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실력이 밥 먹여준다: 초등 낱말편 2
김경원.김철호 지음, 오성봉 그림 / 열린박물관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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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가 고플 때 맛있게 먹었던 음식이나 목이 마를 때 마시던 한 모금 냉수에 대한 기억은 아마도 평생 기억될 수도 있습니다. 한때 가난하던 시절의 꽁보리밥이 단순히 건강식이라는 의미 이상의 열풍을 타고 많은 이들의 발걸음을 붙들었던 것도 먹을 것이 없던 시절 그나마 주린 배를 채우던 음식에 대한 기억이 많은 어른들의 추억을 자극하였기 때문일겝니다. 어느 날, 여기저기 뜨기 시작한 두번째 어린이 국밥에 대한 소개가 내게는 그런 자극이었습니다. 우리말에 대한 숨겨진 굶주림을 자극하였던 첫번째 어린이 국밥에 대한 기억이, 냉큼 두번째 국밥을 내손에 움켜쥐게 만들었습니다. 아직 내 아이들이 이 책의 내용을 다 이해할 만큼 자란것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같이 둘러앉아 오손도손 이야기 나누며 한그릇씩 비울수 있을 거라는 기대와 함께 그 기막힌 맛을 기대하며 내가 먼저 다시 한 그릇을 후딱 해치워버렸습니다.

 책의 형식은 <초등 낱말편1>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처음 두 단원인 '즐겁게 깨달으며'와 '생활 속에서'는 이전처럼 서로 혼동하기 쉬운 낱말들의 쓰임 -예를 들면 '햇볕'과 햇빛', '돌'과 '돌멩이', '볼'과 '뺨' 등- 에 대해 알려 주고 각 의미의 차이를 알수 있는 내용들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교과서에서 볼수 있는 예문들을 중심으로 각 낱말의 바른 쓰임을 찾아보는 퀴즈코너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두 단원인 '총명한 생각으로'에서는 '다르다'와 '틀리다', '빠르다'와 '이르다' 등의 동사나 형용사들 중에서 비슷한 의미를 가지거나 혼동하기 쉬운 단어 일곱쌍을 소개하고 있고, '차이를 가려내며'의 단원에서는 '몽둥이'와 '방망이'의 차이 등 일곱개의 명사 단어쌍의 바른 쓰임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각 소단원의 끝에는 '교과서, 사전 들여다 보기'라는 코너를 통해서 각 단어의 쓰임의 실례를 친절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아이들용으로 나온 책이기는 하지만, 이 책을 들여다보면 배운다는 것에 대한 즐거움이 있습니다.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닌, 내가 평상시에 수도 없이 되뇌이는 각각의 낱말들이지만, 그 의미와 쓰임에 대해서 좀더 명확한 지식을 얻고, 미묘한 어감의 차이나 쓰임새의 차이를 알아가는 독특한 재미가 있습니다. 물론 한 번 읽고서 '아! 그렇지' 하다가도 다음에 그 낱말을 사용할 때는 다시 혼동하며 사용할 수도 있겠지만, 잘 알고 있는 듯한 우리말과 글에 대해서도 이리 제대로 정리된 가르침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내겐 의미있는 시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두권의 형식이 비슷한 말에 대한 풀이에 대한 것들이었다면 앞으로는 어떤 식으로 내용과 형식이 발전할까하는 호기심도 생기기 시작합니다. 동일한 형식이나 내용의 반복이라면 3권, 4권이 나오면서 열기가 식을 수도 있고, 식상함을 주기도 할텐데 말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초등학교 시절 전과를 보면 항상 국어 단원의 말미에 비슷한 말, 반대말 등이 정리되어 있었는데 앞으로는 유의어 뿐만 아니라 반의어나 상대어에 대한 내용들도 추가된다면 좀더 풍부한 내용의 시리즈물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하게 되고, 영어사전의 Lexicon과 같은 류의 형식을 추가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 우리 말들의 어원이나 숨겨진 순우리말의 아름다움을 되살리는 내용들도 정리된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도 됩니다. 