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의 마지막 날이자 방학 첫날 난 뭘했을까?

그 전날 학교동료들과 남해를 갔었다.
점심때 먹은 소주 한병이 과했는지 돌아오는 차안에서 내리 잤다.
모두가 놀리더라....
노래방 기계 틀어놓고 그 난리를 피우는데 무지하게 잘 자더라고.... ㅠ.ㅠ
어쨌든 덕분에 밤에는 잠이 안와서 2006년 마지막날이 시작된 시간에 링컨라임 시리즈 첫편 <본 컬렉터>와 함께 하고 있었다.
이 시리즈를 다 보면서도 영화를 먼저 봤다는 이유로 안보고 제껴놓은거였는데....
문제는 영화 내용 하나도 기억이 안나서 정말 처음 보는 것처럼 재밌게 봐버렸다.

늦잠 자고 일어나서 청소해놓고 아이들과 <해피피트>영화를 보러 갔었다.
아이들은 처음 가본 영화관에 기대만땅....
하지만 아이들이 계속 한자리에 앉아 견디기에는 시간이 너무 길었는지 중간에 그만보고 싶다해서 나왔다.
근데 녀석들 하는 말.
"엄마! 나머지는 다음에 보여줘"란다.
"얘들아... 다음에는 극장에서는 못봐. 비디오 나오면 빌려서 보자"
"그럼 싫어. 다시 들어가서 볼래"
결국은 영화 다봤다.
펭귄이 나온다는데 열광했지만, 영화내용은 우리 아이들이 보기엔 좀 어렵더만....

대충 근처에서 밥을 먹었으나 솔직히 식당 선택은 영 아니었다.
대체로 맛없음. ㅠ.ㅠ
장보고 동생네 들러 오랫동안 별렀던 서랍장을 받아왔다.
내가 워낙에 살림살이 부실한 것에 관심이 없는지라 우리집 화장대 서랍장이 아래쪽 두개가 다 내려앉고 위에 유리 금가서 스카치 테이프 붙여놓고 그냥 썼는데....
우리집에 오신 친정어머니 어느날 그꼴을 보시고
"왠만하면 새로 사라"하신다.
"뭐 그래도 쓸만해요"했는데 그 이야기를 여동생한테 하시고
여동생이 자기집에 안쓰는 것 있는데 가져가서 쓸거냐고 물었다. 싫으면 말고....
싫기는 뭐가 싫어. 그거 새로 살려면 돈이 얼만데.....
근데 그것도 게을러서 가지러 가는데도 한달이 넘게 걸렸다.
그래도 올해가 가기전에 바로 오늘 가서 낑낑거리며 들고 왔다.
정리는 새해에 해야지.... ^^;;

내일 부모님과 아이들과 동해안으로 1박 2일 여행을 가기로 했다.
동해바다도 보고 온천도 하고 주변 산책도 하고, 그리고 결정적으로 영덕 대게도 먹고....
짐을 챙기고 아이들을 재우고 나니 좀있으면 2006년 안녕이다.

이러고보니깐 뭐 특별한 일은 하나도 없었다.
늘 있는 그런날.
마지막에 하다 못해 옆지기랑 카운트다운이라도 해볼까 싶건만 불행히도 잔다. 쿨쿨~~~

나혼자 카운터다운은 영 안내키네...
그래도 2006년 가기전에 감사인사는 해야지
나랑 살아준 옆지기 고마워...
건강하게 자라준 아이들아 너무 너무 고마워....
그리고 나를 사랑해주고 같이해준 친구들. 동료들, 알라디너들 모두 모두 고맙습니다.

2007년이라고 뭐 새롭게 변신할 일도 없고 뭐 특별할 것 같지도 않지만 그래도 그대들이 여전히 옆에 있을 것이므로 행복하겠죠.

모두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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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7-01-01 00: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바람돌이 2007-01-01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2007년 첫 댓글입니다. 감사합니다 아영엄마님. 새해 복 많이 많이 받으세요~~~

바람돌이 2007-01-01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구두님도 새해 복많이 받으시길.... 세계 평화도 와주면 얼마나 좋을까요?

이매지 2007-01-01 0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바람돌이 2007-01-01 0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매지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무스탕 2007-01-01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건강하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날개 2007-01-01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마노아 2007-01-01 16: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도 새해 복 담뿍! 받으셔요~ ^^

해리포터7 2007-01-01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새해에 복 많이 받으셔요!!

