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심은 사람 두레아이들 그림책 1
프레데릭 백 그림, 장 지오노 글, 햇살과나무꾼 옮김 / 두레아이들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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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 지오노의 나무를 심는 사람은 몇 년전에 나온 책이다.해외에서 상당히 유명한 책이라고 하던데 솔직히 이 작품은 원작보다는 에니메이션으로 먼저 접했다.
87년에 캐나다에서 만들어진 에니메이션 나무를 심는 사람은 30분 짜리 단편 애니매이션에 불과했지만 감독은 일초에 24장의 그림을 일일이 그리면서 이 작품을 나홀로 만들었고 일본 에니메이션의 거장 미야자키 하야오도 이 영화를 보고는 우리는 아직 부족해! 하며 극찬한 애니매이션이라고 하는데 그래선지 88년 아카데미 단편영화(만화부문)상을 수상하기도 하면서 캐나다 전 지역에 나무심기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비록 30분의 짧은 에니메이션이지만 일반적인 상업 에니메이션과는 다른 감동을 주었는데 이 작품의 원작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고 읽은 책이 바로 동명의 나무를 심는 사람이란 책이다.원작 에니메이션이 30분밖에 안되게 짧은 것처럼 원작역시 150페이지 안팎의 짧은 책이서(책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실제 한 페이지에 10줄밖에 내용이 없고 삽화까지 많이 있어 단순히 활자 위주로 재 편집한다면 아마 60페이지 안쪽이 될까 말까하단 생각이 든다),읽는데 그닥 시간이 많이 걸리지는 않는 편이다.
내용 역시도 단순해서 저자가 프랑스의 알프스여행길에서 물을 찾아 폐허가 된 마을을 헤매며 불모의 땅을 걸어가다 양치기 노인을 만나 음식과 잠자리를 제공받는데 다음날 그는 양치기 노인을 따라 도토리파종하는 것을 보러 간다.
양치기 노인은 쉰 다섯의 엘제아르 부피에로서 평지에 농장을 가지고 있었고 그곳에서 평생의 대부분을 보냈는데 하나뿐이던 아들을 잃었고 이후 아내도 잃자 외롭게 살아가기로 결심하고 양들과 개를 데리고 조용히 산다.그는 그 지역이 나무가 없어서 죽어가고 있다고 느꼈고 바삐 해야 할 다른 일도 없었으므로 누구의 땅이든 상관없이 도토리파종을 시작하고 파종한지 3년이 지났다.
저자는 다음날 떠났고 제1차 세계대전에 참전 한 뒤 5년뒤에 다시 그 외로운 고지대를 찾았을 때 그는 전쟁의 참생에 대해 전혀 모른채 꿀벌을 키우여 여전히 나무 심기를 하는 부피에를 보고 놀라움을 금치 못하며 매년 그를 찾아가게 된다.
1935년 부피에의 '나무심기'는 정부의 보호를 받게되고,부피에의 나무심기 덕분에 그 지역은 풍요롭게 되고 그는 1947년 89세의 나이로 바농에 있는 요양원에서 평화롭게 죽는다는 내용이다.

