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이런 저런 살림살이를 바꾸고 있는 중.
그러다 보니 이틀간 대청소를 하게 되었다.


1. 결혼 10년만에 구닥다리 이불을 드디어 바꿨다.
내가 중간중간 뭐 사고 바꾸고 하는데 관심이 없는지라 결혼때 샀던 이불들을 거의 고스란히 써고 있었다.
워낙 오래되니 당연히 색깔 변색에 얼룩에까지는 참겠는데,
이제는 씻어도 털어도 햇빛에 말려도 늘 날리는 먼지와 먼지 냄새...
결국 시장엘 가서 이불을 왕창 샀다.
공장 직판인 집이라 아주 싸게 샀지만 그래도 돈은 만만찮다.
진드기 방지에 좋다는 극세사로 다 맞췄다.
약간의 아토피인 우리집 애들을 위해서 샀지만 극세사 이불 정말 촌스럽다. ㅠ.ㅠ
덕분에 장농 청소를 왕창 했다.

2. 서랍형 행거를 새로 샀는데 그게 오늘 배달 왔다.
서랍에는 늘 뒹굴고 다니는 내 백들을 넣고, 무엇보다 입고 벗어놓은 옷들이 식탁의자에 줄줄이 쌓이는게 너무 보기 싫어서.....
근데 그걸 놓을데가 아이들 놀이방 밖에 없는데 그 놀이방이 장난이 아니다.
근 6개월간 아이들에게만 청소를 시켰더니 거의 한계에 달해 제자리에 있는게 하나도 없다.
놀이방 청소와 정리 하나 하는데 근 2시간 걸림.

3. 그러고 나니 얼마전에 동생네서 받아온 서랍장을 바꿔야 할 듯....
내친김에 하자 싶어 있는 서랍장 들어내고 바꿔줬다.
크기가 달라서 그 옆에 있는 엄청 큰 서랍장까지 밀고 당기고....
장난 아니다.
그러고 나니 온 집안이 엉망 진창....

오늘 우리집의 쓰레기 봉투 소비량
75리터 - 3장, 20리터 -3장

너무 일을 많이 한 관계로 저녁은 아이들은 레토르토 스파게티 끓여주고
우리는 근처 배달 초밥집에서 초밥 2개 시켜 먹었다.
그러고도 아이들과 숨은 그림찾기 놀이까지 해주고 9시가 넘어서야 겨우 겨우 아이들 재우고 이제 좀 쉴까 했더니....

갑자기 전화가 삐지질 오는것이 불길하다.
받자 마자 "아 여기 **경찰섭니다*
엑? 웬 경찰서?
경찰서 하는 순간 불현듯 떠오르는 얼굴 하나.....
예상대로 그 얼굴의 녀석이다.
가게에서 아이스크림 훔치다 잡혀서 경찰서에 잡혀 와있단다.
중학교 3학년이나 된게 왠 아이스크림?
빵이면 장발장이라고 생각해주기라도 하지.
이 겨울에 아이스크림이라니....
오토바이 훔친 놈 데리러 경찰서는 가봤어도 아이스크림은 처음....

집에 연락 안된다고 나보고 와서 데려가란다.
이런 웬수덩어리 녀석
가보니 3녀석이다. 나머지는 집에서 오기를 기다리고 있고 녀석들 데리고 나와 차에 태워 집에 보내주는데 한숨만 팍팍.....
근데 집에 들어가기 직전 녀석 하는 말
"선생님 제발 우리 엄마한테 이르지 말아주세요"
이런 지 엄마보다 내가 더 만만했단 말인가?
안 이르긴 내가 왜 안일러? 난 세상에서 니가 혼나는게 제일 행복한 사람이다 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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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7-01-11 0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집 이불도 십년이 넘었는데 이사가도 버리지는 못할 것 같고 묵히고 있는 묵직한 목화솜 이불이나 솜 틀어서 얇게 이불 두세개로 만들었으면 싶네요. (음.. 이 추운 겨울에 아이스크림은 왜 훔쳐서... -.-;)

