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 형제 - 날개가 필요해 우리들의 날개 아름북스 12
이은하 지음, 홍영지 그림 / 삼성당 / 200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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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대철이와 만복이. 대철이는 부모의 불화로 인한 - 이것이 이유의 다는 아니겠지만 -, 그리고 자신이 그런 환경속에서 이해받지 못하고 방치되고 있는 것에 대한 심리적인 반항이 학교에서 모나고 폭력적인 모습으로 나타나 결국은 쓰레기 취급을 받는 아이입니다. 가장 사랑받아야 할 부모에게서부터도 문제아 취급당하고, 아이의 내면마저 항상 왜곡된 상태로 취급당하는데서 오는 절망감이랄까..... 대철이는 다른 학생의 코뼈를 부러뜨리고, 결국은 쫒겨나듯 전학을 가야합니다. 그리고 거기서 만난 만복이는 부모가 없이 동생과 할머니와 함께 살면서 고물을 모아 파는 아이입니다. 그래서 아이들은 쓰레기 줍는 만복이를 쓰레기라고 부릅니다. 하지만 만복이는 그러한 불우한 환경을 웃음으로 그리고 할머니와 주변 사람들의 손길에 어린 사랑과 관심으로 나름 잘 극복하고 있는 듯 합니다. 물론 기가 죽어있고, 다른 아이들의 놀림에 반항하지도 못하는 수동적인 모습이기는 하지만, 동생을 챙기고 대철이에게 끊임없이 관심을 가져주고, 다른 아이들과도 자신의 장점을 가지고 인정받기도 하고 어울리기도 하는 모습을 보면, 분명 마음 한 구석은 아픔으로 깊은 상처를 입고 있겠지만, 대철이 만큼 자신의 삶에 대해서 무책임해 보이지는 않습니다. 쓰레기 형제란 바로 이 둘을 일컬음입니다. 대철이에게 당한 폭행을 보복하려고 대철이가 전학온 학교까지 쫓아와 폭력을 사주한 태창이 패거리들에게 실컷 두들겨 맞고 있는 대철이를 만복이가 호르라기를 불어 구해줍니다. 그리고 기진맥진한 대철이를 빈집에 데려가 이불을 덮어 보살펴 주는 사이, 이 둘 사이에는 서로에 대한 신뢰와 이해의 끈이 생깁니다. 그래서 서로가 웃으며 쓰레기 형제 -쓰레기 취급받는 아이와 쓰레기 줍는 아이-로 의형제를 맺습니다. 어찌보면 어른들과 자신의 가족 그리고 학교 선생님과 친구들 사이에 항상 외면당하면서 살았던 아픔과 소외가 서로의 작은 공통점으로 인해서 위로받고 또한 서로의 삶에 새로운 희망을 싹틔우는 순간입니다. 자신들의 삶에 스스로 날개를 다는 순간 말입니다.

