이 책은 저자가 자신의 아들과 살아오면서 겪고 느끼고 깨달은 것들에 대한 자전적인 기록으로 보입니다. 물론 다른사람의 이야기와 삶도 곁들여져 있지만 저자가 부모로서 살면서 자식에게 차마 말하지 못했던 부모로서의 마음, 부모가 되어서 돌아보는 부모님에 대한 단상, 지난 세월에 대한 성찰과 반성, 미래에 대한 꿈과 희망의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습니다.

 저자의 글들을 보면서, 아이들이 자라면서 갖게 되는 양육과 교육에 고민스러워하는 나의 모습과 대비되어, 문득 첫 아이가 태어났을 때, 그리고 아이가 자라면서 가졌던 즐거움들이 떠올랐습니다. 어린 아이가 말똥말똥한 눈동자로 쳐다보며 웃었을 때, 우유를 다 비우고 멋있게(?) 머리위로 던졌을 때, 처음 뒤집고 기기 시작했을 때, 엄마 아빠를 처음 말했을 때, 막 아장아장 걷기 시작했을 때, 처음 유치원에 갔을 때, 학교에 갔을 때 등 단지 자라는 모습 그 자체만으로도 기쁨이 되던 순간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시간들은 부모로서의 욕심이 들어간 양육에 대한 욕심이나 부담 -잘 키워야한다는-들로 힘들어 하던 순간들로 채워져 있습니다. 그런 연유로 다음의 중국 하얼빈의 14세 소녀가 썼다는 글은 저자만이 아니라 내게도 많은 상념을 하게 만듭니다

 '누구에게나 이루고 싶은 꿈이 있을 것이다. / 올해로 당당히 14세가 된 나도 그런 꿈이 있다. / 천사 같은 밝은 미소와 따뜻한 손길로 / 학교에 갈 때면 희망을 담아주고 / 훌륭한 성인으로 자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 /  나의 꿈은 누구에게나 있는 '엄마'가 되는 것이다. // .............만약 내가 커서 엄마가 된다면 / 아침마다 맛있는 반찬과 / 구수한 밥을 준비할 것이고 / 태어나는 순간부터 늘 곁에 있어주는 엄마 / 우리가 걱정되어서 안절부절 못하는 엄마 / 행복이 넘치는 가정에 꼭 있어야 할 엄마가 될 것이다. / 엄마! / 나의 꿈이자 들으면 눈물이 나는 두 글자다. / 아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사람 / 나는 나의 꿈을 꼭 이룰 것이다.

 어머니가 없이 아버지에게서 자란 14세의 소녀가 썼다는 이글은 '모든 부모는 어린아이에게 꿈이고 소망이다'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에게 부모로 산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잠잠히 말하고 있습니다. 내가 부모가 되고 부모로 산다는 것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자식을 진정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무엇이 가장 소중한 것인지를 깨우치고 있습니다.

 내가 나의 아이들로 인해 얼마나 많은 가치있는 것들을 새로이 깨닫게 되고, 소유하게 되었는가를 알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내 품에 안은 소중한 나의 아이들로만으로도, 이들의 부모로 산다는 것만으로도 난 이미 이 세상의 대부분을 소유한 부유한 자임을 고백합니다.

 안타까움 하나. 많은 유익한 이야기들 속에 숨어있는, 옥에 티와 같은 오자와 탈자, 어색한 문맥, 그리고 책의 서술형식으로는 어울리지 않는 '~했더랬다'는 식의 표현 -나만의 불편함인가?- 들이 보이는데 다음번 인쇄시에는 세심한 교정의 손길이 더해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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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코파이 자전거 동시야 놀자 1
신현림 지음, 홍성지 그림 / 비룡소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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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오늘 학교에 일찍 갔다. 가보니 친구들이 재잘재잘, 쫑알쫑알 떠들고 있었다. 나는 조용히 책을 봤다. 하지만 친구들은 여전히 좀 떠들고 있었다..... 나는 급식을 먹고 집으로 와서 허겁지겁 숙제를 하고, 자전거를 쌩쌩 타며 놀았다. 돌아오는 길에는 놀이터에서 놀았다. 주르륵 타고 내려오는 기구가 재미있었다.....> 초등학교 1학년들의 국어책에 의성어와 의태어에 대한 내용이 나오는데, 그 단원을 배우고 나서, 의성어와 의태어를 다섯개 이상 넣어서 글을 써오라는 숙제에 아들내미가 써간 내용입이다. 물론 이 책을 대하기 이전의 일이지만, 책속의 여러가지 의성어와 의태어를 대하면서 아이의 공책을 뒤져서 이리 적었습니다. 사람들이 세상을 좀더 실감나게, 그리고 생생하게 표현하는 방법이겠지요. 의성어나 의태어를 이리 사용하는 것들이 말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글속에 형식의 멋과 내용의 재미를 모두 버무려 넣는 것이라는 생각도 해 봅니다.

