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몽드 세계사 2 - 세계 질서의 재편과 아프리카의 도전 르몽드 세계사 2
이주영.최서연 옮김,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기획 / 휴머니스트 / 2010년 7월
평점 :
절판


교보등 대형 서점에 가면 두툼한 세계사와 같은 책들이 있는 코너가 있다.잡지만한 크기에 대체로 양장본등이 많고 가격도 비싸 얼른 손이 안가기는 하지만 이 코너의 책들이 상당히 수준이 높다는 생각은 늘상하는 편이다.

예전에 이 코너에서 봤던 책들중의 하나가 재 작년에 나왔던 바로 르몽드 세계사1이 었다. 상당히 많은 수-대략 200개 정도가 되지 않나 싶다-의 지도를 곁들인 핵심 키워드를 통해 지금도 끊임없이 만들어지고 있는 세계의 역사를 한눈에 보여주는데 현대 세계의 이면에 도사린 사실과 진실, 모순과 전망을 넘어 대안과 해법을 제시하는 책이었는데 세계사 책임에도 특이하게 이런류의 다른 책들과는 달리 지도와 그래픽 도표를 이용해 종합적으로 분석해서 경제와 생태, 무역과 군사활동, 환경과 사회운동, 역사와 인간의 갈등에 대한 새로운 인식을 가르쳐준 책이다.

그리고 2년이란 시간이 흐른뒤 드디어 르몽드 세계사 : 2. 세계 질서의 재편과 아프리카의 도전가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이 책은 앞서 나온 르몽드 세계사1: 우리가 해결해야 할 전 지구적 이슈와 쟁점들이 가지고 있던 현대인이 꼭 읽어야 할 세계문제 해설서이자 시사사전이며, 국제사회를 이해하는 데 가장 훌륭한 책이라는 장점을 고스란히 잇고 있다.
이책은 아직도 세계를 좌지 우지하는미국 중심의 시각 또는 미국을 통해서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인류 보편의 가치인 인권, 민주주의, 평등, 박애주의 ,환경보전, 반전평화등을 옹호-이런 시각은 현재 한국의 사상적 스펙트럼 분류에 따르면, 좌파적이라고 할 수 있다-하는 새로운 관점으로 현대 세계를 읽는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류의 책에서는 흔히 볼수 없는 각종 통계와 자료, 그 자료 이면에 담긴 시공간의 역학관계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게 한 지도와 그래픽 자료가 풍부히 실려 있다 점이다.그런데 한가지 알아두어야 할 점은 르몽드 세계사2의 국내 제목은 세계사로 나오지만 이 책은 사실은 과거에 있었던 일이 아니라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을 다룬 지도책으로 프랑스어 원제 역시 '지도첩-뒤집힌 세계(L'Atlas-Un monde a l'envers)'로 보면 자 알 수 있는데 아무래도 국내 출판사에서 지도책이라고 하면 판매에 지장이 있을까봐 세계사로 제목을 바꾼 것 같다.

보통 무슨 무슨 사라고 붙는 책들은 대게는 과거의 역사를 서술-보통 통사 형식이 대부분이다-하는 것이 보통인데 르몽드 세계사2는 세계사라는 사자가 붙는 책임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수많은 자료들과, 깔끔한 그래픽 및 지도를 톻해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국제 이슈에 대한 깊이 있는 분석, 진보적 시각을 바탕으로 한 날카로운 해석을 통해 국제사회의 각종 현안들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있다.
책속에서도 사람들에게 국제 현안에 관심을 가지고 이해시키는데 목적이 있다고 스스로 밝히고 있는데서 알 수 있듯이 현대인이 알아야 할 세계문제 해설서,시사사전으로서 보다 손쉽게 국제사회를 이해하게 해주기에 이 책 한권만 읽어도 어디 밖에 나가서 세계 현안에 대해 나름 통찰력이 있다는 소리를 듣게 해줄 것 같다.

그리고 책의 일반 잡지 만한 크기여서 그런지 책 구성도 한가지 사안에 대해 좌우 두 페이지에 그래픽과 지도 및 그에 대한 해설로 구성되어 있어 일목 요연하게 내용이 머리속에 들어오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반대로 단점이라면 역시 크기와 무게로서 가볍게 들고 다니면서 읽을 수는 없다.

