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본성에 대하여 사이언스 클래식 23
에드워드 윌슨 지음, 이한음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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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매력은 '그럴듯함'에서 찾을 수 있다. '그럴듯함'은 과학적인 근거로 포장되어 있기에 더더욱 가치있게 다가온다. 성, 종교, 공격성, 문화적-유전적 진화, 이타주의 각 주제별로 하나하나씩 우리의 삶에 매치시켜보면 척척 맞아떨어지는 환희를 느끼게 된다. 마치 사립탐정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단서를 조합해서 사건을 완성시키듯 인간의 본성에 대한 해답은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는 아니겠지만.

이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이타주의와 종교라고 말하고 싶다. '맹목적 이타주의'와 '목적적 이타주의', '종교'는 전쟁으로 인하여 불안정해진 최근 상황과 잘 맞아떨어진다. 이방인에 대한 배척, 프로 스포츠, 혈통주의, 인종주의에 매치되는 '맹목적 이타주의', 집단의 광기, 전쟁, 배신과 계약, 극단적인 국익지상주의는 '목적적 이타주의'로, 침략자의 종교는 '칼'로써 방어자의 종교는 '방패'의 역할을 훌륭히 해내는 것을 똑똑히 보았다.

이 모든 것들이 이기주의에서 시작하며, 어쩌면 생존과 번식의 메카니즘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신선한 충격으로 받아들여야 할까. 인류의 무한한 가능성 중에 선택의 시기는 언제나 존재하기에 더더욱 근원적인 물음에 다가가야만 한다. 그러한 물음표를 하나씩 지워나가려는 인류의 노력 속에 윌슨이 바라는 인간의 미래가 존재한다는 것. 우리가 새겨 들어야 할 부분이다. 번역은 마음에 안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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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의 학교
이윤기 지음, 북디자인 정병규, 정재규 그림 / 민음사 / 199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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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고, 느끼고, 부딪히는 것들은 순간에 지나지 않는다. 그 순간은 쌓이고 쌓여서 한 인간의 역사를 만들어 낸다. 그리고 작은 냇물이 모여 강을 이루듯, 수많은 개인의 역사가 어우러져 인간 사회를 장식해 간다. 이것이 인생의 한 단면, 한 순간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이다. 우리는 성장한다. 성숙해진다. 그렇지만 언제나 미완성이기에 다른 이의 일상적이고, 개인적인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고요하고도, 잔잔한 일화에서의 깨달음은 열려 있는 이에게는 언제나 찾아오게 된다. 작은 것에서도 삶의 심오하고도 재미있는 진리가 숨어있다. 어른의 학교는 그것을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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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공부 절대로 하지마라!
정찬용 지음 / 사회평론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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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부터 세간의 이목을 끌기에는 좋았다. 내용도 독특했고... 그러나 그 효용은 입증된 바 없다. 저자의 이력에 대한 문제제기도 있었고, 아무튼 수상쩍은 부분이 많았던 책이였다. 끝까지 해보지않고서 안좋은 방법이라고 말할수는 없으나, 이대로 영어공부를 한다면 위험이 따를거 같다. 이 책을 두고 한참 말들이 많았었는데 효과를 본 사람은 거의 못 본거 같다. 언영어공부는 꾸준하게 하면서, 어학연수를 갔다오는게 최고인거 같다. 어능력이 좋을 때인 유소년기에 해볼만 할듯하다. 한국의 영어병을 되돌아보게 하는 책이다. 정규교육이 제대로 되어있다면 이런 책은 나올 틈이 없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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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금이 있던 자리
신경숙 지음 / 문학과지성사 / 199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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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사람들은 모두 각자의 언어를 가지고 있다. 그것은 고유한 것이지만, 때로는 공유하기도 한다. 이해의 단계로 들어서면 사랑이 되기도 하고 연민을 가지기도 한다. 개와 고양이가 각자의 언어만으로 서로를 증오하듯이, 몰이해는 아픔과 상처만을 남긴다. 신경숙은 여자에 대한 사랑을 불륜의 창을 열어 보여주고 있다. 여자의 언어로 불륜을....

그녀가 열어놓은 세상에 다가서면 기존에 가지고 있던 인식의 틀이 산산히 부서지는 환희를 느끼게 된다. 아름답다. 그래서 아프구나. 다가서면 다가설수록 그녀의 아픔이 내뿜는 고통의 향이 진동을 하구나. '나.....나처럼은.....되지 마.' 그래도 그 여자를 닮고 싶었던 그러나 자신을 찾으려 하는 주인공의 번뇌는 신경숙 문학의 백미라 하고싶다. 신경숙이 쓴 책을 처음 읽어봤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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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인의 사랑 문예출판사 세계문학 (문예 세계문학선) 12
막스 뮐러 지음, 차경아 옮김 / 문예출판사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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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련한 기억속에 존재하는 것들에 대한 아쉬움은 망각의 그늘도 침범하지 못하는 영역을 가진다. 그윽한 안개 속을 걷는 듯, 파스텔톤의 동화를 그려내 듯 회상에 잠기면 마음과 영혼을 풍요롭게 하는 아름다움을 느끼게 된다. 막스 뮐러의 유일한 소설 '독일인의 사랑'은 이런 느낌을 갖게 한다.

일반적인 소설의 기법이 거의 없으면서도, 섬세하면서도 낭만적인 문체로 잔잔한 여운과 감동이 넘치는 것은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이다. '나는 너희들 곁에 오래 머물고 싶지만, 언제이고 내가 너희를 떠나더라도 나를 완전히 잊어버리지 않기를 바래. 그래서 너희들 모두에게 반지를 하나씩 가져왔어. 지금은 이것을 너희들 검지손가락에 끼워 두렴. 그리고 너희들이 자라면 그 반지를 차례로 옮겨 끼는 거야. 나중에는 새끼 손가락에밖에는 맞지 않게 되겠지만 -. 그렇지만 평생동안 이 반지를 끼는 거야, 응?', '이 반지를 내게 선사하고 싶으면 그냥 네가 갖고 있어. 너의 것은 곧 내 것이니까.'....

이유가 필요없는 사랑, 타산이 없는 사랑, 소유의 경계가 없는 사랑. 나의 것이 네 것이 되고, 너의 것이 내 것이 되는 사랑은 불멸이란 존재로 남게 된다. 그래서 이 소설은 아름답다. 그래서 소설이라 부르고 싶지 않다. '반지는 아주 오래된 종이에 싸여 있었는데, 거기에는 이미 오래 전에 써 놓은 그녀의 필적이 있었다. 어릴 적에 내가 그녀한테 했던말이었다. 당신의 것은 나의 것입니다. 당신의 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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