국밥이라는 제목으로 나온 이 책들이 내게 준 즐거움과 기대가 컷기에 두번 째 어린이 국밥을 먹으며 잠시 해보는 생각들이었습니다. 어디선가 저자들이 문장론 등에 대해서도 다룰 것이라고 했던 말을 들은 듯도 한데, 하여간 앞으로도 더욱 흥미롭고 내가 생각지도 못한 우리 말과 글에 대한 독특한 국밥들이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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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 e - 시즌 1 가슴으로 읽는 우리 시대의 智識 지식e 1
EBS 지식채널ⓔ 엮음 / 북하우스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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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BS 지식채널 e, 5분간에 걸쳐서 때로는 강렬하게 때로는 부드럽게, 그리고 때로는 웃음을 담고 때로는 눈물을 담아서 시청자에게 보여주었던 영상과 글들이 종이위로 자리를 옮겨 이리 내 손에 들려졌습니다. 5분이라는 시간적 제한과 시각과 청각에 의존한 기존의 TV 프로그램만으로도 많은 사람들에게 가슴 깊숙한 외침과 자각에 대한 물음을 던져 주었을 내용들이 종이위에 많은 여백을 만들면서 책으로 이리 꾸며져 있습니다. TV 프로그램이 방송이라는 특성과 시간적 제한으로 사람들에게 문제제기는 하지만 그에 대한 숙고의 시간을 허락하지 아니하고 영상을 바꿔가며 그 짧은 시간을 메꾸었던 것에 비해, 책속으로 옮겨진 지식들은 한곳에 머물러 생각하고 반성하고 답을 구하고 희망찾기를 시도해 볼만한 한없는 여유를 주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분명 책은 TV라는 영상매체에 대한 우위를 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이야기라도 책을 통해서 이야기 될 때, 영상매체로 옮겨진 언어와 어찌 달라질 수 있는지에 대한 예를 보여주는 듯 합니다. 물론 문학작품들이 영화로 만들어진 예들은 수도 없이 많기는 하지만, 선후관계가 서로 바뀐 것이니 동일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생각한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는 데카르트의 말을 인용한 뒤 '느낀다, 그러므로 존재한다'는 말을 덧붙이며 시작되는 책의 첫머리는 아마도 이 책을 통해서 전하고자 하는 지식의 의미를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단순한 정보와 꽉 짜여진 논리로서의 지식, 겉모양을 화려하게 꾸민 지식이 아닌 생각하고 마음을 움직이는 지식, 그리고 여백이 있는 지식, 그런 의미로서의 지식 말입니다. 이야기의 첫시작은 크레이지 호스(Crazy Horse)인데, 침략자로서의 서구인과 그들에게 꺽인 인디언의 존엄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파이조각 1%를 가져가는 커피 생산농가와 99%의 파이를 차지하고서 자신들의 배를 불리는 거대커피업자와 중간거래상, 소매업자에 대한 우울한 커피 한잔에 대한 이야기, 100g의 고기 생산을 위해 소비되는 2000L의 물과 사라지는 5제곱미터의 숲으로 인한 지구상의 수많은 이상기온과 자연재해를 돌아보는 햄버거 컨넥션, 아동들과 가난한 나라의 노동착취를 통해 생산되는 축구공과 화려한 축구스타와 월드컵 등을 대비시켜 생각해 보는 축구공의 경제학, 풍부한 다이아몬드나 생산물들로 인해서 피를 뿌리는 내전의 소용돌이 속의 아프리카와 강대국들의 각축을 들여다 보는 Blood Phone 등 40가지의 이야기 하나하나가 인간답게 산다는 것, 바르게 산다는 것, 평등하게 산다는 것, 꿈을 가지고 산다는 것 등에 대한 물음을 현실속의 삶의 모습들을 통해서 던져주고, 그 안에 마음을 울리는 메시지들을 또한 담아서 들려줍니다.

