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를 위한 변명
서민 지음 / 다밋 / 2005년 8월
평점 :
절판


나같은 사람이 어떤 사람이냐고?

철저하게 문과적 감성으로만 똘똘 뭉쳐 이과적 감성 지식 제로인 사람... 고등학교 때 나 빼고 모두 이해하는 것 같았던 플레밍인가 하는 사람의 오른손인지 왼손인지 하는 법칙을 아직도 이해못하는 사람(그 때 우리반 아이들이 개인지도까지 해줬지만 나는 이해못했다. 그 때 그 친구들의 한심해 하던 표정을 아직도 못잊는다.), 고등학교 성적표에 과학 과목을 '양'으로 도배해본 사람(그래도 나의 뛰어난(?) 무조건적인 암기력으로 '가'는 면했다),  운전할 때 핸들방향과 바퀴의 방향의 상관관계가 여전히 헷갈리는 사람이 나다. (그래도 운전은 이제 몸에 익어 오로지 이론 무시하고 몸이 그냥 알아서 한다)

이러니 의학 역시 과학 비슷한거라고 느끼는 나에게 이런 책은 손이 가는 책이 아니다. 아는 지인의 선물이 아니었다면 아마도 안 읽었을 가능성이 더 많으리가.

근데 이렇게 무지한 내가 재밌게 읽었다. 이 책은 젠체하지 않는다. 어려운 말 없다. 가끔 읽는게 지겨워질 것 같으면 저자의 유머가 박장대소하게 만든다. 그러면서도 우리가 살아가면서 꼭 알아야 할 의학지식들을 꼼꼼히 가르쳐 준다. 내가 그동안 궁금해 하던 많은 것들이 책속에 거의 다 들어있다.

얼마전에 어머님이 수술을 하셨다. 그 때 본 서울의 커다란(너무 커서 길을 잃고 헤멘적이 여러번) 병원의 풍경은 이 책의 1장과 그대로 맞아떨어졌다. 워낙에 지금의 나의 상황과 맞아떨어져 가장 도움을 많이 받은 부분이기도 하다. 엄마의 수술 후 선택진료비로 청구된 그 엄청난 금액을 보면서 난 한동안 의아했었다. 도대체 선택진료가 뭐지? 뭐 좋겠지 하면서 신청은 했지만 나중에 나온 청구서를 보니 돈이 장난아니었다. 그런 나의 궁금증을 시원하게 풀어주면서 돈은 좀 들었지만 선택진료를 하길 잘했다는 생각도 하고....

이 책을 보는 사람들이 아무래도 의사의 입장에 있는 사람들보다는 환자의 입자의 있을 사람들이 더 많을걸 고려하면 이 책은 상당히 유용하다.  적어도 내가 돈을 쓰면서 왜 쓰는지는 알아야 할게 아니겠는가? 게다가 아플 때 도대체 어디를 가야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1장의 내용들은 모두가 잠재적 환자인 우리들에게 유용한 지식을 선사한다. 그것도 너무나도 쉽게, 재미있게...

2장에서 다루는 음지의 질환들은 보다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저자의 시각이 맘에 들었다. 말더듬이. 틱, 탈모, 변비 등 누구나 하나쯤 가지고 있으면서 사실 혼자서 맘고생만 하는 병들에 대해 보다 건강한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리고 그것들에 대해 우리 사회나 우리가 어떤식으로 대해야 할지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준다. 3장 역시 난무하는 의학상식들에 대해 속시원한 결론을 얘기해준다. 물론 저자의 결론이 다 맞는 건 아니겠지만 적어도 어떤 의학적 행위를 할 때 이게 뭐라는것 정도는 한 번 생각하고 알 고 할 수 있도록 상식을 제공한다.