'세계질서의 재편과 아프리카의 도전'이라는 부제가 달린 르몽드 세계사2는 서구중심의 헤게모니가 다중심주의로 바뀐 모습을 조명한 1부와 군사강대국이면서도 세계 제1의 채무국인 미국,서서히 강대국 대열에 합류하고자 하는 중국과 인도, 만화로써 세계를 재패하고 있는 일본및 이란 등 현재 이슈가 되는 주요 국가들에서 바라본 세계의 모습을 그린 2부, 지구온난화 문제와 분쟁지역을 살펴본 3부와 4부, 현재의 세계질서 재편을 통해 전환점을 맞이한 아프리카를 집중적으로 다룬 5부 등으로 구성됐어 있는데 이 책은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경제위기가 전 세계에 미치는 영향, 헤게모니의 이동과 다극화, 물과 석유, 세계화 논리의 이면과 자본주의의 위기, 인터넷 버블과 녹색 버블, 무기와 핵확산, 분쟁과 난민, 친디아의 급부상, 아프리카의 상처와 희망, 험난한 북-미 관계 등 지구촌의 거의 모든 현안들에 관한 최신 팩트(사실)와 통계 자료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면서 핵심 사항을 찌르고 있다
또한 '세계질서의 재편과 아프리카의 도전'이라는 부제답게 이 책은 아프리카가 1989년~1999년 사이에 시도한 민주화를 위한 다양한 노력들이 실패함으로써 또다른 위기를 맞고 있다고 진단하는데 책속에서는 분쟁, 에이즈, 경제 불균형, 빈민과 종족 갈등 등의 아프리카의 현실과 이를 딛고 민주화를 통해 재도약하려는 노력, 마지막 남은 개척의 대륙을 향한 강대국들의 노림수 등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다루면서 분배의 정의가 아프리카 대륙 또는 한 국가 안에서 이루어져야 함으로 조심스럽게 제안하고 있어 중앙아시아나 아프리카 문제들에 대해 굉장히 무관심한 국내의 시각을 수정하는데 상당히 많은 도움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국내에서 출판되어서 그런지 몰라도 특이하게도 별도 추가 기획해 실은 6편의 한국어판 특집글을 들 수 있는데 각 부마다 한국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관련 주제들을 선별해 1∼2편의 한국 집필진의 글을 실음으로써 ‘한국의 시각에서 바라본 세계’를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는 점이다.

르몽드 세계사2는 언젠가부터 우리가 원하든 원치 않든 우리 내부속으로 깊이 스며든 미국의 코드에 맞춰 현실을 받아들이는 이른바 강대국인 미국 중심의 세계관에서 벗어나 보다 넓은 시야에서 사물을 바라보며 생각하도록 만들어 주고, 세계화가 낳은 문제점을 조목조목 드러내 실상을 알리고 대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다양한 국제 이슈들을 시각적인 그래픽 자료들과 더불어 알기 쉽게 풀어주고 있기에 세계 변화의 흐름을 읽고 또한 스스로를 되돌아봄으로써 '포스트 아메리카 시대'에 대비해야 하는 우리에게 이 책은 그 좋은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라고 여겨진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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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지처참 - 중국의 잔혹성과 서구의 시선 동아시아와 그 너머 1
티모시 브룩 지음, 박소현 옮김 / 너머북스 / 2010년 4월
평점 :
품절


혹 능지 처참이란 단어를 아는지? 이 단어를 기억하는 분중 많은 분이 아마도 용의 눈물에서 태종 이방원이 역적 모의를 한 이들을 처벌하고자 할시 굵직한 저음으로 이 단어를 내 뱉는 것을 기억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난 특이하게도 김용의 무협지 벽혈검에 나오는 원승지의 아버지 원승환-원승지는 소설속 인물이지만 원승환은 명말 산해관을 지키던 명나라의 장수인 역사적 인물이다-이 능지 처참을 당했다고 본 기억이 난다.