 책을 읽어나가는 중간중간, 함께 실린 사진을 보거나 내용들을 보며 잠시 멈추어서 의미를 생각하고 이유를 생각하고 어찌해야 할 것인가를 생각하는 시간들 속에서, 이 책의 의미가 단순히 다른 책들이 다루지 못했던 방식으로 지식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이상의 마음을 울리는 공명이 있음을 느낍니다. 하루 23시간 55분을 5분의 방송을 만들기 위해 정성을 들였던 이들이나 책으로 이리 펴낸 저자들의 열정속에 담겨 있던 소망이 이러한 울림을 만들어 내었을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저자들은 진정한 앎이 필요한 시사문제를 시청자나 독자들에게 단순하게 던지는 것으로 만족한다고 할지라도, 단순한 성찰 너머의 무엇으로 연결되어주기를 바라는 마음이 곳곳에 담겨 있지 않나하는 생각도 하게 되구요. 나와는 아무 관계가 없기에 생각되어진 적도 없고, 또한 관계가 있더라도 내가 불편하지 않아서 너무도 가볍게 취급되어졌던 이러한 문제들과의 진지한 대화를 통해서 이제는 감성적으로 가슴을 울리고 적시는 지식으로서의 방송, 책의 역할 '그 다음은?', 그리고 그러한 지식을 가슴에 품은 독자로서의 내가 해야할 '그 다음은?'에 대한 진지한 물음으로 글읽기를 마무리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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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 투자하라 - 한국에서 부자되기
이용주.김의식.안완석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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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이건 우리나라가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랍니다. 자연히 나머지 99%는 나라밖의 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이겠지요. 이 책은 제목에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한국이라는 1%의 울타리에서 벗어나서, 더 가능성이 많은 시장에 투자하여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자는 내용입니다. 우리 시장이 -특히 주식시장- 요즈음 많이 상승하여 뒤늦게라도 과감히 들어오는 이들이 많다는데, 저자는 그래도 세계의 1%밖에 안되는 작은 시장이고, 과거 우리의 경험에 비추어 보았을 때 -외환위기이후 외국자본이 우리나라에서 챙긴 수익들을 고려하면- 우리의 경제성장의 열매를 자본의 힘만으로 외국자본이 따먹었듯이, 이젠 유망한 지역에 자본을 투자하여 그 열매를 따서 나누자는 요지입니다. 우리나라도 단순한 저축의 힘으로 미래를 설계하던 시대를 지나쳐 이미 투자의 시대로 들어선 것은 분명하고, 이젠 투자 방식도 국경을 넘나드는 투자의 글로벌화(?)로 영역을 확장해 가는 시기인 듯 합니다. 물론 투자에 관심이 있고, 여력이 있는 사람들은 이미 앞에서 내달리고 있겠지만, 투자의 양상이 글로벌화 한다함은 일반인들의 투자방식을 염두에 두고 표현한 것입니다.

 작년부터 중국이나 인도 등의 브릭스 국가, 베트남의 주식투자에 대한 부러운 뉴스들이 상당히 있었던 듯 합니다. 우리 주식시장의 수익률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이었지요, 아마. 다행히 올해는 우리 부동산 시장이 상당히 침체상태에 있지만 주식시장은 연일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는 뉴스가 들립니다. 해외 주식 펀드에 대한 비과세 정책과 함께 해외펀드로의 자금 유입액이  증가하고 있다는 소식도 있었구요. 지금 우리나라 주식시장이 많이 오르고 있다고 해도, 저자가 말하는 99%의 나머지 시장을 보자는 주장은 나의 짧은 소견으로 보더라도 매우 타당해 보입니다. 하지만 그런 타당함을 인정하면서도 흔쾌히 외국시장에 대한 상품에 투자를 결정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해외시장에 대한 정보부족으로 인한 확신의 부족이리라는 생각을 합니다. 거시적으로는 분명 상당한 수익을 거둘것이 분명해 보이지만, 각개 나라와 투자시기 등을 고려하다 보면 그 시장에 대한 정보가 너무 부족하여, 위험이 따르는 투자를 하기가 망설여지는 것이 당연해 보입니다. 원금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이야기는 주변에서 쉽게 만날 수 있을 법한 전투자 씨라는 사람을 주인공으로 시작됩니다. 현재 여유자금 1억 2000만원이 있는데, 미래의 재무상태를 평가하였을때,그 돈을 아이의 학자금 등을 고려해서 5년안에 5억 3000만원으로 불려야 하는 상태를 가정하고 그만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시장으로 눈을 돌리려하는데, 그러한 기회는 작은 우리 시장에서 벗어나 유망한 다른 나라의 시장에 투입하는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합니다. 물론 여기서 중요한 요점은 해외투자 관련 공부를 선행하고, 투자국에 대한 기본정보를 철저히 익혀야 한다는 것과,분산투자와 가치투자, 그리고 부동산의 경우는 반드시 발품을 팔아 확인해야 한다는 것 등입니다. 저자가 소개한 유망한 시장은 미국의 부동산 시장, 중국의 부동산과 주식시장, 베트남의 주식과 부동산, 인도의 주식과 부동산, 필리핀의 부동산 시장,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일본 등 8개국의 시장입니다. 특히 미국과 중국 시장에 대한 정보는 상당히 광범위하고 자세하게 기술되어 있어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나머지 시장에 대해서는 조금 주제넘는 평가일지도 모르나, 냉정하게 표현하면 기본적인 정보 수준을 넘어서는 정도는 아닐 듯 합니다. 분량도 적고 앞의 두나라에 비하면 세밀함도 많이 떨어지니까요. 그냥 시장에 대한 관심과 가능성 등을 언급한 정도라고 해야할 듯 합니다. 그것만으로도 관심권 안에 잡아두게 된 것이니까, 앞으로 두고 두고 도움이 될수도 있겠지요.

