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는 물건이 하나 생겼어요.
옆지기가 고3담임이다 보니 가끔 대학에서 홍보용으로 이런 저런 물건들을 갖다줍니다.
그게 다 아이들 원서값에서 뗀 돈이다 생각하면 좀 씁쓸하긴 하지만....

어제는 모 대학에서 이런 물건을 가져왔더군요.



위로는 필기구 꽂이구요.
문자판에는 시계와 온도계입니다. 뭐 알람도 됩니다.
여기까지야 평범한데 조 아래 커다랗게 대학 이름 아래 화살표 방향 있는데가 뭘까 싶어 보니,
종이 커트기입니다.
편지 같은걸 넣어서 화살표 방향으로 밀어넣어주니까 깔끔하게 잘리네요.
아이들과 신나게 종이 자르기를 했습니다.

근데 저 물건을 보니 갑자기 약간은 센치해집니다.
도대체 저걸로 뭘 자를까요?
오는 편지라고 해봤자 대부분이 청구서 나부랑이인데....
카드 청구서를 정성스럽게 조심스레 저 커트기로 자르는 모습 좀 웃기지 않나요?
그저 청구서는 손으로 대충 쭉 찢어서 보고는 버리는거 아닌가요?

결국 새물건이 생겼으나 실용성은 하나도 없다는....

문득 친구나 연인간에 편지를 주고받고
그 배달된 편지를 정성스레 가슴 두근거려 가며 찢던 기억이 그립습니다.
편지지 가득 정승스레 쓴 글들도 그립고요.

올 가을에 누가 저에게 편지 하나 안 써 줄까요?
저 커트기로 아주 조심스럽게 예쁘게 잘라 읽어보게.... ^^

나조차도 이제는 귀찮아서 안하는걸 참....
그저 만만한 옆지기나 졸라볼까요?
편지 한번만 써 달라고..... ^^

그리고 알라딘의 모 님의 아이디어를 빌려 공간 박스를 샀어요.
덕분에 항상 너저분하던 책상위가 너무 너무 깨끗.
뿌듯......


모 사이트에서 저 예쁜 빨간색의 공간박스 3개가 9,900원
왠지 횡재한 기분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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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9-09 14: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물만두 2006-09-09 15: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예쁘긴 한데 저렇게 꽂았다가도 한번 빼면 정리가 도로 안된다지요 ㅜ.ㅜ

하늘바람 2006-09-09 18: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쁘네요. 나무인가요?

바람돌이 2006-09-10 0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물만두님/그 그렇겠죠.... 게다가 우리집에는 어지르기 대마왕이 셋이나 있으니... ㅠ.ㅠ
하늘바람님 예! 나무고요. 원목은 아니고요. (저 가격에 무슨 원목씩이나...) 그냥 합판에 시트지 붙인 것 같은데 꽤 예뻐요. 색깔이...

프레이야 2006-09-10 0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집에서 가까운 대학이네요^^ 실용적인 선물이네요. 요즘 펜으로 쓴 편지 정말 드물죠? 그래서 그게 그리워지는 계절이네요.

세실 2006-09-10 12: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 정말 실용적인 용도네요. 와 몇가지야 대체~~~
저 빨간박스 어디서 사셨어요? 알려주세요~~ 당장 살래요.
편지 안쓴지가 워낙 오래전이라......

바람돌이 2006-09-10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그 학교가 님의 댁에서 가깝군요. 왠지 가을이 되면 꼭 센치해지는게 참 이상하죠? ^^
세실님/신세계몰이예요. 거기서 검색어로 '공간박스'라고 치면 나와요. 아 근데 배송료 3,000원 있어요. 그래서 총 가격은 12900원이랍니다. ^^ 뭐 그래도 3개니까 꽤 싼 거 아닐까 싶은데.... ^^

세실 2006-09-11 17: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당~~~

바람돌이 2006-09-11 22: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아직 있어야 할텐데... 공간박스치고는 색깔이 예쁜게 맘에 들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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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옛날에 지금의 옆지기랑 나는 참 연애를 오래 했었다.
그 덕분에 우리 둘이 결혼하는건 거의 당연지사로 양가 집안에 받아들여졌었다.
근데 우리 친정어머니.
뜬금없이 초를 치시는거다.
궁합을 봐야한다나?

나: 그래서 궁합 안좋으면 지금와서 어쩔건데?
엄마 : 그럼 부적을 하든지 굿을 하든지 방비를 해야지....

