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은 아파트다.
뭐 좀 오래된 아파트고 집값은 주변에 비해 아주 많이 떨어지지만,
사는데 불편없고 전망 막힌데 없고, 무엇보다 집만 나서면 바로 아이들이 너무 좋아하는 공원이 있어 난 이집이 정말 맘에 든다.
그런데 딱 불만 하나가 있으니 해마다 아파트에 물이 새서 난리가 난다.
이 집 시공때 보일러 파이프를 그 때 당시로는 최신제품으로 제일 좋은거라고 했다는데
문제는 그 파이프가 실패작이었다는거다.
해마다 어느집에선가 그 파이프가 터져 물이 샌다.
우리집도 이사온 바로 그해 파이프가 새서 아래층에서 물샌다고 난리였다.
눈물을 머금고 거금 50만원을 들여 무지막지하게 방을 다 뜯어 공사를 했었다.
그 때 우리 탓은 아니지만 어쨌든 우리집 때문에 아래집에 물이 새서 벽장속과 그 근처 벽지가 곰팡이가 다 슬었으니 내려가서 너무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도배비를 드리겠다고 햇었다.
근데 아래층 분이 너무 고맙게도 그까지는 됐다고 알아서 하겠다고 해주셔서 고마웠었다.
뭐 그래도 미안한 마음에 과일을 좀 사서 드렷었는데....
문제는 그 이후에도 어느집에선가 늘 파이프가 터졌다.
그것도 꼭 우리집 위쪽에서....
근데 난 한번도 직접 미안하단 말을 들어본적이 없다.
뭐 그것까지는 넘어가자. 어떻게 보면 그게 집주인 탓은 아니니....
근데 진짜 문제는 올해였다.
설 직전에 우리집 벽장속이 다 젖어서 곰팡이 투성이가 된걸 발견.
바로 윗집에 연락했지만 설연휴라 할수 없이 그 다음주까지 기다렸다.
설 지나고 윗집에서는 공사를 했단다.
근데 공사를 하고 났는데도 오히려 물이 더 많이 새는거다.
안 새던 욕실에까지 물이 뚝 뚝 뚝.....
우리집은 그나마 나은편이고 아랫집은 더 가관이었다.
시간이 갈수록 물 새는 집은 점점 많아지고 결국 우리집 아래로 4층을 더 내려가서까지 물이 새기 시작했다.
그런데 우리 윗집은 공사했다고 그냥 뻣대는 바람에 시간은 자꾸 자꾸 흘러가고 갑갑해지고....
아파트 운영위원회까지 나서서 설쳐대는 바람에 겨우 우리집부터 모두 조사를 하게됏다.
결국 밝혀진건 우리집 윗집과 15층에서 파이프가 터진 것.
이 문제 때문에 결국 아파트 회의가 열렸는데
15층 아줌마 말씀하시길
공사는 하겟지만 자기 아는 사람한테 해야 한다.
그런데 그 사람이 지금 시간이 없어서 안돼니 1주일만 더 기다려라 라는 것.
지금 물이 샌지 거의 20일이 돼가건만 여기서 일주일을 더 기다리란다.
미안하단 말도 없고....
미치겠다.
그 아줌마 자기 집 윗층에서 물이 새서 자기 집에 곰팡이가 피어도 그런 말을 할까?
천천히 하라고....
어제 아파트 회의에는 내가 늦게 퇴근하는 바람에 옆지기가 갔었다.
갔다와서 하는 말. "난 아줌마가 무서워!!!"
아줌마고 뭐고간에 그러면 안돼는거잖아 정말..... ㅠ.ㅠ