 이야기 속에는 이 아이들의 아픔 말고도, 다른 아이들의 아픈 모습도 담겨 있습니다. 어찌보면 당사자들은 아픈줄도 모르고 있을 부분입니다. 자신이 폭행당한 것에 앙심을 품고 자신의 장난감들을 사용하여 형들을 동원하여 폭행을 사주하는 태창이의 모습은 어른으로서도 섬뜩함을 느끼게 하는 부분입니다. 대철이에게 돈을 뜯어가곤 하던 아이들의 모습도, 만복이를 스스럼없이 쓰레기라 부르며 당연히 쓰레기통 청소를 시키는 반장과 체육부장의 모습도 역시나 마음이 아픈 아이들의 모습입니다. 아프다기 보다는 심하게 비틀린 모습이라고 하는 것이 옳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러한 모습이 결국 어른들의 모습이 투영된 결과가 아닌가 하는 의미에서는 그 아이들도 무심결에 상처를 받은 거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학부모인 나도, 난폭하거나 공격적인 성향을 가진 대철이와 같은 아이를 대하게 되면 우선은 관심보다도 거리를 두게 만드는 경향이 있습니다. 실제로 만복이와 같은 아이를 보게 된다면 그 아이를 얼마나 이해하고 아이와 어울리게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는 것도 사실입니다. 다행히 지금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는 한 학급에 한명 정도의 장애아이가 함께 수업을 받고 같은 반 아이들이 돕고 함께 생활하도록 지도 되고 있어 그런면에서는 긍정적인 작용을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결국 아이들은 어른들의 거울이라고, 어른들의 삶이, 아이들에게 바라는 바대로 가식없이 표현된다면, 이 책에 보이는 아이들의 아픔과 상처는 많이 해결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마음이 아픈 아이들, 그 모습은 어찌보면 마음이 아픈 어른과 우리 사회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그런 아픈 아이들의 근본적인 치유를 위해서는 곧 우리의 가정과 부모, 어른들 그리고 사회가 더 건강해져야 할 것 같구요. 사랑을 갈급하는 닫힌 저들의 마음과 외침이 희망과 사랑의 기쁨으로 채워질 수 있는 건강한 사회, 그들이 위로받고 소망을 가질수 있는 건강한 가정을 만들어 가자는 작가의 외침이 귓가에 조용히 울리는 시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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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에서 살아남기 1 서바이벌 만화 과학상식 18
코믹컴 지음, 네모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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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이 시리즈를 보면 아이에게 제일 처음 <곤충세계에서 살아남기>를 구입해 주었을 때의 기억이 새롭습니다. 만화라는 형식에 많이 고민하다가 아이가 보채기도 하고, 다양한 학습만화들이 쏟아져 나오는 시기여서 겸사겸사 아이 손에 들려 주었던 책입니다. 내용을 보니 단순히 아이들을 웃길려고, 재미만을 위해서 만든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리고 다 읽고 난 아이가 곤충들에 대한 지식들과 만화의 내용을 자신의 놀이에 응용해서 놀던 모습이 눈앞에 선합니다. 볼라를 만들고, 요요을 사달라고 조르고, 그걸 가지고서 신나게 주인공들을 흉내내며 곤충세계를 헤쳐나가던 시간들이 있었습니다. 그런 모습에 대한 기억과 책을 통해 배운 지식들을 순간순간 쏟아내곤 하는 모습을 생각하면서, 아직도 동화책보다는 만화책에 손이 먼저 가는 아이들에게 잔소리를 하곤 하지만, 아이들이 정말 보고 싶어하고, 뭔가 배울것이 있다고 생각하면 그리하는 아이들을 이해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에게는 또 다른 - 어른들이 알지 못하는- 방식의 세계일거라는 생각과 함께 말입니다.

 이번 시리즈는 <우주에서 살아남기>인데, 첫번째 이야기는 우주로 가기 위한 준비과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작년에 우리나라에서도 우주인을 배출하기 위한 선발대회가 있었고, 아마 남녀 한사람씩 두명이 선발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듯 합니다. 아마 그분들은 이 만화속의 주인공들처럼 열심히 가가린 센터에서 훈련중일 것 같은데, 이 이야기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하면 쉬울 듯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선발된 마루라는 남자아이와 수지라는 여자아이, 그리고 러시아의 샤샤라는 아이가 우주 비행사 후보로 선발되어, 한사람만 선발되는 주니어 우주비행사가 되기 위해 훈련하는 과정을 그린 만화입니다. 덜렁거리고 각종 사고를 일으키지만 친구의 어려움 앞에서는 자신의 위험도 마다하지 않고 달려가는 마루, 너무 똑똑하고 새침하지만 여전히 강력한 여자의 저력을 보여주는 수지, 그리고 러시아 엘리트 조정사 가문 출신의 얼짱 샤샤와 이들을 훈련시키는 교관들 사이에 일어나는 이야기들이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는 것이 아이들 눈높이에 딱들어 맞는 모양새입니다. 이 책보고 우리 아이들도 좀 과장되게 표현하면 신이나서 날뛰었습니다. 하지만 어른의 눈으로 보면 그런 재미있는 내용의 전개보다는 작가들이 공부를 많이하고 가가린 센터까지 직접 다녀오는 수고를 아끼지 않은 결과로 이 책이 나왔구나 하는 충분한 공감을 가지게 될 만한 내용구성이라는 점에서 또 다시 만화로도 아이들에게 참 좋은 것들을 알려줄 수 있음을 되새기게 만들었습니다. 만화의 그림이나 내용이 좀 과장되기는 하였겠지만 황당하게 진행된 것은 결코 아닌듯 하고, 중간중간 들어간 서바이벌 우주과학상식은 상당히 흥미로운 주제들과 깊이있는 이야기로 채워져 있구요. 아마도 아이들에게 우주비행사가 되는 과정에 대한 실질적인 이해의 계기가 될 수 있겠고, 또한 우주에 대한 시각도 막연한 동경감에서 실제 자신들이 자라서는 다녀올 수도 있을 거라는 현실적인 공간으로서의 소망을 가지게 되었을 거라는 생각입니다.  물론 만화로서 아이들의 상상력이나 사고력을 제한할 수 있다는 염려까지 해결된 것은 아니니, 분명 아이들이 너무 열중하는 것에 대해서는 염려스러운 면도 있습니다.