 시인 신현림이 다양한 의성어와 의태어로 우리말의 맛을 살려 쓴, 딸을 위한 동시집. 시인은 책속의 시들이 아이와의 관계속에서 태어났다고 하고 있습니다. 어린 딸을 위해 책을 찾아다녔지만 다른 종류의 책에 비해 유난히 적은 동시집을 보면서 직접 쓴 동시를 들려주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고, 자신의 딸과 함께하던 일상생활속의 웃음, 그네, 빵, 사과, 고래, 토끼 등에서 그리고 사계절과 아침, 점심, 저녁 풍경들 속에서 아이와의 이야기거리를 나누며 쓴 글들이 이 책이고, 아이를 사랑하는 마음, 아이와 함께 나누고 싶었던 것들에 대한 소중함이 담긴 책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물론 시인은 단순한 언어만을 사용한 것이 아니고, 다양한 의성어와 의태어를 통해서 살아있는 세상을 아이들에게 전해줍니다.

 초코파이 자전거를 탓더니 /  바람이 야금야금 / 다람쥐가 살금살금 / 까치가 조금조금 / 고양이가 슬금슬금 먹어서 // 내 초코파이 자전거 / 폭삭 주저앉아 버렸네. <p8, 초코파이 자전거>

 슝슝 / 그네를 타면 // 하늘 보자기 펄렁펄렁 / 구름 순두부 말랑말랑 / 나무 빗자루 술렁술렁 / 내 가슴 풍선까지 벌렁벌렁 // 난리야 난리 / 모두 기뻐서 난리  <p24, 그네를 타면>

 개구리가 고요한 연못에 퐁당 / 돌고래가 푸른 바다에 펑덩 / 나도 아늑한 엄마 품에 푸웅덩  <p33, 풍덩>

 시인의 글을 읽으며 글이 살아있다는 것이, 생동감 있게 표현한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어른의 눈으로 본다면 아마도 세상이 동시처럼 보이지는 않겠지만, 아이들의 눈높이로 낮추어서 세상을 바라본다면 시인의 글보다도 더 살아서 팔딱거리고, 활기가 넘치는 그런 세상일거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이 동시들을 읽으며, 동시와 훨씬 더 가까워지고 친근해질거라는, 또한 의성어와 의태어를 사용하여 자신의 생각을 글이나 말로 표현했을 때, 세상이 훨씬 생생하게 살아있고 또한 가까이서 살아 숨쉬고 있다는 것을 알게되리라는 믿음을 가져봅니다. 멋있는 형식과 재미있는 내용을 모두 가진 글을 쓰는 방법을 시인은 이리 자신의 동시들을 통해 아이들에게 선물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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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일즈 불변의 원칙 - 세일즈의 아버지 존 패터슨에게 배우는
제프리 지토머 지음, 최경남 옮김 / 혜문서관 / 200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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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람들은 판매당하기는 싫어 하지만, 사는 것은 좋아한다."는 말이 트레이드마크가 된 저자 제프리 지토머가 '고객이 당신의 제안을 이해하기만 하면 물건을 사라고 부추길 필요가 없다. 스스로 사려고 할 것이다.'고 말한 120년전에 살았던, 세일즈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존 패터슨의 세일즈 원칙과 통찰력에 대해서 쓴 책입니다. 페터슨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었고, 다만 내가 하는 일이 세일즈와는 직접적인 연관은 없을지라도, 고객(?)을 대하고 여러가지 설명과 이해를 구하는 과정을 거쳐야하는 직업이라서 세일즈에 대한 지식이나 원칙들을 익힌다면 나름 많은 부분에서 도움을 얻을 수 있으리라는 대단히 실용적인 관점에서 대하게 된 책이서 그런지 생소함이 앞서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사전정보를 위해 존 패터슨에 대한 인물검색을 해보니 '이런~~"이란 말이 절로 나옵니다. 메이저리그의 한 투수에 대한 것만 몽땅 떠있네요. 배경지식으로는 너무 빈약하지만, 결국 책의 앞날개에 있는 내용으로 그나마 인물정보를 메꾸고, 저자가 왜 그리 그에 대해서 감탄하는지에 대한 이해의 틀을 구축합니다.