짱꿀라 2007-01-01 19: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도 새해 복 많으 받으셔요.

전호인 2007-01-01 2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새해에도 가정에 행운과 건강이 충만하시길 기원합니다.


바람돌이 2007-01-04 0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사해주신 모든 분들 감사드립니다.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앙코르와트, 월남가다 -상 - 조선인의 아시아 문명탐험
김용옥(도올) 지음 / 통나무 / 200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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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결코 평범한 여행담이 아니다. 이것은 조선인이 아시아 문명권에 관하여 사상적 메스를 가한 매우 조직적인 문명론의 한 독창적 전기로서 이해되어야 마땅할 것이다. -1권 서문에서

대단하다.
자신의 여행과 그 여행기를 스스로 이렇게 평가하다니....
얼마나 대단한 여행기길래 말이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
이 책을 대하는 내 심정은 딱 여기에서부터 꼬였다.
그래 얼마나 대단한지 한 번 봐주자.
자신감만큼 그렇게 대단하다면 그 잘난척을 충분히 인정해주겠다고말이다.

도올 김용옥은 7박8일간 캄보디아와 베트남을 여행한다.
딱 7박 8일이다.
책의 내용으로 보건데 그 이전에 캄보디아의 역사에 대해서 심도있는 공부를 한 것 같지도 않고
앙코르 유적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여행준비를 스스로 했냐하면 그것도 아니고
차려진 밥상에 출발 직전에 얹혀 간 것.
하지만 유명세 덕분에 그는 구할 수 있는 최고의 현지 가이드들을 소개받았고.....
곳곳에서 자신의 그런 유명세를 자랑하는 것. 참아주자.

그런데 문제는 그 자랑만큼 이 책이 대단한 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앙코르와트의 유적군에 대한 자세한 설명들은 다른 여행서들에서도 이미 충분히 다뤄졌던 것들이고
도올만이 혼자서 다 발견한게 아니란 거다.
유적에 대한 설명은 꽤 상세하지만 그정도는 다른 책 한권만 뒤져도 다 나오는 사실이다.
그나마 나름대로 인정해줄 수 있는 부분은 유적들의 특정한 상징에 대한 자신의 해석을 가미하는 부분인데 뭐 나름대로 재밌게 읽어줄 수 있다.
하지만 역시 문제는 신화의 상징을 섹슈얼리티로 읽는 것은 신화해석에서는 거의 기본이 아닌가?
근데 뭔가 대단한 발견자라도 되는양 떠드는건 뭔가 사기를 당하는 기분까지 느끼게 한다.

동시에 그의 역사인식이라는게 사실 참 어중간하다.
킬링필드 - 크메르 루즈에 대한 그의 평가 부분이 대표적인데 그의 아시아적 공생을 통해 인류의 새로운 보편비젼을 제시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앞섰기 때문인지 지나치게 일면적이다.
서양에 맞서 아시아의 공생을 어쩌고 해야 한다고 틀린 걸 맞다고 할 수는 없지 않은가?
그가 킬링필드란 영화 - 롤랑조페라는 서구인 감독 서구적 오리엔탈리즘으로 평가하는 것은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폴 포트나 크메르 루즈의 죄악을 은근슬쩍 넘어가는 건 부당하다.
크메르 루즈 치하에서 수많은 민중들과 지식인들이 죽어나가고, 그 국가적 살인을 담당했던 것이 또 크메르루즈의소년병들이었음으로 해서 그들의 영혼까지 피폐하게 만들었던 역사적 책임.
캄보디아는 지금 절대적인 교사와 인력부족에 시달리고 있다한다.
왜냐고?
다 죽었으니까.....
어쩌면 이 부분에서 도올이라는 사람의 특징이 제일 잘 나타나는 것도 같다.
자신에 대한 지나친 자신감에 빠지는 바람에 자신의 목적과 부합되지 않는 역사적 진실은 과감하게 무시하는 것 말이다.

베트남에서도 역시 마찬가지다.
베트남이라는 나라가 정말로 위대할 정도로 대단한 나라는 맞다.
하지만 그는 베트남 혁명 이후의 베트남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입을 다물어버린다.
동남아시아의 새로운 패권국으로서 침략주의를 드러냈던 베트남.
오늘날의 베트남의 문제들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관대하다.