 이 책을 보고 나서 아이들이 제일 먼저 한 놀이가 우주비행사 놀이였습니다. 중간에 비행기 타고서 무중력 훈련하는 이야기가 나오는데, 한 아이는 교관, 한 아이는 훈련생이 되어서 소파에 올라가 비행기 삼아 놀이를 합니다. 고도 몇미터 몇미터 하더니 교관이 '무중력이다'고 하니까 얼른 소파 등받이 위로 올라가서 희희덕 거리다가, '중력이 시작된다'고 하니까 소파 바닥으로 떨어져서 헉헉거리는 폼이 뭔가 정말 하는 듯 하기도 합니다.^^

 '즈드라스트 부이쩨!' 러시아어로 '안녕하세요'라는데, 작은 아이가 이 만화를 보고나서 최근 만난 러시아 선생님에게 이 말로 인사하는 것을 보고서, 저도 그 러시아 선생님도 잠시 '뽕!'하고 정신이 가버렸습니다. 아이에게는 만화가 만화로 끝나는게 아니었습니다. 지식의 다른 통로일 뿐.....이젠 선생님하고 헤어질 때는 '빠까'라고 인사합니다. 그 러시아 선생님, 한국생활 7년째로 한국말을 잘 하시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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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팩트 코드 - 원한다면 시작하라
니겔 리즈너 지음, 김정혜 옮김 / 체온365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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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하루를 사는 방식이 곧 일생을 사는 방식이다 - 애니 딜러드

꿈은 우리가 포기할 떄까지 스스로 죽지 않는다 - 제임스 오잘라

 그것은 당신 인생 이야기이다 - 호라티우스

 다른 사람이 당신을 발견하기를 기다리지 말라 - 길 엣킨슨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면 우리는 그 방법을 찾을 것이다 -에이브러험 링컨

 장애물이 사람을 멈추게 하지는 않는다. 그들을 멈추게 하는 것은 그들 자신이다 - 캐럴 퀸

 우리는 한 번에 모든 것을 할 수는 없지만, 한 번에 뭔가는 할 수 있다 - 캘빈 쿨리지

 비전은 보이지 않는 것들을 보는 기술이다 - 조나단 스위프트

 

 저자가 오른쪽 페이지의 아래 구석에 적어놓은 지혜의 말들입니다. 물론 일부입니다. 책을 보면서 책의 내용보다 이러한 어구 중의 하나가 더 강렬한 자극을 마음속에 일으키곤 하였습니다. 물론 저자가 노린 의도 중의 하나일 겁니다. 책의 내용을 이해하는 것은 기본이지만, 지나간 선인들의 삶이 응축된 이러한 말들을 통해서 독자가 더 강력한 동기부여를 받기를 바란 것일 듯 합니다. 어쨌든 이 어구 하나하나가 내 자신에게는 강렬한 도전의식을 심어줍니다. 내 삶과 내 인생에 대해서 말입니다.