 존 H. 패터슨은 '근대 세일즈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사람으로서 지금으로부터 120여년전 미국에서 판매관리가 막 형성되어 가던 시기에 과학적 판매술을 도입하여 실행함으로써 현대적 판매관리의 등장에 큰 기여를 했다고 합니다. 그는 1884년 현금 영수증을 발급하는 금전등록기를 판매하는 NCR (National Cash Register)를 설립하여 자신이 생각해내고 개발한 세일즈 원칙을 통해서 수백만대의 기기를 판매함으로써, 세일즈에 대한 현대적 의미의 원칙들을 확립하고 자신의 회사도 120여년이 지나는 동안 지속적으로 성장하여 지금은 최첨단 정보화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고 합니다. 저자는 이런 패터슨과 자신의 세일즈에 대한 철학사이의 유사점과 12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어도 오늘날 더 유용하게 다가오는 그의 세일즈 철학에 대한 찬사와 함께 그의 저술과 그의 회사를 통해 사용했던 각종 교육자료 및 매뉴얼, 그리고 그의 독서의 궤적과 메모 등을 통해서 그가 주창하고 실행했던 것들을 '세일즈 불변의 원칙 32.5'로 세심하게 정리하고 있습니다.

  저자가 제시한 페터슨의 세일즈 32.5 원칙들은 다시 세분하면 마인드와 태도에 대한 것, 가망 고객 발굴과 접근의 스킬에 대한 것, 상담과 설득 스킬에 관한 것, 고객 유지 및 성장 스킬에 관한 것들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원칙들은 저자와 패터슨의 각 원칙에 대한 격언이랄 수 있는 말로 시작하여, 그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이 있고, 생각하라(Think)와 실행과제(Exercise)등을 구체적으로 제시하여 자신의 상황에 맞게 적용하고 반성하여 자신만의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꾸며져 있습니다. 물론 책을 읽듯이 한번 읽고 끝낸다면 아무 의미가 없는 부분이지만, 분히 시간을 가지고 하나씩 자신의 환경에 맞게 생각하고 적용해보고 수정하기를 반복한다면, 분명 시간이 쌓이고 나서는 훌륭한 세일즈에 대한 지혜를 몸에 체득하고 있을 듯 합니다. 그만큼 생각하라와 실행과제가 이 분야에 문외한에 가까운 내게도 구체적이고 요점을 파고 드는 느낌을 가지게 하니까요.

 패터슨의 세일즈의 원칙들이 금전등록기의 판매와 연관된 것들이기 때문에 냉정하게 말하면 업종이 유사하지 않은 분야의 사람들이나 세일즈라는 분야와 동떨어진 분야에서 일하는 나같은 사람들에게는 크케 어필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다는 사실을 먼저는 인정을 해야할 듯 합니다. 나라도 뭔가 배울만한 게 있지 않을까하는 실용적인 호기심이 일지 않았다면 손이 가지 않았을 분야의 책이란 것도 사실이니까요. 하지만 조금만 더 시야를 넓히고, 사고의 폭을 넓힌다면 결국 이 안에 경제활동을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주는 더 근본적인 원칙들이 담겨 있음도 깨닫게 됩니다. '생각하라.' '계획만 하지 말고 실천하라.' '팔려고만 하지 말고 사도록 만들어라.' TV를 끄고 독서하고 공부하라.' '자신과 자신이 하는 일과 자신이 파는 물건(서비스)에 대한 확신을 가져라.' '긍정적으로 사고하라.' '자신의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하라.' '고객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질문하고, 대답하라.' '구전광고가 다른 광고보다 훨씬 효과적이다.' 등 저자가 소개한 원칙들을 나 자신의 분야와 연관시켜서 생각하더라도 상호 적용가능한 많은 근본적인 면에서의 원칙들을 구체적으로 도출해 낼 수 있으니까요. 결국 중요한 것은 이것들을 아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행하는 것이 궁극적인 성공으로 가는 열쇠이겠지요. 그래서 마지막에 저자는 어떻게 이 원칙대로 살 것인가?라는 단원을 통해서 다음의 6가지 간단한 단계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1. 독서

 2. 생각하라.