이런 젠장!!! 
엄마 말은 저렇게 하지만 만약 점쟁이가 궁합 안좋다 하면
그 뒤로 나를 얼마나 볶아서 괴롭힐지 안봐도 훤하다......

그래도 울 엄마 고집이 평소에 잘 없다가도 한번씩 장난이 아닌지라
일단 감시 겸해서 엄마를 따라 평생 처음으로 엄마 단골 점집엘 갔었다.

먼저 우리집 식구들 사주를 놓고 쭉 일년신수를 보더니.....
근데 이놈의 점쟁이 우리 아버지에 대해서 얘기하는데
나 정말로 우리 몰래 혹시 우리 아버지랑 같이 산거 아닌가 생각했었다.
와 ! 정말 기가 막히게 족집게다...

두근 두근.... 드디어 궁합의 시간!!!
근데 한참을 나와 옆지기의 사주를 바로보던 점쟁이
아주 곤란한 얼굴로 나를 쳐다보더니

점쟁이 - 사귄지 오래됐나? (점쟁이들은 왜 반말을 잘할까?)
나 - 네! 좀 오래됐습니다.
점쟁이 - 그래도 왠만하면 헤어지지....
나 - (속으로) 와 똥밟았다. ㅠ.ㅠ
점쟁이 - 둘 다 사주가 나쁜건 아니고 괜찮긴한데, 둘이 너무 안맞다.
               연애할때는 표안나지만 그냥 친구로 사귀기에는 더할데 없이 좋지만 결혼은 아니다.
               너그 둘이 결혼하면 이남자 너거 아버지 뺨칠거다.
               왠만하면 하지말지? 
      (눈앞이 캄캄!!! 요정도로 얘기하면 진짜 울 엄마 앞으로 날르 볶아 죽이겠구만.... ㅠ.ㅠ 당시 우리 옆지기 집이 잘살길 하나, 직장이 제대로 있나....내세울거라고는 사람 착해보인다는 것 하나빼고는 암것도 없었는데....이놈의 점쟁이에게 갑자기 살의가 드는 순간...)

 점쟁이 - 남자가 나이는 니보다 겨우 한살 많은데 결혼하면 억수로 권위적이고 독재적이 될거다.              }
                남자 고집이 너무 세서 니 진짜 마음고생 많이 한다.

바로 이순간 나의 질문
나 - 저기 지금 누구랑 궁합 보는건데요.
점쟁이 - (우리 동생의 이름을 가리키며) 야 아니가?

우리 옆지기는 나보다 한 살이 적다. (일명 연하남)
점쟁이는 당시의 통념대로 나이를 보고 당연히 남자보다 나이 적은 우리 여동생과 결혼한다고 생각했던 것.

일단 상황 정리. 걔가 아니고요. 저는 얘거든요. 하고 .......

점쟁이 무안한듯 막 웃더니....
다시 사주를 뚫어지게 쳐다본다.
그리고는 막 웃으며 딱 한마디 하더라....

점쟁이 - 니가 더 못돼서(즉 내가 더 성질이 더러워서???) 괜찮다. 결혼해라!!!

이런??? 결국 괜찮다는건데 이걸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

어쨌든 내가 더 못된 덕분에 무사히 결혼을 하고
지금까지 큰 탈없이 잘살고 있으니 점쟁이 말이 맞는건가...
이 이야기는 아직까지 우리 시집에는 비밀이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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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06-09-06 11: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로 배려하면서 살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건우와 연우 2006-09-06 1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니가 더 못돼서 괜찮다...
여자 못됐다는건 성격 딱부러지고 똑똑한 경우에 나오는 말이지요...^^

Mephistopheles 2006-09-06 11: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그 점쟁이 얼마나 무안했을까요..ㅋㅋㅋㅋ

urblue 2006-09-06 1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좋은데요. 딱 좋은 궁합 아닌가요?

세실 2006-09-06 1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어머 넘 재밌어요~~ 뭐 다행이네요. 흐~
역쉬 연하남이라 그리 즐겁게 사신거였군요~~~
참고로 울 사주볼때도 제가 워낙 사주가 쎄다고 해서리 울 시엄니 해마다 풀어주고 있답니다. '신랑아니면 시집도 못갈 팔자라나 모라나~~~'

진/우맘 2006-09-06 1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ㅍㅎㅎㅎㅎㅎㅎ!!!! 니가 못 돼서~ 점쟁이의 센쓰!