 IMPACT Code. 이 책을 두고 '니겔이 결국 큰일을 냈다. 정말 대단하다.'고 말한 사람이 있습니다. 물론 출판사의 홍보에 인용된 말이지만.... 내겐 니겔이란 이름조차 낯설지만 유럽 최고의 연설가라고 하니 그건 나의 무식에서 기인 한 것이고, 책의 서문에서 저자는 불손하게도 -한편으로는 자신감이겠지요^^- '이 책을 선택한 당신의 안목에 우선 박수를 보내지만, 지금까지의 행동을 답습할 생각이라면 반품을 하라'고 당당히 말하고 있습니다. '자기 계발서라는 것들이 다 거기서 거기지'라는 생각이 들지만 '가치있는 삶을 위해 투자하는 시간으로 삼으라며 선택은 당신의 몫이다'는 저자의 초대를 받아들여 책장을 넘기기 시작합니다. '요점이 무엇인가?' '임팩트 코드를 생성하고 실천하는 것',  ' 어떻게?'  '오늘,  이 시간, 지금부터 엉덩이를 털고 일어나서 시작하라'

 저자가 말하는 꿈을 이루기 위한 임팩트 코드란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I: In the room  방안에 있어라

 M: Model from the best 최고를 모델링하라

 P: Passion & Purpose 열정과 목표

 A: Action 행동

 C: Comic relief 코믹 릴리프

 T: Trust 신뢰

 '방안에 있어라'는 의미는 자신이 있는 현재에 집중하고, 그 순간을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여 최대한 활용하라는 말입니다. 현재 자신이 하고 있는 일, 대하고 있는 사람들을 가장 소중히 여기고 최선을 다하라는 이야기입니다. '최고를 모델링하라' 는 말은 자신의 영웅을 만들고 그에게서 배우고 또한 그의 행동을 모델링하라는 것입니다. 성공적인 자신의 영웅을 관찰하고 배우고 실천하여 성공하라는 말입니다. '열정과 목표'의 의미는 자신의 꿈을 찾아 목표를 정하고 목표를 열정으로 승화시키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열정이 있는 사람들과 함께 하고, 부정적인 사람들이나 그들의 영향력은 피하라는 것입니다. '행동'의 의미는 두 말할 필요가 없을 듯 합니다. 당장 시작하고, 지금 당장 행동하라는 의미입니다. '코믹 릴리프'란 자신이 하는 일에서 재미를 찾고 웃을 수 있는 사람이 되라는 말입니다. 자신의 상황에서 좀더 밝은 측면을 찾고 그것을 세상과 공유하라는 의미이고, '신뢰'는 자신과 자신의 팀과 자신이 섬기는 신을 믿는 법을 배우라는 말입니다. 그러한 신뢰가 없다면 이 모든 것이 시작하기도 전에 종료된 것이나 다름이 없다는 자각과 함께......

  여러가지 격언과 자신의 관찰과 경험 등을 통해서 만들어 낸 이러한 임팩트 코드에서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실천하는 것, 즉 임팩트 코드를 자신의 삶에서 작게나마 실천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자도 당장 엉덩이를 들고 실행하라고 외칩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 책의 내용도, 그리고 임팩트 코드도 모두 다른 자기 계발서와 다른 바 없는 선반 개발 (shelf development)의 훌륭한 실례가 될 뿐, 삶에 아무런 변화도 효과도 일으키지 못할 것이라고 경고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임팩트 코드에 생명력을 부여하는 여섯가지 방법을 제안합니다. 매일 자신의 방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감시하고, 매주 내가 누구의 삶에 영향을 미쳤는지 자문하고, 매년 하루 정도 시간을 내서 자신의 삶에 부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사람에 대해 생각하고 그 영향력을 줄이기 위한 행동을 계획하라는 것. 그리고 가장 가까운 친구 세 명에게 일년간의 우정이 그들에게 도움이 되었는지 묻고 변화를 꾀하고, 전폭적인 신뢰의 눈빛으로 사람들을 관찰하고, 자신의 삶을 위한 모든 행동들을 소중하게 생각하라는 것입니다.  