 3. 자신을 평가하라.

 4. 계획을 만들라.

 5. 작게라도 시작하라.

 6. 성공하려면 자기 훈련에 전념하라.

 "당신이 파는 제품의 가치를 전적으로 믿지 않는 한 성공을 기대할 수 없다. 우선 , 팔려는 제품으로 사람들의 흥미를 일으켜야 하고, 그 다음 당신이 이야기하는 방식으로 그들의 관심을 끌어야 한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우수성을 자신이 철저히 신뢰하지 못하는 한 당신의 말에 진실을 담을 수 없으며 당신이 사용하는 단어를 확신있게 전달하지 못한다. 당신이 파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믿어라. 회사에 충성하라. 당시닝 하는 일에 열심을 다하라."

 책 마지막에 인용된 위의 글 -패터슨이 세일즈 지침서로 사용한 프리미어 (The Premier)에 수록된- 은 세일즈맨 만이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는 직장인이나 경영자 모두가 깊이 생각해 볼만한 의미있는 진실을 담고 있습니다. 내 삶을 돌아보는 통찰의 도구로서도 물론 유용하구요. 표현속에 장사꾼(?)의 노련함이랄까 그런 느낌이 묻어나기는 하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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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되는 나무 키우기
저스틴 포드 지음, 김윤희 옮김 / 넥서스BIZ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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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어린 시절 부모님 중 한 분과 진지하게 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눈 기억이 있습니까? 혹은 자신의 아이들에게 장래에 대비해 저축과 자산 형성에 관한 이야기를 해 준 적이 있습니까?' 

 2) '당신은 돈을 원하십니까?'

 저자가 에필로그를 쓰면서 독자들에게 묻는 몇가지 질문중 두가지입니다. 첫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니오'라고 대답할 겁니다. 요즈음은 경제교육에 대한 것들이 유행처럼 번지기도 했지만, 아직까지 어린아이들에게 체계적인 금융교육이 제공되지는 못하는 듯하고, 정말로 필요하다면 결국은 고스란히 부모의 몫으로 남을 부분인 듯 한데, 나를 포함한 대부분의 부모들은 아마도 '어떻게 하나요?'라며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지나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두번째 질문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예'라고 대답하겠지요. 물론 돈을 추구하는 것이 '더럽다' '사람을 속인다' '위법행위를 한다' '모든 악의 근원이다' 등의 오해로 인하여 부정적인 생각을 갖게 만드는 면도 있지만 결국 돈을 원한다는 것은 정확하게 말하면, 돈을 통해서 손에 들어오는 무엇인가를 추구한다는 것이지 돈 그 자체를 위한 추구는 아니겠기에 선악간의 판단의 기준은 저자의 말처럼 돈 자체가 아니라 돈을 사용하는 사람의 태도가 될것입니다. 그렇다면 돈을 벌기위한 노력들을 부끄러워할 일은 아니겠지요. -이 부분은 나같은 크리스챤들에게는 무척 난해한 문제중의 하나가 되는데, 결국 일방적인 부의 추구 자체가 신앙적으로는 문제가 됩니다. 좋은 의도로 돈을 벌려고 노력한다고 하더라도 신앙적으로는 마음의 첫자리의 문제가 항상 생기게 마련이니 말입니다-.

 사업실패와 개인파산의 절차를 겪은 저자는 다시 시장과 투자에 대해서 공부하고 부를 새롭게 쌓아가면서 앞선 자신의 실패가 돈에 관한 습관과 태도를 어렸을 때부터 제대로 배우지 못한데서 시작된 것이라고 뼈저리게 느낀 듯 합니다. 그래서 그가 시작한 것이 아이들에게  실시할 수 있는 '부자되는 프로그램'에 대한 구상이고, 결과물이 곧 이 책의 내용입니다. 물론 '2장 연령대별 자산모으기'에서는 갓난아이때부터 30세이후 아이를 가진 사람들까지 여러 상황을 가정해 자산모으는 요령을 설명했지만, 결국 제일 중요한 포인트는 '3장 어린시절부터 시작하는 자산만들기'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원리를 간단히 표현한다면 다음의 두 문장으로 압축할 수 있겠습니다.