비록 얼마 얼마안되는 내용의 책이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환경과 인간의 의지에 대해 새삼 생각하게 되었다.과연 부피에 노인은 어떤 마음으로 나무를 심었던 것일까?
아마 처음에는 죽은 자식과 부인을 잊고자 나무를 심었을지도 모른다.그리고 자기가 심은 나무가 자라는 것을 보면서 죽을 자식을 생각했을지도 모른다.혹은 나무를 심는 것이 하느님이 자신에게 준 소명이란 생각을 가졌을 지도 모른다.
아니 굳이 종교적인 의미는 언급하지 않더라도 나무를 심는 사람 부피에를 통해서 우리는 인내와 성실이란 삶의 자세를 배울수 있었다.부피에 노인이 수십년간 해온 나무심기는 얼핏 보면 무모하고 아루런 의미가 없단 생각이 들지 모르지만 노인은 마치 우공이란 노인이 산을 옮기려고 노력했던 것처럼 끊임없이 나무를 심고 가꾸는 작업을 자신의 신념을 믿으면서 인내를 하며 실행한 결과 누구도 감히 상상할 수 조차 없었던 놀라운 결과를 가져왔던 것이다.
이 책은 우리가 파괴된 자연을 혼자서 치유한 한 노인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읽을수 있는데 전쟁으로 황폐화된 땅에 노인은 작가는 황무지에 도토리를 심는 것은 사막에서 바늘찾기와 같다고 생각하는 나무 심기를 우직하게 해나가면서 자기 자신의 육체와 정성에 의해서 황무지를 평화와 풍요의 땅으로 꽃피우는 모습을 보면서 이 책을 읽으면 인간의 의지와 힘이 얼마나 대단하지 새삼 깨닫게 만들어 준다.
이 책은 독자들에게 하고자 하는 의지만 있다면 인간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을 일깨워 줌과 동시에 자연이 없으면 인간도 생존할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이 책속에서도 나오지만 인간들은 과거에 비해 발전하고 문명화되었다고 자부하면서도 인간의 이익을 위하여 자연을 마구 훼손하는데 땔감을 위해 나무를 벌목하고 전기를 얻는다고 댐을 만들어 주변 생태계를 파괴하고,자동차 운행을 위해 석유를 채굴하는등 여러가지로 자연을 이용하고 파괴하는데 그러다 보니 온실효과에 의한 이상 기온으로 많은 피해를 입는가 하면 브라질 원시림의 파괴로 공기 문제도 염려할 정도가 되었다.하지만 우리는 걱정말 할뿐 어떤 행동도 취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이 책 나무를 심는 남자를 읽으면 자연과 인간은 하나이고 단 한 사람의 힘이라도 세상을 바꿀수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주면 한사람 한사라미 부피에 노인과 같은 마음을 가질 때 세상을 보다 살기 좋게 바뀌지 않을까 여겨진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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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감이 있지만 앨러리 퀸이 재간되었습니다.검은숲에서 로마모자와 프랑스 파우더 미스터라가 출간되었군요.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검은숲은 시공사의 임프린트입니다.시공사는 이미 90년대 중반 시그마 북스란 이름으로 앨러리 퀸 선집을 출간한바 있지만 절판되어 많은 퀸의 팬들이 헌책방을 전전하게 만들었지요.
그리고 다시 십수년이 흐른후 시공사에서 검은숲을 통해 엘러리 퀸 컬렉션(Ellery Queen Collection)이란 이름으로 다시 앨러리 퀸의 작품을 선보이는데 컬렉션이란 말에서 퀸의 전작을 다 출간하지 않을 것 같네요(ㅎㅎ 열린 책들에서 메그레를 다 선보이다는데… ㅜ.ㅜ)

1차로 퀸의 1기 작품인 이른바 국명 시리즈 9권을 전부 선보인다고 하는군요.퀸의 국명 시리즈는 국내에 다수 번역되었지만 9권이 전부 번역되진 않았지요
1929 로마 모자 미스터리 The Roman Hat Mystery
1930 프랑스 파우더 미스터리 The French Powder Mystery
1931 네덜란드 구두 미스터리 The Dutch Shoe Mystery
1932 그리스 관 미스터리 The Greek Coffin Mystery
1932 이집트 십자가 미스터리 The Egyptian Cross Mystery
1933 미국 총 미스터리 The American Gun Mystery
1933 샴 쌍둥이 미스터리 The Siamese Twin Mystery

1934 중국 오렌지 미스터리 The Chinese Orange Mystery
1935 스페인 곶 미스터리 The Spanish Cape Mystery

<빨간색이 국내에서 미 번역된 작품들입니다>

아무튼 얼른 9권이 다 출간되길 기대해 봅니다.그나저나 퀸의 국명시리즈는 번역안된 3권을 제외하곤 출판사별로 있는데 또 사야되는지 고민되는군요^^;;;;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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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넷 2011-12-04 1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구입한 적이 없으니, 그런 고민은 안해도 되는거네요. ㅎㅎ

카스피 2011-12-04 22:35   좋아요 0 | URL
ㅎㅎ 넘 부럽습니당 ㅜ.ㅜ
 

제가 알라딘 서재에 들어오면서 처음 찾은 불로거중의 한분이 아마 물만두님이었던 것 같습니다.추리 소설등 장르 소설을 좋아하다보니 아무래도 물만두님의 리뷰를 많이 읽어볼수 밖에 없었습니다.그러다가 조심스럽게 물만두님께 댓글을 단적도 있었고 물만두님이 제 서재를 찾으셔서 댓글을 달아주시기도 하셨지요.

