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정도에 한번 간단 리뷰를 쓰곤 했는데 요즘 읽었던 책들 내용이 빠르게 가물가물해지는 증세가... 사라지기 전에 페이퍼로 남겨보자.



우리사회는 식습관의 잘못으로 생긴 비만이나 질병에 대한 책임을 개인에게 지우려는 경향이 있다. 저 사람이 관리를 못해서 저렇게 되었지 하는... 그런데 이 책을 읽어보니 아닐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오늘날 사람들의 식단이 빠르게 변화하는데는 식품가공업이나 마케팅의 발전이 한몫을 했고 결과적으로 지방, 설탕을 더 먹고 섬유질은 덜 먹게 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식단과 관련된 만성질환이 점점 늘어나고 그러나 주변에 쉽게 구할 수 있는 그러한 식품들때문에 악순환이 늘어나는 것이다. 정책입안자들이 신선한 채소를 더 쉽고 저렴하게 구할 수 있도록 관련정책을 펴야 한다는 것에 찬성을 한다. 지중해 아이들은 더이상 지중해 식단을 먹는 것이 아니라 어디서나 비슷한 맛의 패스트푸드를 먹고 있다니.. 흠..

무의식적으로 식사와 식사 사이에 먹는 음료들의 칼로리도 사실 무시못한다. 카페라떼 한잔의 열량, 이것이 커피인지 우유인지 모르겠다는 사실 또한 뜨끔! 현명한 식사 방법 13가지중 '간식보다는 식사에 집중하자'가 가장 눈에 들어온다. 평소에 식단에 고민이 있었던 사람이라면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이다.




믿고 읽는 저자 이진숙의 미술사 관련 책.

문학, 미술을 포함한 모든 예술이 가장 오랫동안 열심히 탐구했던 주제는 인간의 본질에 관한 것이었다. 사랑을 하고, 영원을 갈구하고, 웃을 줄 알고, 미묘한 분위기를 감지하며, 때론 권력을 원하고, 결국 권리까지 주장하게 되는 인간의 다양한 모습을 미술사조, 화가의 그림과 함께 알아본다. 종이질이 거칠고 도판의 아쉬움이 있지만 충실한 내용으로 그림의 세계로 인도하는 책이다. 

이 책에서 건진 수확은 평범함 속의 비범함을 발견한 '장 바티스트 시메옹 샤르댕'이라는 화가다. 







장강명 작가가 '책, 이게 뭐라고'라는 팟캐스트를 진행하면서 겪은 경험담을 담은 에세이집이다. 

작가는 세계를 듣고 말하는 세계와 읽고 쓰는 세계로 나누고 본인과 같은 사람을 후자에 속한다고 하였다. 책의 표지에도 읽고 쓰는 인간 장강명이라고 적혀있다. 

읽고 쓰는 인간이 요즘과 같은 말하고 듣는 것이 중요해지는 것 같은? 세상에서 어떻게 적응해나가느냐는 정말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작가인 경우에는 그 심각성이 더 크게 느껴질 것이다. 책에서 언급한대로 독서 팟캐스트란 무엇인가. 출판사들도 온라인 서점들도 경쟁에 뒤질세라 발맞추어 방송을 시작하는 것 같다. 그리고 충격적인 건 대다수가 책을 읽지도 않고 그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정말인가요? 충격!

작가는 시즌 2가 끝나고는 읽고 쓸 시간이 부족해진다고 판단 프로그램에서 하차한다. 다음 소설을 준비하면서 풀리지 않는 글쓰기로 우울하게 되고 결국 약을 먹을 정도에 이른 듯 보인다. 하지만 에세이집은 너무나도 재밌었다. 어느 한부분 지루한 곳 없이. 아마도 책에 관한 이야기여서 그런 것 같다. 


책을 소개해주는 유튜브를 가끔 보고 책에 대한 책을 읽거나 여기저기서 수집하게된 추천 도서 목록으로 늘 책을 여러권 동시에 읽고 있음에도 허기가 지는 것 같다. 그런 허덕임으로 나는 직업도 아닌 읽고 쓰는 일이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 불안해진다. 랜선을 뽑고 그저 내 책상 위에 놓인 책에만 충실해보는 시간이 필요하다.




바흐와 같은 해에 태어난 그래서 부부? (각각 음악의 아버지, 어머니ㅋㅋㅋ)라고도 불려지는 헨델은 활동 면에서는 바흐와 매우 대조적이었다. 평생 성실하게 고용주가 작곡하라는 곡을 열심히 만들었던 바흐와 달리 헨델은 활동하는 지역도 종횡무진, 꿈꾸었던 야망이 컸던 만큼 삶도 스펙터클했다. 그가 활동했던 지역만 해도 함부르크, 하노버, 런던, 로마, 피렌체, 베네치아.. 오페라의 거장 헨델은 단순한 작곡가가 아니라 오페라 총감독 같은 역할을 했다고 한다. 작곡, 캐스팅 뿐만 전반적인 운영까지.. 후에 이탈리아 오페라에 대한 열기가 식어 재정난에 겪게 되었을 때도 오라토리오를 발전시키며 절대 주저앉지 않는 열정을 보여준다. 영국 사회의 구성원으로 인정받기 위한 그의 노력들 중 특히 어려운 사람들을 돕기 위한 자선행사나 후원등이 인상적이었다.




