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 생각하는 그림들
이주헌 지음 / 예담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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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림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몇가지 되는것 같긴 한데 그중에서도 이주헌씨의 <50일간의 유럽미술관 체험>이란 책도 한 몫을 했던 것 같다. 그 후로 이주헌씨의 책을 다 사모으는 걸 보면....

그동안 주로 서양미술사에서의 작품들을 중심으로 해설작업을 해왔던 이주헌씨가 -내가 알기로는 처음으로 -현재 한국미술의 흐름을 한권에 담았다. 주로 동서양의 미술사를 중심으로 책을 보아오던 나에게는 아주 낯선 이름들이다. 이 책속에 나온 화가들 중 내가 이름이라도 들어본 사람은 신학철, 강요배, 홍성담, 이중섭  달랑 4명이다.
이건 내가 현대미술 자체가 워낙에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갖고 있다보니 우리나라든 다른 나라든 현대미술 자체에 대해서 별로 관심이 없는데 1차적인 이유가 있을거고,또 우리나라 현대미술에 대해서 알기쉽게 쓴 책들을 내가 별로 찾지 못한데도 이유가 있을 것이다.

그런데 오늘 이주헌이라는 아주 친절한 안내자를 만나 한국현대미술에 대한 아무 생각없음을 약간은 벗었다고나 할까?

그림이나 작품들을 선택한 작가의 기준이 뭔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얘기들을 찬찬히 듣고 있다보면 풍경하나 장면하나하나가 마음에 와닿는다. 서양예술을 볼때와는 다르게 이땅에 오래도록 살아오면서 우리들이 갖게되는 공통의 감성, 생각들, 그리고 오늘 이 땅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고민들 이런것들이 겉돌지 않고 마음에 와닿는다. 예술 역시 자신이 살아가는 현실을 벗어날 수 없다는게 맞나보다. 그리고 예술의 감상에 있어서도 마찬가지... 자신이 살아가는 땅을 기반으로 한 예술이 더 감성적으로 와 닿게 되는데는 다 이유가 있나보다. 그럼에도 그 벽이 뛰어넘어지지 않는건 아마도 이주헌씨와 같은 친절한 안내자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겠지....

좋은 도판들과 마음에 와닿는 설명들. 좋은 그림책 한권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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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피드림~ 2006-02-02 15: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에도 님이 이주헌씨 책을 포토리뷰로 소개해 주셨었죠.^^ 근데 혹시 "예술가로 산다는 것" 읽어보셨어요? 이 책도 마찬가지로 우리시대의 화가들을 소개해 놓은 책인데 왠지 바람돌이님이 이 책하고 잘 맞으실 것 같아요.^^

클리오 2006-02-02 15: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전에 다른 책도 좋았는데.. 이 책과 펑크님이 소개시켜주신 책도 관심이 가네요...

바람돌이 2006-02-02 16: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punk님/예술가로 산다는 것 펑크님이 추천한다면.... 지금 바로 찾아보고 보관함에 집어넣습니다. ^^
클리오님/와우~~ 오랫만에 들어오셨어요. 그래도 요즘은 좀 자주 뵙네요. 몸은 건강하시죠. 이 책하고 <생각하는 그림들 정> <그림속 여인처럼 살고싶을때> 태교용으로 추천입니다. ^^
 

설 직전에 해아가 집어던져 고장난 디카..

서비스 센터에 맡겼더니 오늘 연락이 왔습니다.

디카의 렌즈를 나오게하는 모터가 고장이 나서 갈아야 한다는..

그런데 수리비가 세상에 160,000원이래요. 만육천원도 아니고 십육만원이라니.... ㅠ.ㅠ

얼씨구나 하고 이 기회에 좋은걸로 새장만 하자는 서방을 진압하고, 눈물을 머금고 고쳐달랬습니다. (우리집 서방은 이상하게 카메라 욕심이 많아서 늘 좋은 카메라로 사고 싶어서 안달입니다. 뭐 지난번에 울보님이 올리셨던 그런 카메라 말예요.)

해아의 한번 장난으로 생각하기에는 가격이 너무... 이녀석들 세뱃돈을 다 털어넣어도 안되니 원.....