 책에 대한 추천사들을 보면 이 책이 해외투자의 실전서나 지침서, 길잡이 역할을 충분히 할 수 있으리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외 투자에 대한 책들을 많이 대해보지 못해서, 책을 통해서 어느정도까지 자세한 투자정보를 얻을 수 있는지 모르지만, 이 책만으로 해외투자의 모든 것을 결정하기에는 아직도 뭔가 부족함이 남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기에 그러한 추천사들은 조금 과장된 느낌이 듭니다. 물론 이 책의 해외투자에 대한 가이드로서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 의미에서 나같은 경우 이 책의 의미를 해외투자를 생각하는 이들을 위한 입문서나, 그들이 기본적인 지식을 쌓는데 처음 도움을 줄 수 있는 정도로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나머지는 더 관심과 공부가 필요하고, 시장을 보는 안목을 길러야 하는 부분이겠구요. 마지막으로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책에 적힌 정보 하나하나가 얼마나 많은 노력의 산물일지 나름 생각이 미치는 바가 있기에, 저자들의 노력에 많은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더하여 앞으로 각개 시장에 대한 더 세밀하고 통찰력있는 후속 저작들이 끊임없이 이어질 수 있기를 바라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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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 다 놀러가는데 당신 뭐야! - 아빠 엄마와 함께 떠나는 Go! Go! 역사현장체험 나들이
조승범 지음 / 푸르름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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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직설적인 제목이 조금 자극적입니다. 표지의 그림속에 TV를 보고 있는 아버지와 엄마의 치맛자락을 끄는 아이, 그리고 사찰로 몰려가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직설적인 제목의 의미가 여지없이 드러납니다. 제목과 입술모양으로 보아서는 부인이 남편을 닥달하는 말인 듯 한데, 한편으로는 저자가 이 땅의 방구석에 처박혀(?) 있는 아버지들에게 -특히 학생을 둔 학부모들- 자성을 촉구하는 메시지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이젠 쉬는 날에도 짐 싸들고 아이들 모시고 어디론가 떠나란 말이지! 그런데 도대체 어디로 가란 말이야?"  저자의 촉구에 이리 말하며 달려드는 아버지들에게 답으로 들려주는 것이 바로 이 책의 내용입니다. 주5일제와 아이들의 체험학습 등으로 인해서 귀한 주말을 가족과 함께 의미있는 시간을 보내려고 한다면, 우리나라의 역사라는 테마를 가지고 역사체험을 통해 우리 민족과 역사에 대한 자각과 긍지를 아이들에게 심어주자는 취지가 담긴 책이니까 '역사현장 체험 나들이'에 대한 안내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물론 체험강사는 이 책을 통해서 먼저 공부한 아버지나 어머니가 되는 것이구요.^^

 저자는 우리나라의 역사 유적지나 사찰, 전시관 등 67곳을 서울권, 경기권, 기타의 3부로 나누어 소개하고 있습니다. 주로 서울 경기권에 대한 소개가 반이상을 차지하고, 기타는 부여, 경주, 천안, 안동 지역에 대한 소개입니다. 형식상으로는 답사지에 대한 개괄적인 소개와 저자 자신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한 답사동선에 따라 각각의 유물이나 건물 등에 대한 역사적 의미나 모양상의 특징, 얽힌 일화 등을 소개하고 또한 생생한 사진을 많이 곁들여 놓아서, 책을 보는 이로 하여금 단순히 보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답사지의 속을 들여다 보고 알게 하는데 상당한 정성을 들였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답사 소요시간과 답사 동선 안내, 관람안내 등을 꼼꼼히 체크하여 놓았기 때문에 미리 계획을 세우는 데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겠습니다. 