베트남 전쟁에서 살아돌아온 경험을 바탕으로한 자전적 소설이다. 

저자의 이름이 그대로 소설에도 나오는데 아마도 대부분이 자신의 이야기지 않을까 싶다. 전쟁에서의 숱한 죽음과 고통은 그 시간으로부터 이삼십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다. 함께 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써내며 (팀 오브라이언이 쓴 다수의 책들이 전쟁과 관련되어 있다.) 그 시간들을 곱씹고 번뇌하는 자신과 화해하려 애쓰는 과정에 숙연해진다. 한번 읽었으나 다시 첫장부터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소설이다. 빠르게 읽을 수 없는 이런 소설이 나는 좋다.








하나의 시리즈여도 저자에 따라서 어떤 책은 '여행장소'에서의 인물의 자취가 더 중요하게 다루어져 여행기 같은 책이 있는가 하면 어떤 책은 다루는 인물의 작품에 대해 좀 더 심도 있게 다루는 책이 있는 것 같다. <단테>는 저자가 이탈리아를 정말 여러번 다녔던 경험이 있어서 인지 이탈리아의 향취가 진하게 베어나온다. 사실 원작인 <신곡>을 읽지 않아서 그저 이 책을 통해 <신곡>이 대략 이런 느낌이구나만 느낀 것 같다. 앞으로 <신곡>을 찾아 읽을 것 같지는 않다. 그런 의미에서 나에게는 단테가 어떤 사람인지 유용하게 다가온 책이었다.

클래식클라우드는 100명의 인물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코로나로 인해 여행이 어려워진 시점에서 다음 책들이 어떻게 나올지 괜히 내가 걱정을 한다. ㅠㅠ




뭔가에 매우 열심인 사람들은 그 대상이 무엇이든 나에게는 부러움의 대상이다. <아무튼, 요가>는... 너무나도 열심히 산다. 흑흑.. 이 정도로 열심히 산다면 정말 성공이란 것을 해도 의심이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띵시리즈란 것을 <치즈>를 통해 발견하게 되었다. 아무튼 시리즈의 음식 버전 같은 느낌이다. 책이 어쩌다보니 유럽여행기처럼 된 것은 치즈 자체가 유럽에서 온 것이 때문이라는 말에 끄덕끄덕. 대부분 내가 먹어본 적 없는 치즈지만 저자의 치즈사랑이 치즈의 맛처럼 진하게 전해온다. 코로나로 해외여행은 아주 옛날 이야기가 된 것 같다. 지구가 이렇게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구나,란 것을 코로나를 통해 느낀다. 저자의 말처럼 '네가 괜찮지 않으면 나도 괜찮지 않은' 이 때 마음도 몸도 잘 다스려 어려운 시기를.... 나는 언제나 그랬듯 '독서'를 통해 극복해보려 한다. 그나저나 요즘 스트레스 때문인지 책을 너무도 많이 산다 흑흑.



와 그리고...

<쿠오바디스> 이렇게 고전이 재밌어도 되나요?  

이건 조만간 리뷰로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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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수업 2>는 베토벤이다. 이와 함께 클래식클라우드의 <베토벤>도 함께 읽었더니 좋다. 베토벤은 자신만의 스타일로 사람들의 취향을 이끌었다. 혁명의 시대에 새로운 음악을 갈구하던 욕구와 잘 맞아떨어졌는데 가볍고 유쾌한 밝은 음악이 아니라 집중해서 분석하며 듣는 것이 어울리는 음악이다. 빠르기말 조차 표준화된 속도를 명시했을 만큼 철저했던 베토벤의 음악은 그래서 연주자들에게는 해석의 여지가 별로 없다고 한다.  

이십대 후반에 이미 귀가 들리지 않았다고 하니 음악가에게는 생명인 청력을 잃은 것은 정말 운명의 장난이 아니고서는... 하지만 그 이후에 대작들이 쏟아져나왔으니 정말로 인간 승리라고 밖에는 말할 수가 없다. 베토벤의 생애를 읽으며 합창 4악장을 들으면 정말 눈물이 나온다. 청중들의 박수소리도 들리지 않고 비록 실제 지휘는 다른 사람이 옆에서 했지만 그가 마음 속에서 그려낸 웅장한 음악은 어떠했을지 상상이 가지 않는다. 

 

오. 음악의 아버지 바흐는 음악의 아버지라는 말이 참으로 어울리는 사람이었다. 훌륭한 오르간 연주자였고 (유튜브에서 오르간 연주자의 영상을 보니 와.. 발이 막 날아다닌다.) 교회의 칸토르라는 보직을 맡았을 때 거의 일주일에 한 곡씩 작곡을 했으며 훌륭한 음악 교육가였다고 한다. 클래식 매니아의 수준에 이르면 최종적으로는 바흐의 음악을 좋아하게 된다는데...