이 책이 지나치게 피상적이라고 얘기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나보다는 똑똑한 사람들을 위한 얘기인것 같다. 나처럼 의학상식이고 뭐고에 아무 생각이 없는 사람에게는 정말로 딱인 책이었다. 그리고 앞의 다른 분의 리뷰에서 말한 것처럼 가정에 하나쯤 비치해두면 좋은 가정의료 상비약같은 책이라는데 전적으로 동감한다.

마지막 보너스 하나. - 이 책보면서 내가 깔딱깔딱 넘어간 부분

개한테 물리면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의 신병을 확보하는 것이다. 개가 광견병에 걸렸는지 여부를 판단해야 하기 때문. 하지만 대개의 경우 사람을 문 개는 그대로 달아나 버린다. .... 그럴때는 일단 비눗물로 씻고 지혈한 후, 국립보건원에가서 광견병 백신을 달라고 해야 한다. 물론 안준다. 개가 광견병에 걸렸다는 증거를 제시하라고 할거다. 왜? 백신 한병에 100만원이 넘으며, 보유 개수도 제한되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광견병이란 일단 발병하면 끝인데, 개를 찾아다니느라 허송세월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러니 달라고 떼를 쓰거나 아는 사람을 통해 사정을 하는 걸 권한다. 우리나라는 사회적 갈등이 원만한 공적 절차를 거쳐 해결되는 곳이 아니며, 큰 목소리와 버티기 등의 실력행사나 연줄을 통한 회유가 아직 통하니까 말이다. 이틀만 드러누워 있으면 십중팔구 약을 탈 수 있지 않을까. 극적인 효과를 위해 거품이 나는 약을 입에 넣고 있으면 더 빨리 얻을 수도 있다. 일단 자신이 살과 봐야 할게 아닌가.

살다보면 별일이 다 있으니 나도 개에 물릴지 알 수 없는 일. 꼭 외워두었다가 혹시 그런 일이 있으면 써먹어야 할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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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5-08-18 0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늦은 시간에 리뷰 올리시네요.
정말 이 책은 환자의 입장에서 환자의 권익을 보호하려는 작가의 모습이 선하게 보여요 그쵸? 유익하면서 굉장히 재미있고요, 저도 많이 웃었어요. 지금은 우리 아들이 읽느라고 시도 때도 없이 킬킬거리며 발작하는 웃음을 터뜨려요.

-플레밍인가 하는 사람의 오른손인지 왼손인지 하는 법칙을 아직도 이해못하는 사람, 진주 드림(이 부분 읽다가 제가 이 야밤에 배를 잡고 웃었어요. 리뷰쓰시는 님도 저자의 유머까지 그대로 전염되어 버린 것 같아요)

국경을넘어 2005-08-18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을 아내가 먼저 보고 있는데 저를 보는 아내의 시선이 별로 곱지 못하군요. 도대체 무슨 내용이 쓰여 있길래...

바람돌이 2005-08-18 0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진주님이야말로 이 늦은 시간에 아니 주무시고 뭐하신대요. 이렇게 돌아오셔서 댓글까지 달아주시니 너무너무 기뻐요. 앗싸 앗싸~~^^
한 며칠 알라딘에 제대로 못들어왔더니 병난것 같이 맘이 허해서 모처럼 시간난 오늘밤 야밤까지 이러고 있답니다. ^^

바람돌이 2005-08-18 01: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폐인촌님 남자분이셨어요? 이 무슨 뒷북이람.... 저는 아이들 사진이 있길래 기냥 여자분인줄만....
글쎄요. 기냥 책 읽어보세요. ^^

국경을넘어 2005-08-18 08: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어어,,, 바람돌이님. 어제 달아논 댓글하고 다르군요^^* 제가 그땐 손이 떨려서 답글을 못달았습니다. 그 언저리에 있던(?) 문제인 것 같습니다+^^+

바람돌이 2005-08-18 09: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밤이 아닌 관계로 전연령용 멘트입니다요. ^^ 이런 소심한 나를 또 들켰군 ^^

2005-08-18 13: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클리오 2005-08-18 17: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이 책이 부인이 보시면 문제될 부분이 있나요? 폐인촌 님?? (잘 이해할 수 없다는.. 흐흐..)
 