이런 실용적인 서적의 경우 얼마나 실제 목적에 부합하는가가 우선 중요할 듯 한데, 부모가 역사체험 강사가 되어 따나는 안내서로서의 역할을 자처했으니 내 경험에 비춰 얼마나 유용할지에 대한 것을 한 번 생각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예를 들면, 나같은 경우 아무 사전지식없이 아이들과 신륵사(p242)를 들른적이 있는데, 이 책에 소개된 여러 내용을 보며 그때는 정말 눈요기로 한번 둘러본 것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했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것은 강월헌에서 바라본 남한강과 벽돌로 쌓은 전탑 정도인데 말 그대로 저런 것이 있네 하는 정도였으니까 말입니다.  이 책 정도의 사전지식만 있었더라도 보물 226호인 다층전탑의 층수도 세밀하게 세어보고, 벽돌에 새겨진 반원과 당초문도 찾아보고, 절 구석에 있는 이유에 대해서도 곰곰히 주변을 둘러보며 생각해 보았을 텐데 말입니다. 그리고 대장각기비며 극락보전 앞의 다층석탑의 용조각, 적묵당 굴뚝의 특이한 모습, 보제존자 석종부도와 석등의 용과 비천상 조각 등 훨씬 깊이 있게 보고 배우는 답사시간이 되었을거라는 안타까움이 생깁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이럴때 쓰는 것이겠지요. 이리 내 경험과 비추어 보니, 이 책에 한줄의 글을 쓰기 위해 저자는 수십, 수백걸음의 노고를 들였으리라는 생각이 새삼들기도 하고, 그런 노고에 감사의 마음이 절로 생깁니다. 

  다양한 문화재, 유물 등에 대한 많은 사진을 싣고 있다는 것과 여러 잡다한 설명들은 생략하고 간략하게 내용을 꾸려간 점은 이 책의 장점이 될 수 있겠고, 답사 소요시간, 답사 동선 안내, 관람안내란 등을 통해서 나들이 계획을 짜고 구체적인 정보를 얻을 수 있게 소개한 것으로 훌륭한 안내서로서 역할은 많이 충족시켜주었지만, 각 답사지에 대한 답사동선을 '따라오세요' 라는 코너를 통해 단순히 직선적인 순서로 나열해 놓은 것은 페이지를 더 차지하더라도 구체적인 지도나 도면을 통해 소개하여 위치감까지 익히게 해 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그리고 아이들이 고학년인 경우, 역사체험이란 테마면에서는 좀더 내실있는 나들이를 원한다면, 답사지에 대한 자세한 것들을 다른 자료를 통해 더 조사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는 생각도 하게 됩니다. 아무래도 이 책은 답사지에 대한 안내서로서의 경향이 강하니까, 여기에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와 같은 안목을 더한 책을 조합한다면 훨씬 깊이 있고 내실있는 나들이가 될거라는 생각입니다. 인터넷을 통해서도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겠지요. 물론 이 책을 통해 이러이러한 의미가 담긴 우리 역사의 현장이 우리 주위 어디에 있다는 간단히 요약된 정보를 대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자꾸 방바닥이나 TV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아버지들, 어디로 가야할지 막막한 아버지들에게 좋은 안내서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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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고흐 미술관 마로니에북스 세계미술관 기행 1
파올라 라펠리 지음, 하지은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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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덜란드의 화가. 인상파와 일본 우키요에의 영향으로 강렬한 색채와 격렬한 필치를 사용하여 자신만의 작풍을 확립하였다. 작품에 《빈센트의 방》《별이 빛나는 밤》《밤의 카페》등이 있다.