이 디카가 아이들땜시 서비스 센터에 간게 벌써 4번째입니다. 처음 사고 얼마 안돼서는 예린이가 떨어뜨리는 바람에 무슨 센서가 고장나서 수리비 한 3-4만원 정도 들었고 두번째도 역시 예린이의 장난으로 아예 디카의 껍데기를 다 바꾸는데 7만원 정도. 세번째는 우리 잘못인 것 같았지만 그냥 안되네요하고 뻥쳐서 공짜로 수리를...

근데 이번에도 사소한 것 같아 아무말 없이 그냥 안된다고 맡겼는데도 수리비가 제일 거금이 나왔습니다. 아까워 죽겠어요. 수리가 다됐다니 내일은 가서 찾아와야 하는데....에고 울고 싶어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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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 2006-02-01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난아니네요.. 고치는것도 부담되겠어요.ㅠ

바람돌이 2006-02-01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실비님 엄청 부담돼요. ㅠ.ㅠ 카메라 가격의 3분의 1이라구요. ㅠ.ㅠ

아영엄마 2006-02-01 10: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궁.. 가끔 그 디카보시면서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생각이 드시겠어요. (저도 디카를 아이가 떨어뜨린 후에 가끔 전원이 자기 마음대로 꺼져버리곤 해서 A/S 맡긴 이력이 있는데 무상수리 지나고 또 고장날까 걱정입니다. 애들이 카메라 들면 겁부터 나요...ㅜㅜ)

바람돌이 2006-02-01 1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 아영이와 혜영이는 그래도 좀 컸잖아요. 저희집 애들은 어린 주제에 카메라를 어찌나 좋아하는지 카메라 안주면 아주 난리가 납니다요. 이 카메라 나중에는 정말로 배보다 배꼽이 더 커지지 않을까 싶어요. ㅠ.ㅠ

sooninara 2006-02-01 12: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번에 4만원 주고 디카 고치고 울었는데...ㅠ.ㅠ
이런..어쩨요? 아이들에게 접근금지를...

울보 2006-02-01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정말로 수리비 많이 나왔네요,
저도 지금 새로산카메라때문에 머리가 아파요, 산곳에 이야기는 해놓았는데 정말로 이럴때는 구관이 명관이란 말이 지금 쓰는 카메라가 더 마음에 가요,,
그러고 보면 지금 쓰는 카메라는 놀이공원에서 아이들이 잘못해서 대형사고를 냈는데도 멀쩡한것보면 튼튼해요,,,자랑,,ㅎㅎ

바람돌이 2006-02-01 12: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나라님/아이들에게 접근 금지는 불가능이라구요. 여태까지 늘 갖고놀았는데 갑자기는 불가능.... 계속 울고 싶어요. 엉엉....ㅠ.ㅠ
울보님/그 카메라는 어디 제품이래요. 제거는 조금만 떨어뜨려도 맨날 수리해야 하는데....
 

오랫만에 알라딘에 들어옵니다. 명절 3일은 시댁과 친정에서 보내고 오늘 하루는 그 여파로 하루동안 몸살을 앓았고요. 그래도 아직 체력이 좋은지 실컷 자고나니 몸이 좀 괜찮네요. 어제밤에 8시부터 자기 시작해서 오늘 오후 2시에야 일어났답니다. 애들은 서방이 온갖 군것질을 다 시키면서 데리고놀고 있더군요. (밥은 안먹이고... 흑흑...ㅠ.ㅠ)

저의 명절 풍경은 늘 똑같습니다. 명절 전날 아침에 시댁에 가서 시어머니랑 둘이서 명절 준비를 하지요. 기본적인 준비는 시어머님이 다 해놓으시니까 제일 시간이 많이 걸리는 전 부치기가 제일 먼저입니다. 대충 일이 끝나는 오후가 되면 형님들 오고... 그러면 대식구들 저녁상 차리고 먹고 치우고, 밤에는 제사준비 남은것 해치우고 어쨌든 일이 끝나는건 밤 9시쯤은 돼야 합니다. (운이 좋으면요. 밤늦게까지 누군가 찾아올때는 더 심하죠.) 일이 끝나기 전까지는 어쨌든 자리에 엉덩이 붙이고 있을 시간도 별로 없어요. 모르고 이런 장손집에 시집온 저를 한심해 하며 어쨌든 대충 익숙해져는 갑니다.