이 시리즈는 나같은 클.알.못에게는 정말 유익한 책들이다.

 

 

 

 

 

 

 

 음악은 미술과는 달리 어찌보면 매우 추상적이다. 많은 것이 그렇지만 알지 못하고 듣는 것과 지식을 쌓고 듣는 것은 확연히 다르리라 생각한다. 음악가나 음악작품에 대한 일화들을 이야기처럼 들려주는 이 책은 문장이 참 따뜻해 이 가을과 잘 어울린다. 더불어 QR코드로 직접 들어볼수도 있는데 가끔 삭제된 영상들도 있는 것 같다.

 

 

 

 

 

 

 

 

 

 

아무래도 저자가 연주자이다 보니 연주자가 전해주는 생생한 이야기가 앞선 책들과는 또 다르다. 지난한 연습의 과정이 있었기에 오늘의 손열음이 있는 것이겠지. 어떤 부분이 잘 되지 않으면 될 때까지 천번을 연습한다는 한 바이올리니스트의 이야기에서 10년 동안 3시간만 매일 해도 달인이 된다는 1만 시간의 법칙은 별거 아니다못해 쉽겠다는 생각까지 든다. 아무쪼록 강건히 본인의 길을 가고 있는 이 연주자에게서 많은 사람이 감동받고 위로 받길.

 

 

 

 

 

 

지식에 대한 야망으로 만들어낸 거대한 괴물이 아이러니하게도 갈구한 것은 사랑, 교감, 우정같은 타인과 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 그 욕망을 얻기 위해 프랑켄슈타인이 사랑했던 사람들을 잔인한 방법으로 죽이게 되는 설정이 다소 동화스럽긴 하다. 

하지만 생명체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면서

타인과 비대면 해야하는 요즘의 현실에서 우리들을 우울하게 만드는 원인이 무엇이고 사람들을 만나고 교감했던 일상적인 것들이 얼마나 당연하며 그래서 소중한 것들이었는지 생각이 많아지는 밤이다.

책장이 그야말로 술술 넘어간다. 스물한살에 쓴 작품이 이 정도라니 놀랍다! 괴물이 언어를 배우는 과정, 다른 사람집에 숨어 살며 책을 읽고 지식을 늘리고, 사람의 문화에 대해 배우는 과정을 서술한 부분이 이 책에서 가장 재미있었다.

그런데 괴물은 이름조차 갖지 못했다니 참으로 슬프구나.

 

 

페르메이르의 그림들에는 고요, 온화함, 사려 깊음 같은 것들이 깃들어 있다. 비록 책으로 보는 그림이지만 그림을 바라보는 동안 내 방안에도 평온이 내려앉는 것 같다. 평생 43점에서 60점 정도 사이를 그렸고 현재 남아있는 것은 35점이라고 한다. 개인사를 추측할 만한 기록물들이 전혀 없어 더욱 신비로움이 배가되는 화가다.

어떤 화가가 당대에는 관심 밖이다가 후대에 관심을 받게 되는 것도 참 운명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후에 가족들이 생활고로 인해 그림들을 팔았고 그것들이 전세계로 뿔뿔히 흩어져가게 된 것도 마찬가지로 운명같다. 이 책을 읽으니 언젠가 네덜란드에 꼭 가보고 싶다.

 

 

 

 

 

사회학자 노명우 교수가 차린 니은서점! 아니 왜 이제야 알게 된 것인가. 벌써 2년이나 되었다고 한다. 서점을 운영하는 일이 이 시대에 어떤 가치를 가지는 일인지, 요즘 늘어나는 독립서점들이 그냥 유행이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고나니 달리 생각하게 되었다. 저자의 말대로 10년도 잘 버텨내는(아니 그 이상도-) 그런 서점이 되길 바라며 책을 주문했다.

 

 

 

 

 

 

 

 

장강명의 <책, 이게 뭐라고>를 읽다가 알게 된 책이다. 장강명의 책은 아직 읽는 중이므로 할 말은 나중으로...

저자인 황승택 기자는 백혈병이 두번 재발하여 불굴의 의지로 재활하고 현재는 다행히 복직해 건강하게 지내고 있는 것 같다. 입원한 와중에도 직업정신을 발휘하고 힘들지만 긍정적인 에너지로 다시 일어서려는 모습이 마음이 아프면서도 장면장면은 정말 재밌게 읽힌다. 이런 선하고 건강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면 병마라는 시련도 당연히 잘 극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마음속으로 진심어린 응원을 보낸다.

 

 

 

 

 

오늘 바람이 많이 불면서 나뭇잎들이 우수수 떨어졌다. 내장산은 못가서 아파트 단지 단풍 좋은 길을 내장로라고 불러본다. ㅠㅠ  남은 두 달도 열심히 읽어서 올해는 백권을 채울 수 있기를... 으썁! 힘을 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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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의 그림을 별로 좋아하지는 않았다. 그저 보기에 화사하고 예쁜 인상주의 그림들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책들을 읽고 다시 생각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그 성실함이란! 새벽 3시반에 일기에 의해 달라지는 물가의 풍경을 그리고자 작업할 것들을 짊어지고 가는 자의 숭고함. 오늘날에는 같은 대상을 여러 차례 그리는 연작이 흔한 일이지만 그 당시만 해도 화가가 연작을 그리는 일이 드문 것이었다고 한다. 