 1)  '시간에 투자하라.'

 2)  '우주에서 제일 힘이 센 것은 복리이다.' -아인슈타인-

 재테크에 눈치가 있거나, 센스가 있는 사람이라면 무슨 의미인지 짐작이 가는 말입니다. 저자는 이 두가지 원칙으로 무리하지 않고 지속적이고 계획적으로 어렸을 때부터 자산형성에 대한 교육과 실천을 한다면, 아이가 어른이 되었을 때 좋은 금전습관과 돈에 휘둘리지 않는 생활을 할 수 있게되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한 부를 구축할 수 있을 거라고 자신있게 말하고 있습니다. 시간과 복리의 힘을 이야기 할 때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예화가 24달러에 맨하튼을 판 인디언들의 이야기인데 이걸 최근까지 복리로 굴렸다면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이 되었을 거라는 조금 과장(?)된 측면이 있긴 하지만 그 힘을 가장 실감있게 느낄 수 있는 실례일 듯 합니다. 저자가 예로 든, 아이가 어렸을 때부터 자산형성을 위한 돈을 모으는 방법에서, 구체적인 목표액들은 미국가정의 아이들을 예로 든거라서 우리 실정과 괴리감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일정부분을 저축하고 나머지는 자신을 위해 사용하는 금전습관을 기르고, 또한 모으기 위해서 그리고 자신이 원하는 물건에 대한 지출을 위해서 계획에 의한 실천을 하는 과정을 실생활에서 익히는 것만으로도 나중에 아이들이 어른이 된 후에 돈을 통제하며 살 수 있는 중요한 습관을 익힌 것이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상당한 자산이 쌓여 자신의 꿈을 펼치기에 부족함이 없을 정도가 된다면 금상첨화이겠지요. 자식교육에 정성을 쏟는 이유가 꼭 이러한 경제적인 안정만을 위한 것은 아니겠지만, 현실적으로 가장 중요한 문제중의 하나라고 인정한다면, 저자의 방법론과 시간과 복리에 투자하라는 조언은 귀담아 들을만한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실천하는 것은 결국 각 개인의 의지에 달린 것이겠지요.