일개 여행기에 대해 지나친 비판이 아니냐고 말하지 말자.
일개 여행기가 아니라고 했던 사람은 도올 그 자신이다.
그렇다면 그에 걸맞는 내용과 비전을 제시해주는게 당연하지 않은가?
그런데 솔직히 새로운 비전은 없다.
그의 아시아 공생론이라는 것도 그보다도 더 진지하게 고민하고 논점을 제시했던 사람들 많다.
여행지에 대한 소개와 함께 여행지의 과거 현재 미래를 조망하는 책들도 있다.
그런 책들에 비하면 이 책은 약간 수준높은 일반 여행가의 인터넷 여행기 수준이다.
제대로 익지도 않은 말하나 툭 던져놓고 독자들에게 나의 심오한 말을 모르는 건 너희의 무지때문이라고 얘기할건가?

------------------------------
그럼에도 별 두개라도 주는건 앙코르 와트 유적군에 대한 설명이 그런대로 잘 되어 있고
(하지만 다른 책에서 오히려 이보다 나은 설명들이 있었다.)
그 다음은 사진들은 꽤 좋다는 것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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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6-12-29 02: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를 읽으니 저도 덩달하 화가 치밀어요. 체쳇, 잘난척 쟁이.ㅡ.ㅡ;;;;

프레이야 2006-12-29 09: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올의 책이군요. 그의 독선, 오만,, 그런 게 님의 리뷰로도 느껴집니다.
님, 앙코르와트 조만간 가실 것 같아요.^^ 오늘도 즐겁게~~

짱꿀라 2006-12-29 2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어찌나 김용욱씨의 글을 보고 있자면 너무나 화가 나서 도저히 그 분의 책은 읽을 생각을 하지도 않는답니다. 독선 그 자체가 너무나 싫거든요.

바람돌이 2006-12-30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잘난척에 있어서는 정말 국보급입니다. ^^ 근데 김용옥씨를 좋아하는 팬들도 참 많은걸 보면 이게 제 개인적인 취향때문인것도 같아요. 그래서 가끔 이렇게 정말 안좋은 책 리뷰는 쓰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이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저 역시 맘에 안든다는 리뷰를 보고 도움을 받을 때도 많으니 어떤 책에 대해서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하는게 맞을거라 생각이 들어요. 그래서 싫은 책도 과감히 싫다고 글을 올리긴 합니다. 그러고 나서 신경쓰고.... ㅠ.ㅠ
배혜경님/일단 지금은 날을 잡고 여행사 선정하고 했어요. 1월 말에요. 무지 설레네요. 배혜경님은 어떠세요? ^^
산타님/저도 김용옥씨 아주 싫어하는 쪽이라 여태까지 책까지 읽어볼 생각은 안했었는데.... 이 책은 제 필요에 의해서 잡은 책이예요. 근데 영..... 읽으면 읽을수록 자기를 중심으로 세계가 돌아간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팍팍 들어 기분이 나빴습니다. 게다가 전형적인 지적과시욕 허영까지..... 아마 다시 이사람 책을 잡는 일은 없지 싶네요. ㅠ.ㅠ

비로그인 2007-01-01 1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허허.. 리뷰만 봐도 알 것 같네요.. 어허허..;;

바람돌이님, 노여움 푸시고.. 새해 복 많이 받으셔요!

BRINY 2007-01-01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겨울방학 중에 앙코르와트 가려고 하는데, 같이 가려고하는 친구가 일반 직장인이고 저도 국사편찬위원회 연수가 있다보니 날짜 잡기가 참 힘들어요. 공부를 얼마나 하고 갈 수 있을런지요~

바람돌이 2007-01-04 01: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군님/노여움은 무슨.... 잘난척을 저렇게 심하게 서문에 딱 놓지만 않았어도 별 3은 받을수 있는 책이었는데.... 정군님도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브리니님/방학때도 부지런하시네요. 연수도 받으시고.... 전 연수 기피증이라....^^
 
대한민국사 4 - 386세대에서 한미FTA까지 한홍구의 역사이야기 4
한홍구 지음 / 한겨레출판 / 200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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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으면서 통쾌해지는 글이 있다.
어줍잖은 객관성이라는 함정으로 치장하지 않고 자신의 논점을 정확하게 피력하는 책.
주장할 것을 당당하게 주장하는 책.
한홍구선생의 글이 그러하다.