말년에 그린 수련 연작들은 후에 칸딘스키가 추상의 개념을 발전시키는 시초가 되기도 한다. 

마네의 그림들 하면 검고 간결한 이미지가 떠오른다. 스페인 회화의 영향을 받아 배경은 단조롭게 생략하면서 어두운 검은 계열로 처리하고, 입체적이지 않고 평편한 이미지는 일본회화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한다. 

모네는 인상주의의 마지막 생존자로 말년에는 부와 명예를 누리는 영광을 안았다. 그 즈음으로 미국화상들이 프랑스의 그림들을 사서 반출하는 붐이 일었는데 모네 친구들이 기금을 마련하여 파리에 계속해서 그림들이 남아 있을 수 있도록 노력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오랑주리 미술관의 건립 등) 그들의 노력으로 인상주의의 많은 그림들이 다행히도 고국 파리에 있는 것이리라. 

화가가 평생 작품활동을 하는데 자신의 재능도 물론 있어야겠으나 마음을 나눌 수 있는 동료 화가들, 자신의 그림을 사랑해주는 컬렉터,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화상이 주는 역할이 굉장히 크다는 것을 느낀다. 모네는 이런 모든 것들을 잘 만나 한 생을 진하게 살아냈고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화가로 남았다. 



이 책의 제목만 보고는 뭔가 모네에 관한 책인줄 알았는데 그런 건 아니었다. 기자신분으로 런던에 1년 체류하며 연수기간의 생활을 적은 에세이집이다. 매우 성실한 사람인지 런던에 가서도 어학연수를 하고 개인PT를 하고 전시회에 다니고 안하던 요리를 하는 등 매우 열심히 생활한다.


하나도 빼놓지 않고 모두 챙겨서 사는 내내 함께하고 싶다. 지치고 지루한 날이 찾아와도 좋은 것들 덕분에 금방 기운을 차리고 행복해질 수 있도록 말이다. 앞으로도 더 많은 것들과 '다시 보자'는 약속을 할 것이다. 그리고 계속 약속을 지킬 생각이다. 런던에도 약속한다. 다시 만나러 오겠다고. p.267


좋은 것들을 볼 때 다시 만나러 꼭 오자,라는 마음 속의 다짐들을 나도 자주 해봐야겠다. 



<시대를 훔친 미술>의 저자 이진숙님의 16년도에 나온 책인데 이제야 알아봤다. 문학과 미술이니 바로 행복해지는 독서.

서문만 읽어보아도 가슴이 두근두근하다.


우리의 삶은 다양한 영역으로 이루어져 있다. 연애나 결혼에 실패했다고 해서 인생이 망하는 것도 아니고, 입시나 취업, 사업에 실패했다고 해서 인생이 끝나지도 않는다. 설혹 한 부분에서 실패해도 패배자로 남아 있어서는 안된다. 우리는 각자 자기 삶에서 승리해야 한다. 우리는 모두 각기 다른 모습으로 다른 조건에서 태어났다. 원망할 필요도 우월감을 느낄 필요도 없이 그게 나의 시작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에도 그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자기를 긍정하고, 자기 삶을 사랑하는 것, 자기 삶의 주인이 되는 것, 자기 스스로 행복감을 찾는 것, 이것이 우리가 해야 할 유일한 일이다. 자신이 삶에 충실할 것, 그리고 그렇게 타인의 삶을 충분히 공감하고 이해해 주는 것, 이것만으로도 우리는 충분히 인문학적인 인간이 될 수 있다. p.14



1권에 이어 2권을 읽는다. 기승전 정치 이야기가 좀 아쉬웠는데 2권은 1권 보다는 덜하다. 알쓸신잡 같은 지식들을 쉽고 재밌게 풀어내 아무 쪽이나 펼쳐 읽어도 좋겠다. 이런 책은 집안을 데굴데굴 구르다가 다 읽게 되는 것! 살면서 잘 몰라서 과하게 걱정되는 부분들에 안심을 준다. 


도심지에서 싱크홀이 발생한다고 해서 무작정 두려워 할 필요는 없다. 우리나라에서는 대부분 굴착공사를 할 때 지반이 침하하든지 상하수관에서 물이 새어나오면서 오래와 자갈이 내려 앉아서 싱크홀이 발생한다. 즉 자연재해가 아니라 인간의 실수로 일어나는 사건이라는 뜻이다.


라돈은 화학 반응성이 거의 없어서 먹어도 즉시 배출된다. 높은 농도의 라돈 가스를 오랫동안 마시면 폐암이 생길 수도 있다고 하지만 중요한 것은 언제나 양이다. 가끔 창문을 여는 것으로도 라돈 문제는 해결된다. 실수로 라돈이 들어간 문제의 침대는 폐기하면 그만이다.


