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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의 정치 (양장) - 기독교와 정치에 관한 새로운 비전
짐 월리스 지음, 정성묵 옮김 / 청림출판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종교는 인간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에너지원이다. 하나님이 어떤 명분이나 과제를 명령하시거나 허락하신다는 확신이 드는 순간, 사람(혹은 정부나 종교단체)이 못할 일은 없다. 전 세계적으로 종교에서 비롯한 미움과 학살, 압제의 역사는 실로 엄청나다. 이런 상황을 다루는 일에 누구보다도 앞장서는 사람들이 바로 선지자들이다. / 종교를 정직하고 겸손하고 자비로운 상태로 유지시키기 위해 선지자들은 지금도 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하고 효과적인 목소리 역할을 하고 있다. 선지자들은 불의, 특히 종교의 허울을 쓴 불의의 낌새를 금세 알아챈다. 아무리 멀리 떨어진 불의도 알아챈다. 선지자들은 위선, 특히 종교적 태도를 취한 위선을 간파해 낸다. - p187. 유진 피터슨, "아모스 개관" <메시지>에서...
책을 읽는 내내 세상에서 많은 것들을 이루고 성취했지만, 예언자적인 정신과 소명을 잃어버린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과 교회에 대한 부단한 일깨움과 회심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듣게 됩니다. '신앙은 개인적이지만 사적이지는 않다'는 지적안에 담긴 목소리를 통해,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적인 영역에 갇혀버린 신앙인들과 교회의 모습으로 인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빚어지고 있는 갈등의 소리를 새삼스럽게 듣게 되고, 그러한 갈등의 근본 원인이 어디에 있었는지 다시금 생각하고 깨닫게 됩니다. 공적인 영역에서까지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적인 신앙을 탈피하지 못하고 그것을 자랑스럽게 들이대며 자신의 종교를 은연중에 과시하거나 최소한 포장할려고 하였던 결과물들로 인한 소란스러움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는지..... 새로이 기독교인 대통령이 들어섰다고 교회가 무슨 큰 면류관을 얻은 듯이 -실제로는 사회와 국가에 대한 더 큰 의무와 책임이라는 짐을 진 것임에도 불구하고- 내심 그 뒤로 줄서기를 하느라고 잃어버린, 다윗의 죄악을 책망하며 하나님의 단호한 말씀과 의를 설파하기를 마다하지 않았던 나단 선지자와 같은 -하나님 편에 서서 권력자와 세상을 책망하기를 마다하지 않았던- 그러한 살아있는 정신의 상실이 가장 큰 문제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이르게 됩니다. 물론 이러한 지적은 우리 교회와 신앙인들에게 꾸준히 지적되어 오던 문제였고, 요즈음은 좀더 직설적으로 지적당하는 것이긴 하지만, 이러한 과정이 다시 한번 각성하기를 바라는 하나님의 책망의 손길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정치와 종교.... 현대의 민주국가에 이르러서는 이 두가지가 당연히 분리되고 서로를, 특히 종교가 정치에 관여하는 것에 대해서는 금기시 되고 있는 것이 엄연한 사실입니다. 물론 국교를 가지고 강제하는 나라들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그러한 것이 일반적인 모습은 아니라 하겠습니다. 하지만 형식의 문제를 떠나 실질적인 내용의 문제로 넘어간다면 이러한 이야기는 상당히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겠고, 이 책은 그런 면에서의 하나님과 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즉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 세상에서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라는 고민에서 시작하여. 우리 사회와 정치적인 이슈와 문제들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하고, 의견을 표출하고, 자신의 뜻을 이루어 나갈 것인지에 대한 실천적인 고민과 그 과정을 담은 책이라고 하겠습니다. 예를 들어 설명한다면 대통령이 '내가 기독교인이니까 교회에 많은 지원을 하고 편의를 봐 주라'라는 식의 단세포적이고 지극히 사적인 모습이 신앙의 표현이 아니라-실제로 이러지는 않았겠지요-, 공적인 영역에서의 여러 사회 문제와 정책들에 신앙인으로서의 자신의 가치를 어떻게 반영하고, 의를 이루어 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말하는 책이요, 각개 신앙인들의 경우라면 어떻게 복음을 전하고 사람들을 전도할 것인가 하는 신앙적인 면에 대한 것이 아닌, 국가의 정책이나 사회 문제를 대할 때 자신의 신앙적인 가치관을 어떤 형태로 반영하여 표현하며, 그러한 의견의 기초가 될 신앙적인 기반은 어떤 것이어야 하는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저자의 주된 목소리는 현재 미국의 부시 대통령이 들어선 이후로 빚어지는, 말로는 여러가지 신앙적인 가치를 들먹이며 하나님의 선을 이야기 하지만 실제로 성경의 관점에서 보았을 때 발생하는 여러가지 영적인 가치와 정치 영역의 갈등과 바르지 못함에 대한 것들입니다. 