BRINY 2006-09-06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ㅍㅎㅎㅎㅎㅎ!!

프레이야 2006-09-06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님의 카리스마로 모든게 해결되는게 아닐까욤? 연하남 부럽사와요^^

물만두 2006-09-06 12: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바람돌이 2006-09-06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호인님/ㅎㅎㅎ 어쨌든 뭐 아직은 잘 살고 있습니다. 뭐 앞으로도 당분간은 이혼할 염려는 없는듯....
건우와 연우님/맞지요? 똑똑하다는 말의 다른 표현이라고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이렇게 말해줄 사람을 기다렸다고요. ㅎㅎㅎ
메피스토님/혹시 무안해서 좋다고 해준건 아니었을까 저도 그런 의심을 잠시 했었다고요. ^^
블루님/ㅎㅎㅎ 어쨌든 저는 뭐 맘에 드는데 옆지기는 저랑 사는게 진짜로 맘에 드는지 어떤지는 그 속에 안 들어가봤으니 모르죠. ^^

바람돌이 2006-09-06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겨우 한살 차이에 무슨 연하남... 그저 나이 차이는 한 5-6살은 작아줘야... ㅎㅎㅎ 세실님 궁합 봐준 점쟁이도 별로 맘에 안드는건 마찬가지군요. ㅎㅎㅎ
진/우맘님/점쟁이의 그 말 덕분에 저는 옆지기한테 지금도 툭하면 못됐다는 말을 듣고 산다고요. ㅎㅎㅎ
새벽별님, 브리니님, 배혜경님/역시 한살 차이 연하는 별로예요. ㅎㅎㅎ 울집 딸래미들은 확실한 연하와 결혼을 추진할까요? ㅎㅎㅎ
물만두님의 그 웃음의 의미는? ㅎㅎㅎ

반딧불,, 2006-09-06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바람돌이님의 칼이쑤마도 장난이 아니시군요^^

바람돌이 2006-09-06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딧불님/ㅋㅋㅋ 칼이쑤마가 아니라니깐요? 못됐다고 했다고요. ㅎㅎㅎ

국경을넘어 2006-09-06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반전의 반전... 점쟁이스럽네요. 그래도 그 점쟁이 제대로 보는 것 같은데요.... 킼키키키

클리오 2006-09-06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점집에서는 활달하고 똑똑하고 자기 직업있을 요즘 여자로 하면 좋은 사주를 쎄다고 하지요.. 좋은 궁합이네요.. ^^

2006-09-06 21: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06-09-07 01: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폐인촌님/음 우리집 옆지기를 아는 님이 그런 말씀을 하시는건.... 이런 내편이 아니었잖아... 가재는 게편이라는건가요? ㅠ.ㅠ
클리오님/역시 님이 제편이에요. 폐인촌님은 흥이라구요. ^^

2006-09-07 10: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댓글저장
 

한 몇달 친정어머니가 아프셨던 관계로 영화를 못본 분풀이를 하려는지 요즘 꽤 자주 극장 나들이를 한다.
물론 여기서 자주란? - 어린애 키우는 아줌마의 입장에서다.
근데 정말 갈수록 대박행진이다. 진짜 기분좋게도.....
여기서 대박은 관객수가 아니라 나의 별점이라고나 할까?
최근에 본 영화 - 괴물 - 예의없는 것들 - 천하장사 마돈나
모두가 한국영화다. 요
즘은 아예 헐리웃 영화는 호기심도 안 생긴다.
한국 영화가 즐겁다.

첫번째 대박 - 괴물
개봉날 바로 보러갔던 괴물은 그 직전에 봤던 한반도의 찝찝함을 완전히 날려버렸다.
살인의 추억의 봉준호 감독 이름을 믿고 봤던 영화.
혹자는 괴물의 컴퓨터 그래픽이 여전히 촌스럽고 어쩌고 하지만 내게는 별로 중요하지 않았다.
진짜 괴물은 더 잔인하게 더 공공연하게 화면 가득히 펼쳐지고 있었으므로...
블록버스터 영화에서도 자기 하고 싶은 말을 할 수 있다는게 신기했고,
또한 보는 사람에 따라서 참 다양하게 읽힐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
어떤 사람에게는 꽤 재밌는 오락영화로, 또 어떤 이에게는 반미영화로도 읽힐 수도 있을테고...
하지만 내게는 삶의 중심부에서 벗어난 사람들이지만 그들이 만들어내는 일상의 힘에 대한 영화로 읽혔다.
낙오자같은 사람들의 일상이 온갖 첨단장비나 무기로 무장한 권력에 던지는 냉소?
어쩌면 운동권 출신으로 시대에 적응하지 못해 백수로 전전하는 삼촌은
이념 과잉과 목소리높은 구호의 이전 시대에 대해서도 던지는 냉소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런 냉소에도 참 아련한 애증이 깔릴 수 있구나 싶기도 했다.
우리의 다양한 삶과 그것에 대한 도전...
그럼에도 일상은  삶은 계속된다?