클리오님 답사는 잘 갔다오신 것 같네요. 많이 힘드시죠...

나이가 들수록 할때는 잘 모르겠는데 막상 다녀오고 나면 회복기가 길더라구요. 특히 전국 모임 답사처럼 강행군일때는....

클리오님이 보내주신 책

 바로 요 책 말예요. 받기는 벌써 받았죠. 하지만 님이 안계신걸 아니 감사 인사도 그냥 갔다오시면 해야지 하고 기다리면서 다 읽어버렸네요. 이 글 쓰고 리뷰도 올려야지요.

 처음에는 그냥 어떤 내용일까 궁금해서 몇장 뒤적이다가 요즘의 제 상황과 맞물려서 그냥 순식간에 읽어지던군요. 재밌었어요. 클리오님 아니였으면 지금까지 그냥 읽을까 말까 고민하고 있었을텐데 님 덕분에 지금 저에게 꼭 필요한 책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그나 저나 우린 참 희안한 인연인것 같군요. 두 집 합쳐 4명의 전공이 같은 건 그러려니 했습니다. 이 동네가 워낙 과커플이 많은 동네인지라...(다른 동네는 어떤지 모르겠는데 제가 나온 학교의 우리 과는 학생 숫자도 정말 적으면서 과커플을 무더기로 양산했거든요.)

그리고 님과 저의 성씨가 같은 걸 보고 또 참 공통점이 많구나 약간 신기했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성씨가 또 아주 희귀성은 아니잖아요.

하지만 결정타....  세상에 사는 아파트 동과 호수까지 같다니.... 알라딘에서 이렇게 모든게 같은 두 사람이 만날 확률은 도대체 얼마나 될까요?

우리 혹시 전생에 부부는 아니였을지.... 전생에 사이가 너무 안좋아서 이생에서는 인류의 평화를 위해 떼놓았다거나, 아니면 사이가 너무 좋아 견우 직녀처럼 신의 질투로 떨어졌다거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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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오 2005-08-18 15: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아니... 민망하여라... 마태님이 보시면 왜 본인 책을 보냈냐고 황당해하시겠군요... ^^;;; 책 재밌게 잘 보셨죠? 저도 순식간에 읽어버렸거든요... 하기야 님께서는 어머님이 편찮으셔서 더욱 많은 생각이 드셨겠어요... 제가 쓴 '인연설'도 정말 신기하죠?? ^^ 전생에 부부였다가 인터넷에서 만난 인연이라... 이왕이면 사이가 좋았던 쪽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더 잘 지내요... 흐흐.... 좋아해주셔서 제가 더욱 좋습니다... ^^

클리오 2005-08-18 15: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 이번 답사는 다녀오고 나서 전부다 비실거리며 뻗었다고 합니다.. 부산 모임에서는 오세운 샘의 터프함에 "불친절한 세운씨"라는 별명까지 붙여주었다고 하고, 홍 모 샘께서는 경국대전을 읽는다는 김모 회장님에게 애정표현을 아주 찐하게 했다는... ^^;

바람돌이 2005-08-19 01: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더운 여름에 서울거리를 활보한다는 것, 생각만 해도 아찔합니다. 다들 뻗는게 당연하지 않을까...홍모샘이라면 누군지 알겠네요. 우리한테는 홍언니라는 명칭으로 주로 불리는...대충 상황이 짐작이 갑니다. 흐흐 ^^ 근데 그 김모회장님은 언제나 느끼는거지만 참 별별 책을 다 읽으십니다. 오세운 샘 역시 기억나네요. 다들 보고싶은 사람들입니다.
 