올 설에 생긴 변화는요. 저의 시집은 굉장히 가부장적인 분위기가 심합니다. 특히 아버님 형제분들은 막내나 그위의 작은 아버님들은 사실 저랑 나이차이가 얼마 안나는데도 남존여비적인 생각이나 행동들이 특이할만큼 심하죠. 집안의 위계질서가 워낙에 엄격하다보니 저희 서방의 형제들도 작은 아버님 말씀이면 꼼짝도 못한다나요. 결혼초에 청소기를 잡는 이집안의 막내인 제 옆지기를 보고 집안어른들이 얼마나 혀를 끌끌 찼는지.... (그 때의 어른들의 황당한 표정을 저는 잊지 못합니다.)

저희집 큰 아주버니 그러니까 제 옆지기의 큰형이지요. 큰 아주버니 역시 얼마전까지만 하더라도 굉장히 보수적이고 가부장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겼습니다. 없는 집안의 장손이다 보니 권리는 없고 의무밖에 없는 집안인데도 어른들 대하는게 정말 깍듯했고 모든 사고가 일단 집안이나 어른들 중심인게 확 표났죠. 요즘 보기 드문 거의 조선시대의 장손들을 보는듯한.... 근데 제가 보기에 문제는 그런 아주버니때문에 큰 형님의 마음고생이 심한게 눈에 보이는 거였습니다. 물론 저희 형님도 요즘 보기드문 사람이죠. 저랑 같은 나이인데도 집안의 장손며느리로서 손색이 없는.... 그래도 워낙에 아주버니가 집안 어른들 중심으로만 생각하니까 사실 불만이 없을 수 없죠.

근데 하여튼 몇해 전부터 아주버니가 조금씩 변하는게 보입니다. 어른들 없을때는 청소도 해주고요. 알아서 밤같은건 가져다가 깎아주고요. 아이들하고 놀아도 주고요. (사실 이정도도 이집안에서는 얼마나 큰 변화인지 모른답니다. 저는 흐뭇 흐뭇...)근데 이번 설에는 작은 아버님이 또 여자들한테 아이들을 몽땅 맡기고 당구치러 가자는걸 거절하는 용기까지.... (다른 사람들한테는 별거 아니겠지만 이 집안에선 엄청난 반항이예요. ^^)물론 방향을 바꿔 결국 볼링을 치러가긴 했지만... 얼마뒤에 전화가 와서 여자들도 일 다 끝났을건데 볼링장으로 오라고 전화까지 왔더라니까요. (물론 몸이 녹초가 되어 볼링은 커녕 숟가락 잡기도 싫었던 저희가 거절하긴 했지만.... 사실 우리끼리 모처럼 만나서 수다떠는게 더 좋았답니다)

당구치러 갔으면 언제 왔을지 모르는 사람들이 맥주까지 사들고 일찍 들어와서 같이 맥주도 마시고... 어쨌든 처음으로 여자들도 이집안에서 일하는 일꾼이 아니라 가족이 되어간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여러모로 아주버니의 생각이 점점 어른들에게 무조건 맞추기보다는 형님을 생각해주는 방향으로 바뀌어가는것 같아 기분이 좋았습니다. ^^

그리고 또 아이들이 생기고 나서의 변화. - 저는 결혼하고도 한동안 아이를 낳지 않았기 때문에 늘 명절에는 바리 바리 싸들고 가기만 하고 돌아올때는 빈손이었거든요. 근데 아이들이 생기니까 애들 옷도 생기고 하더니 요즘은 현금도.... 설날 사촌동생, 조카들에게 늘 용돈을 주기만 하고 빈 지갑으로 돌아왔는데 이제는 얘들도 한몫을 해서 주머니가 두둑하네요. 뭐 나간것만큼은 못하지만 그래도 이게 어딥니까? 아직 돈을 모르는 우리집 아그들 - 세뱃돈은 다 엄마주머니로 쏙~~~ ^^ 거기다 이번에는 큰 형님이 늘 내가 조카들한테 뭘 해주는데 아무것도 못해줘서 미안하다고 저에게만 살짝 백화점 상품권을.... 크하하~~ 신난다. 애들꺼 사라고 주셨지만 저는 안그래도 신발이 새로 필요했는데 제 신발 사는데 확 써버릴거라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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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rblue 2006-01-31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고하셨어요~~
예쁜 신발로 사 신으시구요, 보면서 흐뭇해하세요. 애들거 안 사주셔도 될 것 같습니다. ^^