그런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사진을 절단-보통은 사지를 매단 밧줄을 소나 말이 끌어서 절단-하는 것은 능지 처참이 아니라 거열형이다.능지 처참은 대역죄나 패륜을 저지를 죄인을 기둥에 매단후 회를 뜨듯이 살점을 베어내는데 출혈과다로 죽지 않도록 조금씩 베어내며 대략 2~4천번를 베어낸다고 하는 최악의 형벌이다.
내기억에 명의 멸망을 다룬 중국 드리마에서 원승환을 능지 처참하는데 고통으로 죽는 것을 막고 서서히 죽게 하기 위해 특별히 조제한 비법 약제를 몸에 바르는 장면까지 나온다.
능지 처참형은 원나라 시대에 만들어져서 명나라를 거쳐 청나라 말엽까지 행하진 형벌이지만 이제는 사라져서 중국인들도 잘 모르는 형벌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중국인도 이제는 잃어버린 형벌인 능지 처참을 오늘날 다시 되살린 책이 있으니 바로 티모시 브록의 Death by a Thousand Cuts(능치 처참)이다.
이 책은 사람을 산 채로 칼로 여러 부위를 베어 죽이는 형벌인 능지 처참의 잔혹하고 끔찍하고 고통스러 면만을 소개하는 것이 아니라 원나라 시절부터 능지형이 폐지된 청나라 말엽(1905년)에 이르기까지 중국의 고문과 처형의 역사, 이미지, 그리고 그 법률적 맥락을 추적한 최초의 책으로 책의 전반부는 중국 형벌의 역사를 다루고, 후반부는 주로 중국의 처형에 대한 서구의 집착을 다루고 있다.

책의 도입부부터 매우 충격적인데 실제 1904년에 한 대가족을 살해한 살인자 왕 웨이친이 능지라 불린 극형으로 마지막을 처형된다.책속에는 왕 웨이친의 잔혹한 처형 장면이 등장하는데 솔직히 그 강렬하고 잔혹한 사진을 오래 바라보기가 힘들 정도로 보는 사람을 불편하게 만든다.
이 사진은 솔직히 능지 처참에 대한 강한 인상을 주어 중국의 형벌이 매우 잔인하고 야만적인 처형 수단이라는 것을 임팩트 있게 보여준다.
왕 웨이친의 처형은 20세기 초 능지형이 폐지되기 직전 거의 마지막으로 집행되었고 중국인의 기억 속에서 희미해졌지만,의화단의 난 이후 중국에 몰려든 서구인들에 의해 그 끔찍한 장면이 촬영되어 서구 사회를 떠돌면서, ‘중국적 잔혹성’ 혹은 ‘동양적 야만성’을 상징하는 기호로 다시 재생산되게 된다. ‘

아마도 이 사진을 찍은 사람은 능지 처참을 당한 왕 웨이친이 무슨 범죄를 저질렀는지 그리고 이 처형이 뜻하는 바가 무언지 아무런 맥락과 이해없이 그저 죄인이 고통의 겪는 순간을 신기한 마음에 사진을 찍었을 것이다.
중국의 대명률에 의하면 능지 처참은 대역죄에 인륜에 반하는 패륜죄에 처단하는 형벌이다. 왕 웨이친은 12명의 대가족-그중에 가장 나이가 어린 아이는 3살이다-을 죽인 유교의 인륜을 저지른 패륜아로 능지처참은 죄인에게 신체적 고통을 가해 죽인다는 개념 보다는 신체를 훼손함으로써 당시 유교적인 중국 사회의 전통과 가치의 기준에서 가장 불명예스러운 죽음을 죄인에게 주고 이를 보는 사람들에게 죄에 대한 무언의 경고를 주었던 것이라고 생각된다.능지 처참은 신체발부는 수지 부모라는 전통적 가치관의 개념이 도입되어 죄인에게 부모에게 물려받은 육체를 조각내서 훼손함으로써 전통 유교 사회에서 광범위하게 적용되는 가치관을 훼손하여 단순한 육체적 죽음이 아닌 영혼의 죽음을 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 의화단의 난을 통해 중국을 침략했던 제국주의 서양인들에 눈에서 보면 능지 처참은 중국의 법제와 사회문화적 이해가 전혀 없는 상태에서 잔혹한 중국(동양)이라는 이미지-중국에는 사람을 난도질하는 야만인들이 살고 있으므로 야만인을 문명화시켜야 한다는 구실이 된다.- 는 중국을 서양인들에 의해 계몽시켜야할 대상으로 인식함으로써 대중을 선동하게 하여 중국을 침략하는 제국주의를 합리화하는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다.
사실 서양에도 중국의 능지 처참에 몾지 않는 잔인한 형벌들이 무척 많았다.게다가 대역죄와 패륜죄와 같은 동양에서는 최고의 범죄에 능지 처참을 시행한 반면,서양에서는 단순히 마녀나 이단이라는 의심만으로 무서운 고문과 처벌을 자행했던 것이다.