두번재 대박 - 예의없는 것들
순전히 신하균 때문에 본 영화다.
감독의 유머감각이 2%가 부족해 촌철살인의 장면이 좀 아쉬웠달까?
그럼에도 남녀주인공의 연기가 빛을 발했다.
영화는 웃기기 위해 수많은 대사를 남발하지만 그럼에도 어찌나 슬픈지....
그들의 삶이 슬프고, 사랑도 슬프고, 그럼에도 희망을 가지려 하는것도 슬프고....
또한 그들의 최후도 슬펐다.
영화를 보는 내내 웃으면서 마음은 슬퍼 죽겠는 웃기는 상황.
코믹느와르? 아니 그냥 슬픈 애정영화다. 내게는....

세번째 대박 - 천하장사 마돈나
이건 진짜 대박이다.
이 영화를 본 이유? 해변의 여인을 보고 싶었으나 시간이 없어 대타로 선택!!
가끔은 대타가 진짜 대박일때도 있으니 세상은 살만한거 아닌가?
배우들의 평범한 연기가 정말 반짝 반짝 빛난다.
여기서 평범함이란 연기를 못해서 평범이 아니다.
진짜 사람들이 살아가는 것처럼 그대로라는 말이다.
오히려 지나치게 세련된 연기력의 백윤식이 거슬릴 정도.
도대체 어디서 이렇게 독특한 외모와 훌륭한 연기력의 배우들이 이렇게 한꺼번에 나타났을까?
주인공 동구는 멋진 외모도 아닌 주제에, 즉 꽃미남 스타일도 아닌 주제에 여자가 되고싶어하는 소년이다.
그의 자충우돌 여자되기 도전기라고나 할까?
이정도면 그냥 예전에 본 일본영화 워터보이 정도로 여겨진다.(이색 스포츠를 통한 소년 성장기???)
하지만 영화는 거기서 멈추지 않는다.
어린 고등학생 동구에게 세상은 너무 힘들다.
세상에 패배한 채로 늘 술과 가족에게 분노를 퍼붓는 아버지.
그런 아버지를 싫어하면서도 닮아가는 동생
자신을 버린 엄마
돈이 있어야 꿈을 이룰 수 있는 현실!!!
그럼에도 동구가 그 엄마의 말처럼 자신을 사랑함으로 꿈을 잃지 않음으로 영화는 칙칙한 분위기를 벗어난다.
한편으로 이렇게 보면 너무 뻔한 영화같기도 하지만 이 영화의 힘이 스토리에만 있지 않음으로,
그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참 신선하다.
한편으론 우리 사회도 이러한 금기시 되던 문제들을 더 이상 선언으로 만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일상의 문제로, 삶의 문제로 다룰 수 있게 될 정도로 까지는 성장한건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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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 2006-09-05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예의없는 것들만 보면 님을 따라잡겠네요

진/우맘 2006-09-05 1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돈나도 그렇고...해변의 여인이랑, 참을 수 없는 연애의 가벼움도 보고 싶어요.^^

전호인 2006-09-05 11: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즘 한국영화 판이군여. 천하장사 마돈나가 질주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sooninara 2006-09-05 12: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괴물밖에 못봤는데...다 보고 싶어지네요^^

바람돌이 2006-09-05 13: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늘바람님/님은 그냥 통과하세요. 태교에는 별로일듯한데요. ^^
진/우맘님/저도 해변의 여인 보고싶어요. 이 영화 별로 오래 안갈 것 같은데 꼭 봐야 할텐데... 그쵸? ^^
전호인님/여전히 괴물 아닌가요? 어쨌든 천하장사 마돈나 예상외로 너무 좋았어요. 2시간이 정말 너무 즐거웠다니까요.
수니나라님/아이들과 같이 볼 영화가 없네요. ^^ 그 불닭만 드시지 말고 영화도 사이좋게 같이 보러 가세요. ^^

마노아 2006-09-05 14: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개 모두 제가 본 순서대로네요. 셋 모두 진짜 대박이었어요. ^^

바람돌이 2006-09-05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마노아님 개봉한 날짜 순서죠? 정말 셋다 대박이었어요. ㅎㅎㅎ

클리오 2006-09-05 16: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 영화 본지가 어언 얼마이던가....