그런데 작년 이맘때 물만두님의 부고 소식을 듣고 깜짝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나이가 많지 않으셨던 것 같은데 갑자기 돌아가시다니,그리고 신문을 보고 알았지만 상당히 오랜 기간 병을 앓으셨다고 하는데 그런 병중에도 이처럼 많은 리뷰를 쓰셨다니 참 대단하시단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물만두님이 돌아가신지 벌써 1년이 되가고 그분의 리뷰가 드디어 책으로 나오네요.

아쉽게도 물만두님이 리뷰중 극히 일부만 책으로 나왔다고 하는데 그럼에도 600페이지가 넘는 것을 볼 때 물만두님이 얼마나 정성으로 리뷰를 쓰셨는지 알 것 같습니다.
책의 목차를 보면서 개인적으로 상당히 많은 추리 소설을 읽어노라하고 자부했음에도 제가 모른 책이 상당수 있음(물론 추리 소설의 기준이 다를수가 있을겁니다)에 물만두님이 얼마나 많은 추리 소설을 읽으셨는지 잘 알겠더군요.
물만두님의 리뷰집을 보면서 한가지 아쉽던 점은 이 책을 읽은 사람들이 원작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수 있는데 책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더군요.(물론 알라딘 물만두의 추리 책방으로 들어오면 목차속 책들을 클릭하면 바로 가기가 되더군요)
혹 물만두님의 책을 통해 해당 출판사가 부당 이익을 얻을 수 있을거란 생각에 그랬을지는 모르겠지만 물만두님이 추리 소설 리뷰를 쓰신 이유가 보다 더 많은 독자들에게 추리 소설의 즐거움을 알리기 위해서가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에 좀 아쉽단 생각이 듭니다.

이제 물만두님이 돌아가신지도 벌써 1주년이 다되가는군요.아마 천국에서 좋아하시는 책을 보면서 행복하게 사실거라고 생각되네요.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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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1-12-05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물만두님의 책소개를 읽으면서 새삼 눈물이 흐르더군요. 물만두님. 말씀하신 대로 좋아하는 책 많이 읽으시면서 행복하실 거라 믿어요. 벌써 1주기로군요.

카스피 2011-12-05 23:04   좋아요 0 | URL
넵,시간이 벌써 그렇게 흘렀네요ㅜ.ㅜ
 
롱맨 영영한사전 - 개정2판
금성출판사 편집부 엮음 / 금성교과서(금성출판사)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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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책 리뷰하는데 있어서 사전 같은 것이 제일 애매하다.ㅎㅎ 읽는 감상을 쓰기도 그렇고 뭐 책의 장점을 나열한다고 해도 사실 이미 여기 저기에 나온 비슷 비슷한 글들이 많기에 리뷰도 대동소이하지 않을까 싶어서인데, 뭐 책을 갖고 있어서 리뷰하긴 하지만 다음번 리뷰대회부터는 이런 사전의 리뷰는 좀 지향하면 어떨까 싶다.