<중세 유럽의 고문도구들-능지 처참 못지않은 잔인한 형벌 도구들이다>

솔직히 중국의 사형제도에 대한 비판이지만 우리 역시 대명률을 받아들였기에 조선에서도 능지 처참이 시행되었다는 기록은 있으나 그 형벌에 대한 자세한 기록은 없는 편이므로 서양인의 이런한 동양인을 야만시 하는 편향적인 시각은 우리 역시 불편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 책 능지 처참의 저자는 이런 편향된 서양인의 시각을 배제하고 다양한 증거-법률, 정치, 역사, 문학, 사진 등-를 참조하면서 2장에서는 중국의 형벌의 역사를 개관하고 3,4장에서는 요대(遼代)와 송대(宋代)로 거슬러 올라가 능지형의 불분명한 기원을 추적하고, 명청대(明淸代)에 와서 능지형이 꽤 빈번해졌던 배경과 내용을 살펴본 다음 20세기초 능지형이 폐지되는 과정까지를 밝혀본다. 5장에서는 중국의 종교적 상상에 나타난 육형과 육형의 민중적 수용을 고찰하는 학문적인 시각을 보여준다.
그러면서 저자는 서양인들 뿐만 아니라 현재의 중국인들마저 잔혹하고 미개하다고 여기게 된 능지 처참과 같은 과거 중국의 형벌은 정말 야만적이고 비 윤리적이었냐는 데 대해서 저자는 아니라고 단언하고 있다.
실제로 중국의 '능지처참'에 놀라움과 우려를 나타내며 비판을 가했던 서양인들마저 죄의 경중에 따라 형벌을 차등해서 적용하는 중국의 법률 법률 체계에 대해서는 단 수건 한장을 훔쳐도 사형에 처했던 서양과 달리-이건 올리버 트위스트에도 나오는 내용이다.19세기 전반까지 영국에선 손수건만 훔쳐도 교수형이었다- 좋은 점이라 말하면서 잔인하고 비인간적이라는 중국 법 체계에 대한 선입견에 반해 죄인의 사정에 따라 선처를 베푸는 등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기도 한다 .

능지 처참은 과거 우리 역사속에서 실행되던 처형 방법이라 우리는 서양인의 시각과 다른 생각을 가질 수 있지만 현재에 와서는 그걸 다 이해 할 수는 없을 것이다.이 책에서도 능지처참이 서구에 의해서 어떻게 왜곡되고 날조되었으며 그런 이미지를 서구인들이 어떻게 이해하고 수용했는지를 보여주고 있는데 아마 현대의 우리도 과거의 저런 형벌에 대해서는 서구인가 마찬가지의 생각을 가질 것이다.과거의 비 합리적인 사고에 대해서 현재의 우리가 그것을 나쁘다고 무조건 비난할 수만은 없다.다만 당시의 가치관에 대해서 이해는 하지만 그것을 현재에 받아들일 필요는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학술적으로 능지 처참이라 형벌에 대해 역사적인 맥락과 더불어 그에 대한 서구인이 편향적 시각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이 책은 이미 지난간 역사의 한 모습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지만 솔직히 이런 종류의 야만적인 형벌을 다룬 책은 아마 몇몇 독자들외에는 잘 읽히지 않을 것으로 여겨진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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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권의 한나라 이야기 1 - 진시황과 이사 - 고독한 권력 김태권의 한나라 이야기 1
김태권 글.그림 / 비아북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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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대한 민국에서 만화는 아이들의 학습 열의를 빼앗는 대표적인 악서로 몰렸던 적이 있다.특히 일본의 만화들이 무 분별하게 음성적으로 유통되면서 한국의 창작 만화와 만화가마저도 도매급으로 비판의 대상이 되었던 것이다.
일본의 경우 무수히 많은 종류의 만화가 팔리고 있는데 그 중에서 성인용 에로물 만화도 있는가 하면 만화가 아니라 교양 서적으로 분류되어 팔리는 책도 있을 정도로 만화가 상당한 수준의 지위를 차지하는데 반해 아직도 국내에선 만화란 아이들이 보는 것이라 고정 관념이 있는듯 싶다.