현대사를 가르치다 보면 의도와는 다르게 아이들이 우리나라는 왜 그래요? 그렇게 많은 사람이 죽어가며 싸웠는데도 왜 변하지 않는거죠?라는 질문을 받을 때가 있었다.
그 이후로 내 수업이 뭐가 잘못되었는가를 많이 고민했었다.
그것은 고난과 저항을 가르치되 희망을 가르치지 않았던 것.
그 고난과 저항속에서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어떻게 변해왔는가를 가르치지 않았던 것에 대부분의 책임이 있음을 통감했다.
한홍구 선생 역시 그런 경험을 토대로 한국의 역사가 절망의 역사이지만 또한 그 절망이 바로 희망을 피워낸 역사임을 얘기하고 싶어한다.
희망은 어디에 있을까?
오늘의 한국사회를 짓누르는 갖가지 문제들을 예리하게 분석하는 그의 글들 곳곳에 그 희망은 들어있다.

책의 내용은 전부 5부로 이루어진다.
1부에서 다루는 주제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미국이라는 나라와 맺고 있는 관계를 재점검한다.
독재정권에 의해 은인의 나라 꿈의 나라로만 치장되어온 미국의 실체가 광주를 통해서 폭로되고,
노근리 학살사건의 폭로를 통해 역사속에서도 결코 은인의 나라가 아니었음을
그리고 오늘에 있어서는 한미 FTA라는 괴물을 통해 우리의 숨통을 조여오는 나라.
그런데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한국내의 검은 머리 미국인들이다.
미국인들보다 더 미국의 국익을 생각하는 바로 그들.
역사적 연원을 따지자면 광해군의 실리외교를 사대주의로 짓밟은 조선의 사대부들과 맥이 닿을 검은머리 미국인들.
대한민국의 작전통수권이 우리에게 돌아온다고 우리가 미국으로부터 자주권을 완전히 쟁취했다고 주장하느 것도 말도 안되는 무식한 발상이지만 미국조차도 돌려주려는 그 작전권을 읍소하며 아니되옵니다를 외치는 그들을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2부에서는 국가보안법을 다루고 있다.
1949년 이놈의 법이 만들어지자 마자 한해동안 잡아들인 사람이 12만이다.
그 중의 80%는 좌익사범이었고....
고문에 의한 자백을 증거로 채택할 수 있는 원천적인 길을 열어놓은 법.  국가에 대한 저항을 마음속으로만 생각한 것 만으로도 잡아들일 수 있는 무소불위의 법.
이 시대착오적이고 야만적인 법은 아직도 대한민국을 옥죄고 있다.
그러므로 국가보안법 철폐를 주장하고 노력하는 모든 이들은 대한민국의 희망이다.

3부는 한홍구선생이 국가정보원 과거사건 진실규명을 통한 발전위원회라는 긴 이름의 단체 활동을 하면서 밝혀진 것들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과거의 진상규명은 객관적인 자료도 중요하지만 그것이 대부분 국가권력의 폭력에 의한 것이었기 때문에 이 객관적인 자료라는게 별로 남아있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럴때 결국 피해자들의 증언에 의존하게 되는데
여기서 피해자의 증언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가해자의 증언이다.
하지만 우리의 "고백"문화는 아직도 원시적인 수준이다.
패거리 문화에 의해 다같이 입다무는것이 의리요. 의무라는 생각.
또한 심리적 물리적인 압박에 의해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가해자의 증언을 듣기는 하늘의 별따기다.
나 역시 그들의 고백을 기다린다.
광주에서 진압군으로 참여했던 계엄군의 고백을
무수한 간첩사건을 조작함으로써 무고한 사람들의 목숨을 빼앗았던 기관원의 고백을.....
국가폭력을 후대에 유산으로 물려주지 않는 길 바로 '고백'에 있다.

4부는 이 시대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다.
신영복씨나 유시민씨는 워낙에 알려진 사람이지만 이 책을 통해 만난 원폭피해자 2세인 김형률씨의 삶과 죽음은 가슴속의 양심을 두드린다.
우리 역사 갈피갈피 어찌나 상처가 많은지,
그런데도 그 상처들이 또 얼마나 무관심과 망각속에서 방치되어져버리는지....
그 죽음앞에 누구도 죄인이 되지 않을 수 없음에 망연해진다.