뭐... 이런 것들. 그나저나 우리나라에 아직 국립자연사박물관이 없다는데 하루속히 건립될 수 있길 바란다.  


난생 처음... 이 시리즈로 미술이야기를 읽어보니 너무 재밌길래 클래식 수업도 읽어본다. 역시나 이 책도 정말 재밌다. 딱 초보자인 내 수준이다. 1권은 모차르트 이야기다. 다 읽고 나서 드는 생각은 모차르트는 물론 천재였으나 그의 노력 또한 천재적인 재능 못지 않았다는 것. 여덟살 나이에 음악이론을 공부한 악보 사진이 인상적이다. 모차르트가 살았던 1700년대에 음악가는 도제방식으로 길러져 집안 전체가 음악가인 경우가 많다. 또 궁정음악가로 취직?하고는 했는데 궁정음악가는 말하자면 하인 같은 것이었다. 예로 하이든은 에스테르하지 공작의 궁정음악가로 30년을 근속한다. 궁정에서 벌어지는 음악과 관련된 모든 일을 도맡아 하는데 악보관리나 악기보수 일까지 포함된다고 한다. 복장에 제약도 있었고 하기 싫은 일도 해야했지만 하이든은 그래도 자신의 음악을 사랑해주고 안정적으로 일을 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고 한다. 

그러나 모차르트 같은 경우는 그런 생활을 견디지 못해 뛰쳐나왔고 경제적으로 어려움에 봉착했다고 한다. (큰 씀씀이나 그 당시 사회경제적 상황 등이 좋지 않았다.) 서른 다섯 무렵에 죽은 것이 정말 안타까운데 그 당시 유럽 성인남자의 평균 수명이 34.3세 밖에 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책의 좋은 점은 설명 옆에 바코드가 있어 휴대폰으로 찍으면 음악을 들으며 읽을 수 있다는 것이다. 천재의 비운의 생애는 그 음악을 더 극적으로 들리게 한다. 하지만 그런 재능은 그냥 하늘에서 주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 부단히 갈고 닦아 만든 그의 주옥같은 음악에서 받는 위로가 요즘 같은 시국에... 새삼 크게 느껴지는 밤이다. 

한번 읽어 보시길 추천드린다.



마치 문장수집가인양 에세이집을 읽다가 마음에 드는 구절을 모아놓는 블로그가 있다. 그냥 아무것도 없고 문장들만 덩그러니... 오래전부터 해오던 일이 오늘은 스스로 대견하다는 생각이 든다. 말랑말랑한 에세이집들도 읽었다.










이런 맛있는 것들을 먹으러 갈 수 있는 날들이 언젠가 오겠지요? 













서술이 왔다 갔다 해서 조금 복잡한 듯 느껴져 다시 읽고 싶다. 백석의 시가 이리 아름다웠던가! 백석의 인생을 생각해보고... 가슴이 저릿저릿하다. 











요즘 느끼는 것은 주변의 소중한 이들을 지켜주어야한다는 것. 그것이 나를 지키는 일임일. 지켜주어야 할 누군가가 있어서 감사하다.


여름의 끝자락?에서 모두들 힘내고 건강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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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의 <일곱해의 마지막>을 주문했더니 책 안에서 엽서가 두 장 나왔다. 그중 봄밤의 벚꽃사진에는 김연수의 친필로 짧은 메세지가 적혀있었다.

"눈 드물던 겨울과 입 다문 봄 지나 뻘써 뜨거운 여름이네요."

그렇지 입을 다물고 지낸지 반년이 지났지.. 길거리에 마스크 잘 쓰고 걸어다니는 사람들을 보고 어제는 왈칵 눈물이 나왔다. 다들 살아가느라고 얼마나 힘들지.. 쉬이 감동하고 쉬이 울적해지는 날들이다. 작가의 말대로.. 모두들 여름의 끝까지, 아니면 올해의 끝까지가 될지라도 지치시지 말기를....

 

6권에서는 북유럽의 르네상스와 제대화, 베네치아의 미술 등을 다루고 있다.

다시 보게 되는 화가 반 얀 에이크와 알브레히트 뒤러(!).

뒤러는 여행하며 본 것을 낱낱이 기록했는데 사실 뒤러가 영향력있는 화가로 훗날 인정받는 것은 그가 남긴 방대한 기록때문이었다고 한다. 풀과 곤충을 그린 그림이 인상적이다.

 

이탈리아 화가들이 원근법을 적용한 공간에 해부학적으로 정확한 신체를 그려넣으려고 했다면 북유럽 화가들은 피부, 머리카락, 주름 등 눈에 보이는 세부를 얼마나 실감나게 표현할지에 관심을 가졌다. 그래서 북유럽 회화는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하나 읽는 것 같은 느낌을 준다.

 

피렌체의 산타 크로세 성당, 산타 마리아 노벨라 성당, 베네치아의 프라리 성당(산타 마리아 글로리오사 데이 프라리 성당)은 나중에 꼭 가보고 싶구나.