경천사지 석탑이 복원됐다. 10월에 개관할 국립 중앙박물관 '역사의 길'에 기나긴 복원의 과정을 거쳐서 며칠전 삐까한 복원식과 함께 텔레비전 화면에 모습을 드러냈다. 아픔도 많고 어처구니 없는 일도 많았던 탑이다. 근데 이 착잡한 기분은 뭘까?

이 탑은 국보라는 이름에 걸맞게-아니 넘칠정도로 - 정말 너무나도 아름다운 탑이다. 탑 전체의 균형이나 모습의 아름다움은 말할것도 없고 그 세부조각에 가면 넋을 잃을 정도다.

하지만 이 탑의 건립과정은 그렇게 유쾌하지 않다. 한 때 우리가 한세기 동안이나 몽고의 지배를 받았던 시절, 그 식민문화의 소산이다. 고려의 한 친원파 귀족이 몽고의 실력자에게 아부하기 위해 개인용 사찰을 지어바쳤고, 그것이 경천사라는 절이다. 이후 원나라에서 직접 설계를 하고 조각가들을 데려와 만든 완벽한 수입품이 바로 이 탑이다. 그러다보니 우리나라에서는 이걸 그대로 본떠서 만든 원각사 10층석탑외에는 계보도 전통도 찾아볼 수없는 유일한 양식이라 할 수 있다.

일제시대에는 밀반출에 의해 일본 도쿄로 옮겨졌었고, 이후 베델 등을 비롯한 사람들의 노력으로 다시 돌려보내졌으나 제자리를 잃고 경복궁 앞뜰에 세워지게 되었다. 섬세한 조각을 위해 대리석으로 만들어졌으니 이 과정에서 이 탑이 겪은 수난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있을 수 밖에.... 그 후에도 서울의 공해에 찌들려 탑의 마모가 너무 심해지자 새 박물관 건립계획과 함께 대대적인 복원 작업에 들어가 이제 국립중앙박물과 내부에 자리잡게 된 것이다.

문화재의 보존이란 참 어려운 문제다. 망가지는 것을 그대로 방치할 것이냐? 아니면 보존 자체를 위해 박제화라는 길을 택할 것이냐? 제자리에 서있지 못하는 유물은 - 그 역사적 의미를 상실하고 그냥 미술품으로서만 존재하게 된다. 경천사 석탑 역시 앞으로 수많은 사람들의 경탄을 오래도록 사게 되겠지만, 이 탑의 역사적 의미를 같이 생각해주는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 이 탑을 보고 원의 지배와 그에 기생하던 고려귀족들의 횡포에 아파하던 고려의 사람들을 기억해주는 사람들은 있을까?

또 하나 이 탑에 얽힌 웃기는 이야기

1995년 김영삼 정부는 역사를 바로세운다는 명목하에 조선 총독부 건물을 다시 회복하지도 못하게 철거해렸다. 그 철거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입장이 다르겠지만 적어도 정권의 이벤트를 위해 희생되어서는 안되는 것이었다. 근데 웃기는건 처음 중앙박물관 건립지침에 박물관 메인 로비에 이 경천사지 석탑을 놓기로 했다는 거다. 식민역사청산을 위해 박물관으로 쓰이던 조선총독부 건물을 해체한 마당에 또다른 식민문화의 소산을 박물관의 얼굴로 사용하겠다? 다행히 내부의 이의제기로 그 계획은 철회되고 지금 역사의 길이라는 곳으로 자리를 잡았지만.... 참 이래 저래 사연많은 탑이다.