 저자는 '임팩트 코드'를 통해 우리가 행복하고 가치있는 삶을 사는데 도움이 되는 여섯가지 방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임팩트 코드를 실천하는 것에 순서가 있는 것이 아니고, 이것이 어떤 규칙을 말하는 것도 아닌 삶의 방식에 대한 것들이라는 말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행동하는 것이 중요한 부분이 됩니다. 행동한다는 것은 실제로 삶에 변화를 가져오기 위한 필수 조건이겠지요. 책장을 덮으며 책을 두번 읽으라고 제안한 저자의 당당함을, 행동하지 않을 거면 책을 읽지 말라던 불손함의 의미를 새기며, 두번째 읽기는 조금씩 좀더 마음에 새기며 읽어볼 참입니다. 그리고 이 책에 대한 호불호의 평가는 그때 내려도 늦는 것은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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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를 이끈 아름다운 여인들
해리스 로젠블라트 지음, 최진성 옮김 / 눈과마음(스쿨타운)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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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브(하와), 사라, 리브가, 레아와 라헬, 유다의 며느리 다말, 드릴라, 미갈, 아비가일, 밧세바, 압살롬의 누이 다말, 시바의 여왕, 이세벨, 룻과 에스더, 그리고 아가서의 술람미. 이 책이 다루고 있는 성경속의 여인들입니다. 물론 이외에도 라합이나 드보라 등의 성경속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여인들도 있습니다. 저자가 이런 여인들의 삶을, 성경에 쓰여진 대로의 경건한 신앙과 정숙한(?) 여인상에 갇힌 모습에서 탈피하여, 한 가정의 아내와 어머니 그리고 성정을 가진 한 여인으로서의 모습을 그리려고 노력한 결과가 아마도 이 책의 내용이라고 해야할 것 같습니다. 남성 중심의 사회에서 지혜롭게 자신들의 뜻을 펼치고 관철시켰던 여인의 모습, 그리고 자신의 어려운 환경에 그대로 낙망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자신의 환경을 바꾸어 가는 여인의 모습을 긍정적으로 들여다 볼려는 저자의 노력이 여기저기 많이 보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뭇 남성들의 이야기에 부수적으로 등장하는 조역이 아니라, 한 개인으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가진 여인으로서의 그들의 모습을 그리고 이해하려고 한 저자의 노력이 이 책의 중요한 장점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하는 부분입니다.

 성경속에서 등장하는 다양한 여인들의 모습은 대부분 능동적인 존재로 이해되기 보다는 수동적이고 나약한 존재로서 이해되곤 합니다. 그리고 당시 사회가 남성중심의 가부장적인 사회였기에 당연히 성경속의 이야기와 사건들이 남성중심적으로 이해되고 기록된 면이 많은 것이 사실이지요. 예외적으로 라합이나 드보라와 같이 자신의 결정과 계획과 추진력으로 일을 처리하고, 리더십을 발휘한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의 삶이란 것이 남성들에 의해 가려진 삶의 모습들인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신앙적인 의미에서 중요한 것은 모두의 삶속에 하나님의 인도함이 있었다는 것과 또한 그들의 사회에 주어진 하나님의 계명이 엄연히 존재하였다는 사실이겠고, 그러한 사회의 안정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와같은 남자와 여자사이의 질서도 필요하였겠지만 말입니다. 그래서 저자는 성경속 여인들의 그러한 생략된 삶을 심리학과 여러가지 상상과 추론들로 채우며, 그 여인들의 삶을 색다르게 해석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책을 읽어가다 보면, 내가 기존의 성경을 읽으며 생각했던 여인들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의미를 저자가 부여하기도 하고, 현대의 기준으로는 용납하기 어려운 도덕적인(?) 부분에서의 문제들도 가볍게 이해하는 어투로 넘어가는 부분을 보면 조금은 당혹스러움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선악과를 따먹은 이브이 행동을 영원한 생명보다는 자신의 호기심과 자아를 찾는 과정으로 해석한 부분이나 아브라함과 함께 험난한 믿음의 조상으로서의 여정을 같이 했던 사라의 존재를 독립적인 강인한 여성의 모습으로 이해한 것, 룻이나 에스더의 결혼을 위한 노력을 미약하기만 했던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긍정적인 측면으로 해석한 것, 가족을 떠나 이삭의 집으로 온 리브가의 결단과 야곱에게 축복을 가로채도록 공모한 것을 신앙의 조상으로서의 유산을 후대에 물려주기 위한 현명한 선택으로 이해한 것, 다말이 자신의 시아버지의 아이를 임신한 것을 구석에 몰린 사회적 약자가 가족과 종족의 번영을 위해 진취적으로 자신의 삶을 개척한 것으로 평가한 것, 라헬과 레아의 아이 낳기 경쟁을 통해서 그들의 깊숙한 여인으로서의 심리적인 측면들까지 읽어내기 위해서 노력한 것 등 많은 부분에서 신선한 시각을 제공하고 적극적으로 그녀들의 삶을 이해하고자 하는 관점을 제공한 것에 대해서는 분명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만한 부분이라 해야겠지요.