서연사랑 2006-01-31 23: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저도 서연이 세뱃돈이 제 주머니로 쏘옥~(서연이는 엄마가 은행에 넣어준 걸로 알고 있지만....)ㅋㅋ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그런 작은 변화들이 언젠가는 명절 분위기가 많이 바뀌는 데 일조하지 않겠어요^^

바람돌이 2006-01-31 2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urblue님/네! 예쁜 신발로 사신을게요. 애들은 뭐 세뱃돈으로 신데렐라2 dvd 하나 사주고 입 닦았습니다. 헤헤~~
서연사랑님/ 조금씩이라도 명절분위기가 바뀌는것 같긴해요. 아직 멀긴 했지만... 서연사랑님도 서연이 세뱃돈으로 뭔가 새로운걸 사심이... 헤헤~~

바람돌이 2006-01-31 2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별님/그쵸 그래야 살만해지죠. ^^
 
현대사 인물들의 재구성 - 웃음과 감동이 교차하는
고지훈 지음, 고경일 그림 / 앨피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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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수업에 대해서 얘기를 하면 나는 보통 '그건 지나치게 편파적인거 아니냐'라는 소리를 흔히 듣는다. 대립되는 양자의 관점을 다 제시해주고 스스로 판단하게 해야지 그렇게 일방적으로 한쪽의 관점에서만 얘기하면 그거야말고 세뇌고 주입이 아니냐고....

그래서 그런 말에 대해 나는 어떻게 생각하냐고? 저거 다 웃기는 짬뽕이시다. 흔히 사람들은 스스로가 아주 객관적이고 공평한 인간이기를 원한다. 그래서 균형된 시각을 갖추었다고 자부하기를 좋아하고..이건 흔히 가방끈이 평균보다 길수록 주로 많이 나타나는 현상인데... 사실 자료하나를 두고 행간을 읽어내고 그 역사적 배후를 파악하고 그래서 그 속에서 올바른 관점을 찾아내고 이거 아무나 할 수 있는 일 아니다. (뭐 가방끈 길다고 또 이걸 잘하냐 하면 별로 그런것 같지도 않더라만...) 적어도 그런 분석이든 판단이든 할 수 있으려면 그에 걸맞는 지식과 사회를 보는 눈과 인생의 깊이 뭐 이런것들이 갖춰져야 한다는거다. (참 나도 못한다. 그래서 그런 분석 잘 해놓은 책이라도 보고 싶은거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그런 균형된 시각을 주장하고 객관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보통 아무 얘기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쪽에서 보면 이렇게도 볼 수 있고, 저쪽에서 보면 저렇게도 볼 수 있다라니.... 그럴바에야 뭐하러 역사를 배우겠는가?

내가 흔히 하는 말은 사실 별거아니다. 대립되는 양자의 입장 제시는 나도 잘한다. 하지만 적어도 역사를 배운다면 이런 입장도 저런 입장도 있다정도에서는 벗어나야 하는거 아닌가?  "야 봐라 이 자료들을 보면 사람들이 생각하는건 자기 입장에 따라서 참 다르지? 그래서 이게 옳은 것 같기도 하고 저게 옳은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말이다. 세상에는 이 둘의 입장을 뛰어넘는 정의와 올바름의 입장이란것도 있다 말이다. 자 다시 한 번 봐라. 누가 정의의 입장에서 올바른건지... 그러면 그게 옳은 입장이다."

제국주의의 문제 같은 것도 사실 요즘 아이들은 왜곡된 힘의 논리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편이다. 그래서 자기 나라의 국민이 잘살고 부강해진다면 다른 나라를 침략한 논리도 쉽게 받아들여버린다. 그런데 여기다 대고 그냥 제국주의란 자국의 이익을 위해 서구가 다른 지역을 침략한 행위를 말하는거라고 하고 넘어가라고? 그게 무슨 객관적인 입장인가? 철저한 서구 제국주의의 입장이지. 이렇게 아무 가치판단의 기준을 갖지 못하고 세상으로 나아갈 아이들은 차라리 역사에 관심이 없어서 아무것도 모른다면 그나마 다행일테고, 그렇지 않고 열심히 공부해서 그런 입장을 온통 기억하고 세상에 나간다면 악몽이 되지 않을까?

