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러멜 팝콘
요시다 슈이치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11월
절판


작가는 이렇듯 위태롭고 불완전한 관계에 있는 사람들 사이에 오가는 대화와 행동들을 있는 그대로 묘사함으로써 그들의 껍질을 능숙하게 벗겨내고 속내를 들춘다. 짐짓 시치미를 뚝 떼고 가벼운 터치로 그려 보이지만, 그 가벼움과는 대조적으로 인간과 세계의 양면성, 타인과의 관계 설정, 현대 가족의 정체성 등 만만찮은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그런 까닭에 독자에게 이 책의 제목처럼 첫 맛은 캐러멜처럼 달콤할지 몰라도, 때론 잔혹하리만큼 인간의 치부와 대면하게 된다.

따라서 이 작품은 등장인물 누군가에게 감정을 이입해 그 인물이 처한 가공의 세계나 허구를 즐기는 유형의 소설과는 다르다. 독자는 작중 인물들이 짜내는 섬세한 군상 극을 보며 자신의 안과 밖의 불일치를 떠올리고 혼란스러워할 수밖에 없다. 평상시에는 애써 등을 돌리고 무의식 속에 파묻어 두었던 자기 안의 부정적인 감정과 마주서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러한 혼란과 동요는 온갖 감정을 억눌러가며 일상을 보내는 우리에게 자신을 객관화시키는 기회를 제공한다. (옮긴이의 말)-.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엄마와 두 딸의 발칙한 데이트
정숙영 지음 / 부키 / 2007년 5월
절판


데이트를 시작한 후 엄마는 우리의 화제가 되었다.
언제나 배경으로 존재해 주던 우리 엄마가, 우리 자매가 그려 가는 이야기 중의 하나이자 즐거운 에피소드가 되었다. (중략)
무심하고 결혼도 안하고 철도 덜 들었지만, 이런 우리라도 엄마를 기쁘게 해 줄 수 있다고 그래서, 우리는 기쁘다.

-195쪽

다행이다.
우리 엄마가 내 엄마고, 동생이 내 동생이라서.
내가 그들의 가족이라서.-239쪽


댓글(2)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moonnight 2007-06-05 1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재미있나요? 일단 보관함으로 보냈습니당. 궁금해져서요. ^^

DJ뽀스 2007-06-05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재미있습니다. 엄마와의 데이트를 꿈꾸는(?) 딸이라면 가볍게 한 번 읽어볼만 합니다.
 
김훈은 김훈이고 싸이는 싸이다 - 이 시대 가장 매혹적인 단독자들과의 인터뷰
김경 지음 / 생각의나무 / 2005년 8월
절판


김훈_ 내가 쓸 수 있는 어휘가 점점 줄어들고 있어요. 국어사전에 있다고 해서 내가 쓸 수 있는 말이 아니거든. 가령 혁명, 진보, 자유 이런 언어들이 사전에 있지만 나는 그걸 끌어다 쓸 수 없어요. 나이를 먹을수록 내가 쓸 수 있는 말이 줄어들어. 내 사전이 점점 얇아지고 있어요. 이젠 정말 몇 마디 안 남았어. 이제 내가 쓸 수 있는 말이라는 것은 겨우 노랗다, 빨갛다, 춥다, 날이 어두어진다 같은 확실한 것들뿐이야. 이런 말 몇 개를 가지고 하는 거예요. 겨우...-19쪽

김훈_ 사람들이 작당해서 나를 욕할 때도 나는 이렇게 생각했어요. '네놈들이 나를 욕한다고 내가 훼손되는 것도 아니고, 니들이 나를 칭찬한다고 내가 거룩해지는 것도 아닐 거다. 그러니까 니들 마음대로 해봐라. 니들에 의해서 훼손되거나 거룩해지는 일 없이 나는 나의 삶을 살겠다.' -22쪽

"이건 정말 제가 처음 발견한 건데요. 왼쪽 손바닥을 펴보세요. 사람의 손금엔 '시'라고 쓰여있어요." (함민복_세상에서 제일 가난한 시인의 웃음)-53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놀이터 옆 작업실 - 홍대 앞 예술벼룩시장의 즐거운 작가들
조윤석.김중혁 지음, 박우진 사진 / 월간미술 / 2005년 11월
절판


<행동하는 디자이너, 파펑크>
자신이 좋아하는 것들을 일로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사실 그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다. 좋아한다면 전문가가 될 것이고, 전문가가 된다면 그 일로 돈을 벌 수도 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지만 그게 말처럼 쉽지 않은 이유는, 행동하지 않기 때문이다. 누군가 자신을 선택해 줄 거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착각이다.-52쪽

<수줍은 전략가, 강영민>
그에게 예술이란 무엇인지 물었다. 대답해 줄리 없다고 생각했는데, 의외로 순순히 답변을 했다.
"뭔가 표현하고 싶어 하는 욕망이 예술의 50퍼센트라고 생각해요. 그 50퍼센트로 사람들과 관계를 맺게 되면 나머지 50퍼센트가 완성되죠. 예술이란, 제가 세상과 관계 맺고 친해지는 방식입니다. 세상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게 저의 예술입니다."-69쪽

<머릿속이 뒤죽박죽, 우유각소녀>
"밤하늘의 별을 보는데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트를 해야지. 하고 생각했어요."
그는 첫 번째 예술적 발견을 이렇게 고백했다. 참으로 뻔한 대답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것이 진실일 수도 있다. 진리는 대체로 뻔한 순간들에 담겨 있다. 진리를 깨달은 사람에게 그 순간은 진실한 순간이지만, 멀리서 구경하는 사람에겐 뻔한 순간일 뿐이다. -113쪽

예술과 관련된 일을 하는 많은 사람들은 일종의 '예쁨거부증'이 있는 것 같다. '예쁘다'라는, 말 그대로 아주 예쁜 말이 예술과 관련된 쪽으로 넘어오게 되면 의미가 변한다. 예쁘다는 것은 예술적이라기보다 상업적이며, 현실적이라기보다 공상적이라는, 부정의 의미로 변질된다. 우유각소녀는 부정의 의미로 변질된 '예쁘다'라는 말의 근원지를 찾고 싶은 것인지도 모른다.-117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절대 울지 않아
야마모토 후미오 지음, 이선희 옮김 / 창해 / 2006년 12월
품절


(아아, 죽지않기를 잘했다 中)

지난 6개월간 내 머리속을 가득 채운 것은 오직 죽음뿐이었다.
하지만 도저히 그것을 실행으로 옮길 수는 없었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실제 내 몸과 마음이 너무나 건강했기 때문이다. (중략)
게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 부모님이 내 장례식을 치러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니 도저히 죽을 수 없었다. 만약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면, 내가 부모님의 장례식을 치른 다음이리라. 그러기 위해서는 적어도 2,30년은 더 살아야 한다. 그렇게 생각하니 정신이 아득해졌다. 앞으로 그 많은 시간을 어떻게 채워야 할까?-35쪽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