바람돌이 2006-09-06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클리오님/좀 더 기다리셔야 하겠군요. 뭐 마음에 다 차진 않지만 꿩 대신 닭이라고 비디오라도.... 저 중에 천하장사 마돈나는 모든 분께 꼭 권해드리고 싶걸랑요. ^^
댓글저장
 

 

 

 

 

1. 삼국시대냐 사국시대냐?
 가야사에 대한 축소는 일제강점기를 전후하여 우리에게 강요된 식민사학의 결과. 19세기말부터 일제의 역사가들은 [일본서기]에 나오는 신공황후 삼한정토설화(서기 200년 신공왕후가 80척의 배를 이끌고 와서 신라를 치고, 삼국으로부터 조공의 서약을 받았다는 설화)를 비롯한 여러가지 왜곡된 사료들을 토대로 하여 이른바 '임나일본부설'을 주장했다.
일제 시기에 일본이 우리에게 가르친 역사 교과서는 바로 이런 신공왕후와 왜 왕권의 위대성을 선전. 해방 이후 교과서는 바뀌었으나 가야사 부분은 거의 삭제 되거나 극도로 축소되었다.
결국 가야사에 대한 무지와 연구의 부족 자신감의 결여 등이 삼국시대론을 낳았다는 건데 아직도 안 바뀌고 있는 이유는?

2. 신사유람단???
1881년 일본에 파견된 시찰단.
첫째, 공식사절단은 아니었다. 중견관리로 구성된 비공식 시찰단.
둘째, 일본의 권고에 따라 시찰단을 파견했고 일본의 편의 제공을 받았으나 자의의 성격도 있었다.
셋째, 이들의 보고서는 통리기무아문의 개편에 주요한 참고 자료가 되었다.
이 시대 신사라는 명칭은 관리를 지칭하는데 관리가 아닌 민간인도 시찰단에 많이 포함 되었다는 문제.
거기다 일없는 관광객의 분위기를 풍기는 유람단이라는 호칭은 재고되어야 한다.
'1881년 일본 시찰단'으로 명명함이 합리적이지 않을까?

3. 개화파 용어와 개화파의 성격
교과서에서 흔희 온건개화파 급진개화파라는 구분을 사용하는데 이는 개념의 범주가 다른 두 개념을 사용하는 것으로 부적절하다. (그런데 온건과 급진을 대립시켜 설명하는건 개화파 뿐만 아니라 한두군데가 아닌데.... 고려말 신진사대부도 온건/급진으로 구분하는데.... )
개화사상을 엄밀한 의미에서는 '문명개화론"으로 한정짓자.
* 문명개화론 - 기존의 조선 지식인들이 가지고 있었던 사고 패턴, 즉 조선은 이미 개화된 나라이고 구미열강이 야만'이란 사고방식을 완전히 바꾼 논리(갑신정변의 주역들 - 김옥균, 박영효 등등), 일본의 메이지 유신이 근대화의 지표
*동도서기론 - 조선이 개화된 나라이며 소중화라는 생각을 포기하지 않은 상태에서 시무의 수준에서 사회체제의 변화를 수용. 중국의 중체서용론과 양무운동을 조선 근대화의 지표로 삼음. 엄밀한 의미에서 개화파라 지칭하기 힘듬.

4. 조규와 조약
청의 입장 - 장정, 조규는 조정이 특별히 윤허하는 조규로 상하관계의 나라들이 맺는 것이며, 대등한 관계의 나라들이 맺는 조약과는 그 명칭이 다르기 때문에 그 성질 또한 다르다. 청은 일본 조선과 조규를 맺고, 일본 조선은 서구열강과 조약을 맺게 함으로써 형식적으로 일본, 조선, 서구열강을 모두 조공체제에 편입시키고자 하는 의도. 결국 조공체제를 전제로, 조약체제를 수요한 조규체제는 이른바 중국판 근대성의 모색이라 일컬을 수 있는 양무운동 실천의 일환이기도 했다.
그런데 여기서 1876년 강화도 조약의 정식명칭이 조약이 아니라 조규이다. 그렇다면 이것의 의미는?
  ----- 솔직히 내 생각엔 아무 의미 없음. 조선이 당시 조약과 조규의 의미를 파악하고 있었다는 흔적은 어디에도 없으며 또한 그 내용의 문제가 워낙에 심각한 마당에 조약과 조규를 따져서 뭐하겠는가 싶음.