대한 민국 사람치고 입시나 취업을 위해 영어 공부 하지 않을 사람이 없을테고 영어 사전 한두권 없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나 역시도 지금은 어느 박스속에 쳐박혀 있을 테지만 영영사전,영한 사전,영영한 사전들이 아마 몇권 있을테고 롱맨 영영한 사전 역시 그 하나이다.
일반적으로 영영한 사전은 좀 애매한 경향이 있다.영어의 뜻을 알려면 일반적으로 영한 사전을 이용하고 영어 공부를 위해서라면 영영사전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영한 사전이 필요한 이유는 공부한답시고 영영사전을 보면서 단어를 찾아보니 그 단어를 설명하는 구문이 영어이기에 그걸 이해하기 위해서 영한 사전을 집어들고 그 단어를 찾는다고 하다가 그만 열 받아서 영어 단어 공부한다고 사전 두권 펴보고 공부하다가 세월 다 가네 하며 몇번 보다가 사전을 냅다 집어 던져버리는 나 같은 사람의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서 필요한듯 싶다.
물론 이렇게 반복적으로 찾는 과정에서 바로 진짜 영어공부가 되는 것이긴 하지만 학교 시험이나 취직 시험등에서 벼락치기 영어공부에는 다소 불리하기에 영영한 사전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럼 롱맨 영영한 사전의 장점은 무엇일까?
1)한국인들을 쉽게 알수 있는 2,000개의 기본어만을 사용해서 단어의 뜻과 예문이 알기 쉽다.
2)영어권에서 가장 빈도 높게 쓰이는 44,000개의 어휘 수록했는데 어휘수가 작다는 것은 영어 학습에서 장점일순 있지만 사전으로선 단점일 수도 있다.
3)실제의 대화나 텍스트에서 직접 뽑아 낸 생생한 예문들과 각종 저널, 성경에서 추려낸 6만개의 예문들.
4)실생활에 유용한 spoken phrases(구어체 어구)를 박스로 제시
5)blog/botox/chat room/cookie/downsize/e-book/MP3/PDA/SOHO/webpage 등의 최신 용어를 다량 수록
6)외국인 영어 학습자가 범하기 쉬운 오류를 USAGE NOTE로 방지
7)전치사, 조동사, 구동사 등의 문법 사항을 심층적으로 정리한 STUDY NOTE
8)예문속에 collocation(연어) 정보를 수용
9)다양한 일러스트로 입체적 시각 정보 제공


솔직히 사전은 이제 전자 사전이 대세인 것 같다.보다 쉽게 단어의 뜻을 찾을 수 있으니 말이다.게다가 종이 사전에서 얻을수 없는 원어민 발음을 배울수 있고 작은 전자 사전 하나로 몇 개의 종이 사전을 대체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자 사전보다 저렴한 가격에 단어를 찾으면서 새로운 지식을 얻는 롱맨 영영한 사전의 가치는 앞으로도 계속 될 거란 생각이 든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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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항쟁 - 1987년 민중운동의 장엄한 파노라마
서중석 지음 / 돌베개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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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은 어찌보면 대한 민국 정치사에 한 획을 그은 사건이 일어난 해로 기억될지 모르겠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무상 급식 반대 서울 주민 투표를 추진하다 부결되어 자리를 물러난 이후 갑작스레 안철수 교수가 서울 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높은 지지율을 올리면서 정치권을 놀라게 하더니 박원순 현 서울 시장에게 후보자리를 내주고 그 덕분인지 여러 경력에도 불구하고 일반 서울 시민들에게 정치적 인지도가 전혀없던 박원순 후보가 서울 시장에 당선되는 이변을 낳게 된다.
이번 서울 시장 선거 결과에 대해 각 언론은 여러가지 이유를 들고 있지만 개인적으론 경제적으로 불안해진 이른바 486세대인 40대들이 그간의 투표 성향과 달리 퇴근후 투표에 적극 참여하여 박원순 후보를 지지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20~30대와 50~60대의 사이인 이른바 낀 세대라고 불리우는 40대는 우리 사회의 중추를 담당하는 대한 민국의 허리 층이지만 이전 세대와 달리 40대임에도 불구하고 경제적으로 안정화되지 못한 세대이기도 하다.집은 있으되 은행 융자를 끼고 있어 내집이 아니고 직장은 있으되 언제 명퇴를 당할지 모르고 자식들은 아직 어린데다 사교육비도 만만치 않게 들어 자신의 노후조차 제대로 대비하지 못한 세대다.
40대는 이명박 정권이 들어선 이후 소득불균형에 따른 사회양극화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그 결과 중산층 붕괴와 빈곤층 증가 현상을 더욱 강화되고 집 값 상승, 자녀교육비 증가, 고용불안 요인까지 겹치면서 표로써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에 심판을 내렸다는 생각이 든다.