짱꿀라 2007-01-11 0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오늘 너무 고생하셨네요. 푹 쉬세요. 집안일 하시랴, 중3학년들 챙겨주시랴 너무 많은 일을 하신 듯~~~~

바람돌이 2007-01-11 0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솜이 좋은거면 다시 타서 쓰도 되죠. 저희집 이불은 그렇지도 못한지라 좀 망설여지긴 했습니다만 눈딱감고 다 버렸습니다. 아까워서 뒀다가 계속 짐만 되는게 한두번이 아닌지라....(경찰서 갔더니 옷도 무지하게 춥게 있고 있더만요. 멋부린다고 셋 다.....)
산타님/여태까지 푹 쉬었잖아요. 아마도 그 후환인듯.... ^^

세실 2007-01-11 06: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스크림을 훔치다니...에궁 호기심이겠지만 그런 생각을 한다는 자체가 좀 걱정됩니다. 엄마한테 당연히 말씀하셔야죠~~~~

2007-01-11 06: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paviana 2007-01-11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밤 늦게까지 고생하셨네요. 극세사 이불이 다 좋은데 한번 빨려면 정말 고생이에요.(저희집이불이 좀 커서 그런듯) 저희는 세탁기가 작은거라 이불이 안 들어가서, 욕조에 넣고 발로 밟아요.근데 그걸 세탁기로 탈수하려면 낑낑매고 들고가야되요.흑흑흑

반딧불,, 2007-01-11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고..몸살 안나셨어요?

반딧불,, 2007-01-11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5026666

무스탕 2007-01-11 11: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녀석들... 들키지나 말든지... (이게 아니자낫!)
다 큰거 같으면서도 아직까지 사소한 피해를 주고 있군요.
아.. 저도 이불 바꿔야 하는데 솜 틀어서 다시 만드는것도 사는것도 모두 엄두가 안나요..

sooninara 2007-01-11 1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 아이스크림이라니..ㅠ.ㅠ
고생하셨어요.

마노아 2007-01-11 14: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된 하루였어요ㅠ.ㅠ

클리오 2007-01-11 2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휴.. 졸업도 얼마 안남은 놈들이 끝까지 말썽이었군요...

바람돌이 2007-01-12 0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경찰서에 들어선 순간 솔직히 웃겼습니다. 3녀석이 다 머리 파마하고 화장하고 미니 스커트에 얼굴은 완전히 20대 아가씨인데 저 모습으로 가게 아이스크림을 훔치다니요. ㅠ.ㅠ
속삭인님/정말 이게 내 새끼만 아니면 저도 진짜 코미디다 생각했을 겁니다.
파비아나님/저희집은 세탁기가 10kg짜리니까 설마 들어가겠죠? 안들어가면 절대 안된다고요. ^^
반딧불님/그동안 쭉 잘놀아서 그런지 몸살까지는 안갔는데 옆지기가 몸살 났네요. ㅠ.ㅠ 예쁜 숫자 감사합니다. ^^
무스탕님/도대체 언제쯤 철들지.... 집에 있는 물건들이 뭐든 간에 일단 바꿀려고 하면 돈도 돈이지만 힘들어요. ㅠ.ㅠ
수니나라님/기껏해야 1000원짜리... ㅠ.ㅠ 뭐 고생이랄것까지는 없는데 하여튼 황당했어요.
마노아님/자고 일어나니 괜찮네요. ^^
클리오님/2월달에 학교는 올지 그게 걱정입니다. 설마 졸업식때는 오겠죠?