하지만 부모님의 눈을 피해서 킬킬 거리면 보았던 세대들이 어느새 부모가 되면서 만화에 대한 인식이 많이 바뀐듯 싶다.물론 학습 만화에 우선 국한 되겠지만 이원복 교수의 먼나라 이웃나라 시리즈나 마법 천자문 시리즈 같은 것은 거의 1,000만권 이상 팔린 슈퍼 베스트 셀러가 된지 오래기 때문이다.
그리고 어려서 만화를 보면서 자란 세대다 보니 요즘의 20~30대는 자잘한 글보다는 시원한 그림체를 좋아하는 편이다.그러다 보니 언젠가부터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교양 서적이 만화로 출간 되는 경우가 늘어났는데 내 기억에 90년 중반에 일본의 경제 상황을 다른 일본 경제 만화를 국내에 번역한 책을 헌 책방에서 본 것 같은데 이제 국내에서도 교양 만화들이 다수 출간되는 것 같다.김대중 전 대통령의 자서전이 나오기 전에 만화 김대중이 나왔을 정도이니 이제 만화도 당당히 우리 문학계에 한 자리를 찾이하는 느낌을 받게된다.

우린 나라 교양 만화의 대표적인 작가중의 한 사람이 바로 김태권인데 그는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 침공을 비판하며 중세 이슬람과 유럽의 역사를 현재 상황을 염두에 두고 재해석하여 지식만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은 만화 《십자군 이야기》를 출간 한바 있다.

그런 김태권이 이제 시각을 서에서 동으로 돌려 중국 역사의 최초의 전성기를 연 한나라에 대해서 손을 댔으니 바로 한나라 이야기다.중국을 현대적 의미에서 최초로 통일하여 황제의 발 아래 둔 나라는 시황제의 진나라 이지만 그의 사후 바로 무너졌기에 실질적 의미의 통일 왕조는 바로 한나라로 중앙집권체제와 법치사회 등의 제도뿐아니라 문화와 사상 면에서도 크게 발달시켰다. 서양 문명의 모든 토대가 로마제국에 나왔다면 동아시아의 모든 토대는 한나라에서 나왔다고 해도 크게 무리가 가지 않을 것이다.

저자는 이런 한나라를 10권 분량으로 구성할 예정이라고 하는데 뜻밖에 1권은 진시황제에 대한 이야기다.아마도 한나라를 만든 유방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자면 최초의 통일 왕국인 진나라에 대해서 언급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한나라 이야기 1권을 보면 여불위등이 나와 어디선가 이 책을 이미 읽지 않았나 하는 상당히 익숙한 감을 느끼는데 작가 자신이 초한지와 기타 중국의 고전들을 섭렵하고 썼기 때문이라고 하니 중국의 고전이나 역사에 대해서 잘 모르는 이는 보기 쉬운 만화 그림에다 작가의 철저한 고증 덕분에 중국 역사에 대한 지식을 쉽게 높일 수 있어서 좋을테지만 이미 중국 고전과 역사를 많이 읽은 사람들한테는 좀 아쉬운 감을 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이미 중국의 고전과 역사를 읽어서 잘 아는 독자들이라도 이 책은 사서 읽을 만한 가치가 충분히 있는데 그것은 바로 작가의 꼼꼼한 자료 수집과 충실한 고증을 통해 그린 그림이다.이 책의 내용도 충실하지만 특히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의복과 병기, 장식품, 머리 모양은 모두 진한시대의 화상석이나 화상전 등 생활사 자료를 연구하고 고증해 구현한 것이라고 하니 활자에서 느끼지 못한 당시 시대상을 만화라는 형식의 그림을 통해서 보다 선명하게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만화 그림위의 사진은 전국시대 청동기 명문에 있는 그림이다.작가는 이처럼 당시에 대한 상세한 고증을 하고 있는것이 이 작품의 특징이다>

<만화밑에 그림과 연관된 주석을 달아놓아 독자의 이해를 돕고 있다>

이 책의 단점이라면 아마도 바로 김태권의 그림체 일것이다.아무리 좋게 말하고 싶어도 그림체가 어색해 보이는 것은 어쩔 수가 없는데 그건 아마도 작가의 약력을 암만 뒤져봐도 미술이나 그림을 대학부터 전공-저자는 서울대 마학과를 졸업했다-하지 않고 한겨레 일러스트학교를 수료했다고 하니 일반 독자들에게 친근한 그림체는 아닐성 싶다.

