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alian Joy - 이탈리아 스타일 여행기
칼라 컬슨 지음 / 넥서스BOOKS / 2006년 8월
절판


사람들은 말한다. 모든 것을 팽개치고 떠나다니 얼마나 용감한가. 직접 볼 수는 없지만 사람들이 '용감하다'는 단어를 연발할 때 내 얼굴에 나타나는 당혹스러운 표정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그것은 용기와는 전혀 상관이 없는 행동이었으니 당혹스러울 수밖에. 사실 어찌보면 진실은 정반대였다. 길을 떠나도록 내 등을 떠밀었던 것은 두려움과 낙담, 분노가 뒤섞인 복잡한 감정이었다. 진정으로 원하지 않는 삶에 영원히 덜미를 잡힐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남들이 다 가지고 있는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는 낙담, 나를 본 체도 않고 지나가버린 모든 것들에 대한 분노.-29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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앰 아이 블루?
마리온 데인 바우어 외 12인 지음, 조응주 옮김 / 낭기열라 / 2005년 10월
구판절판


언젠가 친한 친구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편협한 사람치고 어렸을 때 책 읽은 사람이 없더라."
나도 같은 생각입니다.

소설의 힘은 독자로 하여금 다른 사람의 내면으로 들어가볼 수 있도록 하는 데서 비롯됩니다. 독자는 소설을 읽는 동안 다른 이의 눈으로 보고, 다른 이의 귀로 듣고, 다른 이의 머리로 생각하고, 다른 이의 마음으로 느낍니다. '타인 되기'를 그토록 깊고 완벽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해주는 예술은 소설을 것입니다. (작가의 말 中)-11 쪽

그토록 오랜 세월을 보내고 나서야 얻은 깨달음은 네 살 때 이미 알고 있던 것이었습니다. 관객의 시선이나 박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는 것 말입니다. 중요한 것 춤입니다. (거꾸로 추는 춤 中)-2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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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나이 서른하나
야마모토 후미오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0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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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사지 않고 빌리는 것은, 안 그래도 좁은 방에 더 이상 물건을 늘리기 싫어서다. 이런 식이기 때문에 일부러 절약하려고 하지 않아도 돈이 모이는 것이다.-99쪽

결혼한 예전의 친구들을 만나면 매번 아이나 가정에 관한 이야기뿐입니다. 말로는 다들 나를 불쌍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다정한 말투의 이면에서 그녀들의 우월감을 발견하는 것은 제 성격이 일그러졌기 때문일까요?-20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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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쪽으로 튀어! 2 오늘의 일본문학 4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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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농성 소동은 틀립없이 큰 뉴스가 되었을 것이다. 미움까지는 사지 않겠지만 동정도 받지 못했을 것 같다. 경찰과 기업에 창끝을 들이댄 사람을 통쾌하다며 재미있어 하면서도, 그것을 막상 내 일처럼 생각해 줄 사람은 없다. 텔레비전을 지켜본 어른들은 단 한 번도 싸울 일이 없고 앞으로도 싸울 마음이 없는 사람들이다.
대항하고 투쟁하는 사람을 안전한 장소에서 구경하고 그럴싸한 얼굴로 논평할 뿐이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냉소를 던지리라. 그것이 바로 아버지를 제외한 대다수의 어른들이었다.-267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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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의 바보
이사카 고타로 지음, 윤덕주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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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바, 내일 죽을 거라는 말을 들으면 어쩔 거야?" 배우가 뜬금없이 그런 질문을 했다.
"다르지 않겠죠." 나에바 씨의 대답은 냉담했다.
"다르지 않다니, 어쩔 건데?"
"내가 할 수 있는 건 로킥과 레프트 훅밖에 없으니까요."
배우는 그 말을 듣고 웃었다고 한다.
"그건 연습 얘기잖아. 아니, 내일 죽는데 그런 걸 한다고?"
"내일 죽는다고 삶의 방식이 바뀝니까?"
글자들이라서 상상할 수밖에 없지만 나에바 씨의 말투는 정중했을 게 틀림없다.

"지금 당신 삶의 방식은 얼마나 살 생각으로 선택한 방식입니까?"-210쪽

"주뼛주뼛 인생의 산을 올라와서는, 힘들고 무섭고 피곤하니 처음 왔던 길로
슬슬 돌아가볼까, 할 수는 없는 거야. 오를 수밖에 없는 거야."-316쪽

<빛이 있는 동안 빛속을 걸어라>는 소설이 있잖나.
그걸 흉내 내자면 '살 길이 있는 한 살아라'고 할 수 있겠지.
필사적으로 살아가는 건, 권리가 아니라 의무야. -317쪽

"그리고 마지막으로 말했어. 힘내서, 어쨌거나, 살아라. 이렇게."
- "어쨌거나 살아라?"
"어쨌거나." 그가 같은 말을 아까보다 야간 힘주어 반복했다.
"살아라."-3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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