그 주된 부분은 9.11 사태로 촉발된 테러와의 전쟁과 이라크 전쟁에 대한 바르지 못함에 대한 책망, 그리고 부자들을 위한 정책 등에 대한 비판 등인데, 여기서 눈여겨 보아야 할 것은 저자 및 그와 함께한 이들이 교회와 신앙안에서만 자신의 의견을 소극적으로 개진하고 반대한 것이 아니라, 성경의 말씀과 정신에 기초한 적극적인 대안을 마련하고 그것들이 현실이 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노력하고 현재까지도 포기하지 않고 하나님의 올바른 목소리가 전해질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는 면이라는 생각입니다. 즉 신앙안에서의 하나님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공적인 영역에서 하나님의 의가 이루어지는 것이 무엇이고, 어떻게 이루어갈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의 예를 보여주는 면이 현재의 우리 교회와 신앙인들이 부딪힌 벽을 보는 신앙인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의 노력과 각성이 부족했던 부분에 대한 깨달음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자가 이야기하는 현대에 이르러서 성경이 말하는 공적인 의를 이루기 위한 예언자적인 삶을 산 표본으로 꼽는 현실 정치인들로는 남아공의 만델라 대통령, 미국의 링컨 대통령과 마틴 루터 킹 목사, 인도의 간디 등을 들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러한 이들의 삶과 이상을 바라보노라면 우리의 종교가 무엇이든, 우리의 가치가 무엇이든 모두가 그들의 생각과 행동에 존경을 표할 수 있는 이유가 되는 것은 바로 그들이 추구한 이상이 인류가 소원하는 평화와 사랑, 자유와 평등 등의 소중한 이상과 합치하는 것이었고, 또한 그들의 삶이 그러한 이상을 이루기 위한 고뇌와 투쟁, 그러면서도 하나님이 말하는 의와 동떨어지지 않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물론 앞의 예에서 간디의 경우는 기독교라는 종교의 관점에서는 예외가 될 수도 있겠지만, 그 안에 담긴 정신이라는 맥락에서는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고 생각됩니다.- 하지만 그러한 현실속의 정치인의 예를 차치하고서라도, 차분히 생각하고, 다시 성경을 들여다 본다면, 하나님이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성경에 수도 없이 언급되고 있고, 그 일례로 미가 선지자를 통해 우리를 향해 이리 말씀하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사람아 주께서 선한 것이 무엇임을 네게 보이셨나니 여호와께서 네게 구하시는 것이 오직 공의를 행하며 인자를 사랑하며 겸손히 네 하나님과 함께 행하는 것이 아니냐 (미6:8)
어찌보면 저자가 말하는 공적인 영역에서도 살아있는 영적가치의 발현이라는 것은 바로 이러한 말씀의 실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리 간단한 말씀 속에 다 담겨있는 오묘한 깊이는 사람이 다 할 수 없는 것일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것이 아니라면 자신의 욕심에 마음을 빼앗겨, 내가 하나님 편에 서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내 편으로 줄세우기한 지극히 사적이고 개인적인 신앙으로 인한 것은 아닐는지.... 저자의 목소리를 통해서 우리의 사회와 정치와 경제 문제에 이르는 공적인 영역에 적용되어야 할 하나님의 말씀과 영적 가치들에 대한 선지자적인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의미있는 책이었습니다. 이러한 책들과 계기를 통해서 살아계시는 하나님, 의로우신 하나님, 모든 이를 사랑하시는 평화의 하나님이 또한 (개인으로서의) 나의 하나님 임을 나를 비롯한 모든 신앙인들이 붙들수 있었으면 합니다. 또한 그러한 깨달음을 통해 신앙인들이 그 분의 편에 서서 세상을 변화시키고, 소경이 보고 귀머거리가 들으며, '나라와 나라가 칼을 들고 서로를 치지 않'고 '다시는 군사 훈련을 하지 않'고, 어린아이가 독사굴에 손을 넣어도 물리지 않는 해됨도 없고 상함도 없는 진정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 충만한 세상을 선포한 이사야의 이상을 우리의 현실에 심어가는 작은 밀알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Am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