<내용에 비해 딸리는 그림체가 책에 대한 흡입력을 약화시킨다는 느낌>

이 책은 저자의 한나라 역사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담긴 작품이다.이 책의 성격은 만화라는 형식을 빌린 교양서적이므로 당연히 책의 내용이 중요하겠지만 만화라는 형식상 그 그림도 딸리면 안되는데 어색한 만화체의 그림은 오히려 책을 읽는 몰입을 방해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만화와 내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인데-물론 개중에 이원복 교수같은 특출한 사람이 있기는 하다- 많은 만화가들이 스토리 작가를 별도로 두는 이유를 저자도 한번 생각해 보길 바란다.

아무튼 이 책은 중국 고전에 대해 보다 쉽게 접근하고 이해를 하겠다는 분들에게는 강추하는 작품이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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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을 위한 자본론 청소년을 위한 동서양 고전 4
김수행 지음, 칼 마르크스 원작 / 두리미디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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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의 자본론의 현재 30~50대 이상의 경우 대학 시절에 어쩌면 한 두번쯤 읽었을지도 모르는 책이다.서슬퍼런 군사 정부 시절 자본론을 읽는다는 것은 한마디로 목숨을 내놓거나 마찬가지로 위험한 일로서 이 책 한번 읽다가 감옥에 간 사람도 숱하게 있을 정도로 당시에는 불온한 이념 서적이었다.

하지만 세월에 바뀌어 민주주의 정부가 들어서고 자본론 역시 불온한 이념 서적에서 해금되어 누구나 읽을 수 있게 되었지만 이제는 반대로 소련과 동유럽의 공산주의가 몰락하게 되지 이제는 한물 간 이념으로 취급받아 아무도 안 읽는 책이 되어 버린다.

이처럼 마르크스의 자본론이 한물간 이론으로 취급받는것에 반대를 표하며 국내 마르크스 경제학의 최고 권위자인 김수행 성공회대 석좌교수가 <청소년을 위한 자본론>을 펴내게 된다.
김교수는 청소년을 위한 자본론을 출간한 이유를 아래와 같이 말하고 있다.
"지금 경제학은 위기를 맞았습니다. 주류 경제학도 비주류 마르크스 경제학도 마찬가집니다. 새로이 경제학을 재건하려면 자본주의가 어떤 사회인지를 알아야 해요. 그 자본주의를 가장 잘 설명한 것이 마르크스의 <자본론>입니다. 잘 읽고 자본주의가 이렇게 작동하는구나 작동체제를 이해해야 자본주의를 계속 발전시키든 개선하든 간에 그 아이디어가 나옵니다. 지금의 공황, 경제위기는 자본주의 체제의 문제입니다."

청소년을 위한 자본론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자본론은 무척 읽기가 힘든 책중의 하나이다.아마도 많은 분들이 이 책을 한번 쯤은-최소 한 20~30페이지-정도는 읽어 본 분들도 있겠지만 이 책을 완독한 분을 거의 없으리라고 보는데 그 이유중의 하나는 바로 엄청난 책 두께와 난해함에 있다.그리고 또 하나 자본론에 대해 대부분 들었지만 실제 읽어본 사람이 적은 이유중의 하나는 바로 레닌이 마르크스의 이론을 차용해서 그랬지만 공산주의나 사회주의 사상을 담은 책이라고 오인하는데 있다고 본다. 자본론은 자본주의에 대한 책으로 자본주의가 어떤 경제 체제인지를 과학적이고 논리적인 연구방법을 통해 분석한 책이다.