   -본문의 내용중  경천사 탑의 건립과정과 중앙박물관 건립계획부분은 김봉렬씨의 책 '시대를 담는 그릇'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바로 이 책인데요. 한국미술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정말 좋은 책인데 아쉽게도 절판이네요. 저에게는 재간해야할 책 1순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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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넘어 2005-08-13 0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들 것도 아니면서 버젓이 루브르니 대영이니 하는 박물관에 진열하는 양놈들 보면 그래도 양호하지 않나 싶으면서도 좀 찜찜하죠. 사진이 무척 크군요. 내려받아 가겠습니다.^^*

조선인 2005-08-13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천하고 퍼갈께요.
그리고 좋은 책 권해주시면서 절판소식까지 전해주시다니 정말 너무해요. ㅠ.ㅠ

로드무비 2005-08-13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너무하시네요.
(뭐 저는 그냥 조선인님 따라해봤습니다. 멋있어 보여서요.^^)
추천 필!^^

바람돌이 2005-08-13 10: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폐인촌님/ 사진은 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에서 퍼온것입니다.
조선인님, 로드무비님 / 에고에고~~~ 죄송해요. 이 책이 모두 3권으로 된 시리즈인데 나머지도 다 품절이네요. 진짜 좋은 책인데..

숨은아이 2005-08-13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따라와서 추천...

파란여우 2005-08-13 1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 겨레의 수난사와 연결고리로 맞물린 탑이지요.
수난을 당한 탑이 어디 이거 하나뿐이랍니까...돌아오지 못하고
일본땅 어느 졸부의 정원에서 신음하고 있는 것도 있지요.
더 가관인 것은 우리정부의 문화재 안목인데
저는 개인적으로 시멘트에 환장한 박정희 정권이 가장 코메디라고 여겨요

히피드림~ 2005-08-13 14: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님의 친절한 설명 잘 듣고 갑니다. 경천사지 석탑에 그런 사연이 있는 줄은 미처 몰랐네요. 어쨌건 복원작업 자체는 뜻깊은 일인것 같아요. 그래야 앞으로도 소중한 유산을 후대에 물려줄 수 있을테니까요.^^ 사진도 참 멋집니다.

바람돌이 2005-08-13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숨은아이님/ 감사 감사 ^^
파란여우님/저도 박정희 정권의 그 시멘트 사랑과 미색 페인트 사랑은 코메디 맞다고 봐요. 근데 그런 코메디가 낳은 결과가 너무 처참해서 슬플 뿐이죠...그쵸?
punk님 /맞아요 복원은 해야죠. 문화재를 어떻게 둬야 가장 잘 보존하는 것인가 무척 어려운 문제예요. 이렇게 공해가 심하다가는 언젠가 모든 문화재가 박물관 안으로 들어가는 건 아닌지....
 
 전출처 : 조선인 > 사이버테러를 당했을 경우

가장 중요한 건 증거 확보.
화면 자체를 캡처한 그림파일은 내가 조작했을 가능성이 가장 낮으므로
XXX가 발뺌을 못 하도록 막을 수 있다.
글만이라도 갈무리해두면 도움이 된다.
어제의 경우 매너리스트님께서 둘 다 해두셨다니 무척 고마운 일이다.

아울러 사이버테러를 신고하고자 하오니 개인회원정보나 접속로그 등을 삭제하지 말아달라고
사이트 운영자에게 요청해두어야 한다.
어제처럼 XXX가 회원탈퇴를 해버리면, 시스템이 관련 기록을 자동으로 삭제해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을지기님께 오즈마님이 신고를 해뒀으니 지기님이 빨리 대처해주시길 바랄 뿐이다.

그 다음으로는 바로 신고.
경찰청도 있고, 검찰청도 있는데,
검찰청의 경우 주로 형사사건이나 국제범죄를 다루므로 경찰청 신고가 훨씬 빠르다.

http://ctrc.go.kr/center/center2.jsp

범죄신고하기를 눌러 실명확인을 한 뒤, 1:1게시판과 비슷한 유형의 신고절차에 따라 신고하면 된다.
이 때 제일 중요한 것은 이메일과 핸드폰번호
신고결과는 일차적으로 이메일로 통보되기 때문에 정확한 이메일 주소를 남기지 않으면 낭패이다.

보통 신고를 하고 나면 2-3일 내에 메일이 온다.
사건접수가 되었으니, 관련 자료가 있으면 첨부해달라는 것.
이 때 미리 남겨둔 증거를 메일로 회신을 보내는 한편,
사이트 운영자의 직통 연락처를 알려주면 일 처리가 빨라진다.