  지금 당장 아이를 위해 좋은 금전 습관을 들이고 자산을 형성해 주기 위해서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요? 저자는 다음의 네가지를 말합니다. 1) 작은 상자 2개 (부자되는 나무를 키우는 저금통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용돈을 위한 상자), 2) 투자용 예금통장, 3) 돈을 어떻게 사용할지 공부할 시간, 4) 다음 투자를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 시간. 여기에 저자가 말한 각 연령대에 적절한 저축비율과 저축액을 지킨다면 미래의 아이에게 10억-많은 돈이라는 의미-을 손에 들려 줄 수도 있답니다. 다만 절대로 부자되는 나무의 통장을 쓰지 않아야 하고, 저축보다는 투자를 해야하고, 저자는 투자중에서도 주식투자를 권유하고 있고, 장기적인 투자 그리고 가치투자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 한가지 중요한 것은 나눔에 대한 것인데, 저자는 마지막에 기부에 대한 것 즉 부를 나누는 것에 대해서 강조하며 진짜 풍요란 부를 나눌 수 있는 마음의 풍요라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단지 물질적으로 소유하는 부를 초월해서 마음으로 부를 소유하고 누리는 것의 중요함을 말하는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물질로만은 결코 부요로운 자가 될 수 없다는 충고로 들리기도 하구요.... 그리고.....책의 내용과는 크게 상관없는 성경속의 한 부분이 떠오릅니다. 사도행전 3장에서 베드로와 요한이 성전에 기도하러 들어갈 때, 성전미문에서 구걸하던 앉은뱅이를 보며 다음과 같은 말을 합니다. "은과 금은 내게 없거니와 내게 있는 것으로 네게 주노니 곧 나사렛 예수 이름으로 걸으라." 앉은뱅이에게는 돈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근본적인 것은 혼자 몸을 가누지 못하는 앉은뱅이라는 사실이었겠지요. 그렇게 본다면 그에게는 일어나 걷는 것이 가장 중요한 문제였지만 그는 당장 입에 풀칠 할 돈을 구걸하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던 것이지요. 이러한 이야기가 엉뚱할지 모르지만 '물질적인 부의 나무'와 기부 등을 통한 '마음으로 누리는 부의 나무'를 가꾸는 것 외에도,  더 근본적인 부분에서의 부와 풍요를 잠시 생각하게 되었기에 마지막에 이리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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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리의 비밀일기
앨런 스트래튼 지음, 이장미 그림, 박슬라 옮김 / 한길사 / 200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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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기전에 이미 책내용의 대강은 알고 있었지만, 책을 읽으면서 생각보다 더 불편함을 느낀 듯 합니다. 아마도 읽은 부분보다 읽어야 할 부분이 더 적어질 때까지는 '아이들이 보는 책에 이리도 불편한 현실의 단면을 직설적으로 표현해야 할까? ' 하는 생각과 '내 아이에게는 이 책을 읽어보라고 먼저 권하지는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을 무수히 하며 읽어 내렸으니까요. 그런다고 '예쁜 공주와 멋있는 왕자가 우아하게 만나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라는 식의 이야기만을 아이들이 읽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 책을 반을 넘겨 읽을 때까지, 정확히 말하면 불량소녀 -이 말이 한사람의 인격을 무시하는 꼬리표 붙이기 일수도 있지만 일반적인 우리 사회에서 통용되는 상식선에서 표현한다면- 레슬리와 그의 남자 친구인, 있는집 아들 제이슨의 도를 넘어선 애정행각(?)에 대한 이야기들이 나오는 부분들까지 읽으면서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책에 이런식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는 것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억누를 수가 없었습니다. 물론 그런 태도가 어른으로서의 세상의 어두운 면을 가리려는 가식이나 세상은 살만하고 아름다운 곳이라는 뻔한 말을 지껄여 대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아직 어린 자녀를 둔 마음으로는 순순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었으니까요.

 10학년-우리나라 학제에서는 고1-인 레슬리는 이혼가정의 편모 아래서 자라는 여자아이입니다. 아버지와 주말에 만나곤 하지만 그 아버지에겐 새로운 여자가 생겨서 레슬리에게 큰 관심을 주지는 못하는 듯 하고, 어머니도 생활을 위해 일을 하며 레슬리에게 정서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안정감을 주지는 못하는 듯 합니다. 물론 안정되지 못한 환경에서 생활하는 레슬리의 모습도 많은 경우에 그렇듯이 모범생(?)의 모습에서 상당히 빗나가 있어 보입니다. 캐나다나 미국인들의 가치관이 우리와 많이 차이가 나고 더 개방적이기는 하겠지만 옷차림이나 땡땡이(?)로 인해 끊임없이 선생님들에게 지적을 당하고 벌을 받는 모습이 영락없는 불량소녀의 모습입니다. 그런 레슬리에게 부자집 도련님인 12학년의 제이슨이 백마를 탄 기사처럼 등장하면서 사건은 시작됩니다. 만나서부터 바로 시작된 불장난-육체적 접촉 = coitus-은 레슬리가 그레이엄 선생님의 수업시간에 쓰던 비밀일기에  그대로 기록되고, 읽지 않기로 약속된 일기는 선생님이 바뀌면서 세상에 알려지고 그저 그렇게 흘러가는 듯하던 연애소설은 반전을 맞이 합니다. 자신과 레슬리의 관계가 드러나면서부터 제이슨은 집요하게 레슬리를 괴롭히고 협박하고 결국은 목숨에 위협을 느끼게 끔 만들게 되고, 그 과정에서 레슬리는 친구 케이티의 도움으로 근근히 버텨가다가, 가출을 하고, 가게에서 먹을 것을 그냥 가지고 달아나다가 잡히고, 경찰들에게 넘겨진 후부터 레슬리에 대한 제이슨의 폭행, 강간, 협박 등의 사건이 법정으로까지 치닫게 됩니다. 결국 제이슨은 소년원에 보내지고 레슬리는 자신의 삶에 대한 소중함을 깨닫고 한층 성숙한 모습으로 자라게 되구요..............