 성경에 기록된 모든 인간의 삶은 하나님의 역사하심이라는 측면에서 먼저 이해가 되어야 할 부분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본다면 이 책이 다루는 많은 부분, 특히 성경에서는 전혀 언급되지 않은 여인들의 심리적인 상태나 생각, 의도 등을 표현한 많은 부분들은 저자의 삶과 배움에 기초를 둔 소설적인 요소가 강한 내용이라고 해야겠습니다. 그래서인지 신앙 안에서 역사적인 사실의 기록인 성경과 저자가 거기에 버무려 넣은 소설적인 요소들이 섞이면서 신앙의 울타리가 무시당하는 느낌이 드는 것도 사실입니다. 아마도 신앙적인 가치가 우선시 되기보다는 한 사람의 여인으로서의 그들의 삶에 촛점이 맞추어진 연고일겁니다. 하지만 가부장적인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고통을 당하면서도 성경속의 여인들이 그러한 고통과 위험들을 때로는 강인한 정신으로, 때로는 지혜로, 그리고 때로는 여성으로서의 매력을 통해서 극복해가는 긍정적인 모습을 깨닫게 된 것은 앞으로도 두고두고 성경을 되짚어보면서 가지게 될 가치있는 유산이 될거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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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 TO READ 니체 How To Read 시리즈
키스 안셀 피어슨 지음, 서정은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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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니체.
 앞을 응시하는 강렬한 눈빛에, 덥수룩한 콧수염, 조각상을 깍아 놓은 듯한 옆모습. 그를 소개하는 책에는 항상 실려있는 그 사진을 통해 대하는 그런 모습의 강렬함이 더 먼저, 더 강하게 뇌리에 기억되어버린 사람입니다. 그의 광기어린 후반기 인생에 대한 기억들도 아마 그의 철학을 더 강렬한 것으로 여기게 만드는데 일조하였을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 그가 쓴 책들의 제목에서 느끼는 마음의 깊은 곳을 찌르는 강렬함도 있습니다. -비극의 탄생, 즐거운 학문, 이 사람을 보라, 권력(또는 힘)에의 의지, 우상의 황혼, 서광,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반그리스도 등등-
 학생때 모 출판사의 전집을 어렵고 이해하기가 어려웠지만 매 페이지 가득히 밑줄을 그어가며 오기를(?)를 부리며 읽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아마도 그의 철학 외적인 부분에서 느꼈던 강렬함에 매료된 면이 있었고, 다른 하나는 크리스챤으로서 단순히 '신은 죽었다'는 그의 선언 하나만으로 신앙생활에 금기시 되는 분위기에 대한 반발심도 있었던 듯 합니다. 신앙의 바닥이 다져지기 위해서는 그가 그리 말하게 된 것들에 대한 이해를 통해, 그의 저작들을 내 팽개칠 것인가, 아니면 다른 의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합리적인 이유를 찾는 것이 정직한 신앙이라고 생각하였으니까요. 하지만 약간의 허영심(?)과 그런 좋은 의도에서 시작된 거였지만, 철학에 대한 기초가 미약한지라, 읽으면 이해되고 기억되는 것보다는 머리속에서 그대로 증발되어버리는 것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그래서 아직도 내가 읽었다는 기억은 있는데, 그가 말한 것들에 대한 기억은 흐릿할 뿐입니다. 철학의 초보자가 한번 읽고 다 알려고 한것부터가 과욕이었겠지만, 하여간에 알려고 했지만 넘지 못하고 주저앉았다고 것이 옳겠네요. 주저앉은 이유는 어려워서라고 한다지만 더 근본적인 이유는 그의 사상을 명확하게 이해하고자 하는 의지가 부족했고, 그러하였기에 충분한 시간을 투자하여 천천히 되새김질하는 과정을 거치는 것에 인색하였기 때문이겠지요.
 
