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원주민
최규석 지음 / 창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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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들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이다. 이 책을 보며 두 가지 생각을 했다. 이토록 솔직할 수 있을까와 이 사람 나와 비슷한 시기에 유년을 보냈을텐데 성장배경이 너무 옛날같다는 것이었다. 솔직함이 장점이 될수도 약점이 될 수도 있지만, 늘 내 자신을 꽁꽁 싸매고 있는 나 같은 사람은 솔직할 수 있는 있는 사람이 너무 부럽다. 솔직하지 못하다는 것이 무언가를 거짓으로 말한다는 것은 아니고, 일부러는 드러내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말하지 않는 것도 솔직하지 못한 것일까.

 이 책은 가족들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동시에 화해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막노동을 하는 폭력적인 아버지와의 화해, 생활에 바뻐 자식들을 잘 챙겨주지 못한 엄마와의 화해, 가난하고 어려운 시절을 헤쳐나가기 위해 어린 나이부터 일을 해야했던 누나들의 삶 들여다보기.. 이 책을 쓰면서 작가는 좀 편안해졌을까. 가난이 그의 작품세계에 큰 힘이 되었을것이라 생각해본다. 간간이 책 중간에 한페이지 전체에 가족들을 클로즈업해서 그린 것을 나는 오랫동안 바라보았다. 그 그림을 그리면서 작가는 아빠가 아닌 엄마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삶에 대해 깊게 생각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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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 사랑이 내게 온 날 나는 다시 태어났습니다 장영희의 영미시산책
장영희 지음, 김점선 그림 / 비채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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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점선씨의 웃는 말 그림입니다.
이 말을 보고 있으면 나도 괜히 씨익- 웃고 싶어집니다.

봄이 지나가려 하고 있어요.. 황사때문에 봄도 없이 여름으로 가는 게 아닐까 걱정이기도 하지만, 내년에도 3월은 또 오겠죠?
작년과 같이 봄을 맞을 수 있음에 감사하는 것 잊지 말아야겠습니다.

사진처럼 살면서 동행할 누군가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살아야겠습니다.
늘 잊고 사는 것 같아요.

아, 물고기가 나뭇가지에서 수액을 먹고 있나요?
봄을 그대로 마시고 있는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한아름 꽃다발을 선물하고 싶어집니다.
그림처럼요. 그 사람이 내가 주는 꽃으로 며칠간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역시 말그림
씨익-

냉장고에 있던 자두를 내가 먹어버렸다오.
가장 인상적인 시였습니다. ^^


이 책은 모신문에 연재되었던 영미시 소개를 모아서 김점선씨의 그림과 함께 만든 책입니다. 가끔 시를 읽으며 되지도 않는 발음으로 시를 읽어보았습니다. 장영희 선생님이 오래오래 건강하셔서 앞으로도 좋은 책 많이 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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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와 바다 이야기
마르틴 발저 외 지음, 크빈트 부흐홀츠 그림, 조원규 옮김 / 민음사 / 200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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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도서관에서 발견한 책이다. 예전에 책그림책이라는 책을 먼저보고 그림들이 참 인상적이어서 기억하고 있던 작가였다.

살면서 홀로 외로이 자신과만 대화할 수 있는 그런 기회는 자주 찾아오지 않는다. 생활에 파묻혀 자의이건 타의이건 그것이 좋건 나쁘건 사람이란 타인들에 의해 둘러싸여 있게 마련이다. '자신'에 대해 '자아'에 대해 근본적인 물음을 던지는 것조차 잊고 살아가기란 얼마나 쉬운 일인가.

책속에서 나는 해변을 달리는 사람을 본다. 석양에 달리는 사람의 그림자에서 숨소리가 들리는 듯 하다. 내 자신과 온전히 만나는 일, 혹은 내 자신을 실험하는 일. 끊임없이 탐구하고 한편의 영화로 한편의 소설로 만들어지는 일. 그 모든 일이 너무 값지다. 이 책은 그런 것을 한번쯤 생각해보도록 한다. 고요하게 말을 걸어온다. 내가 빨리 읽고 오늘 집에와서 엄마 에게 이 책을 한번 보라고 했다. 그림이 많고 글자도 적은 책을 한쪽 펼쳐보고 엄마가 계속 소리내어 읽으신다. 근데 이게 무슨 소리지. 엄마는 잘 이해가 안가는데 라고 아이같은 말씀을 하신다. 엄마 나도 실은 잘 이해가 안가. 그냥 자기 마음대로 상상하는 거야. 원래 책읽기란. 가끔 엄마가 소녀 아니 아이같이 느껴질때가 있다.

그래, 이런 책이 이해가 안되어도 뭐가 문제랴. 생활이 삶이고 체험이고 숨소리이면 되는 것을.

앗! 이 서평은 앞뒤가 모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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