5부는 한국정당의 역사를 통해 열린우리당에 대한 충고와 사학문제 그리고 한홍구선생이 줄기차게 제안하는 한국군대의 문제를 점검하고 있다.
이전의 대한민국사를 통해 꾸준히 제기되어왔던 문제들이다.

잘못된일. 나쁜 일. 죽일놈의 자식들 투성이인 대한민국사지만 그래도 우리는 잊지 않는다.
그 속에는 늘 문제를 제기하고 싸워 온 사람이 있었음을....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아는 순간에 희망은 싹튼다.
그곳에 현대사 연구의 절대절명의 목표가 있다.
그 모범적 전형을 이룬 대한민국사 시리즈는 그래서 대한민국의 희망을 일구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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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이야 2006-12-28 0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 명료한 리뷰, 언제나 잘 보고 갑니다. ^^
역사를 가르치는 사람들의 자세까지 생각하게 합니다.
아이들과 역사를 공부하며 진지하게 고민하시는 님 모습도 보이네요..

바람돌이 2006-12-28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 좋은 책이예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읽어줬으면 해요. 굳이 완전히 동의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적어도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무엇을 고민하고 놓치지 말아야할까 생각해볼 수 있는 여지를 주는 책이니까요.

클리오 2006-12-28 1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완간, 이라고 말하는 것 같아서 좀 서운했어요.. 그나저나 바람돌이 님이 먼저 리뷰를 쓰셔버리면 쓸말이 없는데 어쩌죠... ^^ 제가 방금 다 읽고 리뷰쓸려고 했었는데.. ㅋㅋ 잘 읽었어요... ~

마노아 2006-12-28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희망을 주는 명리뷰였어요~! 추천(>_<)

짱꿀라 2006-12-29 00: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감사합니다. 아주 좋은 리뷰네요. 역사를 전공한 나로서도 한번 읽어봐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드네요.

바람돌이 2006-12-29 01: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한겨레 21연재를 끝냈더라구요. 아직도 얘기할 게 많을 듯한데 아쉽죠. 하지만 뭐 한홍구씨야 늘 현실에 가장 가까이 있는 분이시니 어떤 식으로든 늘 뵙게 되겠죠. 그리고 클리오님의 리뷰야 언제나 제가 기다리는 글이란거 아시잖아요. ^^
마노아님/과찬이십니다. 그래도 고마워요. ^^
산타님/역사전공자들이 제 글을 읽을때는 겁부터 나요. 저도 역사전공인데 이것밖에 못쓰냐고 할 것 같아서말입니다. ^^;;
 
사라진 마술사 2 링컨 라임 시리즈 9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기다리고 기다리던 책이었는데 왜 이제야 나온걸 발견했을까?
정신없이 바빠 알라딘 검색에 소홀했던 11월에 이 책이 출간되는 바람에 뒤늦게 이 책을 읽었다.
결론은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는 것!

링컨 라임과 아멜리아 색스는 이번엔 마술사를 상대로 대결을 벌인다.
전혀 개연성이라고는 없어보이는 살인사건의 연속.
거기다 요술쟁이처럼 증발해버리는 살인자.
도대체 어디에서 실마리를 잡아야 할지.....

이야기는 시종일관 손에 땀을 쥐게 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안심할 수 없는 시리즈 특유의 힘을 여전히 자랑한다.
앉은 자리에서 다 읽지 않고는 뒤가 궁금해 견딜수 없게 하는 추리소설의 매력이 담뿍 담겨있다.
거기다 우리가 잘 모르는 마술의 세계와 마술사의 심리 역시 새로운 영역을 탐험하는 즐거움을 만끽하게 한다.
이 책이 시리즈임을 감사하자.
다음 책을 기다리는 설레임 또한 독자의 즐거움이지 않던가?

----------------------------------
책의 마지막에는 물만두님의 추천글이 담겨있다.
서재에서 늘 보는 분이지만 책속의 활자로 만나는 즐거움 또한 각별했다고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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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꿀라 2006-12-27 0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추리소설이 바로 이 재미로 보는가 보네요. 바람돌이님, 잘 읽고 가요.