 

역시나 흥미로운 인물들이 대거 등장. 어렸을 적 감동받아 읽은 마리 퀴리를 어른이 되어 읽으니 또 다른 감동이 있다. 그나저나 너무나 가난했고, 일을 하는 와중에 자녀를 길어내는 부분이 남의 일 같지가 않구나. 팡테옹에 나란히 누워있는 마리 퀴리와 피에르 퀴리 무덤이 생각났다.

라듐 추출에 대한 특허권을 신청할 수 있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인류의 더 나은 발전을 위해 포기했던 과학자 부부. 피에르가 죽은 뒤 다른 과학자와의 사랑은 깜짝 반전이네! 모르고 있었다.

 

1918-1920년의 인플루엔자, 일명 스페인 독감은 전 세계적으로 5천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제1차 세계대전(1914-1918)의 사상자 수가 900만이었다-엄청난 사건이었다. 

이제 이런 문구가 다르게 읽혀진다. 그 격랑의 시기를 지나갔던 그 때에도 사람들은 지금의 나와 같은 기분이었을까. 치사율이 훨씬 높았으므로 더 공포스러웠으리라.

프루스트 

"언제까지나 시간 속에 있다고 여기면 잘못일세. 우리의 중요한 부분은 시간 밖에 있다네." p.231

 

 

마지막 권이다. 이름은 들어보았으니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인물들에 대해 관심이 생긴다. 르코르뷔지에(샤를-에두아르 잔느레)와 만 레이. 그리고 이사도라 덩컨.

 

음악, 미술, 건축, 패션, 자동차 산업 등의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왔던 그 시대는 찬란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었겠지만 어쩐지 지금보다 획기적이고 드라마틱해서 하루하루가 흥미진진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든다. 어떤 한 시대를 평가하는 것은 먼 훗날의 일이므로 지금 우리의 시대는 어떻게 훗날의 역사가들에 의해 기술될까, 궁금하다.

 

 

 

 

 

 

스콧 피츠제럴드의 작품들에서 계급 의식이 꾸준히 나오는 이유는 그의 성장배경과 관련이 있는 듯하다. 유복한 집안 출신인 어머니의 교육열로 피츠제럴드는 쟁쟁한 가톨릭 명문가 자제들 틈에서 자신이 처한 상황을 비교하며 성장해야 했다. 동부의 아이비리그인 명문 프린스턴대에서 우월의식에 사로잡힌 특권층 자제들을 만나면서 위축되었고, 젤다에게 파혼당한 것도 자신의 가난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된다. 계급의 사다리에서 한 칸 한 칸 더 올라가기위해 고군분투했던 그의 삶은 어쩜 위대한 개츠비의 삶과 그리도 비슷한지..

<위대한 개츠비>는 반드시 영문판으로 읽어야한다는 말에 잭각 주문했으나 그대로 책장행... ㅎㅎ 언젠가 읽게 될 날이 오겠지.

최민석 작가의 유머는... 이런 진지한 책에서도 빛을 발해 재밌게 읽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자신의 스승인 플라톤이 말한 이데아는 허구이고 진리는 눈에 보이는 자연의 세계에 속해 있다고 생각했다. 인간의 의식활동에 대한 기술, 습성과 행동의 상관관계에 대한 분석, 수많은 정치체제에 대한 기록은 그 가운데 가장 빛나는 부분이다. 아테네의 거류민으로 살았기 때문에 정치적으로 여러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고 그래서 말과 행동에 늘 조심을 해야했을 것이다. 기원전 사람이라 여행을 하며 발자취를 찾기가 어려웠을 것 같다. 여튼 그 오래전 사람의 저작물이나 기록이 남아있다는 것도 참 대단하구나.

윤리적으로 승인된 행동은 반복을 통해 내면의 습성으로 굳어진다. "우리는 정의로운 일을 함으로써 정의로운 사람이 되고, 절제 있는 일을 함으로써 절제 있는 사람이 되며, 용감한 일을 함으로써 용감한 사람이 된다.(니코마코스 윤리학)

반복을 통해 내면의 습관으로 만들 것! 기억해야겠다.

 

 

<아무튼, 메모>에서 <긴 여행의 도중>을 알게 되었다. 

모든 것에는 똑같은 시간이 평등하게 흐르고 있다. 저 알래스카의 혹등고래와 불곰에게도 대한민국 어디에 지하철을 타고 가는 사람에게도... 그런 것들을 생각하면 어떤 위로가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아득히 먼 자연이 그곳에 존재한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는 것만으로도 비루한 우리 일상이 조금 풍요로워지지 않을지..

 

 



 

 

이탈리아 르네상스하면 메디치 가문을 떼어놓고 얘기할 수 없다.

어떻게 수 세기 동안 일개 하나의 가문이 학문 부흥이나 예술 장려에 그렇게 아낌없는 지원을 할 수 있는지 우리나라로서는 상상할 수가 없는 일이다. 그 메디치 가문이 했던 일들만 읽어보아도 이 책은 정말 재밌다.