내가 아이들에게 말하는 제국주의란? "너는 지금 너네 집이 잘 살아서 하루 세끼 배터지게 먹고 간식까지 먹고 있는데, 네 친구는 지금 3끼째 굶다가 겨우 급식으로 우유 1개를 얻었어. 근데 네가 그걸 뺏어먹겠다고 덤비는게 제국주의야!  인간이 그렇게 살면 되겠냐?"  보통 아이들은 웃지만 그래도 적어도 왜 역사를 배우는지에 대해서 딸딸 외우는게 역사라는 생각은 좀 벗어나지 않을까?

나는 역사가가 그리고 역사책을 쓰는 사람들이 더 나아가서는 제발 우리 국사교과서가 제대로 자신의 관점을 가지기를 바란다. 무조건 이것 저것 다 제시하는것이 객관적이라는 환상에서 제발 좀 벗어나줬으면 말이다. 학문의 객관성이란 사실과 자료를 모으고 그 사실과 자료들을 왜곡하지 않고 읽어내는 것에 있지, 그것을 해석해내는 일까지 객관적으로 해버리면 결국 아무것도 말하지 못함으로써 세상을 부당하게 지배하는 편에 자기도 모르게 서버리게 되는 것이다. 이런 환상은 근현대사쪽의 책으로 넘어가면 거의 자기검열까지 개입되면서 결국 아무것도 말하지 못하는게 심해진다.

길게 이런 얘기를 하는 이유!

이 책의 가장 큰 장점은 이 책의 저자가 이런 오류에 빠지지 않고 자신의 입장을 아주 명쾌하게 신명나게 풀어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적어도 나의 ?지식으로는 이 책의 저자가 역사자료나 역사적 사실을 왜곡한 것을 찾아내지 못했다. 고등학생 이상이면 누구나가 읽기 쉽게 그러면서도 촌철살인의 유머들을 뻥뻥 구사하면서 인물들의 평가를 아주 멋지게 해내고 있다. 객관성의 숲으로 숨어들지 않는 작가는 그래서 당당하다.  심지어 이 책을 읽는 사람마저도 그 당당함을 같이 호흡하게 한다.

뭐 사실 읽어봤자 기분 나쁜 인물들이 대부분이다. 마지막 장을 제외하고는 알아봤자 얼굴에 똥칠하는 기분만 드는 인간들말이다. 그럼에도 이 책을 읽어줘야 하는 이유는... 이런 대중적인 역사책속에서 이들을 이렇게 적나라하게 제대로 비판해냈던 책이 그다지 없었기 때문이다. 대부분 이런 평가는 몇사람 찾지도 않는 전공서적이란 이름의 무더기속에서만 숨쉬고 있었으니.... 그런 전공서적이나 논문들 속에서 아주 잘 숨어있던 이들을 역사적 평가와 심판의 장으로 이제 내보낼때도 되지 訪年?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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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 2006-01-28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별 다섯..
벌써 올리셨군요. 역시~^^
전, 이 책을 보고 좀 당황해서..어떻게 써야 할지...그리고 머리가 갑자기 복잡해져서 끝까지 읽지도 못한 상황이랍니다(흐음....내가 쓰는 리뷰가 참 기대된다 증말....뜨업....ㅡ.ㅜ)

2006-01-28 12: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연사랑 2006-01-29 2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헤...쉽고, 이해 잘 되고, 막 사고 싶고.....바람돌이님의 리뷰를 제가 좋아하는 이유입죠^^

바람돌이 2006-01-31 23: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진주님/역시 기존의 역사책과는 다른 어투가 조금 당황스럽게 느껴지는건 사실이예요. 근데 읽다보니까 금방 익숙해지더라구요. 그래 이런 말이 하고싶었어 하느게.... 님의 리뷰 정말로 기대됩니다. 빨랑 빨랑 올려주시라구요. ^^
속삭님/ 과찬이십니다. 뭐 이런 스타일을 좋아하는 애도 있고 안그런 애도 있고 모든 사람에게 딱맞는 방법이란 없는것 같아요. 글구 엄마 옷도 사주시다니... 저는 엄마 옷사드린 기억이 가물 가물.... 어머님이 좋아하셨겠어요. ^^
서연사랑님/좋아해 주시니 고맙긴 합니다만 지나친 과찬이신것 같아 몸둘바를.... ^^