세실 2007-01-15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어머나 여학생이었군요. 헐~~~~
 
호랑이와 곶감 옛날옛적에 2
김환영 그림, 위기철 글 / 국민서관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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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얘기?
바보랑 똥 얘기다.
이건 아주 어린 애들뿐만 아니라 제법 커서까지 그니까 중학생 정도가 되어도 그렇더라....
뭐 내 어렸을때를 생각해봐도 맞는 것 같고...
그래서 전래동화들엔 유달리 바보나 엉뚱한 맹해보이는 이에 대한 얘기가 많은걸까?

뜬금없이 호랑이와 곶감에 왠 바보 얘기?
내 생각과는 전혀 다르게 이 책을 본 우리 아이들이 이 이야기를 바보 얘기로 파악한다는 거다.
"곶감이 뭐가 무섭냐? 호랑이 진짜 바보다 ㅋㅋㅋ"
호랑이가 도망가는 모습에선
"엄마 엄마 봐봐! 호랑이가 이렇게 도망가"하면서 호랑이의 표정과 동작을 흉내내면 자지러진다.
호랑이가 도망가는 이후로는 완전히 난장판이다.
아이들이 웃긴다고 데굴데굴 구른다.
구멍속에 숨은 소도둑이 토끼의 꼬리를 쏙 잡아빼는 장면에서도 마찬가지....

이렇게 되니 이 이야기의 교훈이 뭔지는 나도 모르겠다.
뭐 모르면 어떠랴?
아이들이 이야기에 푹 빠져서 신나게 웃을 수 있으니 이 책의 가치는 완벽하다 하겠다.

그리고 다른 그림책과 다르게 판화체의 그림체도 맘에 든다.
이런 색감과 그림체로도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충분히 줄 수 있다는 것을 증명!
그리고 익살스러운 호랑이의 표정그림이 압권이다.
어른인 나조차도 호랑이의 표정에선 실실 배어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가 없다.
그깟 교훈 뭐 필요없다.

뱀꼬리 1. 이 책을 읽고 우리 아이들이 도저히 이해를 못하는 것 하나.
곶감이 뭐 맛있다고.... 우리는 싫어하는데....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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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07-01-10 0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새 아이들의 입맛에 곶감이 별미이긴 좀 힘들겠죠? 전 감이 변비에 나쁘다고 해서 줄곧 안 먹어요. 그치만 곶감은 맛있어요6^^

바람돌이 2007-01-10 03: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곶감 없어서 못먹는걸요. 너무 비싸잖아요. 제사지내고 나면 항상 곶감에 제일 먼저 손이 가는데.... 이 책 읽고 나서 다시 한 번 곶감먹기를 시도해봤는데 결국 제가 다 먹었어요. ^^

프레이야 2007-01-10 09: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리집 애들도 그래요. 곶감 안 좋아하거든요. 그런데 전 곶감을 무지하게 좋아한답니다.^^

반딧불,, 2007-01-10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집은 곶감을 좋아하는지라 넘넘 공감해요!
이 책 그림이랑 정말 넘넘 좋아요.

바람돌이 2007-01-11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혜경님/왜 애들은 곶감을 안 좋아할까요. 정말 맛나는데 그쵸?
반딧불님/이 책은 정말 그림이 너무 맘에 들었던거 맞아요. ^^

sooninara 2007-01-11 1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상주 반건조 곶감을 멱여 보시면...곶감 맛에 빠질걸요^^

바람돌이 2007-01-12 00: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니나라님/ 그 곶감 너무 비싸던데요. 전 마트가면 그거 보고서도 그냥 침만 삼키고 지난답니다. ㅠ.ㅠ

2007-01-15 14: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담배와 설탕 그리고 혁명
유재현 지음 / 강 / 2006년 11월
평점 :
품절


유재현씨의 쿠바 여행 사진집이라 할 수 있는 느린 희망을 참 인상적으로 봤었다.
<느린 희망>이 사진이 주인공이었다면
이 책은 쿠바를 여행하면서 작가가 고민하고 바라본것들을 보다 구체적으로 풀어쓴 여행기라 할 수 있다.