5. 을사조약의 제대로 된 명칭
조약이란 1. 주권자의 조약체결 권한 위임 
                 2. 체결 권한을 위임받은 전권대표의 조인
                 3. 주권자의 비준
협약이란 양국 주무대신의 합의와 서명만으로도 효력을 가질 수 있음.
을사조약에서 외교권의 위임은 분명히 조약의 수준에서 거론될 문제. 그런데 일본은 이를 협약 수주에서 처리하고 조인문서에는 정식 명칭이 빠짐.
결국 을사조약은 체결되지 않은 조약이 되며 따라서 명칭은 '외교권 위탁에 관한 한일조약안'정도가 될 것.

6. 일제시대의 적당한 명칭
일본 제국주의의 침략성을 드러내면서 국망의 강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용어 - 일제 강점기
문제는 이 용어는 한국민족국가사의 입장에서 보면 매우 정당한 표현이지만, 탈민족주의자들은 쉽게 수용하기 어려운 용어이다. 사실 일제감정기라는 표현은 '왜정'이라는 국민정서를 학문적으로 포장한 것이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탈민족적 성향을 가진 역사학자나 사회과학자들은 경향적으로 '일제시대'라는 표현을 즐겨쓴다. 동아시아적 시각을 강조하는 입장에서도 한반도의 경계를 넘어 동아시아 전반으로 시야를 확대할 때, 근대 동아시아사는 곧 일본 젝구주의사라고 볼수 있으므로, 일제시대라는 용어를 선호.

7. 군대 성노예, 정신대, 위안부????
학문적으로 가장 적당한 명칭은 군대 성노예라고 하지만 나조차도 섬뜩한 이 단어가 이 책의 말대로 생존 피해자들에게는 어떻게 다가가갈까? 이런 경우 학문적접근은 시기상조인것 같다.

8. 친일과 협력
오늘날 친일의 문제는 책임과 과거청산의 문제이다. 또한 그 친일파의 책임을 묻는 주체는 '민족'이 된다. 그러나 이 경우 기간의 근대사 체계가 '민족'의 가치를 절대화하면서 식민지에 존재했던 다양한 삶의 양식을 지배와 저항의 흑백논리로 재단해왔다는 비판이 제기되엇다. 식민지 사회를 '제국주의의 지배 -피억압 민족의 저항'이라는 단순 도식으로 파악하다보니 사회정치적 행위를 저항이 아니며 '친일=반민족행위'로 평가하게 되었다는 비판이다.
  이런 입장에서 친일 대신 협ㄺ의 개념을 도입하게 된다. 식민지나 반식민지 주변부 내부에서 현지 엘리트로 구성되는 협력의 체제를 중심으로 설명하는 이론이다. 이런 경우 행위자 개인의 책임보다는 제국주의가 식민지를 지배하는 과정에서 형성되는 협력의 구조나 체제가 중요시될 수 밖에 없게 된다.
============= 어려운 문제. 개인의 책임을 어디까지 면제시켜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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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을넘어 2006-09-04 19: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미난 책 읽고 계시네요. 역사비평에 연재되면서 재미있게 읽은 꼭지였는데 ^^*

클리오 2006-09-04 21: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을만하나요..라고 물을랬더니 폐인촌님이 좋은 평을... 이벤트 하던데 서평쓰세요.. 전 도무지 읽을 시간이 없을 듯해서 포기합니다. 흑..