저자는 현재 대학생들이 취업 준비에 바빠서 마르크스 경제학을 이해하지 못하니 더 밑으로 내려가 청소년에게 읽혀야겠다고 생각했기에 이 책을 저술했다고 한다.하지만 현재 대입 준비만을 위해 온 정신을 쏟는 중고등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이 책을 읽을 것 같다는 생각은 솔직히 전혀 들지 않는다.만약 어떤 고교 선생님이 학생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면 아마 불온 서적을 고등학생에게 권하는 좌익 성향의 선생들이 암약하고 있다고 사회적으로 난리를 칠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청소년을 위한 자본론은 저자가 한국 마르크스학의 최고 권위자여서 그런지 몰라도 자본론의 중요한 내용을 거의 빠짐없이 수록하고 있는데 그동안 자본론이 쉽게 읽을 수 없었던 이유중의 하나인 딱딱하고 어려운 기존 용어를 쉽게 풀어 내었고 관련 사진과 그래프 등을 넣어 읽기 좋게 구성해서 종전에 자본론하면 매우 어렵고 딱딱해서 읽기 어려운 책이란 고정 관념을 어는 정도 해소했다고 볼 수있다.
게다가 책 속에 현재의 경제상황과 결부시켜 생각할 수 있도록 '더 읽어보기' 코너를 따로 둬 청소년들이 보다 쉽게 경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 있는것도 장점중의 하나이다.

앞서 말한대로 이 책이 현재의 중 고등학생들에게 쉬이 읽혀질가 하는 의문이 들기는 한다.이 책속의 내용들이 대학 수능 시험에 나올 일도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은 크게 마르크스의 일생과 자본주의 경제 연구방법, 잉여가치 생산 분석을 위한 개념 확립, 절대적 잉여가치의 생산, 상대적 잉여가치의 생산, 자본의 축적과정과 새로운 사회 순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심도 있는 이해를 바탕에 둔 쉬운 설명과 재해석이 돋보이는데 청소년을 위한 자본론의 경우 청소년용이라는 딱지가 붙어 있어 있긴 하지만 원전의 내용을 마구 마구 임의로 삭제하거나 축약하지 않아서 오히려 한국의 청소년들이 읽기에는 지나치게 자세하고 정확한 설명이 되어있어 2008년 세계 금융 공항이후 무엇이 잘못됐는지 현실을 직시하면서 자본주의 체제의 문제점을 분석하고 비판하기 위해 자본론을 읽고 싶으나 너무 두껍고 어려운 설명에 기가 죽은 일반 독자들이 보다 쉽게 자본론을 접할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차라리 청소년을 위한 자본론이 아니라 알기 싶게 풀어쓴 자본론이라고 했다면 마케팅적으로 더 많은 판매가 이루어지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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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만두님 동생분이 올리신 만두님이 돌아가셨다는 글을 보았습니다.만두님의 추리 리뷰를 우연히 보고 알리딘에 정착한지가 벌써 3년째..만두님과 깊은 대화는 나누지 못했지만 추리 소설에 대한 그분의 열정에는 항상 감복했습니다.

그런데 나이도 그리 많지 않으신데 이리 갑자기 돌아가시니 마음이 상당히 아픕니다.아마도 몇주전에 친한 친구의 여동생이 갑자기 죽어서 그런 마음이 겹치나 봅니다.당시 문상 갔을적에 친구 부모님이 어찌나 우시던지 부모가 죽으면 산소에 묻고 자식이 죽으면 가슴에 묻는다는 옛말이 하나 그른것이 없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더군요.

알라딘 서재의 터줏대감중의 한분이시니 만큼 많은 분들이 고인의 죽음에 애도를 표하시네요.동생분이 알라딘 서재에 부고를 올린데서 알수 있듯이 만두님이 얼마나 이 서재와 서재에 계신분들에게 애정을 품고 계셨는지를 잘 알 수 있는것 같아요.
만두님 하늘 나라에 가셔도 즐기시던 추리 소설을 계속보시고 아프지 마시고 행복하게 지내시길 바랍니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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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내 삶에 영향을 미친 리뷰어의 부고소식
    from 승주나무의 책가지 2010-12-15 00:27 
    나는 장르문학을 잘 접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참 슬펐다. 그의 글을 제대로 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국문, 철학, 역사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다소 학술적이고 고전스러운 작품들을 많이 접했다. 지금은 장르문학에 대해서 관심갖지 못한 사실이 부끄럽다. 그가 하늘나라로 갔기 때문이다. 평생 장르문학을 읽고 장르문학에 대해서 이야기한 그의 리뷰를 한동안 볼 기회가 있었다. 차분한 어조로 지금까지의 장르문학 계보를 가지고 작품을 바라보는 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