저자의 실제 여정은 동서로 기다란 쿠바란 나라를 아바나를 중심으로
서쪽 끝까지 갔다가 다시 아바나로 돌아와 동쪽 끝까지 갔다가 다시 아바나로 돌아오는 3,500km에 달하는 엄청난 여정이다.

하지만 그의 관심은 그런 쿠바의 도로여행이나 일반적인 여행자의 자연찬미, 문화찬미에 있지않다.
그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여정은 다른 길을 따른다.
첫번째 길은 독립혁명에서부터 사회주의 쿠바혁명의 길이다.
그리고 두번째 길은 1990년대 냉전체제의 붕괴 이후 멸망의 문앞에서 되살아난 쿠바의 오늘을 횡단하는 길이다.

첫 번째 길에서 우리는 곳곳에서 쿠바 독립의 영웅들을 만나고
또한 혁명 그 자체가 된 사람 체 게바라를 만난다. 또한 카스트로와 그의 동료들을 만난다.
유럽이 이 땅에 발을 디딘 이래 이 지역의 원주인인 인디오들은 백인들의 가혹한 노동착취에 의해 아예 멸종을 당해버린다.
한 인종 자체를 멸종시켜버리는 가공할 폭력이란....
그래서 쿠바에 인디오는 없다.
인디오의 노동력을 대체하기 위해 수입되어온 흑인들과 그 흑인과 백인의 혼혈인 뮬라토, 소수의 백인이 이제 쿠바의 주인들이다.
아니 혁명전까지는 소수의 백인이 주인이었고 나머지는 노예였다.
1895년 스페인으로부터 독립하기위한 독립전쟁에서 흑인과 뮬라토 역시 투쟁에 나선다.
그 부대를 이끌었던 이가 안토니오 마세오였다.
그 역시 뮬라토였고 지금 그는 뮬라토로서는 유일하게 지폐에 등장하는 인물이 되었다.
쿠바의 서쪽 끝 피나르 델 리오에는 안토니오 마세오의 혁명광장과 기가 막힌 그의 동상이 있다.
쿠바의 동쪽 끝 관타나모 영웅 기념탑에는  순수한 흑인이었으며 모든 자식들을 혁명가로 키워냈던 안토니오 마세오의 어머니 마리아나 그라할레스의 두상이 영웅기념탑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다.
어쩌면 쿠바의 양쪽 끝을 장식하고 있는 이 흑인 모자의 기념상은 어쩌면 오늘 날 우리 세계가 지향할 바를 알려주는 바로미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문득 든다.
피부색에 의한 인간의 차별은 부당한 모든 차별의 대표주자중 하나일게다.
인간에 의한 인간 차별의 종식!
어쩌면 이 어머니와 아들이, 쿠바가 전 세계에 전하는 메시지이기도 하지 않을까?

그란마호라는 25인승 보트를 타고 쿠바로 향한 카스트로와 체 게바라를 비롯한 82명.
그마저도 미리 준비하고 있던 바티스타 정권의 공격을 받아 그들이 시에라 마에스트라의 깊은 산중에 도달했을때는 겨우 12명으로 줄어있었다.
그 12명에서 본격적인 쿠바 혁명이 시작되었다.
이만하면 전설이란 말 이외에 도대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이 조그만 나라가 세계제국을 이룬 미국의 코앞에서 혁명을 성공시키고 또한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아무리 봐도 기적이다.
그것이 기적이기에 쿠바의 혁명 얘기를 듣는 것은 하나의 전설을 듣는 것이 된다.
또한 그 자신이 전설이 되어버린 체 게바라를 곳곳에서 만나는 것 역시 들어도 들어도 질리지 않는 가슴떨리는 노래가 된다.