 

 

 

 

 

 

 

 

매일 글쓰기를 하면 글이 이어져서 천을 짠 것처럼 또 다른 자기가 나올지도 모른다. 외국어 공부는 새로운 자기를 만드는 일, 미지의 자기를 발견하는 일이다. 나를 비롯해 일본어가 모어인 사람들은 일본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사람을 대하는 법을 배웠다. 생각해선 안 되는 일, 입에 내서는 안 되는 말이 금기로 머릿속에 일본어로 설정됐다. 다시 말해 일본어로 글을 쓰면 자동적으로 금기를 건들지 않게 된다. 대신에 외국어로 글을 쓰면 이 금기를 배척하는 기능이 작동하지 않아, 평소에 생각지도 못한 것을 과감하게 쓰기도 하고 잊어버렸던 어린 시절 기억이 갑자기 되살아 나기도 한다. p.208

생각의 그릇인 언어, 외국어를 공부한다는 것은 세상을 보는 새로운 창 하나를 더 갖는 것이다. 별로 쓸 일이 없을 것 같은 불어를 공부해볼까... 볼까만 어언 몇 년.. 실행으로 옮겨보자.

 

 

불볕더위가 기다린다고 한다. 올해도 반이 지나가고.. 남은 6개월도 열심히 읽고 생각하는 시간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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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읽은 책 중 감탄에 감탄을 하게 만드는 책

 

1871년부터 1900년까지 아름다운 시대, 벨 에포크라 불리는 시간에 파리에서 활약했던 예술가들의 이야기를 역사적, 사회학적으로 접근했다. 드가, 르누아르, 모네, 마네, 베르트 모리조(화가, 외젠 마네의 아내), 사라 베르나르(배우), 드뷔시, 졸라, 고흐, 프루스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들의 사적인 면모가 재밌게 읽힌다.

인상적인 몇 인물을 꼽자면 우선은 에펠탑을 만든 귀스타브 에펠의 이야기.. 파리의 상징이 된 에펠탑이 세워지기까지의 과정이 흥미로웠다. 귀스타브 에펠은 주로 철골 구조물과 같은 다리 공사를 많이 하는 엔지니어였다고 한다. 파리에 에펠탑이 세워지기 전에는 많은 사람들이 그런 흉물스런 구조물을 반대했다는데(높이가 300미터여서 300인의 반대위원회를 만들었다고 한다.) 결과적으로는 오늘날 파리의 상징이 되었다.

그리고 프랑스의 기밀을 독일에 전해주었다는 누명을 쓴 유대인 드레퓌스 사건과 에밀졸라의 이야기. 에밀 졸라의 작품들에게 별로 관심이 없었는데 엄청난 자료 조사 후에 성실하고 치밀하게 소설을 쓴다는 것, 지식인으로서 부당한 사건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데 주저하지 않았다는 이야기에는 숙연해졌다. 베르트 모리조와 외젠 마네 부부를 둘러싼 여러 명의 화가들의 우정이 부럽다. 이 둘의 딸 쥘리 마네의 후견인이 된 드가, 르누아르, 말라르메는 외젠 마네 사후에도 모리조를 물심양면으로 돌본다. 베르트 모리조의 예술에 대해서는 많이 몰랐는데 주변인

들에게 사랑받았던 것만은 매우 부럽구나. 총 3권이 세트인데 다음 권도 매우 기대된다.

 

 

 

3권은 초기 기독교 미술 - 이슬람교, 기독교, 유대교의 비교, 로마의 분열 이후 동로마, 서로마의 역사 등 익숙한 내용을 다시 정리하면서 읽어보니 좋다. 4권은 르네상스 이전까지 중세미술에 대한 내용. 고딕양식을 심도있게 파헤쳐본다. 5권은 기대했던 이탈리아 르네상스 이야기. 청동문 경연에서 낙방한 브루넬레스키가 로마를 여행하며 얻은 착상(판테온)으로 훗날 두오모의 돔을 완성시킨 이야기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네이버에서 검색해보니 기베르티와 브루넬레스키는 한 살차이인데 다른 책에는 동갑내기라는 말도 있고.. 흠..)정말 미술사의 중심에는 이탈리아라는 나라가 있는 것 같다. 이탈리아.. 정말 가보고 싶은 나라였는데 코로나 바이러스로.. 이제 여행은 기약을 할 수 없는 것이 되어버렸다. 슬프다 -.-

 

 

 

바디가 점점 노쇠해져간다. 건강정보에 관심이 가는 걸 보니 나이가 들었나보다. 좀더 젊었을 때 알았더라면 좋았을까. ㅎㅎ

빌 브라이슨의 몸 사용 설명서를 읽고 있노라니 새삼 내 몸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 대단한 몸을 가지고 있는 나라니.. 많이 아껴주며 살살~ 사용하며 살아가보자는 긍정적인 생각이 든다 ㅋㅋ

 

 

 

 

 

 

 

 

박홍규의 책을 많이 읽은 것은 아니지만 다독하고 다작하는 이 사람의 삶은 어떤 것인지 궁금해서 읽었다. 제목부터가 혹 하지 않은가.. 내 얘기같아서 ㅠㅠ

인터뷰 형식으로 진행되는데.. 다음의 구절이 기억에 남는다.