바람돌이 2006-12-27 0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추리소설도 굉장히 종류가 다양한 것 같아요. 근데 링컨 라임 시리즈는 그야말로 손에 땀을 쥐게 하면서 보게 한다고나 할까요. 재미 하나만큼은 정말 끝내줍니다. 기분 꿀꿀할 때 읽으면 우울증을 확 날려버릴 수 있는 책이라고 할까요 ^^
 
브루클린 풍자극
폴 오스터 지음, 황보석 옮김 / 열린책들 / 2005년 12월
평점 :
품절


한 남자가 있다.
노년이고 얼마전에 폐암에 걸렸으나 극복했고....
하지만 다행인건 그것 뿐이고 늘그막에 이혼해 혼자가 되었으며 하나뿐인 딸은 말다툼 끝에 연락도 없고..
처분한 재산으로 죽기에 좋은 곳이 어딜까 싶어 뉴욕 브루클린 한 복판으로 이사를 온 남자.
희망도 없어보이고 그저 그렇게 시간을 죽이다가 조용히 사라질 것 같은 남자.

네이선이라는 이 남자의 얘기는 시작은 적막하고 메마르고 권태롭다.
그런데 그에게 변화가 생긴다.
주변의 누구에게도 관심없이 여기저기를 방황하던 그에게 오랫동안 소식이 끊겼던 조카가 나타나고
그를 통해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어 나간다.
다시 싹트는 애정은 딸과의 관계 회복을 위해 사과의 편지를 쓰게 하고,
주변의 사람들에게 관심을 돌리게 한다.
관심은 사랑의 출발점이다.
네이선은 이제 사랑할 준비가 되어있다.

온갖 인종이 모여있고 대체로 가난하고 그래서 인종분쟁이 끊이지 않는 브루클린이라는 도시는 돌연 활기를 띤다.
그것이 도시 전체를 바꾸진 못하지만 그래도 어떤 사람들의 인생을 변화시키기도 한다.
바로 사랑과 관심이 말이다.
소설속에 등장하는 인간 군상은 어쩌면 오늘의 브루클린을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아닐까?
산다는게 뭐 그리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니라는 듯 온갖 등장인물들은 남들은 모르는 자신들만의 문제를 등에 업고 허덕거린다.
하지만 그것은 자신만의 문제가 아니다.
산다는건 다 그렇게 한 두개씩의 커다란 짐을 인간의 등짝에 올려놓는 일이지 않던가?

중산층으로 가장 만족스럽게 사는 것처럼 보이던 레이첼도 이혼의 위기에 떨고 있고
사랑을 잃은 푸에르트리코의 흑인 청년은 그 오열을 마지막 공연으로 표현하고,
미국의 젊은 세대의 대표일것같은 로리는 사랑의 실패를 거듭한 연후에 이제는 배신당하지 않을 것 같은 완전히 새로운 사랑에 정착한다.
모든 인간들은 사랑의 상실에 슬퍼하고 그리고 새로운 사랑을 기대한다.
그 사랑이 그들을 그 도시를 구해주기를....
그들의 삶에 희망의 빛이 되기를 작가는 간절히 바라고 있는 것 같다.

폴 오스터의 소설치고는 드물게 따뜻한 시선을 시종일관 유지하는  이 책은
어쩌면 브루클린이라는 도시,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그의 희망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삶이 얼마나 기묘한 것인지를 생각한다면 소설속의 과장된 우연들도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그의 희망이 덧없는 것이라 할지라도 그래도 희망이 사람을 살게 하지 않던가?
사랑이 사람을 살게 하는 것처럼....

브루클린 풍자극이라는 제목은 상당히 역설적이다.
오히려 이 책은 브루클린이라는 도시에 바쳐진 사랑의 송가에 가깝다.
역설적인 제목은 어쩌면 그 사랑이 부질없음에 대한 작가의 한탄은 아닐까?
그래도 폴 오스터의 시선은 따사롭다.
부디 그의 글이 풍작극이 되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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짱꿀라 2006-12-27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랑이 담겨 있다는 것은 그만큼 애착이 있다는 것이 아닐까요.

바람돌이 2006-12-27 01: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산타님. 이 책속엔 폴 오스터의 브루클린 사랑이 담겨있다는 느낌을 가득 받았답니다. 동시에 그곳을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애정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