두번째 길.
혁명을 성공시킨 쿠바는 미국에 공세에 맞서 소련의 위성국가로 들어선다.
냉전시대 당시 쿠바는 국제시가의 3배 이상의 가격으로 사탕수수를 소련에 판매하고 원가 이하로 석유와 식량 공산품들을 소련으로부터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받아 경제를 유지하는 나라였다.
이러한 경제 체제는 냉전체제가 무너지면서 당연히 같이 무너질 수 밖에 없는 체제였다.
1990년대 초반의 쿠바는 한마디로 온국민이 굶어죽을 위기라는 말 이외에는 도저히 표현할 길 없는 처지에 빠져버린 것이다.
그런데 그걸 딛고 일어섰다.
도대체 어떻게.....
중국이나 베트남처럼 시장경제로의 진입도 아니고 사회주의라는 체제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말이다.
이 불가능한 일이 어떻게 일어났을까?
1990년 당시 식량 자급률 40%를 오늘날 식량 자급률 95%로 바꿔놓은 기적은 어떻게 일어났을까?
석유가 없어 폐물이된 트랙터의 노동은 소들이 대신한다.
화학비료가 없어진 자리는 유기농이 대신한다.(그것밖에는 방법이 없다. 그런데 이것이 지금 쿠바의 새로운 관광상품으로 개발되고 있다)
도시의 공터들을 모두 농지로 개편, 도시농업을 활성화시킨다.
거대한 국유 사탕수수농장을 잘개 쪼개 협동농장화 하고 작물을 다변화한다.
그리고 이러한 모든 과정과 지원은 철저하게 국가가 주도하며, 전 국민에게 식량 배급제를 실시한다.
국민들이 굶고 있던 시절에 정부 고위관료들이 호의호식한 흔적은 거의 없다.
라틴 아메리카 지역에서 쿠바의 국가 청렴도는 부동의 1위다. (물론 아주 없다는 말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라틴 아메리카의 새로운 연대의 모델을 만든다.
대표적인 것이 베네수엘라와의 교역모델.
부족한 석유의 수입을 위해 베네수엘라와 쿠바는 연대한다.
즉 차베스 정권 이후의 베네수엘라가 쿠바에 석유를 수출한다.
당연히 그 대금을 지불할 현금 능력은 없다.
대신 쿠바는 그 대금으로 의사와 교사인력을 파견한다.
차베스는 집권 이후 의료와 교육의 개혁을 공약으로 내걸었으나 문제는 베네수엘라에서 이미 어느정도 특권층인 교사와 의사 집단이 누구도 시골 변방에 가서 가난한 이들을 위해 일하려하는 이가 없다는게 문제였다.
바로 그 베네수엘라의 가난한 이들을 위한 교육과 의료 사업을 쿠바인들이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쿠바의 의료수준은 세계적이며 교사의 숫자 역시 우리와는 비교가 안된다.
아무리 어려웠던 시절에도 쿠바는 의료와 교육의 무상혜택을 멈추지 않았으며 그에 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인구 170명당 의사 한 명, (학생이 아닌)인구 36.8명당 1명의 교사가 있는 나라가 쿠바다.
이들의 대우가 특별하냐? 아니다. 기껏해야 노동자의 평균임금보다 약간 많은 정도.
그나마도 근무조건도 좋지 않다.
오지중의 오지에 가서 근무하는것도 태반이다.
그럼에도 국가의 지원은 불가능해 보이는 이 일을 해내고 있다.

또한 쿠바와 베네수엘라는 지금 공동의 의료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잇다.
즉 카리브해와 중남미 지역에 사는 맹인 또는 시력장애 환자들을 쿠바로 불러들여 눈을 뜨게 한다는 것.
이 인도주의 프로젝트는 베네수엘라가 자금을 대고 쿠바가 병원과 의료진, 환자와 보호자들의 숙식을 제공한다.
2005년 한 해에만 라틴아메리카의 가난한 시각장애인 10만명에게 빛을 준 프로젝트다.
세계에서 제일 잘 사는 나라 미국은 뭐하고 있냐고...
정치적 목적으로 아픈사람을 이용한다고 비난하고 있다. 젠장.....
쿠바와 베네수엘라와의 연대는 미국이 뭐라하든 이제 새로운 올바른 국제협력의 모델의 첫 출발이라 할 것이다. (이러한 모범을 따르는 나라가 없는게 문제지만 그것이 라틴 아메리카 전체로 번져가지 않을거라고 누가 장담하겠는가... 꿈이라 할지라도 이제 시작하는 나라가 생기지 않았는가 말이다.)