바람돌이 2006-09-05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폐인촌님/워낙에 오랫동안 공부를 안한지라 요즘 전공서적들을 이것저것 뒤적이니 재밌네요. 올해 3학년 국사를 7년만에 맡았더니 정말 제 바닥이 보이더라구요. ㅠ.ㅠ 이것 저것 열심히 책은 뒤지고 있는데 하도 오랫만이라 그런지 나날이 힘듭니다. ㅠ.ㅠ
클리오님/저야 워낙 오랫동안 공부에 손떼고 이것 저것 잡스럽게만 보다가 보니 새오워요. 아 그동안 진짜 무식하게 공부안했구나 뭐 그런 생각..... 늘 공부하시던 분들은 보면 뭐 그리 새로울 것 같지는 않아요. 저같이 오랫만에 공부하는 사람을 위한 정리서 같은 뭐 그런 책???? 어쨌든 재밌어요. 이것 저것 생각도 많이 하게 되고... 이 책 서평 이벤트도 봤죠. 상품이 무지 맘에 들던데....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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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7년에서 1999년 - 그리고 덧붙여 2000년대 이야기 약간.

1997년의 시대의 화두는 IMF였다.
처음엔 그게 뭔지 조차도 몰랐던 그 단어가 우리의 삶을 그토록 절망적으로 만들줄 알았을까?
처음엔 늘 조금씩 있는 경기불황이겠지 하던건 정말 뭘 모르는 소리였었지...
날이면 날마다 이게 도대체 대한민국이 맞냐고 소리치고 싶던 날들.
날마다 도산하는 기업에 길거리로 내몰리는 사람들.
생계형 범죄는 자식의 손가락까지 잘라내고, 절망에 자살하는 사람들.
월급이 깎여도 그저 직장 안짤리고 있는것만으로도 고마워 죽을 것 같던 시절.

그런데 그 고통을 온몸으로 맞으며 절망했던 사람이 국민 모두가 아니라는게 문제겠지....
있는 사람은 오히려 이를 기회삼아 돈의 덩치를 더 키워나가고...
빈부격차는 대다수의 사람을 더욱 더 절망으로 절망으로 내몰았다.
그런 시대적 분위기는 엉뚱한 방향에서 엉뚱한 대응을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나타났다.

IMF사태는 '믿을 수 없는 정부와 공공영역'이라는 한국인의 기존 신앙을 강화시켰고 기존 가족주의를 심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IMF 난국을 돌파하기 위한 과정에서 기존 빈부격차는 더욱 심해졌으며, 또 그래서 내 자식을 잘 교육시켜야 할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악순환의 연속이었다. 최준식은 이렇게 개탄했다. "현금의 우리나라 교육 환경에서 가장 문제 되는것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내 새끼 위주의 무한경쟁 체제이다."(92쪽)

이른바 생존의 논리라는건가?
우리나라에서 교육열이 아이들을 죽여나가지 않은적이 없지만
실제로 IMF사태 이후 더 심각해진 건 맞는것 같다.

그런데 이 얘기가 시사하는 바 IMF가 우리에게 정말로 남긴것은 무엇일까?
정부는 벌써 IMF종료를 선언했고 경제는 여전히 어렵다고 죽는 소리를 하지만
그래도 급한 불은 껏다는 느낌이다.
하지만 정말로 중요한 문제들은 여전히 남아있는거 아닌가?
왜 그 때부터 갈수록 빈부격차는 줄어들줄을 모르는지....
왜 지금도 내 주변에는 너무 너무 어려운 아이들이 그 때나 지금이나 숫자상으로도 어려운 정도로도 어느쪽으로 따져도 줄어들지를 않는지....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 놀란다던가?
IMF로 놀란 한국인들에게 그것이 남겨준것은 생존본능의 강화가 아닐까?
가난에 대한 사회적 연대는 사라지고, 모두가 뿔뿔이 흩어져 나와 내 가족으로 모든 것이 환원되고...
'우리'는 사라지고 일단 중요한건 내가 살아남아야 한다는 것!
생존의 지상명령!!!
한국인들의 신체에 각인처럼 남겨진 IMF의 흉터가 아닌지.....

2000년대 중반의 한국인에게 분열은 우리의 운명이 되었다. 분열은 우리의 운명이라는 걸 인식하는건, 이제 우리의 목표가 '통합'이 아니라 '연대가 되어야 한다는 깨달음을 줄 수 있다. 자꾸 되지도 않을 통합을 목표로 삼기 때문에 필요 이상의 갈등과 증오도 일어나는 것이다. '분열'은 우리의 운명이지만, '연대'는 나의 운명이다. 그게 90년대의 한국사회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일지도 모른다.(36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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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 썼다가 등록하려니 오류떠서 몽땅 다 날렸다.
오기로 다시 쓴다.
기억을 더듬어 썼으나 쓰고 보니 또 좀 다르군....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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