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21 | 122 | 123 | 124 | 12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오늘은 삶이 참으로 피곤하다는 것을 절감한 하루였다. 오랫만에 오랜 친구들을 만난 것까지는 좋았으나... 좋은 마무리로 가는 시점 다시 육아가 나의 발목을 잡아 더운 여름 전력질주를 하여야 했다. 오랫만에 한 화장, 화사한(나름대로) 원피스는 아줌마의 포스로 뛰는 나의 처절함 속에서 땀방울과 같이 다 흘러 버렸다. 엄마를 찾는다는 아기의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전화너머에는 솔직히 모성애의 발동이 아닌 삶의 피곤함이 눅진하게 베어 나오고 있었다. 

언제나 삶은 어느 한도까지 불행하다. 완전무결한 행복은 없다지만 그렇게도 항상 추처럼 고단함과 불행함의 무게는 드리워져 있는 것 같다. 여기 아닌 저기의 삶은 항상 도피처가 되어 주지만 거기에 도달하면 또 힘들고 불행하다. 

그래서 사는 것이 참 무섭고 때로 지친다. 직장생활에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멋져 보여 거기에 도달하면 또 불합리한 처절함에 목메고, 생명을 잉태하여 키우는 것이 안온해 보였으나 또 거기에는 처절한 지리멸렬함이 있다. 

힘들다...  

                                         삶은 고통과 권태 사이를 오가는 추다.   <<볼테르>>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가슴이 아프다. 인터넷이 계속 꺼질 때 손봤어야 하는데, 이 컴맹은 계속 미루다 작금의 통탄할 만한 상황에 이르렀다. 인터넷을 이용만 할 줄 알았지, 컴퓨터 보안이나 관리 관련해서는 잼병인 내가 네이버 지식인을 찾아가 무슨 말인지도 모르는 지도편달을 얘써 따라해서 이제는 꺼지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희망에 부풀어 오른 상처 입은 가슴을 부여잡고 있다. 

컴퓨터가 잘못되면 무조건 바이러스 감염인 줄 알았던 내게 프로그램 충돌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의 지평이 열리는 순간이나, 역시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포맷한지 월매나 됐다고 내 자식같은 글을 낚아채 간단 말이냐, 엉엉... 

나랑 한 약속이다. 책만 읽고 토해내지 못하는 자괴감에 그래도 읽는 것이 무조건 소모적인 것이 아니라고 항변할 수 있는 유일한 변명이 리뷰쓰기이다.  

다시 써낼 자신이 없다....한타도 느려져서 정말 엄두가 안난다. 우울하다. 임시저장된 글이 어찌 제목만 살고 본문은 텅 비었는지...다시 들어와 보니 본문이 있는 듯한 환시에 또 상처 받고 비굴하게 퇴장한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무해한모리군 2009-07-21 0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지기님께 문의해 보세요. 혹시 살려주실지도..

blanca 2009-07-21 11:38   좋아요 0 | URL
아..감사합니다. 오늘 저녁에 정신차리고 다시 함 써볼까 궁리중이었는데 한번 문의해봐야겠네요..
 

 지름신이 강림하사 이번에는 역사..정조 관련 서적들이다. 정조 독살설에 배치되고, 소론 및 남인이 아닌 노론 벽파의 심환지와 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혁명적인 자료라는 것에 심장이 두둥! 

그러나 너무 비싸다..보급판이 27,000원이고 장정판은 거의 300,000원에 육박한다. 한겨레21 정기구독 선물로 받은 문화상품권 만원짜리는 안 보내줄 경우 대응책을 시나리오까지 짜가며 연습해서 받은 건데... 없어졌다. 코르사코프 증후군도 아니고 이건 정말 답이 없다. 잃어버릴까봐 나름대로 '그래, 여기 넣어놓자!'하며 내밀하게 숨겨둔 것이 어디 두었는지 기억이 없다. 

고로 생돈 주고 사야 된다는 결론인데... 요즘 책을 너무 사서 괜히 눈치 보인다. 수입이 없어진지 오래라... 