다시 2-3일을 기다리면 메일 또는 전화가 온다.
메일이 오는 건 운이 나쁜 경우일 때가 많다.
XXX가 실명을 쓴 게 아니라 추적이 어렵다,
혹은 IP추적결과 국내가 아닌 것으로 판명되었다,
즉 사건조사를 진행하기 어렵다 라는 답변이니, 내가 신고한 사건은 흐지부지되어버릴 수 있다.

하지만 전화가 오는 경우 XXX의 신변을 파악했으니, 언제 경찰서에 나와서 대질하자는 경우일 때가 많다.
XXX의 경우 모욕죄가 적용되는 민사사건이니 일단 만나보고 고소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익명성을 믿고 지랄하던 XXX는 이 시점이 되면 대개 깨갱하기 시작하여
'내가 술먹고 실수를 했다 내지는 내가 잠깐 이성을 잃었다, 미안하다, 잘못했다' 등등 싹싹 빈다.

웬만해서 이 시점에서 사과를 받는 것으로 끝난다.
물론 고소를 진행할 경우 피해보상금을 받을 수도 있지만 이건 참 길고 지루한 시간이 될 수 있다.

그럼 고작 사과나 받자고 신고하는 게 오히려 악몽을 질질 끄는 것일까?
쿨하게 무시하는 게 멋지긴 하다.
하지만 만의 하나  XXX가 나나 내 주변에게 또 사이버테러를 하면?
다시는 그런 짓을 못하도록 XXX의 정체를 까발리는 게 대단히 중요하므로 난 적극 신고를 하는 편이다.

어제밤 자다말고 컴퓨터를 켜놓은 게 마음에 걸려 일어났었다.
잠깐 브리핑을 둘러봐야지 했다가 너무 깜짝 놀랐고, 너무 화가 났다.
분이 삭지 않아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았고 새벽 4시까지 서성이다 술까지 마셨다.
덕분에 지금도 머리가 아프고, 기분도 최악이다.
다행히 오늘 아침 전화로 들은 언니의 목소리는 여전히 통통 튄다.
언니가 얼른 신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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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군 이야기 2 - 돌아온 악몽 김태권의 십자군 이야기 5
김태권 지음 / 길찾기 / 200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 스스로의 세상 보는 눈을 가지기 위해, 우선 우리는 우리 이웃이 세상을 보는 방식을 배워야 한다. 그러지 않는한, 우리는 옛날에 저질렀던 실수를 또다시 답습할 것이다.

역사에서 배우지 못한 자는 다시 그 역사를 반복해서 살 수 밖에 없다...... (작가의 말 중에서)

먼저 프롤로그 - 이슬람 이전의 중동 - 이란을 중심으로(우리가 흔히 아는 페르시아라는 말은 페르시아인들 스스로는 쓰지 않았던 말이라 한다. 그들은 스스로를 '이란'이라 불렀다고...)

이 장을 통해 서구의 오리엔탈리즘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 진행된다. 중동지역의 역사가 서구인들에 의해 왜곡되어진 과정, 그리고 이유들, 헬레니즘 문화를 중동의 시각에서는 어떻게 볼것인지... 이 지역의 역사를 보는 우리의 시각을-역시 서구의 잣대로 재단되어진 -을  뒤집어 놓은 작가의 시선은 여전히 날카롭고 통쾌하다. 오랫동안 기다린 보람을 역시 느끼게 해준다.

본격적으로 십자군 전쟁이 시작된다. 이 책에서 다루는 시기는 1096년 부터 1106년까지 1차 십자군 원정대가 예루살렘을 정복하는 과정을 내용으로 한다. (아직도 갈 길이 멀다. 1차 십자군 원정도 2권에서 마무리를 짓지 못했으니... 다만 다행인건 작가가 중간중간에 '몇권에 보세요'라는 말을 남발하는 것을 보면 다음권들의 대충의 아우트라인은 만들어놓은 것 같으니까 2권만큼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아도 될 듯하다는 거다. 하기야 이것도 나 혼자 생각이지, 알수가 없는 거지만...)