이런 쿠바에 문제가 없냐고?
모든 것을 환상적으로 잘 돼가고 있다고 열광하기에 작가의 나이도 사유의 깊이도 그리 얕은게 아니다.
애정은 애정이고 현실은 현실이니....
1990년 이후 경제붕괴 이후 외화의 부족은 쿠바에 이중경제체제를 발생시킨다.
국영체제 이후에 달러경제가 한 곳에서 따로 성장하고 있는 것.
미국 친척으로부터 송금을 받을 수 있는 자들이 생기고, 일부 관광업 종사자들 중에서 어느정도의 부유층이 형성되면서 빈부격차가 눈에 보이기 시작하는 것.
새로이 생긴 달러상점은 대부분의 쿠바인들에게는 그림의 떡이나 소비의 욕망을 증폭시키는데는 마찬가지다.
집권층에서의 부정부패보다도 오히려 일반 국민층에서의 부정.
국영공장이나 농장등으로부터 빼돌린 물건들을 암거래하는 암시장이 일반화되어있다.
이러한 이중경제는 물론 국가의 단속대상이지만 그것이 워낙에 광범위하다보니 완전 ?결은 불가능.
아직은 그것이 국가 체제를 위협할 정도는 아니지만 한 번 풀린 욕망이 어떻게 전개되어 갈지는 아무도 알 수 없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쿠바의 미래가 밝기만 하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면 쿠바가 우리에게 주는 의미는?
책의 마지막에 저자가 우리에게 던지는 말을 들어보자.
  천국도 지옥도 아닌, 몰락을 면하고 여전히 지구상에 존재하는 현실사회주의 국가일 뿐인 쿠바, 지구 반대편의 이 이상한 나라를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이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을까? 나는 그렇다고 믿는다. 쿠바의 시선으로 쿠바를 보면 그 너머에 우리 안의 일상호된 잔혹함과 비인간성의 음습한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꼴을 볼 수 있다. 그 그림자가 주는 영감으로 우리 사회가 조금이라도 나아질 수 있다면, 좀더 나은 세계를 만드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렇게 믿지 않을 이유가 없다. 사회주의적 영감이 사라진 자본주의만큼 참혹한 체제는 없는 법이다.(34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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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tty 2007-01-11 06: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리뷰 보고 바로 질렀습니다 ^^
전자책이라서 땡스투를 못 드리는게 너무 안타까워요 흑흑 ㅠㅠ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아~~ ^^

바람돌이 2007-01-12 00: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키티님/땡스투가 없어도 내가 좋아하는 책을 누군가가 같이 좋아해주고 보고싶어 한다면 그것만으로도 기쁨입니다. ^^

글샘 2007-02-11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도서관에서 느린 희망과 요놈을 재빨리 빌려왔습니다. 주말에 보려 했는데, 학교에 두고 왔군요. ㅠㅠ 느린 희망과 비슷하겠네요. 좀 상세하겠고... 아, 쿠바에 가보고 싶어요^^

바람돌이 2007-02-11 0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느린 희망은 사진 중심이고 요건 여행기 중심이지만 거의 같다고 볼 수 있습니다. 저도 쿠바 가보고 싶어요. 카스트로가 죽기전에 가긴 틀린것 같아 좀 아쉽네요. 이후 쿠바는 어떤 식으로든 또 변화가 있지 않을까 싶어서요.
 