40대는 486세대다.10년 전만 해도 386세대로 불리었던 분들이다.386,486하면 지금 세대들은 무슨 말인지 잘 모른다.혹 IT나 컴퓨터에 대해 잘 아는 사람들이라면 지난 시대 컴퓨터의 주요 부품이었던 인텔의 cpu를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486이란 40대,80학번,60년대 출생한 이들을 가리키는 말이라고 한다.
그럼 486세대 혹은 40대란 과연 어떤 의미를 가지는 세대일까?
이들은 24년전인 1987년 이른바 6월 항쟁이란 민주화 운동시절 그 중추를 담당했던 대학생 혹은 직장인이었던 세대다.즉 지금 현재 세대가 편하게 아무 생각 없이 누리고 있는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남북화해와 평화를 말 그대로 최루탄과 물대포 경찰의 무자비한 곤봉을 맞으면서도 거리를 뛰쳐나가 행진하며 쟁취했던 분들인 것이다.
지금의 10대나 20대는 이른바 군사 정권 시절의 암울한 사회적 압박을 알지 못한다.지금의 10대들이 주장하는 학생 인권 같은 이야기는 당시에는 정말 지나가던 개도 웃을 내용들인데 만일 당시에 학생 인권 운운하는 이야기를 했다가는 말죽거리 잔혹사란 영화에서 보듯이 학생주임이나 체육 혹은 교련선생한테 끌려가서 심하게 맞거나 반성문을 쓰면서 정학을 맞았을 것이다.
20대 대학생들 역시 자신들이 다니는 학교 캠퍼스 안에 전경과 사복경찰들이 다니면서 대학생들의 책가방을 뒤지는 것을 상상하지 못할 거란 생각이 든다.

지금의 10대나 20대에게 현재의 자유로운 삶이 마치 예전부터 그냥 있던것이란 생각을 당연히 할수 있을 거라 여겨지는데 현재의 민주주의가 있게 만든 6월 항쟁이 현재 젊은이들의 뇌리속에서 사라지는 것을 안타깝게 여긴 역사 학자 서중석 교수는 6월 항쟁 25주년이 되는 2012년을 앞두고, 6월 항쟁의 전 기간을 지역별.시간대별.사건별로 시위 전개 과정을 그린 방대한 내용의 책을 출판하는데 제목 역시 6월 항쟁이다.
서중석 교수는 책 서문에서 근래 젊은이들이 분개할 일이 많은데도 침묵하는 것이 의아하고 궁금하다며 수십 년 싸워서 얻은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 남북화해와 평화가 너무 쉽게 훼손되고 후퇴되고 있으며 자유로운 세상에서 태어난 젊은이들이 자유에 소중함을 가슴깊이 느끼지 못한다면서 후대를 위해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 투쟁한 선배들의 헌신성을 잃지 말라는 의미에서 이 책을 썼다고 기술하고 있다.

6월 항쟁은 시기적으로 1987년 1월에 발생한 박종철 고문 치사사건부터 시작하여 6월 29일 당시 민정당 노태우 대통령 후보의 6.29선언까지를 다루고 있다.현대사로 치자면 약 한페이지 정도의 분량에 불과한 내용이겠지나 저자는 신문기자로서의 전직을 살려서 각종 기록들(이 기록들에는 민주화측의 기록들외에도 당시 전권의 실세였던 전두환,노태우측의 기록들도 참작했다)을 조사하여 약 6~7개월간의 사건을 700페이지가 육박하는 장대한 저작물을 탄생시켰다.
이렇게 글로 써보니 마치 6월 항쟁이 빽빽한 글이 가득찬 일종의 역사 서적이란 인상을 강하게 주는데 물론 저자인 서중석 교수가 현재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로 재직중이지만 이 책은 마치 저자가 전직인 신문기자의 입장에서 쓴 르포르타주의 성격을 더 많이 가진 책이라고 볼 수 있다.
첫장을 읽어보면 박종철 치사 사건에 대한 글이 나오는데 여기에는 <우리는 결코 너를 빼앗길수 없다>는 시의 구절이 등장하면서 당시 사진과 신문 스크랩등이 첨부되어 있어 어려운 역사 연구서를 본다는 느낌보다는 마치 종합 월간지를 읽는 듯한 느낌을 주고 있는데 이런점이 오히려 책에 더 몰입할수 있게 해준다.