그러니까 저는 학교나 가정이 아무리 폭력적이고 비인간적이더라도, 거기서 마치 로봇을 찍어내듯 폭력적이고 비인간적인 사람이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게 늘 흥미롭게 생각됩니다. 오히려 그런 것에 더욱 분노하는 사람이 나오기도 하고요. 무엇이 그런 차이를 만들었다고 생각하십니까?

-뭐 이런저런 다양한 요인들이 있겠지만...결국 독서라고 생각을 합니다. 독서가 그만큼 중요하고, 한 사람의 많은 것을 바꿔낼 수 있다고 믿고 있어요. p.74

과연 독서가 한 사람의 얼마만큼을 바꿔 낼 수 있는가는 모르겠지만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가는 건 맞는 것 같다. 물론 좋은 쪽으로 단단해져야겠지만...

저는 이처럼 카리스마적 리더가 곧잘 요구되는 대한민국의 정치 풍토 자체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고, 그런 식으로 끊임없이 변화를 요구하는 사람들이 의존하는 카리스마성에 대해서 비판적으로 생각하고 있어요. 제가 보기에, 그건 그만큼 자율적인 시민의식이 지배적이지 않다는 걸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p.308

너무 카리스마적 리더에 의해 좌우되는 나라는 바람직하지 않은 것 같아 동감이 된다. 태평한 시기는 임금이 누군지 몰라도 되는 시기라지 않던가.

 

퇴사하고 도스토예프스키의 전작을 탐독하다니!

정말 부러울 일이다. 그리고 도스토예프스키의 작품에서 이런 상황들을 뽑아내는.. 지혜란..

무엇보다 얼른 작품들을 읽고 싶게 한다.

 

소설 속 다른 등장인물들과 가브릴라의 솔직함이 빛을 발하지 못한 이유는 단순하다. 그들이 솔직했던 대상은 자신이 아니라 타인이었기 때문이다. 더 정확히는 타인의 약함이었기 때문이다. p.181

 

솔직함은 그 내용이 자기 자신일 때 빛을 발한다. 타인의 장점을 인정하고 칭찬하는 것도 호감을 얻는 방법이겠지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내보이는 용기에 타인의 마음은 더 크게 움직이지 않을까. 상대에게 자신도 진심을 내보여도 안전하겠단 느낌을 주니 말이다.

따라서 사람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고 싶다면 자기 자신을 잘 알 것, 그런 자신을 받아들일 것, 솔직함의 대상을 자기 자신으로 둘 것. p.182

 

 

청소일에서의 에피소드 그런 걸 기대했었는데.. 그런 내용은 아니었다.

꿈과 직업 사이에서 고군분투하는 젊은이의 성실함이 느껴진다. 다 읽고 나니 기분이 참 좋아지는 책.

 

 

 

 

 

 

 

 

 

 

십년 전 책이다. 장난감도 이렇게 스타일리쉬하게?? 선택할 수 있다니.. 우리집에 있는 장난감들은 총천연색 알록달록 일색.

그 시기가 지나고나면 안타깝게도 다시는 사지 않을 것들이므로 신중하게 잘 고르자.

 

 

 

 

 

 

 

 

 

꿈은 분명 이룰 수 있을 때 더할 나위 없이 좋다. 하지만 나는 꿈을 목적이나 성공, 성취와는 좀 구별하고 싶다. 어차피 삶은 모든 꿈의 성취를 허락하지 않는다. 세상 그 어떤 잘난 천재도 포기해야 하는 부분이 있다. 이루지 못한, 황동규 시인의 표현대로 신분증에 채 안 들어간 꿈이 더 많다. 그리고 어쩌면 그 꿈이 내 삶의 진실일지도 모른다. 실패한 꿈을 대하는 자세, 그 태도가 내 삶의 색깔을 결정하리라. p.85

한 평도 되지 않는 좁은 베란다에서 여기가 네 세상의 끝이야,라고 아이에게 말할 때 나는 단단한 디딤돌을 상상한다. 그 안전한 터를 밟고 내 아이가 세상을 향해 힘차게 발 굴렀으면 좋겠다. 바람 불면 날아갈세라 애지중지 키우고 혹 복권에라도 당첨되어 막대한 유산을 물려준다 한들 내 아이에게도 사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럴 때, 내 아이가 편안하게 쉴 수 있는 종착역으로 집을 기억할 수 있다면 부모로서 나는 참 행복할 것이다. p.178

 

읽고 있노라니 참으로 감상적이 된다. 괜히 훌쩍~

 

 

 

 

 

 

 

 

 

 

 

 

 

 

이런 책들도 코로나때문에 집콕하며 읽었다. 아.. 5월인데.. 봄이 기억나지 않는다.

어서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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