내 책만 디립다 사면서 한두권씩 애들 책 끼워주다가 이번 주문에는 아이들 책만 샀다.
어제 주문했는데 그 먼 길을 하루만에 달려온 기특한 책들.
요즘 집에서만 뒹굴고 있으니 모처럼 아이들이 열광하는 책 종류로만 사줬다.

 

 

뭐 이런 책에 열광이냐고?
나도 알 수없다.
왜 열광하는지....
학습지고 뭐고 학습과 관련된건 하나도 해주는게 없는데 서점에 스티커 책 사러갔다가 예린이가 이걸 보고 사고 싶어 하길래 뭐 하다 그만두겠지 싶어 그냥 사줬는데 장난이 아니다.
앉은 자리에서 다 해치운다.
물론 옆면의 글자쓰기는 거의 안한다.
오른쪽 면의 각종 양식의 문제들을 푸는 재미에 열광한다고 할까?
그런데 한 번 잡으면 그만두지를 않는지라 직장 다니는 평소에는 일부러 외면하고 안사준다.
2년동안 1-5단계까지 5권 사줬다.(게으른 엄마.... ㅠ.ㅠ)
이번 방학때는 좀 해주자 싶어 주문.
늘 언니걸 보고 부러워 하는 해아를 위해 1,2단계도 같이....

 

 

 

숨은 그림찾기!! 역시 열광하는 책이나 이것 역시 한 번 하는데 시간이 무지 걸려 외면하던 것.
이것보다 훨씬 간단한 찾기인 구석구석 재미있는 세상도 정말 한 번 시작하면 한 시간이 후다닥 지나가는데...
오늘 온걸 보니 장난이아니겠다.
아이들은 좋아 죽을거고 나는 죽었다.

 

 

 

퍼즐 역시 아이들이 사족을 못쓰는 분야....
다른 퍼즐과는 좀 색다르게 놀 수 있을 것 같아 산것.
동물 입체퍼즐과 공룡 입체퍼즐....(공룡은 해아가 좋아한다.)
다행스럽게도 요건 내 몫이 아니다.
아무리 간단한거라도 손으로 뭐 만들고 하는건 나는 거의 젬병!!
앞의 두개가 고스란히 내몫이듯, 요건 완전히 옆지기 몫이다. ^^

지금 아니면 언제 해주겟냐만은 내일부터 하루종일 저것들을 붙들고 있을 녀석들.
그리고 그 옆에서 끊임없이 가르쳐줘야 될 나를 생각하면 한숨만.....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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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딧불,, 2007-01-10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하하하하 만쉐만쉐! 한글을 거의 손도 안대고 어린이집선생님께 맡긴 저는
그저 감사할 따름입니다.. 스텐포드한글떼기 참 좋아요. 저는 여타 다른 것보다
제일 나은 듯^^
그리고, 찾기그림들도 퍼즐도 몽땅 파랑이가 거의 알아서 ..아하하하하
(이제 보니 저는 엄마가 아니었군요..으흑흑)

앨런 2007-01-10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의 조카들에게도 있는 책이라 반갑네요. 우선 '난 네가 보여'-이 책은 서재들을 구경하다 제가 조카들에게 사 준 책인데, 얼마나 고생 중인지 모르겁니다. 이게 쉬운게 아니더라구요. 게다가 큰조카가 너무나 좋아해서 더욱 심한 고생을 하고 있지요.어려워서요.ㅠㅠㅠㅠㅠㅠ 그리고, 지금 46개월인 큰 조카와 한글떼기를 하고 있어요. 별로 안 좋아하더라구요. 왜냐면 자꾸 필기구를 잡고 힘을 써야하니까요. 생각해보면 그 옛날에 저도 그랬을거거든요.^^;;;;;
 
탁탁 톡톡 음매~ 젖소가 편지를 쓴대요 어린이중앙 그림마을 1
도린 크로닌 글, 베시 루윈 그림, 이상희 옮김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1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을 받고 한 번 읽어주자 마자 아이는 데굴 데굴 구른다.
줄곧 이 책을 들고 엄마 탁탁 톡톡 음매~~ 책 읽어줘라며 조른다.
저 탁탁 톡톡 음매~~라는 의성어가 아이들에게 제일 먼저 다가가는 것 같다.
의성어 하나가 그림책에서 얼마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지 완전히 실감하게 된다.