본격적인 십자군 전쟁을 다루다보니 1권처럼 직접적인 현재의 상황에 대한 저자의 개입은 그리 많지 않다. 전체적으로는 십자군 전쟁의 과정을 충실히 따라가고 있다. 하지만 이 전쟁 자체에 대해서도 곳곳에서 수많은 자료를 인용하며 각각의 상황을 서구인이 보는 시각과 중동지역 사람들이 보는 시각의 차이를 제시하고 있다. 흔히 이런식의 자료제시가 맹목적인 객관성(사실은 자기 생각이 없는 것에 불과한)을 추종한 결과일 때가 많지만 저자의 자료 제시는 아니다. 책을 읽는 독자에게 "봐라! 누가 옳은지... 너도 생각이 있으면 알 수 있겠지"라며 들이대는 것 같다. 나는 이런 저자의 저돌성이 맘에 든다.

여전히 2권에서도 역시 이 책이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은 역사를 박물관의 박제된 유물정도로 스쳐가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오늘날의 현실과 미래와 연결시키려 한다는 것이다. 그것이 시도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꽤나 성공적이라는 것이다. 이건 쉬워보이지만 사실 만화든 문학이든 이런 장르에서 자칫하면 도식화나 뻔한 결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많아 오히려 재미를 해치는 요소가 될 때가 많다. 그럼에도 성공적으로 작가가 이야기와 역사적 전망, 비판을 결합시키고 있다는데 작가의 역량이 만만치 않음을 느낄 수 있다.

앞서 작가의 말에서 스스로가 말했던 것을 아주 훌륭하게 성공시키고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의 완결을 기다리는 것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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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5-08-11 0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벌써 보시고 리뷰까지 쓰셨네요! 저는 1권을 보다 덮어 놓은 상태입니다. 부끄..^^*

바람돌이 2005-08-11 0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새벽이 되면 님을 뵐 수 있네요. 바쁘고 힘드신거 다 아는데 무슨 부끄 모드랍니까? ^^
저야 요즘 완전 주부라 괜찮지만 아영엄마님 이렇게 밤늦게까지 계시면 건강 해치는게 아닌가 걱정스럽네요.

클리오 2005-08-11 13: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저도 2권 읽어봐야 되는데 말이죠... ^^

Common 2005-08-11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역시 저보다 잘 쓰시네요. ㅠㅠ 저는 수양(침대에 누워 책을 보면서 킬킬거리기)이 더 필요한듯.

바람돌이 2005-08-11 17: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 1권보다는 박진감이 약간 떨어지지만 그래도 재밌어요. 빨리 읽으세요.
Common님/ 님의 리뷰도 좋았어요. 제가 그 나이 때 생각하면(아직 학생 맞죠) 비교도 할 수 없다니까요. 님이 앞으로 얼마나 더 성장해 나갈지 기대됩니다. 수양(저의 경우는 소파에 누어 책보며 킬킬거리기)은 저 역시 더 필요한 거 맞아요. ^^

히피드림~ 2005-08-12 14: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이 여간 재밌지 않으면 계속 속편을 읽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닐텐데...
오래 기다려서 읽으시는 바람돌이님의 그 정성과 안목이 더 대단하세요.^^

바람돌이 2005-08-12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하 punk님! 정성이라기 보다는 이게 제 성격인데요. 한 번 잡은건 왠만해서는 끝을 봐야 한다는... 진짜 그 책이 허접한 쓰레기가 아닌 이상은요. 보면서도 내가 이걸 계속 왜보지하는 것도 많아요. 물론 이 책은 아니지만...(이것도 편집증의 일종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