클리오 2006-02-06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맛. 이제야 리뷰를 봤어요.. 제가 좋아했던 책을 바람돌이님도 좋아해서 좋아요.. ^^ 글고 개인적 입장을 벗어난 정의, 공정함... 정말 중요해요. 사실 객관, 공정을 강조하는 사람일수록 이미 모든 것을 가져서 자신의 입장을 대변할 필요가 없는 사람들이 많아서 더 재수없죠.. --;

바람돌이 2006-02-07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 역시 책 취향이 비슷한건가요? ^^ 저기 저 재수없다는 말이 더 마음에 드네요. ^^ 건강하신거죠. 그래도 간간이 님을 뵐 수 있어 좋아요. ^^
 

이제 아침이 되면 설준비에 바쁘겠네요. 저야 워낙 손 많은 장손집 며느리인지라, 것도 요즘은 거의 혼자서 준비해야 되니 미리 스트레스 만땅입니다. 그래서 선택한 야밤의 만화들.... ^^

  <서양골동양과자점>의 그 작가 요시나가 후미의 최신작 <오오쿠>입니다.

 이거야말로 오늘 밤 건진 대어로군요.  오오쿠라면 바로 일본 막부시대 쇼군의 후궁들의 처소죠. 요즘 유선방송에서 이 오오쿠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가 하던데 한번도 제대로 본 적이 없어서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이 오오쿠는 전혀 반대의 설정입니다.

 일본에 갑자기 원인을 알 수 없는 남자들만 걸리면 죽는 전염병이 돌면서 남자의 숫자가 여자의 1/4로 팍 줄어듭니다. 그러니 남자들은 후사를 잇기위한 아주 귀중한(?) 존재가 되고 모든 생계를 위한 노동은 여자들 차지가 되죠. 하지만 생계를 위한 노동이란 바로 경제력의 장악을 의미하며 이것이 권력으로 연결된다는 건 뻔한 이치. 남녀가 역전된 세상이 옵니다. 유곽에는 여자가 아닌 남자가, 가난한 여자들은 남편을 맞을 수 없고 아이를 낳기 위한 씨를 받기 위해서는 유곽을 이용할 수 밖에 없죠. 쇼군 역시 여자입니다. 그리고 그의 오오쿠는 절대금녀의 세계로 8백여명의 남자들이 오로지 여자 쇼군 한명을 보며 살죠. 여기에 아주 특이한 - 아주 현명한 뭔가 될 것 같은 새 여자 쇼군의 등장으로 얘기는 전개됩니다. 남녀의 설정이 뒤바꼈다고 해서 코믹물은 전혀 아니고, 적당한 긴장감과 함께 뒤바뀐 세계의 설정을 하나씩 보는 재미가 새록 새록하네요. 2권을 무지 기대하게 합니다.

 

 <피아노의 숲 11> 

드디어 카이의 본격적인 데뷔. 그리고 어릴적 변소공주 다카코와의 재회. 갈수록 재밌어 지네요. 카이가 어떤 식으로 커갈지 기대됩니다.  왜 만화가들은 한꺼번에 3-4권씩 책을 못내는 걸까요? ^^ (하긴 그러면 옛날 공장체제에서 나온던 책처럼 되겠지만....)

 

 

  <프린세스 26>권이 나왔습니다.

  공주만화를 졸업한 것 같으면서도 이 만화는 여전히 땡긴단말입니다. 한승원씨의 그 섬세하고 완벽한 공주의 모습과 감상적인 성격묘사가 아직도 끌리는걸 보면 내 속에는 여전히 어릴적 소녀가 고스란히 살아있는가 봅니다.  이번 권에서는 이 만화의 팬들이 아주 기다리던 장면이 들어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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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06-01-28 0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왓! 프린세스 아주아주 땡기네요. 한국가면 꼭 읽어야지~ ^^
오오쿠는 드라마 원작인가 했더니 전혀 다른 얘기군요.
드라마도 정말 재미있어요 ^^
아참. 명절 잘 쇠세요. 일도 눈치껏 ^^;;;

바람돌이 2006-01-28 0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티님 이 야밤에... 거기는 야밤 아닌가요? 하여튼.. 프린세스는 워낙에 대하역사물(?)을 표방해서인지 지금 26권인데도 끝날려면 아주 먼것 같습니다. 한 50권은 나오지 않을까 싶은데.... ^^ 오오쿠도 재밌게 읽었어요.
멀리 타향이라 명절하고는 상관없으시겠지만 그래도 우리식으로다가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