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독을 끝내고 두 시간 정도 집을 비워야 한단다.

그래서 산행이나 가야지 하고 시장길을 뚜벅 뚜벅 걸어서 올라가다가 문득

옆으로 고개를 돌리니 디지털 도서관에는 사람이 많았다.

나도 모르게 문을 열고 신문 두어 개를 본 후에 녹색평론을 훑어보다가

2층으로 올라가 열람실에서 어떤 책이 있나 구경하다가

이 책을 발견했다.

그리고 집에 와서 찾아보니 품절. 어디에서도 구할 수가 없었다.

어쩔 수 없이 다시 가서 대출을 해와야했다.

아, 좀 관심가는 책은 왜 이렇게 절판된 것이 많을까?

대중성이 없어서 상품으로서의 가치는 떨어지지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가치를 가진 책들이

언제쯤 사람들의 눈에 띄어서 다시 출판될까?

오늘,

다석 류영모 선생님의 도덕경 해석인 "빛으로 쓴 얼의 노래 노자"란 책을 구했다.

이를 어쩌지?

잃어버렸다고 하고 돈으로 물어내면 좋겠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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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여우 2006-02-09 19: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잃어버렸다고 하구, 현금으로 차액을 변상하는 겁니다.
이만한 일은 부처님도 이해하실겁니다. 호호

달팽이 2006-02-09 1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렇지요..?헤헤..

비로그인 2006-02-09 2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도 되는 건가요?? ㅎㅎ
나도 한번?

달팽이 2006-02-09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번 해보세요..ㅋㅋ

혜덕화 2006-02-09 23: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런 방법도 있군요. ㅎㅎ . 하지만, 책은 여러 사람이 보도록 해 주는게 책에 은혜갚는 거 아닐까요?

돌바람 2006-02-10 00: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를 어쩌지?에서 크게 웃었습니다. 고등학교 시절 저도 도서관 책을 보며 속으로 많이 갈등하던 구절이라. 책도둑은 도둑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몇번 훔치기도 했더랬습니다. ...그래도 혜덕화님 말씀처럼 하시는 게 어떠실까 합니다. 책의 형태는 좀 다르지만 복사를 하는 방법도 있고 하니...

달팽이 2006-02-10 08: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그렇지요? 혜덕화님, 게다가 돌바람님까지...
헌책방을 좀 돌아다녀봐야죠..
원래 귀한 것 치고 쉽게 얻어지는게 별로 없더군요..
 

  처랑 같이 영화보러 간지가 언제인지 모른다.

그래서인지 오늘은 아무말않고 하자는대로 하기로 했다.

서면에서 무봤나 촌닭에 맥주 한 잔 걸치고

녹차 아이스크림으로 입에서 기름기를 뺀 다음

왕의 남자를 보러 CGV로 갔다.

광대의 삶에 미친 두 남자와

어머니의 죽음과 그 상처 속에서 자라난 왕의 광기

광대의 광기와 왕의 광기는 만난다.

그 광기는 피를 부르고

장생이는 왕의 광기를 세상의 광기를 조롱하다가 눈을 잃는다.

비로소 광대놀이에 대해 깨달음을 얻는다.

잃은 두 눈을 통해서...

어쩌면 인생도 하나의 광대놀이라는 사실을 말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그것을 깨달으면 즐길 수 있는 인생...

어쩌면 마지막 순간엔 그 모두가 깨달음 속에서 모든 인생을 주어진대로 즐기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 것은 왜일까?

이젠 광기도 피도 상처도 슬픔도 질투도 아픔도 놀이가 된다.

한바탕 놀이로 주어진 인생길을 걷고나서 웃음으로 돌아볼 수 있는 놀이...

나는 오늘 영화를 보았다.

아니 나는 오늘 하루의 영화를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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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6-02-07 08: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왕의 남자 보고 싶었는데 친구랑 같이 가서 봐야겠어요....
아니면 혼자가던가....

달팽이 2006-02-07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보시고 글을 올려주세요..