국적 네덜란드
활동분야 예술
출생지 네덜란드 프로트 준데르트
주요작품 《감자 먹는 사람들》(1885) 《아를의 도개교》《해바라기》



 빈센트 반 고흐에 대한 인물검색에서 소개된 내용과 <해바라기> 그림입니다. 

 태양의 화가, 영혼의 화가로 불리는 그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듯 합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은 위의 <해바라기>나 그의 귀를 자른 후의 <자화상>, 이 책의 표지에 있는 회색 펠트 모자를 쓴 <자화상> 또는 <별이 빛나는 밤> 등의 작품으로 그를 기억하기도 할 것이고, 또 다른 많은 이들은 자신의 귀를 자르고, 정신병원에 입원하고 그러면서도 그림에 대한 정열을 일생에 걸쳐 쏟아부었던 기인으로서의 그를 생각하기도 할 것입니다. 나의 고흐에 대한 지식도 여기서 크게 벗어나지 못한 듯 합니다. 옛날 미술시간에 처음 대했던 이글거리는 해바라기 그림을 통해서 기억되었던 화가, 자신의 귀를 자르고, 정신병원을 전전하고, 마지막에 가서는 총으로 자살을 해버린 화가.......그리고 이러한 평탄하지 않은 그의 삶의 이력이 다른 많은 이들에게 그런 것처럼, 그림에서 뿐만아니라 인간적으로도 항상 내 마음의 한 구석을 붙들어 놓는 힘을 발휘하는 듯 합니다. 

 이 책은 <반 고흐 미술관>에 대한 소개서 또는 안내서 쯤으로 생각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보다는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들을 통해서 그의 평생에 걸친 그림에 대한 열정과 삶의 변화, 사람들과의 관계, 세상을 바라보는 가치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단편적인 전기라고 할 수도 있겠고, 조금 다르게 생각한다면 미술관의 소장작품들을 그의 삶과 연관시켜 소개한 친절한 안내서라고 할 수도 있겠습니다. 물론 현재의 <반 고흐 미술관>이 설립되기까지의 간단한 소개도 있고,미술관 안내라는 페이지도 있지만 내용의 대부분은 미술관에 소장된 고흐의 작품들에 대한 소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881년 초의 <씨 뿌리는 사람(밀레 모작)>에서 시작하여 1990년 7월 그가 자살하기 직전에 완성했을 <까마귀가 나는 밀밭>까지 많은 작품들이 소개되고 있는데, 그의 훌륭한 작품들을 보며 또한 그의 정열적이었던 삶을 들여다 보는 재미가 있습니다.

  타오르는 듯한 이미지의 해바라기나 나무들, 꿈틀거리며 살아 움직이는 듯한 선들로 표현되는 다양한 풍경이나 사물, 인물들. 그림에 대해서 문외한이지만 그의 그림을 보면서 느끼게 되는 강렬한 인상들은 이러한 표현방식에 의한 것들입니다. 그리고 그런 표현 방식은 단지 그림을 그리는 기교가 아니라 고흐라는 화가의 삶자체가 배어있고, 평생에 걸친 땀방울과 희노애락이 담긴, 그만의 세상을 표현하고 사물을 표현하는 방식이었음을 새삼스럽게 이 책에 소개된 그의 작품들과 삶의 이야기들을 통해서 알게 됩니다. 내가 간단히 바라보는 작품하나가 그에게는 삶의 의미였고 절망의 표현이기도 했다는 사실을 말입니다. 또한 아직 제대로 알지 못하던 그의 삶과 작품들을 통해서 막연하게 그의 삶에 대한 관심만을 가졌던 내게, 그에 대한 좀더 깊은 이해와 그의 작품을 보는 눈을 조금이나마 향상시킬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의 대표작이라고 소개된 것들이 어떠한 작품들인지 가늠하는 눈을 가질 수 있었던 것도 내게는 큰 즐거움이었습니다. 이제는 이 책에 소개된 작품들에서 빠져 있는 그의 대표작이 실린 책들과 그의 정열적이었던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담은 글들을 찾아나서는 즐거운(?)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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