'번역은 반역이다'고 합니다. 일반적인 서적이나 소설도 그럴진대 철학서적들은 말해 무얼하겠는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내 능력이 안되기 때문에 번역된 책을 읽는 것은 그런다 치고, 이 책처럼 어떤 사람의 사상을 다시 자신의 관점에서 정리하여 독자를 이해시키는 책들은 반역에 다시 반역을 더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번역된 책이라도 철학자의 원저작을 읽는 것이 맞는 것이라는 -순전히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하지만 원저작의 방대함이나 혼란스러움, 그리고 한번 읽기를 마치고도 이해하지 못한 점 등으로 인해서 '원전의 난해함을 덜어줄 수만 있다면' 이러한 종류의 안내서들도 유용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지게 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연유로 이 책을 읽게 된것이구요. 다른 사람의 해석과 눈을 통해 다시 그를 이해하려고 한다는 것이 조금은 거리낌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지만, 내게 남겨진 원전의 난해함을 덜고, 그를 보는 눈을 높일수 있다면 다시 한번 그에 대한 이해를 위한 노력을 내 삶에 곁들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겠다는 기대로 말입니다. 
 
 차라투스트라로 대표되는 초인, 신은 죽었다는 선언이 말하고 있는 반기독교 반형이상학, 명랑성, 디오니소스적인 인간상, 신과 형이상학의 죽음뒤에 오는 허무주의,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제시된 영원회귀..... 이러한 것들이 니체의 철학을 이해하기 위한 요점들일것 같습니다. 하나같이 쉽지 않은 명제들입니다. 그래서 저자도 이러한 것들에 요점을 맞춰서 자신의 이해와 설명을 곁들여 니체의 사상을 독자들에게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문에 먼저 밝히고 있네요. 우리는 속도의 시대에 살고 있지만 니체는 느리게 읽는 것을 가르치는 자이며, 그런 연유로 그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반복해서 곱씹으며 잘 읽는 기술이 필요로 하다고. 자신에 대해 진지하게 알고자 하는 자세와 그 과제를 위해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여야 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이리 서문에 천천히 그와의 여정을 즐길것을 주문한 저자는 본론에 들어서는 니체의 핵심사상 10가지를, 니체의 저서에서 저자 자신이 고른 열 가지 아포리즘과 함께 진지하고 세밀하게 설명해가고 있습니다. 디오니소스적인 어둠과 아폴론적인 빛의 대립으로서의 세계, 절대진리나 영원한 것은 없다는 형이상학의 부정과 세상은 대립물이 아닌 하나의 승화과정 속의 현상만이 있을 뿐이라는 역사철학의 옹호,우주만물의 질서와 목적이라는 허구의 해체를 통한 신의 죽음의 선언, 진리 자체에 대한 의심, 현재와 똑같은 삶의 반복이라는 의미에서의 영원회귀, 인류를 위한 목적을 창조하고 미래에 새로운 의미를 제시하고 선악을 결정짓는 자로서의 초인, 허무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제시된 영원회귀 등이 저자가 독자들에게 하나씩 풀어가며 설명하고 이해시키기를 노력하는 주제들입니다.
 마지막 장을 덮고서도 아직도 여전히 니체라는 거인(?)은 네게 그의 모습을 다 드러내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예전의 그림자의 윤곽이 좀더 선명해진 정도라고 해야 할까요. 여전히 어렵고 난해하다는 생각이 앞서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하여 저자가 서문에 밝혔듯이 천천히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자신을 알고자 하는 진지한 열정을 보태서 다시 읽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예전보다 좀더 니체라는 거인을 알고 이해하게 되었다는데 만족하여야 할 듯 하구요.
 '나를 말을 이해하였는가?' 그가 묻습니다. 여기에 대한 나의 대답은 무엇일까요?
 '당신을 잘 읽을 수 있는 시간과 관심을 발견하겠습니다.' 저자의 서문 마지막 말로 대답을 대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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