어렸을 때부터 나의 꿈은 소박했다. 아니 화려했나? 읽고 싶은 책 다 사서 쟁여두기... 공간의 협소함으로 밀려난 나의 책들 생각만 하면 참 서운하다. 나만의 앙골찬 서재를 만들어 다 제자리 찾아주고 쓰다듬으며 돌보아야 하는데... 

여하튼 정조어찰첩은 재미없다는 의견이 많지만, 그래도 사서 쟁여두고 공부하며 볼 참이다. 진도 안나가면 당분간은 책 살 일 없으니 좋지 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제도 펑펑 울고 말았다. 의식적으로 피하려 했는데 이제는 아물었다고 생각했는데  

상처에 딱정이가 붙어가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는데... 

다 착각이었다. 다 거짓말이었다. 꿈만 같다. 적어도 억울하고 분해서 목숨 끊는 사람이 없는 세상을 바랬던 그 분.. 

시간이 가기를 기다린다.  

다시 아름다운 내일을 꿈꾸고 노력이 모든 한계를 초월할 수 있고 결국 선이 악을 이긴다는 신념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면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학창시절에는 이광수와 윤동주를 좋아했다. 이광수의 소설은 다 샅샅이 뒤져 읽었던 기억이...일단 스토리 스케일이 광대하고 또 아기자기한 재미도 있고 '단종애사'는 너무 감동적으로 읽어 책 겉표지까지 고이 싸두었던 기억이 난다. 중3때 밤을 새서 읽으며 사육신이 사형장으로 가는 장면을 묘사한 대목에서는 오열했던 기억이 난다. 지금은 읽으면서 어떤 검증안된 이념에 목숨까지 건 그들을 과연 온전히 존경할 수는 없을 것 같지만, 그 당시로서는 여린 마음에 '충신'의 역할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또 내가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 누구냐는 질문에 자신있게 '사육신'을 외칠 수 있어서 기뻤던 기억이 ㅋㅋㅋ 윤동주는 거의 광신도 수준으로 좋아해서 사진을 코팅해서 다니기도 했다. 

음..최근까지는 에쿠니 가오리...그녀의 약간 가벼우면서도 상큼한 글쓰기가 향기롭다.  

지존 박완서 선생님... 더 소설작업을 하시기에는 무리인 연세라는 데에 아쉬움을 가진다. 소설은 허구이지만 역시 작가 자신의 연륜과 인생경험의 깊이가 어우러질 때 서사구조가 자연스럽고 공감도 쉽게 얻을 수 있다는 것의 예증을 보여주시고 계신다. 이를테면 어떤 소설작품을 접할 때 이 작가는 이 경험을 해보지 않고 막연하게 쓰고 있구나...하고 느끼게 되는 순간부터 가독력이 현저히 떨어지게 마련... 

우연히 조우하게 된 올리버 색스..아..이 작가는 진짜 대단하다. 유명의사에 그런 문학적 자질까지 겸비하다니... 

공지영 작가는 좋아하지만 또 어떤 책은 힘들어서 못읽겠다는-..- 

책이 너무 좋아서 죽을 때까지 책을 쌓아 놓고 읽고 싶다. 노안이 제일 무섭다... 그리고 최고의 꿈은 나만의 멋진 서재를 가지는 것...생각만 해도 엉덩이가 실룩거린다는...친정에 두고 온 나의 아그들은 아부지께서 동의도 없이 처분하셨다. 책은 빌려주지 않는 편인데 동생들의 요구에는 응하느라 몇 권 빌려줬더니 돌아오지 않고 친정에 가도 없다. 이는 무슨 시추에이션인지...이 좁은 집에도 내 책은 계속 쌓이고 있다. 괜히 눈치보이는 건 왜 그런지...묻지도 않았는데 중고로 샀다느니 빌렸다느니 어줍잖은 변명을 늘어놓고 있다. 아..내 신세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121 | 122 | 123 | 124 | 125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