만화체에 가까운 그림체
재미난 의성어는 아이들에게 이 책을 좋아하게 하는 결정적인 이유인 것 같다.
하지만 내용은 그리 만만치 않다.

우연히 헛간에 버려진 타자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된 젖소들은 자신들의 요구를 농부 브라운씨에게 전달한다.
"헛간이 너무 추워요. 전기담요를 마련해 주세요"
젖소가 타자를 치다니 브라운씨는 절대 안돼 하면서 무시해버린다.
그런데 세상에 젖소가 파업을 벌인다.
우유없음.
더더욱 놀랍게도 닭들까지도 파업에 참여한다.
달걀없음.
이 상황에 놀란 브라운씨는 상황파악을 못하고 강경대응.
하지만 현명한 젖소들의 협상제안으로 협상은 타결된다.
타자기를 돌려주고 전기담요를 교환한다는 식으로...
그리고 협상의 중재자로 오리가 등장한다.
이제 젖소들과 닭들은 더 이상 밤에 춥게 지내지 않아도 되게 되었다.

그러면 브라운씨는 타자기를 돌려받을 수 있게 되었을까?
놀랍게도 오리들이 각성했다.
이제 농장은 탁탁 톡톡 꽥꽥~~~하는 소리로 요란하다.
오리들의 요구는?
그 기발한 요구는 책을 볼 사람들을 위해서 남겨두자.

직접적으로 너의 생각과 요구를 정확하게 제대로 말할 줄 알아라고 하는 건 얼마나 무미건조한가?
심각하고 너무나 중요한 주제를 이렇게 재미나게 표현할수 있다는게 너무 놀랍다.

그런데 큰일났다.
이 책을 본 이후 우리집 딸래미가 편지를 보내기 시작했다.
그전에는 편지의 내용이 주로 엄마 사랑해요류가 다였다.
근데 오늘 두 개의 편지는 명백한 요구사항을 쓴거다. 
물론 타자기가 없으니 손으로 쓴 편지 하나와 내 핸드폰 문자로 날아온 편지다.

첫째, 핸드폰 문자 - 엄마 일어나 언제까지 잘거야 이 잠꾸러기야
둘째 손으로쓴 편지 - 엄마 컴퓨터 더하고 싶어

배운걸 바로 써먹는 딸래미를 기특하다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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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엄마 2007-01-08 02: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후.. 이 책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죠? 저도 자주 읽어준 책이어요. ^^ (앞으로 또 어떤 편지들을 내밀지 흥미진진해지는데요? -.-)

sooninara 2007-01-08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운것은 써 먹자...좋은걸요.
우리아이들은 핸드폰 문자 못 보내는데...대단하네요.
아영엄마와 같이 저도 앞으로의 편지가 기대가 되네요. 요구사항이 엄청 많아질듯..

바람돌이 2007-01-08 16: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영엄마님/오늘 받은 편지는요. "못난이 공주아니야 엄마에게, 권예린 공주가"라는 편지였습니다. ^^
수니나라님/아이들이 기계에 익숙해지는 과정은 정말 경이롭습니다. 배우겠다고 생각하면 순식간이네요. 핸드폰 가지고 노는걸 워낙에 좋아하는지라 요즘은 저도 모르는 핸드폰의 기능들을 찾아낸답니다.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해요.

울보 2007-01-08 16: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말로 요즘 아이들 너무너무 빠르다니꺼요,,

바람돌이 2007-01-08 21: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울보님. 어떤 면들은 정말 따라잡기도 힘들정도라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