6월 항쟁은 박종철 치사사건부터 노태우의 6.29선언까지 그 급박했던 6~7개월을 지역별.시간대별.사건별로 다루고 있는데 그러다보니 6월 항쟁의 실제적 원인이 되는 5공화국 전반에 걸친 민주화 세력의 저항과 그 배경에 대해서는 자세히 다루지 않고 있는 단점이 있다.물론 저자는 6월 항쟁 여기저기에 적절한 자료와 설명으로 당시 상황을 짜임새 있게 재현하고 있기는 하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중의 하나는 그간 6월 항쟁을 저술한 책들이 주로 민주화 세력의 자료들을 근거로 저술한데 반해서 그 반대편에 선 전두환,노태우측의 자료들도 다수 참조하여 나름대로 균형 감각을 잡으려고 했다는 점일 것이다.저자는 그간 민주화 세력들이 그닥 중요하지 않게 여기던 전두환의 4.13호헌의 배경과 당시 학생들이나 재야 혹은 야당측에서 예상했던 군 출동이 없었던 이유, 노태우의 6.29선언의 의의 및 미국의 역활에 대해 다른 시각을 보여주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논란이 되는 부분은 아마도 전두환이 왜 군을 출동시키지 않았나 하는 점인데 이 책에 비판적인 사람들은 저자가 당시 미국이 갖고 있던 영향력을 너무 과소 평가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다보면 저자인 서중석 교수의 의견에 동조가 가는데 보다 자세한 것은 이후 역사학자들이 추후 연구해야 될 것으로 생각된다.

저자는 이 책을 지금의 젊은이들이 현재 누리고 있는 자유와 인권,민주주의가 어떤 희생을 치루면서 얻게 되었는지를 알게 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저술했다고 한다.
6월 항쟁은 역사서가 아니라 일종의 르포 같은 느낌의 책이라 7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양임에도 불구하고 굉장한 흡입력이 있어 한번 손에 들면 다 읽을 때까지 책을 손에서 놓을수 없게 만든다.
이 책을 보면서 느낀점은 저자가 읽기를 희망한 20~30대가 이 책을 읽는 느낌이 실제 6월 항쟁을 겪었던 지금의 40대 이상의 세대와는 같지 않을 거란 생각이 든다.아마도 이 책 곳곳에 스며들고 있는 당시의 암울함이나 억압등을 현재의 자유로운 생활에 익숙한 젊은이들이 과연 이해 할할 있을는지 궁금하다.그들에게 6월 항쟁이란 아마도 3.1운동과 같은 과거 역사속의 한 페이지가 아닐까 싶어진다.
사실 이 책은 6월 항쟁을 몸으로 겪었던 40대 이상의 사람들이 읽어보는 것이 더 좋단 생각이 든다.6월 항쟁속에 직접 뛰어들었던 아니면 밖에서 관조했던지 간에 당시 상황을 이처럼 자세하게 기록한 책도 아마 드물것이기 때문이다.비록 당시 입장차나 현재의 성향에 따라 이 책을 읽는 느낌도 다 다르겠지만 그럼에도 당시 뜨거웠던 열기를 다시금 되새길 좋은 기회가 아닐까 싶다.
그리고 현재 세대도 이 책을 한번쯤 읽어보면 좋다는 생각이 드는데 기성 세대라고 어떻게 보면 무시할수 있는 앞 세대 사람들이 우리는 역사속의 한 페이지라고 밖에 생각하지 않는 6월 항쟁이란 사건을 통해서 우리가 어떻게 현재의 자유로운 삶을 살수 있게 됬는지를 알려주기 때문이다.

이 책 6월 항쟁을 느끼면서 한가지 아쉬운 점은 책이 두께와 가격이란 생각이 든다.이 책은 700페이지를 넘지만 한번 손에 들면 놓지 못하게 되고 책 가격의 가치를 인정할 만한 책이지만 저자가 읽기를 희망한 젊은 세대들이 과연 책 제목과 부피 가격만 보고 놀라 이 책을 과연 구매할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by casp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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