파란여우 2006-02-07 1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직 시윤이 동생이 태어나지 않았군요
전 기다렸다가 OCN에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한 발 늦는 삶. 촌로가 다 되어가는 듯한 느낌입니다. 우하하하^^

달팽이 2006-02-07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돌아온 영화 또는 다시보는 영화에서 보셔도 무방합니다.
벌써 고목 한 그루와 따스한 햇살이 생각나는군요..ㅎㅎㅎ
 

  달이 둥그렇게 차오르기 시작하면 아주 오래전부터

내 마음은 늘 같이 차오르곤 했었다.

달빛이 온 우주에 비치면

나뭇잎도 들판도 산등성이도 모두 밝아지곤 했다.

사람사는 모든 집과 아파트의 창에 담겨진

달빛은 무수한 사람들의 동공을 통하여

가슴으로 스며들곤 했다.

어머니는 언젠가 말씀하셨다.

내 태몽을

꿈 속에서 갑자기 주위가 은은하게 밝아오더니

커다란 달이 어머니의 품으로 들어왔다고 했다.

태몽때문이었을까?

달이 차오르면

나의 마음도 함께 차오른다.

아니 차오른다고 말하기보다는 투명해지는 것을 느낀다.

달은 어려서부터 늘 나에겐

동경의 대상이었다.

보름달과 설날은 쟁반같은 달처럼 풍성하고 기다려지는 날이었고,

달 밝은 겨울밤에는 늘 친구들과 어울려 쥐불놀이나 술래잡기를 하였고

언 냇가에서 썰매를 달리기도 하였다.

이젠 달 밝은 밤에는 친구들과 술을 마시며 달을 구경한다.

잔 속에 달빛을 담가서 마시는 흥을 그 무엇과 견주랴

값진 말로서 마음 깊은 이야기를 나누는 밤에

달이 있다면 더 무엇을 바랄까

달이 차면 게살이 빠진다고 한다.

그래서 그믐에 잡은 게가 맛있다고 한다.

달은 그렇게 게를 텅비게 한다.

그 달은 우리 마음도 텅비게 만든다.

그 텅빈 가운데

둥근 달이 드리우는 빛으로 온 세상은 소통된다.

우리 마음의 달도 그렇게 떠오른다.

"오직 마음의 달이 높이 떠올라

온 우주를 비추니

이것이 또 무엇인가 "하고

경허스님은 말씀하셨다.

달은 깨달음을 상징하기도 한다.

보름마다 비었다 차는 달의 주기를 따라

우리들의 마음에도 세상은 담겨졌다가 사라진다.

내 마음과 외부를 소통시키는 그 자리

내 마음과 달이 우선 소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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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덕화 2006-01-16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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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낙조가 보고 싶어

차를 몰아 서해로 가는 길에

서해대교 높은 아치에 걸렸던 해가

지금 대교의 구조물 안에 들어 있다.

지글지글 끓는 해를 담은 대교에서

나는 그를 향해 달린다.

아! 어쩌랴

해가 사각쟁반에서 벗어나

떨어진다.

그런데 바다보다도 먼저

구름이 삼킨다.

아 아!

쟁반속에 든 해를

한 번 더 보았어야 하는데...

 

                                             1월 6일 서해대교에서 일몰을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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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바람 2006-01-12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월 7일 서해대교에서

달팽이 2006-01-12 2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헉, 내가 봤던 바로 그 풍경인데...
돌바람님, 감사해요..

혜덕화 2006-01-13 04: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사진을 보니 돌섬에 일출 보러 갔었던 일이 떠오릅니다. 서해쪽을 여행하셨나봐요, 엉뚱하게도 일몰 사진 보면서 여수의 굴구이가 먹고 싶어지네요.

달팽이 2006-01-13 10: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혜덕화님 저도 여수 돌섬의 일몰이 기억나군요..
요즈음 잘 지내시죠..?
 

그대여 잘 지내는지

이토록 괴로운 거리를

그대와 나 사이에 두고

황량한 마음의 겨울을 맞노니

생각하려 하지 않아도

마음에서 잊혀지지 않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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