 저자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내가 읽는 동안 느꼈던 불편에 대한 것들은 아니었습니다. 그보다는 레슬리가 그러한 신체적, 정서적인 어려움과 수치스러움 등을 이겨내고 힘을 가진자인 제이슨을 용감하게 법정으로 끌어내어 자신에게 가했던 성적폭행과 위협 등에 대한 단죄를 결심함으로써, 반복적으로 여자아이들에게 자행했던 성적폭행 등에 대한 잘못을 유야무야 덮어주는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자 하는 용기를 보여줌으로써, 그러한 일들이 발생했을 때 어찌 행동해야할 것인가와 그리하는 것이 왜 필요한가에 대한 답을 아직 가치관이 바로 잡히지 못한 아이들에게 보여주는 것이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견해에 나도 찬성의 한표를 망설임없이 던지고자 합니다. 하지만 여전히 남는 것은 마음에 남겨진 불편함들입니다. 그래서 곰곰히 그것들을 들여다 봅니다. 먼저는 성적인 관계에 대한 표현과 묘사 -이야기되는 자체에 거부감이 있는 건지도 모르겠습니다-와 적나라하게 이야기되는 욕설들로 인한 불편감입니다. 고상한(?) 책에 그것도 아이들이 보아야할 건전한(?) 책에 도색잡지 수준은 아니지만 이리 직설적으로 표현되었다는데 대한 불편감이겠지요. 저자의 의도는 이해하지만 이 부분에 대한 불편감은 마지막까지 해소되지가 않습니다. 두번째는 비치볼 교장선생님이 처음 일기장의 내용을 보고서 취한 가식적이고 교활한 행위에 대한 불편감입니다. 사람사는 곳의 현실에 대한 너무도 적나라한 표현에서 오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학교의 선생님들이 좀더 교육자적이기를 바라는 순진함이 있어서일겝니다. 요즘 다시 스승의 날이 되어서 촌지문제가 뜨겁기는 하지만, 내 아이의 선생님만은 그런 잡음에서 자유로운 교육자적인 양심을 지닌 이기를 바라는 그런 순전함 말입니다. 세번째는 불편함이랄 것도 없을지 모르지만 여전히 부모된 자로서는 반성해야 될 부분에 관한 것입니다. 이혼한 레슬리의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으로부터 오는 불편함인데, 아직 성숙하지 못한 자식을 두고 자신들만의 행복을 먼저 추구하는 -특히 레슬리의 아버지- 모습으로 인한 것입니다. 현실이지만 아직까지는 부모가 그럴수 있다는 것을 아이에게 솔직히 말하고 싶지 않은 위선의 표현일 수도 있겠지만, 자식에게는 끝까지 책임있는 부모로서의 모습이 우리 사회와 나의 아이들에게 더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마음에 남는 불편감을 토로하는 것은 이 책이 잘못되었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보다는 두 어린 아이를 자녀로 둔 부모로서, 아이들이 좀더 자란 미래를 보며 희망하는 모습과 너무 거리가 멀고 빗나간 모습에 대한 거부감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자가 말한 얘기들은 분명 우리 사회에서도 어디선가는 반복되어 나타나는 어두운 현실일테니까요. 그리고 아이들이 자라면서 그런 현실에 대한 냉정한 인식도 분명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나의 아이에게 이 책을 들려주면서 읽어보라고 권하지는 못할 듯 합니다. 다만 어느 날, 나의 아이가 이 책을 읽는 모습을 보게 된다면, 어깨을 토닥여 준 다음, 약간의 어른의 가식이 섞인거지만, 이리 말해 줄 수는 있을 듯합니다. '네가 세상을 이해하는 폭이 더 넓어질 수 있을 거다. 그렇게 어두운 면들도 있지만 여전히 세상은 살만하고 아름다운 면도 많다는 걸 알았으면 한다. 그리고 레슬리가 용감하게 법정에 나선 것처럼 네 삶에서 그런 용기를 배울 수 있기를 바란다. 삶의 보석은 어두운 곳에서도 여전히 빛나는 거란다....'

 많은 이들이 불편한 진실보다는 소중한 자신의 삶의 의미를 깨우치고, 레슬리의 용기를 배워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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